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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하는 심리학 - 복잡한 내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마음의 법칙
장근영 지음 / 빅피시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가 제공한 책에 제 주관적 서평을 남깁니다]
'합리적이 되려고 더 노력할수록 비합리적이 되기도 하고,
도덕적이 되려 노력할수록 오히려 부도덕해지기도 하며,
배려하려 했던 마음이 누군가에겐 오히려 불편함을 낳았고,
남을 도우려다 되려 상처도 입혔다.
노력과 선의만으로는 기대에 합당한 결과를 얻기 어려웠던 순간들.
심리학을 포함한 모든 과학의 목표는
'알면 이해할 수 있고 이해하면 대응할 수 있다'는
신념이 깔려있는 분야, 이런 태도로 30년쯤
심리학으로 세상을 바라봐 온 사람이
스스로는 외면하고 숨겨뒀던 본인의 내면을 탐험했던 것들과
진정한 나를 인정하려 한 노력의 흔적들을 담았다...'
위의 인용하면서 요약해 본 저자의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이미 어느정도는 괜찮은 책이 될거란 인상을 받았다.
본문을 읽으니 과연 그런 느낌은 다 맞았고.
앞서 저자가 꼭 그리 말하진 않았지만
이 짧은 요약된 프롤로그 만으로나
행간에서 느껴져 읽는 바들 만으로도
한편으로는 책 속의 또다른 책을 읽는 기분을 주던 책.
뭔가 알아냄을 해결책으로 삼는 건 참 단순하지만 본능이다.
저자는 심리학에서 본인이 찾은 순기능적 해결책들도 말했지만
반대로, 이미 겪은 일들에서는
본인이 기대한 순기능적 의도와는 달리
정반대의 결과를 야기하는 모순의 경험들도
있지 않았을까를 독자로써 느껴보며
그가 이해한 심리학을 내것으로 들어봤다.
30년...
이해는 했지만 해결이란 말을 쓰지 않은
저자의 표현같아 정직해 보였다.
심리학은 해결이 아닌 이해만으로
국한될 수도 있는 학문이니.
이런 프롤로그를 지나 여러 유명 심리이론들을 다루며
어느 책들보다도 쉽게 이해시켜주는 상식적인 설명들이 참 좋았는데,
그중 자이가르니크 효과는 포괄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완결이 주는 효과나
미완결이 남긴 정신적 부담 모두를
묘하게 같이 이해해 볼 수 있도록 돕는다.
서빙하고 계산하는 한 식당 웨이터가 있다.
그가 맡은 자리의 손님들은 계속 회전뒬 것이다.
매번 정확한 기억력으로 해당 테이블의
손님들 식사값을 기억해 내고 정산한다.
그러나 새로온 손님이 온 후
앞서 이리 잘 처리됐던 손님들에 대한 기억은?
자이가르니크 이론에 따르면 이는 확실히 소멸된다.
이뤄지지 않은 첫사랑의 기억을
저자는 이 이론의 또다른 예로 제시하는데,
앞서 이미 계산이 완료된 기억이
웨이터의 기억에서 삭제된 예와는 반대로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은 그 첫사랑의 기억은
삭제되지 않고 추억처럼 남는다고.
이 이론이 설명됐어야 했던 이유라면
모든 일들의 완결성이 주는 효과를
후회와 선택의 측면에서 이해해보기 위해서인데,
무엇을 하고자 할 때,
하는 일의 이득이 안했을 때의 손해보다 크거나
했을 때의 이득이 안했을 때의 손해보다 작다면
이를 결정하는데 특별히 고민할 필요는 없겠다.
그렇기에 고민을 하게 되는건
이득과 손해 측면에서 선택하기 어렵게 만드는
하고 싶지 않은 쪽이 더 큰 포지션이라던가
해봤자 큰 이득이 없을 경우 내려야할 선택,
바로 그런 선택을 해야할 때
고민은 시작된다는 질문을 먼저 던지며,
이럴 보편적인 딜레마 상황에서 심리학이라면
내놓을 수 있는 답은 "해보는 것"으로 낼거라 이야기 해준다.
왜냐하면,
완결성 자체가 마음의 부채를 덜어준다는 관점에서.
해보지 않은 건 계속해 마음의 짐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고
그런 짐은 병이 되며 새로운게 해볼 의욕이나 여지를 뺐는다.
효율적인 면에서 봤을 때,
선택의 갈림길에서 주저하는 건 어쩔 수 없이 불가피 하지만
그 불가피함을 결정해 스스로 지운 부담에서 벗어나는게
어쨌거나 결과를 떠나 탈출구를 열어준다는 것.
즉, 실행과 포기 모두 완결을 짓는 결심이 될 순 있고.
융의 원형에서 나오는
페르소나와 이야기도 들을만 하다.
누구나 자신의 본모습인 원형을 숨기고
페르소나란 가면을 쓰고 생활할 때가 많게 된다.
가족으로써의 모습,
제자로써의 모습, 선생님으로써의 모습,
남자로써의 모습, 여자로써의 모습 등.
페르소나란 자체만 본다면 이는 거짓된 자기(self)이다.
그 자체가 살아가는데 스스로를 힘들게 하기도 하지만
저자는 이 자체를 완전 벗어던지고 깨야할
부정적 대상으로만 말하진 않았다.
오히려 어느정도는 그렇게 살아가고
요령껏 받아들인 걸 성숙함이라 불러준다.
그러나 결국 이 페르소나란
어느 순간 견딜수 없는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며
사실 부정적인 모습으로 일단 마무리 지었다.
어쩌면 결국 거짓은 그만큼 유지하는데
불필요한 에너지와 고민을 내포하게 된다는 측면에서
앞선 선택의 문저와도 비슷해 보였다.
여기서도 물론 야기된 부정요소는 불안.
잘 쓴 내용들인데 전달하기는 쉽지 않다.
에세이처럼만 쓴 심리학 책들이 꽤 많지만
심리학 이론들이 내포한 의미를
꽤나 분명히 전달하면서 쉽기까지한 설명은
보기 드문데 이 책이 그런 모범을 제시하는 느낌.
약간 상상력을 발휘하며 읽은 부분들이 많았다.
내용은 사실 정확히 그건 아닌데
발상을 자극하는 저자만의 표현들로 인해서.
한번 더 읽어보려 한다, 좋았던 부분들이 많았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