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잘 알고 있다는 착각 - 중국의 문화와 민족성에 대한 인문학적 사유
스위즈 지음, 박지민 옮김 / 애플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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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은 책이건만 책 제목만으로 

오해나 선입견은 가지지 않기를 바람에도,

과연 이 책과의 인연이 닿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부터에서 사실 조금은 벌써 안타깝고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의 그 깊은 내용들에

거부감 없이 닿아보고자 하는 사람이 

또 얼마나 될지도 벌써 부정적인 예상이 든다.


나에게 이 책은 개인적으로도 올해의 마지막 독서라

읽으면서 나름 뜻깊게 다가온다.

지금 동시에 읽고 있는 또다른 책도 너무도 좋지만

공식적으로 기록을 남기며 읽는 책은 분명 

이 책이 내 올해의 끝이 될거 같아서.

단순한 지식욕에서 시작한 이 책과의 인연은

책을 한장씩 읽으면서 많은 깨달음과 

지적희열로 바뀌는 경험을 주었다.

너무 쉽고 어쩌면 일반적인 문화비평서 구성같아 보여도

단지 한세대의 문화뿐만 아닌 본인이 쌓아온 

학자적 식견으로나 지리적 경험등을 통틀어

중국민족 전체를 아우르는 방대한 시간 속 

중국인이라면 가진 공통적 모습을 압축시켜 놓았다.


제목만으로 먼저 책을 접한 사람들은 크게 2가지 부류일 수 있다.

첫째는, 평소 이미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를 연구한 이의 설명 그 자체에 대한 공감대나 호기심으로써,

둘째는, 정반대로 본인은 전혀 그렇게 동의나 생각을 안 하지만

어떤 내용을 썼을가에 동의하진 않더라도 

궁금증의 차원에서 접해봤을 부류. 

그렇다면, 이 책은 중국인을 단순 부정적으로 보게 할 

소스로 작용하려 만들어진 그리 단순한 책일까.


내가 볼 땐 전혀 아니다.

그러나, 결코 아름답게 그려지진 않았다.

이 무슨 이율배반적인 이야기냐고?

본론적으로 이 책은, 저자 스스로 중국인인 동시에

자신이 속한 민족이 그 역량보다 부정적인 

공통적 결과물을 내놓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관찰자적 입장으로써 분석한 측면이 강하다.

비유하자면, 경주마로 달릴 수 있는 

피지컬을 타고 난 말이더라도

단순히 육고기로써 유통되어 버리거나 

그럴 수 밖에 없게 만들 수 있을

어떤 분위기의 당위성에 문화적 해설을 단 꼴.

책속 여러 예들 중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아마 등장하는 다양한 문화컨텐츠들의 비교들 중에

가장 대중적이고 와닿기 쉬운 예일 수도 있겠다.

서양문화는 개성을 중시한다.

하지만, 중국문화로 대표되는 동양권의 문화는

같음이 미덕이요 진리일 경우가 많은데,

이 환경에서 중국인으로써 스티브 잡스와 같은 인물의 탄생은 

결코 바랄 수 없다는게 저자의 의견이자 식견.

인간적 자질이 근본적으로 동서양이 다른게 원인이 아닌

자라나는 그 풍토가 이미 마치 운명처럼

콩은 콩으로 또 팥도 콩으로 자랄 수 밖에 없다는 

마치 대대손손 이어가는 운명론 식의 결론 도달.


분명, 중국인을 설명하고 있는 책이건만

어느 순간부터 책을 읽는 내내 

그냥 한국의 이야기를 듣는 듯도 했다.

실려있는 예들은 순수 중국자체의 예들 뿐이고

정확하게 중국인의 습성만을 다루고 있는 책이건만,

중국인을 한국인으로 바꿔 읽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을 동질감과 공통점이 

마치 다른 나라의 이야기를 듣는거 같지 않게 만들었다.

잘못했을 때 잘못을 지적하는 이를 공격하는 식으로

자신을 정당화시켜 간다는 내용 즈음에선,

나 가지고 뭐라 그러는 너는 안그러냐며 

더 거센 공격하는데 익숙하다는 설명 즈음에선,

너무 많은 생각들이 스칠 수 밖에 없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책은 결코 

단순 비판이나 비하를 위해 쓰여진 책이 아니다.

'왜'를 들여다보며 '어떻게 그렇게 되어 온 거지'를 

이해해 볼 수 있는 거시안적 시각을 제공하는데 큰 뜻이 있다.


사실, 편하게 읽어나갈 수 있는

다소 쉬운 주제의 책이라 생각하며 시작했는데,

읽을수록 진국이란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던 책이다.

책 내용이 좋으면 읽기가 어려운 책들도 있는데

순수하게 흐름자체를 따라 잘 읽혀지기까지 했던 책.   

그냥 중국인을 알아본다는 식의 독서 보다는

타인을 이해하고 자신을 이해해 볼 수 있는

내용의 책으로써 이 책을 접해본다면

더 많은 내용을 호불호 없이 읽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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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 생의 마지막 도전 - 황혼이 깃든 예술가의 성 베드로 대성당 건축 분투기
윌리엄 E. 월리스 지음, 이종인 옮김 / 책과함께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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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익숙한 이름 미켈란젤로.

사실 그리 알고 있는 것도 없었으면서

친숙한 예술가들의 이름은 너무도 많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로댕, 미켈란젤로까지.

특히, 이탈리어적인 감성도 모른채

미켈란젤로의 이름은 어딘가 그냥 예술스럽기까지 하다.

그런 잘 몰랐던 미켈란젤로의 인생을 실제 들여다보게 된건

어쩌면 이 책이 처음인 듯 싶고 잘 정리된터라 읽기도 좋았다.

그동안, 그의 작품을 미술관에서 보거나

화보집 등에선 본 기억도 있지만

실제 난 그를 거의 몰랐던 것이 맞음을 분명 느끼면서.


우선, 책을 통해 짧지만 상상해 볼 수 있던 그의 실제 모습도

내가 생각한 미켈란젤로의 이미지와는 많이 달랐음도 신선했다.

활동이 왕성했던 젊었을 시절을 기준으로 본다면 

그의 장년 나이대까지의 외형적 모습은 쉽게 말하자면 

개그맨 김병만의 모습이 떠오르게 하는 그런 외모였다.

다부진 체격에 크지 않은 키 등.

난 미켈란젤로를 고뇌하는 예술가로 생각했었지

큰 돌을 만지며 씨름하듯 자신의 작품들을

조각하고 완성해 나갔기에 당연히 길러질 수 있었을

그런 완력이나 근력적인 외형적 모습은 인지 못했던 것이다.

이렇듯, 이 책엔 그런 조각가 미켈란젤로의 모습도

짧게나마 그려볼 수 있는 내용들도 있었고,  

어쨌건 말년에 해당하는 그의 마지막 20년을 주요내용로

성베드로 성당과 얽힌 시절을 그려내고 있다.

상당한 부분들이 저자의 상상으로 채워졌을 테지만

부드럽고 마치 당시 상황을 보고 적은 듯한 

과거의 상상적 복기들로 인해 실제 미켈란젤로가 

그리 생각했고 살았을거란 저자의 상상들을 

부담없이 따라가게 하는 필력을 담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교황이 미켈란젤로에게 미완의 성당건축 책임을 맡겼을 때

그는 분명 자신의 능력 밖임을 여러번 피력했다.

그 주된 이유는, 예술의 영역과 공학적 영역은

분명 다르다는 스스로의 판단에서였다.

이 부분도 어느정도 그를 다재다능했을거라 쉽게 보면

일반인들의 상상을 벗어난 것일 수도 있기에

매우 현실적인 감각적 대응을 그린 뜻밖의 설명이었다.

그냥 현세 기준에서만 본다면,

아무리 나이가 많고 은퇴했어도

보다 명예로운 자리나 보수가 따르는 자리,

혹은 그냥 은퇴자로써의 잊혀져가기 보단

어떤일이라도 주어진다면 함으로써 

삶의 가치를 증명하 듯 너무 당연한 듯 받아들이거나

오히려 찾고싶어하고 그리 보이려는 사람이 

지금은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오래전 미켈란젤로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에 대해

먼저 고민했었음이 무엇보다 좋게 와닿기도 했다.


결국 그는 새로운 성당건축 책임자가 되었다.

그후 전개되는 건축관련 일들에선

매우 현실적인 문제들이 기다리고 있었음을 

다시 각인시키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기존 사망한 책임자를 따르는 많은 인원들 중

일부는 중용해야 했고 일부는 자신의 사람으로 바꿔야 했으며,

잘못 설계적용된 것이라 판단되는 회랑 같은 부분들은 

일부 없애기까지 책임자이지만 여러 단계를 거쳐야만 했다. 

그런 일들의 진척상, 반감을 줄이면서 효율적인 조건으로써

해체된 자재들은 다시 성당의 보강부분들로 재활용 하기도 하면서.

또한 독자로썬, 어떤 건축물이던 1인의 개인 창착품이 아닌 이상

아마 이처럼 미켈란젤로 같은 인물의 지휘하에

여러 예술적 일꾼들과 실무인력들이 일을 나누고 

합동해 완성해나간 것들이 오늘날 

미켈란젤로의 성베드로 성당처럼

단 1명의 이름으로만 불리게 된다는 과정도

다시 한번 깨달아 볼 수 있던 내용이기도 했다.


그가 성당감독이 되기 몇년전의 행적들도 담겨있고

이후 약20년 간의 행적들도 아주 상세하진 않지만

미켈란젤로 그의 마지막 생애를 어떠했었을지

알려주는 내용들로 이 책은 쭉 기록해주고 있다.

어렵지 않고 시간을 거슬러 가면서

뭔가를 체험케 해주는 내용들.

큰 심리묘사까지는 아니었지만,

전기작가로써 여러 상황들마다 다양한 인물들과 교류하며

그가 남긴 편지나 그림들이 등장해

독자로써 예측해 볼 수 있을 미켈란젤로의 심정이나 행동들 또한

이 책을 통해 알아볼 수 있는 그를 담은 귀중한 자료였다.


그의 직업적 산물들은 지금까지 남아있다, 그의 이름도.

그가 이런 것까지 모두 생각하며 살다 갔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영예로운 삶과 작업을 했었다고 느껴진다.

그의 마지막 20년으로써 그의 삶 전체를

한번쯤 바라볼 수 있는 독서를 해보기에 매우 좋았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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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괜찮냐고 시가 물었다 - 시 읽어주는 정신과 의사가 건네는 한 편의 위로
황인환 지음 / 웨일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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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서술들이 특히 눈에 띄는 책이다.

오로지 의사 자신만이 알 뿐이지

아마 이 책을 읽지 않는다면 

저자와 해당 대화를 나눈 환자들이라 할지라도

이해하기 어려웠을 전체적인 안목들을

책은 다양하게 실어놓은게 많다.

예를 들면, 많은 사람들이 정신과 의사인 저자에게

공통적으로 묻는 질문들 중엔 아마

매우 철학적인 질문들도 많은거 같은데,

사실 의사로써 그렇게 받는 질문들을 향해

답다운 답이 없음을 설명하고 

납득시켜 나가기란 쉽지 않아 보이는 부분일 것이다.

시대와 사람은 바뀌어도 비슷하게 공유되는

삶 속 본질적인 내용들이 주는 고민의 유사함을

진료실에선 매우 많이 있단걸

저자 특유의 방식으로 쉽게 설명하고 있는 책 같기도 했다.


예를 들면, 저마다의 인생고민을 

의사와 논하듯 물어올 때면, 

실제 자신이 내놓을 답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왜냐면, 오랜기간 다수의 철학자들도 

분명한 답을 내놓지 못했던 것들이나

이와 유사한 만고불변적인 인생사 속 

질문들을 물어온 셈이라면,

답을 안해주거나 귀찮아해서가 아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민거리가 될만한 내용이고

대신해 답을 해줄 수 없는 그런 질문들이기에

고민하는 사람도 고민을 하는 것이고

질문을 받는 누구라도 용빼는 재주는 없다는 의미 같기도.


책은 내가 이렇게 느낀 내용을 정리한 것처럼

건조한 설명방식을 사용하고 있진 않으니 오해 없길.

책의 제목처럼 어떤 내용이던 

연상되는데 도움이 될 해당되는 시 1편과 엮어

부드럽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어조로써

어려 심리적 기재들에 관해 상황들을 설명해주고 있다.


책에 소개된 사례 중엔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을 대상으로,

저자가 내원한 이와 나눴던 대화로써

받게됐던 대답도 실려있는데 짧고 임팩트가 있는 내용이었다.

그녀일지 그일지는 모르겠지만 이리 답했다고 하는데,

슬픔은 반이 되는게 아니라 

그저 슬픔을 아는 사람이 2명이 되는거 같다고.

이말을 또다른 누군가가 듣게 된다면

나누는 슬픔은 반이 된다고 말할지 아님 

이처럼 2명이 슬퍼하게 될 뿐이라 말할지도 궁금해진다.


책의 초반에 실린 이드와 자아 그리고 초자아의 이야기도

어쩌면 책 전체를 이해하기에 좋은 가이드라 생각을 해본다.

욕망을 관장하는 이드, 

해야할 것 말아야 할 것들을 관장하는 초자아,

그리고 이 둘을 오가며 조정하는 자아.

이 조절이 잘 안된다면 부정하는 태도가 우세할 것이고

성숙하게 잘 된다면 적어도 억압 아닌

억제 정도는 잘 쓰고 살 것이라고 하는데

다들 어떤 삶을 사는지 스스로 점검케 해보는 문장도 돼 줄듯 싶었다.

만약, 본능에 충실히 살라는 조언들은 

이드를 자극하는 말에 가까운 삶을 살 것도 같고,

성숙해 지라는 조언을 더 받아들인 사람이라면 

보다 억제의 능력쪽을 자극적으로 받아들일거라 느껴지는데,

수많은 조언자들과 책들은 저마다 위와 같은

완전 다른 솔루션과 답을 진리라 말하고 

누군가에게 권하고 있진 않은지 

고민해 볼 문제같다고도 생각됐다.


저자는 쉽게 건내고 시로써 응축적인 방법론을 채택했는데

그 좋은 내용을 좀더 명확히 간직하고 싶은 욕심이 일었는지,

말하려는 여러 의미와 방향들을

현실적으로 이해해 보려고 

다양하게 느끼며 읽게 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한편으론 시를 읽듯 읽었단 의미도 될 듯 싶다.

오랜만에 덕분에 시집들에 눈길이 한번이라도

더 갔던 한주를 보냈던 거 같다, 좋은 관점들을 담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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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알면 삶이 바뀐다 - 죽음 준비가 왜 삶의 준비인가
오진탁 지음 / 자유문고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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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는 주제의 책이기도 했지만

평소 보통의 조명에서만 책을 읽었는데 이 책은 

우연하게도 평소 안쓰던 스탠드 불빛 아래에서 

고요하게 읽게 됨도 나름 의미가 있었다.

가뜩이나 내용도 죽음 아니던가, 그 묘한 우연.

읽지 않은 사람들에겐 이 책의 제목이 주는 

죽음과 삶이란 단어는 분명 무거울 것이다.

하지만, 책은, 저자는, 

그것만 원하진 않을거 같다.

그저, 한번 이리 생각해 볼 것을 인도해줄 뿐.


삶과 죽음은 한 짝이라고 계속 속삭이는 책.

어느 한쪽이 우위에 있는 선후의 관계가 아닌

저자 본인으로써도 완벽한 설명은 해 줄 순 없을

각자의 받아들임이 그 정의가 되어줄 뿐이라고

책이 암시하는 듯한 내용들이 많았다.

누가 누군가에게 죽음 이후를 설명할 수 있는가 혹은, 

죽음과 삶을 명확히 구분해 이해시킬 수 있는가로

질문을 받게 된다면 그것은,

이런 주제의 책을 쓴 저자 자신이나

그런 질문을 받은 사람의 몫은 아니라 이야기 해 놓았다.

그것에 대한 답은 누군가 주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논리체계로 이해해보려 하고 찾는 것

그런 사상 위에 듣고 싶고 묻고 싶은

그 가치를 둬야할 질문이라 책은 설명했다.

결코 답하기 어려운 질문으로부터 피해나가기 위한

교묘한 피해가기 식은 결코 아니라 전달됐었다.

보통, 설명을 들어야 할 문제라 여긴다면

그리고 그걸 타인과 자신의 쌍방 

답과 질문의 문제라고 여기는 그 상식선에서

좀더 다르게 접근하고 스스로 통찰해 나가야 하는게

삶과 죽음에 대한 접근 방식이라고 

죽음의 역사와 의미를 연구한 학자는

이렇게 답한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이 

독자로써 책이 전달하는 바라 느낀 부분들.


책이 일목요연하진 않다.

왜냐면, 일목요연하지 않다는 게 

다루는 주제탓일 수도 있겠지만,

구체적일 수만은 없는 죽음과 삶의 연결고리는

어느 부분에선 나름 이해로써, 

어느 부분에선 삶속의 사례들로써

그 자체를 한정된 지면 안에서 설명해 보려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혼잡처럼 받아 들여졌다.

그 중 잘 몰랐던 부분이기도 하면서

아는 듯 잊고 살았던 것들도

책의 여러 이야기들 속에서 느껴졌는데,

그 중 가장 기억남는 2가지 정도의 

에피소드 같은 이야기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티벳에서 천장이라 불리우는 장례관습.

사람이 죽으면 그곳에선 육신을 한국처럼 다루지 않고

독수리의 먹이로 내놓는다는 관습을 들려주는데,

아마, 영화나 다큐 등에서 한번쯤 봤던 기억이

나 말고도 들어봤음 직한 이야기라고 떠오른다.

요즘같이 넘쳐나는 정보의 시대 속에서

이정도 이야기 정도는 접해볼 만한 매체는 많기에

전혀 생경하거나 이상하게만 처음 접할 

독특한 얘기는 아닌듯 싶기도 하다.

그러나, 책을 통해 그 의미까지 좀더 알게 됐을 때

이해하는 정도나 느낌은 많이 달라졌다.

임종한 가족을 단순 독수리에게 바친다는 의미라기 보단,

그동안 생존을 위해 다른 가축의 육신들을

먹으며 살아왔던 인생들이기에

자신의 마지막 순간 영혼이 떠나고 남은 껍데기는

이제 먹이로 내어줌이 공평하다는 의미였다.

결코 기브 앤 테이크 식의 상황정리도 아닌

그저 도리의 영역처럼 느껴지기도 한 문화.

그러면서 함께 놀라웠던 건, 짧게 언급된 천장사란 직종.

천장사가 독수리가 먹기 편하게

시신을 준비해준다는 천장사의 일이

대충 어떤 일일지 상상되는 짧은 문구였지만,

그마저 가감없이 이해하기엔 

쉽게 받아들여 질 수 있는 문화적 갭도 간접경험해 보았다.

그리고 다른 하나의 에피소드라면, 

입원실과 영안실만 있는 보통의 병원 안에

임종실이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

이는 처음 알았던 부분인데,

그 몇 안되는 병원 중에 평소 자주 방문하는 

병원이 들어있다는 그 부분도 

나름 개인적으론 책을 통해 처음 알게됐던 사실.

그곳에서 일하는 호스피스들의 거룩해보이는 의미까지도.


책의 후반부쯤엔 이런 분위기들과는 다른

임종 직전 마주하게 된 형제이야기가 실려있다.

죽어가면서 동생과 얽힌 일들로 억울해하던 

형의 동생을 향한 깊은 배신감.

그러다 자신을 찾아온 병실 안 동생과의 재회.

그러나, 그 상황속에서 해피한 드라마같은 결말은 없다.

동생에게 형은 자신이 하고 싶었던 

원망과 바램을 담은 한마디를 했고,

동생은 그에 대해 한마디 답변이나 사과없었고

그런 형에게서 다시 멀리 떨어져 

형의 죽음을 약간 보필하는 정도에서 멈춰서 끝났다.

이 이야기는 많은 실제 죽음 속 현장모습 중 하나.

이 이야기와는 달리, 당연 죽어야 할 상태의 한 환자가

몇일 동안 생존하다 자신의 부인이 오자 

바로 심장이 멈췄다는 영혼이 존재하는 듯한

사례처럼 등장시킨 이야기는

또다른 감동과 불가사의처럼 기억된다.


저자는 서문에서 죽음을 도피처럼 생각하는

일부 사람들의 자살에 대한 나름의 정의가 

실로 안타깝다고 했다.

삶과 죽음에 대한 좀더 명확한 정의가 

사회적으로 교육되고 받아들여진다면 

그러지 않았을 결심이라고

애써 애둘러 설명해주고 싶어하는 듯 했다.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죽음을 경외시한 삶도 돌아보면서 

평소의 여러 모습도 돌아보게 할 

각자의 이유나 여유를 부여받을 지 모른다.

각자 현재의 전환점이 되어 줄 만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그 주제 때문에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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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욱의 5분재활 - 허리․목․어깨․등․팔꿈치․손목․무릎․발․발목 통증에서 벗어나는 법
유재욱 지음 / 도어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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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 TV에 얼굴을 비춰왔던 의사라면

이미 책이 나와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아마도 이 책이 그의 첫 책인거 같다.

놓치지 않고 첫인연이 닿아 한편으로 감사하다.


TV로 보는 사람들 저마다는

저자를 기억하는 모습들도

서로 다른 이미지일 수 있겠다 싶은데,

내 경우엔 그가 응용근신경학으로 

마치 비법처럼 진단하고 치료해주는 모습으로써가

가장 처음 그를 접했던 모습이었던거 같다.

기억이 맞다면 어느 프로에선 AK도 소개해 줬던듯 싶고.

사실,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 의사들이 나오는 프로들에서

의사들은 대부분 해당 프로의 주인공이 아니다. 

보통 패트릭 검사나 간단한 기능검사를 해주고 빠지면 

나머지는 트레이너들이 운동을 가르치거나

비법을 들고나온 사람들이 주된 부분을 채우는게 대부분.

이런 유형의 건강프로그램들 속에서

의사 유재욱만큼 어찌보면 진단과 개선방법

2가지 모두를 겸비해 소개해주는 건 흔치 않다.

그 흔치 않은 의사라는게 내겐 낯설고 좋았던 느낌.

하지만 아쉬웠던 건, 

좀더 깊고 자세히 보여주거나 들려줄 수 있게

저자 위주로 구성된 프로는 잘 못봤다는 점이었는데

이렇게나마 그의 첫책을 만나니 반가웠다.


책 구성에서도 약간 예상을 깬 

저자만의 고유성이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보통 이런 류의 책들이라면 대부분 

어느 통증부분에 어떤 방식으로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구성 등으로 

거의가 꽉 찬 내용들이 많은데,

이 책은 초중반까지 몸 전체를 아우르는

의사로써의 관점을 많이 싣고 있다.

개인적으론 참 좋았는데,

특히, 몸의 정렬을 매년 진단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나

골반 전방경사시와 후방경사시를 구분해

키가 줄어드는 정도까지 설명해 준 부분 등이 그랬다.

운동방법 중엔 다리를 흔드는 8자 운동법,

승모근 근력의 측정이나 개선방식을 다룬 부분도 좋았다.

승모근 운동법에서 T와 Y까지만 다루고 

굳이 W는 제외한 것도 나름 좋았는데,

다른 부분에서 소개되는 능형근 모으는 동작으로 

대체된 게 많아 제한된 지면을 통해 

효율적으로 정보를 제공해주려는 

나름의 의도라 생각하며 봤던거 같다.


반대로 의아했던 것도 조금은 있었는데,

광배근과 엉덩이를 좀더 많이 다뤄주지 않았다는 점.

물론 엉덩이의 중요성을 군데군데 많이 다루곤 있지만

승모근처럼 다뤄주진 않은거 같아서 못내 아쉬웠다.

본문의 내용과는 큰 관계까진 없지만

내원한 환자가 폰으로 통화하면서

스스로를 지금 재활용센터에 와있다고 하길래

지나다 재활용이 아니라 재활이라고

정정해 주었다는 이야기는 나름 

유머소재로 넣었다는 걸 알면서도

그럴 수 있겠단 공감까지도 더해져 좀더 재밌게 읽었다.


TV를 통해 많이 알려진 의사들 중에

개인적으론 유재욱만큼 양수겸장 식의 

지식을 갖춘 의사가 별로 없다고 본다.

에세이처럼 담은 의사로써의 생각들이나

맥락있게 넣은 운동법들도 볼 수 있어 좋았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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