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김대중 3
백무현 글 그림 / 시대의창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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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만화 김대중 3권이 나왔다. 이미 1권과 2권을 읽었던터라 망설이다가 궁금해서 책을 사게 되었다. 3권의 내용은 박정희 대통령 사후 12.12 사태를 기점으로 쿠데타에 성공한 전두환 전대통령과의 악연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1권과 2권에도 무협지를 흉내내서 리뷰의 제목을 달았는데, 이번 책에는 어떤 제목을 달까? 잠시 고민 끝에 와신상담(臥薪嘗膽), 권토중래(捲土重來)라고 달았다.  

  5공 시절의 전두환과 12.12, 그리고 김대중에 대해서는 알았지만 이들이 이렇게 악연으로 얽혀있었을 줄은 몰랐다. 김대중 대통령이 사형수가 되었던 것 또한 5공 시절이 아니라 박정희 대통령과 얽혔던 사건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지금까지 잘못 알고 있었다. 

  악연으로 얽혀 있던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한 후 드디어 김대중의 시대가 도래하나 했더니 아직 그의 고난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해졌다고나 할까? 한고비를 넘었다고, 이젠 이 땅에 민주화가 올 것이라고 순진하게 생각했지만, 박정희가 키운 전두환이 남아 있던 것이다. 고작 소장이면서 4성장군과 대통령을 몰아내고 대통령이 되는 전두환 장군의 모습을 보면서 그가 대단한 수완가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흔히 전두환을 저유가라는 호재를 맞이하여 뜻하지 않게 횡재한 대통령 정도로만 치부하지만 그는 그저 땡잡은 사람이 아니었다. 아마도 정권을 차지하는 수단과 결단력이 그러한 호재를 맞이하여 상승작용한 것이 아닐까? 

  이야기가 잠시 밖으로 샜지만 전두환 대통령 시절의 김대중의 모습은 고난 그 자체였다. 옥살이를 하고, 군사 법정에서 사형 선고를 받고 죽음과 매일 씨름하던 세월들, 미국으로 망명하여 그곳에서 답답한 마음을 달래야 했던 시절들. 아마 이 시절이 그에게 와신상담의 시기가 아니었을까? 부차와 구천이 지금의 고난을 잊지 않고 원수를 갚기 위해 거북한 섶에 몸을 눕히고, 쓸개를 핥았듯이, 사형수로서 당했던 고통과 옥살이, 고향을 떠나 미국으로 망명해 살던 그 답답함들이 그로 하여금 대통령이 되는 순간까지 인내하게 만들었던 숨겨진 힘이 아니겠는가?  

  이렇게 와신상담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사상을 정리하고 인생을 반추한 그는 비록 미국의 도움이었지만 권토중래하게 된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납치되다시피 버스에 실려 공항을 떠났지만, 그는 반독재의 상징으로 고국 대한민국 땅을 밟게 되었다. 아마 이러한 행적과 불굴의 의지가 그로 하여금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게 하지 않았을까? 

  1권과 2권에서와는 달리 정치인 김대중이 아니라 인간 김대중의 내면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엿본것 같다. 본문에 나온 글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글, 그의 고뇌와 인간적인 고민을 아주 적절하게 드러내 주는 글을 인용하고 리뷰를 마치려고 한다. 

  "아, 살고 싶다. 제발 무기징역만 내려다오. 제발..." 

  "재판장의 입술 모양새가 앞으로 둥글게 내밀어 진다면 '무기 징역'이고, 그 반대로 입이 옆으로 벌어진다면 '사형'일 테다. 아..." 

  "피고인 김대중, 사형!!" 

  "아."                                                                           (119~120페이지 인용) 

  아무리 생각이 굳건한 그라고 할지라도 사형 앞에서는 두려움을 느길 수 밖에 없는 연약한 인간이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길에도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은 그가 더 자랑스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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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드™ 2015-11-25 0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믾은 역경이 있었군요. 와신상담..
 
<차폰, 잔폰, 짬뽕>을 읽고 리뷰해주세요.
차폰 잔폰 짬뽕 - 동아시아 음식 문화의 역사와 현재
주영하 지음 / 사계절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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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중일의 음식이 어떤 재료로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지 마라. 분명히 말하지만, 이 책에서 VJ 특공대식의 음식문화 기행을 원한다면 실망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음식이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 주목적이 아니라 한중일 삼국의 음식들이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그리고 오늘날 각국의 음식들은 어떤 과정을 밟아가면서 변화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의 미래는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에 대하여 분석하는 인문학 책이다. 내용이 묵직하지만 소재가 너무 친숙한 것이라 가볍게 느껴질 뿐이다. 

  중국집에서 식사를 하기로 결정하고 메뉴를 정하다보면 항상 갈등하는 것이 있다. 짜장면이냐, 짱뽕이냐는 것이다. 짜장면(표준어는 자장면이라고 되어 있지만 그 이유 자체가 골때리기 때문에 별로 인정하고 싶지 않다. 게다가 말도 짜장면이라는 것이 더 입에 붙어서 일부러 짜장면이라고 쓴다.)을 선택하자니 얼큰한 국문에 쫄깃한 면발로 유혹하는 짬뽕이 울고, 짬뽕을 선택하자니 기름지 좔좔 흐르는 검윤 윤기의 짜장면을 거절할 수 없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나만이 아니었던지, 인자하신 중국집 사장님은 짬짜면이라는 획기적인 음식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짜장면과 짬뽕 사이에서 갈등아닌 갈등을 하게 된다.  

  누구나 살면서 수없이 하게 되는 갈등인데, 짜장면과 짬뽕이라는 이름에, 특히 짬뽕이라는 이름에 한중일 3국의 문화 현상이 담겨 있다는 것은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잘 몰랐던 사실이다. 중국에서는 차폰이라고 불리던 것이, 일본에 유행하면서 잔폰으로 불리게 되고, 이것이 한국에 수입되면서 짬뽕으로 불리게 되었다는 사실 한가지만으로도 신기한데 저자는 여기에서부터 출발하여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이 서로 영향력을 주고 받으면서 문화를 발전시켜왔음을 설명한다. 한류와 더불어 일본에서 유행하는 김치 붐, 전주비빔밥의 유명세, 일본식 매운맛, 중국식 매운맛, 한국식 매운맛이 복잡하게 얽혀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변화하고 있는 음식문화의 변화는 비단 음식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각국의 경제, 문화, 더 나아가 민족성에게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이렇게 경계를 넘나드는 음식문화는 드디어 민족주의, 국가주의에 포섭되어 선별과 도태의 과정을 겪게 된다. 지금까지 중국에 55개만 존재한다고 생각했던 소수민족이 사실은 수백개가 넘는다는 사실, 그리고 그들을 통치하기 쉽게 인위적으로 55개의 소수민족으로 중국당국이 묶었다는 사실, 그 결과 각 민족들은 고유의 문화를 잃어가게 되었고, 남아 있는 소수민족들의 문화도 결국은 관광상품화하여 소비의 대상으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다는 것을 저자는 분명히 지적한다.  

  한국에서도 비슷하세 제주도의 향토 음식이 사라져 버리고, 어디에 가나 똑같이 볼 수 있는 횟집이 제주도의 해변을 점령하고 있으며, 그 결과 사라져버린 제주도의 문화와 교란된 생태계를, 일본에서는 사쓰마 번에 의한 아마미 군도의 수탈과 이 과정에서 망가져버린 아마미의 문화를 이야기한다. 음식문화가 사라져 버린다는 것은 단순히 음식 하나가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음식을 만들어 먹던 문화가 주변부로 밀려나 소멸하게 되는 것이며, 일부 살아남은 것들은 껍데기는 있지만 의미는 사라져버리고 관광 상품이라는 소비의 대상이 되어 버린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던 삼국의 음식 문화, 그리고 주변부로 밀려나 도태되고 소비의 대상이 되어버린 소수민족의 문화와 향토문화의 예를 살펴보면서 한국 문화가 지향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설명한다. 그 대안으로 아야초의 로컬푸드 시스템을 제안하면서 한국도 앞으로는 먹거리의 안정과 자급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농업정책을 진행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린다. 

  이 책의 결론은 음식도 결국 문화라는 것이다. 문화는 다양성이 생명이다. 만약 문화라는 것을 도식화하고, 범주화하고, 우열을 가린다면 필경 낮은 문화로 평가받은 문화는 주변부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과연 그 문화가 진정으로 급이 낮은 문화인가? 아니다. 급이 낮은 문화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문화는 각자가 처한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한 형태로 변화해왔고, 변화해 나가고 있다. 다만 그 문화권에 속하는 사람들이 강자이냐, 약자이냐는 것이 문제가 될 뿐이다. 만약 그 문화권에 속한 자들이 강자라면 그 문화는 다른 문화에 비하여 살아남을 확률이 크다. 결론은 힘을 가진 이들이 타인의 문화에 대하여 어떠한 태도를 취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한국에서 농업을 바라보는 모습은 어떠한가? 말로만 농자천하지대본이다. 말로만 신토불이이다. 이미 중국산 농산물이 시장을 점령하고 있으며, 판로가 막힌 농부들은 쌀과 채소를 그대로 갈아업는다. 서민들은 치솟는 식료품 값을 보면서 농부들이 배가 불러서 밭을 갈아업는다고 생각한다. 정치인들은 식량의 위기라는 말로 외국에서 농산물은 물론 육류까지 수입하고 있다. FTA는 자동차를 팔기 위하여 농업을 내어주는 빅딜을 성사시켰다. 이제 한국의 식문화는 어디로 가는가? 30년 후에도 우리 자식들은 쌀밥과 김치를 먹고 있을 것인가?  

  멜라민 파동, 불량 색소 첨가물, 가짜 달걀, 폐지 만두. 도대체가 안심하고 먹을 먹거리가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식량을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날이갈수록 농촌의 인구는 고령화되어 가고 있다. 30년후면 농촌은 아마 자연스럽게 소멸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농협은 농민으로부터 이익을 취하기 위하여 혈안이 되어 있으며, 정부는 농지를 공업용지로 바꾸려고 노력한다. 요즘은 물길을 정비한다고 수조원의 돈을 쓰겠다고 하면서도 농가부채는 나몰라라 한다. 30년 후 한국의 식문화는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 확실한 것은 이대로는 안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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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식 세계화? 2030년 식탁이 더 걱정이다
    from 날아라! 도야지 2009-11-17 17:48 
    차폰 잔폰 짬뽕 카테고리 역사/문화 지은이 주영하 (사계절, 2009년) 상세보기 최근 정부(농림수산식품부 한식세계화추진팀)는 ‘한식 세계화’ 일환으로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인을 사로잡을 수 있는 메뉴로 떡볶이, 비빔밥, 막걸리, 김치를 4대 대표메뉴로 선정했다고 한다. 2009년을 ‘한식 세계화’ 원년으로 선포한 정부의 당찬 계획임에 틀림없다. ‘한식 세계화’는 드라마로 대표되는 한류 열풍의 산물이다. 특히 [대장금]의 일본, 대만을 시작으로 동..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군사편>을 읽고 리뷰해주세요.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 : 군사편
탕민 엮음, 이화진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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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 

  뭔가 있을 것 같은 거창한 제목을 달고 나왔지만 내용은 거창할 것이 없다. 왠지 속았다는 허망함과 서평단 도서라는 안도감이 교차하고 말았다. 표지에는 항공모함과 전투기를 디자인하여 마치 몽고메리 장군의 "전쟁의 역사"와 같은 수준의 책일 것처럼 기대를 하게 만들더니 실제 내용은 썬데이 서울(?) 정도였달까? 도대체 이 책을 왜 냈더란 말인가?  하도 궁금한 마음에 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었는가 6편의 리뷰를 꼼꼼하게 읽었다. 그런데 왜 하나같이들 이 책에서 무엇인가 묵직한 것을 얻었다고 하는 것일까? 내가 잘못된 것일까? 아무래도 6명보다는 한명인 내가 잘못된 것이라 믿는 것이 속이 편할 것이다.  

  알라딘 서평단에서 읽고 리뷰를 써달라고 하는 책이니 리뷰를 써야겠다. 물론 이 리뷰가 나에게 바라는 방향의 리뷰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내가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그럴듯하게 써줄 수도 있지만 그런 비겁한 행동은 책을 읽고 난 후에 취해야 할 행동은 아니기에, 솔직 담백하게 작성하고자 한다. 그게 이 서재의 이름을 지키는 것이니 말이다. 

  이 책에서는 인류 역사상 일어났던 이해할기 어려운 사건들을 모아 놓고 사건의 대략적인 것들을 설명한다. 그리고 이부분이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 정황상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지만 자세한 것은 밝혀지지 않았다. 앞으로 연구가 더 필요할 것이다. 뭐 대충 이런 패턴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느 하나도 이 패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 책을 보면서 내가 문제 삼는 것은 세가지 이다. 첫째는 어떤 기준으로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적인 사건들을 선별했느냐는 것이며, 둘째는 역사적인 근거는 확실하냐는 것이고, 셋째는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첫째, 어떤 기준으로 이 사건들이 인류의 운명을 바꾸었다고 생각하는가? 이 책에서 인류의 운명을 바꾸었다고 생각하는 사건들을 한번 정리해보자. 트로이 전쟁, 적벽대전, 무적함대와 영국의 전투, 워털루 전투, 북양함대와 일본의 전투, 진주만과 노르망디, 진의 무기 체제, 삼국지의 목우유마와 팔진도, 나바호 암호, 씨 허리케인, 로마군, 몽고 철기병, 나치 돌격대, 스파르타쿠스, 2차대전, 독소불가침조약, 뎅케르트 후퇴작전, 원폭투하, 조조의 72개능, 칭기즈칸 능, 오삼계의 투항, 태평천국운동, 게바라, 한신, 마속, 잔다르크, 정성공, 이자성, 연갱요, 야마모토 이소로쿠, 무솔리니, 히틀러, 괴링, 멩겔레, 마타 하리, 가와시마 요시코(금벽휘), 포포프, 올가 체코바, 트로이 보물, 진시황릉, 태평천국 보물, 아와마루호, 나치의 보물. 

  꽤 길지만 자세하게 기록한 이유는 이것들이 과연 인류의 운명을 바꾼 사건인가 살펴보자는 것이다. 그리스와 로마의 역사는 동양과는 거의 무방하게 흘러갔다. 그러나 유럽의 판도를 바꾸었다고 우긴다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다. 2차대전은 분명히 온 인류에게 충격을 준 사건이었으니 넘어가고, 중국의 진시황, 삼국지의 내용들, 몽골, 태평천국운동 등은 도대체 인류의 운명을 바꾼 것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끽해야 중국의 운명을 바꾼 역사라고 볼 수 있고, 어떤 것은 역사를 바꾼 것과는 상관없이 신화적인 내용들을 모아 놓은 것도 있는데. 중국의 역사가 세계의 역사라는 말인가? 만약 그렇다면 결국 이 책은 중국 우월주의의 산물이 아닐까?  

  둘째, 역사적인 근거는 확실하냐는 것을 집고 넘아간다. 내가 이 책을 썬데이 서울과 같다고 평가한 것도 바로 여기에 있다. 역사 관력 책들은 분명한 역사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 만약 역사적인 근거가 없다면 그것은 역사를 가장한 소설이거나, 썬데이 서울의 카더라는 음모론 밖에 되지 않는다. 예를 몇가지 들어보자. 3뷰 특공대를 둘러싼 비밀 편에서 "전설의 부대, 고대 로마군"이라는 부분을 살펴보자. 로마군과 파르티아의 카르하이 전투에 대하여 묘사하면서 크라수스의 군대가 패하여 크는 참형에 처해졌고, 그의 아들 푸블리우스가 1개 군단을 이끌고 무사히 탈출하였고, 그 군단이 중국까지 흘러들어가 여간현에 자리잡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 주장이 저자가 말하는 터무니없는 주장은 아니다. 일부 소수 역사학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푸블리우스는 파르티아에 사로잡혀서 참수되고 그의 머리는 아버지 크라수스의 머리와 함께 효수되었다고 본다. 내 생각에도 사람들이 푸블리우스라는 거물의 용모를 헷갈려서 다른 사람의 머리를 그의 머리라고 표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푸블리우스는 확실하게 죽음을 당했을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이러한 역사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의 설명조차 없다. 오로지 사라진 로마 군단이 중국까지 오게되어 정착했다고 말할뿐이다. 다만 말미에 진위여부는 더욱 확실한 역사적인 고증이 필요하다는 무책임한 말로 끝맺을 뿐이다. 롬멜에 관한 예도 마찬가지다. 도대체가 롬멜이 언제 죽었는지 이 부분에 대해서도 두루뭉술하게 넘어가기 때문에 돌격대가 처형되었을 때인지, 아니면 돌격대와는 상관없이 전쟁이 끝나지 직전이었는지를 모호하게 설명한다. 그 외에 이곳저곳에서 일반적으로 주장되는 역사적인 사실을 모호하게 설명하여 헷갈리게 만들거나, 혹은 전혀 엉뚱한 이야기를 늘어 놓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역사관련 서적으로서는 영 아니올시다라는 판단을 내리게 만든 근거가 되었다. 

  셋째, 이 책의 의도가 무엇인가? 책을 쓴 의도는 두 가지가 아닐까? 하나는 음모론이다. 이렇게 저렇게 떠도는 이야기들을 심심풀이 삼아 읽어볼 수 있도록 모아 놓았다. 그것도 자극적인 소재들로만 말이다. 태평천국의 사라진 보물과 나치의 사라진 보물이 인류의 역사를 바꾸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결국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들을 모아서 시간 때우기에나 쓰라는 의미가 아닌가? 둘째 중국 중심적인 역사관이다. 위에서 말한 여간현은 일부 사학자들이 중국의 우월성을 주장하기 위해 사용하는 글이다. 로마까지도 중국의 속국이며, 칭기즈칸도, 누르하치도 결국은 중국의 역사의 한 부분이다. 인류의 역사는 중국을 중심으로 돈다는 것이 이 책이 은밀히 발신하는 메시지가 아닐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중국의 사건을 이렇게 많이 포함시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깨닫는 유일한 한 가지는 역사에서만큼은 어설프면 안된다는 것이다. 어설프게 알고, 생각하지 않고 그저 받아들이기만 하니까 이런 말도 안되는 책들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 그동안 이책 저책을 통하여 주워들었던 모든 지식들을 동원하여 독서하게 만들어준 아주 고마운(?) 책이다. 심심풀이용으로 읽어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권하지만 진지하게 역사에 대해서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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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결혼을 말하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심리학이 결혼을 말하다 - 두려움과 설레임 사이에서 길을 찾다
가야마 리카 지음, 이윤정 옮김 / 예문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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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은 꼭 해야 한다. vs 결혼은 미친 짓이다. 

  도무지 결론이 나지 않은 이러한 대결에 대해서 말한다는 것은 왠만한 용기로는 불가능하다. 결혼을 꼭 해야 한다는 말을 한다면 결혼이란 미친 짓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공격을 받을 것이요, 반대의 경우라면 결혼을 무시한다 해서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공격을 받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복잡하면서도 어려운 주제에 대하여 용감하달까, 아니면 무모하달까 나서서 말하는 사람이 생겼다. 그것도 심리학이라는 복잡다단하고 미묘한 프리즘으로 말이다. 내가 이 책을 열면서 기대를 가졌다면 바로 여기에 있다. 

 가을만 되면 온갖 곳에서 청첩장이 날라온다. 친구들에게서, 아는 사람에게서, 직장에서 등등등. 청첩장을 처지하는 것도 곤란하고, 모든 결혼식에 다 챙겨서 가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꼭 가야하는 사람들에게는 전화를 통하여 사정상 가지 못함을 미리 양해를 구하고 신혼 여행을 다녀와서 보거나, 축의금만 통장으로 보내준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 한 구석이 찜찜한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축의금 또한 무시못할 규모라면 더더욱 결혼이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어쩌랴. 인간은 관계를 맺어가는 존재이고, 나 또한 이들에게 같은 일을 강요했던 전적이 있으니 말이다.  

  주변에서 행해지는 결혼식을 바라보면서 결혼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한때는 누군가와 같이 살아간다는 것이 부담이 되어서 결혼을 하고 싶지 않았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금에도 결혼이 무엇인가 정의를 내린다는 것은 지난한 일이다. 또한 결혼을 꼭 해야 하는가, 아니면 결혼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를 말한다는 것은 더더욱 힘든 일이다. 그렇지만 힘들다고 해서 말하지 않아도 되는 성질의 것이 아니니 결혼이라는 주제가 다루기 힘든 것이 아니겠는가? 

  인간의 일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단계 중의 하나가 결혼인데 왜 많은 이들이 이 부분에 대하여 침묵하거나, 행복이 아니라 고통으로 받아들이는가? 저자는 결혼이란 개인의 문제인데 이 개인적인 차원의 것을 사회적인 것으로 만들어 버려서 개인들에게 두려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결혼이란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의 것이니 결혼을 하고 안하고는 자신이 결정하라, 고민하거나 걱정하지 말라 결론을 내린다. 잔득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읽어 온 나에게 뭔가 마뜩치 않은 결론이지만, 이 외에 더 좋은 구체적인 결론이 날 수 없으니 유구무언일 수밖에. 

  네 멋대로 해라는 결론에 이르고만 책이지만 결혼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 혹은 등떠밀려서 결혼하는 사람에게 한번쯤은 권하고 싶은 책이다. 물론 결혼에 대한 심리학적인 분석을 구하는 사람이라면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결론을 내자면 심각한 주제에 대하여 일반적이고도 뻔한 내용을 개인적인 경험을 통하여 분석하고 네 멋대로 해라는 결론에 이른 용두사미식 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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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책쟁이들>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한국의 책쟁이들 - 대한민국 책 고수들의 비범한 독서 편력
임종업 지음 / 청림출판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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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국의 책쟁이들이라? 

  제목에서부터 부러움이 밀려온다. 얼마나 책에 미쳤으면 쟁이라는 어미를 붙였을까?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신문 상에 실렸던 그들이었는지, 내용들은 여러사람들의 이야기를 짧게짧게 옮기고 있다. 그들이 어떻게 책에 몰두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생각으로 책을 읽어 나가고 있는지, 어떻게 책을 모아 놓고 있는지. 잔잔한 삶의 이야기들을 전하면서 그들의 철학과 오늘날 한국에서 사라져 가는 헌책방들과 문화들, 독서문화에 대하여 저자는 자신의 철학과 그들의 철학을 잘 버무려서 우리에게 들려준다. 

  언제, 어느 방송이었는지는 정확하게 생각이 나지 않는다. 방송이 아닐 수도 있다. 신문기사일 수도 있다. 아니 둘다 일수도 있다. 세계의 여러나라들의 독서에 관한 보고서를 인용하여 한국 사람들은 책을 너무 안 읽는다고 지적했던 것이 기사의 내용이었다. 그 기사의 내용을 보면서 안타까웠고, 그렇게 책을 많이 읽지 않는 내가 부끄럽기도 했다. 그 뒤로 열심히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고, 게으름을 부렸지만 어느덧 올해 읽은 책이 60권을 넘었다. 물론 신앙서적을 포함하지 않은 권수이기에 이것까지 포한함다면 80~90권쯤 되지 않을까?  

  이쯤이면 되겠지라는 교만한 마음이 어느새 내 안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하여 그 자만심이 무참하게 깨져나갔다. 이들의 독서량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기에. 책벌레라는 말이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러운 것도 사실이다. 남들은 꽉 막혔고, 고리타분하다고 할지라도 모르겠지만, 그들은 각자의 세상 가운데, 각자의 철학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조금은 이해가 안되는 면도 있다. 그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나의 입장에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책을 열심히 모아 두는 습관들과 헌책방을 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솔직하게 나도 책을 좀 사는 입장이지만 이상하게 옛날 책들은 잘 보지 않게 된다. 종이의 질도 그렇고, 요즘 나오는 책들이 훨씬 번역이 매끄러운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아마 이 책에 등장하는 책쟁이들이 보면 무식하다고 펄쩍 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찌되었건 책이 있어서 세상이 행복한 사람들, 그 사람들이 참으로 부럽다. 

  ps. 책의 전체적인 느낌은 한국의 고집쟁이들과 비슷하다. 물론 신문기사를 다듬어서 편집한 책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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