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사이언스 클래식 38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 사이언스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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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사회가 지닌 

비과학적 오류들을 지적한다.

전방위적으로 여러 소재들을 다루면서도

쉬운 표현을 유지해 편안한 독서가 가능한 것도 독특.

특히, 책 초반부 자신을 배웅나온 초면인 버클리와의 대화는

책 전체를 이해하는 중요한 모티브로 제공됐다.


버클리는 만나기 힘든 유명과학자 칼 세이건과의 대화에서

자신이 기존에 쌓았던 지식들을 확인받는 시간을 원했지만 

대화 중 곧 한계를 드러내게 된다.

이때, 칼 세이건이 평한 상대를 향한 의외의 지적은

버클리가 꽤 다양한 사변적 사유들을 가졌지만

미묘한 차이점들 또한 알고 묻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럼에도, 칼 세이건은 그와의 대화 대부분을

그가 지녔던 기존 상식을 부정함 씀으로써,

아마도 그간 버클리의 정신세계에 소중한 측면이었을

많은 것들을 부정해 보도록 유도한 셈이 됐다 여겼고,

결국 버클리가 자신과 대화를 하면서 점점 시무룩짐을 전달받았다 했다.

버클리란 남자에게 그간 쌓은 폭넓은 사변적 지식들은 있었지만, 

우주, 지리, 물리, 천문학 등 주류 과학지식 측면은 매우 부족했던 것.

예를 들면, DNA란 지식을 알파벳으로써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 이상의 알맹이 지식은 따로 없단 것.

말 잘하고 호기심 많은 지적인 축의 버클리.

어쩌면 그는 좋은 지적성향을 가진 사람에 속했지만,

그에게 도달한 지식은 유사과학에 가까웠고

미신같은 지식들로 인해 진정한 과학과의 접촉은 

결국 걸러져 버린 환경이었던 것이라 평했다.

사회가 허락한 쉽고 사변적 지식들만 접하고 

스스로를 혼란스럽게 하는 지식만 갖게 된 버클리. 


결국, 과학을 매개로 한 

진실과 거짓의 구분법은 모른단 얘기였다.

유사과학을 신봉하는 셈이고

폭넓은 무작위 독서나 쉬운 답변만을 제공받던 삶.

부지불식간에 스스로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필요한 회의주의적 태도는 못 갖춘 사고.

그로인해, 엄밀한 검토는 교묘하게 회피하게 만들어졌다.

개인이 가진 공포심도 무의식적으로 자극됐고

자신의 경험을 천박하게 느끼도록 만들며

경솔함의 희생자로 만드는 구조.


이 책이 다루는 유사과학들은 그 종류가 많다.

지구평면설, UFO, 지구공동설 등이나 종교적인 것에까지.

이런 유사과학이 지닌 교묘한 생존력의 원천은,

실제로는 과학의 본성을 신뢰하지 않으면서

과학의 방법과 발견을 유사과학에 사용하려 한단 점이었는데,

거기에 일반인들의 잘 속는 특성이 가미돼 

다수의 넓은 지지자들 확보가 가능하단 얘기로 흘렀다.


책은 비판하기 쉬운 대상들 뿐만이 아닌

신학의 오류나 비판까지 다루지만,

이때 저자는, 과학과 영성은 

상호 배타적이지 않다고 했다,

다만, 이 둘이 과학적인 바탕일 때를 조건으로.


많이 알려진 크롭서클 현상의 예들도 재밌었는데,

가끔 영화로나 미스테리한 사건의 대표적 예들인 이 사건들이

이미 사기로 밝혀졌는지 난 모르고 있었기에 더 그랬나보다.

인공적인 힘으로 할 수 없고 인간능력 밖의 일이라고 표현되던 게

사실, 인공적이었고 인간적인 능력으로 해낸 일이었음이

꽤나 오래전에 밝혀져 있었단 것도 뭔가 울림을 주는 사례였다.


책제목과 동일한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이란 챕터도 들어있는데,

다이몬 즉, 악령도 결국 사람이 만든 여론이라 해설된다.

사람 마음속에 있는 악이 만들었을 중세 마녀사냥의 기록들.

마녀로 몰렸던 희생자들 면면이 너무 평범해

그들의 그런 최후가 너무 답답해지기도 했다.

노파부터 아주 어린아이까지 한가족의 몰살에 가까운 행위들,

그런 행위들이 전쟁통도 아닌 일상에서 벌어진 시대라니.


결국, 수세대가 흘러 더 과학적인 시대가 됐음에도

칼 세이건의 통찰 속 우리의 시대는 

여전히 우려스러운게 너무 많았다.

결국, 완전히 개방적인 사람도 

철저히 회의적인 사람도 없다는 전제하에,

모두가 둘사이 어딘가에 선을 긋는 삶을 살아야 

이런 비이성적인 것들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하는 그.

순종적인 사회에서는 의심보단 믿자는 쪽에 방점을,

과학자라면 너무 쉽게 믿기 보단

의심하는게 낫다는 기조가 있다고 두 흐름을 평해보는 저자.

그 사이에서, 책임감 있는 태도를 유지하며 

철저하게 의심하는 사유습관을 

많은 연습과 훈련을 통해 소유할 것만이 방법임을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과학은, 

인류공동체에게 수용되는 보편적인 것이어야 하고, 

무기력하고 호기심 없는 상상력 고갈된 

무비판적 사람이 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최종적으로, 칼 세이건은 미국의 권리장전을 예로 들면서, 

비이성적이고 유사과학이란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 자신을 지켜주는 것은 비판적 사고와 교육이라 말한다.

공감되는 바가 큰 이야기의 흐름이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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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내가 될래요 - 인기 있고 칭찬받는 친구들의 비밀, 2022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선정
오두환.김수희 지음, 김태형 그림 / 대한출판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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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터란 건, O와 마케팅의 합성어다.

스스로의 마케팅을 해나가는 삶을 꾸준히 이어가길

동그라미 O의 모양처럼 계속 끊기지 않듯 해야하고

그 순환적 실천의 기간과 연속이 

계속 필요하단 의미를 담고있다.


5학년 2반, 4명의 아이들이 반장선거에 출마했다.

거의 셀프추천식으로 후보에 등장한 나대찬을 빼고

오케터를 알려주게 되는 친구인 오세종을 뺀 다른 두명은,

반장선거에서 소견발표 조차 쉽게 해내지 못하고

우물쭈물한 모습을 보이다가 자기차례를 힘들게 마친다.


4명 모두 반장이란 동일한 목표를 두고 다툰 자리.

그 자리에서 묘한 경험을 하는 3명의 아이들.

자기들의 우물쭈물과 모호하고 객기어린 태도들과는 달리

오세종의 의견피력이나 보여준 비전의 구체성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동조하는 유권자 같은 모습을 보인 다른 3명.

아이들의 반장선거지만 특별한 뭔가가 있던 오세종의 모습에

반장선거에 나섰던 다른 3명은 모두

자신에게 필요한 뭔가가 오세종에게 있다고 느낀 자리였다.


모든게 끝나고, 세종이와 나머지 3명과의 대화에서

세종이는 시원스레 자신의 그런 느낌의 원천을 밝힌다.

자긴 오케터라고.

즉, 오케팅을 배운 아이란 뜻이다.

아이들은 대뜸 세종에게 오케팅을 가르쳐 준 

그 사람을 만나러 세종이의 뒤를 따라간다.


따라가다 보니 그 곳은 다름아닌 세종이의 집.

세종이이 남다른 면을 키워준 사람이란 바로 세종의 아버지였다.

친구처럼 멘토처럼 그렇게 아이들 3명은

세종이 아빠와 오케팅을 배워보는 자리를 갖는다.


그 얘기 흐름 속에서 아이들은 

오케팅의 다음 9가지 단계를 듣는다.


큰 뜻을 가지기

목표 세우기

이름 짓기

잘하고 좋아하는 것 찾기

문제를 찾아 해결하기

스승님 찾기

나만의 특별한 것 찾기

나의 특별함을 알리기

반성하고 검사하기


각 이야기마다, 

각자의 꿈에 맞게,

스토리가 이어지는 각자의 고민이 이야기로 녹았다.

세종이는 이미 떡볶이 사업이 꿈이었고,

다른 3명의 꿈은 태권도선수, 유튜버, 의사였는데

파고들 듯 세종의 아빠가 위의 9가지 순서대로 이끌자

쉽진 않았지만 각자의 필요성에 맞게 

그 9가지 방식을 채워나간다.


책의 맨 마지막엔

각자 성인이 된 후 그 꿈을 이룬 모습도 등장하는데,

어쩌면, 그런 결과물보단 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행동으로 옮기게 해 준 오케팅의 9가지 단계들이 

이 책이 주는 비전일 것이다.


어른인 내가 아이의 시선으로 이 책을 보면서

과연 보통의 아이들이 이 9가지 주제들을 

다 잘 이어나갈지 상상하며 읽어보게 됐다.

꿈, 반성, 스승 등, 이 9가지들 속엔 

페이스 메이커도 있고, 경쟁자도 있고

자신이 길을 먼저 간 모방해야 할 대상도 들어있다.

스스로를 찾고, 스스로 완성해 나가는 과정들.

아이들 책이라지만, 

인생의 무게감이 실렸기에 헛투로 읽히지 않는 바가 있다. 

어떤 아이에게 이 책을 읽혔을 때 이 책으로 고무된다면 

참 좋은 자질을 지닌 아이일거란 상상도 나름 해보면서.


쉬운 표현들로 채워졌지만,

굵직한 화두를 던지는 아이들을 위한 자기계발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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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부동산 사기꾼에 당할 수밖에 없는가?
김하진 지음 / 밝은강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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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좀 오래 전에 읽었던 

비슷한 내용의 책 한권이 생각났다.

대학교수 출신의 저자가 자신의 거주 주택과 관련해

건설업자와 법적 시비가 생겨 겪어야 했던

힘들었던 시간들을 책으로 정리한 내용이었다.


이 책은 분양권이고, 그 책은 

자가주택이란 차이 정도는 있었지만

정서적으로 매우 유사함이 느껴지기도 했고,

평소 관심이 컸던 학문인 심리학이 

현실에 줄 수 있는 유익과 무익 사이의 경계를 

저자의 경험으로 넘나들며 바라볼 수 있어서

다양한 현실경험을 해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만약, 이 책의 사건위주의 내용 그 자체를, 

2016년부터 시행사 측과 저자쪽이 벌인 

법적 및 사적인 일 위주로 정리하듯 읽게만 된다면,

아마 독자입장에선 거의 그 공소장 내용과 

궤를 같이 하는 서술식 느낌만 남지 않을까도 싶다.

그렇기에, 사건 자체만을 

시간순으로 이해해보고자 한다면야

책을 통해 직접 기억으로 정돈해 보며 

연대별로 그 내용들을 참조하는게 맞겠다도 싶지만

저자의 느낌을 따라가며 읽는게 좋겠다 싶다.


사건들이 간략히 년도별로 나뉘어 있어

대강의 시간적 순서가 이해는 되지만,

거의 그냥 몇월 식의 언급으로 진행되는

촘촘한 이야기들의 연속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개인적으론 정확한 정리식 독서는

무의미한 부분이 있겠다 싶었다.

그렇기에, 단순 숫자적 기억보다는 

사건마다의 의미나 느낌으로

책 전체를 이해해 보는게 맞겠다 싶다.

일목요연하게 당사자들처럼 사건정리를 하기 보다는

매우 다른 듯 비슷하게 이어져간 법적 과정의 연속선 속에서

매 과정 자체를 느낌으로 이해하는게 좋을거 같다.


개인적으론, 긴 기간 동안 

매순간의 고비마다 인간에 대해 들었던 

저자의 배신감이나 자책이 경험만큼이나

그녀의 건강악화 자체에도 마음이 아팠다.

일면식도 없는 저자와 독자의 관계겠지만,

스트레스가 지병 악화의 주된 이유로 느껴지면서

같은 병을 앓는 어떤 연예인 배우자의 

투병 과정도 떠오르면서,

저자 혼자 버티다 꺾이며 누적된

시간의 누적이란 원인이 전달돼졌기 때문이다.


또, 뒤늦게 상담심리학 박사과정까지 마친 

그녀의 선택에서도 이해되던 부분들은 많았는데,

언젠간 한번 해보리라 했던 저자의 심리학과의 인연도

겪은 사건들과 궤가 맞물리듯 다가온 사연이나 

공부자체의 평도 의미있게 읽혔다.


어떤 국내 심리학 박사가 

이런 말을 하는걸 들은 적이 있다.

심리학을 안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없었다,

그저 조금 완화가 된듯 자각되고

비슷한 상황하에 자제되는 정도일 뿐이라는 것.

먼저 심리학의 길을 깊게 가본 이가 들려준 

매우 단순화 된 심리학의 실용성을 들어보면서, 

오히려 수많은 유명 심리학 책이나 학자들이 줄 순 없는

귀한 경험이 바탕이 된 의견이라 여겼다.

근데, 그 느낌과 비슷한 이야기를 

이 책의 저자가 심리학을 짧게나마 논해보며 

스스로의 경험을 술회하는 장면에서 다시 마주해 보니,

분양사기에 대한 경험 공유나 지식 이상으로

전달되는 바는 귀하다고 생각했다.


책의 막바지에 이르면,

개인적으로던 법적으로던

어떻게 비슷한 상황에서 대처해야 할지 

목록으로 정리된 부분이 들어있는데,

3차원 전달방식의 광고에 관심이 많았다던

본인의 주종목까지 다시 한번 언급되며

활용될 만한 종합적 경험칙들의 정리들이다.

앞선 본문 이야기들 속엔 사연들 자체가 녹아있다면

이 부분들부터는 총정리로 불린만한 내용들이다.

도움된다면 몇번이고 되풀이 읽어봐도 좋을 내용들 같다.


사람 본성에 대한 극한의 실망,

스스로 나이브하다 여기며 자책하듯

지나온 세월을 바라보며 드는 회한 등,

어쩌면 평생 회복하기 어려운 경험들 속에서

애써 몸을 추스리고 책까지 낸 저자의 노고를

먼 발치에서나마 응원한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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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더 받는 당신이 있다 - 상처받지 않는 힘
김신영 지음 / 대한출판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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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형식이지만 그 결론만이 주가 아닌 

에필로그처럼 실린 은퇴한 교장선생님의 

섬이야기부터 시작해 보는게 어떨까 싶다.


현역에서 물러나 섬에 내려와 있는 어떤 교장을

예전 자신의 상담학생이었던 20대 여성이 찾아온다.

생각보다 덤덤한 듯한 만남 같아도 벅찬 해후가 된 그 자리.

학생은 묻는다, 현역에 계셨다면 더 좋을 분이

왜 조기은퇴해서 이 곳에 와 계신지.

교장 선생님의 대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우연히 논문 하나를 접하게 됐는데 

정상적 은퇴로 물러난 교육자들은

생각보다 일찍 유명을 달리하더란 것, 

그래서 미련없이 조기은퇴 후 

좀더 길고 행복한 지금의 선택을 찾아 내려왔다고.

순간 둘은 어이없게 웃음을 공유한 것 같은데

내가 그리 상상한 건지 실제 웃음이 터졌는진 헷갈린다.

그리고 이어지는 예전 일에 대한 제자의 감사.

만약 선생님이 그때 자신에게

세상을 다르게 느껴볼 수 있는 자아정체성을 알려주지 않았다면

현재의 자신은 없었을거라며 전해보는 진정어린 감사.


과연, 그 사연은 무엇이었고, 

책이 전하는 주제는 무엇이었을까?


누구나 자아는 있지만, 

각자의 그 내구성과 인식은 저마다 다르다.

올바른 자아가 형성된 사람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처럼 살지 않는다.

그렇기에 스스로 나뭇가지가 되지 않고

창문 안에서 창문 밖 흔들리는 나무가지를 보듯

자신의 일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건강하고 필요한 자아정체성의 확립으로 

이어진 삶이 가능해지기에.


그렇다면 자아존중감을 뜻하는 자존감이 아닌

굳이 자아정체성을 최종 단계로 꼽은 이유는 무얼까?

그것은 자아존중감엔 양면성이 있기 때문이다.

자아가 자아존중까지 가는 것도 

좀더 나아간 자아의 진보이긴 하나,

그 자아존중감이 자신에게나 타인 모두에게 

긍정적인지 아님 자신에게만 일방적으로 이기적 작용할지는

모두 자아존중감이 있고 없고의 그 상태유무는 아니기 때문에

변별력이 필요한 올바른 자아존중감의 상태가 요구된다는 것.

바로 이 양면성을 가질 수 있는 자아존중감이란 게 

바르게 형성되고 이걸 바탕으로 형성될 수 있는게

최종적인 자아정체성이란 것이다.

이를 가장 국가적으로 완성한 민족은

유태인이라 중요하게 부언되었고.



유태인의 탈무드는 너무 유명한 책이다.

하지만, 탈무드는 그리 단순한 이야기가 아닌데

이야기마다 여러 관점에서 해석을 달리해보는

종합적 의견이 중첩돼 정리된 책이기 때문.

유대인들은 이런 과정을 실생활 속에서

국가가 아닌 가정의 단위로 완성시켜 가는데

이때 매우 고무적인 사실은,

부모들이 자녀의 탄생을 신의 탄생처럼 여겨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기존 자녀를 가진 부모들로부터

자신의 길을 배워보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이다.

이미 부모가 된 커플들이 예비부모들의 멘토가 되어주는 것.

이후 국가는 일정시기가 되면

심리상담가를 파견해 그 과정을 점검한다.

통제의 개념이 아닌, 한 인간과 가정이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게 시스템적으로 푸시해주는 구조.


책은 소설 형식으로,

답이 없을거 같은 학교내에서의 갈등을 

교장의 시각과 학생의 시각 모두에서 다루어 보면서,

앞서 말한 여중생의 고민을 해결해 나아가는 

상담실 속 과정을 스토리로써 구성해 

자아의 여러 발달측면을 이해하게 돕는다.


이 여중생은, 폐지를 줍던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 하에

정신분열을 앓는 어머니와 동생이란 존재의 보호자가 되고,

어린 자신의 숨겨왔던 그간의 처지가 일순간

동급생들과의 갈등과 고민거리로 부상되어 상담실을 찾는다.

이후, 이를 해결해주려는 교장선생님과

막다른 길이라 여긴 이 학생간의 

해결과정은 소설이란 형식으로 보여지고.


최종결론 쯤 이르렀을 때의 스토리는 꽤 감동적이다.

아이는 자신의 집으로 그간 자신이

실제 집안 사정을 숨기고 뻔뻔하게 

다른 모습을 보였다는 등의 이유로

밉게 여기는 10명의 동급생을 초대한다.

그 친구들에게 단순히 비빔밥 식사를 같이해 본 자리.

그 자리에서 와준 친구들에게 아이는 

자신의 남은 가족들을 소개 해준다.

'이 분이 내 어머니야, 보시다시피 그래'

'얜 내 동생인데 어머니랑 같은 병을 앓고 있고.'

아이들의 분위기는 동생의 소개쯤에서 더 얼어붙는다.

이 분위기는 이후 어떻게 이어졌을꺼라 상상이 되는가?

아이 몇몇은 울음을 터뜨린다.

그 울음의 의미는 상세히 음미되진 않는다.

다만, 이후 이 아이와 그 친구들간엔

단순 오해가 풀렸다는 정도가 아닌 

존경의 흐름이 생기게 됐다.

자신들이 이런 환경하였다면 그리 못했을 거 같다는

동급생이지만 무언의 존경심 같은게 공유되었다.


그냥 텍스트로 전달되는 자아존중감이나 자아정체성과 달리

진정한 의미를 다른 시선으로 이해해 볼 수 있게 하는 구성같다.

좋은 개념들을 단순 이해가 아닌 현심감 있게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한 좋은 발상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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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세계 - 뇌과학자가 전하는 가장 단순한 운동의 경이로움
셰인 오마라 지음, 구희성 옮김 / 미래의창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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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나 숨쉬기를 타인으로부터 배워 

익혀야 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까?

단전호흡이나 올바른 걷기란 주제로

패턴을 가르치는 사람과 단체들은 있지만,

그런 주제에 굉장히 많은 사람이 꼭 소속돼

배움의 자세로 접근하진 않는다는 건,

태어나면서부터 대부분은 갖고 있었다고 느끼는

주어진 능력으로 걷기를 자연스럽게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책들을 통해 걷기 등이 

일상과 연결된 유용함을 다르게 느껴도 보고,

부지불식 간에 걷는 행위가 삶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에

좀더 과학적인 설명도 듣고 이해하게 된다면,

삶 자체를 바라보는 시야도 넓어지고

가진 기능의 소중함에도 각별해 지리라 느껴진다.


이 책은 주어진 그 평범한 소중함 중

걷기를 귀중하게 보게 할 자료가 되줄 것이다.  


걷기는 모두에게 약이 될 수 있고 

부작용도 없다는 특징을 가졌다 설명한다.

걷기를 하는 동안, 

자신의 내면을 있는 그대로 마주칠 기회를 갖게 되고, 

동시에 내면을 자신과 차단시키지 않는 경험도 한다.

만일 걷기를, 본인이 일일이 수치화를 위해

기록하고 그러기 위해 노력을 해야한다면

매우 만만치 않을 작업일텐데,

스마트폰의 보급이 이젠 10년 전에는 불가능했던 

걷기의 활동량 측정 및 비교를 가능하게 해주는

중요한 도구가 돼줬다고 저자는 본다.


걷기 이외에도 직립보행을 통한 

인간의 또다른 능력은 달리기로,

걷기와 달리기를 간단비교 하면서

비슷한 듯 다른 이 2가지 기능도 언급해보고 있다.


인문적으로 과학적으로 걷기를 논해보면서

책이 주는 핵심메세지 중 하나는

매일 밖으로 나가 많이 걸어 다니라는 것인데,

그렇게 하게 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여러가지 방식으로 보상을 받게되는

효과를 본다고도 이야기 한다.


앞서 말할 땐, 혼자 생각해 봤을 때

대개 성장을 거치며 자연스럽게 주어진 능력이

걷기로 생각했던 측면이 있었다면,

인간은 결코 걷기 능력을 가진 채 태어나는게 아니라

걷기 성향만을 갖고 태어나 그것을 발전시키며 

후발적으로 얻게된 것이란 것도 책을 통해 이해해 봤다.


이때 중요한 신체의 주요 기관으로 언급된 건 전정기관.

사람을 똑바로 세우고 유지시켜주는 기관으로

머리의 위치와 움직임을 안정화 시키는 이 기관은,

귀 내부이나 두뇌 깊숙히 위치한 전정계(Vestibular System).

그저 발을 바닥에 딛는 행동을 함으로써 

각자 가진 전정계 균형은 절로 맞춰지는 

타고난 기능을 발휘하는 기관으로 설명됐다..

이게 기능적 설명이고 단면적인 부분이라면,

지속적인 전정계의 활성상태는 

강장성 활성화(Tonic Activation)로 설명된다.


약간 부수적인 설명으로 게슈탈트 심리학도 등장하는데,

어떤 대상을 인식할 때, 개별적 부분의 조합이 아닌 

전체로 인식한다는 주장을 선보인 개념으로,

출구를 찾는 쥐가 대표적인 예다.

미로에 던져진 쥐는, 헤매면서 미로 전체를 학습하고 

그렇게 배운 경험을 근거로 앞으로 취할 행동을 정한다.

바로 이 행동의 핵심은 형태심리학을 의미하고, 

학습된 패턴이 막힐 땐 분명 당황하지만

다른 경로를 재빠르게 찾아내는 쥐로 스스로 진화함을 설명한다.

답을 찾으려는 동안 미로 전체의 레이아웃은 파악되고

그렇게 얻게된 인지지도로 3차원적 이해가 가능하게 된다는 논리.

이 지도를 만들게 하는 기본적인 도구가 바로 걷기란 귀결이다.

길을 찾는다는 것, GPS 장착같은 행동과 학습은

결국 걷기가 만들어 준다는 논리.


이렇게 학습 후 갖게되는 인지지도는 

무의식 중 역동적 방법으로 수행돼 얻은 셈.


걷기를, 책의 시작부분에선 부작용 없는 약으로 설명하고

책의 후반부에선 자가처방 할 수 있는 치료제로 정리했는데,

이를 놀라운 자체 수정 프로그램이기도 하고

운동이 주는 효과와 함께 연결하며 정의내리는 부분도 있다.


역설적이지만, 걷는 행위란,

집중하고 노력해서 이루어지는 행동이 아닌

일종의 활동적인 나태함을 뜻하며,

그렇기에 의식과 연결된 몽상으로 빠지게 하는 

활동적인 꿈처럼 이야기 되고 있기도 하다.

걷기를 통하면, 꿈의 특성인 시간적 의미의 상실과 몽상을 

눈을 뜬채 경험하는게 가능해지고

서로 다른 기억과 생각의 자유로운 연상이

움직이고 깬 상태에서 가능해진다.


책의 마무리로 가면 함께 걷기 등

사회적 걷기란 주제도 다루지만,

개인적으론 이 앞까지의 내용이 

더 좋았고 받아들이기 쉬웠었다.

걷기를 이렇게 지루하지 않게 잘 정리하고 

이야기하기란 쉽지 않겠다 싶었고,

내용전개와 정보전달력도 매우 좋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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