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 1 - 뉴욕의 여신
현경 지음 / 열림원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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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내가 나를 구원해야 -결국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거야 - 현경

 

 

 

10여 년 전 후배에게 자신에게 큰 감동을 준책이라고 해서 꼭 한번 읽어보라는 추천으로 책을 읽었다. 이 책을 통해 그녀가 말하는 아름다움의 구원이란 어떤 것일까 궁금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감동적인 책이 모두에게 같은 감동을 줄 수 없다는 너무나 상투적인 결말을 얻었다.

 

 

 

중국 유학을 오랫동안 하는 도중 읽은 그녀에게는 저자의 삶이 자신과 비슷하다고 생각을 했었는지 많은 공통점을 찾았던 것 같다. 저자는 이화대학교에서 7년 정도 교수로 있다 유니언 대학으로 종신 교수직 자리를 제안 받았고 운명처럼 뉴욕으로 날아가 그곳으로 삶의 터전을 바꾸었다. 누군가에게는 꿈의 도시며, 누군가에게는 총격이 난무한 무법의 도시, 뉴욕에서 못 찾으면 그 어떤 곳에서도 찾을 수 없다는 말처럼 세상의 모든 것이 다 있다는 그 화려하지만 고독한 도시에서 그녀가 얻은 사랑과 공감의 장은 상당히 흥미롭긴 했다.

 

 

 

이 책은 2002년에 출판 되었고 이후 10년 만에 다시 개정판이 나왔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는데, 요즘은 어디 그런가? 1년도 지나지 않아, 아닌 한 달도 안돼서 많은 것들이 바뀌어 있다. 너무 빠른 시대에 살다보니 그것을 따라 간다는 것이 벅찬 현재이다. 그렇게 미디어의 발달로 세상은 매일 강산의 일부분을 바꾸며 살아가고 있다. 어제 얘기 했던 사항이 오늘은 중요하지 않게 되는 요즘이라고 할까?

분명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읽었다면 더 큰 감동이 있었겠지만 지금의 그녀의 상황이 사실 많이 놀랍지는 않다. 그녀가 뉴욕에서 처음 만난 예쁜 남자가 게이이고, 또 사랑에 빠질것 같은 의사 또한 동성애자였다는 것이 그때는 놀라웠겠지만 요즘 같아선 흔하진 않지만 아주 없진 않은 일이기도 하다. 당시엔 논란이 되었던 것들은 이제는 논란의 중심에서 조금 멀어져 있다. 그래서 이 책의 서문에 모두가 이 책을 내지 말라고 말랐다는 부분에서 그 시대에는 수긍이 됐지만 지금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일이 됐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지만 그 밑에 깔린 기본적인 선입견은 많이 사라지지 않았다.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 달라졌을 뿐이다.

 

 

 

어떤 부분은 인정하지만 지금은 달라진 시대에 책 서문의 호들갑스러움이 불편했다. 이 책을 왜 출판하지 말라고 말렸지? 그녀가 책을 출판한다고 했을때 주변에서는 그녀에게 책 출판을 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아직은 이른 시기이니 이런 얘기는 하지 말라고 했다던가. 더 큰 난관을 뚫고 살아갔던 사람들의 책을 많이 읽어서 그랬는지 나는 그녀의 이 삶이 그저 부러운 일상으로 읽혔다. 미안하지만 그녀의 삶이 힘들어 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오랫동안 공부 할 수 있었던 환경과 그녀를 지지 했던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로 하여금 그녀는 큰 기운을 받아 히말라야 수도원에 찾아가 영적 순례를 할 수 있는 용기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강한 여자는 아름다운 남자를 사랑한다” 249쪽

 

 

 

강한 여자가 아니라도 아름다운 남자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그 의미에서는 어떤 뜻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녀가 호감 가졌던 남자들이 하필 이성애자가 아닌 동성애자였지만 그녀는 그들을 사랑했었던 모든 순간을 떠 올리며 이런 얘길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더 마음을 움직일 아름다운 사람들을 찾아 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라는 말은 내 속에 잠들어 있는 자아를 깨워 상처받은 자신을 치유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닐까. 그녀가 이 책을 통해 말하려고 했던 어떤 부분은 이런 얘기들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그녀가 신학을 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종교적인 행사와 마인드들이 책 속에 녹아 있는데 사실 나는 그런 부분이 불편했다. 구원이라는 말도 그렇다. 구원이라는 말도 종교적 색채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나는 내 삶이 누군가에게 그 어떤 것에게도 구원 받길 원하지 않는다. 나를 이끌며 지탱시킬 것은 오로지 나 스스로에게 향한 응원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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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처럼 소통하라 - 편지로 상대의 마음을 얻은 옛사람들의 소통 비결
정창권 지음 / 사우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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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가 그리움을 낳았다.[정조처럼 소통하라 - 정창권]

 

 

 

이메일이 생기면서 편지를 쓰는 일이 극도로 줄어들었다. 이메일이 생길 때는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때 내가 좋아했던 중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께서 나를 찾아 편지를 보내셨다. 제자가 스승을 찾아야 하는데, 선생님께서 나를 찾으셨다. 그날 새벽까지 작업을 하는 동안 메일 확인하고 너무 놀란 마음에 바로 답장을 드렸더니 선생님께서는 오늘 보낸 메일을 바로 확인하고 답장을 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며 즐거워 하셨다. 그간 많은 아이들을 가르치며 몇 안 되는 아끼는 제자라는 사랑고백도 받고, 선생님께서 낳으신 딸들과 함께 저녁 식사도 약속했었다. 미국으로 이민을 간 친구와도 실시간 메일이 가능한 시대에 있었다. 그때는 그래도 메일을 보내서 그간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고 그리움을 쏟아 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메일도 보내지 않고 인터넷 SNS로 소식을 보거나 메신저로 안부를 나누다 보니 오랜 시절 나눴던 편지는 그 순간들이 아득하게 그리워진다.

 

 

 

조선 시대에는 이런 실시간 소식을 나눌 매체가 없으니 오직 편지 밖에 없었다. 편지로 많은 소통을 다룬 [정조처럼 소통하라] 책에는 몰랐던 이들의 면모를 볼 수 있었다. 정조부터 박지원, 이순신, 정약용 그리고 명성황후까지 많은 이들이 편지로 그들의 마음을 어떻게 전달하고 소통했는지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정조는 편지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달인이었다. 그는 신하들에게도 편지를 보냈고 그 편지에는 그의 마음을 솔직하게 녹아냈다. 그의 편지를 받아 본 신하들은 왕의 권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표현하여 공감을 만들어 냈다. 자신과 적대적 관계에 있는 심환지에게도 비밀 편지를 주고받으며 정사를 논하고 정조의 유쾌한 언어 소통 능력으로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조선시대에 드물게 성리학을 공부한 강정일당이라는 인물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그녀가 남편에게 편지를 보내며 공부를 시키고 게을리 하면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다독이고 급한 성질로 화를 잘 내는 남편에게 편지를 보내 성품의 못남을 지적했다. 그녀가 남편과 멀리 떨어져 지내는 것도 아니고 한집에 살면서 쪽지 한통으로 남편에게 언쟁을 높이지 않고 대화를 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하였다. 이런 현명한 아내가 어디 있을까? 편지로 남편의 잘한 점을 많이 칭찬해주며 남편의 기를 살려 주고 못난 점을 편지로 생각할 순간을 만들어 줬다.

 

 

 

“조금 전에는 무슨 일로 사람을 그리 심하게 꾸짖었는지요? 과중한 책망이 아닙니까? 안색이나 언어는 군자가 더욱 마땅히 수양해야 하는 것입니다. [시경]에서 말하기를 ”남에게 따뜻하고 공손함이여, 아, 덕성의 바탕이라네!” 라고 했습니다. 당신이 남을 심히 꾸짖을 때는 자못 온화한 기운이 없으므로 감히 아룁니다.” 52쪽

 

 

 

많은 이들에겐 수많은 책을 쓰고 여러 기술적 업적을 남긴 실학자 정약용은 유배를 가며 자신의 가족이 폐족이 되었음에도 공부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길 일렀다. 자신의 아들에게도 수많은 공부를 하길 원했고 멀리서 그것이 못 마땅해 보이면 유배지로 내려와 자신의 밑에서 공부를 시켰다. 그는 엄격하고 깐깐한 아버지였으며 학자였지만 유배지에서 들인 첩과 그 사이에서 낳은 딸에겐 모진 아버지였다. 자신의 아들들에게는 그렇게 많은 편지를 보내 소통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배가 끝나 다시 돌아가는 길에 유배지에서 낳은 딸과 첩은 두고 떠났으며 몇 년 후 찾아 왔을 때도 못 본척했으며 단 한 번도 그 두 여자를 찾지 않았다고 한다. 때로는 그의 업적이 이런 일화 하나로 인간적인부분에서는 절대로 본받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게 된다. 그가 낳은 업적이 인격과는 다른 부분인 것인가 의문이 든다. 이런 소통인 부분을 들여다보면 그 위인들이 다소 다르게 보인다. 위인들은 뭔가 완벽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면에 그들의 약한 부분들이 나타나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런 부분에서 본다면 연암 박지원은 초상화로 보면 강해 보이는 인물이지만 손수 반찬을 만들어 자식들을 먹이고, 이른 나이에 부인이 세상을 떠났지만 끝내 더 이상 부인을 맞거나 첩을 들이지도 않고 부인에 대한 애도하는 마음을 이어 갔다.

 

 

“소통은 기본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으로부터 시작된다. 아무리 좋은 말이나 행동이라 하더라도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중심적으로만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그것 역시 불통인 것이다. 불통이란 대개 일방적인 지시나 명령의 형태로 이루어지며, 앞에서 살펴본 김훈의 경우처럼 계속해서 상대방을 힘들게 하는 법이다.” 242쪽

 

 

조선시대보다 소통 할 수 있는 매개체가 훨씬 많은 세상이지만 그때보다 더 못한 소통의 우물에 살고 있다. 독일에 머물며 도시가 바뀔 때 지인들에게 엽서를 보냈다. 그때 지인들에게 도장이 찍힌 엽서를 받아본 기억이 몇 년 만이라며 즐거워했다. 때로는 보내는 마음과 받는 마음의 시간이 더딜지라도 그 시간을 기다리며 더 그리워지는 마음이 증폭되는 것 같다. 그렇게 소통을 하는 마음을 넓혀 갈 수 있었던 지난날들을 떠 올리며 또 편지를 써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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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람도 적으로 만드는 말실수
전창현 지음 / 원앤원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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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람도 적으로 만드는 말실수 - 전창현



“감추고 싶은 무의식중에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을 ‘프로이트의 말실수’라고 한다. 끊임없이 내면을 다스리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17쪽

모임에서 유독 분위기를 즐겁게 하는 지인이 있었다. 그는 말솜씨가 좋아 어느 자리던 분위기 메이커였다. 하지만 그의 말에 때로는 상처 받는 사람들이 생겼는데 그가 분위기를 띄우는 방법에 문제가 있었다. 재미있는 말로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했지만 늘 그 재미있는 소재는 주변인들의 실수담이었다. 그 실수의 대상이 나에게 쏟아지는 것에는 어디 얼굴 들기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주변엔 때론 남의 실수로 즐겁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한 연예인을 좋아하는 이유는 나를 낮추는 대화법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의 실수가 조롱과 재미가 되지 않고 나의 실수와 실패가 대화의 소재가 되는 그의 대화법에 감동일 때도 있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우리가 무심코 쏟아내는 말은 때론 큰 위로를 주기도 하지만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주기도 한다. 매번 천 냥 빚을 갚을 말을 하면서 살 수는 없겠지만 실수로 인한 상처를 주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은 매번 하며 그러기 위해서 늘 마음의 수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내 사람도 적으로 만드는 말실수>에서도 이런 부분의 예시들이 많이 들어 있다. 몇 년 전 연예시상식에서 촬영 중 옷을 갈아입지 못하고 급하게 점퍼 차림으로 온 배우에게 스테프인줄 알았다며 분위기 띄우려고 했던 말은 사실 그날 적절하지 않았고 결국 그는 Sns에 사과의 말을 올렸지만 그는 늘 매번 말실수를 했다. 그의 말실수는 그냥 실수가 아니라 그가 다른 사람들을 보는 관점이 어떤 것인지 생각하게 되고 그의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어떤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이토록 말은 나를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하지만 인터넷엔 익명에 숨어 입에 담지 못할 얘기들을 쏟아 내는 말들이 넘쳐난다.

“마음속에 저장되어 습관적으로 튀어나오는 잘못된 말습관을 찾고 교정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순간순간 잘못된 말습관이 없었는지 체크해보자.” 43쪽

“말실수는 습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재미로 한 말이라 하더라도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모멸감을 느낄 수 있고, 상처가 될 수 있다. ” 115쪽



혹 나에게 말실수가 횟수가 많아 괴롭다면 나를 자극하기 좋은 챕터들이 많이 수록됐다. 실천 방안도 여러 개 있어서 체크 하며 살펴 볼 수 있고, 무엇보다 자극적인 말들이 많지 않고 어려운 말이 없어 쉽게 쓴 책이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부분은 좋다. 무엇보다 자기계발서들이 가르치는 화법이 싫을 때가 많았는데 그런 부분이 적어 괜찮았다. 다만, 예를 든 부분들이 마치 연예 기자가 가십거리를 찾아 쓴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가볍다는 것 빼고 슬림하게 써진 책이라 그간 나의 말실수들은 혹 누군가에게 상처로 남지 않았나 작은 반성도 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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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8-06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제가 꼭 읽어야할 책이네요.. ^^

오후즈음 2018-08-12 19:18   좋아요 0 | URL
아니....절대 사이러스님에게는 필요 없는 책이라고 생각하는데요. ^^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 여행지보다 더 설레는 테마별 호텔 여행 28
김다영 지음 / 반니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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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여행을 원할 때 -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 김다영]

 

 

 

연일 기록을 경신하는 여름날을 보내고 있다. 한여름 금방 간다고 생각했던 지난날들은 없어지고 이토록 힘든 여름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아 무서운 날들이다. 무더운 여름을 피하기 위해 여행간 강원도도 불볕더위에 허덕인다는 기사를 보며 요즘 한창 유행한다는 ‘호캉스’가 생각났다. 호텔에서 수영도 하고 시원한 룸에서 와인도 마시며 야경을 감상하고 룸서비스를 받는, 호텔에서 지내는 바캉스가 유행을 타는 이유는 아마도 어딜 가든 더운 열기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읽은 소설속의 주인공은 매년 해외여행을 가는 것보다 좋은 호텔에서 먹고 쉬며 자신만의 힐링을 했다. 왠지 호텔은 여행지에서 선택하는 나름의 숙박의 의미만 있었던 나에게 그녀의 행보는 신기하기만 했었다. 이런 돈을 지불 할 거라면 더 괜찮은 나라로 떠나 리조트에서 묶는 것이 훨씬 멋진 힐링 포인트를 갖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요즘 같아선 그녀의 그 선택이 얼마나 아늑한 시간이었는지 이해가 된다.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는 세계 속 멋진 호텔들을 소개 한다. 때로는 급하게 떠난 여행지에서 만난 호텔에서 제공한 가이드로 기막힌 여행을 하기도 하고, 그저 여행을 떠나 잠을 자기만 하는 곳이 아닌 특별한 혜택이 많은 호텔의 정보를 제공하는 책을 통해 여행 부스터가 발동이 되기도 한다.

 

 

“호텔이라는 세계에 빠져든 계기는 나를 놀라게 하는 요소가 많은 호텔을 하나둘 찾는 재미를 알게 되면서부터다. 다른 호텔에는 없는 독특한 부대시설과 객실 디자인을 가진 호텔을 찾으면 곧장 위시리스트에 기록해두고 찾아가곤 했다. 하지만 수년간 이 호텔에서 저 호텔로 경험치를 올려가면서, 호텔을 고르고 선택하는 기준은 여행의 목적에 따라 변화를 거듭했다.” 148쪽

 

 

저자의 말처럼 여행의 목적이 따라 숙박의 형태는 달라진다. 하지만 내게는 그동안 먼 여행을 떠나 더 많은 곳을 다니기 위해 아낄 수 있는 비용은 숙박이었다. 너무 외진 곳이 아니고 호텔의 청결이 떨어지진 않는 저가형 호텔이 여행 경비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큰 선택이었다. 그래야 맛있는 음식도 훨씬 더 많이 먹고 볼 것, 탈것도 많이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저자 머물렀다는 하룻밤 90만 원 대의 하와이 호텔은 아마도 내 평생 못갈 그런 곳이라고 할까. 그래서 사실 저자의 이 책이 내게 매력이 전혀 없었던 것도 그런 부분이었다. 누군들 좋은 곳에 가서 좋은 호텔에서 안자고 싶겠나. 다만 주머니 사정으로 하룻밤에 90만원의 호텔은 늘 제외 대상이 되곤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늘 멋진 뷰를 자랑하는 그런 곳에서 하룻밤의 안락함과 화려한 시간을 누리고 싶은 이중적 마음이 오가니 괴로운 선택의 시간을 줄 뿐이다.

 

 

조금은 불편해도 북적이는 로비의 외국인들과 술 한 잔을 할 수 있었던 호스텔이 좋았던 적도 있었지만 때로는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아늑한 침대가 있는 호텔이 그리울 때도 있다. 푹신하고 부드러운 흰 침대 커버가 있는 호텔의 침묵의 시간을 그리워 할 때도 있다.

 

 

이 책은 10만 원대의 호텔부터 90만원의 호텔까지 다양한 소개와 호텔만이 가지는 특색 있는 기능을 소개하며 호텔의 가는 방법까지 알려주고 있어 호텔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 같다. 호텔 로열티 프로그램 사용법을 보면서 그동안 숙박업소 사이트만 사용했던 것에 다양한 방법을 찾을 수 있음에 나 또한 큰 도움이 될것 같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조금은 불편하지만 사람이 북적대는 호스텔의 그 소음을 더 사랑하고 있어 조금 더 그곳에 머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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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와 선비 - 오늘의 동양과 서양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백승종 지음 / 사우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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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선비는 평소에 서류를 잘 정리해둔다. 임기가 끝난 그다음 날 소리 없이 관아를 떠나는 것은 맑은 선비의 법도다. 모든 정부를 투명하고 바르게 마감하여, 절대 이러쿵저러쿵 잡음이 나지 않게 하는 것이 지혜 있는 선비가 할 일이다.” 5쪽

 

 

 

“중세의 기사도와 신사도는 어떻게 서구 시민사회의 교양으로 부활했는가?”

“신사의 길과 선비의 길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저자는 이런 물음으로 책을 집필했을 것으로 본다. 비슷하면서 다른, 다른 시대와 세계에 놓은 두 개의 관점을 연결하고 비교 분석하고 싶어 했지만, 연결 되는 부분이 많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조선의 선비와 서양 중세 시대에 있었던 기사에서 그리고 신사로 이어지는 역사의 한 굴레는 저자들에게 흥미를 주기 충분한 조건을 갖추었다. 하지만 그 갈래의 부분이 명확하지 않았던 부분도 많았던 것이 이 책의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18세기에 등장한 신사도가 19세기로 이어지면서 그 부분은 사람과의 관계에서만 머물지 않고 다른 영역까지 침범했다. 특히 스포츠에서 그 부분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 스포츠맨십 교육을 유난히 강조한 학교는 영국의 퍼블릭스쿨이었다. 중세 기사도의 영향을 받은 것이 명백하다. 퍼블릭스쿨에서는 스포츠맨십을 젠틀맨십, 곧 신사도의 실천으로 간주했다. 청소년들이 신사다운 성품을 기르는 데 가장 중요한 교과목이 스포츠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들 페어플레이란 곧 신사도였고, 그 근본정신은 기사도에 맞닿았다. ” 102쪽

 

 

우리가 선비라고 생각하는 대상은 어떤 사람들일까. 곧은 절개와 청렴은 기상을 갖고 스스로를 바로 잡기 위해 애를 썼던 사람일 텐데 그 시대에 있었던 그 많던 선비들은 요즘 찾아보기 어렵다. 시대가 달라졌으니 그 가치와 판단도 달라지겠지만 기본 정신은 이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살피면 많이 아쉬운 요즘이다.

 

 

“선비들에게 지나치게 관념적이고 폐쇄적인 약점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로서는 어쩔 수 없이 선비를 존경할 수밖에 없는 점이 있다. 선비에게는 물질적 유혹으로 꺾지 못할 정도 강직함이 있었다. 제 한 몸의 부귀영화를 초개처럼 여길 줄 아는 큰 뜻이 있었다. 공동체를 향한 헌신의 열정이 있었가. 무엇보다도 개인의 삶과 우주자연을 하나로 꿰뚫는 유기적 인식이 있었다. 이기심과 탐욕이 곳곳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수없이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서 더욱 그러한가. 선비의 청고한 기상. 그의 호연함이 그리울 때가 적지 않다. ” 157쪽

 

 

이 책의 서평을 쓰는 날 우연치 않게 좋아하는 한 정치인이 세상을 떠났다. 나는 그가 선비와 같은 기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많은 부분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의 해악적인 그 말과 언어에 늘 감탄을 갖고 있었는데 그의 죽음을 앞에 두고 가슴이 아파 하루 종일 눈물이 났다. 물질적 유혹을 꺾으며 살아가고자 했던 선비의 정신을 갖고 있었던 그는 그것을 지키지 못한 마음의 부끄러움을 그렇게 밖에 표현 할 수 없었나 묻고 싶었지만, 이제 그에게 그 어떤 대답도 들을 수 없다. 부디, 이름 없는 그 세상에서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지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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