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는 지*TV에서 이번 한 달, 때 지나간 영화를 싸게 볼 수 있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요즘 드라마 보느라 영화 보는 걸 좀 멀리하고 있지만 이런 기회를 놓치면 안 될 것 같아 틈나는대로 보려고 한다. 편당 550원이지만 할인해서 440원. 요즘 같은 고물가에 중고 책과 영화가 허한 내 마음을 위로해 주는구나 싶다. 근데 영화가 딱히 재미는 없었다.



 영화는 세계적인 팬데믹 때문에 감염이 안 된 사람을 이주시키고 혹시 어떤 사정에 의해서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사람을 돕겠다고 텅빈 도시에 좀비와 싸우는 남자의 고독에 촛점을 맞추었다. 

이 영화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보는 느낌이 많이 다를 것 같다.이전에 봤다면 뭐 영웅의 고독? 이런 게 생각났을 것 같다. 허리우드 표 똥폼을 알아줘야 한다며. 하지만 지금은 이 영화 를 볼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현실은 더 아수라장 아니었나. 난 원작을 영화화 했다고 해서 봤을 뿐인데 윌 스미스의 연기는 좋긴한데 그것만 빼면 뭐가 남나 싶다. 윌의 육체미는 끝내 준다.ㅋ 벌써 10년도 넘은 영환데 작년인가 올해 초 아카데미 시상식에 나온 그를 봤을 때 별 차이가 없던데 자기관리 잘 하는 배운가 보다.


차라리 뮤지컬 영화로 만들지 뭐 때문에 이렇게 찍었을까 싶다. 그냥 화려한 쇼를 보는 것 같다. 속 빈 강정 같다고나 할까? 언젠가 누가 책 리뷰에서 뭐가 위대한 개츠비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나도 그 말에 동의한다. 도대체 뭐가 위대하다는 건지? 데이지를 끝까지 사랑해서? 어쨌거나 난 아직 원작을 읽어 보지 못했는데 영화를 보고나니 읽고 싶은 마음이 더 없어졌다. 주인공 디카프리오도 역변을 겪은 이후 별론데 이 영화에선 더 별로였다.

오히려 로버트 레드포드와 마이 패로가 나온 오리지날 버전이 어떨지 궁금해졌다. 


 

 

호러는 내 취향은 아니지만 최근 원작이 나왔다고 해서 호기심에 봤다. 무려 50년된 영화다. 개봉 당시에도 무섭다고 호들갑이고 게다가 연소자 관람불가인가 했을 것이다. 나는 어린 나이에 간 떨어트릴 일 없으니 볼 엄두도 내지 않았고, 커서는 더더욱 볼 생각이 없었다. 

지금은 15세 관람가로 되어있다. 그동안 간간히 호러물을 봐온지라 역시 무섭지는 않다. 오히려 무섭다면 요즘 호러물이 더 사실적이고 무섭지 막상 보고나면 이게 뭐야 실망 수준이다. 단지 내가 끝까지 본 건 오랜만에 70년대 영화풍이 나를 자극해서다. 영화가 오래되기도 했고.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니 굳이 흠 잡고 싶지는 않지만, 사탄 원수 마귀는 꼭 이렇게만 역사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아주면 좋겠다. 오히려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교묘하고 영리하고 일상적이다. 그런데 영화는 아주 특별하게 다루고 있다. 물론 특별하긴 하지. 하지만 그런 것으로인해 이면을 놓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요즘엔 기독교에서조차 악마, 귀신을 배제시키는 경향도 있는데 그게 오히려 사탄이 좋아하는 전략이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김은희 작가의 드라마 '악귀'를 보면서 민속학에서조차 귀신의 존재를 연구하고 다루는데 (물론 스토리텔링으론 그만이지. 상상력 짱!) 하물며 기독교에서 이것을 연구하지 않는다는 건 신학을 전복시키겠다란 의도로 밖에는 읽히지 않는다. 

영화는 너무 그로테스크한 면을 부각시켜 오히려 반감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책이 그것을 만회시켜 뭔가의 교훈을 얻을 수 있겠는지 잘 모르겠다. 난 첫 인상이 안 좋으면 그 다음은 여지를 잘 안 두는 편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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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11-15 1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위대한 개츠비를 영화로도, 소설로도, 오디오북으로도 접한 사람으로서 말한다면,
개츠비의 위대함은 한 번 세운 목표를 향해 의지를 꺾을 줄 모르고 직진하는 굳은 신념의 소유자면서 실천자라서가 아닐까 해요. 말이 쉽지 오랜 시간 동안 변하지 않는 마음으로 직진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데이지를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한번쯤 와 주겠지 하고 파티를 여는 것도 그렇고요. 아낌 없이 투자하잖아요. 손익을 따지지 않고. 그 순수함도 위대한 게 아닐까 해요.

문학에선 당연히 위대한 것을 위대하다고 하면 감점, 이에요. 남들이 의문을 가질 만한 것에 위대함이란 이름을 붙여야 신선하지요.ㅋㅋ 고정관념 깨기, 입니다.^^

stella.K 2023-11-15 14:29   좋아요 1 | URL
아, 정말 그러겠네요. 근데 이 영화는 너무 화려한 볼거리로 충만해서 그런게 잘 드러나지 않더군요. 아님 전 미국문학은 호불호가 좀 심하더라구요. 언젠가 읽은 솔 벨로의 소설도 전 좀 불호였죠. 나중에 언니 말씀 참고해서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는 로버트 레드포드가 나오는 걸로 다시한번 봐야겠어요. 조언 고맙습니다. ^^

페크pek0501 2023-11-16 22:30   좋아요 1 | URL
저도 영화로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파티를 주말마다 여는 이유가 데이지와 마주치기 위해서라는 것도 책을 보고 알았어요. 영화는 내가 영화에 속도를 맞추어야 하니 보기 힘들어요. 대단한 집중력을 필요로 해요. 극장에서 봤거든요.
책은 제가 속도 조절을 할 수 있으니 내용을 이해하기 유리해요.

요즘 남자라면 미남인데다 돈 많은 미혼 남성이 애 딸린 유부녀와 미래를 함께할 생각을 하겠어요. 개츠비니까 그러는 거죠. 훌륭한 점이에요.ㅋㅋ

stella.K 2023-11-17 20:01   좋아요 0 | URL
엇, 정말요? 데이지가 애가 있어요?
영화에선 없는 걸로 나오던데 원작에는 있나요?
언제고 원작을 읽어 봐야겠네요.
솔직히 이 영화가 불만스러운 건 데이지를 백치미로 그렸다는 거죠.
넘 심한가요? 암튼 데이지가 잘 안 드러나는 것 같더라구요.
어찌보면 당연하긴 하겠죠.
차리리 로버트 레드포드 버전으로 봐야 뭔가를 알 수 있을 것 같기도해요. ㅎ

2023-11-18 1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18 2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본격적으로 뮤지컬 영화가 나오는 걸까? 작년에 유승룡, 염정화가 출연했던 <<인생을 아름다워>>가 나오더니 올해는 <<영웅>>이 영화로 나왔다.  

 

알겠지만, 이 작품은 뮤지컬 원작을 영화화 했다. 그동안 마음에만 있고 부담스런 공연료 때문에 보지 못한 관객들에겐 반가운 작품이 아닐까 한다. (나는 게을러서 개봉관에서 할 때도 보지 못했고 그나마 지난 추석 연휴 끝자락에 tv에서 다운받아 봤다.ㅠ)   


사실 영화의 메카인 미국의 허리웃도 뮤지컬 영화는 그리 즐겨 만들지는 않는 것 같다. 그래도 (오래 전부터) 잊을만하면 한번씩 만들어 왔다. 왜 영화 감독들은 뮤지컬 영화 만드는 것에 인색할까? 지금까지는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이번에 이 영화를 보니 새삼 이해할 것도 같았다. 영화는 감독을 위한 예술 아닌가. 그런데 이미 잘 알려진 뮤지컬 작품을 영화화하니 특별히 감독이 할 일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냥 카메라 앵글 정도 잡는 게 고작일텐데 그런 거야 촬영 감독의 몫 아닌가? 그런데비해 연극이나 뮤지컬은 배우의 예술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조차 배우가 빛난다. 감독으로선 좀 김빠지는 작업 아닐까?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니 실제와는 다를 수도 있다.)



개그맨으로 시작해서 간간히 드라마에 출연했다 뮤지컬 <<영웅>>에서 제대로 낚인 정성화는 이제 완전히 안중근의 페르소나를 자처한듯도 하다. 대체 이 배우 외에 누가 안중근을 맡을 수 있을까. 그래서일까, 정성화는 아직 이미지 변신을 할 생각이 없는가 보다. 이 작품외에 다른 작품엔 일체 나오지 않고 있지 않은가. 훗날 그가 이 역을 맡지 않거나 더 이상 공연되지 않는다면 모를까 그는 온전히 안중근으로 살고 싶은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영화는 뜻과 정성을 다해 노래를 부를 때 얼굴이 벌개지도록 심줄까지 놓치지 않고 보여준다. 영화가 하는 일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또 그런 점에서 정성화는 대체 불가능한 배우다. 편집 또한 훌륭하다.(영화는 역시 편집의 묘미 아닌가.) 


작품을 떠받드는 조연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도 정말 볼만하다. 암울한 우리나라 근대사를 다룬만큼 자칫 슬픈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텐데 시종 유머를 잃지 않고 있어 의외로 즐겁게 볼 수 있어 좋았다. 특히 안중근의 어머니 역을 맡은 나문희 배우의 연기를 눈여볼만하다. 그다지 비중이 큰 건 아니지만 영화가 거의 종반무렵에 아들이 입을 수의를 만들면서 음정이고 박자고 무시한 오직 한 곡의 노래만을 부르는데 그게 참 작지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 장면을 보고 있는데 눈에서 무슨 액체가 떨어지더니 기어코 얼굴을 적신다. 그러면서 노래를 잘 못 부르고도 뮤지컬 배우가 될 수도 있는 거구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실제로 나문희 배우가 그렇게 노래를 썪 잘 부르는 배우는 아닌 걸로 알고 있다. ㅋ


예전에 뮤지컬은 그렇게 환영 받는 장르는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 2000년을 넘어오면서 뮤지컬은 명실공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장르가 되었다. 그러는 동안 얼마나 많은 크고 작은 뮤지컬 작품이 만들어졌는지 알 수가 없다. 미국 같은 경우 7,80년전에 <<쉘부르의 우산>>이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뮤지컬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우리나라는 늦어도 한참 늦었다. 자기 분야만 고집하지 말고 이제라도 뮤지컬 영화에 관심을 갖고 모쪼록 뮤지컬과 영화가 잘 소통하고 협업했으면 좋겠다. 

  

또한 아직도 고국에 묻히지 못하고 이국을 떠돌고 있는 안중근 의사의 고국에서 안식할 날을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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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10-13 21: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성화배우가 나온 뮤지컬이 훨씬 더 좋았다고 생각했어요.
영화는 뮤지컬보다 훨씬 더 스케일이 크고 더 많은 걸 넣었지만 압축미가 뮤지컬에 비해 덜했고 아무래도 상업성이 있어야하니 코믹을 더 많이 넣었더라고요.

어쨌든 영웅은 안중근 열사의 스토리라 뮤지컬이든 영화든 뭉클했어요.

stella.K 2023-10-14 20:08   좋아요 3 | URL
오, 페페님은 이 작품의 진정한 매니아시군요!
당연 생라이브가 주는 감동이 최고죠.
그런데 관람료가 장난이 아니라면서요?
이럴 때 영화로 나와줬으니 영화로 보는 것도 좋은 듯해요.
아무래도 영화는 실사가 주는 잇점이 있죠.
장소의 제약도 안 받고.
또 영화를 보고 공연을 볼 사람도 있을 것 같아요.
서로 윈윈하면 좋은 거죠.
저도 지금부터라도 돈을 좀 모아야할 것 같습니다.^^

미미 2023-10-14 20:59   좋아요 3 | URL
저도 앞으로 페페님이라고 할래요! 어감이 너무 좋네요>.<

페넬로페 2023-10-14 23:37   좋아요 2 | URL
저의 애칭은 이제 페페이어요^^

책읽는나무 2023-10-15 22:12   좋아요 1 | URL
페페님♡

yamoo 2023-10-14 11: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영웅은 버스 옆면 광고에서 오래 전에 봤습니다. ‘오래 전‘이라봤자 올 해 봄 정도?? 근데 이게 뮤지컬 영화였나보네요. 레비제라블이 유명한 뮤지컬 영화였는데, 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전 뮤지컬 영화가 영~ 별로에요.

뮤지컬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예술 장르라는데...저는 별로 동의하지 않아요. 뮤지컬을 즐기는 사람들은..보면 가는 사람만 계속 갑니다. 좋은가 봐요. 저는 가성비가 별로여서 안갑니다. 영화도 비싸다고 생각하는 넘이라...영화 가격도 말도 안돼게 올라 영화관에 잘 안가게 되더라고요..

영화에 비하면 뮤지컬 입장권은 ㅎㄷㄷ 합니다..^^;; 남성보다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을 거에요. 좋아하는 분들보면..

어쨌거나 저도 영웅을 볼까 했는데, 뮤지컬 영화라 패쑤할까 합니다~~
근데 스텔라님은 좋으셨나 보네요..^^

stella.K 2023-10-14 20:18   좋아요 1 | URL
저런, 야무님 꼭 할배 같으십니다.ㅋㅋ
뮤지컬 한번 빠지면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텐데요.
뭐든 한번 정을 붙여보십시오. 미술처럼.
공연도 영화처럼 종합 예술이죠.
거시적인 안목에서 그림 그리는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그나마 영화로 나와줘서 얼마나 다행인지.
조금 부지런했으면 극장에서 보는 건데 후회하고 있습니다.ㅠㅠ

yamoo 2023-10-16 11:35   좋아요 1 | URL
무지컬 오페라 몇번 가봤는데 영~~ 저하고 안맞더라구요. 오페라가 갠적으론 더 낫긴한데 뮤지컬보다 ㅎㄷㄷ한 티켓값.. 이 가격이면 탁구라켓 근사한 거 하나 구입합니다..ㅎㅎ

미미 2023-10-14 21: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찜해두었었는데 스텔라님이 나문희 배우님에 대해 언급하신 내용에 더 궁금해집니다. 고가라 저도 잘 못가는데 이렇게라도 다 영화로도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stella.K 2023-10-15 11:55   좋아요 2 | URL
공연료가 엄청 많이 올랐더군요. 안 오른게 없어요.ㅠ 그나마 영화로 볼 수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인지.ㅠ 아무래도 공연 관람계라도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ㅋㅋ

니르바나 2023-10-15 19: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니르바나에게 뮤지컬 영화는 <사운드 오브 뮤직>입니다.
영웅도 좋은 작품이군요. 한번 찾아서 봐야겠어요.
영화랑 공연이 주는 감동과 비교가 안되겠지만
비싼 공연 보려고 하면 그값이면 책이 몇권이지 묻다가 세월만 갑니다. ㅎㅎ

stella.K 2023-10-15 19:36   좋아요 1 | URL
아, 맞아요. 사운드 오브 뮤직!
잊고 있었네요.ㅠ
영웅 아직 안 보셨군요. 강추합니다.
공연은 정말 넘 비싸서 서민들이 잘 안 보게되는 것 같아요.
아쉬운 일이죠. 사실 알고 보면 소극장 공연도 많이 하거든요.
근데 아무래도 미디어는 큰 공연 위주로만 다루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모르는 경우가 많죠.
책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생각 안할 수 없는 것 같아요.ㅋ

책읽는나무 2023-10-15 22: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작년 겨울인가? 올 초였나? 애들 방학 때 저는 영화로 봤었습니다.
뮤지컬 원작이다 보니 처음엔 좀 어색했지만 아무래도 배우들의 연기력이 압권이다 보니 절로 빠져서 봤었네요.
정성화 배우는 참 대기만성형이에요.
예전에 ‘카이스트‘ 드라마를 생각해 본다면 과연 지금의 정성화를 상상하기 힘들었...^^
정말 매력 넘치는 배우에요.
나문희 배우의 노래도 말씀 하시니까 생각이 납니다. 저도 나문희 배우의 바느질하며 노래 부르던 장면에서 좀 울었네요.^^;;;
어떤 예능에서 나문희 배우님과 김영옥 배우님 두 분이 각자 독창을 하시던 장면이 있었는데 그 때도 울었어요. 읊조리듯 조용하게 노래를 부르시는데 가사가 너무 와닿는 거에요. 노배우들이 조용하게 노래를 부르면 그 울림이 참 남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암튼 뮤지컬을 쉽게 접할 수 없는 사람들에겐 영화로라도 볼 수 있어 좋았던 것 같아요. 영화보고 나와서 가슴이 벅차 서점에 달려가 <하얼빈>도 샀었는데....집에 오니까 갑자기 흥이 떨어져 책장에 꽂아만 뒀습니다.ㅋㅋㅋ

페넬로페 2023-10-15 23:28   좋아요 2 | URL
‘뜨거운 싱어즈‘, 보신거죠?
저도 넘 좋게 봤어요.
김영옥, 나문희 배우의 저력을 봤고 저도 저렇게 늙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나문희배우가 조마리아역에 넘 어울렸어요^^

책읽는나무 2023-10-16 09:26   좋아요 2 | URL
제목이 ‘뜨거운 싱어즈‘였던가요?
제목도 모르고서 잠깐 유튭에 짤막하게 뜨길래 봤었어요.
나문희 배우님은 후배들에게 존경받으실만 하신 것 같아요. 한없이 겸손하게 베푸는 사람으로 유명하시더군요.
요즘은 윤여정 배우, 김혜자 배우들의 인터뷰를 보면서 그리고 ‘밀라논나‘ 할머니의 유튭 영상을 보면서 나의 노후를 그려봅니다.
저도 저렇게 늙고 싶다고 늘 생각하며 조금씩 뭔가 달라져야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뜨거운 싱어즈‘ 좀 더 찾아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ㅋㅋ

stella.K 2023-10-16 09:59   좋아요 2 | URL
오, 뜨거운 싱어즈란 프로가 있나보죠? 저도 함 찾아봐야겠네요. 우리도 곧 노후가 될텐데 닮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복이란 생각이 들어요.
저도 이 영화 보고 하얼빈을 읽어야하나 생각했는데 책나무님 얘기 들으니 섣불리 사면 안 되겠군요. ㅋㅋ 예전엔 김훈 작가의 책도 곧잘 읽었는데.ㅠ
아, 근데 정성화가 카이스트에 나왔나요? 저도 그 드라마 봤는데 기억이 없네요. 😂

책읽는나무 2023-10-16 20:27   좋아요 2 | URL
정성화 카이스트에서 좀 괴짜 학생으로 나왔었어요.
재미나고 웃겨서 기억에 많이 남아있어요.
근데 아까 잠깐 찾아보니까 김주혁도 나오고 이나영도 나왔다던데 그분들은 기억이 전혀 없네요.ㅋㅋ
전 이민우랑 채림 그리고 이은주, 김정현, 정성화만 기억납니다.
엄청 재미나게 봤던 드라마였던지라..^^

페크pek0501 2023-10-18 14: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몇 년 전 뮤지컬을 봤는데 볼 만했어요. 그런데 상영 시간이 길더군요. 중간에 한 번 쉬고 할 정도였어요. 내용을 압축해서 줄였으면 했답니다...

stella.K 2023-10-18 14:37   좋아요 1 | URL
그랬군요. 요즘 뮤지컬 보통이 두 시간 반 세 시간 뭐 그렇게
하지 않나요? 프랑켄슈타인도 2시간반인가? 거의 세 시간했던 것 같아요.
중긴에 인터미션 20분 하고. 관림료 비싼데 본전은 뽑아야죠.ㅋㅋ
영화는 2시간쯤 하던데요? 그래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전 좋았어요. 다운 받고 볼 수 있는 기간이 7일이던데
그안에 한 번 정도 더 볼 수도 있는데 그러질 못해 후회했습니다. ㅠㅠㅋ
 


지난 한달동안 이용하는 통신사에서 컨텐츠를 무료로 볼 수 있게 해 줘서 나름 부지런히 원없이 봤다. 나이 드니까 영화도 시큰둥이라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더라.   

  

액션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왜 이 영화에 사람들이 환장하는지 알 것도 같다. 예전 액션 영화는 주인공이 반드시 어려움에 직면하고 그 어려움을 어떻게 헤쳐 나가는가를 보여주는데 이건 그런 게 없다. 그냥 보면 범인을 찾아내고 무조건 응징한다. 그게 관객으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는 걸 영화 관계자들이 알았나 보다.


내가 쫌 좋아하는 손석구 피의 칼부림을 하는 건 확실히 보기가 역한데 마동석 때문에 그게 상쇄가 된다. 거침이 없고 두려움도 없다. 확실히 악을 응징하는 캐릭터는 언제나 환영을 받는다. 나름 귀엽기도 하고 매력적이다. 특히 그의 핵주먹은 믿음을 준다. 마지막 버스 대결신은 가히 압권이다.     


자막 많고 대사 많은 영화 이젠 별로다. 벌써 10년도 더된 작품인데 지금 봐도 좋다. 하긴 애니매이션의 장점은 그런 거 아니겠는가. 대사가 거의 없다. 그냥 보고만 있는 것으로도 그림을 보는 것처럼 너무 편하고 좋다. 

난 내가 이 작품을 이미 본 줄 알았다. 그랬더니 처음 봤다. 그럼 내가 뭘 보고 봤다고 착각하는 걸까...



클레이 애니매이션이다. 미국과 호주, 보모의 방치속에 살아가고 있는 18세 소녀와 44세 아스퍼거 증후군(자폐의 일종)을 앓고 있는 아저씨와의 무려 22년간의 우정을 코믹하게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음산하고 괴기스럽다. 팀 버튼의 애니매션을 연상하게 되는데 놀라운 건 실화를 바탕으로했고, 여러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람이 불행한 환경속에서 산다고 꼭 그 사람의 운명도 불행한 것은 아니라는 걸 작품은 보여주고 있다.


이미 전설이 되어버린 작품. 작품을 논한다는 게 별로 의미가 없어보이긴 한데, 고백하자면 난 이 작품을 이번에 처음 봤다. 멋지긴 한데 아무래도 시리즈로 보는 건 좀 부담스러운 것 같아 여기서 만족하기로 했다.




작년인가 재작년에 우연히 영화 채널에서 봤는데 아쉽게도 끝까지 보지 못했다. 이번에 다시 봤는데 나름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70년대 미국 이민 사회를 그렸다. 

난 한예리의 차분한 연기도 좋고, 윤여정의 자기중심적인 연기도 좋긴한데 왠지 스티브 연의 연기가 마음이 간다. 가장으로서 한 가정을 책임지고 산다는 게 쉬운 일인가. 남자가 됐든 여자가 됐든 가장이 된다는 건 역시 너무 어려운 일이다. 

그나마 아내의 바람대로 장모를 모셔와 함께 살기로 했는데 이번엔 손자와 외할머니가 잘 못지낸다. 할머니는 좋아하는데 데이빗은 할머니가 너무 이상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 (데이빗을 연기한 앨런 김의 연기가 정말 좋다.) 아무튼 그럭저럭 살아갈 것만 같은데 이번엔 외할머니가 뇌졸증에 걸린다. 또 그런 중에도 어렵게 오랫동안 바라 온 일을 처음으로 성사시키고 가족 모두와 기쁨을 나누고 싶은데 그 순간 아내는 남편의 진실을 깨닫고 또 싸운다. 그리고 정말 이혼을 결심한다. 그런데 가만히 있기로 한 친정 엄마가 뜻하지 않게 화재를 내 헛간을 태우고 만다. 헛간엔 납품할 물건을 쌓아뒀다. 그걸 잃어버리게 생겼다. 

하지만 그게 꼭 불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가족은 평소 땐 죽일듯이 싸우다가도 그런 뜻하지 않는 일이 닦치면 놀라운 응집력을 발휘한다. 그게 가족이다. 친정엄마가 불을 냈으니 적어도 한동안은 이혼의 이자도 내지 못하게 생겼다. 남편의 입장에선 좋은 일일 것이다. 또한 그렇게 티격태격하는 외할머니와 손자의 관계도 처음으로 손자가 할머니를 걱정하는 어른스러움이 발휘된다. 

한국의 사위 같으면 그런 장모라면 의식하건 말건 마구 원망을 퍼부었을지도 모르는데 미국이라 그런지 아니면 원래 성격이 그런지 장모를 탓할 마음이 전혀 없다. 오히려 장모가 심어놓은 미나리 밭을 아들과 함께 나와 미나리를 딴다. 그게 참 짠하다.         

좀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좋아 굳이 흠을 잡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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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07-13 10: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범죄도시 같이 주인공이 승리하는 장면이 많은 게 저도 재밌더라고요. 더글로리, 도 그래서 성공했던 것 같아요. 예전 영화는 주인공이 당하기만 하고 관객이 마음 졸이게 한 게 많았어요.
더글로리처럼 이미 계획해 두었던 것(복수)을 보여 준다면 승리할 승산이 높으니 리얼리티가 없다는 평가를 피할 수 있을 듯요.
가족이란 그런 거죠. 제가 본 외국영화도 그런 게 있었어요. 둘이 이혼하려고 결정했는데 그때 아이가 납치되는 사건이 일어나서 부부가 합심하여 아이 찾기에 나서고 그러면서 서로 위로하고 결국 아이 찾고 부부가 화해하게 된다는 이야기예요. 불행에도 장점이 있는 셈이죠. 간단 리뷰 좋습니다.^^

stella.K 2023-07-13 14:42   좋아요 1 | URL
이번에 지니 TV가 예쁜 짓을 했어요.
예전엔 아주 가끔 5천원 3천원 TV 쿠폰 주더니.ㅋ
어제 자동종료 했는데 좀 아쉽긴 했지만 그렇다고 월정액 사서 보진
않으려구요. 계속 TV만 보게되서.ㅠ
더 글로리도 그렇군요. 힘 자랑하는 거 별론데 마동석 정말 매력적이예요.
귀엽기도 하고.
본 중에 제일 좋았던 건 ‘일루셔니스트‘랑 ‘미나리‘가 좋았던 것 같아요.
두 작품은 언니도 꼭 보세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니르바나 2023-07-14 00: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영화 많이 보셨네요.
니르바나도 <미나리> 좋게 보았던 것 같아요.
남들이 좋다하면 그저 따라가보는 영화 관람 수준이라서 좀 그렇지만
봉준호감독의 <기생충>에 이어서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stella.K 2023-07-14 10:31   좋아요 2 | URL
잘 계시죠? 늘 저의 볼품없는 글에 댓글 달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ㅎ
영화는 정보력이 중요하죠. 아무거나 볼 수는 없잖습니까? 잘 하셨습니다. 저도 두 작품 모두 재밌게 봤습니다.^^
 

 

내가 보는 G TV에 월정액을 한 달간 무료로 볼 수 있는 쿠폰이 생겨 그동안 못 본 영화를 몇 편 챙겨 보았다. 한 일주일쯤 지난 것 같긴한데 앞으로 몇편이나 챙겨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반려견을 키웠던지라 마음이 짠해질 것 같아 영화를 보는덴 약간의 용기가 필요했다. 그래도 일단 내가 유인석을 좋아하고 코미디라 부담없이 봤다. 하지만 이야기의 깊이는 없다. 그냥 유기견을 만들지 말자는 캠페인 정도로 보면 좋을 것 같다. 예전에 <퀼>이란 일본 영화를 본 적있는데 그거 따라가려면 아직도 멀었구나 싶다. 유인석과 차태현이 업치락 뒤치락하는 건 볼만하다.  


브랜든 프레이저가 누군지 내가 모르는 배운 줄 알았다. 그런데 한참 생각하니 오래 전에 이 배우가 나온 영화를 본 것 같다. <조지 오브 정글>이란 영화. 오래 전 본 영화니 기억도 잘 안 나지만 저렇게 살이쪘으니 못 알아보는 수 밖에. 그때만해도 날렵했는데.


특수분장을 했고 실제로 살을 좀 찌웠다고도 했던 것 같다. 말에 의하면 브랜든은 거의 회생이 불가능할 정도로 불운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비롯해 여러 상을 휩쓸고 제 2의 인생을 멋지게 살아가고 있다고. 하지만 남우주연상을 다고해서 크게 기대하고 보면 실망할 수도 있는데 그런 기대없이 보면 그럭저럭 볼만하다.


우린 이제 은둔형 외톨이에 대해 귀를 기우릴 필요가 있다. 먼저는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겠지만 그도 한계는 있을 것이다. 


워낙에 거구라 조금만 움직여도 땀을 비 오듯이 쏟는다. 병원엘 오지 않으니 의사가 정기적으로 방문을 하는가 본데 친구처럼 잘 지낸다. 가끔은 찰리의 넓은 어깨에 기대기도하는데 뭐 영화니까 그런가보다 하겠지만 땀냄새 장난 아닐 것 같다. 특히 겨땀은. 어떻게 참고 연기에 몰입할 수 있었을까 싶다.ㅋ


최근에 본 영화중에 가장 실망한 영화다.

탕웨이를 좋아해 기대를 많이했는데 역시 난 봉준호는 좋아해도 박찬욱은 좋아할 수가 없다. 내가 아무리 탕웨이를 좋아해도 박찬욱을 이길 수 없다는 교훈만 얻었다. 결국 보다 엎었다. 박찬욱은 나에게 '공동경비구역 JSA' 거기까지라고 생각한다. 난 이제 탕웨이 아냐 탕웨이 언니가 나온다고 해도 박찬욱이 만든 영화는 안 볼꺼다.


비교적 오래된 영화긴 한데 화가 클림트에 관심이 있다면 꼭 보라고 추천한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고 클림트에게 이런 과거가 있었다는 게 좀 놀라웠다. 물론 클림트는 나오지 않는다. 영화만 보기엔 좀 난해할 수도 있다. 클림트에 대한 예비 지식을 갖고 본다면 의미있게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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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23-06-21 14: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좋은 영화 많이 보셨네요.
한달 무료면 아직도 시간이 남아 있으니 재미있게 영화감상 하세요.
따지고 보면 월정액을 내니까 무료라는 것도 공짜가 아니니까요.
그런데 G TV는 한달에 이용료가 얼마나 되나요.

stella.K 2023-06-21 18:00   좋아요 1 | URL
제가 알기론 기본 요금이 3만원인 줄 알고 있어요.
저희는 이것저것 결합상품이어서요. 정확히는 잘...
그런데 말씀하시는 것처럼 사실은 무료가 아니죠.
그래도 가끔 TV쿠폰도 넣어주고 이렇게 무료 월정액을
주는 건 첨 있는 일은 아닐까 싶어요.
저도 몇년 전에 월정액 써 봤는데 그게 다달이 쓸 수 있는 게
아니라 3개월, 6개월, 1년 이렇게 단위별로 쓸 수 있게 되있는 것
같더라구요. 물론 영화비 정도로 거의 무제한으로 볼 수 있긴한데
어떤 건 안 되는 것도 있어요.
그리고 괜히 돈 아깝다고 열심히 보게 되니까 다른 일을 못하겠더라구요.
이것도 무료니까 보는 거지 일부러는 못 보겠더라구요.ㅋ
대신 요즘엔 그동안 못 본 최신 영화를 볼 수 있어 좋긴하더군요.
네. 그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모나리자 2023-06-24 18: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헤어질 결심> 대본이 블로그에서 엄청 보였던 것 같은데 그 영화인가요?
탕웨이가 나오는군요. 많이 실망하셨나봐요.ㅎ
저는 넷플에서 가끔 드라마를 보는데 최근엔 어쩌다가 중국 드라마를 보게 되었는데 동양이라 그런지 우리와 비슷한 감성이구나, 했네요. 재밌어서 아껴가며 조금씩 보고 있어요.ㅎ
주말에 좋은 에너지 충전하시길 바랄게요. stella.K님.^^

stella.K 2023-06-24 19:20   좋아요 1 | URL
그니까요. 저도 많이 보여서 꽤 괜찮은줄 알았는데 탕웨이 거니까 왠만하면 참고 봐줘야하는데 박찬욱은 정말 용서가 안되더군요. ㅋ 다음 사이트에 엄청 욕을 많이해 놨더군요. 그러고 보면 서양사람들 꽤 동양에 대해 묘한 신비감을 갖는 거 같아요.
고맙습니다. 모나리자님도 좋은 주말보내십시오.^^

얄라알라 2023-06-26 1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헤어질 결심

만족스럽지 않으셨나봐요

저는 그 영화를 극장, 심야 극장에서 무서워하면서 보았던지 꼭 1년이 다 되어가네요

stella.K 2023-06-26 14:05   좋아요 1 | URL
엇, 무서우셨어요? 박찬욱 감독이 그로테스크한 면은 있지만 무서운건ᆢ하긴 좀 몇몇 장면은 좀 거시기하긴 하죠? 더구나 심야에 보셨다니 좀 그랬겠어요. 근데 심야영화가 하긴하는군요. 전 심야에 주로 자기 때문에 좀 낮설어요. ㅎㅎ

2023-06-26 14: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26 19: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난 주말 본의 아니게 몇편의 영화를 몰아서 봤다.

지난 한 주간 동안 G TV에서 가치봄 영화를 결제없이 볼 수 있는 이벤트를 했는데 난 그걸 금요일 밤 잠자기 전에 알았다.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 걸. 괜찮은 최근 한국 영화를 원없이 볼 수 있었던 기회였는데 많이 못 봐서 아쉬웠다.


본 영화 중 최고는 이준익 감독의 <자산어보>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를 좋아한다. 물론 이 영화는 오래 전부터 영화 전문 채널에서 방송해 주긴했지만 끝까지 눈에 불을 켜고 볼 자신이 없어 보기를 밀어뒀다. 그러다 이번에 볼 수 있어 얼마나 좋던지.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좋다. 단지 좀 우려스러운 건 이제 이준익 감독은 컬러로는 영화를 안 만들건가 하는 것과 전기 영화 같지 않은 전기 영화를 만들건가 하는 거다. 이러다 자기 스타일에 빠져 예술 영화를 만들겠다고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설경구의 연기도 볼만했지만 이정은과 변요한의 연기가 정말 좋았다. 옮길 순 없지만 가끔씩 툭툭 튀어 나오는 명대사도 좋고. 정말 정약전은 자신어보를 어떻게 썼을까 궁금해진다.


한때 이 영화에 대한 찬사가 끊이지 않아서 궁금하긴 했다. 그런데 이번에 그 궁금증을 풀었다. 일단 나쁘지 않았다. 독립영화스럽긴하다. 독립영화라면 저예산에 상상력의 자유로움 아니겠는가. 장국영이라 우기는 귀신이 찬실이 자취하는 집에 산다는 설정부터가.ㅋ 


솔직히 뭘 가지고 찬실이가 복이 많다는 건지 모호하다. 그나마 우연히 알게된 연하의 영화감독과 연애에 성공했다면 모를까 그것도 아니고. 영화에서 보여준 거라곤 성공 못한 사람은 연애도 못한다는 그렇고 그런 통념을 역시 뛰어넘지 못했다. 고작 영화가 보여주는 건 영화 감독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영화가 엎어지고 인생이 뭐냐고 한탄하다 결국 없는 희망을 짜내어 다시 영화의 길을 간다는 (그것도 프로듀서였지 아마?) 다소 억지스럽고 자위적인 내용이 다다.


그나마 다소의 리스크를 안고 장국영이라 우기는 귀신을 과감하게 기용했다는 것이 나름 주효했던 것 같기도 하다. 김영민이 정말 장국영을 연상시켜 가능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 배우가 심상치 않았는데, 나는 이배우를 나의 최애 드라마인 <나의 아저씨>에서부터 봐왔다. 민소매 런닝셔츠에 사각 팬티를 입고 맘보춤은 장국영의 트레이트마크 아니던가. 그 패션은 따라하되 맘보춤은 추지 않는다.


그래도 이 영화를 좋게 보는 건, 찬실이 역을 맡은 강말금의 역도 좋았지만, 특별출연처럼 출연했던 윤여정이 찬실이 자취하는 집 쥔할머니로 나와줬다는 거다. 이미 오래 전부터 주류영화에서 잔뼈를 키워왔던 윤여정이 이런 독립영화에 기꺼이 출연을 허락했던 나름의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 여튼 그녀는 너무 멋진 배우라고 생각한다.


왠지 이 영화는 감독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을 것 같고, 찬실이는 감독의 페르소나 일 것 같다. 감독이 한땀, 한땀 정성스럽게 만들었겠구나 싶기도한데 스토리가 역시 좀 아쉽다. 


강하늘의 나오는 영화는 다 좋(옳)다.

불만 아닌 불만이라면 전반적으로 사춘기의 첫사랑의 감성이 있다는 거고, 이제 이런 영화에 강하늘은 마지막 영화가 되어야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강하늘이 얼마 전 드라마에 나오던데 등급이 있더라. 그런 것으로 봐 좀 다른 면모를 보여주지 않을까 싶은데 조만간 볼 생각이다. 암튼 이 영화는 아기자기한 청춘 영화다. 강하늘 좋아하고 청춘 영화 좋아하는 사람에게 강추다.


                       

                    


사랑은 눈이 멀다. 사랑엔 눈이 없다. 

뭐 그런 실상을 보여주는 영화라고나 할까? 그냥 엎치락 뒤치락하는 그렇고 그런 로코 영화는 아닐까 싶었는데 의외로 가면 갈수록 꽤 괜찮은 영화란 생각이 들게 만든다. 


감독이 조은지다. 그렇지 않아도 내가 알고 있는 그 조은지 배우 맞나 했더니 맞다. 오래 전부터 조연으로 감초 연기를 도맡아 왔던 배우다. 언제부턴가 TV엔 뜸한 것 같았는데 감독으로 나오다니. 새삼 반갑고 감독으로 이런 영화를 만들다니 달리 보게 만든다.


뭐 로코인만큼 재미는 보장한다. 그런데 눈여겨 봐야하는 건, 주인공 김현(류승룡 분)을 좋아하는 유진 역의 무진성이다. 여기서 유진은 남자다. 그렇다. 유진은 소위 말하는 게이다. 그것도 늙다리 소설가이자 대학 강사인 김현을 좋아하는. 김현을 좋아해 그가 다니는 대학에 들어왔고, 김현이 1년을 쉬자 덩달아 휴학계를 쉬고 다시 대학 강단에 복귀하자 그도 복학을 하는 집요한 사랑꾼이다. 사실 겉으로만 멋있어 뵈는 소설가지 알고보면 갈수록 글도 못 쓰고 첫번째 부인과 지금의 부인과 엎치락 뒤치락 삼각관계다. 그것도 모자라 사춘기인 전 부인이 낳은 아들과도 그다지 좋은 관계도 아니다. 그것도 부족해 이번엔 게이가 자기를 좋다고 쫓아 다니니 확실히 웃픈 인물이다 . 그도 같이 좋아하면 좋겠지만 김현은 동성을 좋아 할 마음이 전혀 없다. 그러니 골치가 아플 수 밖에. 그나마 유진이 악마적 속성을 가진 인물이라면 좋겠지만 그것도 아니다. 상당히 반듯하고 좋은 감성도 가졌다. 관객인 내가 봐도 꽤 매력적이다. 


솔직히 난 성적으론 보수적이고, 동성애를 다룬 작품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동성애자를 혐오해서라기 보단, 난 가끔 드라마에 동성애를 슬쩍슬쩍 다루는 걸 보면 오히려 더 화가난다. 그걸 만드는 사람은 동성애를 옹호하면서 자신이 얼마나 의식있는 사람인가를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 같아서 싫다. 물론 처음엔 어느 정도 약발이 먹힐 수도 있겠지만 자꾸 그러면 오히려 동성애자들만 더 이상하게 만드는 꼴이 되는 건 아닌가 싶고, 그런 일방적인 되다만 장면을 보여주는 것 보다 이 영화에서처럼 차라리 문제제기를 보여주는 게 훨씬 낫지 않을까. 그러므로 서로를 이해의 시선으로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동성애자들 중엔 유진이처럼 반듯하고 매력적이기만 하겠는가. 하지만 무조건 같은 성을 같은 사람만 보면 침을 질질 흘리는 이상한 인물로 그리는 거 같은 동성애자가 봐도 기분 나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영리하게 보여줄 것만 보여줬다는 생각이 든다. 나 같은 사람이 보고 나서도 기분 나쁘지 않고 오히려 깔끔한 느낌을 가질 수 있으니 말이다. 


그 밖에 몇 편의 영화를 보다가 말았다. 역시 뭔가를 한꺼번에 몰아보는 건 내 취미는 아닌 것 같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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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11-29 11: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산어보>랑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저도 봤었는데 재밌었어요.
찬실이에서 윤여정 배우님의 대사가 기억에 많이 남아요. 사람도 꽃으로 오면 좋겠다고!!
근데 김영민 배우가 <나의 아저씨>에도 나왔나요? 아....ㅋㅋㅋ 잠깐 다른 드라마랑 헷갈렸네요. 맞아요. 불륜남으로 나왔었죠. 연기를 너무 잘해서 엄청 미워하고 욕 하면서 봤었어요ㅋㅋㅋ 아이유도 연기 잘 했고^^
저도 <나의 아저씨> 넘 좋아서 두 번 봤어요ㅋㅋ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아직 못봤었는데 한 번 봐야겠군요. 강하늘이라니!!!
강하늘이 이젠 연기 스팩트럼이 선이 굵은 드라마에 어울리는 배우라 첫사랑 감성에 어울리지 않는 걸까요?
전 <재심> 영화에서 강하늘의 조연 역도 좀 아깝단 생각이 들 정도로 계속 강하늘 쪽으로 눈길이 가더군요. 연기를 너무 잘 하는 배우에요^^

stella.K 2022-11-29 14:45   좋아요 2 | URL
김영인 배우는 정말 장국영을 연상케해요.
저는 영화에서 먼저 알려지고 나중에 드라마로 나온 줄 알았더니
드라마가 더 앞섰더라구요. 보통은 영화가 먼저 아닌가요?
책나무님도 강하늘 좋아하시는군요.
저의 최애 배우죠.
물론 과거와 현재를 교차해 보여주니까 현재는 제 나이로 나와요.
그런데 청춘물에 너무 많이 나오는 건 아닌가 싶어서요.
요즘엔 영화 보다 드라마를 많이 보죠.
그냥 소설 읽는다 생각하고 봐요. 그러다 보니 영화가 좀 멀어졌어요.
우리 영화 여전히 잘 만든다는 생각이 들긴하더군요.
근데 결제해 보는 건 좀 아깝다 싶더군요. ㅋㅋ
장르만 로맨스도 함 보세요.
의외로 괜찮았어요.^^

2022-11-29 16: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29 1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22-11-30 13: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산어보에서 이정은 특히 참 좋더이다. ^^
변요한은 이번에 청룡 조연상 수상하더군요.
주말에 몰아서 많이 보셨네요. 찬실이는 감독의 페르소나 맞는데 보다가 말아서 다시 봐야겠어요. 강하늘 배우 동주에서도 그렇고 마음에 들어요. 제 맘에 들면 뭐하냐만은 ㅎㅎ 전에 무슨 여행 프로그램에서 여럿이 나왔는데 반듯하면서 에너지 넘치고 배려심에 성격 좋고 밝은분위기 메이커였어요. 스텔라 님에게 양보할게요 ㅎㅎ

stella.K 2022-11-30 13:45   좋아요 2 | URL
ㅎㅎㅎ 그럼 강하늘은 저만을 위한 배우로! 고마워요.ㅋㅋㅋㅋ
전 정말 강하늘이 그렇게 좋더라구요.
뭐 좋아하는 배우가 강하늘 뿐이겠습니까만 정말 마음이 훈훈해지는 게
좋더라구요. 제가 연예인을 좋아하고 그러지 않는데 그러는 거 보면
나이들었나 봐요.ㅠ

<찬실이는...> 나쁘진 않은데 좀 과대평가를 받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요.
꽤 좋은 평가를 받았던데 그렇겠까지...? 좀 그랬어요.
우리가 지금까지 봐온 독립영화의 전형일뿐인데.
출연진이 좋긴하더군요.

mini74 2022-11-30 14: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자산어보 좋아요 ㅎㅎ 흑백이라 수묵화느낌나고 ~ 나의 아저씨는 울면서 봤는데 찬실이는 아직 못 봤어요. 강하늘 잘 생겼죠 ㅎㅎ 동주에서 반한 *^^*

stella.K 2022-12-01 13:13   좋아요 1 | URL
앗, 역시 미니님 배우 볼 줄 아시네요.
강하늘은 사랑입니다!! ㅎㅎ

저도 <나의 아저씨>는 정말 울컥했어요.ㅠ

yamoo 2022-12-12 15: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산어보....정말 끝내주게 좋은 영홥니다. 캐릭터가 좋고 연출력이 발군이라 흑백영화지만 매우 우아한 재미를 선사하는 보기드문 명작이죠. 개인적으로 설경구를 매우 싫어했는데, 이 영화를 보고 배우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힘을 빼고 연기하는 설경구를 보니, 내가 알던 그 설경구가 맞나하는 의구심이 들더이다.
더군다나 이 영화을 통해 왜 정약전이 자산어보 책 1권만 달랑썼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여태까지 동생 정약용이 500여권을 쓸 동안 그는 왜 저서가 달랑 한 권 뿐일까...계속 의문이 들었는데, 이 드라마를 보고 바로 해결됐습니다. 정약전은 진정한 애너키스트였던 겁니다. 18세기에 말이죠!!
전 이준익의 모든 영화들 중 자산어보가 가장 감명깊었습니다~~

stella.K 2022-12-05 20:08   좋아요 0 | URL
앗, 정약전이 자산어보를 1권만 썼나요?
전 그런 것도 몰랐습니다. 동생 책 봐주느라고 그랬을까요?
영화에서 보면 동생 책 봐주고 그러잖아요.ㅋ
영화 정말 좋죠?
전 어제 <동주>를 다시 봤는데 4번인가? 다섯 번째 보는데
다시 봐도 좋더라구요.
설경구에 대한 평가가 여럿이긴 하더라구요.
잘할 땐 잘하고 못할 땐 못한다. 그러니까 항상 잘하는 배우는
아니라고 하는데 전 좋아하지는 않지만 잘하는 배우인 것만큼은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준익 감독은 거의 천재라고 봐야죠.
단지 천재들이 그렇듯 자기 세계에 빠지는 경향이 있잖아요.
혹시 그렇게 되는 건 아닐지 싶은데 쓸데없는 걱정이겠죠? ㅎㅎ

yamoo 2022-12-12 15:22   좋아요 1 | URL
네, 정약전은 자산어보 한 권만 남겼어요. 그 어떤 유학 주석서나 유학에 관한 책을 남기지 않았어요. 정약용만큼 뛰어난 학자였는데, 철학에 대한 인식의 차이로 그는 책을 남기지 않았어요. 영화를 보다보면 그 힌트가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