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이 결혼을 말하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심리학이 결혼을 말하다 - 두려움과 설레임 사이에서 길을 찾다
가야마 리카 지음, 이윤정 옮김 / 예문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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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은 꼭 해야 한다. vs 결혼은 미친 짓이다. 

  도무지 결론이 나지 않은 이러한 대결에 대해서 말한다는 것은 왠만한 용기로는 불가능하다. 결혼을 꼭 해야 한다는 말을 한다면 결혼이란 미친 짓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공격을 받을 것이요, 반대의 경우라면 결혼을 무시한다 해서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공격을 받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복잡하면서도 어려운 주제에 대하여 용감하달까, 아니면 무모하달까 나서서 말하는 사람이 생겼다. 그것도 심리학이라는 복잡다단하고 미묘한 프리즘으로 말이다. 내가 이 책을 열면서 기대를 가졌다면 바로 여기에 있다. 

 가을만 되면 온갖 곳에서 청첩장이 날라온다. 친구들에게서, 아는 사람에게서, 직장에서 등등등. 청첩장을 처지하는 것도 곤란하고, 모든 결혼식에 다 챙겨서 가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꼭 가야하는 사람들에게는 전화를 통하여 사정상 가지 못함을 미리 양해를 구하고 신혼 여행을 다녀와서 보거나, 축의금만 통장으로 보내준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 한 구석이 찜찜한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축의금 또한 무시못할 규모라면 더더욱 결혼이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어쩌랴. 인간은 관계를 맺어가는 존재이고, 나 또한 이들에게 같은 일을 강요했던 전적이 있으니 말이다.  

  주변에서 행해지는 결혼식을 바라보면서 결혼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한때는 누군가와 같이 살아간다는 것이 부담이 되어서 결혼을 하고 싶지 않았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금에도 결혼이 무엇인가 정의를 내린다는 것은 지난한 일이다. 또한 결혼을 꼭 해야 하는가, 아니면 결혼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를 말한다는 것은 더더욱 힘든 일이다. 그렇지만 힘들다고 해서 말하지 않아도 되는 성질의 것이 아니니 결혼이라는 주제가 다루기 힘든 것이 아니겠는가? 

  인간의 일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단계 중의 하나가 결혼인데 왜 많은 이들이 이 부분에 대하여 침묵하거나, 행복이 아니라 고통으로 받아들이는가? 저자는 결혼이란 개인의 문제인데 이 개인적인 차원의 것을 사회적인 것으로 만들어 버려서 개인들에게 두려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결혼이란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의 것이니 결혼을 하고 안하고는 자신이 결정하라, 고민하거나 걱정하지 말라 결론을 내린다. 잔득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읽어 온 나에게 뭔가 마뜩치 않은 결론이지만, 이 외에 더 좋은 구체적인 결론이 날 수 없으니 유구무언일 수밖에. 

  네 멋대로 해라는 결론에 이르고만 책이지만 결혼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 혹은 등떠밀려서 결혼하는 사람에게 한번쯤은 권하고 싶은 책이다. 물론 결혼에 대한 심리학적인 분석을 구하는 사람이라면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결론을 내자면 심각한 주제에 대하여 일반적이고도 뻔한 내용을 개인적인 경험을 통하여 분석하고 네 멋대로 해라는 결론에 이른 용두사미식 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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