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 (리커버 특별판) - 마음속 108마리 원숭이 이야기
아잔 브라흐마 지음, 각산 엮음 / 나무옆의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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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정말 예전에 이런 컨셉의 책들이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그 시초로 따지자면 이솝우화도 그 부류에 속하겠지만
실질적으로 거의 같은 걸로 보여지는 건
예전 닭고기 스프 시리즈나 몽구 또는 101가지 이야기 등이라고 보는데
그당시 워낙 유명해서 보려고 하다가 그중 끝까지 읽은 책은
거의 없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세상을 보던 때도 아니었고.
왜 끝까지 읽지 않았느냐는 밍숭밍숭한 음식을 계속 먹어야 하는
그런 기분이랄까, 리더스 다이제스트 류의 글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고 생각이 든다.
그럼 이 책은 어떠할까.
비슷하지만 이 책은 두고두고 읽어도 질리지 않을 만큼의 이야기들이고
현실적인 감각이 이야기에다 약간은 불교적 색체도 느껴지는 책이다.
종교적 색체는 전혀 부담감이 없음이다.
이번 판은 4년전쯤 나왔던 책의 리커버리 판이다.
이 책의 초판이 나왔었을 그 당시엔 잘 모르다가
언젠가 우연히 짧지만 너무 와닿는 우화가 있어서
굉장히 호기심에 그 글을 읽었는데
그 글을 발췌한 책이 이 책이라고 그 글 말미에 씌여 있었다.
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란 책제목은 쉽게 잊을수도 없는 제목이기도 했고.
책이 인연이 되려했는지 이렇게 잠깐 잊고 살다가 우연처럼 다시 만났다.
좋은 책이고 현재 내게 필요한 책은 아닌가 싶은 생각도 해봤다.
아마 여러군데에서 봤을 만한 얘기들도 책 중간중간에 들어있기도 하다.
하늘이 구해줄거라 믿으며 위험상황에서 구조하러 온
사람들을 돌려보내던 종교인의 얘기.
그러다 결국 죽게 되어 하늘에서 만난 신에게 따져물으니
자기가 위기의 그 사람을 구하러 보낸 사람들을 돌려보낸건
너 아니었느냐는 반전있고 울림있는 얘기, 그 얘기도 이 책에
버전을 달리한 듯 들어있기도 하다.
짧지만 와닿았던 얘기 하나 더 소개해 보자면
보기 싫은 외양의 개구리가 사람에 의해 죽게 생기자
자기는 마법에 걸린 개구리니 살려주면 은혜를 갚겠다며
인간에게 되려 도움을 요청하는 얘기가 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며 누군가는 은혜갚은 동물우화처럼
흐르는 결말이고 그렇게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헌데, 나에겐 이 얘기가 위험에 처한 그 개구리가
'도움'을 청했다는 그 부분이 매우 와 닿았다.
흉하게 생겼으니 징그럽다고 죽일거 같은 사람의 태도를 보며
죽이지 말라는 애원의 차원에서 얘기가 흐른게 아니라
내가 느낀 진짜 핵심적 내용은 되려 자신을 도와달라는
개구리의 용기와 그 용기를 받아들여준 사람의 행동이었다.
어찌보면 짧은 얘기에 삶과 죽음이 순식간에 교차되는 순간이다.
죽을뻔하다 죽음을 면하는 것까진 매우 단순한 구조다.
그런데 물에 빠진 사람 건져줬더니 보따리 달라는 식의
도움요청까지 얘기는 진행된 것이니 결코 만만히 볼 내용같지 않다.
전화위복의 얘기이기도 하고 기적 속에 기적이 하나 더 들어있는 애기같기도 했다.
힘듬을 극복하는 방법엔 2가지가 있는 듯 느꼈다.
힘든거 자체를 극복하는 1차적인 기본 용기도 있어야 겠지만
힘들다고 인정하고 도움도 서슴지 않는
그리고 스스로 그 도움을 내 쪽으로 당겨오는 용기도
실제 삶에선 필요하지 않는가 하는.
나에겐 오묘하면서도 와닿은게 많았던 얘기다.
이 책 속에 이런 다양한 공감대를 줄 얘기들이 많은 단편들로 실려있다.
어느 부분에서건 부터 읽고 누군가에게도 해줄
좋은 몇개의 얘기들은 분명히 건지게 될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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