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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와 함께 살아가는 여성들
크리스티네 카를 외 지음, 강민경 옮김 / 북스힐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에 주관적인 서평을 씁니다]
한동안 너도나도 우울증이라는 자가판단이
열풍처럼 늘어났던 순간이 기억나는데,
이제는 그 다음 바톤을 ADHD가 넘겨받은듯 하다.
우울증, 공황장애 만큼이나 ADHD가
일반사람들에게 그만큼 보편화 되어 다가와 버렸다.
책에서는 ADHD와 ADD로 둘로 나눠 설명한 후
간단한 표기법으로 AD(H)D로 합해 병기했다.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까지 나타나는 건 ADHD,
주의력 결핍만 있다면 ADD로.
단순히 ADHD가 무엇인가를 알아야 한다면
나라면 '도파민 부족'이라고 설명하련다.
선천적으로 적은 도파민만을 자가 생산해내는
뇌의 문제를 가졌으니 그걸로 살고 해결하고자
짧은 집중력, 빠른 흥미전환,
마음대로 되지 않는 불안 등을 경험하는 병.
반대로 이를 감추기 위해 살면서 터득한
나름의 가면들까지 곁들이게 되면
이 모든걸 포함하는게 바로 완성형 ADHD다.
한국내 전문가가 쓴 ADHD책도 봤지만
이 책보다는 내용이 풍부하지 못했다.
풍부하기 위해 쉽게 이해되거나
감별해 낼 수 있는 징조들 뿐만 아니라,
이외로 아닌듯 보이게 감춰진
전혀 ADHD처럼 보이지 않게 만드는 부분들까지 다루기에,
왜 그것들이 전형적인 증상들이나 행동패턴이 아니면서
ADHD에 해당할 수 있는 것들이 이리 폭넓은지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좀더 읽어볼 만한 책이라 느꼈을텐데
이 책이 바로 그런 설명들을 해주고 있어서다.
여성ADHD들을 위한 책이라고 하나
애초에 여성들만을 위한 책이란 생각은 안했다.
왜냐면, 특정 여성호르몬 때문이라면 몰라도
여성만 걸리는 병으로써의 ADHD가 아니고
남녀구분을 떠나 여성성으로 인한 부분으로 인해
ADHD가 겪는 고충을 다뤘다고 봤기 때문에,
일례로 남성들 중에서라도 여성성을 띄거나 내향적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충분히 참고할 만한건 많으리라 봤다.
결국, 남녀 구분없이 '내향적 성향' 사람에게도 적용가능하단 결론.
그러나 저자는 기존 전통사상에 입각한 여성성 안에서
ADHD인 여성이 살아가는 고통과 은폐에 들이는
노고를 그리고자 함이 더 크긴 하다.
기본적으로 ADHD로 알려진 증상들은
주의산만, 정리정돈 미숙 등이 바로 떠오르지만
책내용 중 그런건 일단 빼고
조금 다른 각도의 내용들을 정리해 보겠다.
보통 집안에 ADHD환자가 있다면
그 한사람만이 집안의 유일한 ADHD로 보지 않는다는 저자.
왜냐면 유전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ADHD가 ADHD인 남자형제와 같이 살 경우
남성성에 밀린 여성형제 스스로 자기도 모르게
본인의 ADHD성향을 자연스레 감추고 살 확률이 커진다고 한다.
그러다 성인이 되고 각자의 삶을 꾸려가다 보면
어떤 경우엔 ADHD와 정반대의 성향으로 사는 경우도 흔하다는 입장.
체계적으로 보이고, 정리정돈도 곧잘하고, 주의력 높은 사람으로.
근데도 왜 끝까지 ADHD라 불려야만 할까?
완치라고 볼만한 조절력하에 잘 지낸다고 보는게 안 맞겠나?
저자가 말하는 ADHD환자의 핵심문제는
선천적으로 적은 도파민과 빠른 휘발성이다.
이로인한 내부적 폐해는 아무리 잘 관리하더라도
발생되고 있는거고 진행중인거다.
결국 ADHD임을 모르고 살아가는 인생도 충분히 가능은 하나
본인 스스로만 느끼는 굉장히 부댖끼는듯한 내적소진 경험과
그걸 우울처럼 느끼는 감정경험은 본인이 ADHD임을 모른다면
그냥 사는게 힘들고 자긴 독특한 사람이라 치부하며 살게 될 것이니
가능하다면 ADHD인걸 인지하고 사는게
스스로의 삶을 관리하고 살아가는데 분명 도움이 되리라 느끼게 썼다.
그렇기에 가만히 병의 이유와 그로인한 행동들을 보면
의외로 아주 단순한 원리가 느껴진다,
도파민 부족이란 그 단하나의 이유.
도파민의 기능은 희열을 제공하는 물질.
삶의 희열정도 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의 에너지와 기쁨을 유지하기 위해
누구는 없는 에너지를 아낄 것이고
누군가는 더 외부에서 찾으려 들것이다.
아마 전자는 무기력으로 후자는 과잉행동이 나타날 듯 싶다.
이 부분에선 ADHD에겐 선택의 문제가 끼어들법 하다.
나는 이거라도 아끼며 사는게 덜 피곤해와
나는 이거 가지고는 못산다는 부류로써의 선택.
한국 ADHD전문가의 책을 볼 땐
오히려 환자 입장속 이야기들 보다는
의사로써 ADHD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음이 먼저 와닿았다.
살아온 과정을 통해 ADHDd인지 아닌지를 파악하는 진단법은 분명 필요한데
거짓없는 환자 본인의 정확한 설명을 듣더라도
반드시 ADHD인지를 분별하기란 참으로
힘든게 ADHD진단이라는 전문의의 소견.
그 내용에 비해 이 책으로 더 이해해 볼 수 있던 건
의사뿐 아닌 본인이 ADHD더라도
스스로를 구분하기 힘든 여러 다양한 이유를 떠나
마치 ADHD가 아닌 듯 보이는 별개증상들과 겉모습들도
그 이유를 잘 들여다보면 ADHD로 귀결되는게 보였기 때문이다.
이는 별도의 심리분석 케이스로 이 병을 들어볼 수 있는 듯한 느낌.
완벽주의가 나타나는 경우,
굉장히 섬세해지는 경우,
밝고 추진력이 있는 경우,
과감성이 떨어지는 경우
만일 ADHD란 연결고리 없이 그냥 본다면
이들은 각기 다른 증상으로 접근할 이야기들이고
그냥 사람사는 과정 중에 일어날 평범한 것들일 수 있지만
ADHD로 설명해 볼 수 있을 땐
서로 다름이 공통된 하나로 모이는 기분이 들었다.
자신이 가진 결핍을 느끼니 더 완벽해지려는 성향이 생겨나고,
덤벙대지 않으려니 섬세해지는 것도 가능했던 일이고,
떨어지는 주의력은 오히려 때론 추진력처럼 발휘될 수 있겠으나,
그로인한 잦은 실패경험은 많아지면 결국 의기소침로 발전되는.
책의 후반부에서 정리된 ADHD들을 위한 해법 중
가장 근간이 되는 이야기는 '시스템'이었다.
삶을 운영해가는 본인만의 시스템.
본인이 만든 시스템만이 안정을 주고 실수를 줄여주리라는
ADHD환자라면 본인을 위한 셀프패턴을 만들라는 내용.
ADHD란 명제를 오히려 들어내고 읽으면
아무나 읽어도 좋은 책도 될 수 있다.
외냐면 그냥 심리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참고할
여러 각도에서 잘 분석한 책처럼 볼 수도 있겠으니.
그런면에서 반대로 단순 심리문제가 아닌
이유가 있었던 문제라는 ADHD가 가진 전제는
누군가에겐 오랜 방황을 멈추고
없었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축복 아닌 축복의 진단명이 ADHD라고도 느낀다.
내향적인 성격과 ADHD 모두에 관심이 있다면
여성ADHD이건 아니건 상관없이 읽어도 좋을 책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