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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테크로 생각보다 많이 모았습니다 - 경제지 홍 기자가 알려주는 똑똑한 절약의 기술
홍승완 지음 / 가디언 / 2022년 8월
평점 :
시발 비용만 줄여도 부자가 될것 같아 [짠테크로 생각보다 많이 모았습니다.- 홍승완]
월초부터 화나는 일이 있었다.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쉽지 않았다. 그때 쇼핑 어플 장바구니에 담아 두었던 많은 물건들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다음 달 카드 값을 생각하면서도 이 정도는 나를 위로 할 필요가 있다며 결재를 했다. 4일 정도 지난 어느 날 집 앞에 택배 상자가 7개나 있었다. 마치 거대한 성을 이루고 있는것 같았다. 그것은 내가 나를 위로했던 바로 ‘시발비용’이었다. 택배를 두 번에 걸쳐 집안으로 가져갔고 5분도 안돼서 상자는 모두 오픈되었다. 그리고 만족스러운 것들도 있고 후회가 되는 것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만족했다. 나를 사 달라고 장바구니서 얼마나 애원을 하고 있었던 것들이 아닌가. 그리고 카드 금액을 카톡으로 확인하고 허탈하게 웃었다. 나의 ‘시발 비용’이 이렇게 비쌌다니.
[짠테크로 생각보다 많이 모았습니다]의 저자 홍승완이 말하는 ‘시발 비용’은 화풀이 비용, 즉 화가 나서 감정이 폭발하여 쓰이는 금액을 말한다고 한다. 이런 얘기는 이런 저런 기사로 많이 익혔지만 화풀이로 스트레스를 받아 쓴 지출을 크게 생각 안했었는데 ‘시발 비용’으로 묶어 생각해보니 큰 지출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홍승완 저자는 아주 경제 신문사의 기자다. 경제 관련 부분에 있으니 아무래도 더 많은 관심 분야였을지 모르겠지만 3년 동안 5천만 원을 모았다는 부분에서 그것 밖에 못 모았나 생각했었다. 기자들 월급이 얼만지 모르겠지만 대충 들었던 금액에서 3년 동안 5천만 원이 너무 적다는 생각을 하다 나는 어떤가 생각해보니 큰돈이었다.
다른 재테크나 투자가 아니라 월급만 가지고 돈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은 적게 쓰는 것 말고는 없다. 그런 부분에서 지출을 줄이는 방법은 안 쓰면 된다 생각하면 쉽지만 실천 부분에서 가장 어렵다. 소비를 부르는 요정들은 어느 순간이든 있기 때문이다. 나처럼 시발비용이 매주 혹은 매일 생길수도 있기 때문이다.
“버는 돈보다 적게 쓰고, 나머지는 저축하기가 부자가 되는 길이라면, 평범한 직장인이 부자가 되기 위해선 더 벌기가 아닌 덜 써야 하는 것이 맞다. 우리의 수입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가 언제, 어디서, 얼마나 돈을 쓰는지 파악해야 한다.” P59
저자 또한 수입이 일정한 월급쟁이 이기 때문에 버는 수입을 일정부분 나누고 저축하여 돈을 모으는 방법을 택했다. 그리고 가계부를 쓰면서 수입의 방향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스마트 폰 어플로 그동안 가계부를 쓰긴 했는데 지출 내용이 축적되는 것으로만 썼다. 어디까지나 이것은 기록만 있었을 뿐이다. 내가 이런 저런 지출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뿐 지금의 지출을 줄이자 생각하지 않았다. 마트에서 지출하는 금액도 전체 금액이 아니라 조금 더 자세히 적어보고 가계부를 쓸 때 세 가지 신호등 색으로 칠하면서 적는다면 더 한눈에 들어온다고 했다. 이 부분의 저자의 핵심 포인트가 있다.
세 줄 핵심 포인트
1- 우리의 소비는 생각보다 들쑥날쑥하다.
2- 가계부에 비용을 세 가지로 구분하면 소비 감각이 생긴다.
3- 가계부는 번거롭지만 소비를 줄이는 데 특효약이다. P63
일정 기간 동안 얼마큼의 돈을 모을지 정하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선 허리띠를 졸라 지출을 줄여 나가야 하는데 이런 관리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우선 가계부를 손으로 쓸 것, 어플로 그동안 나도 적어 봤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기록차원으로만 남아 버렸다. 중요한 목록 3가지를 나누고 형광색으로 구분하여 한 달 동안 어떤 색의 지출이 가장 많았는지 따져 본다면 반성의 기회나 지출이 많이 되고 있는 부분을 알 수 있어 좋을 것 같다.
저자가 지출을 줄인 것도 있지만 월급 이외의 수입을 만들어 내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요즘 많이들 사용하고 있는 ‘당근 마켓’이었다. 더 이상 읽지 않는 책, 운동기구, 의류들을 나눠 처분하여 수입을 만들었다. 나 또한 도서관에서 빌려 볼 수 없는 신간 책들을 사고 절반의 금액으로 팔 수 있게 빨리 읽고 있는 편이지만 사실 이 부분이 가장 게으르게 진행 되고 있다. 필요 없는 부분을 팔아 미니멀한 생활을 하고 수입도 만들 수 있으니 처분 할 수 있는 물건들 리스트를 만들어 작은 수입을 만들자. 저축을 하고 돈을 모으는 일은 부지런해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드는 부분이 이런 부분이었다.
절약을 할 수 있는 부분 중 가장 큰 부분은 외식을 줄이는 부분이라고 말한다.
“목표 저축액을 달성하기 위해선 당분간 밖에서 사 먹는 일을 줄여야 했다. 일종의 ‘집밥 우선주의’다.” P121
독일에서 몇 개월 사는 동안 외식을 많이 하지 않았다. 독일은 외식 비용이 아주 비쌌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여행을 하는 동안은 식빵과 잼을 사서 아침을 해결 했고 저녁도 그렇게 활용하기도 했다. 큰 식빵 하나가 우리나라 돈으로 2천원도 안해서 이틀 이상을 먹었다. 하지만 식당에서 스파게티 하나를 먹더라도 2만 원 정도의 팁 포함 금액이 있어야 했다. 그래서 그 지역에서 먹어야 할 음식이 있는 날 빼고는 거의 핸드메이드 샌드위치로 식사를 해결했다. 우리나라도 요즘같이 고 물가 시대에는 만원 한 장 가지고 먹을 점심 식사가 많지 않다는 것도 충격이었다. 그래서 집 밥 우선주의라는 말은 결국 외식을 줄이는 것이고 그 외식에는 배달 음식도 포함되어 있다.
밥 사 먹는 일을 최대한 줄이기로 하면서 체면을 내려놓으며 실행한 저자의 방법 중 하나는 ‘남은 음식 포장주의’였다. 회식을 하거나 지인들과 만나서 주문했던 음식이 너무 많이 남아 아깝다고 말하며 일어섰던 날들이 많았었는데 저자는 이런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남은 음식을 포장해서 알뜰하게 한 끼의 식사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모든 돈은 푼돈으로 시작한다고 했다. 그 푼돈을 모으는 방법은 생각지도 못한 여러 가지가 있었다. 하다못해 영수증을 통해 돈을 버는 방법도 있었다. 네이버 ‘MY 플레이스’에 영수증 리뷰를 남기면 포인트를 지급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동안 수많은 영수증들은 쓰레기 통으로 갔었는데 알뜰하게 사는 방법을 또 하나 얻었다.
3년 동안 모은 5천만 원의 금액은 저자에게 그냥 5천만 원은 아닐 것이다. 그 돈이 모이기까지 저자의 짠테크의 방법도 노고가 얼마나 많았을까. 무엇보다 사고 싶은 욕구를 누르며 시간을 보냈던 그 순간을 본받고 싶다. 문득 나의 시발 비용이 떠오른다. 아, 그 비용만 절약이 되었어도 나는 분명 저자 보다 더 많은 돈을 저축할 수 있지 않았을까? 부자가 되지는 못하지만. 고물가 시대에 절약은 궁상이 아닌 생존 방식이 되어 간다지만 그 궁색이 주변을 힘들게 하지 말았음 좋겠다. 십여 년 전인가 몇 억을 만들었다는 책을 낸 어떤 저자의 책을 보면서 주변 사람들은 정말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나의 돈을 아끼기 위해 주변인들의 지갑을 들추며 살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나는 홍승완 저자의 이 책에 애정이 가는 부분이 주변을 힘들게 하지 않고 나를 힘들게 하며 돈을 모았다는 부분이었다. 저자의 짠테크 10계명을 읽으며 돈을 모아 보겠다는 결심을 했다.
짠테크 10계명
1. 10만 원 벌기보다 10만 원 아끼기가 쉽다.
2. 신용카드는 외상이다.
3. 하루 만 원도 사치다.
4. SNS를 끊어라.
5. 소비습관을 바꿔라.
6. 선 저축 후 지출
7. 절약은 게임처럼 해라.
8. 하루 지출 ‘0’원을 만들어라
9. 마음속 질문을 외워라
10. 모든 돈은 푼돈에서 시작한다.
나는 여기에 하나 더 추가를 하고 싶다.
11. 시발비용은 욕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