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여행 도중에 국내에서 스탈린 관련 신작이 나왔다 해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이 책이 어떤 책인지 찾아봤다. 알고보니 내가 3년 전 어떤 페친이 알려준 기사를 통해 알게 된 인물이었다. 그 기사는 "비록 스탈린이 독재자지만, 유능한 군사 지도자"임을 역설하는 기사였다. 그래서 흥미로웠다.

 

이번에 제프리 로버츠의 책을 김남섭 교수가 번역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내심 기뻤다. 귀국하자마자 바로 인터넷 구매를 했으며 읽는 중이다. 비록 내가 보기에 서구 학계의 한계라 할 수 있는 관점들도 있는데, 그래도 지금까지 국내에 출판된 스탈린 관련 책들 중에 가장 훌륭한 책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스탈린이 어떻게 해서 유능한 군사 지도자인지, 어떻게 대중을 단결시켰는지 아주 훌륭하게 입증했다. 그리고 세간에서 히틀러스탈린의 동맹으로 모함하는 독소불가침 조약이나 폴란드 분할 그리고 겨울전쟁에 대해서도 기존 서구 부르주아 학계와는 다른 입장을 견지한다.

 

이 책에 따르면 소련과 독일의 폴란드 분할은 독소불가침 조약에 따른 것이고, 소련에 편입된 영토들 대다수는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의 자치 영토로 편입되었으며, 편입된 영토들은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계 주민들의 환영을 받기도 했다는 것이다.

 

겨울전쟁에 대해서도 흥미롭다. 우선 소련이 침공한 것은 무작정 침공한 것이 아님을 잘 알 수 있었다. 오히려 핀란드에게 영토적으로 양보하는 입장을 협상과정에서 조건으로 내세웠지만, 거부한 측은 핀란드였고 핀란드는 자국 내에 공산주의자들을 대대적으로 탄압했다.

 

거기다 당시 핀란드 정부는 극우 정부였으며, 1918년 적백내전기 좌파들을 학살하며 탄생한 우익정부였다. 아니나 다를까 소련이 핀란드를 침공하자, 서구 제국주의 세력은 소련을 막는다는 핑계로 극우 핀란드를 지원했고, 심지어 핀란드는 나치 독일의 대대적인 지원도 받았다. 오죽하면 1940년 말 소련이 독일과의 국가적 협상에서 핀란드 내에 있는 나치 독일군 철군을 요구했겠는가?

 

즉 이런 점에서 이번에 김남섭 교수가 번역한 제프리 로버츠의 <스탈린의 전쟁>은 제법 읽어볼만한 책이다. 비록 스탈린에 대한 여전히 악의적인 비방이 책에 있기는 해도, 이 책의 일독을 당연히 나 같은 좌파들에게 추천할만한 책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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