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치킨의 탄생 - 국민 브랜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스티브 로빈슨 지음, 김정혜 옮김 / 이콘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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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칙 필레'라는 美 유명 프렌차이즈 기업의 

발전과정을 다루고 있는 것도 맞지만

그보다 저자가 더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은,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매 사업마다의 추진과정과

성공 뿐 아닌 실패까지도 결국 하늘이 준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좌절하지 않으며,

개인과 회사의 운명 자체가 기독교 적으로 부여받은 

소명인 듯 여기기에 두려워하지 않고, 

알 수 없지만 앞에 놓여질 운명대로 나아갔기에 

자신과 공동체가 여지껏 나아갈 수 있었다는 점을

'청지기 정신'처럼 알리고 싶었다가 아니었을까 싶다.


청지기 정신이란,

자기 것이지만 자기 것이 아닌

주인 아닌 관리자로써의 성심어린 소유를 의미한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무소유 정신이라 해야할까?

그냥 잠시 맡고 관리할 뿐이란 기독교적 세계관.


난 기독교인이 아니지만

이 책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건,

미국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기독교 정신과 관련해

미국인들이 어느 정도로 기독교에 독실한 삶을 사는지와,

'칙 필레'의 창업주 '트루앳 캐시'의 경영철학과

총괄 마케팅 책임자였던 저자 '스키브 로빈슨'의 마케팅도

결국 기독교적으로 잘 맞닿아 있었기에

회사발전을 위해 시너지를 일으킨 것으로 묘사돼

그들이 이룩한 공동체가 매우 종교적 영성과

맞닿아 있다고 느끼도록 한다는 점이었다.


한편, 모든 대기업의 중역 발탁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저자가 80년대 처음 이 회사에 입사할 당시,

다니던 회사 몰래 칙 필레의 마케팅 책임자로

면접을 보던 기간은 무려 반년이 넘었었다.

사람을 한명 들이는데 신중을 기해야 함은 이해하지만

회사가 한명의 직원을 평가하는 기간으로써

반년 이상의 시간을 당연하듯 썼다는 것과,

그 긴 기간동안 계속된 테스트를 받았던

스티브 로빈슨의 시간도 놀라웠다.

그러던 중, 저자는 직접 

오너 트루앳 캐시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말하면서 

본인에게 요구되는 평가요소가 무엇인지를 직접 묻게 된다.

그러자, 돌아오는 대답은 뜻밖의 단촐하지만 간단한 설명.


본인과 회사는, 지원자인 당신에게서

어떤 자질이나 테크닉적인 기술만을 측정하고자 함은 아니며,

그저 자신의 회사 '칙 필레'에 들어온다란 것이

그 과정이 어렵고 까다롭긴 하지만, 

결국 들어온다면 하나로 묶이는 식구의 개념에 가까운 

인물이어야 한다는 소신을 피력한다.

그럼에도, 최종결정은 

자신의 몫이 아닌 관련 중역들의 결정이며 

자신은 그것에 전적으로 신임하며 따를 것이라는 

마치 제3자적 대답을 내놓는다.


결국 저자가 이 회사의 역사를 대변하는 듯한

이 책을 내놓을 수 있었다는 건

그가 최종 합격했다는 얘기겠지만,

모든 고비와 최종선택된 당시를 회상하며

한 개인의 역량보다는 함께라는 의미로 움직였던

'칙 필레'의 기업문화와 기독교적 사고를 

자기 사례로 책에 투영하고 싶어했다고도 느꼈다.


2014년 설립자 트루앳 캐시는 사망하고

2010년을 기점으로 경영의 근간이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이 회사는 기존 설립이념을 유지하며 롱런 중으로 보인다.


저자가 회사에 들어왔을 때,

1000만달러가 신사옥에 들어가 자금사정이 어려웠음에도

무료 쿠폰 행사를 주도해 회사에 큰 손해를 입혔다고 한다.

그 일을 계기로 본인은 마케팅 책임자였지만

회사의 인식을 깎아내렸다는 자조섞인 판단을 내놓지만,

그와 함께했던 중진들은 그의 실패가

그를 교육하는데 들인 교육비였다며 

쓴 너스레로 넘기며 그를 저평가 하지 않았다.


워낙 기독교 색채가 강한 책이라

나름 호불호가 있을 것도 같지만,

저자가 걸어갔던 길을 가만히 음미하다 보면

알 수 없는 미래의 결과는 신에 의지하고

자신을 작은 부속품처럼 여기며

열심히 소임을 다해가는 그런 정신을 가질 수 있는

종교적 신념 그 자체에 배움도 얻게 된다.

기업을 다룬 책이면서 자기계발 서적으로 읽어도 좋을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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