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이란의 역사 - 신비한 천일야화의 탄생지 생각하는 힘 : 세계사컬렉션 6
최승아 지음 / 살림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끔 비교적 마이너한 나라의 역사에 대해서 알고 싶을 때 무엇을 읽어야 할지 고민이 될 때가 있다. 물론 여기서 마이너하다는 이야기는 그 나라가 발전했느냐 아니냐, 역사가 오래 되었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전적으로 한국에 그 역사가 잘 알려져 있는 나라인가 아닌가에 따라 판단한다.

 

  페르시아, 이란은 이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매우 마이너한 나라이다. 아마도 페르시아와 이란이 동일한 지역에 세워졌던 나라라는 것을 아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페르시아 하면 그냥 "나는 관대하다" 정도로만 알고 있지 않을까? 그것도 이상한 모습으로만 기억할 것이다. 조금더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2차 그리스 전쟁인 페르시아 전쟁과 영화 300의 배경이 되는 테르모필레 전투, 300 2편의 배경이 되는 살라미스 해전 정도로 기억할 것이다. 그렇지만 의외로 페르시아는 우리나라와 오래전 부터 교류가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교류가 원나라를 통한 교류인데, 원나라 시대에 "색목인" 계층이 대체로 서아시아에서 온 사람들로 이 중에 페르시아 민족들이 있었다. 무협지나 환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색목인이라고 등장하는데 이 사람들이 페르시아 쪽 사람이다.

 

  이에 비해 이란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축구로, 그리고 미국에 대항하는 깡패국가로 많이 알려져 있으며, 북한의 핵개발과 관련하여 심심히 않게 등장하는 이름이기도 하다. 호르무즈 해협을 파병을 두고 미국의 요청이다, 아니다 독자 파병이다 등등 말이 많은데 바로 이곳이 이란이다. 참고로 얼마전 국방부에서 소위말하는 뻘짓을 했다. 청해부대의 작전 지역을 표기하면서 "아라비아 페르시아만"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가 "페르시아만의 역사적인 명칭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다. 사실에 대한 상호 존중과 수용이 문명국가 간 관계의 기본"이라는 항의를 받았다. 이 지역의 명칭에 대해서, 이란과 이란에 적대적인 나라들 사이에 첨예한 대립이 있다. 한국에서 동해와 일본해라는 명칭을 두고 갑론을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일본해라는 표현이 기분이 나쁘다면 당연히 아라비아만이라고 지칭해서는 안된다. 결국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만을 병기하는 것으로 일단락 되었지만, 이를 통해서도 알게 되는 것이 이 지역 역사에 대해서 많이 무지하다는 것이다.

 

  페르시아와 이란이라는 두 나라의 역사에 대해서(같은 나라이긴 하지만 서로 다른 나라. 우리로 치면 고려와 한국 정도?) 개괄적이나마 역사서가 나왔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긴하다. 그렇지만 개괄서인데다가, 책이 너무 얇다. 그러다 보니 그저 교과서 정도의 수준? 어떻게 보면 교과서보다 내용이 더 성기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 싶어서 읽기는 하지만, 이 정도로는 세계사 교과서에 다루고 있는 개괄 수준에 미치니 많이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조만간 이란의 역사에 대해서 조금더 깊이 있게 다루는 책이 출판되기를 기대해 본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청소년에게 입문서로 읽히기에 적당한 수준의 책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스피 2020-02-14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사실 이란이 페르시아란 사실을 잘 모르는 분들이 많죠.이란은 천일야화가 탄생한 지역이지만 요즘은 과격한 이슬람 원리주의 탓에 좀 배척받는 분위기지만 팔레비 왕조시절만 하더라고 한국과 매우 친밀했는데 그래서 한국에는 테헤란로 테헤란에는 서울로가 있을 정도입니다.
뭐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란인들이 최고의 문학작품이라고 스스로 여기고 있는 샤나메나 국내에 번역되었으면 좋겠습니다^3^

saint236 2020-02-17 14:25   좋아요 0 | URL
예 서울에 테헤란로가 있다는 점은 알지만 테헤란에 서울로가 있다는 점은 아무래도 한국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기는 하네요.
 
사쿠라 진다 - 전후 70년, 현대 일본을 말하다
우치다 타츠루.시라이 사토시 지음, 정선태 옮김 / 우주소년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다.

 

  "4+1 협의체가 취약층의 마스크 지원 예산 114억 원을 삭감하면서 한국당에 설명도 없이 날치기 통과 시켰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감에 묻어 가면서 정부를 비판하기 위한 전형적인 행태이다. 그런데 이 글은 부메랑이 되어 자한당에게 돌아갔다. 자한당에서는 전액 삭감을 주장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뿐이 아니다. 사태를 제대로 콘트롤하지 못하는 문재인 정부를 비난했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서 몇년 동안 꾸준히 방역 예산을 삭감하고, 방역 인력 충원에 딴지를 걸어서 충분한 인력이 충원되지 못하게 했던 과거의 행태들이 들어났기 때문입니다.

 

  자한당은 잘 모르는 것 같지만 많은 국민들이 자한당에 대해 미련을 버린지 오래다. 물론 비교적 나이가 많으신 분들은 여전히 자한당을 지지하고, 보수 성향인 사람들도 자한당을 지지하지만 그것은 자한당이 좋아서가 아니라 대안이 없어서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이명박이 싫었던 사람들이 정동영을 중심으로 뭉쳤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젊은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자한당이라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솔직하게 말하면 우습게 생각한다. 한때는 여당이었고, 많은 국민들이 지지했던 정당이 왜 이렇게 쪼그라들었을까? 나는 여기에 대한 답을 '사쿠라 진다'라는 책에서 발견했다. 반성이 없기 때문이다.

 

  패전 후 일본의 현대사는 묘한 모습을 갖게 된다. 주변 국가들은 사과하라고 말하고, 대다수의 일본 국민들은 왜 사과하라고 하느냐면서 떼쓰지 말라고 말한다. 일본 국민들이 양심이 무뎌서 그런가? 아니다. 못 배워서 그렇다. 못 배웠다는 말이 무식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정말 배우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패전 후 일본 지배층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계속 유지하기 위하여 한 가지 꼼수를 쓴다. 그것은 패전이라는 사실을 역사에서 지워 버리는 것이다. 있었던 사건이 어찌 없어지겠는가? 그것도 수 천년, 수 백년 전의 사건이 아니라 불과 몇 십년 전의 사건인데 가능하겠는가? 일본 지배층들도 이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다.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없앨 수 없으니, 일본 국민의 머릿 속에서만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패전이라는 말 대신 종전이라는 말을 쓴다. 2차 대전에서 일본은 연합군에게 패했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세 나라는 분명한 패전국이다. 그럼에도 일본에서는 전쟁이 끝났다는 의미로 종전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전쟁에서 패했다는 말로 패전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다. 전쟁은 있으나 그 전쟁에 왜 일어났은지, 그 전쟁에서 누가 패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사실이 사라진 것이다. 일단 여기에서부터 시작한다.

 

  이러서 일본은 맥아더와 합의를 하는데 천황제를 유지하자는 것이다. 실제적인 정치는 내각에서 하더라고 일본의 상징적인 의미로 천황제는 유지하자는 그럴듯한 논리로 맥아더를 설득했다. 물론 미군이 순진해서 여기에 넘어간 것이 아니다. 소련의 세력 팽창을 막기 위한 교두보로 일본을 이용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 안정된 일본이 필요했기 때문에 용인한 것이다. 그런데 천황제 유지가 일본 지배층의 뻔뻔함에 면죄부를 주었다. 독일의 전쟁 주범은 누구인가? 히틀러이다. 이탈리아는? 무솔리니. 그러면 일본은? 일본의 전쟁 주범은 모호하다. 일본의 A급 전범들이 처벌받은 것은 분명하지만 상징적인 주범이 없다. 그 주범이 누구이겠는가? 천황이다.(천황이라고 쓰니 기분이 나쁘지만 어쩔 수 없다. 일본의 황제에 대한 정식 명칭이라) 그런 천황을 계속 옹립하고 있으니 자신들의 전쟁에 대한 반성이 제대로 될 수 있겠는가?

 

  이렇게 전쟁에 대한 반성이 없으니 이후의 행동도 거침이 없다. 양심도 없고, 부끄러움도 모른다. 되려 큰 소리 친다.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가? 그러면서 주변 국가들을 떼쓴다고 몰아 부친다. 미국의 옥수수는 기꺼이 사주면서 한국에는 물건을 안 팔겠다고, 너희같은 것들에게는 팔 수 없다고 큰 소리 친다. 일본이 속해있는 동아시아에서는 고립되어 가고 있지만 그들의 마음은 오직 미국에 가 있다. 그리고 이것만이 살 길이라고 말한다. 오직 미국의 말에는 귀를 기울이고, 주변 아시아 국가들의 말은 무시한다.

 

  반성이 없는 역사란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반성은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보고, 그것을 반추하면서 자신의 언행에 대해서 잘못이나 부족함이 없는지 돌이켜 보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부터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 그러므로 보다 나은 미래로 향하기 위해서 반성은 반드시 필요하다.

 

  일본만 그런가? 한국도 그렇다. 험난한 한국의 현대사는 적폐청산의 시간마저 주지 않았다. 친일은, 친미로, 다시 친러로, 그리고 다시 친미로 돌아섰다. 그 사람들은 변검의 명장처럼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조금도 흔들리지 않으며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고 있으며, 적폐청산이라는 말 앞에서 빨갱이라면서, 분열을 조장한다면서, 당시 전 국민이 친일이 아니냐면서 반성을 거부한다. 그 전략이 주효한 것 같다. 어느새 그들의 과거를 알던 이들이 사라져가고 있다. 패전을 모르는 일본 국민처럼 그들의 과거 행적을 모르고 오늘날 그들의 모습만 지켜본 이들에게 반성은 무엇이며, 적폐청산은 무엇이냐는 말이 심심지 않게 나온다. 그런데 말이다. 그러면 무엇을 하냔 말이다. 집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 안 새는가? 반성을 모르는 그들의 행적은 요즘에도 반복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과거의 행적은 잊힐 수 있어도 최근의 행적은 잊힐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인터넷이라는 신문물이 그들의 과거 행적을 모두 기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쿠라 진다라는 책은 일본의 현대사의 기묘함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동시에, 한국 현대사의 기묘함에 대해서도 말한다. 저자의 의도가 아닐지라도 말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란가방 2020-02-11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죽어도 그쪽 지지하겠다는 소리가 여전히 들리더라구요.... 아...

saint236 2020-02-12 11:17   좋아요 0 | URL
습관 같습니다. 그쪽 지지하는 것도 어릴 때부터 몸에 들어온 습관이요

2020-02-12 14: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int236 2020-02-15 20:47   좋아요 0 | URL
물론이죠 나라가 망해도..참 서글픈 말입니다
 
역사는 수메르에서 시작되었다 - 인류 역사상 최초 39가지
새뮤얼 노아 크레이머 지음, 박성식 옮김 / 가람기획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메르!

 

  우리에게는 너무나 낯선 문명이다. 그렇지만 의외로 우리와 친숙한 문명이기도 하다. 수메르라는 이름을 잘 모를 뿐이지 우리가 어릴 적 머릿 속에 꾸역꾸역 집어 넣었던 메소포타미아 문명(티그리스-유프라테스 문명)이 수메르 문명을 가리킨다. 수메르라고 이름을 하지만 실제로 수메르라는 국가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여러 도시 국가들의 연합체를 수메르라고 부른다. 고대 그리스에 그리스라는 나라가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수메르 문명은 베일에 가려져 있던 문명이다. 아주 오래전에 존재했었던 문명이고, 주변의 다른 국가들이 수메르에 대해 기록할만한 여건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멸망과 동시에 잊혀졌던 문명이라고 하겠다. 그러다가 고대 바벨론 문명을 발굴하던 중에 우연히 발견되면서 그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물론 그것도 바벨론 유물을 발굴하던 중에 딸려 나온 유물, 바벨론의 아카드 어와 쐐기 문자로 해독할 수 없는 점토판들이 그 안에 섞여서 발견 되면서 의문을 자아내다가 수메르-아카드어 사전 역할을 하던 점토판이 발견되면서 수메르의 존재가 알려 지게 되었다.

 

  이렇게 생소한 수메르 문명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고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수메르 자체의 문명이라기보다는 기독교와의 관계 때문에 그렇다. 구약 성서에 기록된 사건들과 비슷한 내용들이 수메르 신화에서도 발견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 유명한 것으로 이야기하자면 노아의 홍수와 바벨탑과 같은 것들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홍수는 수메르 신화에서, 바벨탑은 앗수르 유적에서 발견되는 지구라트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이라고 하지만 말이다.

 

  역사상 잊혀진 문명, 그러나 문자를 남김으로 자기의 존재를 수천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드러내는 것을 보면서 문자와 역사가 왜 그렇게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또한 이렇게 잊혀진 문자를 다시 복원해서 고대의 기록을 해독한다는 것도 왠만한 노력으로 이루어질 수 없음을 알면서 수메르 역사에 평생을 바친 학자들과 이 책의 저자에게 존경을 표하는 바이다. 곳곳에 떨어져 있는 점토판의 사본을 만들어서 그것들을 하나 하나 이어 붙이면서 문맥을 찾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어렴풋이나마 알기에 이 책이 있게 해준 저자에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다만 이 책이 출간된지 오래 되었고, 심지어는 책의 저자도 죽었기 때문에 저자 사후의, 혹은 그가 저작 활동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노쇠한 이후의 연구는 반영되지 않았기에 그 점이 아쉬울 뿐이다. 책을 읽어가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이다.

 

  그러나 역사가 수메르에서 시작되었다는 말은 수메르에서부터 모든 역사가 퍼져 나간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된다. 역사가 수메르에서 시작되었다는 말은 수메르 덕후인 저자가 수메르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방법이며, 수메르 문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미로 사용된 것이지 그것을 실제로 믿으면 안된다는 이야기이다. 세계 문명을 뒤져보면 얼마나 비슷한 것들이 많이 있는가? 당장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모티브로 구약에, 그리스 신화에, 그리고 한국의 전래 동화에도 그대로 담겨 있다. 디테일한 면에서 차이가 나는데 이러한 부분들을 무시하면서 이것은 원래 한 저작물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고, 이것이 오래된 것이니 당연이 여기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꽤나 위험하고 성급한 발상이다.

 

  여튼 저자는 평생을 수메르 연구에 바쳤던 사람답게 수메르빠돌이다. 모든 것을 다 수메르와 연관시킨다. 최초의 교육, 최초의 성서, 최초의 아가서, 최초의 성 조지 신화 등등. 그렇지만 이는 수메르 역사를 재미있게 읽게 하기 위해서 유명한 사건들을 가져다가 여기에도 이와 비슷한 일들이 있다라고 말하는 것이 앞 뒤를 바꿔서 이것이 영향을 끼쳐서 이런 것이 탄생되었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가끔 저자도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확실이 이 책이 오래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저자가 주장하는 것들에 대한 반론들도 요즘은 꽤 많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각설하고 수메르 신화에 대해서 알아본다는 점에서는 정말 의미가 있는 책이다. 수메르어에 정통한 사람답게 수메르 점토판에 기록된 내용들도 기록하고 있고, 고고학자 답게 생략된 부분들은 상상력으로 채워 넣는 것이 아니라 생략된 그대로 기록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수메르 문명이 가지는 특징과 어떤 모습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윤곽을 알게 되기에 꽤나 유용하다. 다만 재미는 없다. 연구하는 능력과 글을 재미있게 쓰는 능력은 다른데 저자에게 글을 쓰는 능력은 부족한 듯 보인다. 책 뒤표지에 저자는 재미있게 글을 쓰는 어쩌구 저쩌구는 정말 립서비스다. 이 말을 보고 이 책을 재미있게 읽겠다는 생각으로 집어든다면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 역덕과 신화덕인 나도 정말 초월적인 인내심으로 버텼다. 저자의 문제인지 번역의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의미는 있지만 재미는 없는 책" 이것이 이 책에 대한 한 줄 평이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란가방 2020-02-11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볼 책 목록에 있었는데.. 재미는 심히 없었나 보네요. ㅎ

saint236 2020-02-12 11:17   좋아요 0 | URL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GIGA 2022-11-11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요. 저는 무지하게 재미있었어요.

다니엘 2023-07-21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메르어 ˝수˝라도 이해할 능력이 없다면 함부로 자신의 아마추어 덕후수준의 잣대로 판단하는 것은 무례하다 생각되는군요.

saint236 2023-07-21 13:04   좋아요 0 | URL
무례라...본인이 읽은 느낌 그대로를 적는 것에 대해서 무례라고 말하는 것이 더 무례가 아닐까요? 여긴 제가 책 읽고 제 느낌을 끄적 거리는 곳인데 그것마저 검열받고 그래야 하는 건가요?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사토 겐타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보기 전에 먼저 일본 냄새가 나는데라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세계 몇 대"라는 식의 타이틀을 붙이기를 좋아하는 일본 사람의 특성을 잘 알기 때문에 그렇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세계 몇 대 불가사의, 건축물 등과 같은 것들을 뽑아 놓은 것이 일본 사람들의 작품임을 알기 때문에 그렇다. 아니나 다를까 제약회사에서 일하던 일본 사람의 저작이다. 책 내용과는 상관없이 세계 몇 대를 꼽기를 즐기는 일본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귀엽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에서 꼽고 있는 약들은 우리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들이다. 너무나 친숙해서, 이것이 이렇게 대단한 것인가 생각이 들 정도로 흔한 것들이다. 일례로 비타민 C를 꼽을 수 있다. 비타민 C야 요즘 너무 흔한 약들이고, 집에 한 두 종류씩은 두고 챙겨 먹는 것들 가운데 하나이다. 그런데 비타민 C가 세계사를 바꾸었다니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비타민 C가 개발된 역사적인 맥락을 살펴본다면 충분히 세계사를 바꾸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비타민 C가 없었다면 대항해 시대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만약 가능하다고 할지라도 그로 인한 피해는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을 넘어갈만큼 대단히 충격적일 것이다.


  비타민에 관한 이야기를 읽다가 어린 시절의 경험이 떠올랐다. 한참 대항해 시대를 즑즐기던 학창시절 오랜 항해를 하면 꼭 발생하는 이벤트가 있었다. 괴혈병이다. 세계 지도를 완성하겠다는 일념으로 배에 식량을 꽉꽉 채우고 지도 위를 달리다 보면 30~40일쯤 지났을 때 괴혈병이 꼭 발생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 라임열매라는 아이템을 아이템 상점에서 넉넉히 사두었던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왜 그래야 하는 지 몰랐다. 그냥 괴혈병은 라임열매로 치료하나보다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러다가 이것이 비타민 C 때문에 발생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라임열매가 비타민 C를 제공해 준다는 사실을 알고 얼마나 깜짝 놀랐던지. 게다가 괴혋혈병 치유를 위해 사용된 음식이 코울슬로와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의 경이로움이란...


  이 책에는 인류가 부딪히는 여러가지 질병을 막기 위해서 발명된 약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물론 에이즈 치료제와 같이 완전히 발명되지 않은 약들도 기록되어 있지만 저자는 새로운 질병이라는 위기 앞에서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피나는 노력의 결과로 만들어진 약들에 대해서 하나하나 이야기하면서 그 약들을 개발한 사람들의 에에피소드와 노력을 소개한다. 그래서 흔하지만 위대한 약, 세계사를 바꾼 약이라고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비타민, 키니네, 몰핀, 아스피린 등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그 영향만큼은 무시할 수 없는 약들을 열거하면서 우리에게 머지 않은 시간 속에서 인류는 다시 한번 새로운 약이라는 방패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는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요즘 같이 변종 바이러스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넘쳐나는 시대에 우리의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 줄 수 있기에 독서의 재미는 물론 약간의 위안을 얻는 것이 이 책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유익이다.


  이 책이 가지는 장점과 단점을 이야기하자면 읽기가 쉽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시간을 내 독서에 열중하기 부담이 되는 사람이라면 머리 맡에 두고 하루에 한편씩 읽으면 열흘 정도에 책을 다 읽을 수 있다. 내용 자체도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독성도 좋다. 다만 그러다 보니 깊이가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다. 또한 중간 중간에 제시하는 약들의 화학 도식은 나처럼 전형적인 문과생에게는 생소한 것이고,불필요한 것이다. 이 책이 대체로 공대생이 아니라 문과생들에게, 제약과는 상관 없는 사람들에게 읽힌다는 점을 기억한다면 굳이 기록하지 않아도 됐을 것 같다. 몰핀 하나를 제외하고는 굳이 기록할 필요를 못느낀다. 


  여튼 머리 맡에 두고 하나하나 읽어가는 정말 독서를 쉼으로 생각하는 사람들게는 꽤나 유용한 책임은 분명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0-02-09 0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int236 2020-02-17 14:24   좋아요 0 | URL
예 재미는 확실히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나라가 온통 시끄럽다. 몇 명의 확진자가 나왔다느니, 접촉자가 얼마라느니, 확진자는 누구이며 동선은 어디인지 등등 거의 신상 털기 수준으로 뉴스를 쏟아낸다. 연일 방송과 신문에서 쏟아내는 기사를 보고 있노라면 거의 영화 '감기' 수준이다. 아니면 월드워Z 수준이다.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오래 갈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온갖 억측들을 쏟아내는데, 아무도 그것이 최악의 최악을 가정한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에서 얼마가 전염되었다더라, 얼마가 죽었다더라는 기사가 줄을 있는다. 그리고 12번째 환자인 중국 사람을 왜 우리가 치료해 줘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말을 많이 한다. 왜 우리나라를 북한처럼, 미국처럼 국경 봉쇄를 하지 않느냐, 왜 우리 쓰기도 모자란 마스크를 중국에 가져다 주느냐면서 화를 낸다. 정부를 싫어하는 측에서는 조공을 바친다고 표현한다. 기사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이제 주님만 오시면 되나?"이다.

 

  김어준이 그런 말을 했다고 한다. 정확하게 며칠자인지 생각이 나지 않아서 이렇게 두루뭉술 적는다. "언론이 신종 코로나 공포를 부채질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조국이라는 대목을 잃어버린 언론이 파장해야 하는 마당에 신종 코로나라는 또 다른 대목을 만났다. 모든 사안들이 쏙 들어갔다. 언론의 말만 들으면 나라가 이미 망해가고 있고, 몇 달 안에 끝날 것 같다. 그리고 정부가 무능해서 이러한 현상들을 방조하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그런데 말이다. 그렇게 나라가 끝나가고 있으면 언론들이나 보수 정치권에서는 이 나라를 버리고 다른 나라로 가지 않는가? 이미 끝날 것이 눈에 선한데 왜 차기 정권을 자신들이 차지해야 한다고 말하는가? 왜 그렇게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을 말하면서 청와대 앞에 모여서 오늘도 집회시위의 자유를 누리고 있는가 궁금하다.

 

  매일 쏟아내는 기사들이 거의 오보의 홍수 수준이다. 이정도 기사라면 나도 쓸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확인도 안하고 자극적인 것들을 쏟아낸다. 3번 확진자가 불륜이라는 말이 거의 기정 사실처럼 돌아다니는데 문제는 어느 신문의 기사를 훑어봐도 그런 기사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직은 사실이 정확한지 아닌지도 모르는데 이미 기정 사실화한다. 조국 때 정경심 나쁜 놈이라는 구도와 비슷하게 흘러간다. 언론에 나오는 말을 그저 신문에서, 방송에서 하니까 믿지 않았으면 좋겠다. 팩트를 체크해 보라는 말이다.

 

  우리 나라에 이렇게 나라가 망할 것처럼 큰 전염병이 3번 돌았다. 사스, 메르스, 그리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스는 노무현 정부 때, 메르스는 박근혜 정부 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문재인 정부 때이다. 당시에도 나라가 망할 것처럼 큰 난리를 겪었다. 그런데 우여 곡절 끝에 그 문제들을 해결했다. 그리고 그때 쌓인 노하우가 앞으로 발생할 전염병 방제에 큰 도움이 되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시스템을 발전 시켜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사스는 2002년 겨울에 중국에서 발생하여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우리 나라에서도 사스 공포가 밀려 들었는데 당시 확진자가 85명, 사망자는 없었다. 방역 체계가 잘 구축되어 있어서 잘 막았다고 할 수 있는데 당시 한국 사람이 김치를 먹어서 사스에 강했다라는 소문이 돌았다.

 

  다음으로 메르스다. 2015년 메르스가 발생했고 정부는 안이하게 대터했다. 186명 감염에 38명이 죽었다. 전세계 적으로 사망자 2위에 한국의 이름을 올리는 불명예를 얻었다. 당시 환자를 진료하다가 감염되는 사례도 있었기 때문에 의사, 간호사들이 거의 유서를 쓰는 심정으로 격리병동에 들어갔던 기사도 찾아보면 나올 것이다. 그런데 기껏 한다는 말이 "중동 감기다, 동물원 가지 마라, 낙타고기 먹지 말고 낙타와 접촉하지 마라."였다.

 

  지금은 어떤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18명이다.(2020뇬 2월 5일 14시 40분 기준) 사망자는 아직 없다. 이 정도면 선방하고 있다. 계속해서 의심자들을 관리하고 있고, 자가격리를 거부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법적인 처벌이 있도록 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말도 하고 있다.

 

  그냥 데이터를 놓고 보면 잘 하고 있다. 그런데 언론에서는 난리다. 이 기회에 흠집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조선 일보가 가장 재미있다. 한쪽에서는 이대로 안된다는 식의 기사를 내면서 또 한쪽으로는 첫 확진자 상태 호전이라는 기사를 내고 있다. 언론의 변죽에 마스크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어제는 KF94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 다른 것들은 다 소용 없다고 말하더니 이젠 마스크가 부족하니까 KF80도 괜찮다고 말한다. 그 마저도 부족하니 1회용되 괜찮다, 혹은 면 마스크도 괜찮다는 말을 한다. 그러니 국민들은 하나도 믿을 수 없고 괜히 공포감만 키워갈 뿐이다.

 

  내가 문재인 정부를 편드는 것은 아니다. 객관적으로 보자면 방역체계는 선방하고 있다. 비록 자한당에서 몇년 동안 방역 예산을 삭감하고 인원 충원을 반대했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심각한데 정부의 대처가 안이하다는 자한당의 말은 소가 웃을 일이다. 물론 문재인 정보의 잘못도 있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이 문제다. 흔들릴 것이면 발표를 하지 말고, 발표를 했으면 흔들리지 말아야 하는데, 처음 천안을 발표 했다가 나중에 아산과 진천으로 바꾼다. 총선 때 무슨 말이 나오겠는가? 이 정부가 아산과 진천을 무시한다는 말이 안나오겠는가? 마스크도 문제다. 국민들이 흔들릴 때 정부는 중심을 잡아야 한다. 그런데 같이 흔들리면 안된다. 그냥 묵묵히 매뉴얼 대로, 자한당이 뭐라하든, 조중동이 뭐라하든 맡겨진 일을 하면 된다. 아무도 알아 주지 않아도 좋다. 진심은 통하는 법이니, 성실하게 정직하게 맡은 일을 하라. 그것이 공복이 아닌가?

 

  언론은 이제는 좀 자제할 필요가 있다. 너무 공포를 조장하지 말라. 건강한 나도 괜히 아픈것 같으니. 자전거 타러 나가려고 하면 아내가 하는 말이 "이 시국에 왠 운동이냐 참아라"이다. 걱정해서 하는 말이긴 하지만 이건 뭐 병걸리면 다 죽는 것 같은 분위기 때문에 약간 기분이 거시기 하다. 그리고 중국 눈치 봐서 우한 폐렴이라는 말을 안쓰네, 조공이네, 국경 봉쇄를 안하네 같은 말도 안되는 흑색선전은 그만 하시라. 팩트 체크 하기 귀찮아하는 사람들은 그냥 믿으니 아무 말이나 뱉어대는 모양인데, 정도 껏 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