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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든다는 착각 - 몸과 마음에 대한 통념을 부수는 에이징 심리학
베카 레비 지음, 김효정 옮김 / 한빛비즈 / 2023년 7월
평점 :

꽤 두꺼운 분량임에도 매우 쉽게 읽어 나갈 수 있는 건
노인이 아닌 노년이란 주제로 풀어나가는 일관성과
한국사회에서도 흔히 목격되는 노인경시 풍조를
외국의 사정을 통해서도 이해해 볼 수 있어서였다.
누구나 늙는다, 하지만 현재 노년은
어느 한 계층만의 사정처럼 치부되는 것도 사실같다.
마치 자신과 상관없는 타인의 고충이고 고민거리처럼 회자된다.
누구에겐 본인의 일 그 자체이며 누구는 제3자들로 방관한다.
책은 노년의 주된 특징처럼 여겨지는 것들 중
건망증, 노쇠, 죽음 등 작은 주제들부터 돌아보면서
노년만의 특징처럼 부각되고 있는 많은 것들이
노년이란 어느 한 계층만이 가진 특징이 아닌
전계층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공통점이란 사실을 부각시킨다.
젊어도 건망증은 올 수 있고,
노인이라도 또렷한 기억력을 보유하는 사람은
쉽게 관찰될 수 있다며 어필한다.
예로 등장한 노년 배우 '존 베이신저'의 암기력은
가히 놀라운 수준이었다.
책 한권을 암기한 후 독백수준의 낭송회를 가지거나,
아예 1인 모노극 형식으로 극 자체를 이끌었던 능력치를 보여준다.
그의 활동을 증거로써 책은, 노인의 기억력 감퇴란 게
피할 수 없는 노쇠의 증거는 될 수 없음을 이해시키고자 했다.
사실, 이 자체가 노년의 기억력을 다룬 소재로써도 좋았지만
이와 더불어 책내용이 좋았던 이유는,
이 노년의 배우가 이렇게 뛰어난 기억력을 보유할 수 있었던 이유로
매우 상세한 본인의 추가설명이 가공되지 않고
부가 설명돼 첨부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존 베이신저는 수화를 겸한 연기를
오래 해야했던 실전 무대경험이 있었다.
그 경험이 그에겐 매우 특별한 능력을 키워주게 됐는데,
그것은 시각적으로 뇌에 집어넣은 기억과
수화로써 몸으로 구현해 낸 기억의 조합이
단순한 암기식의 기억을 마치 뇌 속에
각인시키는 듯한 효과를 낸다는 걸
자신의 커리어상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사실, 그는 예전부터 남보다 기억력 자체는
훨씬 떨어지는 편이었다고 했는데,
그런 기억력을 커버하고도 남을 기억력을 지속시키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해 삶에서 활용하고 있는 쪽에 가까웠다.
이 책 내용 이전에,
유사한 방식이 암기방식에 사용되고 있는 건 알았지만
연기 때문에 배운 수화를 글의 형상화 도구로 암기에 이용해
잘 잊혀지지 않는 기억력을 유지해 낸 건,
반드시 노쇠하지만은 않는 노년의 기억력 이야기인 동시에
발상의 전환으로써도 받아들여지는 좋은 내용이었다.
결국, 이 책이 최종적으로 설명하고 싶은 바는
노년층을 바라보는 존중의 확대와 그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행복이다.
그러기 위해선, 단순히 사회적 인식개선을 어필해 나가는 대신
실제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사회 속 모델을 보여 줄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텐데, 실제 그런 모델이 존재함이 책속에 담겨있었다.
연령차별이 없는 도시로 소개된 캐나다의 한 도시는
노인층과 다른 연령층의 구분없이
도시 속 삶의 방식이 공유되고 있는 곳이었다.
직업과 취미,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에서
연령별 구분과 차이가 없는 그런 특별한 곳으로써 말이다.
이 곳이 유지될 수 있는 이유 중 또하나 특별한 건,
여길 관광 등의 목적으로 찾았던 타지인들이
이곳을 자신의 새로운 정착지로써 다시 찾기도 해
자체적으로 인구충원이 항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었다.
미국으로 치자면 플로리다나 하와이 같은 곳일 수 있을텐데
선택되는 이유는 물론 하늘과 땅 차이라 보여진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연령인식'이란 주제의 반론으로써
여러가지 논의할 문제들을 돌아보는 좋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