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일!다음주 발표인데 이제 읽기 시작했다;;;
〈초현실주의, 남성 명사. 순수 상태의 심리적 자동운동으로, 사고의 실제 작용을, 때로는 구두로, 때로는필기로, 때로는 여타의 모든 수단으로, 표현하기를 꾀하는 방법이 된다. 이성이 행사하는 모든 통제가 부재하는 가운데, 미학적이거나 도덕적인 모든 배려에서 벗어난, 사고의 받아쓰기>(89~90면), 이성의 간섭이 사라지면 사고의 실제 작용이어떤 말이나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고, 작가가 그것을 자동기술, 곧 받아쓰기한다는 생각은 인간의 정신에 우리가 모르는 다른 부분이 있다는 이론에 토대를 둔다. - P1213
문학이란 정말 심오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강하게 만들기도하고 교훈을 주기도 하고, 그리고 또 저기….. 아무튼 문학속에는 그런 다양한 이야기가 씌어 있어요. 정말 훌륭합니다! 문학은 그림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의미에선 그림 같고또 거울 같기도 합니다. 욕망에 대한 표현, 신랄한 비평, 가르침을 주는 교훈들, 방대한 자료가 그 안에 들어 있어요. 이건모두 모임에서 주워들은 말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그들사이에 끼여 작품을 듣고 있노라면 말이죠, 거기 모인 사람들이 어찌나 언성을 높이며 다양한 소재에 대해서 따지고 드는지 저는 저도 모르게 제가 얼마나 못난 사람인지 인정하게 되고 맙니다. - P91
그날 밤 남편한테 세미한테 듣고 온 그 말도 안 되는 이혼사유를 말해줬더니 그가 말했다. 남자들의 뇌는 결국은 엄마닮은 여자가 마음 편하게 돼 있다더니 맞는 말이구만, 곰처럼무뚝뚝하고 둔한 어미에게 질려서 아들이 여우 같은 여자에게끌렸을 거라고 말할 때는 언제구. 이 집에서 못된 바람은 다나에게로 불어온다. 대답 대신 큰 소리로 하품을 했다. 걷잡을수 없이 잠이 밀려왔다. 자야겠다. 누가 업어가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코 골며, 아 아, 간간이 신음하며, 남편이 관찰한 나의 자는 모습이다. 그러나 그도 나의 꿈속은 들여다보지 못한다. - P130
만일 땅속에서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면? 실은 내가 더 무서워하는 건 삼촌이 그날 살해되지 않고 북쪽 어딘가에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었다. 삼촌의 성품이나 행적으로봐서 그럴 개연성은 충분했다. 남편이 법조계에 몸담고 승진도 순조로울 때는 세상이 요새보다 훨씬 경직돼 있을 때여서,처가라도 이북과 연관이 있는 가족이 있으면 승진이나 출세는물론 해외여행에도 지장을 받을 때였다. 남편은 나에게 그런삼촌이 있는 것도 몰랐다. 나는 그 살해 현장을 단지 목격만한 게 아니라 공범자였던 것이다. 나의 시골집 마당은 아직도흙바닥이지만 양회 바닥처럼 단단하다. 내 친구의 어머니 시신까지 하룻밤 사이에 동해바다로 토해낸 폭우도 우리 마당의견고함을 범하진 못했다. 나의 입과 우리 마당은 동일하다. 둘다 폭력을 삼켰다. 폭력을 삼킨 몸은 목석같이 단단한 것 같지만 자주 아프다. - P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