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다케우치 히데키

출연: 아야세 하루카, 사카구치 켄타로

 

이 영화는 어찌보면 인간이 갖는 판타지를 제대로 건드려 준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래서 판타지이기도 하겠지만. 영화의 도입 부분이 얼핏 내가 좋아하는 영화 <시네마 천국>을 떠올리게도 한다, 영화 속의 영화 주인공 미유키 공주는 <로마의 휴일>의 오드리 헵번을 떠올리게 한다. 그런 것을 볼 때 영화는 세월과 함께 옛 기억을 재소환하는데 최적화된 물건은 아닌가 싶다. 

 

영화는 어느 영화사의 말단 직원인 켄지가 자신이 사랑한 흑백 고전 영화속의 주인공 미유키 공주를 평생 사랑한다는 내용이다. 그것은, 영화속 미유키 공주가 어느 날 영화속을 탈출하여 켄지가 사는 곳으로 공간 이동을 하므로 가능했던 것이다. 물론 있을 수 없는 이야기지만 판타지고, 상상의 나래를 조금만 펼치면 불가능할 것도 없다. 또한 영화 감독이 꿈인 켄지는 미유키 공주와 있었던 이야기를 시나리오로 쓰기도 한다.

 

이 영화는 스토리가 나름 영리하기도 하다. 켄지는 평생 영화 감독의 꿈을 이루지도 않았거니와 시나리오도 완성하지 못한 채 오직 미유키 공주의 하인이요 연인으로 늙고 죽어간다. 평생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속 미유키 공주를 사랑하니 굳이 그 꿈을 이룰 필요가 없는 것이다. 미유키 공주를 사랑하는 한 그꿈은 영원한 현재진행형일뿐이다. 그건 어찌보면 현실에서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과 닮아 있는 것 같다. 사랑하면 시간이나 현재 처해진 환경이나 상황을 그다지 인식하지 못하지 않는가?

 

 

생각해 보면 영화는 영화로서 한번 탄생하면 다소 빛이 바랄지 모르지만 시간을 초월한 물건이 된다. 오히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산화되는 건 관객인 우리들이다. 그러므로 어느 날 어느 시기에 본 영화가 생각나서 다시 소환해 본다는 건 건방진 생각인지도 모른다. 오히려 한 번 본 영화는 무의식에 저장해 있다가 어느 날 그 영화가 무의식을 뚫고나와 보고 싶게 만들고 옛 추억을 생각나게 만드는 건 아닐까? 이 영화를 보면서 그런 추리가 가능해진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판타지라고 하지만 현실적인 걸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미유키 공주가 영화에서 튀어 나온만큼 그녀는 사람의 체온을 느끼면 흑백으로 변해 다시 자신이 있던 영화속으로 돌아가야 한다. 나중에 둘은 진정으로 서로를 사랑하게 되는데 진짜 키스를 할 수 없으니 이렇게 투명 유리 막을 사이에 두고 저렇게 간접 키스를 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그러니까 일체 사랑에 해당하는 조금의 스킨십도 용납이 안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서까지 사랑하는 사람을 가까이 두고 보고 싶을까? 그게 어느 정도까지는 행복할 수 있어도 인간은 체온을 가진 존재다. 사랑하면 만지고 싶고, 상대를 느끼고 싶은 게 인간의 본능이다. 물론 그만큼 나를 잊지 말아달라는 영화의 은유적 당부인지도 모른다.  

 

이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어쩌면 관객인 우리가 영화를 기억하기 보단 영화가 우리를 기억해 주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마디로 영화란 우리에게 무엇인가에 대한 유쾌한 물음의 영화라고 생각한다. 각자 달아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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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가방 2018-11-05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취향이셨나요? ㅋ

stella.K 2018-11-06 14:15   좋아요 0 | URL
ㅎㅎ 아주 제 취향은 아니지만 끝까지 보게 만드는
뭔가의 힘이 있더군요. 그런 영화가 좋은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18-11-07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접 만질 수 없는 상대와의 연애. 앞으로 그런 시대가 올지 모릅니다.
인터넷을 통해 가상 공간에서의 연애를 한다면요.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과도 연애할 수 있다고 하던데요. 좀 다르지만...

오락실에서 운전 게임을 하던 게 생각나네요. 운전대를 돌리면 정말 제가 차를 운전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지요. 연애도 그런 착각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봤습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 같아요. 우리의 미래말입니다.

stella.K 2018-11-08 14:54   좋아요 1 | URL
그러고 보니 정말 그렇습니다.
영화가 옛날 20세기 초를 배경으로 해서
아날로그 감성이 있어서 그렇지 실제로 <그녀> 같은 영화를 보면
그게 얼마나 사실적으로 묘사되고 있는지 알 수가 있잖아요.
그런데 솔직히 아주 감동스럽진 않죠.
<휴먼스>라는 영드가 있던데 집안 일을 다 해 주는 가정부 로봇이
있는데 섹스 리스 부부가 이 로봇 때문에 갈등하는 장면이 나오더라구요.
그런데 그게 썩 좋아보이지 않더라구요. 좀 징그럽다고 해야하나..?
보다가 말았어요.
 

                  

 

그러려고 그런 건 아닌데...

 

엊그제(?) 마태우스님의 새책이 나와 반가운 마음에 포스팅을 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어제 마태님이 이책을 보내 주셨다. 어찌나 반갑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던지. 

 

   

 

 

받고 바로 감사의 문자를 보냈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그날 나의 포스팅을 보고 서프라이즈 한 거라고 답신을 보내 주셨다. 아, 이런... 꼭 그러려고 해서 그런 건 아닌데.ㅠ

 

첫장엔 겸손하게도 저렇게 쓰셨다. 세상에 필요없는 책이 어디 있단 말인가? 읽는 것이 너무 한정적여 문제지. 나를 다섯 명쯤 복제시켜 놓고 책만 읽게 만들면 후련할까? 세상에 그 많은 책을 다 읽지도 못하고 어느 날엔가 세상을 하직할 생각을 하면 살아 있는 하루하루가 금쪽 같다. 그리고 난 아직 이렇다할 작가도 못 된다. 그야말로 사람을 잘 만난 덕에 책을 냈을 뿐이지 아직 책을 낼 정도로 속이 여물지 못했다.  

 

책 서문에 마태님 첫 책에 대한 흑역사에 대해 나온다. 어느 날 대구 지역에서 강연을 마치고 참석자 중 한 분이 <마태우스>란 책을 불쑥 내밀며 사인을 해 달라고 하는데 이 책을 어떻게 가지고 있었을까, 어찌나 얼굴이 붉어졌는지, 그러면서 첫 책이 실패한 건 어렸을 때부터 일기를 제대로 쓰지 않은 탓이라고 쓰셨다. 그게 정말인지는 나는 그 유명한 <마태우스>를 읽지 않았으니 확인할 방법은 없고, 공감하는 건, 누구에게나 이 '첫'것에 대한 트라우마가 다 있구나 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첫사랑, 첫시험, 첫성적표, 첫발자국 그리고 첫책...

 

나 역시 첫 책에 대해 트라우마 없지는 않다. 책이 처음 나왔을 때는 나도 작가야 하며 좋아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나 보다 책을 더 체계적이며, 알뜰살뜰하게 읽고 리뷰하며 정말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넘쳐 난다는 걸 알았을 때 난 거의 매일 이불킥을 해도 모자랐다. 마태우스님은 그 첫책을 없애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고 하는데, 오늘도 출판사 창고에 잠들어 깨어 날 줄 모르는 내 책에 나는 감사를 해야하는 건지, 미안하다고 해야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내가 미안하다면 오직 출판사에 미안할 뿐이다.ㅠ    

 

그래도 사람의 마음이 그렇지가 않은게, 내가 마태님의 서프라이즈는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 1년쯤 전 <서민 독서>가 나왔을 때 생각지도 않게 보내주셨다. 그리고 마태님은 나에게

두 번째 책을 내달라고 하셨다. 아직 밝힐 수는 없지만 그때 난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다. 그땐 트라우마가 있기 전이기도 하고. 그 기한을 1년 정도로 잡았는데, 민망하게도 초고의 3분의 2를 써 놓고 답보상태다. 지난 여름 너무 더워서 중단하고, 그나마 날씨가 선선해져 다시 붙들까 했더니 모처에서 대본을 써 달라고 해서 그것 쓰느라 시간을 보냈다. 아무래도 마태님께 약속한 시간을 못 지킬 것 같다. 이를 어쩐다. 난 어쩌면 작가가 되겠다고 하고는 이처럼 게으르고, 욕심도, 야망도 없는지.ㅠ

 

그래도 마태님처럼 꾸준히 책을 내시는 걸 보면 힘이 난다. 모처럼 다시 열심히 써야지 한다. 이 책은 어찌보면 자기계발서의 느낌도 나기도 하는데,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마태님의 글은 유머와 친절함이 베어있다.  

 

득템

 

앞서 내가 대본을 써 준 모처라는 곳이 아직은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뮤지컬을 제작하기도 하는 곳이다. 그래서 대본으로 참여해 준 것이고. 그곳에 무사히 안착만 한다면 나에겐 더 없이 좋은 기회이긴 하지만 사람의 운명이라는 게 하루아침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 물론 여기가 아니어도 플랜B가 없는 건 아니다. 앞으로도 할 수만 있으면 뮤지컬 대본을 쓸 생각이다. 

 

뮤지컬에 관한 책이 꽤 여러 권 나와 있긴 하지만 대본을 쓰는 작가가 읽을만한 책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대체로 제작 아니면 배우들이 읽으면 좋을 듯한 책들이 대부분인데 그중 이 <뮤지컬>이란 책은 뮤지컬 제작 전반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대본에 관한 부분도 상당히 다루고 있어서 끌렸다. 그리고 <뮤지컬 레시피>는 우리가 알만한 고전 명작이 어떻게 대본으로 옮겨지는지를 다룬 책이다. 나에겐 필요한 책이라고 판단됐다. 

 

문제는, 앞의 책은 좀 비싸고, 뒤의 책은 품절로 나온다. 아니 언제 이 책이 나왔다고 벌써 품절이란 말인가? 과연 손에 넣을 수 없는 건가 싶었는데, 밑져야 본전이라고 중고샵을 털어 보았다. 근데 이게 웬일인가? 두 권 다 중고샵에 나와 있다. 그것도 반 가격에. 개인샵도 나와 있지만 난 거의 이용을 하지 않는다. 배송비가 붙어서. 적립금 곧 만료 된다는 알라딘 독촉에 땡큐, 땡큐를 외치며 질러버렸다. 

 

오래 사 둔 책이 효도한다       

 

오페라와 뮤지컬. 둘의 차이에 대해 상식적인 수준에서 밖에는 얘기할 수가 없다. 적어도 뮤지컬이 오페라 보다 훨씬 늦게 태어났고, 조금 더 대중적이라는 것 외에 내가 무슨 설명을 할 수 있을까? 

 

그런데 뮤지컬을 공부하려면 필히 오페라를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오페라는 옛날과 달라 굉장히 역동적이고 보다 화려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면서도 그 특유의 고고함을 유지한다. 어찌보면 오페라와 뮤지컬은 자매면서 자웅동체 같은 것은 아닐까. 

 

별일 없으면 나는 내일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하이라이트 공연을 보러 갈 예정이다. 사실 이 스케줄이 없었으면 박종호가 운영하는 풍월당에 가서 파두에 대해 알아 볼 생각이었다. 물론 그것도 오라고 해야 갈 수 있는 거지만. 지난 봄 한 종편에서 했던 <비긴 어게인>은 포르투갈이 배경이었다. 그때 들었던 파두가 생각나 가 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포기하기로 한다.

 

비록 하이라이트 공연이지만 뭔가 예습을 하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마침 박종호가 쓴 <불멸의 오페라 II>에 '니벨룽의 반지'를 다룬 부분이 있어 읽어 보는 중이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내일 하이라이트 공연 가지고는 택도 안 될 것 같다. 책에 의하면 이것은 바그너가 무려 28년 간 쓴 필생의 역작이고, 공연도 무려 4일 동안 17시간을 했다고 한다. 그것도 1800년대 이야기다. 바그너가 그 시대의 사람이니까. 그는 이 하나의 공연을 위해 기획에서부터 제작까지 혼자서 모든 것을 다했다. 오죽했으면 '니벨룽의 반지'를 위한 공연장까지 세웠을까? 가히 악마적이란 생각이 든다. 그러니 내일 공연은 잘 해야 2시간을 넘지 않을 것 같은데 과연 봤다고도 할 수 있을까? 

 

나는 박종호를 지난 2008년도에 처음 접해 보았다. 이탈라아 음악 여행기였는데 음악적 지식도 지식이지만 문체가 정말 좋았다. 왜 이렇게 글을 잘 써? 질투가 날 정도였다. 그런데 원래 글쟁이도 아니었다. 문학수 기자가 음악에 관해 쓰면 그냥 잘 썼다 했을 것이다. 그 사람은 워낙에 그쪽에 전문가고 글쟁이니까. 그런데 박종호는 그쪽 통이 아니다. 정신과 의사다. 어쩌라는 건지.

 

어쨌든, 그러고 난 그의 책을 다시 읽지 못했다. 그리고 작년인가? 저 <불멸의 오페라> 1, 2권이 역시 알라딘 중고샵에 굉장히 싸게 나온 것이 포착됐다. 그것도 (거의)새책으로. 결국 신이 들렸을까, 그 두 책을 모두 구입을 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무래도 내가 정신이 나갔다 싶었다. 크기도 크거니와 두껍긴 왜 그렇게 두껍던지. 내가 아무리 박종호를 좋아한다고 해도 도무지 이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땐 이미 결제가 끝난 상태라 돌이길 수도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그냥 가지고 있다 중고샵에 다시 갔다 팔아야지 했다. 

 

아, 그런데 박종호 새삼 바그너만큼이나 악마적인데가 있다. 도대체 이 엄청난 책을 한 권도 아니고 무려 3권을 썼다. 그것도 짜깁기가 아니라 자신이 직접 발품 팔아가며 썼다. 워낙에 백과사전이라 건조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박종호는 박종호다 싶다. 과연 내가 이 책을 고히 간직했다 중고샵에 내놓을 수 있을런지 의문이 든다. 오래 사 둔 된 책이 효도한다. 언제 사 놨나 싶은 책을 읽고 감동하게 되는 책이 있다. 우린 바로 이런 행운을 맛 보려고 책을 그렇게 오래도록 간직하려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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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11-01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오페라 책 정말 엄청나더라구요. 옛날부터 탐을 많이 냈었는데, 득템하셨네요.
박종호 선생님은 정말 대단하죠?

저런 다방면으로 대단한 사람들이 많은 세상에 태어나서 행복하면서 짜증납니다....

stella.K 2018-11-02 14:52   좋아요 0 | URL
ㅎㅎ 생긴 것도 봐요. 영국 신사 같이 잘 생겼잖아요.
같은 남자들이 보면 정말 짜증날 것 같아요.ㅋㅋㅋ

이걸 어떻게 다 정리를 했을까 싶어요.
그때 적립금만 없었어도 감히 살 생각을 못했을 거예요.
여러모로 행운이었죠.
책이 커서 보관하기가 좀 벅차다는 것외엔...^^

blanca 2018-11-02 0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책 내신 것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스텔라님, 뮤지컬 쓰신다니 너무 근사합니다. 두 분 다 참으로 부럽습니다.

stella.K 2018-11-02 14:57   좋아요 0 | URL
참 부지런하세요 마태님은.^^

그냥 흉내만 내는 거죠.ㅋ
앞으로 운이 좀 계속적으로 따라줬으면 좋겠어요.
워낙에 엎어지기도 잘해서 저도 잘 모르겠어요.
뭔가 으샤으샤가 잘 되야하는데...


cyrus 2018-11-02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창 시절에 클래식 음악을 좋아했을 때 풍월당에 가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이제는 관심사가 확 달라져서 가보고 싶은 장소가 헌책방으로 바뀌었어요... ㅎㅎㅎ

stella.K 2018-11-02 17:02   좋아요 0 | URL
ㅎㅎ 맞아. 관심산는 자꾸 바뀌는 법이지.
클래식이 좋아진 건 아닌데 그냥 관심이 가네.
풍월당 서울 사는 나도 못 가봤다.
언제고 가 볼 날 있겠지. 헌책방은 나 같은 경우 일부러 자제하고 있지.ㅋ

희선 2018-11-03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연을 4일 동안 17시간 하다니 엄청나네요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는가 봅니다 그러고 보니 옛날에는 공연 시간이 아주 길었다는 말 어딘가에서 봤군요 어디에서 주워들었을지... 책 받으신 거 축하드리고 뮤지컬 대본 잘되기를 바랍니다


희선

stella.K 2018-11-03 18:56   좋아요 1 | URL
어제 하이라이트 공연 보고 왔는데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공연하는 거라고 합니다.
그것도 다 할 수 없어서 총 4부작을 내후년까지
나눠서 할 거라더군요.
제작비만도 130억인가가 들어간다던데
그래서 그런지 공연 단가가 좀 비싸더군요.
전 감히 언감생심입니다. 그냥 유튜브나 뒤져 볼까 합니다.ㅠ

페크pek0501 2018-11-03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 님, 뮤지컬 대본을 쓰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신 것 같네요. 그 분야에서 좋은 일이 많이 생기길 바랍니다.

마태 님의 책 출간, 축하드리고요... (드는 생각이 꼭 이렇게 날아다니시는 분이 계시다는 것. 누구는 뛰지도 못하고 걸어가고 있는데... ㅋ)

stella.K 2018-11-03 18:56   좋아요 0 | URL
글쎄..괜히 자극을 받네요.
아직 이렇다하게 정해진 건 없는데.
물들어 올 때 노저으랬다고 뭐라도 하고 있으면
길이 열릴까 싶기도 하고.

마태님은 정말 대단하세요.
마태님 때문에 자극 받는 것도 있죠.ㅎ

후애(厚愛) 2018-11-04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뮤지컬 대본을 쓰신다니 대단하시고 부럽습니다.^^
오래 사 둔 책이 효도한다 제목이 참 좋습니다. ㅎ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stella.K 2018-11-05 14:08   좋아요 0 | URL
에이, 흉내만 내는 거라니까요.
그리고 오늘 저 <뮤지컬>이란 책을 조금 읽었는데
뮤지컬 작가는 희곡 작가 보다도 못하다고 나와있더군요.
희곡은 씌여진 그대로 올리지만 뮤지컬 대본은
그대로 올라갈 수 없다고. 그래서 하나의 기술자라고.
그러니까 의지가 확 꺾이던데요?ㅠㅎ
 

얼마 전, <티파니에서 아침>을 다시 보았다. 이번에 본 것이 세번째다. 언제나 그렇듯 내가 한 영화를 거듭해서 보는 경우는 좀처럼 없다. 

 

그런데 이 영화 세번째로 봤더니 두 번째에도 발견하지 못한 것을 발견하고 속으로 찔끔했다. 그전까지는 오드리 헵번이 여우 꼬리 살랑거리며 나오는 게 너무 좋아 오로지 주인공에만 취해있었던 것 같다. 나도 같은 여자지만 오드리 헵번을 좋아하지 않기란 쉽지 않다.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영화속에서 얼마나 빛나보이던지. 그것은 오프닝씬에서부터 강력하게 사로잡는다. 

 

검정 이브닝 드레스를 입은 그녀가 한 손엔 커피를, 한 손엔 도넛을 들고 귀금속 상점인 티파니를 배회하는 장면이란...! 난 바로 이 첫 장면에서부터 사로잡혀 영화속 홀리로 분한 오드리 헵번이 맡은 역할이 뭔지, 그녀의 상대역인 폴은 어떤 캐릭터인지 알지 못했던 것이다. 폴 역을 맡은 젊은 날의 조지 페퍼드는 또 오죽 잘 생겼던가. 브레드 피트가 있기 한 세대 전에 이 배우가 있었다는 걸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사실 이 남녀 주인공의 캐릭터가 그다지 좋은 건 아니다. 특별히 부각을 안 시켜서일뿐이지, 홀리는 고급 창녀고, 폴은 촉망 받는 소설가라고는 하나 후원자가 있다. 말이 좋아 후원자지 어느 돈 많은 귀부인과 내연의 관계다. 글쎄, 서양에서는 에게 아무렇지도 않을지 모르지만 동양의 정서에선 쉽게 이해될 것은 아니다. 더구나 이 영화의 제작년도는 1961년도 고, 내가 처음 본 건 80년 대가 막 시작되었을 때이다. 그 시대의 정서로도 쉽게 용납이 안 된다. 그런데도 난 그걸 아버지와 함께 TV '주말의 명화'를 통해 봤다는 것이다.

 

그때 나는 관심이 책에서 영화로 옮겨가는 중이었거나 아니면 영화로 확장되는 그 경계 어디쯤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원작이 있는 영화를 본 경우 그 원작을 읽어보고 싶은 충동이 꼭 있었다. 그래서 난 비슷한 시기에 역시 '주말의 명화'를 통해 비비안 리가 나왔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봤을 것이다. 그리고 거의 충동적으로 거짓말 좀 보태 사전만한 두께 두 권짜리를 냉큼 사다가 보기 시작했고 그것을 읽느라 고생 깨나했다. 덕분에 그때까지 잘 알지 못했던 미국 흑인 노예의 역사에 대해 흥미가 생겼으니 나름 뿌듯했다. 그리고 그건 어느 날 갑자기 생겼던 것이 아니다.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땐가? 알렉스 헤일리 원작의 TV 시리즈 <뿌리>를 봤기 때문이기도 하다. 난 그때도 마침 번역되어 나온 원작을 사다 읽긴했지만 읽는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책이 영화만큼 감동스럽지가 않은 건지, 아니면 그것을 읽기엔 내가 아직 어렸던 건지, 아니면 번역에 문제가 있었던 건지. 

 

지금은 상하 권으로 나왔지만 처음 나왔을 당시는 세 권으로 케이스에 담겨져 나왔었다. 그때 번역자가 누구였는지 모르겠다. 안정효 번역자였다면 나쁘지 않았을 텐데 그가 최초의 번역자였을까엔 의문이 남는다. 모르긴 해도 그때 안정효는 대학을 다니고 있거나 막 졸업할즈음이 아니었을까? 무엇보다 안정효의 번역본은 2009년이다. 그렇다면 선번역자가 있지 않았을까? 하긴 안정효든 아니든 내가 그때 번역 가지고 왈가왈부할 상황은 아니었던 것 같다. 지금이야 번역의 질을 깐깐하게 따지지 그땐 그런 것도 없었고, 무엇보다 내가 이제 겨우 알파벳을 떼었을 땐데 번역을 따질만큼 나의 정신이 고급한 경지는 아니라는 것.    

 

아무튼 난 그렇게 자연스럽게 흑인 문학에 눈을 떠 가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와 생각하면 과연 마가렛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흑인 문학의 범주에 넣어도 될까 의문스럽기도 하다. 물론 백인이면서 흑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글을 쓰는 사람이 없지는 않겠지만 엄밀히 말해 그 작품을 흑인 문학으로 보는 건 좀 그렇지 않나 싶다. 모르긴 해도 마가렛 미첼 이전에 자기 작품에 흑인을 등장시킨 작가는 없지 않았을까? 그게 맞다면 마가렛 미첼의 문학적 업적은 결코 작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흑인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뤘다고는 보지 않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것은 훗날 알렉스 헤일리나 토니 모리슨 같은 흑인 작가의 몫은 아니었을까?

 

아무튼 그때 <뿌리>의 성공을 힘입고 카일 언스토트란 작가의 <만딩고>라는 소설이 나와 신문이며 라디오에 한창 선전중에 있었다. 지금은 거의 잊혀진 작가인 것 같은데 그때는 거의 라디오만 틀면, 신문은 이틀이 멀다고 광고에 나왔었다. 그러니 내가 이 책에 관심을 안 가질 리가 없다.    

 

그런데 광고 카피가 좀 관능적이다. 그 내용이 어땠는지 지금은 전혀 기억하는 바가 없지만 관능적이었던 것만큼은 확실하다. 그 책을 선택하지 않을 방법중 하나는 시간이 지나면 이 책에 대한 관심도 잦아들겠지 해서 잦아들면 그건 읽지 않아도 되는 책이다. 그런 것처럼 시간이 지나도 잦아들지 않으면 그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한다. 그 책이 그랬다. 시간이 지나도 내 마음에서 잦아들지 않았다. 그렇다면 읽어야 한다. 그런데 나도 참 순진하다. 연일 그렇게 광고를 해 대는데 무슨 수로 내 마음에서 관심이 잦아들기를 기대한단 말인가? 그래서 꼭 사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때는 또 아버지가 용돈을 주셨던 것이 아니라 필요한 그때 그때 타야했다. 그런데 좀 우스운 일이 벌어졌다. 평소 때 같으면 내가 책을 사겠다고 하면 아버지는 말없이 돈을 주시곤 하셨는데, 그때 따라 무슨 생각이셨는지 무슨  책을 살 거냐고 묻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나도 참 요령이 없었다. 그냥 다른 책을 사겠다고 했으면 좋았을 것을 솔직하게 <만딩고>를 사겠다고 한 것이다. 그러자 아버지는 일언지하에 돈을 못 주겠다고 하시는 것이다. 아버지도 그 야시시한 광고를 거의 매일 들으셨으니 빛의 속도로 그런 19금 소설을 딸에게 읽힐 수는 없다고 생각하신 것일게다. 

 

그때 난 확실히 잘못했다는 걸 알았지만 이미 주워 담을 수는 없었다. 그래도 내깐엔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던 건, 난 그 무렵에 이미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사랑>을 완독한 전력이 있었다. 이거야 말로 19금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도 있고, 당시 국어 선생님도 읽기를 허락한 소설이다. 그렇다면 <만딩고>도 당연히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던 것이다. 좀 억울했지만 조용히 물러나는 수 밖에. 뭐라고 설득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바로 며칠 전,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보면서 새삼 이 영화가 나에겐 효자였다는 걸 알았다. 난 분명 이 영화를 아버지와 함께 봤다. 그런 캐릭터가 저변에 깔려 있고 그게 조금이라도 수면위로 툭하고 삐져 나왔더라면 아버지는 내가 그 영화를 보기를 불허했을 것이다. 그런데 교묘하게도 그런 것을 완벽히 감추고 15세 관람가로 둔갑시켜 부녀가 함께 볼 수 있게 해줬으니 이 영화가 아버지에게 대신 복수해 준 셈이라는 걸 알았다.  

 

알디시피 이 영화는 트루먼 커포티의 원작을 영화화 했다. 이 책은 2013년이 되서야 나왔다. 영화에 비하면 한참 늦은 출판인데 만일 그 시절에 나왔다면 아버지는 또 읽기를 반대하셨을까? 어쨌든 복수는 그렇게 조용하고 은밀하게 하는 것이다. 그것도 감독이 대신 해 준 거나 다름없으니 고맙다고 해야하는 걸까? '그렇게 못 보고 ,못 읽게해도 다 본다구요!' 

 

옛날이나 지금이나 아무리 어른이 반대해도 아이들은 어떤 방법으로든 19금에 접근한다. 지금은 그 경로가 워낙에 다양한데다, 스스로 19금을 15세 관람가로 낮추고 있어서 내 시절의 19금과는 많이 달라졌다. 그렇더라도 공히 말하겠는데 그 시절 나는 소설 <만딩고>를 정말 흑인 문학에 대한 관심 때문에 읽어보려 했다. 아, 이 마음을 누가 알리?ㅠ 

 

그런데 지금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렇게 읽고 싶었던 책이라면 성인이 되서 읽었을 텐데 지금까지도 안 읽고 있다. 그런 것을 보면 정말 나와는 인연이 없었던 책이었을까? 하긴 지금은 읽고 싶어도 읽을 수가 없다. 절판 됐으니. 어느 출판사에서 다시 나와준다면 그때처럼 다시 한 번 내 마음에 불을 확 질러 놓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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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8-11-01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도 만딩고 알아요. 고맘때 아빠 책상에 있는 걸 보고 궁금해서 몰래 읽었지요...
<티파니에서 아침을>은 영화보다 음악이 더 먼저 생각나는 영화중 하나랍니다.

stella.K 2018-11-01 14:28   좋아요 0 | URL
아, 읽으셨구나.
저의 아버지는 읽지도 않으시면서
제가 읽는 것을 막으셨답니다.ㅠ
물론 보셨다면 저도 몰래 읽었겠죠?ㅋㅋ

맞아요. 음악이 참 많이 기억에 남죠.
첫 장면은 정말 영화사에 남을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니데이 2018-10-31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K님도 <뿌리>를 드라마로 보셨군요. 어른들이 예전에 그 드라마를 보셔서, 제목을 기억하는 분들 계시더라구요. 저는 드라마는 못 봤지만, 원작자의 이름만 알고요.

이제 조금 있으면 11월입니다. 3분쯤 남았으니까요.
11월에는 더 좋은 일들, 크고 작은 행운 가득한 한 달 되셨으면 좋겠어요.
stella.K님,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stella.K 2018-11-01 14:35   좋아요 1 | URL
이 <뿌리>가 나중에 또 한번 리메이크 됐더군요.
근데 안 보게 되더라구요.
워낙에 볼게 많으니까 순위에서 밀린 것도있고
잔인한 장면도 많은 것 같더라구요.
스토리를 아니까 이 잔인한 장면을 굳이 보고 싶지 않은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서니님 안 보셨으면 한 번 보시라
추천하고 싶습니다. 진짜 잘 만들었어요.

좋던 싫던 11월이 시작됐네요.
어영부영 남은 두 달이 지나갈 것 같습니다.
서니님도 알찬 11월 되시기 바랍니다.^^

페크pek0501 2018-11-03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털리 부인의 사랑>을 사 놓고 아직 읽지 못한 1인입니다.
님은 완독하셨군요...
저는 내년에나 읽을까 합니다. 친구가 꼭 읽어 보라고 해서 샀었는데...ㅋ

stella.K 2018-11-03 18:50   좋아요 0 | URL
다시 읽으면 느낌이 또 다를텐데 말입니다.
읽으지 하도 오래되서요.
이러고 저러고 지간에 전 <만딩고>나 다시 나왔으면 합니다.ㅋ
 

얼마 전, 마태우스님이 의학사에 관한 책이 출간 대기 중이라고 하셔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 책이 먼저 나왔다. 언제 또 이런 책을...?! 하여간 꽤 부지런한 분이시다.

 

올초 나는 <목련꽃 필 무렵 당신을 보내고>란 이기춘 옹의 일기집을 읽고 일기를 다시 쓰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매일 일기를 쓴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스스로 현재 스코어를 평가하자면 성실도면에선 90점은 줄 수 있을 것 같다. 이만큼 쓰기도 쉽지 않은데 그 정도면 나로선 좋은 점수다. 그런데 마태님은 아예 대놓고 <밥 보다 일기>라니 스스로 점수를 깎게 된다. 아, 어찌할꼬...ㅠ

 

그렇지 않아도 지난 주말 <대화의 희열>이란 프로에 가수 아이유가 나왔는데 그녀는 우리가 잘 아는대로 싱어 송 라이터다. 최근엔 프로듀서까지 하고 있는데, 그녀가 작사를 할 수 있는 것엔 일기 쓰는 습관이 한몫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과연 일기를 우습게 볼 일은 아닌 것 같다.

 

사실 언젠가도 그런 얘기를 했지만, 내가 일기를 쓰지 않게된 건 블로그 활동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과 일기 쓰는 행위를 같이 봐야하는 건지, 따로 봐야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런데 일기 쓰기를 다시 한 나로선 블로그에 글을 남기는 빈도수는 확실히 줄어든 건 사실이고, 괴발세발로 쓰는 글을 굳이 정서하게 되지는 않지만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 보다 더 솔직하게 쓰게 되는 건 사실이다.

 

명랑한 글쓰기로 유명한 마태님께서 지난 번엔 책읽기에 관한 책을 내시더니 이번엔 글쓰기다.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 같기도 한데 또 어떤 글을 쓰셨을지 궁금하다. 모쪼록 대박 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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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8-10-29 2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매일 일기쓰기 어려운거 같아요ㅠ

stella.K 2018-10-30 13:29   좋아요 1 | URL
그러게 말입니다. 그래도 우리 열심히 써 봐요.^^;;

syo 2018-10-29 2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이라고는 일기밖에 못 쓰는 syo가 있습니다. 리뷰를 써도 일기, 독후감을 써도 일기....

stella.K 2018-10-30 13:32   좋아요 1 | URL
항상 그렇지만 전 리뷰와 독후감이 뭐가 다른지 모르겠어요.
분명히 뭐라고 뭐라고 그 차이를 설명하더만
뒤돌아서면 잊어버리고마니 참...

어쨌든 리뷰면 어떻고, 독후감이면 어떻습니까?
성실하게 쓰는 게 중요한 거죠.
게다가 늘 당선작을 내지 않습니까?
그게 중요한 거죠. 전 당선작 내는 게 넘넘 힘들어요.ㅠ

2018-10-29 2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10-30 13:34   좋아요 1 | URL
아유, 왜요? 제가 아니어도 누군가는 벌써 소문 냈을 겁니다.
마침 이번엔 제가 알라딘 내에선 제일 먼저 알게 되서
소문낸 건데 얼마나 기쁘던지요.ㅋ
다시 한 번 대박 나시길 기원합니다!!^^

희선 2018-10-30 0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기가 글쓰기에 도움이 된다는 말에 예전에 날마다 쓴 적도 있지만 글은 별로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늘 비슷한 것만 쓰고 그저 생각만 썼네요 그걸 일기라고 할 수 있을지, 지금도 그렇게 써요 자기만 보는 일기니까 잘 쓰려고 하기보다 그냥 편하게 써도 괜찮겠지요


희선

stella.K 2018-10-30 13:38   좋아요 2 | URL
그건 그래요. 어떤 땐 했던 말을 또하고, 어떤 땐 쥐어짜내야
나오고. 그럴 땐 내가 무슨 숙제하는 것도 아닌데
꼭 이랴야 하나? 이렇게 써도 다시 볼 날이 있을까?
의문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결론은 일기를 안 쓰는 것 보단
쓰는 게 중요하다는 거죠.
제가 좀 악필이라 나중에 알아 봐 줄 사람도 없을 것 같습니다.^^;;

후애(厚愛) 2018-10-31 1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책이 나오셨군요.^^

예전에 일기를 자주 쓰곤 했었는데 요즘은 아주 가끔씩 쓰곤 합니다.
기억에 남는 일, 특별한 일이 생겼을 때만요.
그런데 솔직히 귀찮기도 합니다.^^;;
감기조심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stella.K 2018-10-31 14:36   좋아요 1 | URL
ㅎㅎ 동감이어요.
그런데 책 서문에 마태님이 일기를 쓰지 않는 것에 대해
어찌나 쎄게 쓰놓으셨는지 후애님도 보시면
정신이 번쩍 드실 걸요?^^

후애(厚愛) 2018-10-31 15:42   좋아요 1 | URL
stella.K님 땡스 투 누르고 장바구니에 담아 두었습니다.^^
다음달에 구매해서 봐야겠어요.
좋은 책 소개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stella.K 2018-10-31 18:27   좋아요 1 | URL
앗, 고맙습니다.^^
 

내년이 3.1운동 100주년이라는 걸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물론 지금은 아직 2018년이니 내년이 되면 메스컴에서 일깨우긴 할 것이다. 더불어 2020년은 유관순 열사가 순국한지 100주년이 되는 해다.

 

그래서 모처에서 초등학교 3, 4학년을 대상으로 어린이 뮤지컬을 만든다고 해서 대본 참여를 해 줬다. 길이는 40분 내외.그러니 이야기가 산을 타다가 갑자기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느낌이다. 즉 기승전결이 없다는 것이다. 기승으로 갔다 바로 결론으로 떨어지는 구조랄까?

 

암튼 텍스트가 있긴 하지만 텍스트대로만도 할 수도 없다. 새삼 초등학교 때 배우고 잊어버렸던 유관순 열사에 대해 공부할 수 있게 되서 나름 좋았는데 그래도 대본에 유관순 열사의 마지막 유언만은 남기고 싶었다. 유언은 이렇다.

 

                 "내 손톱이 빠져나가고 내 코와 귀가 질리고

                  내 손과 다리가 부러져도 그 고통은 이길 수 있사오나

                  나라를 잃어버린 그 고통만은 견딜 수가 없습니다.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 밖에 없는 것만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입니다."

 

그런데 이걸 결국 넣지 못했다. 아이들 정서에 안 좋을거란다. 작가의 똥고집일까? 난 웬지 쉽게 용납할 수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데 이걸 가지고 얘들이 두려워 하겠느냐고 우기고 싶었다. 직접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그저 읊으며 지나가는 건데. 결국 모든 사람의 의견을 존중해서 빼기로 했다.   

 

그래도 뭔가 찜찜해서 최근 홍콩에 살다 영구 귀국한 아는 지인에게 사정 얘기를 하고 자문을 구해 보았다. 그는 홍콩에 살 때 아이들을 대상으로 인형극을 해 봤다니까. 그 역시 빼는 게 좋을 거라고 조언했다. 

 

그런데 또 의외의 일이 발생했다. 그렇게 해서 뺐는데 마지막 엔딩을 유관순이 채찍을 맞고 죽는 것으로 마무리 하자는 것이다. 아니 그 대사로 처리하는 유관순 열사의 마지막 유언도 뺀 마당에 채찍 맞다 죽는 것을 보여 주자고...? 게다가 그렇게 해서 마무리 할 것 같으면 기껏 만들어 놓은 노래 한 곡이 죽는다. 어쩌자는 건지.

 

그것도 내가 묻지 않았다면 그대로 진행시켜 볼 참이었던 모양이다. 순간 예전의 기억들이 떠오르른다, 이 바닥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하나도 없는 것일까 회의가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서로의 영역을 터치하지 않고, 오로지 존중과 신뢰, 교감 뭐 이런 것만으로 작업을 할 수 없는 걸까? 누가 누구 위에 군림하고, 모든 것을 좌지우지해야 그 존재감을 인정 받는다고 생각하는 전근대적 꼰대감은 좀 없어져야 하는 것 아닐까? 더구나 제8의 예술인 뮤지컬을 하면서 과연 그게 용납이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꼰대가 아무데서나 꼰대의 존재감을 드러낸다면 정작 중요한 리더십을 발휘해야할 때 그 책무를 다하지 못할 것이다. 다소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더라고 넓은 아량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이렇게 처음 일하는 타임에서 그런 식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면 나중에 무엇을 보여줄지 그 또한 의문이다.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장님 3년은 그냥 있는 말은 아닐 것이다. 이젠 웬만한 건 유연함으로 넘어갈 줄도 아는 나이가 되지 않았나? 일일이 대응하고, 날카롭게 손톱을 세워봤자 나만 힘들어질 것이다. 나야 지켜야 할 것이 목숨 밖에 없으니 손해 볼 것도 그리 많은 것도 아니지만.    

 

아무튼 덕분에 유관순 열사에 대해 많은 것들을 생각했던 요즘이었다. 18살 채 피워보지 못한 인생을 살았던 사람. 무슨 용기가 있어 겁도 없이 그 어린 나이에 독립 운동을 할 생각을 했을까? 그녀가 삼일운동을 하고, 순국을 했지만 조국의 광복은 그렇게 빨리 오지 않았다. 

 

또 어찌보면 그렇게 죽는 편이 더 나았을까? 좀 더 오래 살았다면 그녀도 위안부가 되지는 않았을까? 하지만 그렇게만 생각할 수도 없는 것이, 그렇다면 위안부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유관순만큼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란 어이없는 논리의 비약까지 해야한다. 세상에 죽어도 되는 인생이 어디 있단 말인가? 버림 받아도 되는 인생이 어디 있는가? 계집 아이가 무슨 독립운동이냐고 혼이 나지는 않았을까? 별생각이 다 들었다. 무엇보다 유관순은 어린이 위인 전기에서나 다룰뿐 변변한 평전도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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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10-18 1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채찍이 등장하는 결말은 충격이 크지 않을까요.
소품과 맞는 사람의 표정이라는 시각적 효과라는 게 있으니까요.
전에는 잘 몰랐는데, 요즘은 그 떄 나이가 십대라는 것을 생각하게됩니다.
유관순 열사가 아닌 그 시기 학생이었던 유관순이라는 사람의 생애도 있으니까요.

stella..K님, 오늘도 바람이 차갑습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stella.K 2018-10-19 14:08   좋아요 1 | URL
유관순 열사는 좀 안타까운 측면이 많죠.
변변한 평전도 없으니.
하긴 생각해 보면 18년 짧은 인생을 살았고
여자는 조명 받기 어려운 시절이니
그녀에 대한 자료가 얼마나 있겠습니까?
더구나 독립운동의 문을 열었을 뿐이니.
안중근이나 윤봉길 같은 사람은 뭔가의 족적이
있겠지만 한국의 잔다르크라고도 하는데 아쉬워요.ㅠ

희선 2018-10-19 0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말보다 보여주는 게 더 기억에 많이 남을 텐데... 예전과 지금 십대는 많이 다르죠 옛날에 더 어른 같았던 것 같아요 시대가 시대였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겠습니다 지금 나라가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나라을 빼앗긴 채였다면 우리말과 글도 없어졌겠지요 사라지는 말도 많다고 합니다 그 말을 쓰는 사람이 적어서... 이건 좀 다른 이야기군요


희선

stella.K 2018-10-19 14:02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나라없는 설움을 우린 겪어보지 못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난민들이 속출하는데
그들이 살기위해 넘의 나라에 입국한다지만
나라없는 사람들이라고 자국인들이 얼마나 업신 여기겠습니까?
그런 걸 보면 못 사는 나라라도 나라가 없는 것 보단 있는 게 훨씬
나은 건데,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임금을 비롯해 머리들이 너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도를 버리고 몽진하는 임금이 있지않나, 국정을 농단하는
대통령이 있지 않나? 그 사이에서 국민들만 희생재물이 돼 온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합니다.ㅠ

transient-guest 2018-10-19 04: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래 이런 일은 모순이 가득한 것 같습니다.ㅎㅎ 대사는 끔찍해서 빼는데 채찍을 맞고 죽은 장면은 keep하다니요...무슨 Passion of the Christ도 아니고..
유관순 열사는 꽤 끔찍한 고문 끝에 돌아가신 걸로 알기 때문에 사실 만세운동 그리고 잡혀가서 심문 받으면서 열변을 토하는 걸로 수정하는 편이 아이들에겐 더 나았을 것 같아요...

stella.K 2018-10-19 13:56   좋아요 0 | URL
아, 그럴 걸 그랬나 봐요.
삼일운동 하다가 잡혀가서 고문 받고 죽는 걸로
해 달라고 해서 해줬더니만 엉뚱하게 고문 장면을 넣자니
말이나 됩니까?
그것도 나한테 직접 말 못하고 연출가하고만 그런 얘기를
했더군요. 그분이 최종 결정권자라고 하는데
작가를 아직도 따까리 정도로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도 엄연한 제작진이고 작가가 그렇게 할 수 없다면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건데 일단 연출한텐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했는데 과연 마지막까지 지켜질지 의문입니다.
그분 자신이 최종 결정권자라는 걸 과시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페크pek0501 2018-10-19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님의 글에서 의견 차이라는 것에 주목했어요. 어쩌면 사람들의 생각이 그렇게 다른 건지 나처럼 생각하겠지, 했다가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돼 놀란 적이 많아요. 또 오해와 왜곡은 우리 일상에서 자주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래서 함께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 드라마 작가나 시나리오 작가보다 자기 글을 백퍼 완성할 수 있는 소설이나 칼럼이 속편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ㅋ

stella.K 2018-10-20 13:58   좋아요 1 | URL
맞아요. 사실 기껏 썼는데 이렇다 저렇다하면 기분 나쁘죠.
하지만 장단점은 있는 것 같습니다.
대본을 쓰는 경우 지문이나 대사에 딱딱 떨어지는
맛이 있어요. 막 상상력이 머릿속에서 팡팡 터지는
기분이 좋고.
그런데 소설은 속이 편하긴 하지만 혼자하는 작업이라
좀 늘어지고 재미가 없지요.
소설 쓰겠다고 대본을 쓰기 시작했는데
언제나 이 둘을 제 안에서 합체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극작가로서 존중 받고 돈도 많이 벌고하면 좋을 텐데...
아무튼 저로선 오랜만에 하는 작업이라 쓰는 동안만큼은
재밌었습니다.
모처에서 이력서까지 달라고 해서 써 줬는데
앞으로 저를 계속 써 줄지 모르겠습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