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한 달여 전(어쩌면 그 보다 오래됐는지도 모르겠다) 바다출판사 편집자님으로부터 한통의 메일을 받았었다. 물만두님 1주기 즈음에 맞혀 책이 나올 예정인데, 그에 앞서 고인이 살아생전 알라딘에서 가까이 지내셨던 지인들로부터 추모사를 받고 있는데 써 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물론 가까이 지냈던 건 사실이지만 다른 많은 분들과도 교분을 나눴던 것으로 아는데 나가 과연 그럴 자격이 있나 반갑기도 했지만 얼떨떨했다.

무엇보다 고인이 마지막 생의 몇 주 또는 몇달여를 지내면서 내심 알라딘에서 볼 수 없어서 걱정하면서도 현재의 상태를 알 수가 없으니 다소는 무심하게 지냈던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나는 물만두님이 돌아가시던 날 문상을 하지 못했다. 주최측에서 가급적 조용히 지내고 싶으니 문상을 사양한다고 했던 말을 핑계 삼아 가지 않았던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리기도 했던 것이다. 

그분이 저 세상에서나마 나를 기억해 준다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살아생전 좀 더 애틋한 정을 나누지 못함이 아쉬울 뿐이었다.

 

추도사에서도 썼지만, 그분은 흘러가는 시간을 무척 아쉬워 하셨다. 아마도 그건 좀 더 많은 책을 읽어내지 못한 안타까움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금도 기억이 난다. "내가 죽기 전 다섯 수레 가득 책을 다 읽고 죽을지 모르겠어요." 그 말은 지금도 나의 뇌리에 메이리처럼 앙금져 남았다. 죽음이란 단어도 단어지만, 나는 물만두님 보다 턱없이 부족한 독서량으로 나도 언젠간 죽을 텐데, 아니 언젠가는 노안으로 책을 보지 못할 수도 있는데 저 물만두님의 반이라도 다부진 꿈을 가질 수 없을까? 언젠가 나의 서재 페이퍼에 쓰신 댓글에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는 그 때를 추억 삼아 추도사를 썼다. 더 길게 쓰고 싶었지만 정해진 분량에 맞추느라 더 쓰지도 못했다.

 

그렇지 않아도...

 

기다렸었다. 너무 많이 오랫동안.

어떤 땐 약간의 화도 났었다. 책이 나온다는데 도대체 언제 나온다는 거야? 하지만 누구에게 화를 내야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분명 알라딘은 아닐테고, 어느 출판사가 담당했다는데 그 출판사가 어딘지 미처 알지 못했다.

그렇지 않아도 물만두님이 위독하다는 사실도 모르고, 어느 날 습관대로 내 서재에 들어왔더니 한 서재 지인으로부터 장문의 댓글이 달려있는 것을 발견했다. 내용인즉, 물만두님 본인이 원하든 원치않든 뜻있는 사람끼리 모아서 책을 내보는 것이 어떤지  중지를 모으던 중 나에게도 같은 의견을 물어온 것이다. 나야 반대할 이유가 없지만 무엇보다 본인의 의사가 더 중요한 건데 과연 그것을 물만두님이 선뜻 받아들이실런지 그것이 의문이었다. 

그런데 그 장문의 댓글을 받은지 얼마지나지 않아 그런 비보를 접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분의 리뷰집이 나올거라는 말을 듣고, 일은 또 이렇게 이루어지는구나, 한시름 놓은 느낌이었다.    

 

책 한 권이 나오기까지 얼마가 걸리는지 독자는 알지 못한다. 

뭐든지 빨리 빨리 하는 세상에서 그저 물만두님 책이 얼른 나오지 않는다고 내내 툴툴거렸다. 추모사를 써서 출판사에 보내고도 얼마를 더 기다렸더란 말인가. 책을 더 잘 만들기 위한 출판사의 노력도 노력이지만, 아마도 물만두님 1주기를 맞추기 위한 출판사의 계산도 어느 정도는 포함이 된듯도 싶었다. 

그래. 그런 뜻도 나름 나쁘지 않으리라. 그리고 조금 지나자 어느샌가 모르게 알라디너 여러분들이 책의 이미지와 함께 하나 둘씩 물만두님을 추억하는 글들을 올리고 있었다. 

 

집을 나서다...

 

출판사 편집자님으로 부터 또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이달 14일 물만두님 1주기겸 출판 기념회에 와 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 메일이 어찌니 친절하던지 울컥했다. 마치 친구를 잃어 울적해진 마음을 그제야 위로를 받는 기분이었다.

가야지. 가야하고 말고.  장례 때도 못 갔는데 추모식에서 조차 가지 못한다면 평생 물만두님을 잊지 않겠다는 그 약속을 공수표로 날리게 될 것만 같아 기꺼이 집을 나섰다. 

나름 일찍 집을 나섰지만 추모식이 열리는 카페가 있는 합정동은 익숙한 동네가 아니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다행히도 요즘엔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기계에 익숙한 젊은 사람 누구라도 붙잡고 물으면, 그 사람이 그곳을 알고 있지 않아도 가르쳐 줄 수가 있다.

'아, 이런 친절한 아가씨가 다 있을까?'

그 아가씨는 예쁘게 생기기도 했지만 마음씨도 좋아 마침 같은 방향이니 가는데 까지 가서 다시 한 번 가르쳐 주고 가겠노라고 했다. 감탄했다.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 악한 사람도 많지만 그에 못지 않게 친절하고 착하게 사는 사람도 많다는 생각을 했다.

또 어찌보면 그곳에 다 와서 헤메지 말라고 물만두님이 길을 인도하는 천사를 잠시 보내주셨는지도 모를 일이다.   

 

다시 만난 알라딘 사람들...

 

제일 먼저는 카페 입구에서 나에게 이메일을 보내 주신 편집자님 만났다. 

물만두님 때문에 나를 울렸던 분. 물만두님 조차도 나를 울리지 못한 것을 이 분이 나를 울리셨구나. 고맙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 

그렇다. 이제야 고백하지만 물만두님이 세상을 떠나시던 날 가슴을 쓸어내린 건 사실이지만 왠지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그 고통스러운 육체는 벗지 않으셨나. 그분이 건강하게 가족과 우리 곁에 함께 계시면 그것처럼 좋은 일은 없겠지만, 고통스러운 육체를 감내하면서 까지 오래도록 우리 곁에 살아계셔 달라고 바라는 건 옳은 일은 아닐 것이다. 나는 이런 식으로 스스로를 위로했을 뿐이었다. 나는 오래 전 나의 아버지를 떠나 보내드릴 때 그런 생각을 하며 보내드렸으니까. 무엇보다 가족들이 언젠가 그 의미를 깨달을 때가 오기를 바랐다. 

하지만 또 부인할 수 없는 건, 역시 인터넷이란 무한 공간의 한계는 여기까지인가? 그토록 거의 매일 댓글을 달고 소통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물만두님을 한번도 만나보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눈물 한방울 나오지 않을 수 있을까? 애꿎은 나의 눈만 나무랐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역시 물만두님과 나. 우리는 친구 맞다. 

이렇게 허전한 것을 보면. 이렇게 그리운 것을 보면. 그리고 편집자님으로 인해 나의 눈물샘이 자극을 받는 것을 보면 말이다.

무엇보다 물만두님으로 인해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알라디너들을 만나게 되었으니 이것 또한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물만두님, 알라딘에 오랫동안 둥지틀고 있다보니 제가 이런 호사도 누려보는군요. 다 당신과 나의 홍복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물만두님께 말을 건네 본다.

 

거기서 수니나라님도 진우맘님도 만났고, 수암님도 뵈었으며, 따우님도 봤다. 그리고 처음으로  파란여우님도, 수선님과 바람돌이님, 인터라겐님도 먼발치에서 눈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하이드님도. 다 한때는 서재활동을 열심히 했다는 이유만으로 서로 인사하고 댓글을 달았던 분들이다. 하지만 언제나 인간관계가 그렇듯 밀물처럼 한때 가깝게 지냈다가 또 썰물처럼 멀어진다. 만나고 헤어짐도 일종의 순환은 아니겠는가.  

나는 한때 오프 모임에 간간히 얼굴을 비쳤던 사람이란 사실을 감추고 그냥 서재활동이나 하고 책이나 사면서 이럭저럭 지낼 사람이었다. 하지만 사람은 또 어느 때 어떻게 다시 만나질지 모르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물만두님 때문에 이분들을 다시 만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정작 당신은 만날 수 없으면서 당신의 이름으로 이렇게 모이다니. 과연 한 사람의 열정은 이렇게도 발현이되는 거로구나. 새삼 물만두님이 커 보였다. 그리고 인연은 소중한거로구나 했다.

 

안네의 일기처럼...        

 

그 님인들 이렇게 될 줄 알았겠는가.

물만두님의 사진이 담긴 영상을 보고 있는데 여기 저기서 훌쩍거리는 흐느낌이 들려왔다.

참석한 알라디너를 대표해 파란여우님과 조선인님의 간단한 추념사가 있었는데, 이분들도 목이 매어 첫번에 맡겨진 임무를 다하지 못하고 사회자한테 자꾸 다음을 넘기다가 겨우 그 일을 해냈다. 

정말 나라도 그러했을 것이다. 

나는 수니나라님 옆에 앉았는데, 수니나라님은 시간 내내 내 손을 간간히 잡아주시곤 했다. 그런데 그분의 손이 유독 따뜻했다. 나는 또 한 번 상념에 젖었다. 만일 물만두님이 여기 계셨더라면 이렇게 따뜻하게 나의 손을 잡아주셨을까?  

 

그리고 예정된 시간 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만두님의 두 동생 만순님과 만돌님을 멀리서 볼 수 있었다. 누가 봐도 동생들이시구나 딱 알아볼만했다. 얼굴에 슬픔이 가시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전날은 물만두님의 1주기였고, 그날은 자랑스럽지만 그분의 모든 것을 기억하게 만드는 출판을 기념하는 자리가 아닌가. 지나간 모든 시간이 슬픔으로 아로새겨졌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잊기까지 드는 시간은 얼마만한 것일까. 아마도 저분들께는 올 한 해가 참 느리게도 지나갔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더 그런 시간이 보내야 할지 모를 일이다. 아마도 그 시간은 언제나 지속될 것만 같으리라.

'그러지 말아요. 언니는,  누나는 거기서 잘 있을 거예요.'

그분들을 향한 나의 텔레파시가 좀 터져줬으면 좋겠다. 

 

시간이 진행이 되면서 참석한 출판 관계자 어느 분이 물만두님의 리뷰와 페이퍼를 대하는 순간, 안네의 일기를 생각했다고 했다. 안네도 자신의 일기가 세상에 공개될 줄 알고 일기를 써왔던 것은 아닐 것이다. 그냥 하루 하루 일기를 썼고 자신의 꿈을 써 내려갔을 것이다. 그런 것처럼 물만두님도 그냥 추리소설이 좋고, 글 쓰는 것이 좋아 알라딘 자신의 서재에 글을 썼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순수했으며, 솔직했으며, 따뜻했다.

 

그렇지 않아도 나는 카페에 들어서면서 물만두님의 책부터 찾았는데, 에세이집은 차치하고라도 그분의 리뷰집 <물만두의 추리책방>은 제법 묵직했다. 무려 200권의 책에 대한 리뷰가 실려있으니 그럴만도 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물만두님이 평생 써 오신 리뷰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작은 숫자에 불과하다. 무려 1800여편 중 추리고 추려서 200편을 실은 것에 불과하니까. 그러니 편집 과정의 고충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이 갈 것도 같다.

 

편집 과정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물만두님은 평소 리스트를 잘 만드셨다. 그 리스트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예를 들면, 피가 튀지 않는 추리소설 모음. 임산부, 노약자들도 볼 수 있는 추리소설 등. 아주 소소하고, 인간적인 리스트다. 그것은 본인으로선 재미삼아 만든 것이겠지만 그것이 추리소설계로 봤을 때는 하나의 로드맵을 그린 결과가 되었다. 그러고 보니 물만두님은 언젠가 추리소설 볼 줄 모르는 나를 위해 나만의 리스트를 만들어 주신 적도 있다. 그것 정말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 정말 대단하시다란 생각을 새삼 다시했다.

 

참석한 어느 분은 물만두님 리뷰집은 일본어로 번역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달했다.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추리소설은 발달이 됐지만 이런 전문 리뷰집은 거의 전무할테니, 그것은 확실히 생각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우린 겨울을 사는 것 같아도...

 

시간은 한 시간 반 정도 진행이 되었다. 

앞에 저녁도 못 먹고 달려왔을 사람들을 위해 간단한 식사 시간을 배치해 둔 것을 감안할 때 실제 시간은 한 시간 정도에 불과했다. 조금 더 길었으면 좋았을 것을. 아쉬웠다.

끝에 만순님과 만두님이 나와서 인사하는 시간이 잠시 있었다.

만순님은 목이 메어 한 말씀도 하지 못셨고, 대신 만돌님이 인사를 했다. 인사 끝에, 누나의 책을 몇 주 전 받았지만 감히 읽어 볼 용기가 나지 않아 아직도 못 보고 있다고 했다. 그 마음 충분히 알 것 같다. 하지만 우린 지금 겨울을 사는 것 같아도 봄을 향해 가고 있다. 그처럼 지금 그분들의 마음이 사무치도록 시리겠지만 어느 땐가 그 마음에도 봄이 깃들지 않을까? 그때가 되면 조금은 편하게 누나의 책을 펼쳐 볼 날도 있지 않을까? 비록 또 울게 될지라도 말이다. 

그분들께 그런 날이 오길 바라면서 아쉽지만 일별을 고하고 그 자리를 나왔다. 나오면서 두 동생분의 손을 따뜻히 잡아주지도 못하고, 변변히 고개숙여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나왔다. 이놈의 주변머리는 물만두님의 장례 때도 붙잡더니 끝끝내 동생분들 앞에서도 제 기능을 발휘해 주지 못했다. 죄송한 일이다.

 

대회를 넘어 축제가 되기를... 

 

물만두님은 처음부터 추리소설 전문 리뷰어가 아니다. 

좋아하는 것 하나만으로 일가를 이루었고, 지도를 만드셨다.

참석한 어느 분도 그런 말을 했지만, 책을 읽고 리뷰를 쓴다는 것은 나름 적지 않은 노동을 요구한다. 건강한 사람도 그럴진데, 물만두님이나 그에 못지 않은 불편한 몸을 가지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사람들은 얼마만한 고된 노동을 필요로 할까 가늠하기가 어렵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도 아니다. 그저 나 좋아서 하는 일일뿐이다. 하지만 그 일이 훗날 어떤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지 알 수가 없다. 그러므로 오늘 쓰는 나의 한편의 리뷰는 나만을 위한 일이 될 수가 없다. 좀 더 공들여 열심히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세상은 전문가의 주례사에 치중한 그런 리뷰는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 물만두님 같은 숨은 리뷰어의 솔직 담백한 리뷰를 더 가치있게 보는 시대가 왔다. 그것은 나 같은 잡스러운 리뷰를 쓰는 사람에게 얼마나 도전이 되는 일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누구라면 알만한 알라디너 한분이 독자적으로 물만두님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독자적으로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반갑고 감사한 일이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알라딘에서는 제2회 물만두 리뷰대회를 한다고 한다. 갑자기 몇년 전,  더블린에서는 해마다 제임스 조이스 문학 축제를 연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있다. 그 기사를 본 것만 해도 몇 백년을 이어오는 전통있는 모임이라고 한다. 그것이 처음에 어떻게 어떤 모양으로 시작이 됐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 제임스 조이스를 좋아하는 어느 독자(들)로부터 시작이 되었을지 모르겠다. 그렇게 어느 특정 작가나 장르의 문학이 좋아서 자발적인 축제를 열 수 있는 그 나라 국민의 저력이 새삼 부러웠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선 그와 비슷하게 물만두님이 그 초석을 다져놓고 가신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바라기는 알라딘이 하는 일에 구경만 하지말고 물만두님을 사랑하는 분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도움을 줘서 대회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축제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모임을 갖다와서 <별 다섯 인생>이란 책을 조금 읽었다. 거기에 보니 생전의 물만두님이 서재에, 자신은 가장 오래남는 별이 되겠다고 했던가? 암튼 그런 말을 써놓으셨었나 보다. 이제 그 예언은 성취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만두님은 저 세상에서도 분명 기뻐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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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1-12-16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09님이 마음이 잘 담겨있는 글입니다.

stella.K 2011-12-16 16:48   좋아요 0 | URL
아, 고맙습니다. 마립간님.^^

이진 2011-12-16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주기 추모행사 가셨군요, 스텔라님
저야 한 번도 물만두님을 온라인 상으로도 뵌적이 없으니,
리뷰와 페이퍼만으로 접해야하니...

오랜만에 글에 푹 빠져 읽었습니다 ㅎ

stella.K 2011-12-17 14:52   좋아요 0 | URL
뜻깊은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2011-12-16 19: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17 14: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우맘 2011-12-17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년 전 뵈었던 모습하고 고대로...깜짝 놀랐어요.^^ 앞으로 종종, 서재에서라도, 뵐게요.

stella.K 2011-12-17 14:58   좋아요 0 | URL
그대도 예전 모습 그대로던데요 뭐.
그래요. 종종 만나요.^^

2011-12-17 2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18 16: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제, 나는 가수다 10라운드 마지막 무대가 펼쳐졌다.

특별히 어제는 '산울림 스페셜'로 꾸며졌다.

이런 말하는 것이 새삼스럽긴 한데, 다시 접하는 산울림은 정말 대단한 밴드라고 생각한다.

사실 산울림이 대단한 것은 아니다. 산울림 그 중심엔 김창완이라는 송라이터가 있다.

바로 그가 대단한 것이다.

 

솔직히 산울림이 처음 나왔을 때 뭐 이런 노래가 다 있나 싶었다.

이야기에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있다면, 김창완의 노래는 어른들을 위한 동요랄까? 특히 '산 할아버지'는.

어려서 뭣도 몰랐을 땐 뭐 이런 한심한 노래가 다 있나? 이런 노래가 인기가 있다면 나라도

지어 부르겠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그도 그렇지만 그의 목소리는 또 어떤가? 정말 힘을 다 빼고 부른다.

하다못해 락적인 사운드가 가미된 '가지마오' 같은 노래도 별로 힘들여 부른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창완은 정말 독특한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한 좋은 가수겸 작곡가라고 생각한다.

그는 언제부턴가 노래를 하지 않는데(물론 취미로는 하겠지만) 난 그가 언젠가 새로운 노래를

들고 나와주기를 학수고대한다.

 

사실 산울림의 오리지날 사운드만을 드는 것도 좋긴한데

출전 가수들의 훌륭한 편곡에 산울림의 곡들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간간히 보여지는 김창완의 얼굴에서는 후배 가수들의 공연을 뿌듯함으로 바라보기 보단,

차라리 넋을 잃고 바라보는 쪽이었다.

 

어제는 자우림이나, 거미, 인순이의 선전이 두드러졌는데,

'내 마음의 주단을 깔고'의 자우림의 후크송은 아직도 귀에 멤도는 것 같다.

그런데 아쉬운 건 역시 인순이의 탈락이다.

자우림과 김경호와 함께 명예졸업이 유력시되는 가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10라운드 1차 무대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한 것이 역시 명예 회복이 어려웠던 것 같다.

어제의 무대는 정말 괜찮은 무대였는데 역시 젊은 후배 가수들을 이길 수 없었던 걸까?

아님, 그녀가 나가수 무대에 올르기 시작하면서 있었던 악재 때문이었을까? 아쉽게도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그래도 17주를 버텼다고 하니 나름 잘 버텨준 셈이고,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어 좋았다고 스스로에게 격려를 보내는 모습이 역시 노장답다는 생각이든다.

그도 그럴 것이, 그렇게 보아서인지는 몰라도, 이제까지 탈락한 가수들의 표정들을 보면 나름 좋은 얼굴로 내려가지만 아쉬움이 역력했다. 하지만 인순이는 역시 프로라고 느낀 게 퇴장하는 모습이 처음 무대에 섰던 것 보다 더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 나이 먹을수록 처음 보다 나중이 더 좋아야 하고, 앞모습 보다는 뒤모습이 더 아름다워야 한다.

나가수 무대는 가수들에겐 자신의 역량을 확인하고 크게 할 수 있는 공부의 장일거란 생각이 든다.

 

그런데 비해 아쉬운 건 역시 바비킴이다.

이 가수는 정말 순수 자기 스타일의 노래로는 높은 수위를 차지할 수는 없는 것일까? 꼭 비주얼 가수로서 뭔가의 퍼포먼스가 있어야 알아주는 가순가? 이즈음 회의가 든다. 어제도 나름 괜찮은 무대였는데 얌전히 노래만 부르니 등수가 안 나왔다. 어찌보면 적우 때문에 간신히 꼴등은 면한 모양새다. 그런데 나는 바비킴은 하기에 따라선 명예졸업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점쳐 본다. 순수 자기실력, 자기 스타일로는 어려울 것 같고, 인기의 영합을 택해 준다면 가능할지도 모르지 싶다. 이제 무대에서 나 아닌 모습은 그만 보여 주겠다면 탈락하는 것이고. 이제 어떤 모습으로 탈락할  것이냐도 명예졸업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되었다.

 

앞서 적우의 이야기도 했지만, 어제 같은 경우 인순이의 탈락이 놀라울 건 없었다. 오히려 더 안타까운 건 적우다. 그녀는 아직도 나가수의 무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마치 시골에서 갓 상경한 시골 여자를 연상케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적우는 마이너 중에서도 순수 최고의 마이너라고 생각한다. 그런 그녀가 뭘 알겠는가? 이렇게 말해주고 싶으리만치.

그런데 그 화살을 적우 혼자에게만 돌리고 싶지 않아졌다.

적우의 첫 무대를 보고 나는 나가수가 과연 좋은 무대라고 극찬했는데, 이렇게 창피를 줄려고 무대에 세웠나? 나가수 제작진들의 영악함이 느껴져 마땅치 않았다. 잘하면 적우는 나가수의 병풍이고 희생타가 되어버릴 수도 있다.

어제는 정말 그들만의 리그라고, 카메라가 온통 여섯 가수만 비출뿐 적우에겐 거의 돌아가지도 않았다. 인순이가 탈락하게 생겼으니 그게 더 이슈였겠지.

그래도 1차 무대에서 높은 등수를 따놓은 덕에 김연우나 조규찬 보다는 오래 가는 가수가 되었지만 모르긴 해도 이대로 가다간 다음 라운드의 탈락은 적우가 가장 유력해 보인다. 그러다 보면 덕을 보는 사람은 현재로선 바비킴이라는 거지. 물론 실제 판도는 누구도 예상 못하는 거지만.

적우는 자문위원단에서도 가장 안 좋은 평을 듣기도 했다.

그런데 그녀의 음색을 들으니 80년대 팝송계 인기를 끌었던 보니 타일러가 생각이 났다. 그녀는 생긴거와는 달리 사자가 포효하듯이 노래를 불렀는데, 특히 나는 특히 그녀의 노래 가운데  Total Eclipse Of The Heart 이란 노래를 좋아했다. 그만큼이나 적우의 음색은 독특한데가 있다. 그런 특색을 살린다면 나머지 무대도 도전해 볼만 하지 않을까? 그녀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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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12-12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적우가 너무 안타까워요. 분명히 더 좋은 무대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제대로 나오지 않는 걸까요? 노래의 차원을 넘어서 `쇼`까지 요구하는 무대의 특성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구요. 다음 경연에서는 꼭 자기만의 색깔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자기소개 글의 혼불 인용이 인상 깊네요.
내년에는 [혼불]을 읽어볼까 하는데 ㅎㅎ

stella.K 2011-12-13 13:20   좋아요 0 | URL
드디어 저의 서재에도 방문을 해 주셨군요.ㅎㅎ
그니까요. 노래로만은 채워지지 않는 관중의 욕구를
가수들이 어떻게 받아 들일거냐는 문제가 남는 것 같아요.
쇼를 안 보여줘도 무대를 압도하는 뭔가의 카리스마가
있으면 좋을 텐데 그게 안되고 있다는 점에서 갈등이 좀
있을 거 같아요. 바비킴이나 적우나.

혼불은 대학을 졸업할 때즈음 친구에게서 소개 받고 읽기 시작했는데
1권인가? 2권 읽고 포기했어요.
지금 정도면 다시 도전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전 전략적 충고, 조언을 좋아하는데 저 말 멋있는 것 같아요.^^

이진 2011-12-12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자우림 너무 좋았지요.
저는 중간부터 봐서 딱 자우림에서부터 보기를 시작했는데,
처음 듣자마자 " 아, 자우림!! 탈락하려고 작정했구만! "
하면서 약간 몽환적인 느낌에 이질감을 느꼈었는데,
이거이거 듣다보니 장난아니더군요ㅋㅋ
뒤에 사람들 이끌고 노래하는 모습이 마치 김윤아가 전도사가 된것 같았습니다.
집회를 보고있는 줄 알았아요. 후크송의 면모는 확실히! 굳~


바비킴 오랜만에 마음에 들더구만요.
그래요 평소에 그렇게 선동을 안했다면 저같은 안티를 얻지 않았을 텐데...
인순이는 정말 아까워요 ㅠ 1차때도 저는 무진장 좋았었는데...

어제 적우는 확실히 못하긴 했어요.
편곡이 가수의 단점을 살리지 못했다는 말이 제겐 딱 맞아떨어지더군요.
자신이 편곡한 음에 미치지 못하는 목소리와,
제생각엔 정말 선곡미스라고 생각해요. 아예 잔잔한 노래로 바꾸던가.

그런데 적우 무대 래퍼는 나가수 역대 최고였답니다!
심지어 TOP보다 잘했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나가수무대에 선 래퍼는 다 젬병...이었는데
(특히 우연히나, 김경호 이유같지 않은 이유요) 적우는 조금이라도 표를 받은 것은
래퍼 덕이 컸다고 봅니다. 래퍼 좋더라구요.

이진 2011-12-12 19:22   좋아요 0 | URL
ㅋㅋㅋ 나가수 관련 글 안쓴 한을 여기서 풀고갑니다.
거미는 TOP너무 좋았어요.
빅뱅팬으로서 와우 정말 감탄할 만한 ,
방에서 혼자보면서 비명을 질렀지요.

그런데 김창완씨는 역시 사람이 좋은 것 같아요.
직접 한무대 한무대 보시면서 웃고, 칭찬하시는 모습이 제겐 너무 좋게 다가왓습니다. 조용필씨는 제가 겪지 않은 세대기 때문에. 별로 좋지 않아요...
가왕특집도 솔직히 보기 싫었는데
혜진누님때문에 안 볼수가...
또, 쩔쩔매는 모습도 보기 싫었는데,
산울림특집은 훈훈해서 좋았어요.
역시 김창완씨입니다!

(김창완씨 소울푸드에도 나오더라구요... ㅋㅋㅋ
끝에 소개읽고 진짜 김창완씨인줄 알았습니다)

stella.K 2011-12-13 13:24   좋아요 0 | URL
그게 가왕 조용필의 위엄 정도로 해 두죠 뭐.ㅋㅋ
자우림은 저는 처음부터 좋았는데.
북소리가 여운이 많이 남죠?
오랜만에 산울림 노래 들으니까 정말 좋더만요.
예전엔 뭐가 좋은지 몰랐는데 말입니다.ㅎ

거미는 탑 덕을 톡톡히 본 것 같은데
난 윤민수 보단 난 것 같긴한데 감흥이 없기론 윤민수 못지 않다는
느낌임다.-_-;;

이진 2011-12-13 20:55   좋아요 0 | URL
흐...
저는 윤민수 무대보고 쬐금 눈물 흘렸는데.
역시 윤민수는 십대들에 맞는 가수인듯 ^^
그때 이영현과 듀엣했을 때도 십대들은 열광,
그리고 이십대 여성들은 열광.
다른 분들은 욕... 하하

stella.K 2011-12-14 11:01   좋아요 0 | URL
거 참...
뭐 욕까지는 아니었지만 뭔 노래를 저딴 식으로 부르나
짜증이 살짝!ㅋㅋ

아이리시스 2011-12-13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윤민수랑 바비킴이랑 개인적으로 안 좋아해요. 이제 프로그램 자체가 식상해져서 그렇게 느끼는 거지만 나가수 평가는 볼 때마다 재밌네요ㅋㅋㅋ 저는 그래도 탑이 나와서 좋더라고요. 거미는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발랄하고 예뻐요. 이번에 그렇게 생각했어요.^^

stella.K 2011-12-14 11:00   좋아요 0 | URL
저는 이 프로가 질리지가 않아요.
묘하게 중독성이 있더라구요.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옛날 노래들이 갖는 의미나 가치를
이런 식으로 새롭게 조명되는구나 놀랍더라구요.

전 바비킴은 봐줄만 한데 윤민수는 영...
거미도 잘 부르는 것 같긴한데 가슴까지는 안 와 닿고.ㅋ

2011-12-14 1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차트랑 2011-12-15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순이와 같은 경력이 풍부한 대형가수들은 나가수와 같은데 나오지 않았으면 했습니다. 유능하지만 널리 알려지지 않은 가수들을 발굴하여 경연을 통해 빛을 발할 수 있도록하는 계기가 되는 무대가 되어야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개인적인 생각 때문이죠. 대표적인 가수가 박정현과 김윤아씨가 아닌가 합니다. 물론 임재범씨도 자신의 가치를 알리는 좋은 기회로 삼았죠. 또한 나가수는 대중들의 의식 변화에도 크게 기여하는 부수적인 효과를 내는 프로그램입니다. 눈에 띄는 장면은 자우림이 갈수록 자신의 역량을 풍부하게 쏟아내는 능력자임을 확실하게 주지시킨 무대가 아니었나 합니다.

stella.K 2011-12-16 10:39   좋아요 0 | URL
아, 차트라공님! 반갑습니다.
물론 저도 님의 생각에 공감합니다.
그래도 박정현 정도는 이 무대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던 것이
주효했으리라 봅니다. 그전까지 박정현을 몰랐던 사람이 그렇게 많았다니
말입니다. 저도 박정현은 이름만 들었지 관심없었거든요.
같은 의미에서 임재범도 그렇고.
나가수가 지닌 특징은 그전까지는 가수들이 노래만을 불렀다면
이건 사람이란 존재감을 드러내주는 것에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진행방식이 다소 느러지는 감이 없지 않지만
가수들이 그 노래를 편곡해서 부르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확실히 노래 실력만이 아니라 가수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거죠.
서로 떨어지기 바라지 않으면서도 상대가 떨어져 주지 않으면
안되는 그 묘한 이율배반적(?)인 마음. 서로 격려해주는 마음
뭐 그런 것이 이것을 보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힘인 것도 같습니다.^^

파란놀 2011-12-29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우 님은
적우 님한테 맞는 노래를 잘 고르면
안티팬들이 입을 다물지 않을까 싶어요.
아직 적우 님 목소리를 살릴 만한 노래를
제대로 못 고르시는 듯해요... 에공... ㅠ.ㅜ
 
번역어의 성립 - 서구어가 일본 근대를 만나 새로운 언어가 되기까지
야나부 아키라 지음, 김옥희 옮김 / 마음산책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솔직히 이책은 읽기가 수월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번역에 대해 여러 가지의 것들을 생각하게 만든다.

이책에서 특히나 많이 보여지는 건, 원본엔 있는 단어를 자국어인 일본어로 번역할 때 아직 그 개념이 생성되지 않은 바탕에서 그 단어가 어떻게 받아 들여지고 이해될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예를들어, 사회란 단어가 일본에서 사용되기 전 원본을 번역해서 내놓으려면 이 사회라는 단어를 사람들에게 이해시켜야 한다. 또한 '그'나 '그녀'는 오늘 날 언어가 발달된 나라에서는 쉽게 이해되는 단어지만 이것이 처음 불리워지던 시절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어는 아니었다고 한다.

그 나라의 언어가 그 나라의 문화와 국력을 말해준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

남의 나라의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것을 받아들일 때 얼마나 많은 고충이 따를 것인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은 또한 문화의 차이를 극복해야 하는 것으로도 확대가 된다. 

 

사담이긴 하지만, 어제 한 토크쇼에 원더걸스가 나왔다. 그들의 미국 진출기를 듣는데, 한 멤버가 자기깐엔 그 부분에서 이러한 감정을 넣어 부르는데 미국인 프로듀서가 자꾸 그 부분에서 아니라고 지적을 받았다고 한다. 같은 감정이라도 표현의 방법이 다른 것이다. 감정을 표현함에 있어서의 문화의 차이. 단지 표정으로 전달하려는 것뿐인데도 이토록 서로 달라 그것을 맞추기가 이렇게 어려운데 하물며 언어는 어떻겠는가. 새삼 번역가들의 노고가 만만치 않겠구나 싶었다. 물론 그것을 이제야 처음으로 깨달은 것은 아니지만. 그런데도 우리는 알게 모르게 번역가들에 대해 은연중에 저술가 보다 못한 대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할 때도 있다. 번역에 불만과 비판을 서슴치 않으면서 말이다.

번역은 반역이란 말도 있다. 같은 말을 해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데, 아무리 뛰어난 번역가라도 원저자의 뜻과 뉘앙스를 알아서 그대로 전달하기란 아예 불가능하다고 봐야한다.

단어 하나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뜻이 살아나기도 하고 죽기도 하는데, 하필 그 나라에 아직 생성되지 않은 언어라면 얼마나 난감하겠는가. 또 그런 의미에서도 번역이 그 나라의 언어 발달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겠는지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바다.

 

이 책은 상당히 오래 전에 씌여진 책이다. 더구나 일본 저자의 책을 우리말로 '번역'했다.

번역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모르겠다.

뭐 나름 책이 좋긴한데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우리나라 번역의 역사에 대해 알면 더 흥미롭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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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1-12-12 0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 `그녀`라는 낱말은 "언어가 발달된 나라"에서 쓰는 말이 아니에요.
그저 그런 말을 쓰는 사람들 삶(문화)일 뿐입니다.

`함박눈`이 `펑펑` 내리다가는 `싸락눈`으로 `살랑살랑` 흩뿌린다고
말할 수 있는 나라에서 쓰는 말이라 해서 더 훌륭한 말이 아니듯.

stella.K 2011-12-12 13:06   좋아요 0 | URL
오, 그런 건가요? 처음 알았습니다.
전 이게 나중에 언어가 훨씬 더 발달되고 나온 말인 줄 알았어요.
우리나라는 김동인인가? 처음 썼다고 나와서리.
암튼 고맙습니다.^^

마녀고양이 2011-12-12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번역이란거, 통역이란거 정말 어렵다 생각이 들더라구요.
요네하라 마리의 책을 읽으면서 더욱 그런 생각을 했고, 때론
제가 언어 능력이 뛰어나서 영어나 일어 정도는 원서로 읽고 싶다고 느낀답니다.

언어가 삶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정말 흥미롭네요...

stella.K 2011-12-12 16:33   좋아요 0 | URL
정말 한국어 외에 한 개 국어 이상은 잘하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저는 언어엔 잼병이니 어쩜 좋아요.ㅠ
번역어가 자국어 언어 발달에 참 많은 기여를 했겠구나란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이 책은 쉽게 읽혀지진 않더군요.ㅋ

페크pek0501 2011-12-13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 의하면, ~에 따르면 도 번역투의 말이니 쓰지 말자는 글을 신문에서 읽은 적 있어요. 한 연구에 따르면, 이라고 하지 말고, 그냥 한 연구는 ~~ ,이렇게 써야 좋다는 것이죠. 그래서 요즘 고쳐서 쓰고 있어요. 그런데 어떤 경우엔 그냥 쓰는 게 좋을 때도 있더라고요. 이미 습관이 되어 자연스럽게 느껴져 그런가봐요.

좋은 생각거리입니다. ㅋ

stella.K 2011-12-13 16:49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크게 잘못되지 않으면 편하게 쓰는 게 좋지 않을까요?
그야말로 왜놈의 말을 쓰는 것도 아닌데 뭘 그렇게 까탈스럽게 그러는지 원.
얼마 전에 다시 복원된 말있잖아요.
대표적인게, 자장면에서 짜장면으로 바뀐 거.
효과도 된발음 그대로 내는 것이 좋다고 모 전직 아나운서가 말했던
기억도 납니다. 우리말 진짜 어려운 것 같아요.ㅋ

아이리시스 2011-12-13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본어의 폐해를 느껴요. -랄까. 이런 거 한국어투 아닌 거 알면서도 자꾸 써요. 일본드라마에 빠졌을 때 그게 재밌어서 맨날 따라하다보니ㅋㅋㅋ

stella.K 2011-12-14 11:11   좋아요 0 | URL
저도 번역투에 일본어의 폐해가 없지 않을 거란 생각은 하는데
우리 나라 번역사에 관한 책이 나오면 이 문제가 다소는 해결이
될거라고 보여져요. 그런데 좀 몰라서 그런지 너무 민감한 건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ㅋ

가넷 2012-01-09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제로 들어온게 아니라면야 그대로 쓰어도 상관은 없지 않을까 싶네요.

뭐... 그렇게 치면 일본어투는 다 순화의 대상이 되는 걸까요?;;;

stella.K 2012-01-10 11:16   좋아요 0 | URL
저도 가넷님과 같은 생각이어요.^^
 
나의 서양음악 순례
서경식 지음, 한승동 옮김 / 창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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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스러웠다.

이책을 읽기는 벌써 며칠 전에 다 읽었는데, 과연 이책을 어떻게 알려야할지 막막한 느낌이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 나는 엉뚱하게도 어느 CF 광고에서 건강식품회사 사장님이 나와 자사의 제품을 알리기 위해, "좋은데, 참 좋은데 도무지 알리 방법이 없네."하며 탄식했던 그 장면이 생각이 났다. 딱 그 느낌이 내 느낌 같아 어떤 말로 표현을 해야할지 머리만 복잡하고 간지러웠다.

과연 이만큼 음악에 대해 탁월하고도 유려한 문체를 구사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다.

그렇다고 그가 아예 음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또 그런가 보다 하겠다. 대학에서 법학을 가르치면서 호사가적 취미랄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사유가 깊다.

 

사실 클래식이 그렇듯 쉽게 그 속살을 드러내 보이지 않는다.

그는 고백하기를, 클래식 음악에 대해 반감이 많았다고 했다. 그것은 중산계급의 표식이요, 일본인의 표지며, 손에 넣을 수 없는 사치스러운 장난감 같은 것이라고 했다. 

나는 그의 이 말에 백번 공감한다. 내가 클래식을 알게된 건, 초등학교 6학년 때다. 사춘기가 일찍 찾아 온 관계로 모든 것이 시큰둥 했다. 그런데 내가 다니던 반이 서울 시내 초등학교 합주대회 출전 지정반이었다. 우리반은 이를 위해 수업이 끝나도 집에 가지도 못하고 늦게까지 남아 연습을 해야했고, 대회를 앞두고는 일요일 날에도 나와 연습을 해야했다. 우리가 연습한 건 요한 스트라우스의 '라데츠키 행진곡'이었는데, 나 같은 귀차니스트가 그것을 견딘다는 게 좀 지겹긴 했지만, 음악의 멜로디가 이상하게도 내 뼈에 켜켜이 쌓이는 느낌이었다. 과연 클래식이 이런 것인가? 뭐라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뭔가의 부딪힘이 있었다. 그것을 저자는 또 이렇게 말하고 있다.

"...바이올린 케이스를 들고 걸어가는 유복해 보이는 여자아이를 보면 돌이라도 던져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그 케이스 속의 아름다운 악기를 잠시라도 만져보고 싶다, 무슨 소리가 날지 내 손으로 켜보고 싶다,......그런 애타는 동경을 주체할 수 없었다. 마치 신분이 다른 연인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오페라의 주인공처럼."(43~44p) 

 

저자는 바이올린이었겠지만, 그때 나는 엉뚱하게도 아코디온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합주인만큼 여러 파트가 나눠 완벽한 연주를 이루어내야 하는 것인데, 아코디온 파트는 그야말로 있는 집 아이들이나 할 수 있는 악기였다. 그게 그냥 볼 땐 몰랐는데 가까이서 보니 꽤 신기하고 나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할 수도 없거니와, 있다손치더라도 구두쇠 아버지가 그렇게 비싼 악기를 사 줄리 만무했다. 내가 맡은 파트는 멜로디혼이었는데, 그것도 처음엔 아무 것도 안 맡고 견학만하고 있다가 그것은 독특하게도 한 손으로만 연주 할 수 있는 악기라 그 정도라면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어 나중에야 합류하게 되었다. 반 아이들 저마다 한 가지씩 악기를 맡아 연습에 참여하고 있는데 유독히 나만 아무 것도 안하고 멀뚱히 있자니 아이들도 나름 안타까웠나 보다. 담임 선생님도 딱히 나에게 권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뭐라도 하게되길 바랬을 것이다. 내가 그렇게 합류를 하고나니 선생님도, 아이들도 나름 만족하고 응원하는 눈치였다. 

사실 나는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 피아노를 잠깐 치고 그후 음악과는 인연이 없을 거라고 했다. 그리고 그 어렸을 적 음악을 알면 얼마나 알았겠는가? 그냥 시켜주니까 하는 것뿐. 그리고 부모님은 이 어린 것에게 피아노를 가르치게 했다고 어깨에 잔뜩 힘을 넣고 있었고, 나는 놀러 온 친척이나 친지들 앞에서 죽기보다 싫은 피아노를 쳐야만 했다. 그처럼 부모님이 독재자처럼 보인 적도 없었다. 내가 원했던 것도 아닌데, 너는 남이 그렇게 원해도 할 수 없는 피아노를 치게 해 줬으니 그 정도는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무언의 압력이 은근히 나를 눌렀다.평소에도 피아노를 사이에 두고 부모님과 나 사이의 신경전은 말도 못했다. 그리고 나는 꼭 의식했던 건 아니지만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죄책감 사이에서 적지 않은 갈등을 겪어야만 했다. 나중에 피아노를 안 치게되고, 못하게 되어버렸을 때 나는 차라리 자유로웠다(나는 어렸을 때 3년쯤 피아노를 쳤었고, 그후 오른손을 쓰지 못하게 되어 더 이상 피아노에 미련을 두지 않아도 되어버렸다).

그런데 그렇게 반 아이들과 합주를 하다보니 음악이란 게 이런 것이었어?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깨침이 있었다. 그 합주엔 당연히 클래식 피아노도 전체를 받히고 있었는데, 그 피아노를 맡은 아이는 듣도 보도 못한 피아노 곡을 유창하게 연주하기도 했고, 우리나라 음악 교육의 메카라 불리우는 모음악 중학교를 입학하려고 시험을 준비중에도 있었다. 
난 너무나 우물안의 개구리처럼 살았던 것이다. 그후 난 점점 더 알 수 없는 심연속으로 빠져들어 가끔 학교도 빠지고 하루종일 클래식 음악을 듣거나, 그때 왜 나는 좀 더 열심히 피아노를 치려고 하지 않았을까, 혼자 자책을 하곤 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그 자책이 오래 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도 앓을만큼은 앓았던 것 같다. 그렇게 그 시절 내가 음악에 가까이 간 경험은 행운이면서도 강렬한 경험이었다. 

 

이렇게 사람들 저마다 음악에 대한 경험은 다르겠지만, 저자의 말에 누구든 동의할 것이다.

"음악이란 정말 무서운 것이다. 한없는 청순과 고귀함, 그리고 바닥 모를 질투와 욕망을 동시에 지닌 존재, 이쪽의 이해를 거부하면서 끌어당기고는 다시 뿌리치고 농락해 마지않는 존재, "어디가 그렇게 좋다는 거지?" 하고 누가 물어도 명쾌하게 설명할 수 없는 묘한 존재, 한마디로 불가해한 여성과 같은 존재, 그것이 음악이다."(20p)란 말에.  

변명일지는 모르겠지만, 저자의 말에 나는 역으로 동의한다. 그렇다. 음악은 또 안 듣기 시작하면 안 들을 수 있다. 내가 음악으로부터 뿌리침을 당하고 농락 당하고 싶지 않아 사춘기 이후 나는 음악을 거의 듣지 않거나 들어도 아주 짧은 시간만 들었다. 나는 뭔가에 빠지면 헤어 나오지 못할까봐 겁이나고 싫었다. 바로 음악이 내겐 그랬다. 음악. 그것이 주는 평안함, 안온함도 만만치 않지만 어쩐지 그것이 나를 점령해버릴까봐 경계하게 된다.   

 

그런데 저자는 확실히 남자는 남자 맞는가 보다.

입고 갈 옷이 없어서 잘츠부르크음악제에 가기를 주저하는 아내에게, 여성이란 정말 엉뚱한 일에 신경 쓰는 존재라며 어이없어 하니 말이다. 저자의 말대로 그것이 카라얀시대의 음악제 이미지가 각인됐기 때문인지 어떤지는 몰라도, 저자는 그저 어떠한 장소에 가는 것이 더 중요하겠지만 여자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그것은 뭔가에 대해 예를 갖추길 바라는 것을 옷에서 나타내는 것일 수도 있고, 천성적으로 잘 차려 입어야 어딘가를 가도 갈 수 있는 사람일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여자를 모르면서 또 둘이 잘 사는 것을 보면 확실히 결혼이란 것이 음악보다 더 불가해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더구나 저자의 아내는 가수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직업상 얼마나 외모에 신경을 쓸지 짐작이 간다. 그것을 엉뚱한 일에 신경을 쓰는 존재라고 조소해 버리다니. 피식하고 웃음이 나오기도 하지만, 이렇게 외모에 관심이 없는 남자라면 나는 당장 고려해야할 존재란 생각이 든다. 뭐 나 역시 외모에 그다지 많이 신경 쓰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쨌든 어쩌다가 하는 나의 어떤 변화에도 신경을 써 주지 않는다면 그런 남자에 평생을 바치고 싶지는 않다.

 

이책은 또 몇 개의 쳅터에 거쳐 음악의 도시라 불리는 빈을 취재하기도 하고 음악제를 소개도 한다. 또한 몇 명의 음악가를 집중 조명하기도 하는데, 가장 인상적인 것은 아무래도 작곡가 윤이상과 자신을 겹쳐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싶다. 무엇보다 둘 다 디아스포라고, 생의 여러 가지 아픔을 겪었다. 그러니 오죽이나 이심전심이었을까. 무엇보다 윤이상이 우리나라 정부의 무관심속에 고국 땅을 밟아보지 못하고 독일에서 외롭게 죽음 맞이한 것은 정말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오래 전에 봤던 영화 '아마데우스'는 알고 보면 감독이 꽤 사실에 근접하여 만든 것임을 이책을 보며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모짜르트의 사후 그의 시신이 거의 버려지다시피 여러 시신과 함께 묻혀진 것에 관해 나는 선듯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책을 읽으면서 그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고, 비록 수세기 전의 사람이긴 하지만 역시 안타까운 죽음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뿐만 아니라 말러에 관해 쓴 것도 꽤 흥미롭다.

 

교수님 이시니 얼마나 바쁠까. 그런 중에도 알뜰살뜰하게 쓴 저자의 글에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다. 그리고 그의 다른 책도 읽고 싶어졌다.

이 책은 만만치 않은 내공을 자랑하지만 동시에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어 읽기가 편안하고 좋다. 강추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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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1-12-11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엔 음악에 관한 책이군요. 저는 음악의 잔인성을 알고 있어요. 톨스토이의 소설인데, 그 주인공은 음악만 들으면 흥분하고 광적인 사람이 되어 살인도 하고 싶어져요. 톨스토이는 그것을, 음악은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라고 정리해요. 가끔 저도 음악 들으면 어떤 감흥이 일어나는데, 확실히 음악엔 그런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하는 작은음악회에 가 본 적이 있는데, 초등 6학년 학생이 능숙하게 치는 피아노 소리에 큰 감동을 받고 온 적이 있어요. 역시 음악은 위대하다, 라는 걸 느꼈죠.

드라마에서도 만약 음악을 깔지 않고 두 연인의 어떤 모습을 보여 줬다면 덜 감미로울 듯...

아니, 그런데 왜 아무도 추천을 안 눌러 주는 겁니까. ㅋㅋ 누른다고 해서 팔이 아픈 것도 아닌데... 제가 두 번 누르고 갈게요. 헤헤...

stella.K 2011-12-11 14:25   좋아요 0 | URL
ㅎㅎ고맙습니다.
저는 추천에 저주를 받았나 봅니다.
유독 제 서재에 와 보신 분들 (주로 익명들이겠지만)
추천에 인색들 하시더만요.
어떤 분은 별 글 안 썼는데도 추천이 폭풍처럼 많더만.
누가 이 저주에서 저 좀 깨어나게 해 줬으면 좋겠어요.
잠 자는 숲속의 공주는 키스 한 방으로 깨어나더만.
저는 키스 가지고도 안 될 것 같아요. 흐흑~ㅋㅋ

그루미 선데이란 영화 있잖아요.
여자가 노래만 불렀다하면 사람들이 자살하는 거.
이 책에서도 신화에 나오는 싸이렌에 대해 언급을 하고 있죠.
미술은 모르겠는데, 확실히 음악은 좀 빠져들게 만드는데가 있어요.

blanca 2011-12-11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아노에 대한 경험이 스텔라님과 저 너무 비슷해요^^ 지금에 와서야 왜 좀더 즐기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어쨌든 악기는 꼭 본인이 원해서 즐기며 해야하는 것 같아요. 얼마전에 문화홀에서 무료로 해주는 한 자매의 피아노와 바이올린 공연을 봤는데 그 즐기면서 행복해하면서 연주하는 모습이 참 부럽더라고요. 그 사람들을 보니 역시 나는 너무나 평범했구나, 싶어 쓸데없는 자괴감도 들고 그랬어요. 스텔라님 글에 추천을 미처 못해도 마음으로는 공감하고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을 거예요. 물론 저는 추천하고 갑니다.^^

stella.K 2011-12-12 13:55   좋아요 0 | URL
그러시군요.
맞아요. 확실히 뭐든 즐겁게 할 수 있어야 해요.
사실 제가 자라던 때는 피아노를 흔하게 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죠. 막 흔하게 칠 수 있는 환경이 서서히 되었거나.
암튼 피아노가 우리 집에 들어오는데 그게 나한텐 하나도
기쁜 일이 아니었습니다. 일종의 족쇄가 되겠구나 싶었죠.
그땐 이 단어도 몰랐으니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무거운 마음이
있었습니다.
또 어렸을 땐 제가 인물이 쫌 됐거든요.ㅋ
나중엔 이 잘 생겼다는 사실이 짐스러웠어요.
평범했으면 결코 배우지 않았을 피아노였는데 말입니다.ㅎㅎ
이 리뷰 쓰면서 그때 경험 가지고 소설 한번 써 볼까?
그런 생각도 했었다능.ㅋㅋ

추천은 좀 아쉬운 것도 없진 않지만 보는 사람들이 그만한 이유가 있으니까
그러겠지 싶기도 해요.
그점 늘 브랑카님께 고맙게 생각해요.^^

아이리시스 2011-12-13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양음악순례는 역시 짐작처럼 클래식만 있나요? 전에 음악이나 오페라 책 관심있어 한 번씩 보면 결국 영 어렵다, 전공스럽다에서 끝나더라고요. 미술만큼이나 음악도 교양 아이템으로 보여주기식이 될 수밖에 없는 여지가 있나 봐요. 저는 피아노를 꽤 오래 배워서 어릴 적부터 철들 때까지 배운 게 그거 밖에 기억이 안 나요. 그래서 지금까지 음악,미술,문학 같은 것들에 애정을 못 버리는 듯도 해서 뭐든 즐겁게 다가가서 어렵지 않게 접하도록 하는 일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책 재밌었어요? 우왕, 별 다섯 개.^-^

stella.K 2011-12-14 11:13   좋아요 0 | URL
쫌 어렵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그래도 전 재밌게 읽었어요.
명사를 독특하게 옛날 방식으로 썼더라구요.
예를 들면, 도쿄라고 쓸 말도 도오꾜오. 뭐 이런 식이죠.
옛날 박목월이나 박인환이 생각났어요.ㅋㅋ
그런데 웬만하면 추천 좀 해 주시지 안쿠.ㅋㅋ
 

가수 임재범을 좋아할지 말지 나 자신 구분이 안 간다.
어떤 땐 좋아하는 것 같다가도 이 사람은 뭔가모를 역마살, 신비주의 뭐 그런 게 있어서 만만하게 좋아할 수 없을 것도 같다.
임재범을 처음 본 것은 올 봄 무렵이다. 나가수 보다 먼저 나온 건 김정은의 초콜릿이었을 것이다. 머리를 길게 늘어 뜨리고 한 손엔 마이크를, 나머지 한 손은 뻘쭘했을테니 주머니에 깊숙이 찔러넣고 노래를 부르는데 꽤 멋져 보였다. 
그렇지 않아도 나 역시 필요에 의해서 바깥에선 한쪽 손을 주머니 깊숙히 넣고 다니는 편인데, 그 옛날 주일학교 교사를 했을 때 제자 녀석 몇명이, 선생님은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는 폼이 꽤 건방져 보인다고 한 적이 있었다. 진짜 건방졌으면 녀석들이 그렇게 대놓고 말할 리는 없고, 걔내들깐엔 (다소)멋있어 보인다는 것을 그렇게 표현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다.
싫지 않은 표현이긴 하지만 나로선 그러고 싶어 그런 건 아니니 못들은 척했다. 그러다 그때 임재범을 보고 묘하게 나의 모습과 오버랩이 되었다.
'그러니까 내가 건방져 보인다는 게 저 정도는 되어 보인다는 건가? 저 모습도 나쁘지 않은 걸?ㅋ'
하지만 임재범은 그 특유의 스타일이 있다. 거친 매력과 자유분방함이 바로 그것일 것이다.
그것까지는 나도 좋기는한데 그는 기가 세 보인다. 난 바로 그것이 그를 좋아하기엔 다소 부담스럽게 만드는 요소라는 것이다.
그것은 또 지난 날 나의 사부님을 떠올리게도 하는데, 역시 공통점은 마초는 내가 별로 좋아하는 이미지는 아니라는 것이다. 

어제 임재범이 승승장구에 또 나왔다.
물론 그래봐야 편집을 길게해서 1,2부로 나눈 것에 불과하지만.
난 이 남자를 아주 많이 좋아할 수 없어 지난 주엔 보다가 잤고, 어제는 중간부터 봐서 끝까지 보았다.
보면서 느낀 건 그는 확실히 남자였구나 하는 것이다. 
나가수에 나와서 '여러분'을 부를 때 유난히 극을 매는구나 그런 생각을 했더랬다. 그런데 그게 감동을 자아내는 뭔가가 있어 '모름지기 가수라면 저렇게 뽑아내는 뭔가가 있어야 해'로 몰아갔는데 어제 후일담을 들으니 그때 몸이 굉장히 안 좋았다고 한다. 이른바 맹장이 터진 상태. 하긴 그때 그의 나가수 하차 이유가 맹장이 터져서 그렇다고 했는데, 그 무대가 워낙 인상이 깊어서였을까? 뭔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더 이상 보여줄 게 없을 것 같으니까 꼼수를 부려보는 것은 아닐까. 그런 의혹을 가졌더랬다. 그런데 어제 얘기를 들으니 사실이구나 싶다.
그가 천상 남자구나 싶었던 건, 그런 일이 있기 바로 직전엔 손가락 두 개가 금이간 상태이기도 했단다. 벽이 센가, 내가 센가 하다가. 그걸 치료도 안하고 있었는데 맹장수술 후 내친김에 손가락 깁스까지 한 것. 그런데 그 깁스를 이틀인가, 삼일만에 풀었단다. 이유인즉 컴퓨터 게임을 하기 위해서. 깁스한 것이 걸려서 도무지 집중을 할 수 없더라는 것이다. 바로 그것이 그가 남자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도 그는 남자이기도 하지만 확실히 그는 가수다란 생각을 했다.
그가 가수가 아니면 무엇이 됐을까? 역마살이 확실히 느껴지기는 한데 안 됐으면, 도사나 박수가 되지 않았을까? 한이 많은 사람 같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아버지에 대한 아쉬움을 평생 끌어안고 살았던 것. 얘기를 얼마나 시원시원하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표현을 잘 하는지. 나름 꽤 똑똑한 사람이란 생각을 했다. 
자신을 그만큼 털어놔 보여줬는데도 역시 난 그를 팬으로서 성큼 좋아하기엔 뭔가의 거리감이 줄어들지 않는 느낌이다. 그래도 그는 매력적인 사람임엔 틀림없다.
나중에 영화배우 이대근 흉내를 내면서 자신에게 쓰는 편지를 하는데 정말 이대근이 몹시 생각나게 만들었다. 그는 지금 어디서 무엇하며 사는지 모르겠다. 

우연일까? 조금 아까 알라딘에서 임재범의 리메이크 앨범이 나왔다고 문자가 왔는데 그게 이건지 알 수가 없다.
대충 훑어보니 좋을 것 같긴한데 음반 모으는 것에 별 흥미가 없어 사게될 것 같지는 않다. 아무튼 그가 앞으로도 승승장구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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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스 2011-12-08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그래서 아니다, 타고난 것 같아요. 이 분의 노래하는 목소리는. 좋았고 좋은데 요즘처럼 언론에 오르내리니까 관심이 싹 사라지더라고요. 작가는 글로, 가수는 노래로, 배우는 연기로 표현하며 살았으면 좋겠어요.^^

stella.K 2011-12-08 11:59   좋아요 0 | URL
요즘 뭐 그런 사람이 한 둘 이어야 말이죠.
나도 아이님과 같은 생각인데 타고난 사람들은 또
자기 자리를 지켜가더라구요.
이 사람은 이러다가도 확 안 나타날 수도 있어요.
워낙에 기인에 가까운지라.ㅋ

페크pek0501 2011-12-09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임재범이 승승장구에 나온 것, 저도 중간부터 봤어요.

확실한 건, 우리가 모든 인간 개개인을 다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 독해불가의 사람들이 참 많다는 것을 알게 돼요. 특이한 사람도 많고...

stella.K 2011-12-10 10:49   좋아요 0 | URL
카리스마 짱이죠.
사람을 즐겁게 하면서도 가장 힘들게 할 사람은 아닌가
싶기도해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