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기억에서 자유로워지는 연습 - 일상의 불안부터 트라우마까지 치유하는 EFT
이진희 지음 / 팜파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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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와 치유 등에 관련된 책등을 자주 읽어왔던 편이라
매번 다른 저자 다른 느낌의 책들을 접하게 되지만
이번 책은 비슷한 주제의 책들이 주는 어떤 공통점들을
비껴가는 오묘한 느낌을 받는 경험을 했던듯 싶다.
EFT라는 한의쪽에서 다루는 정신의학 방법을
처음 알게됐기도 했지만 책에서 주는 지식의 느낌이 신선했다.
분명 서양 방식의 접근방법이 느껴지는 것들이 많은데
그렇다고 서양의 것이라고 할 수 없는 동양적 분석이 느껴진다.
한의사가 다루는 정신의학이라 당연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비슷한 류의 책들을 많이 읽어본 나로써는 기존 책들과는
분명 다른 뭔가가 책을 통해 전달됨이 느껴졌다.
저자가 말하는 침없이 침을 놓는 식이라는
EFT라는 그 방법을 다루기 때문만은 결코 아닌거 같다.
분석적이기 보다는 한 대상을 다룸에 있어
관조적이고 조망적이란 느낌이 들었달까.
예시로 등장하는 사례들이 매우 사실적이고 실제 존재하는
긴 스토리를 거의 가감없이 담고 있어서 좋았고
그 사례들이 대부분 너무 조잡하지 않고
굵직한 흐름을 타고 저자의 의학적 지식이 첨부되고
설명되는 느낌이라 어느정도 완전 대중적만은 아닌
좀더 직접적인 얘기를 전달받고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
내 표현으로 해보자면 어린이들의 얘기들을 읽다가
어른이 읽을만한 좀 진중해진 비슷하지만
달라진 투의 강사를 만나고 집중해 본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랬던 중요한 이유로 몇개가 더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유명한 심리학자들의 약간 다른 식의 인용이었다.
초반쯤 나오는 마틴 셀리그만의 얘기도 한 예일텐데
인간심리의 부정적인 모습들을 연구하다
반대로 긍정심리학을 정리하게 된 짧은 배경도
이렇게 이 저자의 글 중 한 연결부분에서 읽게 되니
신선하고 알던 지식도 새로운 조합으로 머리에 남게될 듯 했다.
EFT는 한의에서 쓰는 경락을 정신치료에 이용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침이 아닌 본인 손으로도 가능하므로 자가치유에 가깝다.
정신적 치료를 공식적인 서양적 루트로 접근해 보는데
불편함이 있거나 자괴감이 들던 사람들에게는
한번 해봐서 나쁠것이 없지 않을까 한다.
스스로 호흡과 손을 통한 자극으로 효과의 진위여부는
경험해보고 지속할지 안할지는 경험해보면 되는 거니까.
이런 주제의 책들을 볼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현대사회는 정신적인 고통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났구나를
책들이 다루는 소재들로 느끼게 되곤 한다.
감기처럼 그냥 동네 병원에 쉽게 갈 수 있고
일회성에 가까운 치료라면 어찌 심리를 다루고
치료방법을 제시하는 서적들이 책으로 나올 수 있겠는가.
어딘가 방문도 해야하겠지만 스스로의 갈증을 풀고 싶은게
흔한 감기란 병과는 다른 이 심리적 힘듦들이 가진
공통적 문제들이 아닌가 한다.
서양적 방법만 많은 분야에 이런 동양적 접근법의
가이드가 되어 줄 만한 이런 책들은 매우 좋은 현상같다.
스스로 해 볼 수 있는 자가치유적 방법들도 많이 소개되어 있으니
실제 해보고 조금이라도 효과를 얻게 된다면
일거양득이 효과일 수도 있겠다.
차분하고 효율적인 동양적 사고 오랜만에 읽어봐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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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 (리커버 특별판) - 마음속 108마리 원숭이 이야기
아잔 브라흐마 지음, 각산 엮음 / 나무옆의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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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정말 예전에 이런 컨셉의 책들이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그 시초로 따지자면 이솝우화도 그 부류에 속하겠지만
실질적으로 거의 같은 걸로 보여지는 건
예전 닭고기 스프 시리즈나 몽구 또는 101가지 이야기 등이라고 보는데
그당시 워낙 유명해서 보려고 하다가 그중 끝까지 읽은 책은
거의 없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세상을 보던 때도 아니었고.
왜 끝까지 읽지 않았느냐는 밍숭밍숭한 음식을 계속 먹어야 하는
그런 기분이랄까, 리더스 다이제스트 류의 글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고 생각이 든다.
그럼 이 책은 어떠할까.
비슷하지만 이 책은 두고두고 읽어도 질리지 않을 만큼의 이야기들이고
현실적인 감각이 이야기에다 약간은 불교적 색체도 느껴지는 책이다.
종교적 색체는 전혀 부담감이 없음이다.
이번 판은 4년전쯤 나왔던 책의 리커버리 판이다.
이 책의 초판이 나왔었을 그 당시엔 잘 모르다가
언젠가 우연히 짧지만 너무 와닿는 우화가 있어서
굉장히 호기심에 그 글을 읽었는데
그 글을 발췌한 책이 이 책이라고 그 글 말미에 씌여 있었다.
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란 책제목은 쉽게 잊을수도 없는 제목이기도 했고.
책이 인연이 되려했는지 이렇게 잠깐 잊고 살다가 우연처럼 다시 만났다.
좋은 책이고 현재 내게 필요한 책은 아닌가 싶은 생각도 해봤다.
아마 여러군데에서 봤을 만한 얘기들도 책 중간중간에 들어있기도 하다.
하늘이 구해줄거라 믿으며 위험상황에서 구조하러 온
사람들을 돌려보내던 종교인의 얘기.
그러다 결국 죽게 되어 하늘에서 만난 신에게 따져물으니
자기가 위기의 그 사람을 구하러 보낸 사람들을 돌려보낸건
너 아니었느냐는 반전있고 울림있는 얘기, 그 얘기도 이 책에
버전을 달리한 듯 들어있기도 하다.
짧지만 와닿았던 얘기 하나 더 소개해 보자면
보기 싫은 외양의 개구리가 사람에 의해 죽게 생기자
자기는 마법에 걸린 개구리니 살려주면 은혜를 갚겠다며
인간에게 되려 도움을 요청하는 얘기가 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며 누군가는 은혜갚은 동물우화처럼
흐르는 결말이고 그렇게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헌데, 나에겐 이 얘기가 위험에 처한 그 개구리가
'도움'을 청했다는 그 부분이 매우 와 닿았다.
흉하게 생겼으니 징그럽다고 죽일거 같은 사람의 태도를 보며
죽이지 말라는 애원의 차원에서 얘기가 흐른게 아니라
내가 느낀 진짜 핵심적 내용은 되려 자신을 도와달라는
개구리의 용기와 그 용기를 받아들여준 사람의 행동이었다.
어찌보면 짧은 얘기에 삶과 죽음이 순식간에 교차되는 순간이다.
죽을뻔하다 죽음을 면하는 것까진 매우 단순한 구조다.
그런데 물에 빠진 사람 건져줬더니 보따리 달라는 식의
도움요청까지 얘기는 진행된 것이니 결코 만만히 볼 내용같지 않다.
전화위복의 얘기이기도 하고 기적 속에 기적이 하나 더 들어있는 애기같기도 했다.
힘듬을 극복하는 방법엔 2가지가 있는 듯 느꼈다.
힘든거 자체를 극복하는 1차적인 기본 용기도 있어야 겠지만
힘들다고 인정하고 도움도 서슴지 않는
그리고 스스로 그 도움을 내 쪽으로 당겨오는 용기도
실제 삶에선 필요하지 않는가 하는.
나에겐 오묘하면서도 와닿은게 많았던 얘기다.
이 책 속에 이런 다양한 공감대를 줄 얘기들이 많은 단편들로 실려있다.
어느 부분에서건 부터 읽고 누군가에게도 해줄
좋은 몇개의 얘기들은 분명히 건지게 될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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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밍 시그널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반려견의 몸짓 언어
투리드 루가스 지음, 다니엘 K.엘더 옮김, 강형욱 감수 / 혜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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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불문인 문제이기에 참 유익하고 필요한 시작이었다고 본다.
외국엔 시저 밀란이란 원조 훈련사도 있고
한국에는 이웅종이란 시작과 지금은 후발주자인 강형욱도 있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의 이 2명의 조련사는
매우 다른 에너지를 보여주는데 이웅종이 시저 밀란식이라면
강형욱은 그냥 이 스타일과는 약간 반대개념의 접근을 많이 보여준다.
물론 공통적인 부분들도 있었다.
난 강형욱이란 사람의 방식을 이웅종의 방법보다 좋아하진 않는다.
시저 밀란 팬이라서 일지도 모르고.
그런데 강형욱의 방법들을 보면서 몇가지 생각을 했다.
같은 분야에 독창적인 어필을 하기 위한 것인지
진짜 자기만의 색깔이라 불러줘야 할 것인지.
이 책을 읽으니 자기 커리어를 위한 개성이 아니라
강형욱은 이 책의 저자 투리드의 방법을 쓰고 있는 것이었다.
책에 추천사를 쓴 강형욱 본인이 자신과 투리드 중
누구에게 개를 맡길 것인가를 스스로 대답하는 부분이 있는데
자신은 주저없이 투리드라 답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투리드의 방식은 애견인들이 많아진 현 한국에게
그리고 강형욱 방식의 원조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쉽고 좋은 가이드가 되어줄 듯 싶다.
책은 매우 간단하다. 개들이 보여주는 카밍 시그널들을
간략하게 설명해 주는 부분들이 있고
저자 자신의 경험과 주의 사항들을 첨부해 얘기해주고 있다.
전혀 어렵지 않아 일반인들이 읽고 해보기에 전혀 무리가 없다.
책의 중간쯤이었나, 개들은 정면에서 같은 높이의 시선으로
똑바로 쳐다보는 걸 싫어한다는 부분이 있다.
나도 알정도면 대중적인 부분일것도 같다.
그런데 개인적으론 이 책에 나온 그 부분의 가이드처럼
알게모르게 경험했던게 것들이 생각난다.
우리 동네엔 잘 모르는 집들이지만
비슷한 시간에 오고가면서 얼굴을 익히게 된 개들이 꽤 있다.
그중 한마리는 내 개는 아니지만 참 독특한 인연이 있다.
자주 산책시키려 데려나오는 그 개를 처음 봤을 땐
무슨 학대라도 크게 받은 개인줄 알았다.
개의 양미간에 주름은 깊게 패이고
사람을 보면 슬금슬금 피하고 가던 길도 멈추었다.
그리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좋은 기억을 심어주려 해도
거리를 좀처럼 내주지 않았다. 자기 가족도 아니니까 더 그랬을거다.
그러다 한번 두번 얼굴을 대하는 횟수도 많아지고
그 집 자체의 보살핌도 꾸준해서인지
예전의 그런 모습은 거의 사라지고 지금은 굉장히 양호한 모습을 자주 본다.
그 와중에 이 책에 나왔던 그런 시선 맞추기를
무의식중에 이 개와 많이 나누게 됐는데
실제 효과가 있는지 예전보다 나와는 남인데도 사이가 꽤 편해졌다.
그저 눈을 위에서 똑바로 쳐다봐 주지 않고
책에서처럼 약간 게슴치레 뜬 듯 보이는 시선으로 개에겐 비쳤을 듯 싶다.
그리고 그냥 막 만지거나 호들갑스럽게 굴지도 않고
그저 냄새만 맡게 하는 정도의 스킨십정도도 효과가 있었던 듯 싶다.
이 책의 서두에 그런 말이 있다.
개를 변화시키기 위에 쓰는 책이 아니라
사람을 변화시키기 위해 쓰는 책으로 보는게 좋지 않겠느냐는 식의 글귀.
개와 사람의 관계를 다룬 방송이나 책을 보면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건 개만을 위한 지식 때문만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난 주로 사람을 보는 듯한 느낌을 그런 프로들에서 느낀다.
주인공은 분명 개인데 개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들 같지 않아서.
개를 키우든 아니든 읽어둬서 손해볼게 없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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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수업 - 고난 당한 이에게 바른 위로가 되는 책
캐시 피더슨 지음, 윤득형 옮김 / 샘솟는기쁨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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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둘러봐도 죽음을 준비하며 사는 삶을
가르치거나 암시해 주는 곳은 없는거 같다.
아니, 외면하고 사는 걸 수도 있다.
이 책의 원제목은 상당히 긴데
애도수업이란 한국적 제목으로 짧게 옮겨졌음에도
상당히 그 긴 영어원제를 적절히 잘 표현해 주는거 같다.
애도수업이란 죽음을 맞는 사람의 주변인들을 위한
가깝게는 그냥 그 가족들을 위한 책이다.
그렇다고 굉장히 영적인 부분을 다루는
정신적인 책이라고 오해는 말아야 한다.
정확히는 애도하는 위치에 선 사람들이
취해야 하고 준비하고 경험해야 할 것들을
대략적으로 집어보는 안내서에 가깝기 때문이다.
스스로 남편을 잃은 부인이 쓴 작가가 썼기에
간접경험이나 그냥 지식적인 뭔가를 가르치는
일반적인 자기생각 나열식의 책들과는 다른 면이 있다.
적절한 표현은 아니나 애도에 관한
필요한 지식전달면에 참힘이 들어있는 느낌을 준다.
책 후반부 쯤이였나, 주변사람들이
고인의 가족들에게 실수하는 위로 등의 말들을
나열식으로 다룬 챕터가 있었는데
애도란 틀을 벗어나 타인과 나란 관계에서
시선의 차이로 인해 벌어질 수 있을
사소할 거 같지만 중요한 말건냄의 실수들을 다루고 있다.
좋은 곳으로 갔을거야는
지금 가족의 곁보다 좋은 곳은 없다로 들릴 뿐이고,
차는 어떻할거야 라던가
신발 사이즈는 뭐였니 등은
죽은 이의 남은 물건들을 탐내는 것으로 들릴 얘기며,
하늘에서 필요해서 데려갔을 거란 말도
자기곁에 있었음 싶은 가족들에겐 고통의 말일 뿐이란 것 등
그냥 지나치며 할 수 있을 공감가는 대화상황을
사실적으로 여러개를 나열해 준다.
이 말들 중 몇개는 심지어 블랙유머처럼도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진짜 이런 말들을 할까 싶어서.
한번 읽어보고 생각해 본다면 독자들 각자가
서로의 가치관도 확인해 볼 수 있을듯 했다.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을 위해
남녀를 나눠 해줄 수 있는 일을 구분해 본것도 신선했다.
대충이 아닌 목록식의 나열로 인해
구체적이고 도움이 될 작지만 필요한 일들을 다룬다.
하나하나가 쉬운듯 작지만 상실로
아님 다가오는 상실의 기운으로 아무 힘도 없을 누군가에겐
매우 필요한 주위의 관심이자 도움이므로.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고 난 뒤의
허탈함과 어떤 영적인 경험을 언급하는 짧은 부분에서는
나름 그 부분들이 이해가 가고 쇼킹했다.
그냥 슬픔이 아닌 어떤 영적인 경험이라는 그 표현이 말이다.
이 책의 하나 아쉬운 점이라면
어느정도 성숙한 사람들과 가정들에 해당되는
부분들이 주를 이룬거 같다는 거였는데,
각자 삶의 환경이 다르고 경제수준이 다르기에
그 모든 부분을 다룰수는 없지만
책을 읽으며 슬퍼할 겨를도 없을 수준의 사람들에게 까지
공감을 다 읽으키기에는 보편적이고 교과서적인
부분들이 많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도 애도를 다룬 책으로써 되려
간단하고 개괄적인 얘기를 다루는게 어쩌면 정답이리라 본다.
자세하고 시시콜콜한 얘기가 어찌 다
본인의 얘기가 됐을 때 받아들여질 것인가.
죽음을 너무 가까이 하고 살면 무거워지는 삶이 되겠지만
삶과 죽음을 너무 멀리있다고 살아가는 것도
언제가는 그 거리감만큼 더 무거워질
무게가 기다릴지도 모를 무관심일지 모른단 생각도 해본다.
필요한 책이고 연령 시대 관심을 떠나 모두가 읽어봐야 할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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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로 태어나서 - 닭, 돼지, 개와 인간의 경계에서 기록하다
한승태 지음 / 시대의창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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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예상한 내용들이 있었다.
마음을 다잡고 읽어야 할 비참함을 읽으며 봐야할 지 모르기에
약간의 마음의 준비를 하고 책읽기를 준비했다고 스스로 본다.
하지만, 어느 정도 다루는 내용으로 인해 꼭 예상밖이라고 할 순 없지만
저자의 위트있는 글솜씨는 예상 밖이었다.
딱딱하고 불행한 가축들의 다큐를 하나 보게될 거 같은 느낌에서
누군가의 일기를 보고 있는 느낌쪽으로 조금 이동됐다.
닭, 돼지, 개들의 사육실태를 고발이 다라기 보단
그 속에 섞인 사람의 생활도 같이 읽어볼 수 있는 독특한 에세이.
성인 주먹 2개만한 쥐들이 사람도 안피한다는 돼지 우리안에서의
그렇게 익숙해진 그런 쥐들의 모습을 얘기하면서도
만약 그런 쥐가 숙소에 나타났다면 기겁을 했을거란
얘기는 현실감과 상상의 사이를 넘나드는
저자의 글솜씨가 묘한 웃음을 자아내는 부분이기도 했다.
책의 본론으로 돌아가보자면 이 책을 읽고
누구나 비건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란
고민을 한번쯤 하게 될거 같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특히, 어느새 다이어트 대중식품으로
보편화 된 닭가슴살을 떠올려 봤을 땐
앞으로 어찌 닭을 쉬이 먹게 되겠는가란 생각을
이 책을 본다면 한번 해보는게 인간상식 같다.
닭이 닭을 밟고 올라서서 아귀다툼으로 살아가는 닭 케이지나
폐사한 닭들의 이야기까지 여러가지가
육식을 조금이라도 하는 사람에겐 고역의 될 진실같다.
저자가 책을 쓴 의도가 무엇이 됐건
아님 의도따윈 모르고 책을 읽더라도
이 책은 주변을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이라도
바꿔줄 수 있을 모티브가 많은 책이란 생각을 해본다.
내 경우 방학 때, 돼지농장을 하던 이웃집에
놀러갔다가 워낙 음침했던 기억들과
생각보다 어마어마하게 컸던 돼지들의 실물들의 모습에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되던 기억속 모습들도 꽤 있었던거 같다.
그리고 또 한가지.
내가 싫어하는 말 하나도 생각나더라.
사람도 죽는 세상에 동물 죽는걸 뭐.
이 말의 방점이 동물의 생명은 가볍다 쪽에 있는게 아니라
내 코도 석자라는 그런 뉘앙스가 있음은 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더욱더 위와 같은 말은 잘못됐다는 생각이 강해진다.
죽음에 생의 위험에 괜찮은 쪽이 어디있고
안 괜찮은 쪽이 어디 구분이 있을수 있으랴.
이 책을 읽고 좀더 성숙해질 수 있다면
모든 생의 소중함을 느껴봤음 싶단 생각을 갖는다.
개인적으론, 읽기 거북하고 동물들의
그 힘든 삶들이 계속 나열되어 있어
어느 하나를 꼭 집어서 가장 그러했다 할수는 없었는데
이상하게도  산란을 위한 케이지 부분이 특히나 걸리더라.
계란을 수집하기 편하게 약간 앞으로 기울여 지어졌다는
닭케이지 구조를 상상하며 그 안에 하루종일
앞으로 기울어져 있을 닭들의 시작과 끝이
피곤하고 힘듬이 전달되어 오는건 나 뿐일런가.
빈번한 죽음과 비위생적인 사육환경의 나열들 속에서
누군가에겐 케이지의 불편함 정도는
작은 부분 같다고도 할수 있겠으나
그냥, 그냥 이상하게 이 앞으로 기울어진 케이지 부분이
나는 어떤 부분보다 걸리고 마음이 아프더라.
평평한 위에서 중심잡고 서있는 것도 힘든 삶에
기울어져 쏠려있을 지면을 밟고
평생을 살아야 할 축생의 인생이여.
모든 사람이 육식을 끊어야 함이 옳은 것인가
아님 슬프지만 또 눈감고 지나쳐야 할
또하나의 아쉬움으로 남겨야 맞는 것인가.
괴롭고 풀리지 않는 문제로 남아 버린다.
저자의 글솜씨 덕에 너무도 힘든 코스가 될 뻔한
이 책의 등정이 안정적으로 끝났음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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