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박근혜 신천지 연관 검색어가 포털 사이트의 1위로 등극했다. 지금까지 박근혜를 강력하게 받쳐주던 지지 세력이 보수 기독교 단체임을 감안해 본다면 박근혜가 신천지와 연관이 있다는 주장은 새누리당 측에 매우 큰 타격이 될 것은 번하다. 국정원 여직원 사건이 자기편의 이탈을 이끌어 내기보다는 상대방의 결집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있다면 박근혜가 신천지와 관계가 있다는 사안은 박근혜 지지층 소위 말하는 집토끼의 이탈을 불러올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것도 한두명의 이탈이 아니라 대량 이탈을 불러올 지도 모른다. 산 옮기기를 비롯하여 교묘한 술수를 써가면서 교회를 공략하던 신천지에 대한 기독교계의 반감은 다른 이단에 비할 바가 아니다. 아직까지도 기독교는 신천지와 격렬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이런 배경을 이해한다면 박근혜 후보 측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이 이해가 갈 것이다. 조선 일보 기사(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12/13/2012121302096.html)에 의하면 박근혜 후보는 13일 어제 오후 원주에서 자신은 신천지와 무방하다, 이것은 민주당의 네거티브다라는 취지의 유세를 했다. 그런데 참 묘한 것이 원주라는 곳이다. 원주는 신천지 세력이 강하기로 유명한 곳 가운데 하나이다. 혹 박근혜 측에서 이 사실을 알고서 원주에서 신천지와 무방하다는 취지의 브리핑을 한 것인지, 혹은 알지 못하고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는 신천지 쪽에서 본다면 꽤나 괘씸한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일까? 신천지 장로 황일중씨가 자신이 박근혜 캠프에서 과거부터 상임고문으로 일했다는 주장을 했다. 물론 그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5월에 박근혜 캠프에 합류했고 자문 위원으로 일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신천지 사태는 선거판의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아무리 덮으려고 해도 박근혜 캠프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에 일부가(대표적인 예로 이경재 박근혜 캠프 기독교 본부장) 신천지 쪽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었던 사실들이 공개가 되면서 파장은 더 커져만 간다. 막판으로 갈수록 선거의 양상이 정책 대결보다는 네거티브로 흐른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신천지에 관한 글들이야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면 더 자세하게 나올 것이고, 그 부분에 대해서 다루고 싶지도 않다. 혹 이 문제가 선거법 위반으로 걸리지 않을까라는 소심함 또한 부인하지는 않겠다. 그렇지만 내가 더 문제를 삼고 싶은 것은 위에 링크된 기사에 대한 내용이다. 링크된 기사의 제목은 "朴 "신천지 알지도 못해…또 거짓말"…김용민 "文지지자 걱정 받아들여…죄송" 사과"이다. 다른 기사들은 더 자극적이다. "한기총 "박근혜 신천지, 김용민의 정치적 모함"(데일리안)", "박근혜 "신천지 김용민 조작질로 밝혀져"(프런티어)", "김용민 "박근혜, 이단 신천지와 협력관계"---선거개입"(해럴드 경제)" 등등 박근혜, 신천지, 김용민이라는 연관 검색어를 치면 수도 없이 기사들이 등장하는데 제목들이 하나같이 다 박근혜는 김용민의 모함을 받고 있다, 희생자다라는 늬앙스를 풍긴다. 거기서 한발 더 나간 신문들은 김용민이 자기의 잘못을 사과했다고 한다. 근거가 무엇인가 검색을 해보니 김용민의 트윗이 근거란다. 그 트윗을 고스란히 옮겨보면 이렇다.

 

 

  "신천지건과 관련해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의 걱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이와 관련한 트윗은 않겠습니다. 심려를 드려 죄송합니다."라는 김용민의 트윗을 김용민이 자신의 네거티브 꼼수를 시인하고 사과한 것으로 해석한 것이다. 도대체가 난 이 트윗이 이렇게 해석되는 이유를 모르겠다. 내용을 보면 김용민은 여전히 박근혜가 신천지와 관련이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김용민에게 있어서 이것이 네거티브가 아니라 팩트에 근거한 엄연한 사실이다. 다만 김용민이 박근혜와 신천지의 관계에 대해서 논쟁의 소재로 삼는 것이 문재인에게 있어서 마이너스로 다가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문재인 지지자들로부터 김용민은 자제 요청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김용민은 이 요청이 타당하다고 생각을 해서 더 이상 논쟁을 벌이지 않기로 결심하고 문재인 지지자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려서 죄송하다고 사과를 한다. 김용민의 사과는 어디까지나 문재인 지지자들에 대한 사과지 새누리당에 대한 사과도 아니고 박근혜 후보에 대한 사과도 아니다. 그런데 이것을 가지고 소위 기자라고 하는 분들이 김용민이 박근혜에게 네거티브를 하다가 꼼수가 들통나자 사과했다는 식으로 해석해 버린 것이다. 이 정도면 내용을 곡해한 것도 아니고 오역한 것도 아니다. 그들은 난독증이 있는 것이다.

 

  글의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난독증이 있는 사람이 기자란다. 도대체 기자를 뽑는 기준은 무엇인가? 그들이 시험 문제는 제대로 해석하고 시험을 본 것일까? 아니면 기자 정신을 다른 것과 마바꾸면서 난독증이 생긴 것일까? 선천적인 난독증이야 치료를 할 수 있지만 이렇게 후천적인 난독증은 치료도 불가능할텐데, 이들은 어떻게 계속 기사를 쓸 것이며, 이를 통하여 밥 벌어 먹고 살 것인가? 문득 나꼽살에서 자기가 동아일보 기자를 그만둔 이유에 대해서 선대인이 했던 말이 생각이 난다.

 

  "내가 동아 일보 기자를 그만 둔 것은 나중에 내 아들이 내 기사를 볼 것이 너무 창피해서였다."

 

  이게 최소한의 기자로서의 양심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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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2-12-15 0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중동 매설가들, 그리고 포탈 찌라시 기자들에게 양심을 기대한다는 것은 좀 무리가 아닐까요? 그나저나 신천지, JMS, 그리고 자기네 목사를 하나님으로 부른다는 이단교회 등 참 별 이상한 사람들이 많네요. 리드하는 이단 지도자들도 문제지만, 따라가는 사람들 또한 문제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 또한 성경무오주의-->목사무오주의에 젖은 신앙형태가 큰 이유가 된다고 봅니다.

saint236 2012-12-15 10:07   좋아요 0 | URL
이거랑 비슷한게 박정희 탄신제입니다. 박정희 탄신제 영상을 보니 신천지나 JMS와 같은 교주를 절대화하는 이단 종파와 별반 다를게 없더라구요. 탄신제에 참석했던 사람들에게 박정희는 이미 반신반인이 아니라 신입니다. 일본을 그렇게 좋아하더니 꼭 따라가네요. 복장도, 사상도... 일본 사람에게 일왕은 사람이 아니잖아요!

transient-guest 2012-12-18 08:00   좋아요 0 | URL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많은 크리스챤들이 우상의 딸을 대통령으로 만들기를 원하네요. 이 여자를 '영애님'이라 부르는 목사님들도 계시죠? 조금있으면 아예 종파가 생기겠서요.

saint236 2012-12-18 20:46   좋아요 0 | URL
제가 신기한 것은 한국 교회 안에 복음이 아닌 것들이 들어와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는 반공이고요, 다른 하나는 박정희에 대한 평가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이것들이 복음인양 교회 안에서 소비되기 시작하더라고요.

기억의집 2012-12-15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신천지에 대해 잘 몰랐는데, 제가 요 몇달 스맛폰 구입하고 가장 많이 들어가는 곳이 다음의 미즈넷인데, 거기에 신천지에 관한 고민이 많이 올라와요. 그래서 신천지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신천지에 대한 고민 글만 올라오면 난리나더라구요. 재산 다 뺏기고 껍데기만 남아 있는 사람 된다고.그런데 그게 강원도에 신도가 가장 많다고요. 아이고야.

그리고 저는 나꼼수 좋아하는데, 휴, 이번엔 제발 조용히 있었으면 해요. 워낙 조중동이 트집거리를 뭐 없나 눈을 부릅뜨고 있어서. 나꼼수가 뭐라 하면 겁부터 납니다. 이젠.

saint236 2012-12-15 11:31   좋아요 0 | URL
웃긴거는요. 기자들이 제대로 못하니까 나꼼수에서 떠들어대는 것인데, 기자들이 먼저 바로 썼으면 좋겠네요. 여튼 신천지와의 관련성은 꽤 큰 타격이 될 것입니다.
 
우표, 역사를 부치다
나이토 요스케 지음, 안은미 옮김 / 정은문고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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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1978년 생이다. 내 나이 또래의 사람들 치고 초등학교 시절에 우표 수집을 안해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어릴 적 집으로 날라오는 우표들을 보는 족족 살살 뜯어 냈던 기억이 있다. 풀로 붙였기 때문에 살살 뜯어 내도 찢어지기 일쑤였다. 찢어진 우표를 보면서 얼마나 아까웠던지... 나중에 우표를 안찢어지게 잘 뜯어 내는 방법을 알애 내곤 얼마나 좋았던지 모른다. 우표가 붙어 있는 부위의 종이를 약간 크게 잘라내어 물에 약간 담궈두면 우표가 깨끗하게 떨어졌는데 이것을 가져다가 손수건 사이에 넣고 다리미로 다리면 정말 감쪽같이 수집용 우표가 탄생했다. 초등학생이라 우표를 수집하기 위해서 산다는 생각은 전혀 못했었고, 우표 수집은 집에 온 편지 봉투에서만 뜯어 내는 것이라 생각했다. 꽤 열심히 못았고, 1960년대 크리스마스 씰까지 모아진 우표 수집첩을 보면서 꽤나 만족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 그 우표수집첩은 앨범과 함께 박스에 고이 간직되어 있다. 요즘이야 우표 수집 취미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당시만 해도 취미의 3대 천왕은 음악감상, 우표수집, 독서였다. 요즘은 우표수집 대신에 영화 감상이 그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말이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어린 시절에 그렇게 애를 써서 떼어낸 우표보다 더 가치가 있는 것이 우표만 떼어내는 것이 아니라 소인이 찍힌 우표가 붙어 있는 봉투째 모으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 소위 말하는 멘붕이라는 것을 겪었고, 우표 수집의 취미를 접게 되었다. 왜 그게 더 가치가 있는 것인지 이유를 몰랐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소인이라는 것은 그냥 사용된 우표입니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그 안에 당시의 문화와 사회적인 흔적이 남겨지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흔적을 밟아가면서 당시 사회의 분위기를 재구성해 나가는 것이 소위 말하는 우편학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우편학에 관한 이야기이다. 반미라는 주제를 우표를 통해서 풀어나가는 모습이 꽤 흥미롭고, 쉽게 접하지 못했던 다른 나라의 우표에 대해서 알게 된 것 또한 소소한 재미이다. 거기에다 더하여서 내가 접해보지 못했던 우표들 중에는 통용이 금지된 것들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 또한 꽤나 흥미로운 사실들이다.

 

  이 책의 결론은 간단하다. 우표는 단순히 우편행정의 매개물이 아니라 정치 권력의 홍보 수단이 된다는 것이다. 더 간단히 말하자면 우표 또한 정치수단이라는 말이다. 우표를 발행하고 사용하는 것, 우표를 수집하는 것들이 모두 알게 모르게 그 안에 숨겨진 정치적인 의도를 소비하고 동조하는 행위이다. 이 사실을 깨닫고 우표 수집책들을 가만히 훑어 본다. 쉽게 접해보지 못했던 중국 우표가 어느 순간인가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대만이 아니라 중국과 수교를 시작했다는 외교적인 단면을 보여준다. 보현산 천문대 준공 기념 우표는 우리나라의 천문 과학 기술이 얼마만큼 발전해 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며, 올림픽 우표는 자랑스러운 한국이라는 이미지를 담고 있다.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는 말할 것도 없고, 광복절과 삼일절 근처에 발행되던 유관순, 윤봉길, 광복기념 우표가 어떤 의도를 담고 있는지도 분명하다.

 

  국가의 정책을 홍보하는 우표도 있다. 자녀정책, 독도우표, 자연보호 우표, 육영수 추모 우표 등등 각각의 우표가 담고 있는 정치적 의미는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 너무나 섬뜻하다. 육영수 여사라는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에 대해서 그렇게 촉각을 곤두세우던 사람들이 육영수 여사 추모 우표를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했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문득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우체국 홈페이지에 들어가 검색을 해본다. 아니나 다를까 걸리는 것이 하나 있다.

 

 

  4대강 살리기 기념 우표다.  4대강에 비판적인 사람들도 간과하고 넘어갔던 사안이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정부는 우표를 통하여 4대강 사업을 4대강 살리기라는 말로 잘 포장을 했다. 우표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어떤 스탠스를 취하든 간에 4대강 정책을 홍보하는 1인 미디어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는 샘이다. 역시나 꼼꼼하다. 정치라는 것이 삶과 절대로 떨어질 수 없다는 말이 여기에서도 증명된다. 잠시라도 긴장을 늦춘다면 이런 식으로 치고 들어오니 당해낼 재간이 없다.

 

  지금 당장 우편물을 살펴보시라. 혹은 우표 수집 책을 열어 보시라. 그리고 그 우표 안에 담겨진 의미들을 파악해 보라. 깜작 놀랄만한 내용들이 그 안에 담겨 있을 것이다. 한때 우표를 수집했던 사람들이라면, 현실에 대해서 조금더 꼼꼼하게 의심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꽤나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글솜씨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니 지루함을 이겨낼 결심 또한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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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
김종배 지음 / 쌤앤파커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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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998년에 개봉했던 영화 중에 트루먼 쇼라는 영화가 있다. 위에 있는 포스터를 한번쯤은 본 기억이 있을것이다. 영화의 기본 포맷은 단순하다. 한 쇼프로그램 기획자가 기상 천외한 교를 기획한다. 한 아이의 출생에서부터 성장까지를 텔레비전으로 생중계하는 것이다. 거대한 세트를 만들고 트루먼이라는 이름의 아이를 주인공으로 쇼를 진행한다. 트루먼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연기하는 배우들이다. 그의 아내도, 그의 아버지도, 어머니도 모두 배우다. 트루먼은 소소한 자기의 삶을 살아가는 것 같지만 그 모든 것들이 다 설정이다. 다만 트루먼만 모를 뿐이다. 평범한 일상을 행복하게 살아가던 그가 어느날 우연한 기회를 통하여 현실에 대한 의심을 품게 된다. 그리고 세상의 끝을 향해 나가보기로 결정한다. 태풍이 몰아치는 악천후 속에서도 투루먼은 굴하지 않고 결국 세계의 끝에 도달한다. 그러나 그가 도달한 세계의 끝은 그렇게 먼 거리가 아니다. 그리고 그가 목숨 걸고 뚫고 나왔던 풍랑도 사실은 사람이 만들어낸 장치일 뿐이었다. 만약 그가 눈 앞에 보이는 풍랑에 굴복하여 집으로 돌아갔더라면 이 모든 것이 쇼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트루먼이 품었던 일상에 대한 의심은 그를 진정한 현실의 세계로 인도했던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팟캐스트가 유행했다. 주로 스마트 폰을 사용하는 젊은 층들이겠지만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뉴스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땡전 뉴스와 대한 늬우스는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이야기로만 알았던 사람들에게 MB헌정 방송은 의심을 품기에 충분할 정도로 저질이었다. 그들의 의심은 보다 진실에 가까운, 팩트에 근거한 뉴스를 찾기 시작했고, 그 중심에 나꼼수가 있었다. 과거 컬투쇼를 들으며 낄낄대던 사람들이 언제부터인가 나꼼수를 들으며 낄낄대기 시작했다. 나꼼수가 다루는 재료들이 컬투쇼와 비교할 수 없는 딱딱한 것들이다. 정치 경제, 종교, 외교 등등! 그런데 사람들이 이 주제를 가지고 두서없이 떠들어대는 술자리 뒷담화 같은 나꼼수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과거 PD수첩을 꼼꼼하게 챙겨듣던 사람들은 물론이고 가장 비정치적인, 그래서 정치인들로부터 사람취급도 받지 못하던 20대 들이 나꼼수의 업데이트를 목빠지게 기다리기 시작했다.(너무 과한 말이라 생각하는가? 절대과한 말이 아니다. 정치인들이 언제 20대를 위한 정책을 편 적이 있었던가? 그들이 20대를 사람이 아니라 하나의 표로 인식을 했더라도 그렇게 20대를 무시하는 정책을 펴지는 않았을 것이다.)

 

  조금 지나면서 나친박, 나꼽사리 같은 유사 팟캐스트들이 성행하기 시작했다. 나도 들어봤는데 꽤 재미있더라. 그런데 참 묘한 것이 나꼼수 나꼽살, 나친박 같은 방송을 챙겨듣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이털남도 즐겨 듣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손석희의 시선집중처럼 라디오 방송을 타는 것도 아닌데도 말이다. 이털남이 재미있나? 아니다. 솔직하게 재미없다. 요즘들어 진중권이 등장하면서 약간 재미있어지기는 했지만 이털남은 재미와는 거리가 멀다. 다른 팟캐스트들이 사용하는 비속어도, 욕도 사용하지 않는다. 다른 팟캐스트와 비교하면 이털남은 성인군자처럼 군다. 때론 그게 아니꼽기도 하다. 그런데 말이다. 그게 참 묘하다. 아니꼽고, 때론 지루하게 느껴지면서도 지속적으로 챙겨듣게 된다는 것이다. 왜 그런가? 재미? 아니다. 속 시원함? 아니다. 듣고 있으면 더 짜증이 날 때도 있다. 그런데도 왜 듣는가?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이슈들을 한번 꼬아서 그 속내들을 탈탈 털기 때문이다. 매일 접하는 일상에 대해서 의심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 일이 비록 힘들고, 피로하기는 하지만 트루먼 쇼에서 탈출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 이털남을 책으로 냈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고 나꼼수처럼, 나꼽살처럼 방송 내용을 정리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이털남의 기본 포맷과 정신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실제 있는 뉴스들을 한번 비틀어서 그 안에 담긴 팩트와 허구를 구분해 내는 방법들을 가르쳐 준다. 보수쪽에만 혹은 진보쪽에만 치우치지 않는다. 김종배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그 안에 담긴 팩트와 허구를 구분해 낸다. 그리고 우리에게 이 방법이 투루먼 쇼와 같은 이 세상을 탈출하기 위해서 꼭 필요함을 역설한다.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의심하라고 우리에게 요구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주의를 가지고 네이버를 검색해 본다. 왜 하필 네이버인가? 다른 포털에 비해서 조작의 냄새가 유달리 강하게 나기 때문이다.(얼마전 네이버에서 행했던 검색어 조작에 대해서 여러가지 물증이 나오지 않았던가? 아마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박근혜 콘돔"이라고) 중요한 이슈들도 많은데 초기 화면 기사의 대부분은 예능 방송을 보고 한두줄짜리로 작성된 기사다. 어느 여자 연예인이 옷을 벗었네, 아찔하네, 뒷담화는 이런 것이네 등등. 아무리 나영석 PD가 인기가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가 KBS에 사표를 내고 종편으로 간 것이 대선후보들의 정책보다 더 중요하기야 하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능으로 도배하는 것은 정치에 대한 혐오감을 다시 만들어 내기 위한 우민화의 일환이 아니겠는가? 오늘자 보수 신문의 기사들은 이정희에 대해서 깎아 내리기에 열심이다. 그가 했던 말이 무엇인지, 팩트가 무엇인지는 관심이 없다. 박근혜가 불쌍하다, 이정희가 무례하다, 옛날에는 똑똑했는데 지금은 바보같다 등등. 게다가 묘하게도 문재인과 안철수의 지지율은 오르지가 않고 떨어지기만 한다. 박근혜가 민혁당 드립을 쳐도, 아버지의 과오를 시인하는 순간에도 박근혜의 진정성을 부각시키지는 않는다. 다만 박근혜가 그날 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안고 울었다는 시덥지 않은 기사만 전면을 도배한다. 언론 조사 기관도 묘하게 조금씩 다르다. 문재인은 과거에는 노무현 꼬붕이요, 지금은 안철수하기 나름이라는 식으로 무능력한 사람이라는 프렘임을 짜기에 급급하다. 그 어디에도 팩트는 없다. 제대로 된 기자라면 이런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오늘 유시민이 안철수에 대해서 쓴소리를 했다. 안철수가 정권 교체를 위해서 백의종군하겠다면서 후보를 탈퇴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문재인을 후원하지 않고 삐친 것처럼 한발 뒤로 물러나 있다. 이것을 보고 안철수가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다, 정권 교체를 위해서 백의 종군하겠다면 문재인을 적극적으로 돕는 것이 옳다는 쓴소리를 했다. 내가 보건데 옳은 이야기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에 옳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안철수 지지자들에게 유시민의 말은 건방져 보일 수도 있다. 여기에 대해서 기사를 쓰자면 전자나 후자의 입장에서 팩트에 근거해서 기사를 써야 한다. 유시민의 말에 찬성한다면 왜 찬성하는지 반대한다면 왜 반대하는지를 서야 한다. 그렇지만 보수 언론들은 대부분 유시민은 원래 싸가지 없는 놈이었고, 지금도 싸가지 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기사를 썼다. 물론 직접적으로 싸가지 없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다만 묘하게 그런 뉘앙스를 풍길 뿐이다. 여기서 우리는 또 의심을 해야 한다. 왜 그럴까? 박근혜를 편드는구나라는 타당한 결론을 내리고 그 결론의 근거를 찾기 위해 그 신문사의 박근혜와 문재인 안철수에 대한 기사를 검색한다. 한시간내로 타당한 근거를 찾아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가끔 이 과정이 귀찮은 사람들은 "어허 저런 유시민은 정말 싸가지가 없네. 문재인은 문제네, 박근혜 불쌍해라. 이정희는 종북이군."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이 안에 안주한다. 모 신문사들이 제공하는 트루먼 쇼 세트 안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의심하는 것 힘든 일이다. 그렇지만 그 힘든 일은 합리적인 판단과 선택, 보다 나은 미래로 우리를 인도한다. 더군다나 이렇게 언론이 엉망인 때에는 더욱 그러하다. 모든 것을 의심하라. 프레임에 갇히지 말고 팩트를 구별하라. 다음으로 거기에 근거하여 합리적인 결론을 내리라. 그 일이 비록 폭풍을 뚫고 가는 것처럼 힘들지라도 당신을 트루먼 쇼 세트장 밖으로 인도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마지막 1/3은 그다지 재미있지 않다. 글쓰기를 가르치는 부분은 괜히 어설프게 들어갔다는 생각이 든다. 글쓰기에 대한 책이라면 이보다 얼마든지 좋은 책들이 널려 있으니 말이다. 물론 김종배씨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오늘도 나는 이털남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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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08 0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8 1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11 0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11 14: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11 14: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int236 2012-12-18 10:25   좋아요 0 | URL
상대방을 공격하지 않는 것만해도 대단한 것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해줄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근본주의라는 것이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개지기 마련입니다.

파란놀 2012-12-09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들이 신문도 방송도 안 보면서
스스로 생각하며 살아가면 되리라 느껴요..

saint236 2012-12-10 18:09   좋아요 0 | URL
앗...그런 극단적인 방법을^^
 
주기자 : 주진우의 정통시사활극
주진우 지음 / 푸른숲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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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끄럽구요!"

 

  "정통 시사 주간지!"

 

  주진우에 대해서는 이 두마디면 족하다. 나꼼수에 얼결에 등장했다가 김총수의 찰거머리에 걸려들어서 주저 앉은 주진우! 매번 나올 때마다 "부끄럽구요"를 말하던 그는 말 그대로 부끄럽지는 않다. 그의 학식이나 실력이야 잘 모르겠고, 내 관심사도 아니고. 확실한 것은 그는 꽤 양심있는 기자라는 것이다. 자기 수입에 대해서 주진우 기자가 했던 말을 보고 이 사람 대단하군, 꽤 양심있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내 월급은 기사 써서 받는 돈 20퍼센트, 사회에 보탬 되는 일 하고 받는 돈 30퍼센트, 나머지 50퍼센트는 약자 얘기 들어주는 것으로 받는 대가다."

 

  투철한 기자 정신의 발로요, 이게 진짜라고 보여주는 말이다. 기업의 꼬투리를 잡아서 삥을 듣어가는 기자가 있는가 하면, 어던 사람들은 어떤 이득을 바라고 권력에 아부하고, 재물 앞에 꼬리를 친다. 그러면서도 없는 사람들에게는 알량한 펜의 힘을 믿고 한없이 뻣뻣하다. 그런데 주진우는 반대로 행동한다. 가진 자들에게는 한없이 뻣뻣하다. 그게 마초주의에 근거한 것이든지, 아니면 똥폼이든지 중요하지 않다. 내게 중요한 것은 그는 그렇게 돈과 권력 앞에서 뻣뻣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없는 자들에게 대해서는 한없이 유하다.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자기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들어주기만이라도 한단다. 그 사람들을 위해서 욕이라도 해준단다. 그러면서도 전화해서 욕해서 미안하다고 사과도 할 줄 아는 사람이다. 언론 파업을 보면서, 조중동을 보면서 무슨 기자가 저러냐 실망하던 나에게 주진우는 기자다운 기자다. 노종면과 같은 부류로 봐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기자란 어떤 사람인가? 기자가 아닌 내가 학적으로 기자에 대해서 논할 수도 없고, 논하고 싶지도 않다. 그냥 독자인 내가 생각하는 기자, 성인으로서 내가 생각하는 기자는 사회에 제대로 짱돌을 던지는 사람이다. 조용한 호수에 진실의 돌을 던져서 파문을 일으키는 사람이 기자요, 절대 권력과 자본 앞에 짱돌을 던져서 아직 너희들이 이 사회를 전부 차지한 것은 아니라고 찍 소리라도 낼 수 있는 사람이 기자다. 이런 객기가 없고, 이런 무모함이 없다면 기자라고 할 수 없다. 권력이 불러주는 대로, 예 맞습니다라면서 글을 쓴다면 그게 무슨 기자겠는가? 그런 받아쓰기는 초등학생도 하는 일인데...

 

  주진우는 짱돌을 집어들고 절대 권력에 대항한다. 그들을 거꾸러 뜨리지 못해도 흠집이라도 내 준다. 자기가 고소를 당하고, 피해를 봐도 절대로 가만히 있지 못한다. 절대 타협하는 법이 없다. 그것이 주진우가 기자이면서도 연예이처럼 사람들에게 자기 책에 사인을 해 줄 수 있는 비결이 아니겠는가? 자기 책을 내는 기자는 많다. 그렇지만 그 책이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그 책에 사인을 해 줄 수 있는 기자는 극소수다. 게다가 연예인을 보는 것처럼 팬을 몰고다니는 기자라면 주진우 외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 인기를 가지고 주진우는 오늘도 짱돌을 집어든다. 흔히 인기를 얻으면 다른 길로 빠지기도 할텐데 빠지지도 않는다. 외곬이다. 큰 기업에 대해 짱돌을 던지고, MB가카에게 짱돌을 던진다. 큰 목사님에게도 거침없이 짱돌을 던지고, 큰 주먹에게도 쫄지 않는다. 그게 내가 주진우를 좋아하는 이유고, 그게 이 책을 읽은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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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2-12-06 0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짱돌을 집어들지 않더라도, fact에 근거한 정확한 기사를 써내기만 해도 좋겠습니다. 원, 언론사에 기자들보다는 매설가들이 잔뜩 진을 치고 있는 세상이잖아요. 저도 주진우의 강단과 정신이 부럽습니다. 이 시대의 협객같아요.ㅎㅎ

saint236 2012-12-06 07:31   좋아요 0 | URL
주진우의 짱돌이 아픈 이유는 fact에 근거한다는 것입니다. 주진우는 뭐랄까? 우루루 조직을 몰고 다니는 김두환이나 이정재 보다는 혼자 독고다이로 돌아다니던 시라소니 같은 느낌이랄까요?

transient-guest 2012-12-08 03:15   좋아요 0 | URL
네, 좀 독고다이 기질이 강하죠. 이 사람이라면, 만약 나꼼수와 딴지일보가 권력화되어 조중동화 된다면, 이를 파는 기사를 쓸 수 있는 사람 같아요. 진짜 언론인, 요즘 보기 드문 사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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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이 되었다. 오랫만에 알라딘 서평단으로 복귀했다. 서평단 첫번째 임무가 11월에 출간된 책 중에서 관심가는 책들을 5권 고르라는 것이다. 그동안 관심가는 책들을 살펴보고만 넘어갔는데 이 기회에 정리를 좀 해봐야겠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제목부터 땡긴다. 언제부터인가 무엇인가라는 시리즈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정의란 무엇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일본인이란 무엇인가 등등. 무엇인가라는 시리즈들은 제목부터 오만한다. 아무 것도 모르지 내가 가르쳐 주마라는 포스를 풀풀 풍긴다. 그렇지만 그 안에서 대단한 것을 건진 경우는 드물다. 그렇지만 건지게 되는 경우 꽤 큰 것을 건지기 때문에 모아니며 도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이 모가 될지 아니면 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제목부터 땡기지 않는가? 사람이라면 죽음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고, 그 죽음에 대해서 철학적으로 분석해본다니 관심이 안가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17년 동안 강의를 해왔다니 안 읽어볼 수가 없다.

 

 

 

 

 

  클레멘트 코스에 대한 책을 읽었던 적이 있다. 홈리스에게 인문학이란 사치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인문학을 통하여 그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회복하는 모습은 왜 인문학이 우리에게 중요한지 알게 된다. "희망의 인문학/얼 쇼리스/이매진"을 읽었다는 말을 친구에게 했더니 친구가 자기가 한국판 클레멘트 코스를 진행하는 일을 돕고 있다고 했다. 그러더니 조만간 책이 나올거라 말했는데 그 책이 이제야 나왔나 보다. 희망의 인문학을 한국적인 상황에 맞추어서 진행하는 일이 쉽지 않았을텐데 과연 어떤 모양으로 나왔을까? 희망의 인문학을 읽은 나로서는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쟈스민 혁명으로 시작한 아랍권의 민주주의가 표류하고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오던 민주화의 열망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질되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를 곱자면 이집트라고 할 수 있다. 아랍과 이슬람, 민주주의와 오랜 세월의 독재는 민중의 피를 머금은 혁명을 변질시키고 있다. 과연 아랍의 민주주의는 어디로 가는가? 작게는 산유국인 아랍권과 외교관계에 있는 우리 나라에게 아랍의 민주화 과정은 영향을 미칠 것인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크게는 민주화의 과정을 겪었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민주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우리나라가 향후 민주화를 어떻게 이루어 갈 것인가 고민해 보게 되는 기회가 되지 않겠는가?

 

 

 

 

  소련의 붕괴 후 절대 강자의 위치에 있었던 미국을 위협하는 중국! 과연 중국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하는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할 것인가? 오랜 세월 중국과 여러면에서 영향을 주고 받았던, 그리고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우리에게 다 더 중요한 문제를 없을 것이다. 오늘의 중국을 있게 만들었던 모택동과 그 주변 인물들을 통하여 중국의 모습을 역사적으로 조명해 본다.

 

 

 

  식목일에 우리 강산을 푸르게 한다고 나무를 심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만 해도 산에 있는 나무는 다 한국의 나무라고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외국에서 수입된 나무들이 참 많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노랬던 경험이 있다. 아카시아 나무도 그렇고, 플라타너스 나무도 그렇고. 우리가 그렇게 많이 봤던 나무들이 수입산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게다가 플라타너스 나무가 전두환 정권 시절에 부정 축재를 목적으로 수입되었다가 아이들에게 기관지 염증을 유발했던 나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소나무 또한 조선송과 왜송으로 구분된다는 사실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알까? 나무의 종류 뿐만 아니라 그 나무가 심겨진 유래, 그 나무에 얽힌 전설까지 파고든다면 이야기할 거리가 더 많을 것이다. 고규홍의 한국 나무 특강은 그런 의미에서 꽤 재미있는 책이 되지 않을까?

 

  꽤 많은 책들이 나왔다. 이 많은 책들 중 사람들에게 읽혀지지도 못하고 사라지는 책들도 있겠고, 베스트 셀러가 되는 책들도 있을 것이다. 어떤 책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 누군가에게 재발견되어서 읽혀지는 책들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인생에서 책 한권을 만난다면 그 또한 즐거운 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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