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2층인데 창가에 피어난 노오란 산수유가 참 예쁘다. 남편은 3월에도 주말마다 서울, 경주, 고흥 등의 꽃소식을 몰고 왔는데(출장 다니며) 원주는 이제야 꽃들이 피어나고 있다.  

어제는 배꽃님이 식이요법을 하느라 한 달 내내 집에만 있는 나를 납치하러 왔다. 치악산 기슭에 있는 커피에 가서 봄바람도 마시고 차도 마시도록 해주었다. 그래서 오후에는 기운이 펄펄 났다. 어떤 날은 아이들 간식을 한 보따리 사다 주고, 어떤 날은 반찬을 바리바리 해다 던져놓고는 휭하니 간다. 늘 엄마처럼 챙겨주는 배꽃님, 고마워! 

많은 사람들이 감동적으로 읽었다는 이 책을 나는 참 지겹게 읽었다. 그래도 2주에 걸쳐 수없는 밑줄까지 그어가며 끝까지 읽어서 기특하긴 하다. 진즉에 100쇄가 넘게 출판이 되었고, 누구나 읽는 대중적인 책인 것 같아 구입을 했거늘...  

지겨웠던 가장 큰 이유는 생각하기 싫은데 자꾸 생각하게 만들어서였다. 소득과 부, 의무와 권리, 권력과 기회 등등. 거기다가 이름만 들어도 아득해지는 철학자들의 수많은 이론들. 

오늘도 저 높은 곳에서 아주 낮은 곳까지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공정한 사회와는 거리가 먼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으니 정의가 실현될 날이 올까 의문이 들어 슬퍼진다. 그리고 정작 정의를 생각해야 할 사람들은 이런 책쯤은 거들떠볼 것도 같지 않아 한숨이 나오기도 하고.  

정의 때문에 아픈 머리를 화~악 식혀준 책이다. 구구절절한 이론과 설명 대신 촌철살인의 짧은 글 속에서 발견하는 정의의 개념이 내겐 더 살이 되고 피가 되었다.   

"한국 사람들은 부패된 상태를 썩었다고 말하고 발효된 상태를 익었다고 말한다. 신중하라. 그대를 썩게 만드는 일도 그대의 선택에 달려 있고 그대를 익게 만드는 일도 그대의 선택에 달려 있다."

그리고 한 시간 만에 책 한 권을 다 읽었다는 만족감과 정태련 님이 그린 아름다운 물고기 그림을 실컷 볼 수 있다는 미덕도 있는 책이다. 

 

글을 잘 쓰기 위한 비법을 가르쳐준다. 아주 기본적인 것들이다. 속성을 바꾸어본다든가, 물질 혹은 비물질 명사와 오감에 따른 서술어를 결합해보는 과정 속에서 새롭게 탄생시키는 문장 훈련. 이외수가 평생 글을 잘 쓰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왔는지 새삼 깨달았다.

글을 잘 쓰고 싶으니 모두  따라해보고 싶은 과정들이었는데 난 그저 눈으로만 읽고 말았다. 그러니 글을 잘 쓰긴 글렀다.  

요즘 우리 아들 딸이 이외수 팬이 되었다. 화천 감성마을에 놀러가잰다. 60대와 십대가 통했으니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작가의 보람이 아닐까 싶다.

  

 요즘 나온 신간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도 궁금해졌다. 

 

   

순오기님이 보내주신 책이다. 내가 가본 곳들도 있어서 익숙한 풍경 앞에선 반가웠다. 그동안 많은 여행서들이 정보와 감성을 함께 들이댔다면 이 책은 감성을 건드려준다. 그것도 아주 개인적인 감성들이다. 그래서 나도 가보고 싶어...라는 마음이 들게 만든다.  

여행에 필요한 정보는 여행자의 수첩란에 따로 나온다. 사진들이 모두 눈길을 머물게 한다. 남편이 사진작가라서 함께 다니며 작업을 할 수 있으니 더 좋았겠다. 

 

 

울 아들이 책제목에 나온 "습지가 뭐예요?" 라고 묻더니 "책에는 습지 이야기가 안 나와요." 그런다.  

습지 생태에 관한 책이 아닌데 제목 때문에 생태 분야로 분류되는 건 아닌가 염려가 된다. ㅋㅋ

나도 고등학생이 되면서 집을 나와 결혼하기 전까지 늘 자취 생활을 했다. 하지만 여자이기에 최규석의 자취 생활기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가 많지만 여대생의 습지생태 보고서도 나오면 참 재미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습지에서 고생한 최규석 작가가 요즘 잘돼서 참 좋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굶어 죽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결론이 가슴 아프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정의에 대해 또 생각하게 된다.  

아들의 질문에 아빠가 대답해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중딩 딸아이와 함께 읽으려고 구입했다.  

 

 

 

  

일본에 지진이 나고 원전이 파괴되기 전까지는 원자력발전소가 무섭다는 생각은 별로 해본 적 없다. 이 책도 언젠가 사놓은 채 책꽂이에 꽂혀 있기만 했다.

한 번 불꽃이 터져버리면 무시무시한 무기가 되지만 그 불을 꺼뜨리지만 않으면 아주 훌륭한 에너지원이 된다는 핵. 하지만 그 핵이 아무리 안전하다고 해도 안전한 것이 아니라는 걸 이번 일본 원전 사태로 알게 되었고,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었다.

우리 아이들은 둘  다 너무 무서워서 다시는 읽기 싫은 책이라고 했다. 주인공 엄마가 눈도 없고 팔도 기형인 아이를 낳고 죽어가던 밤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울고 있었다. 핵이 터지던 날 도시와 함께 사라진 친정부모님이 더 행복하다고 말하는 엄마,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소리 없이 다가오는 핵의 위험들.  

긴 미래와 아이들을 위해 핵은 사라져야 한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원자력 발전이 안전하다고 눈가리고 아웅 하는 이들이 빨리 정신 차렸으면 좋겠다. 핵은 나뿐만 아니라 죄없는 수많은 이웃까지도 힘들게 만든다는 걸 이번에 경험하지 않았나 말이다.

작가가 글을 몰아쳤다고 해야 되나... 누군가 채찍을 들고 쫒아오는 것 같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책을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다. 재미있게 읽기는 했는데 개운하지는 않다. 여울이 가족의 삶이 너무 고단하다.  

엄마가 다른 형제들의 다사다난함, 사업이 망해서 감빵에 가는 아빠, 기러기 아빠가 되었다가 사업이 망하고 가족으로부터 버림까지 받은 삼촌, 잔소리쟁이 팔순 할머니, 나를 선택해주지 않는 남자친구... 그 중 한 가지만 내 삶 속에 끼여 있어도 불행해 죽을 것만 같을 텐데 잘 견뎌내는 여울이가 대단하다. 

그래도 가족 때문에 진화할 생각을 하니 가족은 참 위대하다는 데 나도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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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1-04-12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침대에서 뒹굴뒹굴 재밌는 책 많이 읽으셨네요.^^
전 요새 책은 뒷전이고 매일 놀러 다녀요.
소나무집님 몸은 많이 좋아지신거죠? 건강하시길 빌게요.^^

소나무집 2011-04-12 13:57   좋아요 0 | URL
그냥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만 봐요.
이것저것 배우러 다니느라 바쁘시던데요.
많이 좋아졌어요. 요즘은 그냥 푹~ 쉬는데 그게 더 힘드네요.^^

책가방 2011-04-12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많이 읽으시네요.
저도 한동안 책 안 읽다가 최근에 몇권 읽긴 했습니다만...^^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 머리맡에 놔둔지 한참 됐는데 아직 손에 잡히진 않네요.
조만간 읽어봐야겠어요..^^

소나무집 2011-04-14 10:55   좋아요 0 | URL
아무 일도 안 하고 있으니 할 일이 책 읽을 것밖에 없더라구요.
침대에 누우면 책꽂이가 보이는데 안 읽은 책들 한 권씩 빼서 읽게 되네요. 가벼운 것들로요.^^

엘리자베스 2011-04-13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외수의 '글쓰기의 공중부양' 딱 한 권 읽었네요.
저도 분발해서 요런 페이퍼 한 번 써봐야겠어요^^
알라딘에서 공중부양할 날이 올까요?

소나무집 2011-04-14 10:56   좋아요 0 | URL
애들 책은 읽고 뭘 읽었는지 기억이 안 나서 못 올린 것도 많아요.
리뷰 좀 써야지 하고 들어왔다가 결국 읽은 증거만 남기네요.^^
이미 공중부양 시작된 것 같은데요 뭘~

순오기 2011-04-14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뒹굴뒹굴하면서 책 읽는 게 제일 좋은데~~~^^
이외수 글쓰기의 공중부양, 눈으로만 읽어서 잘쓰기 글렀다에 왠지 공감하고 싶은...ㅋㅋ

소나무집 2011-04-14 10:22   좋아요 0 | URL
두문불출 뒹굴면서 사는 것도 넘 힘들어요.
글쓰기 훈련은 정말 해보고 싶어지더라구요.^^
 

요즘 딸아이가 중학생이 되니 어떤 책들을 읽혀야 할지 고민되어 여기저기 찾아보던 중이었는데 며칠 전 희망찬샘 님의 글을 보다가 아침독서운동 홈피에 들어가서 발견한 목록이다. 선생님의 말씀처럼 즐거운 책읽기를 할 수 있는 책들이 많다.  

****  이민수 샘은 아침독서운동을 꾸준히 하시는 선생님입니다.  

해마다 3월 첫 국어시간에 아이들에게 ‘내가 만든’ 추천도서 목록을 나누어 준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권장도서, 추천도서라는 말을 싫어하는 사람이다. 독서를 강요하면 부작용만 낳을 뿐이라고 생각하는데, 읽을 책 제목까지 정해주는 건 너무 심한 간섭이기 때문이다. 내가 만든 목록은 그저 책읽기를 싫어하고, 책이란 고리타분하고 재미없다는 선입견을 가진 아이들에게 ‘이런 책도 있어, 선생님은 이 책이 재미있더라.’하면서 슬며시 건네주고 싶은 책일 뿐이다. 읽는 책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또 지금 읽고 있는 책에 의해 그 다음 읽을 책이 정해지기도 하고, 좋은 책 한 권 덕분에 한 사람의 생각과 마음이 바뀌기도 한다. 책은 지금까지 나에게 그러했듯이, 내가 만나는 아이들에게도 훌륭한 선생님이요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독서교육에 관심을 갖고 아침독서를 시작한 지 6년이 되었다. 내 목록은 주로 동화와 성장소설 목록이다. 처음이나 지금이나 ‘즐거운 책읽기’를 목표로 하기에, 아이들에게 내가 읽고 좋았던 동화와 성장소설을 권한다. 하지만 작년부터는 아이들이 문학 위주의 편식만 하면 안 되겠다 싶어 인문, 사회, 역사, 과학에도 관심을 갖는다. (솔직히 말하면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의 일상적인 질문조차 과학, 역사, 지리 등에 대한 지식이 없어 대답을 하지 못하는 나의 무지함을 보면서 느끼는 위기감의 발로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취향의 한계와 ‘이야기의 힘’을 믿는 뿌리 깊은 믿음 때문에 아직도 나의 목록은 문학에 머물러 있다. 그렇지만 내가 만나는 아이들은 문학을 시작으로, 자신의 관심분야에 따라 책읽기의 가지를 쭉쭉 뻗어가며 자라기를 바란다. 학교를 졸업해도 배움은 끝이 없는 이 세상에서, 자신만의 색깔이 있는 독서목록을 만들어 가면서 <공부의 즐거움>(장회익, 생각의 나무, 2011)’을 아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이민수 / frindle@hanmail.net 서울 삼정중학교)

*** 문학 - 참 많다. 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필요한 건 공감! 공감을 가장 많이 할 수 있는 책은 역시 문학이 아닐까 싶다. 우리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읽은 책이 반 정도는 된다.

 


 

 

 
 

 

 

 

 

 

 

 

 

 

 

 

 

 

 

 

 

 

 

 

 

 

 

 

 

 

 

 




  

 

 







 

 *** 문학 이외 분야 

 

 

 

 

  

 

 



 

 

 

 

 
 

  

 

 

 

 


 



***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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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ndle 2011-08-01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아이와 함께 방학에 읽을 책을 고르다가 리뷰에 제 이름이 나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만든 목록을 이렇게 예쁘게 표지 사진까지 다 올려주시다니..어제도 2박3일 전주에서 전국의 국어선생님들과 함께하는 독서교육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책을 좋아하고, 아이들과 행복한 책읽기를 하기 위해 애쓰는 분들이 계시기에 힘이 납니다. 감사합니다!! 서울삼정중 이민수
참고로, 올려주신 사진의 마지막 표지 사진 <로그인하시겠습니까>는 소설입니다. 시집 <로그인하詩겠습니까>는 다른 책이랍니다. 다시한번 표지 사진을 찾아봐 주세요^^

소나무집 2011-08-01 11:56   좋아요 0 | URL
어머, 선생님 넘 반갑네요. 아이가 중학생이 되니 책 찾아주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선생님 목록이 도움이 많이 됐어요. 학교에서 정해준 권장도서 목록은 학습 위주가 많다 보니 아이는 선생님 목록을 더 좋아해요. 선생님 감사합니다.^^
 

규모 9.0의 대지진이 일본에서 일어났다. 티비를 잘 안 보지만 주말 집에 있는 시간에는 내내 티비를 켜놓고 뉴스를 시청했다. 강진과 대형 쓰나미는 일본을 순식간에 소리 없는 전쟁터로 만들어버렸고, 이웃 나라에 사는 나마저 불안에 떨게 만들었다.  

쓰나미가 덮치고 순식간에 물바다가 되어 사라지던 마을, 학교에서 공부하던 아이들, 일터에 있던 직장인들, 어떤 집에는 낮잠을 자던 아기도 있었을 것이고, 식탁에 앉아 늦은 점심을 먹던 노부부도 있었을 것이고, 예쁘게 단장을 하고 외출하려고 집을 나서던 아줌마도 있었을 것이고...  

일상으로 평온하던 그네들이 모두 사라졌다. 자연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실감했다. 그리고 사람이란 존재가 얼마나 무력한가도 절감하는 나날이다. 더이상의 피해가 없기를...

일본 지진을 지켜보면서 아들은 3일 내내 지진에 관한 일기만 썼다. 깊이는 없지만 글 한 줄 쓰는 것도 버거워하는 아들인지라... 기특하다.

"일본 지진이 일어난 지 얼마 안 돼 주기가 100~200년 정도 사이에 일어나는 그 지진이 또 일어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리고 이번 지진 때문에 동해안 쪽에 에너지가 축적돼서 리히터 규모 7 정도의 강진이 일어나면 2시간 만에 (물론 일본 쪽의 동해안) 우리나라를 덮칠 수도 있다고 한다. 거기에다가 수심이 깊어서 700킬로 정도의 속도가 유지되며 온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 일본에서는 몇 명이 죽었는지, 몇 명이 실종되었는지도 확실하게 알지 못하고 있다. 거기에다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강력한 여진과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까지 났다.  

우리나라에는 전문가들이 말한 일 같은 것이 되도록 없었으면 좋겠다."(2011년 3월 12일 아들의 일기)

주말에 도서관에 가서는 지진과 화산에 관한 책도 몇 권 빌려와서는 누나 침대 밑에 기어들어가서 읽었다. 나도 함께 두어 권 읽다 보니 세상에 아무리 조그만 자연 현상도 우연히 일어나는 건 없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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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강여호 2011-03-14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의적절한 책 소개입니다.

소나무집 2011-03-15 09:07   좋아요 0 | URL
아들이 맨날 지진 이야기만 해요.

희망찬샘 2011-03-14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도 희망이에게 도서관에서 지진 책 좀 찾아 읽어보라고 해 봐야겠어요. 이번 일이 아이들에게도 엄청난 충격이네요.

소나무집 2011-03-15 09:08   좋아요 0 | URL
학교에 가서도 내내 지진 이야기만 했다는 울 아들...
영화 속 이야기였으면 좋겠는데 실제 상황이라는 게 충격이지요?

마녀고양이 2011-03-15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무서운 일이예요.
저희 코알라도 내내, 그런 이야기를 해요... ㅠㅠ


소나무집 2011-03-17 13:29   좋아요 0 | URL
지진만으로도 무서운데 원전 때문에 갈수록 일본 상황이 무서워지네요.

꿈꾸는섬 2011-03-15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진과 관련한 책들이 다양하군요. 저도 찾아봐야겠어요.

일본 얘기는 정말 소름이 돋아요.ㅜㅜ
더이상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고, 빨리 회복되었으면 좋겠어요.

소나무집 2011-03-17 13:44   좋아요 0 | URL
현준, 현수가 읽을 만한 수준의 책은 발견 못했는데 엄마랑 함께 보고 이야기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정말 일본 어떡해요. 옆 나라 이야기이긴 하지만 우울해지네요.ㅜㅠ
 

지난 주말 며느리가 아프다는 소식에 시어머니께서 올라오셨다가 아이들을 제주로 데리고 가셨다. 푹 쉬라며. 처음 어머니께서 오신다고 했을 때는 부담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어머니 오시면 아가씨네 가족도 내려오고 신경 쓸 일들만 머릿속에 가득찼다.  

하지만 이틀 있다 내려가시는 어머니를 설만 아니었으면 더 계시라 하고 싶을 정도로  살갑게 챙기시는 바람에 공항에서 전송하며 눈물을 찔끔거리기도 했다. 요즘 들어 부쩍 시어머니 가까이 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특히 이틀 동안 한 이부자리에 누워 새벽까지 수다를 떨며 어찌나 많이 웃었는지... 어머니 처녀적 고생하신 이야기, 삼남매 키운 이야기가 대부분이었지만 어머님의 고된 삶을 들으면서 나도 진짜 강씨 집안 사람이 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나와 만나기 훨~씬 전 어머니의 삶까지 공유할 수 있어서 더 친밀함을 느꼈던 것 같다.

당신도 허리가 아파 오래 서 있지도 못하면서, 내가 극구 말렸건만 아이들을 데리고 가셨다. 제주에 간 우리 딸내미는 하루에도 몇 번씩 사촌들이랑 강아지랑 신나게 놀고 있다며 문자를 보내온다.(음, 핸드폰 사주길 잘했군....)  

나는 그 사이 병원에서 맛을 들인 드라마도 채널 돌려가며 실컷 보고(내 평생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드라마를 보긴 처음), 쿡티비 설날 특집 영화도 하루에 두세 편씩 보며, 책도 읽으며 보내고 있다. 아이들이 없으면 되게 심심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안 심심해서 아이들에게 미안하기까지 하다.    

가진 게 많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는, 행복의 기준을 바꿔주는 책이다. 공지영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고, 그녀의 솔직한 지리산 친구들 이야기에 얼마나 많이 웃었는지 모른다. 

결혼하기 전 지리산 종주를 해본 적이 있어서 더 친근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이젠 아이들을 데리고 지리산에 가고 싶다. 입원하기 전날 읽었는데 덕분에 마음이 많이 편안했었다.  

 

 

 

책제목은 <그냥>이지만 박칼린은 그냥 살지 않는 아주 특별한 여자다. 가정 환경도, 교육 환경도 모두 특별하다. 하지만 그녀는 그 특별한 환경에서 그냥 살지는 않았던 듯하다. 아주 열심히 치열하게 살았고, 오늘의 그녀를 만들어주었다.  

아주 솔직한 편이지만 한국어로 글을 쓰는 솜씨까지 뛰어나지는 않아서 흠,,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군!! 하면서 흐뭇(?)해했다.  

 

  

  

마라톤을 즐기는 남편이 추천해준 책이다. 얼마 전 이 책을 사야겠다고 했더니 사무실에 있다며 가져왔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읽을 때보다 더 감동을 받았다. 전업 작가로 살기로 결심하고 건강을 위해 시작한 달리기를 평생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하고 있다는 사람. 하루키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게 되었고, 내 남편이 마라톤 완주를 하면서 순간순간 무슨 생각을 할지 진짜진짜 마음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병원에 누워서 박완서 선생의 타계 소식을 들었다. 해마다 나의 젊은 시절 영향을 미친 작가들이 한 분 두 분 돌아가신다는 생각에 안타깝다. 그만큼 나도 나이가 들어간다는 이야기겠지... 작년 여름 박경리 문학공원에서 뵈었을 때도 건강이 많이 안 좋아 보였는데 병중이셨던가 보다.  

삶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고 쓰신 듯 "내가 얼마나 살진 모르지만~" 투의 글이 종종 보였다.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고 하셨는데 처음 가신 그곳에서 아름다움도 누리고 더 평안하시길... 

 

 

 아들이 먼저 읽고는 되게 재미있다고 쓱 내밀고 간 책이다. 딸만 셋 있는 집안의 여자 아이들이 남자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집밖으로 나와 노는 재미를 알아가는 이야기다. 

작가의 어린 시절이 배경이다 보니 나 어릴 적 생각이 많이 났다. 겨울이면 꽝꽝 언 논에 나가 썰매를 타고, 산등성이에서 편갈라 눈싸움 전쟁을 하고, 구슬을 사기 위해 엄마의 지갑을 몰래 열고.... 우리 아이들은 어떤  어린 시절의 추억을 머릿속에 새기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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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2-01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가 아파서 입원까지 했어요?
지금은 퇴원해서 혼자 집에 있는 거군요~~~~~
애들없는 해방공간 만끽하고 얼른 회복하시길...

소나무집 2011-02-06 14:42   좋아요 0 | URL
4일이 너무 빠르게 지나갔어요.
잘 놀았는데 아이들이 오니까 다시 난리법석이네요.

무스탕 2011-02-01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입원까지 하실정도로 아프셨어요? 어쩌나...
며느리 아껴주시는 시어머니도 감사하고 엄마랑 떨어져서도 잘 지내주는 아이들도 고맙네요.
어머니 말씀대로 푹~ 쉬시면서 어여 쾌차하세요.

저도 결혼전에 지리산 3박4일 종주했었어요. 그게 제 산행역사의 최고의 자랑거리죠 ^^

소나무집 2011-02-06 14:44   좋아요 0 | URL
걱정해주셔서 감사~~ 지금 푹 쉬고 있어요.
무스탕님 쉬엄쉬엄 사셔요. 우리 나이가 이젠 건강도 돌보면서 살아야 할 때라고 경고를 보낸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엘리자베스 2011-02-01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처에 살면서도 몰랐네요...빨리 건강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소나무집 2011-02-06 14:45   좋아요 0 | URL
넵!!! 아이들 개학하면 얼굴 한 번 봐요.

세실 2011-02-02 0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많이 아프셨군요. 지금은 괜찮아 지신거죠?
그저 휴가라 생각하고 푹 쉬세요.
역시 책 좋아하는 우리는 책에 풍덩^*^
빠른 쾌유를 빕니다.

소나무집 2011-02-06 14:46   좋아요 0 | URL
네, 많이 좋아지고 있어요.
앞으로 건강 관리 잘하면서 살라고 경고한 듯해요.
세실 님도 건강 생각하면서 쉬어가며 일하세요.

좋은세상 2011-02-06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번 통화했을때 많이 놀랐는데..잘 지내고있는거지?함보고 싶은데 마음처럼 싶지않네 올겨울무진장 추워서 언제 봄이 오나 기다렸는데 울 애들 방학이 끝나가는것보니 슬슬 새학기 새학교서 봄을 기다리며 또 다른 세상을 만나ㄴ다하니 약간 설렌다.사실 두렵기도하고 한곳에서 오래산탓일까?!새해복많이 받고 가족 모두건강하길빈다.선우 중학교 입학 축하 하고 지우도안부 전해 주셔요.빨리 건강 회복해^^

소나무집 2011-02-06 14:48   좋아요 0 | URL
걱정해줘서 고마워. 준태 영태도 많이 컸을 텐데 엄청 보고 싶다~~
새로 이사 간 곳에서도 잘 적응해서 살고... 알았지?
정말 올 겨울은 이래저래 정말 추웠어.^^

꿈꾸는섬 2011-02-11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나무집님, 저 님 생각나서 불쑥 찾아왔는데 아프셨다는 소식에 놀랐어요. 병원에 입원하실정도였으면 많이 아프셨겠어요. 이제는 좀 나으셨을까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병중에도 참 많은 책을 읽으셨네요.^^

소나무집 2011-02-13 15:42   좋아요 0 | URL
지난 12월 1월 내가 아플 수도 있고, 내가 아프면 어떤 일들이 생길 수 있는지 경험했어요. 지금도 바깥 나들이를 오래 할 수가 없어서 집에서 쉬면서 지내요.ㅜㅜ
 

동생네는 올해 초등 입학하는 쌍둥이 형제와 3학년이 되는 아들까지 아들만 삼형제다. 난 달랑 아들 하나 키우면서도 맨날 씩씩대고 헉헉대는데 아들을 셋이나 키우고 있는 동생은 생각할수록 대단하다.  

큰아이가 3학년 올라가지만 동생들이 있어 엄마가 읽어주는 것에 더 익숙해서 두꺼운 책은 아직 어려워한다. 그래서 혼자 읽으면서 배경 지식을 풍부하게 해줄 수 있는 지식 위주의 책으로 골라보았다.  

권장 도서 목록을 보면 나온 지 오래되었거나 절판된 책이 많아 우리 아이들이 본 책이나 도서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책으로 골랐다. 

* 독도와 통일에 관한 책 - 멀리 있는 우리 땅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보자.

 

 

 

 

  

 

* 경제랑 이어지는 책 - 영교출판에서 나온 어린이가 꼭 알아야 할 시리즈는 글자가 큼직하고 내용도 어렵지 않아서 3학년 정도 아이들이 읽기에 좋다.

 

 

 

 

 

  

 

* 역사랑 친해지는 책 - 한솔수북에서 나온 역사스페셜 작가들이 쓴 이야기 한국사 시리즈는 3학년도 금방 역사랑 친해질 수 있다. 아이세움에서 나온 보물찾기 시리즈도 세계 문화, 역사랑 친해지는 데 도움이 되니까 추천.  

 

 

 

  

 

 

  

 

 

 

    

  

 

  

 

 

 * 의식주와 이이지는 책 - 미래아이에서 나온 의식주 시리즈는 3학년이 보기에는 좀 두꺼운 감은 있지만 그림 자료들이 풍부하고 동화 형식이라서 우리 아이들은 재미있게 읽었음.  

 

 

  

     

 

 

 

 

 

 

* 과학에 관한 책 - 신기한 스쿨버스 테마과학 동화, 내일은 실험왕, 아이세움 살아남기 시리즈는 울 아들이 적극 추천하는 책이다. 

 

 

 

  

 

 

 

  

 

 

  

 

 * 인체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아이세움 - 머리에서 발끝까지 시리즈

 

 

 

  

 

 

  

 * 보림출판사 - 꼬마 과학자 시리즈

 

 

  

 

 

 * 환경에 관한 책   

  

 

 

 

  

 

 

 

 

 

 

 

 

* 인물 이야기 

 

 

 


 

 

 

    

 * 미술에 관한 책 - 3학년 미술책에는 다양한 화가들이 나온다. 길벗어린이에서 나온 처음 만난 예술가 시리즈는 3학년에게는 좀 유치한 감은 있지만 어려운 책 사놓고 안 보는 것보다 쉬운 책으로 동생들이랑 같이 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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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11-01-13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학년에 올라가는 우리아이를 위해서 별찜입니다. 감사해요.^^*

소나무집 2011-02-01 16:53   좋아요 0 | URL
벌써 3학년 올라가는군요.
요즘은 책이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오니 읽어으면 싶은 책도 정말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