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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체 게바라 평전
시드 제이콥슨 외 지음, 이희수 옮김 / 토트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20세기 위대한 휴머니스트 체게바라
체게바라(Che Guevara)!
난 이 이름을 듣기만 해도 가슴이 뛴다. 예수와도 같은 얼굴을 한 이 인물은 정말 예수처럼 남을 위해 자신을 철저하게 희생한 혁명가였다. 미국의 포악한 독점자본이 착취와 유린을 일삼던 라틴아메리카에서 체는 억압받고 고통받는 민중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
체는 한손에는 총과 다른 한손에는 의약품을 들고 혁명에 투신했으며, 그의 삶은 1967년 10월 볼리비아에서 마감됐다. 그의 마지막 혁명은 분명 실패였다. 혁명가를 두려워한 제국주의 앞잡이와 미국은 그를 총살했고, 시신은 묘비도 세우지 않은 채 비밀리에 매장됐다. 하지만 체는 전설이 됐고, 오늘날까지도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1968년 프랑스 파리와 독일의 베를린에서 68혁명이 일어났을 당시, 젊은이들은 체게바라와 호치민의 사진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호! 호! 호치민! 체! 체! 체게바라!˝를 외쳤던 젊은이들은 이들의 위업을 받들어 미제국주의의 폭력성을 규탄했다.
당시 미국은 베트남에서 파괴적인 살육전을 전개하고 있었고, 무고한 베트남 민간인들이 미군의 최신식 화력과 무기에 대량학살 당하고 있었다. 이런 제국주의의 폭력성에 반기를 들고 저항한 인물이 바로 베트남의 호치민과 쿠바의 체게바라였던 것이며, 실제로 서구의 젊은이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체게바라가 총을 들게 된 이유는 분명하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의대생 체는 라틴아메리카를 여행하던 도중 제국주의가 저지른 폭력과 억압을 두눈으로 직접 보았기 때문이다. 연합과일회사를 비롯한 미국의 독점 기업들은 자국의 초과이윤을 위해 라틴아메리카 민중을 개처럼 취급했고, 미국에 협력한 부르주아 계급들은 민중을 착취하며 호의호식했다.
뜨거운 심장을 가진 체는 바로 그걸 묵과할 수 없었고, 사회주의 혁명만이 라틴아메리카 민중을 해방시킬 수 있는 길이라 굳게 믿게 됐다. 그가 피델 카스트로를 만나 쿠바 혁명에 동참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사회주의 혁명 이전의 쿠바는 미국의 식민지였다. 마약과 매춘, 부정부패가 창궐했고, 소수의 자본가들만이 미국의 자본가들과 더불어 부를 독점했다.
쿠바 혁명은 그런 제국주의 체제를 종결시킨 혁명이었으며, 혁명에 성공한 카스트로는 미국 제국주의가 소유한 생산수단을 국유화했다. 가난한 이들에게 무상으로 교육시키고, 치료시키며 집을 주었다. 쿠바의 사례가 성공했듯이, 체는 이러한 혁명을 라틴아메리카 전역으로 확산시키고 싶어했다. 그래야만 미국의 제국주의에 맞서 저항할 수 있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바로 그랬기 때문에 미국은 볼리비아에 체게바라가 잠입했다는 소식을 듣자, CIA와 육군 특수부대 그린베레를 투입하여 어떻게든 체를 죽이고자 했다. 미국은 체게바라를 죽였지만, 그의 순고한 혁명 이념까지 억압받고 유린받던 민중들의 마음속에서 지우지 못했다.
이번에 읽은 책 <만화 체게바라 평전>은 인간 체게바라가 낡은 오토바이를 타고 혁명가가 되는 과정부터, CIA가 동원한 토벌대에 의해 사살되는 최후까지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중간 중간에 국제정세에 관한 설명과 더불어, 체의 인간적인 심오한 고민을 만화의 형태로 잘 담아낸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내가 체게바라를 처음 읽은 건 6~7년 전 군대가기전에 했던 일반휴학 시절이었다. 그때 읽은 <체게바라 자서전>과 어록, 평전 그리고 감상한 영화와 다수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숭고한 신념을 가진 그를 존경하게 됐다.
체게바라가 꿈꾸던 라틴아메리카의 해방이 이루어졌는가?
이 질문에 대답하자면, 아직은 아니다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이 있다. 체가 가졌던 그 원대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싸우고 투쟁하는 수많은 체게바라가 라틴아메리카에 있다는 사실은 현재 그곳에 확산되는 반미 반자본주의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또한 체가 목격한 억압받는 라틴아메리카의 현실은 현재 진행형이다. 따라서 체게바라의 혁명적 위업과 신념은 여전히 유호하다.
라틴아메리카에 진정한 해방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며 서평을 마치도록 하겠다.
˝사회주의는 라틴아메리카에서 이루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