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은 한국전쟁 70주년을 맞는 해였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시끄러웠던 그해 10월 국내 인터넷상에서 중국의 발언에 크게 불쾌함을 느꼈던 국내 네티즌들이 제법 많았던 것 같다. 그 이유는 바로 중국의 시진핀 정부가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항미원조라는 표현을 썼고, 이를 중국 사람들이 옹호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런 문제가 한국 연예계까지 퍼지며 상당히 큰 사회적 논란으로 까지 번졌었다. 물론 나는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들이 다소 타국이나 타인에게 무례한 행동을 안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타국 역사나 문화에 대한 중국의 역사왜곡도 만만치 않다고 생각한다.
(항미원조 중국 포스터)
예를 들어서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김치 및 한복을 자신들의 고유문화로 설명하려는 태도에 대해서 큰 불쾌감과 반감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당연히 잘못됐다고 본다. 그러나 필자는 이러한 중국의 문제점이 그들이 표현하는 항미원조와 묶이며, 항미원조라는 표현까지 역사왜곡으로 묶어서 보는 국내의 언론이나, 네티즌들의 입장과 태도는 잘못됐다고 생각하며, 항미원조라는 표현 자체가 근거 없는 역사왜곡이 아니라고 본다.
(시진핑의 역사왜곡?????)
많은 사람들이 잘 알려고 하지 않는 사실이지만, 1950년 6월 25일에 시작된 6.25전쟁 즉 한국전쟁은 얼마든지 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해석이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한국에서는“1950년 6월 25일 북한이 남한을 공격한 전쟁”이라 하여 ‘6.25전쟁’이라는 명칭을 대체로 많이 사용한다. 반면 북한은 이 전쟁을 “미제국주의를 몰아내고 남조선 괴뢰 도당을 몰아내는 전쟁”으로 인식하는 의미에서 ‘조국해방전쟁’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그리고 중국은 “미국에 맞서 조선을 지원한 전쟁”이라는 의미에서 ‘항미원조전쟁’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즉 한국전쟁을 역사적으로 해석하는 시각의 차이이지 역사왜곡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2020년 국내에서 보도된 뉴스)
그렇다면 중국에서 얘기하는 항미원조전쟁이라는 표현이 과연 어떻게 해서 역사왜곡이 아니고 틀린 표현이 아닌 것일까? 그 이유는 20세기의 아시아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중국은 장제스의 국민당과 마오쩌둥의 공산당의 제2차 국공내전이 일어났고, 1949년 공산당이 승리했다. 승리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졌고, 중국은 이 전쟁에서 북한을 지원하기 위해 소련을 대신해서 참전했다.
(국내에 출판된 항미원조 관련 서적)
이들이 참전한 이유에는 미국의 군사적 전략과도 연관이 있다. 우선 한국전쟁 당시 미국의 대 아시아 라인은 한반도와 일본 대만 그리고 인도차이나까지 연결되어 있었고, 미국은 한반도와 대만 해협 그리고 인도차이나 북부 지역에서 중국을 압박하는 것이 전략적 방법이었다. 특히 인도차이나의 경우 미국은 프랑스의 식민주의 전쟁을 지원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프랑스는 독립투쟁을 전개하고 있던 호치민 정부를 군사적으로 탄압했다. 마찬가지로 대만에서도 미국은 장제스를 지원했으며, 1950년 한국전쟁에서는 이승만 정부가 북진하게 됨에 따라 미국이라는 세력은 중국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다가 왔다.
즉 이런 부분에서 보았을 때, 시진핑이 항미원조를 운운하며 미국의 제국주의를 격퇴했다는 주장은 논리적으로 틀린 말이 아니다. 오히려 이것은 한국전쟁을 단순히 김일성의 침략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모든 것을 합리화 하려는 이들이 다양한 역사적 예시를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실제로 당시 미국은 제국주의였고, 트루먼 독트린은 그 제국주의적 행위의 시발점이었다. 따라서 필자는 이런 점에서 보았을 때, 중국이 항미원조 전쟁을 주장하는 것이 역사적으로 왜곡된 시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중국 네티즌들이 BTS와 같은 한국측 연예인들에게 어떤 무례를 범했는지와는 별개로, 중국의 항미원조론 자체가 역사왜곡이라는 시각은 논리적으로 어폐가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항미원조는 역사왜곡이 절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