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부동산 사기꾼에 당할 수밖에 없는가?
김하진 지음 / 밝은강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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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좀 오래 전에 읽었던 

비슷한 내용의 책 한권이 생각났다.

대학교수 출신의 저자가 자신의 거주 주택과 관련해

건설업자와 법적 시비가 생겨 겪어야 했던

힘들었던 시간들을 책으로 정리한 내용이었다.


이 책은 분양권이고, 그 책은 

자가주택이란 차이 정도는 있었지만

정서적으로 매우 유사함이 느껴지기도 했고,

평소 관심이 컸던 학문인 심리학이 

현실에 줄 수 있는 유익과 무익 사이의 경계를 

저자의 경험으로 넘나들며 바라볼 수 있어서

다양한 현실경험을 해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만약, 이 책의 사건위주의 내용 그 자체를, 

2016년부터 시행사 측과 저자쪽이 벌인 

법적 및 사적인 일 위주로 정리하듯 읽게만 된다면,

아마 독자입장에선 거의 그 공소장 내용과 

궤를 같이 하는 서술식 느낌만 남지 않을까도 싶다.

그렇기에, 사건 자체만을 

시간순으로 이해해보고자 한다면야

책을 통해 직접 기억으로 정돈해 보며 

연대별로 그 내용들을 참조하는게 맞겠다도 싶지만

저자의 느낌을 따라가며 읽는게 좋겠다 싶다.


사건들이 간략히 년도별로 나뉘어 있어

대강의 시간적 순서가 이해는 되지만,

거의 그냥 몇월 식의 언급으로 진행되는

촘촘한 이야기들의 연속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개인적으론 정확한 정리식 독서는

무의미한 부분이 있겠다 싶었다.

그렇기에, 단순 숫자적 기억보다는 

사건마다의 의미나 느낌으로

책 전체를 이해해 보는게 맞겠다 싶다.

일목요연하게 당사자들처럼 사건정리를 하기 보다는

매우 다른 듯 비슷하게 이어져간 법적 과정의 연속선 속에서

매 과정 자체를 느낌으로 이해하는게 좋을거 같다.


개인적으론, 긴 기간 동안 

매순간의 고비마다 인간에 대해 들었던 

저자의 배신감이나 자책이 경험만큼이나

그녀의 건강악화 자체에도 마음이 아팠다.

일면식도 없는 저자와 독자의 관계겠지만,

스트레스가 지병 악화의 주된 이유로 느껴지면서

같은 병을 앓는 어떤 연예인 배우자의 

투병 과정도 떠오르면서,

저자 혼자 버티다 꺾이며 누적된

시간의 누적이란 원인이 전달돼졌기 때문이다.


또, 뒤늦게 상담심리학 박사과정까지 마친 

그녀의 선택에서도 이해되던 부분들은 많았는데,

언젠간 한번 해보리라 했던 저자의 심리학과의 인연도

겪은 사건들과 궤가 맞물리듯 다가온 사연이나 

공부자체의 평도 의미있게 읽혔다.


어떤 국내 심리학 박사가 

이런 말을 하는걸 들은 적이 있다.

심리학을 안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없었다,

그저 조금 완화가 된듯 자각되고

비슷한 상황하에 자제되는 정도일 뿐이라는 것.

먼저 심리학의 길을 깊게 가본 이가 들려준 

매우 단순화 된 심리학의 실용성을 들어보면서, 

오히려 수많은 유명 심리학 책이나 학자들이 줄 순 없는

귀한 경험이 바탕이 된 의견이라 여겼다.

근데, 그 느낌과 비슷한 이야기를 

이 책의 저자가 심리학을 짧게나마 논해보며 

스스로의 경험을 술회하는 장면에서 다시 마주해 보니,

분양사기에 대한 경험 공유나 지식 이상으로

전달되는 바는 귀하다고 생각했다.


책의 막바지에 이르면,

개인적으로던 법적으로던

어떻게 비슷한 상황에서 대처해야 할지 

목록으로 정리된 부분이 들어있는데,

3차원 전달방식의 광고에 관심이 많았다던

본인의 주종목까지 다시 한번 언급되며

활용될 만한 종합적 경험칙들의 정리들이다.

앞선 본문 이야기들 속엔 사연들 자체가 녹아있다면

이 부분들부터는 총정리로 불린만한 내용들이다.

도움된다면 몇번이고 되풀이 읽어봐도 좋을 내용들 같다.


사람 본성에 대한 극한의 실망,

스스로 나이브하다 여기며 자책하듯

지나온 세월을 바라보며 드는 회한 등,

어쩌면 평생 회복하기 어려운 경험들 속에서

애써 몸을 추스리고 책까지 낸 저자의 노고를

먼 발치에서나마 응원한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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