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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 읽을 수 없음
세유아 지음 / 팩토리나인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 제공도서에 쓴 주관적 서평입니다]
예전 드라마 '냄새를 읽는 소녀' 의 신세경이 떠오른다.
거긴 후각으로 자나간 일들을 역추적하는 주인공이었다면
여기 주인공 '김서유'는 사람의 속마음을 읽는 능력자.
이마 높이 정도에 메세지창처럼 사람의 마음이 뜨듯 읽힌다.
추리소설의 얼개를 지녔으니 물론 스토리도 궁금했지만
이런 능력의 사람은 어떻게 살아갈지
작가의 상상력이 그린 인물자체로도 궁금했던 소설.
말미에 큰 줄거리도 정리해 볼 테지만,
마지막 작가의 짧은 소회 때문에
특별하게 기억될 내용으로 재각인 된듯 싶다.
책자체도 좀더 이해해 볼 수 있었지만
저자 본인의 시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글이라 더 좋았다.
어릴 적 추리소설을 읽는 맛이란
결국 거짓말을 밝혀내는 것이라는 첫 문장에
난 살짝 전율 같은걸 느꼈던거 같다.
다 사서 볼 순 없던 추리소설들을
어떻게든 더 읽고 싶어하던 그때의 나를 간혹 떠올리며
그리 추리소설을 좋아했던 이유가 잘 설명이 안됐는데,
저자의 정의가 내게도 딱 들어맞는 이유 같았다.
그냥 재밌고 스토리에 빠져 읽었다기 보단
추리소설은 분명 거짓을 까발리는 누군가와
그 거짓을 만든 사람을 찾아내는 재미가
어찌보면 다인 책인것을...
더불어 주인공을 바라보는 작가로써의 시선도 독특했다.
모든 사람의 속마음을 읽는 서유의 능력은
백진이란 남자의 마음만은 투사할 수 없게 나온다.
작가는 모든 걸 다 읽어내는 주인공의 숨겨진 능력이 아닌
읽을 수 없는 단 한명의 사람을 더 힘들어하는 주인공을 언급한다.
어쩌명 마음을 못 읽는게 당연한거고
자신의 능력을 자랑스러워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능력을 쓸 수 없는 단 한사람으로 인한 혼란이
스토리를 더 풍부하게 만드는 철학도 담겼음을 내포한다.
이젠 창작자이지만 스스로 추리소설 매니아였던 저자이기에
주인공의 안팎을 넘나드는 사유를 보이지 않나 싶다.
주인공 김서유는 8살 무렵 처음 부모에게 고백한 후
그 능력 때문에 정신과 입원까지 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 무당의 신내림 정도로 여겨지고
치료를 받아야 하는 병으로 여겨졌던 듯.
지금은 형사인 친구 혜이와 동거하며
웹관련 회사에서 근무 중인 여성이다.
혜이는 거의 주인공급으로 버디 무비 속 주인공 같았다.
서유와 함께 연쇄살인사건도 해결해 나가서지만
자신의 능력을 결코 축복이라 여기지 않는 서유에겐
그런 능력자와 사는걸 전혀 거리끼지 않는 그녀는
마음의 안정을 제공하는 소중한 친구로써도 한몫했고.
어쩌면 초능력자 서유보다
초능력자와 보통사람처럼 지낼 수 있는
혜이의 처세관이 내겐 더 초능력 같기도 했다.
모든 생각이 글로 나타나는게 많다보니
글의 양이 많은 편이지만,
모두 대화체여서 읽는데 버거움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