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사회에서 소련에 대한 온갖 악의적인 비방과 비난 그리고 거짓말들은 차고 넘친다. 특히 레닌 사후 소련의 지도자가 된 이오시프 스탈린에 대한 온갖 비방과 악선전들은 조금 과장하여 밤하늘의 별만큼 많다고 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대기근, 대숙청, 굴라그 수용소, 독-소 불가침 조약, 핀란드 침공, 발트 삼국 합병, 트로츠키 죽음, 카틴 대학살, 소련군의 인명 경시 전략 전술, 소련군의 약탈과 아녀자 강간, 동유럽의 위성국화, 한국전쟁 책임자 등등등, 말 그대로 서방이 스탈린에게 하는 악선전은 끝이 없는 수준이다. 그 중에서 이 글에선 스탈린 시절 굴라그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소련의 굴라그 수용소의 존재가 서방에서 비난의 대상이 된 것은 아마 극우 망명자인 알렉산드르 솔제니친(Aleksandr Solzhenitsyn)에 의해서일 것이다. 국내에서도 <수용소 군도> 시리즈로 유명한 솔제니친은 자신의 소설에서 말 그래도 소련에 대한 거짓된 소설들을 끊임없이 양산해냈다. 솔제니친이라는 인물이 얼마나 제국주의적이고 친서방적이며 친식민지주의적인에 대해 서방 사회는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는 1975년 베트남 전쟁이 북베트남과 해방전선의 승리로 끝나자, 전적으로 미국을 옹호하던 인물이었다. 또한 포르투갈에 맞서 앙골라에서 민족해방운동이 일어나자, 포르투갈의 식민지 지배를 옹호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솔제니친의 반동적이고 악의적인 이데올로기 따위는 철저히 외면당했다.


솔제니친은 소련 시기 굴라그에 수감된 인원이 도합 5,000만 명이라는 희대의 거짓말을 진실로 포장했다. 영미 제국주의 국가들도 이런 새빨간 거짓말을 진실이라고 우겨댔다. 솔제니친과 더불어 소련에 대한 온갖 악의적인 거짓말을 퍼뜨린 인물이 있다면 아마도 로버트 콘퀘스트(Robert Conquest)를 뽑을 수 있을 것이다. 로버트 콘퀘스트는 스탈린이 단행한 대숙청 시기 수백만 명의 소련인이 목숨을 잃었다는 거짓말을 했다. 대숙청이 한참이던 1937년에서 1938년 콘퀘스트는 700만에서 900만 명이 체포되었고, 1934년 당시 500만 명이 굴라그에 억류되었으며, 대략 합쳐서 1,200만 명의 희생자가 나왔고, 이 중 3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했다. 이 통계를 바탕으로 콘퀘스트는 1939년부터 1953년까지 1,260만 명이 굴라그에서 죽었다고 말했으며, 이러한 거짓말들을 총합해서 콘퀘스트는 스탈린이 집권기간 동안 2~3천만 명을 학살했다는 거짓말까지 했다. 


이런 거짓말들을 바탕으로 극우 네오콘 정치학자인 루돌프 럼멜은 한술 더 떠서 스탈린이 집권기간 동안 4,500만에서 6,200만 명을 학살했다는 말이 안 되는 소리를 사실인 양 통계화하기까지 했다. 물론 그 통계는 루돌프 럼멜의 자의적인 덧셈 뺄셈이지만 말이다. 럼멜의 주장은 워낙 말이 안되는 소리라 언급할 가치마저 못 느낄 정도이다. 심지어 1990년대 문서고 혁명으로 거짓말이 다 들어난 이후 콘퀘스트가 200만 명이 대숙청으로 희생되었다고 했을 때, 비슷한 시기 럼멜은 430만 명이 희생됐다고 뻥쳤다. 그러니까 스탈린이 4천만 명을 죽였다느니, 6천만 명을 죽였다느니 하는 소리의 원출처가 극우 네오콘인 루돌프 럼멜의 헛소리인 셈이다.


콘퀘스트에 따르면 1939년부터 1953년까지 연평균 사망률이 대략 10%였다고 말했다. 그리고 1934년 당시 정치범이 500만 명이라고 했다. 그러나 실제로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공개된 무서를 보면 실제 정치범의 숫자는 12만 7,000명에서 17만 명 사이였다. 그리고 강제노동수용소에 억류된 모든 이들의 정확한 수치는 대략 51만 307명이었다. 이 중 정치범의 비율은 25~35%였다. 즉 콘퀘스트는 15만 명의 억류자라는 현실적인 수치에 485만 명이라는 엄청난 부풀림을 한 것이다. 독소전쟁이 진행중이던 1941년에서 1942년 굴라그 수감자의 숫자는 50만 명 사이에서 오르내렸다. 무튼 콘퀘스트나 솔제니친 그리고 럼멜 등은 실제 숫자보다 수십 배는 부풀려 소련에 대한 악의적인 거짓말을 한 것이다.


콘퀘스트에 따르면 대숙청 시기 200만 명에서 300만 명이 희생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희생된 사람은 벨기에 노동당 당수이자 역사학자인 루도 마르텐스(Ludo Martens)에 따르면, 11만 5,922명이라고 한다. 즉 마르텐스에 따르면 실제 죽음 11만 6,000명에 콘퀘스트는 188만 4,000명을 추가하는 악의적인 반공 시체놀이를 한 셈이다. 거기다 굴라그 수감자도 가장 많던 1951년만 보더라도 실질적으로 195만 명에서 250만 명 내외였다. 이 중에서 정치범은 57만 명 정도다. 또한 이 정치범 57만 명 중 33만 명은 주로 나치 협력자들이었다. 이러한 맥락과 사실따위는 콘퀘스트나 럼멜 같은 이들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았고, 외면당했다.


전쟁 당시 굴라그 수용소의 석방자가 늘어났다가, 전쟁 이후 수감자가 증가한 것은 나치 협력자들 및 여러 잡범들을 수용하면서 생긴 일이었다. 그리고 굴라그의 생활은 우리가 생각하는 무슨 철조망 처진 곳이 아니었다. 대다수의 수용소의 인원들은 인근 마을과 수용소를 이동할 수 있었으며, 숙식이 제공됐다. 물론 강도 높은 노동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기본적으로 당시 소련은 8시간 노동제를 고수했다. 굴라그 최대 수용 인원은 200~250만 명 정도인데, 사실 1990년대 미국의 감옥 수감자 숫자보다 300만 명이나 적은 수치다. 그러나 이런 사실에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대숙청만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아래로부터의 혁명이라는 측면이 존재했으며, 숙청 또한 지극히 과장됐다. 서방세계에서 수정주의 학자로 유명한 아치게티(Arch Getty)가 <대숙청의 기원(Origins of the Great Purges)>에서 쓴 글을 보자.


“이런 증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숙청의 시기로 인식하는 예조프 시기가 다시 정의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그것은 경직된 관료주의가 반대파를 짓밟고, 고참 급진 혁명주의자들을 절멸시킨 결과가 아니었다. 사실, 그것은 완전히 정반대였을 것이다. 예조프 시기는 관료제에 대항하는 다소 과격하고, 심지어 히스테릭한 대응이었다는 주장은 증거와 상반되는 것이 아니다. 변화할 줄 모르는 관료들은 주의주의와 혁명적인 청교도주의로 요동치는 혼란스언 정국 속에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파괴되었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수감자 숫자를 얘기하겠다. 스웨덴의 사회주의 활동가인 마리오 소사(Mario Sausa)는 <진실이 밝혀지다>에서 “1996년 역사상 가장 많은 550만 명이 미국의 형벌체계 하에 있다”는 1997년 AP통신의 기사를 인용하며, 전쟁 직전의 스탈린의 소련과 미국을 비교했다. 이 숫자는 당사 미국 성인 인구의 2.8%에 상당하는 규모다. 형벌체계 하에 있다는 것은 교도소 수감자와는 다소 다른 의미다. 여기에는 보호관찰까지 포함된다. 그렇다고는 해도 2007년 말 기준 미국 법무부 통계는 730만 명이 교도소 수감, 보호관찰 등의 형태로 교정기관의 관리대상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2007년 말 기준 미국 성인의 3.2%가 수감되어 있거나 지역 공권력의 감시 하에 있다. 


미국의 수감자 인권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숫자일 것이다. 2005년 ‘시사저널’에 실렸던 정문호의 “미국 교도소에서는 엉덩이 지키기 어렵다” 기사의 일부 내용을 보자.


“지난 2000년 미국의 교도 행정 전문 잡지인 <프리슨전 저널>이 4개 주 7개 교도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재소자 중 21%가 최소 한 번 이상 강간 위협을 당했으며 그중 7%는 실제 강간을 당했다. 이 같은 수치를 근거로 따져보면 매년 최소 14만 명이 미국 내 교도소에서 강간당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사실을 볼 때, 미국의 감옥인권 문제는 굴라그 그 이상으로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다. 근데 왜 우리는 미국의 이런 인권유린은 보지 못하며, 스탈린 시기 굴라그에 대해 비난하기 바쁜 것일까. 마찬가지로 실체조차 불분명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얘기는 거짓말하는 태영호류 탈북자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미국의 감옥 인권은 전혀 보지 않을까? 필자는 이것이야말로 서방 스스로가 자의적으로 만들어낸 반공세뇌 시스템이라고 본다. 그러한 세뇌 시스템에 서방의 대다수 민중들은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고, 마찬가지로 반북주의로 무장한 한국의 대다수 일반인들도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솔제니친, 콘퀘스트, 럼멜이 한 거짓선전을 믿지 않고 비판적으로 분석할 때, 그런 세뇌된 반공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며, 서구 제국주의자들의 악의적인 여론조작과 언론검열의 추악한 민낯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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