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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에서 하늘 보기 - 황현산의 시 이야기
황현산 지음 / 삼인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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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기는 끊임없이 희망하는 방식의 글쓰기다. 다른 말로 하자면, 시가 말하려는 희망은 달성되기 위한 희망이 아니라 희망 그 자체로 남기 위한 희망이다. 희망이 거기 있으니 희망하는 대상이 또한 어딘가에 있다고 믿는 희망이다.

꽃을 희망한다는 것은 꽃을 거기 피게 한 어떤 아름다운 명령에 대한 희망이며, 맑은 물을 희망한다는 것은 물을 그렇게 맑게 한 어떤 순결한 명령에 대한 희망이다. 시를 읽고 쓰는 일은 희망을 단단히 간직하는 일이다.” P262

 

 

 

내게 꼭 필요했던 이번 여행은 <우물에서 하늘 보기>책으로 정하고 가지고 다니며 읽었다. 이 책은 그간 한국일보에 연재했던 것 중에 스물일곱 개를 추려 낸 책이었다. 시인이 자신의 연재글속에서 추려낸 시들은 나의 여행지와 잘 맞아 떨어진 곳이 있었다. 간혹 시 한편을 다 읽고 다시 길을 걷다가 한참을 시인이 읽어준 그 구절에 가슴에 박혀 눈물이 핑 돌았던 적이 있었다. 세월호와 관련된 부분은 여전히 아직도 가슴이 먹먹해져서 이 추운 날 아직도 나오지 못한 남겨진 그들이 떠올라 한동안 혼자 가슴을 쓰려 내렸다.

 

 

 

이상하게도 주변에는 시를 읽는 사람이 별로 없다. 소설책을 읽거나 에세이를 읽는 사람들은 많지만 문학의 한 장르인 시를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사람들이 주변에 없다는 것이 간혹 아쉬울 때가 있다. 언젠가 구입한 시집의 한 페이지에 담긴 한 문장 때문에 그동안 읽지 않고 방관했던 시간을 탓하며 이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고 싶지만 같이 공감해줄 사람들이 없다는 현실에 쓸쓸했던 적이 있었다. 왜, 이토록 주변에는 시를 읽는 사람이 많이 없는 것일까. 대부분은 시가 어려워서라는 말을 많이 하겠지만, 사실 ‘시’라는 것이 그냥 내가 받아들이는 그대로 느끼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읽는 단순무식한 독자인 나에게는 어렵다는 생각보다 시 한 페이지를 읽는 동안 생각에 너무 잠겨 버려서 한권을 읽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 시집을 멀리했던 이유 중에 하나였던 것도 있다.

 

 

 

그런데 백석과 이용악 두 시인의 이야기를 해줬던 챕터에 두 시인의 시를 비교했던 부분을 읽는 동안 내가 왜 시를 기피했었는지 알게 되었다. 나는 이렇게 스토리텔링이 가득한 이야기를 좋아했던 것이다. 뭔가 재미있는 구성이 있어야만 가슴에 와 닿아서 계속 자꾸 읽고 싶은 욕망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 부분 때문에 내게서 멀어졌던 시를 다시 마주하게 되었던 것은 여행을 통해서였다.

 

 

 

이번 여행은 유적지를 보거나 관광지를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그냥 어느 나라의 어느 골목을 걸으면서 생각하는 것이었다. 낯선 곳에서 느끼는 생각이 필요했다. 그때 필요했던 이 책속의 시를 통해 미처 정리하지 못하고 떠났던 미뤄진 마음들을 좀 추스를 수 있었다. 행간의 여운이 필요했던 마음이었나 보다. 시인의 말을 떠 올려 본다. 내게 필요했던 희망의 문장에 밑줄도 그어 봤다.

 

 

 

“산문은 이 세계를 쓸고 닦고 수선한다. 그렇게 이 세계를 모시고 저 세계로 간다. 그것은 시의 방법이 아니다. 시가 보기에 쓸고 닦아야 할 삶이 이 세상에는 없다. 시는 이를 갈고 이 세계를 깨뜨려 저 세계를 본다. 시가 아름답다는 것은 무정하다는 것이다.” P271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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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6-01-20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한권 들고 낯선 골목을 걸으면서 생각하는 여행! 참 멋지네요.

오후즈음 2016-01-20 20:03   좋아요 0 | URL
모처럼 부려본 여유의 시간이었습니다. ^^

오거서 2016-01-21 19:59   좋아요 0 | URL
그런 여유가 인생을 아름답게 만들고요~ ^^

해피북 2016-01-21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오후즈음님 글에 공감해요. 시를 어려워했던 이유가 스토리텔링이 많지 않아서 스스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일이 버겁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그동안 생각했던 고민이 명쾌해진 기분이예요^~^ 여행의 여독은 잘 풀고 계신가요? 바람이 날이 무척 차갑습니다. 식사 거르지 마시고 따뜻한 음식 드시며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시길 바랄께요^~^

오후즈음 2016-01-22 13:50   좋아요 0 | URL
여독은 얼추 풀려 가는데, 한국와서 바로 감기 걸렸네요. 너무 추워요. ㅠㅠ
 
[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 - 그리움을 안고 떠난 손미나의 페루 이야기
손미나 지음 / 예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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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남미 여행을 다녀온 블로거들의 사진을 볼 때마다 침이 뚝뚝 떨어진다. 확실히 유럽과는 다른 풍경에 동공이 확장되고 훨씬 정감이 간다. 수다스러워 보이지 않고 다정해 보이는 그들의 미소에 여행의 일정을 멈추고 마을에 노닥거리며 며칠씩 머무르고 싶을 것 같은 그곳, 특히 페루는 그런 느낌을 훨씬 많이 주었던 곳이었다. <꽃보다 청춘>을 통해 한바탕 불어온 페루 여행은 그간 내가 생각했던 여행의 의미를 훨씬 많이 담아 놓을 것 같아서 늘 그곳에 언제쯤 닿을 수 있을까 계속 꿈꾸게 했다. 언젠가 머리가 아프고 속이 울렁거리는 고산병으로 고생하게 될지 모르는 높은 고도의 쿠스코에 가고 싶었다. 그리고 언덕위에 올라서 그들의 수수께끼를 풀어 보고 싶은 마추픽추의 돌담들을 걷고 싶었다.

 

 

 

이제 스스로 여행 작가라고 말하는 손미나의 [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속의 페루 여행기를 읽는 동안 나의 이런 바람들은 얼마나 더 부채질을 할까 걱정을 많이 했었다. 분명 나는 이 책을 읽고 나면 떠나고 싶어서 안달이 나서 땅에 내려놓은 발이 다시 공중에 떠 당장이라도 비행기 표를 끊으면 어쩌나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이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간 여행기 책을 남들보다 좀 많이 읽어봤고, 유명 여행 블로거들의 포스트들을 많이 읽어 봤기 때문이었는지 좀처럼 흥분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간 너무 많은 페루의 얘기들을 읽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벌써 십년 째 그녀와 함께 여행을 하며 사진을 찍는 일본인 친구가 있는 손미나는 이 책에서도 자신이 찍은 사진이 아닌 프로 작가의 사진을 실렸다. 그렇기 때문에 사진의 구도, 현장감을 잘 담았을지 모르겠지만 여행자가 자신이 기록한 여행기라는 의미를 본다면 나에게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 있다. 뭐, 꼭 내가 사진을 찍고 글을 써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바라본 그 풍경을 담을 사진이 아니라는 것에 살짝 반감이 든다. 뭔가 이 책이 오로지 스스로 말하는 손미나 여행 작가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그녀는 매일 힘든 나날들을 보냈다고 했다. 그런 아버지의 추억과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떠난 여행지가 페루였다. 그래서 책 표지에 “그리움을 안고 떠난”이란 문구가 있다.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떠난 나라가 페루였는데 그녀에게는 잊지 못할 장소가 되었나 보다. 그래서 일생에 한번은 꼭 페루에 와 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녀의 말이 아니더라도 페루의 갈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간 하드코어적인 여행을 한 사람들의 여행기만 읽어서였는지 이 책속의 여행은 편안해 보인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현지 여행사를 통해 투어 여행으로 이뤄진 곳이 많았다. 엄마와 함께 떠난 태원준의 남미 여행기를 이미 블로그를 통해 읽어온 나로서는 그녀의 여행이 무척 럭셔리 해보였다. 10인실의 도미토리가 있는 게스트 하우스에 잠을 자거나 슬리핑 버스를 타며 불편한 잠자리 때문에 고생을 하고 그들의 근황을 계속 올려 주었던 블로그 속의 사진이 흔들리고 초점이 나가 있어도 그 자신이 찍고 기록하면서 느낌을 고스란히 담은 그 여행기가 더 가슴에 와 닿았다. 뭔가 여행기란 고생이 좀 들어가 줘야 읽으면서 나도 같이 힘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견이 있기 때문에 이 책이 와 닿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여행 스타일의 문제다. 그런 여행을 원치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작년에 좀 긴 여행을 하면서 여행의 정점을 찍어보자는 생각을 했었다. 하루 종일 걸어 다녔다. 그래서 다음날은 다리가 풀리지 않아 절뚝거리면서 다녔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여행을 한다고 그것이 여행의 정점을 찍는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여행의 정점이란 없는 것이다. 어쩌면 그것은 생이 마감하는 날이 될지 모르는 것이다. 그런 것으로 본다면 여행의 정점, 가장 즐겁고 열정적으로 살아갈 그 날들의 끝으로 가기 위해 매일이 여행의 정점의 시작일지 모르겠다.

 

 

 

나도 그녀처럼 쿠스코의 파란 하늘을 보고 싶다. 3미터가 넘는 콘도르를 만나고 싶고 페루만의 색색의 감자 요리를 먹어 보고 싶다. 분명 우주인이 그렸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나스카 라인을 하늘에서 보고 싶고, 티티카카 호수의 그 평화로운 풍경을 느껴보고 싶다. 비록 그녀처럼 페루에 친구가 없지만 여태 여행하는 동안 현지에서 친구를 한 번도 사겨 본적 없는 나이지만, 꼭 한번은 그곳에서 친구를 만들고 싶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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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6-01-21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맞아요. 오후즈음님이 정곡을 콕 찔러주신거 같아요. 저는 원체 손미나 작가님 책을 좋아해서 이번에 예쁜 사진들에 마음을 빼앗겨버렸지만요. 분명 이전과는 다른 여행기였어요. 예전에 여행기가 삶 자체 였다면 이번 여행기는 여행가의 모습이 담긴 여행기라고 할까요 ㅎㅎ 그래도 저는 표지 사진에서 부터 사그라도와 마추픽추 절경등 너무 예뻐보이더라고요 ㅎ 요거 엽서로 나오면 냉큼 살텐데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오후즈음 2016-01-22 13:52   좋아요 0 | URL
사실 저는 손미나의 책을 처음 접했어요. 그동안 여행 에세이는 남들 부럽지 않게 다양하게 읽었는데 유독 그분의 책은 저에게 오지 않더라구요. 그런데 이번에 처음 접한 이 여행기가 사실 좀 실망스럽구요. 여행기를 쓰기위한 여행 책을 쓰셨구만...뭐 이렇게 삐딱하게 보이고. ㅋㅋ 근데, 사진은 역시 사진 작가가 찍어서 그런지 참 멋지긴 했어요. 하지만 저는 서툴러도 작가 자신이 찍고 쓰고 그림을 그리는 책을 더 좋아하는것 같아요.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의 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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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직장을 다니다 둘 다 퇴사를 하고 나는 여전히 서울에 남고 그녀는 가족들이 있는 군산으로 떠났다. 그녀의 고향이 군산이 아니지만 어쩌다 군산으로 모두 가족이 모여 살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제 그녀의 고향은 군산이라고. 그녀가 몹시 보고 싶었다. 나는 무작정 작은 가방에 카메라 하나만 넣고 고속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3시간 만에 우리는 만났다. 사무실에서 매일 본 그녀였는데 새로운 도시에서 만난 그녀는 다른 사람 같았다. 훨씬 밝아져 있었고 활기차 보였다. 그녀와 몇 시간 동안 밀린 수다를 떨며 군산을 돌아 다녔다. 겨울이라 빨리 떨어지는 해 때문에 저녁이 훨씬 빨리 왔다. 그래서 그녀와의 이별도 짧아진 해처럼 느껴졌다. 그녀와 헤어지며 다시 만나자고 얘기 했지만 그 ‘다시’가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을 서로 느끼며 혼자 외로움의 3시간을 맞으며 서울에 도착했다.

 

그리고 나는 다시 나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 밀린 빨래와 책 읽기를 시작했고 꾸물대며 하루를 지워갔다. 이런 일상이 또 한 해를 키워 낼 것이다. 그래서 올해는 건실한 한해를 채워 내자며 다이어리를 열심히 쓰자고 했다. 그런 일상을 맞아줄 나의 1월의 에세이를 골라 본다.

 

 

 

 

 

 

 

 

 

 

 

 

 

 

 

 

 

1. 우리는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걸어본다 시리즈가 상당히 마음에 든다. 그동안 읽었던 뉴욕편만 빼고 개인적으로 다 좋았다.

두 저자를 알지만 이 조합은 모르겠다. 하지만 제목에 가슴이 떨렸다. 문득 누군가에게 이렇게

마음을 쓰며 조심하라고 말했던 그때의 내가 언제였는지 떠 올려 본다.

 

 

 

 

 

 

 

 

 

 

 

 

 

 

 

 

 

 

2.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살아보기.

 

여행작가로 유명한 김남희 작가의 책이다. 사실 여행 작가의 책을 그동안 많이 읽었지만 가슴에 와 닿았던 책은 몇권 안됐다. 산티아고 편으로 처음 만났던 그녀의 책을 읽고 나는 정말로 산티아고에 못가서 안달이 났을 정도로 그녀의 여행기가 좋았다.

 

동남아시아의 얘기를 묶어 놓은 이 책 때문에 여행을 떠나지 못해서 또 안달이 나겠지.

 

 

 

 

 

 

 

 

 

 

 

 

 

 

3.우리는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

 

하, 정말 제목 참...

 

 

 

 

 

 

 

 

 

 

 

 

 

 

 

 

4. 시드니

 

하루키의 시드니 이야기. '승리보다 소중한 것'의 개정판이다.

읽은지 오래된 그의 책을 새롭게 만날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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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6 0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6 0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6 0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6-01-10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후즈음님, 편안한 일요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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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여름 휴가때 장기 여행을 다녀 오다가 올해는 5월말에 모든 일정을 몰아서 보름 넘게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다녀 왔었다.

5월말에 다녀 온 이유는 극 성수기를 피해서 싸게 다녀 오겠다는 목적이었고 그 목적에 맞게 여행후 경비를 계산하고는 18일정도 다녀온 여행 경비가 여름에 다녀온 10일정도 경비보다 훨씬 적게 나온것을 알고 무척 흥분하며 좋아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더웠던 여름에 늘 유럽 구석을 다니며 한국의 습한 공기를 피해 다니다가 올해 맞은 여름의 습기는 나를 미치게 만들었었다. 어쩌면 그것 때문에 나는 올해 더 힘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남들 할때 나도 같이 생활해 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었었던가, 뭐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

 

어제 늦은 오후 집으로 차를 몰고 오다가 잠시 차를 세워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 어제 새벽에 많이 내렸던 그 눈이 산에 안착하여 눈꽃풍경을 보여주었다. 마치 이곳이 북유럽이라는듯, 그렇게 하얗게 빛나는 모습에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나의 하루가 고맙고

이제 보내줘야 할 12월에 읽고 싶은 에세이를 골라 본다.

 

 

 

 

 

 

 

 

 

 

 

 

 

 

 

1. 포르투갈, 시간이 머무는 곳

 

올해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다녀온후 함께 한 여행 지인들과 몇달후 다시 만나서 여행 얘기를 나웠다. 두 나라를 비교하기엔 우리가 포르투갈에 머물렀던 시간이 현저하게 낮지만, 우리는 오래 머물렀던 스페인보다 포르투갈에 훨씬 더 마음을 뺏기고 있었다. 노란 트램을 타고 다녔던 그 좁은 골목의 정취에 빠졌고 그리워했다. 다시, 그곳에 머물고 싶게 하는 책이다.

 

 

 

 

 

 

 

 

 

 

 

 

 

 

 

2. 꾸들꾸들 물고기 씨, 어딜 가시나

 

성석제의 소설을 좋아했었는데 요즘 통 그의 유머가 와 닿지 않았다. 예전의 그런 방탕한 웃음을 준 그는 어디로 갔나? 아저씨가 되어서 순정만 찾고 계시나 걱정했는데. 그가 펼칠 새로운 입담을 읽고 싶다.

 

 

 

 

 

 

 

 

 

 

 

 

 

 

 

3. 우물에서 하늘보기

 

사실 저자에 대해 잘 모른다. 그런데 표지를 보자마자 다는 아, 이책은 꼭 읽고 싶다보다는 가지고 싶다고 마음이 바뀌었었다.

시인이 말을 걸어오는 에세이들을 읽었을때 소설가들보다 훨씬 좋았던 경험이 많았다. 그런 나의 경험을 살린다면 읽고 나면 분명 행복해 질 것이다.

 

 

 

 

 

 

 

 

 

 

 

 

 

 

 

4. 커피타는 고양이

 

다음 포털을 통해 커피타는 고양이를 알게 되었다. 올라오는 글을 읽으면서 울기도 많이 울고 사진도 혼자 쓰다듬으면서 좋아라 했다. 유독 고양이에 대한 편견이 많인 이 나라에 그들을 감싸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겪어야할 아픔들이 작아졌으면 좋겠다.

 

 

 

 

 

 

 

 

 

 

 

 

 

 

 

 

 

5. 죽는게 뭐라고

 

--> 사는게 뭐라고를 읽었다면 당연히, 읽어볼책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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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 - 알타이 걸어본다 6
배수아 지음 / 난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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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나면 다시 보기로 보는 프로들은 여행 프로들이다. 어딘가 떠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에서 내 발에 날개를 달아 공중에 떠 있게 하는 것은 여행 밖에 없다는 생각들 때문이었다. 그런 이유로 일 년에 두어 번은 장기로 떠나는 여행은 그 해를 버티는 원동력이다.

 

대부분 여행지들은 화제가 되거나 혹은 그동안 가보고 싶었던 것들을 찾아 다녔다. 내가 먼저 그곳에 도착하고 싶다는 용기가 없는 소심한 여행가 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여행이라는 것이 어디를 가서가 아니라 떠날 수 있기 때문에 즐거웠던 것이 아닐까. 그래서 나에게 장소란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길 위에 펼쳐진 여행의 나날이 필요 했을 뿐이다. 그녀가 운명처럼 떠났던 이 여행이 처음에는 부러움의 시선이었지만 이내 물음표를 가지고 책장을 덮었다.

 

 

 

그녀는 독일어로 소설을 쓰는 몽골 소설가 갈잔 치낙의 소설 “귀향”을 선물을 받고 그가 그냥 몽골의 소설가가 아닌 몽골 서북부의 소수민족 투바의 추장이라는 사실에 무작정 그를 만나야 겠다는 생각으로 알타이로 떠나게 됐다고 했다.

그동안 나의 여행지 선택은 이미 죽고 없는 사람이거나 장소들이었다는 것을 떠 올려보면 그녀의 이 선택이 역시 소설가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몽골어가 아닌 독일어로 소설을 쓰는 어느 한 부족의 추장이라니, 얼마나 드라마틱하며 환상적인가. 무엇보다 알타이 여행을 그 작가와 아니 작가이며 추장인 갈잔 치낙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더 멋진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운명처럼 자신을 불러들인 그와 3주 동안 함께 여행을 한다니. 이런 멋진 여행 상품이 다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녀가 선택한 알타이를 알기 위해 인터넷을 뒤졌다.

 

<알타이, 몽골의 서부에 위치한 곳> 몽골의 지도의 서쪽 끝부분에 있는 그곳으로 그녀를 이끌었던 것은 처음에는 ‘갈잔 치낙’이었겠지만 이후 그녀는 ‘알타이’ 자체의 힘이라고 말했다. 모 포털 사이트에서 여자 작가 세 명이 몽골 여행한 웹툰을 본적이 있었는데 그녀들의 여행을 보면서도 유목민으로 떠돌며 살아가는 그곳의 여행이 쉽지는 안겠다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훨씬 고생스러워 보였다. 춥고 척박한 땅에서 부는 바람에 고생을 하고 씻고 배설하는 아주 기본적인 생리 현상도 쉽지 않는 환경이라는 것, 그런 곳에 왜 가는 것일까 궁금했지만 분명 그곳에서 불었던 바람을 기억한다면, 그리고 밤에 쏟아지는 별을 봤다면 그 이유를 알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그런 풍경을 맞이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저 그들의 여행에 큰 공감을 더해주지 못한다.

 

 

그녀의 초반 여행은 알타이의 모래바람처럼 차갑고 척박했다. 통장은 비어 있고 소설가로 해야 하는 일도 밀려 있었다. 그런 그녀가 반문했던 “왜?”라는 것에 나도 같이 물어 봤었다. 왜, 그곳에 가야 하는 것일까? 꼭 알타이일 필요가 있는 것일까? 하지만 그녀는 해답을 얻기도 전에 이미 알타이의 추위를 견뎌낼 슬리핑백을 사고 있었다.

 

 

그녀의 이 여행기를 다 읽고 마음에 들었던 것은 그녀가 다녔던 그곳이 환상적이었다는 감상적인 표현이 없었던 것도 좋았지만, 그녀를 이끌게 했던 그 남자, 갈잔 치낙의 환상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그녀의 책을 다 읽어 가는 동안 갈잔 치낙에 대한 묘한 부정적이 생각이 많아졌다. 그녀가 느낀 그의 감정이 어떠했는지 모르겠지만 함께 알타이 산맥을 넘어가며 삼주동안 함께 한 그의 속내를 끝내 모르겠다는 물음표로 마쳐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였는지 모르겠지만 사실 알타이에 대한 환상이 남아 있지 않고 그녀의 여행기로 족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 이 책이 사실 고마울 뿐이다. 만약 갈잔 치낙의 멋스러움에 홀렸다면 나는 그녀처럼 나도 모르게 슬리핑백을 사고 있을지 모르니까.

 

 

 

3주 동안 불을 피우기 위해 야크의 배설물을 모아야 하고, 너무 늙거나 어리지도 않은 양을 도살해서 음식을 만들어 먹어야 하며, 마지막 주는 가져간 식양이 없어 마른 침을 삼키듯 딱딱한 빵을 넘겨지지 않는 목으로 넘겨야 하는 일들이 겁나서 알타이로 떠나는 여행을 겁내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스스로 다독이는 것은 오로지 나에겐, 갈잔 치낙의 환상이 없기 때문이라고 대답해 보지만 분명 두 번씩 혹은 그것보다 더 많이 알타이로 다시 짐을 꾸려 떠나는 이들은 분명 그곳에 놓고 온 아름다운 영혼을 다시 찾으러 가야 하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곳, 한없이 오래된 살아 있는 것들 한가운데서 나는 외롭게 살아 있었고, 그럼으로써 생의 어느 순간보다 더욱 많이 살아 있을 수 있었던 그날, 처음으로 나는 생각했다. 얼마나 큰 선물인가, 내가 지금 이곳에 있다는 것이.” P198

 

 

그녀가 머물렀던 유르테의 온기는 몇 년이 지나도 그대로 남아 있을 것 같다. 그녀는 아직도 알타이, 그곳을 그리워하고 있으니 말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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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1-21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었습니다. 배수아님은 소설도 쓰고, 에세이도 쓰고, 번역도 하시니 참 부럽습니다.
다른 책에서 요즘 몽골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리뷰를 읽으면서 참 낯설게 느껴지는 곳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후즈음님, 오늘 낮은 날이 참 따뜻했어요.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오후즈음 2015-12-04 16:25   좋아요 1 | URL
배수아 작가의 이 책은 그녀의 편견을 살짝 없애준 그런 책이었습니다.
서이데이님, 주말 시작 잘 보내세요~~
전 감기로 한달간 고생중이라서...답글도 이제야 씁니다.
부지런한 알라디너가 되어야 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