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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이란의 역사 - 신비한 천일야화의 탄생지 ㅣ 생각하는 힘 : 세계사컬렉션 6
최승아 지음 / 살림 / 2018년 5월
평점 :
가끔 비교적 마이너한 나라의 역사에 대해서 알고 싶을 때 무엇을 읽어야 할지 고민이 될 때가 있다. 물론 여기서 마이너하다는 이야기는 그 나라가 발전했느냐 아니냐, 역사가 오래 되었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전적으로 한국에 그 역사가 잘 알려져 있는 나라인가 아닌가에 따라 판단한다.
페르시아, 이란은 이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매우 마이너한 나라이다. 아마도 페르시아와 이란이 동일한 지역에 세워졌던 나라라는 것을 아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페르시아 하면 그냥 "나는 관대하다" 정도로만 알고 있지 않을까? 그것도 이상한 모습으로만 기억할 것이다. 조금더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2차 그리스 전쟁인 페르시아 전쟁과 영화 300의 배경이 되는 테르모필레 전투, 300 2편의 배경이 되는 살라미스 해전 정도로 기억할 것이다. 그렇지만 의외로 페르시아는 우리나라와 오래전 부터 교류가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교류가 원나라를 통한 교류인데, 원나라 시대에 "색목인" 계층이 대체로 서아시아에서 온 사람들로 이 중에 페르시아 민족들이 있었다. 무협지나 환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색목인이라고 등장하는데 이 사람들이 페르시아 쪽 사람이다.
이에 비해 이란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축구로, 그리고 미국에 대항하는 깡패국가로 많이 알려져 있으며, 북한의 핵개발과 관련하여 심심히 않게 등장하는 이름이기도 하다. 호르무즈 해협을 파병을 두고 미국의 요청이다, 아니다 독자 파병이다 등등 말이 많은데 바로 이곳이 이란이다. 참고로 얼마전 국방부에서 소위말하는 뻘짓을 했다. 청해부대의 작전 지역을 표기하면서 "아라비아 페르시아만"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가 "페르시아만의 역사적인 명칭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다. 사실에 대한 상호 존중과 수용이 문명국가 간 관계의 기본"이라는 항의를 받았다. 이 지역의 명칭에 대해서, 이란과 이란에 적대적인 나라들 사이에 첨예한 대립이 있다. 한국에서 동해와 일본해라는 명칭을 두고 갑론을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일본해라는 표현이 기분이 나쁘다면 당연히 아라비아만이라고 지칭해서는 안된다. 결국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만을 병기하는 것으로 일단락 되었지만, 이를 통해서도 알게 되는 것이 이 지역 역사에 대해서 많이 무지하다는 것이다.
페르시아와 이란이라는 두 나라의 역사에 대해서(같은 나라이긴 하지만 서로 다른 나라. 우리로 치면 고려와 한국 정도?) 개괄적이나마 역사서가 나왔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긴하다. 그렇지만 개괄서인데다가, 책이 너무 얇다. 그러다 보니 그저 교과서 정도의 수준? 어떻게 보면 교과서보다 내용이 더 성기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 싶어서 읽기는 하지만, 이 정도로는 세계사 교과서에 다루고 있는 개괄 수준에 미치니 많이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조만간 이란의 역사에 대해서 조금더 깊이 있게 다루는 책이 출판되기를 기대해 본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청소년에게 입문서로 읽히기에 적당한 수준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