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군사편>을 읽고 리뷰해주세요.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 : 군사편
탕민 엮음, 이화진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 

  뭔가 있을 것 같은 거창한 제목을 달고 나왔지만 내용은 거창할 것이 없다. 왠지 속았다는 허망함과 서평단 도서라는 안도감이 교차하고 말았다. 표지에는 항공모함과 전투기를 디자인하여 마치 몽고메리 장군의 "전쟁의 역사"와 같은 수준의 책일 것처럼 기대를 하게 만들더니 실제 내용은 썬데이 서울(?) 정도였달까? 도대체 이 책을 왜 냈더란 말인가?  하도 궁금한 마음에 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었는가 6편의 리뷰를 꼼꼼하게 읽었다. 그런데 왜 하나같이들 이 책에서 무엇인가 묵직한 것을 얻었다고 하는 것일까? 내가 잘못된 것일까? 아무래도 6명보다는 한명인 내가 잘못된 것이라 믿는 것이 속이 편할 것이다.  

  알라딘 서평단에서 읽고 리뷰를 써달라고 하는 책이니 리뷰를 써야겠다. 물론 이 리뷰가 나에게 바라는 방향의 리뷰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내가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그럴듯하게 써줄 수도 있지만 그런 비겁한 행동은 책을 읽고 난 후에 취해야 할 행동은 아니기에, 솔직 담백하게 작성하고자 한다. 그게 이 서재의 이름을 지키는 것이니 말이다. 

  이 책에서는 인류 역사상 일어났던 이해할기 어려운 사건들을 모아 놓고 사건의 대략적인 것들을 설명한다. 그리고 이부분이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 정황상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지만 자세한 것은 밝혀지지 않았다. 앞으로 연구가 더 필요할 것이다. 뭐 대충 이런 패턴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느 하나도 이 패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 책을 보면서 내가 문제 삼는 것은 세가지 이다. 첫째는 어떤 기준으로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적인 사건들을 선별했느냐는 것이며, 둘째는 역사적인 근거는 확실하냐는 것이고, 셋째는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첫째, 어떤 기준으로 이 사건들이 인류의 운명을 바꾸었다고 생각하는가? 이 책에서 인류의 운명을 바꾸었다고 생각하는 사건들을 한번 정리해보자. 트로이 전쟁, 적벽대전, 무적함대와 영국의 전투, 워털루 전투, 북양함대와 일본의 전투, 진주만과 노르망디, 진의 무기 체제, 삼국지의 목우유마와 팔진도, 나바호 암호, 씨 허리케인, 로마군, 몽고 철기병, 나치 돌격대, 스파르타쿠스, 2차대전, 독소불가침조약, 뎅케르트 후퇴작전, 원폭투하, 조조의 72개능, 칭기즈칸 능, 오삼계의 투항, 태평천국운동, 게바라, 한신, 마속, 잔다르크, 정성공, 이자성, 연갱요, 야마모토 이소로쿠, 무솔리니, 히틀러, 괴링, 멩겔레, 마타 하리, 가와시마 요시코(금벽휘), 포포프, 올가 체코바, 트로이 보물, 진시황릉, 태평천국 보물, 아와마루호, 나치의 보물. 

  꽤 길지만 자세하게 기록한 이유는 이것들이 과연 인류의 운명을 바꾼 사건인가 살펴보자는 것이다. 그리스와 로마의 역사는 동양과는 거의 무방하게 흘러갔다. 그러나 유럽의 판도를 바꾸었다고 우긴다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다. 2차대전은 분명히 온 인류에게 충격을 준 사건이었으니 넘어가고, 중국의 진시황, 삼국지의 내용들, 몽골, 태평천국운동 등은 도대체 인류의 운명을 바꾼 것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끽해야 중국의 운명을 바꾼 역사라고 볼 수 있고, 어떤 것은 역사를 바꾼 것과는 상관없이 신화적인 내용들을 모아 놓은 것도 있는데. 중국의 역사가 세계의 역사라는 말인가? 만약 그렇다면 결국 이 책은 중국 우월주의의 산물이 아닐까?  

  둘째, 역사적인 근거는 확실하냐는 것을 집고 넘아간다. 내가 이 책을 썬데이 서울과 같다고 평가한 것도 바로 여기에 있다. 역사 관력 책들은 분명한 역사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 만약 역사적인 근거가 없다면 그것은 역사를 가장한 소설이거나, 썬데이 서울의 카더라는 음모론 밖에 되지 않는다. 예를 몇가지 들어보자. 3뷰 특공대를 둘러싼 비밀 편에서 "전설의 부대, 고대 로마군"이라는 부분을 살펴보자. 로마군과 파르티아의 카르하이 전투에 대하여 묘사하면서 크라수스의 군대가 패하여 크는 참형에 처해졌고, 그의 아들 푸블리우스가 1개 군단을 이끌고 무사히 탈출하였고, 그 군단이 중국까지 흘러들어가 여간현에 자리잡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 주장이 저자가 말하는 터무니없는 주장은 아니다. 일부 소수 역사학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푸블리우스는 파르티아에 사로잡혀서 참수되고 그의 머리는 아버지 크라수스의 머리와 함께 효수되었다고 본다. 내 생각에도 사람들이 푸블리우스라는 거물의 용모를 헷갈려서 다른 사람의 머리를 그의 머리라고 표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푸블리우스는 확실하게 죽음을 당했을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이러한 역사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의 설명조차 없다. 오로지 사라진 로마 군단이 중국까지 오게되어 정착했다고 말할뿐이다. 다만 말미에 진위여부는 더욱 확실한 역사적인 고증이 필요하다는 무책임한 말로 끝맺을 뿐이다. 롬멜에 관한 예도 마찬가지다. 도대체가 롬멜이 언제 죽었는지 이 부분에 대해서도 두루뭉술하게 넘어가기 때문에 돌격대가 처형되었을 때인지, 아니면 돌격대와는 상관없이 전쟁이 끝나지 직전이었는지를 모호하게 설명한다. 그 외에 이곳저곳에서 일반적으로 주장되는 역사적인 사실을 모호하게 설명하여 헷갈리게 만들거나, 혹은 전혀 엉뚱한 이야기를 늘어 놓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역사관련 서적으로서는 영 아니올시다라는 판단을 내리게 만든 근거가 되었다. 

  셋째, 이 책의 의도가 무엇인가? 책을 쓴 의도는 두 가지가 아닐까? 하나는 음모론이다. 이렇게 저렇게 떠도는 이야기들을 심심풀이 삼아 읽어볼 수 있도록 모아 놓았다. 그것도 자극적인 소재들로만 말이다. 태평천국의 사라진 보물과 나치의 사라진 보물이 인류의 역사를 바꾸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결국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들을 모아서 시간 때우기에나 쓰라는 의미가 아닌가? 둘째 중국 중심적인 역사관이다. 위에서 말한 여간현은 일부 사학자들이 중국의 우월성을 주장하기 위해 사용하는 글이다. 로마까지도 중국의 속국이며, 칭기즈칸도, 누르하치도 결국은 중국의 역사의 한 부분이다. 인류의 역사는 중국을 중심으로 돈다는 것이 이 책이 은밀히 발신하는 메시지가 아닐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중국의 사건을 이렇게 많이 포함시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깨닫는 유일한 한 가지는 역사에서만큼은 어설프면 안된다는 것이다. 어설프게 알고, 생각하지 않고 그저 받아들이기만 하니까 이런 말도 안되는 책들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 그동안 이책 저책을 통하여 주워들었던 모든 지식들을 동원하여 독서하게 만들어준 아주 고마운(?) 책이다. 심심풀이용으로 읽어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권하지만 진지하게 역사에 대해서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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