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가 - 역사의 전복자들
길(도서출판)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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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2012101일 영국의 한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자가 96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그는 오스트리아계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나 젊은 시절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마르크스주의자로서 살아온 인물이었고,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역사를 재조명하고자 했던 인물이었다. 그가 바로 에릭 홉스봄(Eric Hobsbawn)이다. 젊은 시절부터 생을 마감할 때까지 마르크스주의자로서의 삶을 살았던 에릭 홉스봄은 생전에 여러 저서들을 남겼다. 그의 대표적인 4대 저서인 혁명의 시대, 자본의 시대, 제국의 시대, 극단의 시대는 마르크스주의적인 관점에서 역사를 조명한 성과물로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준책들이다.

 

필자는 올해 초 SNS상에서 잘 알고 있는 한 동지로부터 에릭 홉스봄의 저서를 알게 됐다. 이에 따라 필자는 그가 집필한 극단의 시대를 전 페이지는 아니더라도 일부분 참고할 용도로 읽게 되었는데, 그에게 상당한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 왜냐하면 그는 마르크스주의적 입장에서 20세기의 역사를 조명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그가 인식한 냉전에 대한 관점이 많이 기억에 남는다.

 

그의 저서 극단의 시대는 분명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역사를 조명한 명저지만, 지난번 액기스로 읽은 그 책을 뒤로하고 필자는 이번에 그의 저서인 혁명가 역사의 전복자들을 읽었다. 이 책이 더 끌렸던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저 혁명가 역사의 전복자들의 책 표지가 끌렸기 때문이다. 그의 책 혁명가 역사의 전복자들은 총 5부로 나뉘어있다. 공산당의 투쟁을 다룬 1부와 아나키즘에 대한 성찰과 비판을 다룬 2, 마르크스주의와 마르크스주의가 노동운동에 미친 영향을 다룬 3, 군인과 게릴라를 다룬 4부 그리고 반란자와 혁명을 다룬 5부로 나뉘어 있다.

 

아나키즘에 대한 그의 성찰 및 날카로운 비판은 상당히 볼만 했다. 아나키즘이라는 이데올로기가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무대책성을 홉스봄은 아주 날카롭게 비판한다. 그와 동시에 홉스봄은 과거 아나키스트들이 혁명에 헌신하여 기존의 체제를 타파하고자 했던 역사적인 부분을 인정하기도 한다. 즉 홉스봄은 아나키즘의 양면을 아주 잘 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는 각 당의 공산당의 역사적 사건과 활동들을 통해 유럽 각국의 공산주의 운동사를 조명한다. 그는 기존에 소련의 스탈린주의에 머물러 있는 점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기도 하지만 그렇다 해서 소련과 현실 사회주의 그 자체를 절대로 부정하지 않는다. 물론 이 점에서 홉스봄은 필자와 좀 다른 견해를 가졌는지는 몰라도, 그가 끝까지 소련의 사회주의 체제를 믿었다는 점에서 그를 나쁘게 보지 않는다.

 

그가 마지막 장인 5부에서 다루는 주제는 대체로 68혁명 시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 그가 가지고 있는 성에 대한 인식은 좀 구식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한 점이 있긴 하지만, 그 나름 고찰해볼만한 분석을 하기도 한다. 그는 68혁명에서 왜 사회주의 혁명을 성공시키지 못했는지를 분석하고자 했다. 그의 분석은 생각보다 타당한 근거를 제시한다. 따라서 그는 혁명을 성공하기 위해 어떤 방법이 적합한지 그 대안이 뭔지를 자기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알려준다.

 

책의 제4부에서 다룬 군인과 게릴라 파트에서 그는 베트남 전쟁 당시 베트콩 게릴라 투쟁을 통해 게릴라전의 특성과 본질을 분석한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베트남 전쟁에서의 베트콩은 민중과 함께하는 조직이다. 따라서 그는 이에 맞서는 미국은 그런 게릴라전의 본질을 쉽게 무시하고, 거기에는 반공주의라는 사상이 있다고 주장한다. 베트남 전쟁을 통해 그가 분석한 게릴라에 대한 내용도 상당히 감명 깊었다.

 

에릭 홉스봄의 혁명가 역사의 전복자들1960년대(특히 68혁명을 전후로 해서)1970년대 그가 쓴 논문들을 모으거나 핵심을 간추린 책이다. 개인적으로 그의 분석이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의 글들이 신선하게 다가온 이유에는 그가 끝까지 영국 공산당에 남아 사회주의를 지지하는 마르크스주의자로 남았던 행적도 한몫 했던 것 같다. 그의 책 혁명가 역사의 전복자들은 홉스봄 나름의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을 가지고 여러 가지 역사와 주제를 분석한 책이기에 읽어볼 가치가 있다.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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