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이제 본격적으로 뮤지컬 영화가 나오는 걸까? 작년에 유승룡, 염정화가 출연했던 <<인생을 아름다워>>가 나오더니 올해는 <<영웅>>이 영화로 나왔다.  

 

알겠지만, 이 작품은 뮤지컬 원작을 영화화 했다. 그동안 마음에만 있고 부담스런 공연료 때문에 보지 못한 관객들에겐 반가운 작품이 아닐까 한다. (나는 게을러서 개봉관에서 할 때도 보지 못했고 그나마 지난 추석 연휴 끝자락에 tv에서 다운받아 봤다.ㅠ)   


사실 영화의 메카인 미국의 허리웃도 뮤지컬 영화는 그리 즐겨 만들지는 않는 것 같다. 그래도 (오래 전부터) 잊을만하면 한번씩 만들어 왔다. 왜 영화 감독들은 뮤지컬 영화 만드는 것에 인색할까? 지금까지는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이번에 이 영화를 보니 새삼 이해할 것도 같았다. 영화는 감독을 위한 예술 아닌가. 그런데 이미 잘 알려진 뮤지컬 작품을 영화화하니 특별히 감독이 할 일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냥 카메라 앵글 정도 잡는 게 고작일텐데 그런 거야 촬영 감독의 몫 아닌가? 그런데비해 연극이나 뮤지컬은 배우의 예술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조차 배우가 빛난다. 감독으로선 좀 김빠지는 작업 아닐까?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니 실제와는 다를 수도 있다.)



개그맨으로 시작해서 간간히 드라마에 출연했다 뮤지컬 <<영웅>>에서 제대로 낚인 정성화는 이제 완전히 안중근의 페르소나를 자처한듯도 하다. 대체 이 배우 외에 누가 안중근을 맡을 수 있을까. 그래서일까, 정성화는 아직 이미지 변신을 할 생각이 없는가 보다. 이 작품외에 다른 작품엔 일체 나오지 않고 있지 않은가. 훗날 그가 이 역을 맡지 않거나 더 이상 공연되지 않는다면 모를까 그는 온전히 안중근으로 살고 싶은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영화는 뜻과 정성을 다해 노래를 부를 때 얼굴이 벌개지도록 심줄까지 놓치지 않고 보여준다. 영화가 하는 일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또 그런 점에서 정성화는 대체 불가능한 배우다. 편집 또한 훌륭하다.(영화는 역시 편집의 묘미 아닌가.) 


작품을 떠받드는 조연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도 정말 볼만하다. 암울한 우리나라 근대사를 다룬만큼 자칫 슬픈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텐데 시종 유머를 잃지 않고 있어 의외로 즐겁게 볼 수 있어 좋았다. 특히 안중근의 어머니 역을 맡은 나문희 배우의 연기를 눈여볼만하다. 그다지 비중이 큰 건 아니지만 영화가 거의 종반무렵에 아들이 입을 수의를 만들면서 음정이고 박자고 무시한 오직 한 곡의 노래만을 부르는데 그게 참 작지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 장면을 보고 있는데 눈에서 무슨 액체가 떨어지더니 기어코 얼굴을 적신다. 그러면서 노래를 잘 못 부르고도 뮤지컬 배우가 될 수도 있는 거구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실제로 나문희 배우가 그렇게 노래를 썪 잘 부르는 배우는 아닌 걸로 알고 있다. ㅋ


예전에 뮤지컬은 그렇게 환영 받는 장르는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 2000년을 넘어오면서 뮤지컬은 명실공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장르가 되었다. 그러는 동안 얼마나 많은 크고 작은 뮤지컬 작품이 만들어졌는지 알 수가 없다. 미국 같은 경우 7,80년전에 <<쉘부르의 우산>>이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뮤지컬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우리나라는 늦어도 한참 늦었다. 자기 분야만 고집하지 말고 이제라도 뮤지컬 영화에 관심을 갖고 모쪼록 뮤지컬과 영화가 잘 소통하고 협업했으면 좋겠다. 

  

또한 아직도 고국에 묻히지 못하고 이국을 떠돌고 있는 안중근 의사의 고국에서 안식할 날을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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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10-13 21: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성화배우가 나온 뮤지컬이 훨씬 더 좋았다고 생각했어요.
영화는 뮤지컬보다 훨씬 더 스케일이 크고 더 많은 걸 넣었지만 압축미가 뮤지컬에 비해 덜했고 아무래도 상업성이 있어야하니 코믹을 더 많이 넣었더라고요.

어쨌든 영웅은 안중근 열사의 스토리라 뮤지컬이든 영화든 뭉클했어요.

stella.K 2023-10-14 20:08   좋아요 3 | URL
오, 페페님은 이 작품의 진정한 매니아시군요!
당연 생라이브가 주는 감동이 최고죠.
그런데 관람료가 장난이 아니라면서요?
이럴 때 영화로 나와줬으니 영화로 보는 것도 좋은 듯해요.
아무래도 영화는 실사가 주는 잇점이 있죠.
장소의 제약도 안 받고.
또 영화를 보고 공연을 볼 사람도 있을 것 같아요.
서로 윈윈하면 좋은 거죠.
저도 지금부터라도 돈을 좀 모아야할 것 같습니다.^^

미미 2023-10-14 20:59   좋아요 3 | URL
저도 앞으로 페페님이라고 할래요! 어감이 너무 좋네요>.<

페넬로페 2023-10-14 23:37   좋아요 2 | URL
저의 애칭은 이제 페페이어요^^

책읽는나무 2023-10-15 22:12   좋아요 1 | URL
페페님♡

yamoo 2023-10-14 11: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영웅은 버스 옆면 광고에서 오래 전에 봤습니다. ‘오래 전‘이라봤자 올 해 봄 정도?? 근데 이게 뮤지컬 영화였나보네요. 레비제라블이 유명한 뮤지컬 영화였는데, 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전 뮤지컬 영화가 영~ 별로에요.

뮤지컬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예술 장르라는데...저는 별로 동의하지 않아요. 뮤지컬을 즐기는 사람들은..보면 가는 사람만 계속 갑니다. 좋은가 봐요. 저는 가성비가 별로여서 안갑니다. 영화도 비싸다고 생각하는 넘이라...영화 가격도 말도 안돼게 올라 영화관에 잘 안가게 되더라고요..

영화에 비하면 뮤지컬 입장권은 ㅎㄷㄷ 합니다..^^;; 남성보다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을 거에요. 좋아하는 분들보면..

어쨌거나 저도 영웅을 볼까 했는데, 뮤지컬 영화라 패쑤할까 합니다~~
근데 스텔라님은 좋으셨나 보네요..^^

stella.K 2023-10-14 20:18   좋아요 1 | URL
저런, 야무님 꼭 할배 같으십니다.ㅋㅋ
뮤지컬 한번 빠지면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텐데요.
뭐든 한번 정을 붙여보십시오. 미술처럼.
공연도 영화처럼 종합 예술이죠.
거시적인 안목에서 그림 그리는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그나마 영화로 나와줘서 얼마나 다행인지.
조금 부지런했으면 극장에서 보는 건데 후회하고 있습니다.ㅠㅠ

yamoo 2023-10-16 11:35   좋아요 1 | URL
무지컬 오페라 몇번 가봤는데 영~~ 저하고 안맞더라구요. 오페라가 갠적으론 더 낫긴한데 뮤지컬보다 ㅎㄷㄷ한 티켓값.. 이 가격이면 탁구라켓 근사한 거 하나 구입합니다..ㅎㅎ

미미 2023-10-14 21: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찜해두었었는데 스텔라님이 나문희 배우님에 대해 언급하신 내용에 더 궁금해집니다. 고가라 저도 잘 못가는데 이렇게라도 다 영화로도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stella.K 2023-10-15 11:55   좋아요 2 | URL
공연료가 엄청 많이 올랐더군요. 안 오른게 없어요.ㅠ 그나마 영화로 볼 수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인지.ㅠ 아무래도 공연 관람계라도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ㅋㅋ

니르바나 2023-10-15 19: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니르바나에게 뮤지컬 영화는 <사운드 오브 뮤직>입니다.
영웅도 좋은 작품이군요. 한번 찾아서 봐야겠어요.
영화랑 공연이 주는 감동과 비교가 안되겠지만
비싼 공연 보려고 하면 그값이면 책이 몇권이지 묻다가 세월만 갑니다. ㅎㅎ

stella.K 2023-10-15 19:36   좋아요 1 | URL
아, 맞아요. 사운드 오브 뮤직!
잊고 있었네요.ㅠ
영웅 아직 안 보셨군요. 강추합니다.
공연은 정말 넘 비싸서 서민들이 잘 안 보게되는 것 같아요.
아쉬운 일이죠. 사실 알고 보면 소극장 공연도 많이 하거든요.
근데 아무래도 미디어는 큰 공연 위주로만 다루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모르는 경우가 많죠.
책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생각 안할 수 없는 것 같아요.ㅋ

책읽는나무 2023-10-15 22: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작년 겨울인가? 올 초였나? 애들 방학 때 저는 영화로 봤었습니다.
뮤지컬 원작이다 보니 처음엔 좀 어색했지만 아무래도 배우들의 연기력이 압권이다 보니 절로 빠져서 봤었네요.
정성화 배우는 참 대기만성형이에요.
예전에 ‘카이스트‘ 드라마를 생각해 본다면 과연 지금의 정성화를 상상하기 힘들었...^^
정말 매력 넘치는 배우에요.
나문희 배우의 노래도 말씀 하시니까 생각이 납니다. 저도 나문희 배우의 바느질하며 노래 부르던 장면에서 좀 울었네요.^^;;;
어떤 예능에서 나문희 배우님과 김영옥 배우님 두 분이 각자 독창을 하시던 장면이 있었는데 그 때도 울었어요. 읊조리듯 조용하게 노래를 부르시는데 가사가 너무 와닿는 거에요. 노배우들이 조용하게 노래를 부르면 그 울림이 참 남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암튼 뮤지컬을 쉽게 접할 수 없는 사람들에겐 영화로라도 볼 수 있어 좋았던 것 같아요. 영화보고 나와서 가슴이 벅차 서점에 달려가 <하얼빈>도 샀었는데....집에 오니까 갑자기 흥이 떨어져 책장에 꽂아만 뒀습니다.ㅋㅋㅋ

페넬로페 2023-10-15 23:28   좋아요 2 | URL
‘뜨거운 싱어즈‘, 보신거죠?
저도 넘 좋게 봤어요.
김영옥, 나문희 배우의 저력을 봤고 저도 저렇게 늙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나문희배우가 조마리아역에 넘 어울렸어요^^

책읽는나무 2023-10-16 09:26   좋아요 2 | URL
제목이 ‘뜨거운 싱어즈‘였던가요?
제목도 모르고서 잠깐 유튭에 짤막하게 뜨길래 봤었어요.
나문희 배우님은 후배들에게 존경받으실만 하신 것 같아요. 한없이 겸손하게 베푸는 사람으로 유명하시더군요.
요즘은 윤여정 배우, 김혜자 배우들의 인터뷰를 보면서 그리고 ‘밀라논나‘ 할머니의 유튭 영상을 보면서 나의 노후를 그려봅니다.
저도 저렇게 늙고 싶다고 늘 생각하며 조금씩 뭔가 달라져야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뜨거운 싱어즈‘ 좀 더 찾아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ㅋㅋ

stella.K 2023-10-16 09:59   좋아요 2 | URL
오, 뜨거운 싱어즈란 프로가 있나보죠? 저도 함 찾아봐야겠네요. 우리도 곧 노후가 될텐데 닮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복이란 생각이 들어요.
저도 이 영화 보고 하얼빈을 읽어야하나 생각했는데 책나무님 얘기 들으니 섣불리 사면 안 되겠군요. ㅋㅋ 예전엔 김훈 작가의 책도 곧잘 읽었는데.ㅠ
아, 근데 정성화가 카이스트에 나왔나요? 저도 그 드라마 봤는데 기억이 없네요. 😂

책읽는나무 2023-10-16 20:27   좋아요 2 | URL
정성화 카이스트에서 좀 괴짜 학생으로 나왔었어요.
재미나고 웃겨서 기억에 많이 남아있어요.
근데 아까 잠깐 찾아보니까 김주혁도 나오고 이나영도 나왔다던데 그분들은 기억이 전혀 없네요.ㅋㅋ
전 이민우랑 채림 그리고 이은주, 김정현, 정성화만 기억납니다.
엄청 재미나게 봤던 드라마였던지라..^^

페크pek0501 2023-10-18 14: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몇 년 전 뮤지컬을 봤는데 볼 만했어요. 그런데 상영 시간이 길더군요. 중간에 한 번 쉬고 할 정도였어요. 내용을 압축해서 줄였으면 했답니다...

stella.K 2023-10-18 14:37   좋아요 1 | URL
그랬군요. 요즘 뮤지컬 보통이 두 시간 반 세 시간 뭐 그렇게
하지 않나요? 프랑켄슈타인도 2시간반인가? 거의 세 시간했던 것 같아요.
중긴에 인터미션 20분 하고. 관림료 비싼데 본전은 뽑아야죠.ㅋㅋ
영화는 2시간쯤 하던데요? 그래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전 좋았어요. 다운 받고 볼 수 있는 기간이 7일이던데
그안에 한 번 정도 더 볼 수도 있는데 그러질 못해 후회했습니다. ㅠ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