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는 지*TV에서 이번 한 달, 때 지나간 영화를 싸게 볼 수 있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요즘 드라마 보느라 영화 보는 걸 좀 멀리하고 있지만 이런 기회를 놓치면 안 될 것 같아 틈나는대로 보려고 한다. 편당 550원이지만 할인해서 440원. 요즘 같은 고물가에 중고 책과 영화가 허한 내 마음을 위로해 주는구나 싶다. 근데 영화가 딱히 재미는 없었다.



 영화는 세계적인 팬데믹 때문에 감염이 안 된 사람을 이주시키고 혹시 어떤 사정에 의해서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사람을 돕겠다고 텅빈 도시에 좀비와 싸우는 남자의 고독에 촛점을 맞추었다. 

이 영화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보는 느낌이 많이 다를 것 같다.이전에 봤다면 뭐 영웅의 고독? 이런 게 생각났을 것 같다. 허리우드 표 똥폼을 알아줘야 한다며. 하지만 지금은 이 영화 를 볼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현실은 더 아수라장 아니었나. 난 원작을 영화화 했다고 해서 봤을 뿐인데 윌 스미스의 연기는 좋긴한데 그것만 빼면 뭐가 남나 싶다. 윌의 육체미는 끝내 준다.ㅋ 벌써 10년도 넘은 영환데 작년인가 올해 초 아카데미 시상식에 나온 그를 봤을 때 별 차이가 없던데 자기관리 잘 하는 배운가 보다.


차라리 뮤지컬 영화로 만들지 뭐 때문에 이렇게 찍었을까 싶다. 그냥 화려한 쇼를 보는 것 같다. 속 빈 강정 같다고나 할까? 언젠가 누가 책 리뷰에서 뭐가 위대한 개츠비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나도 그 말에 동의한다. 도대체 뭐가 위대하다는 건지? 데이지를 끝까지 사랑해서? 어쨌거나 난 아직 원작을 읽어 보지 못했는데 영화를 보고나니 읽고 싶은 마음이 더 없어졌다. 주인공 디카프리오도 역변을 겪은 이후 별론데 이 영화에선 더 별로였다.

오히려 로버트 레드포드와 마이 패로가 나온 오리지날 버전이 어떨지 궁금해졌다. 


 

 

호러는 내 취향은 아니지만 최근 원작이 나왔다고 해서 호기심에 봤다. 무려 50년된 영화다. 개봉 당시에도 무섭다고 호들갑이고 게다가 연소자 관람불가인가 했을 것이다. 나는 어린 나이에 간 떨어트릴 일 없으니 볼 엄두도 내지 않았고, 커서는 더더욱 볼 생각이 없었다. 

지금은 15세 관람가로 되어있다. 그동안 간간히 호러물을 봐온지라 역시 무섭지는 않다. 오히려 무섭다면 요즘 호러물이 더 사실적이고 무섭지 막상 보고나면 이게 뭐야 실망 수준이다. 단지 내가 끝까지 본 건 오랜만에 70년대 영화풍이 나를 자극해서다. 영화가 오래되기도 했고.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니 굳이 흠 잡고 싶지는 않지만, 사탄 원수 마귀는 꼭 이렇게만 역사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아주면 좋겠다. 오히려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교묘하고 영리하고 일상적이다. 그런데 영화는 아주 특별하게 다루고 있다. 물론 특별하긴 하지. 하지만 그런 것으로인해 이면을 놓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요즘엔 기독교에서조차 악마, 귀신을 배제시키는 경향도 있는데 그게 오히려 사탄이 좋아하는 전략이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김은희 작가의 드라마 '악귀'를 보면서 민속학에서조차 귀신의 존재를 연구하고 다루는데 (물론 스토리텔링으론 그만이지. 상상력 짱!) 하물며 기독교에서 이것을 연구하지 않는다는 건 신학을 전복시키겠다란 의도로 밖에는 읽히지 않는다. 

영화는 너무 그로테스크한 면을 부각시켜 오히려 반감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책이 그것을 만회시켜 뭔가의 교훈을 얻을 수 있겠는지 잘 모르겠다. 난 첫 인상이 안 좋으면 그 다음은 여지를 잘 안 두는 편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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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11-15 1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위대한 개츠비를 영화로도, 소설로도, 오디오북으로도 접한 사람으로서 말한다면,
개츠비의 위대함은 한 번 세운 목표를 향해 의지를 꺾을 줄 모르고 직진하는 굳은 신념의 소유자면서 실천자라서가 아닐까 해요. 말이 쉽지 오랜 시간 동안 변하지 않는 마음으로 직진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데이지를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한번쯤 와 주겠지 하고 파티를 여는 것도 그렇고요. 아낌 없이 투자하잖아요. 손익을 따지지 않고. 그 순수함도 위대한 게 아닐까 해요.

문학에선 당연히 위대한 것을 위대하다고 하면 감점, 이에요. 남들이 의문을 가질 만한 것에 위대함이란 이름을 붙여야 신선하지요.ㅋㅋ 고정관념 깨기, 입니다.^^

stella.K 2023-11-15 14:29   좋아요 1 | URL
아, 정말 그러겠네요. 근데 이 영화는 너무 화려한 볼거리로 충만해서 그런게 잘 드러나지 않더군요. 아님 전 미국문학은 호불호가 좀 심하더라구요. 언젠가 읽은 솔 벨로의 소설도 전 좀 불호였죠. 나중에 언니 말씀 참고해서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는 로버트 레드포드가 나오는 걸로 다시한번 봐야겠어요. 조언 고맙습니다. ^^

페크pek0501 2023-11-16 22:30   좋아요 1 | URL
저도 영화로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파티를 주말마다 여는 이유가 데이지와 마주치기 위해서라는 것도 책을 보고 알았어요. 영화는 내가 영화에 속도를 맞추어야 하니 보기 힘들어요. 대단한 집중력을 필요로 해요. 극장에서 봤거든요.
책은 제가 속도 조절을 할 수 있으니 내용을 이해하기 유리해요.

요즘 남자라면 미남인데다 돈 많은 미혼 남성이 애 딸린 유부녀와 미래를 함께할 생각을 하겠어요. 개츠비니까 그러는 거죠. 훌륭한 점이에요.ㅋㅋ

stella.K 2023-11-17 20:01   좋아요 0 | URL
엇, 정말요? 데이지가 애가 있어요?
영화에선 없는 걸로 나오던데 원작에는 있나요?
언제고 원작을 읽어 봐야겠네요.
솔직히 이 영화가 불만스러운 건 데이지를 백치미로 그렸다는 거죠.
넘 심한가요? 암튼 데이지가 잘 안 드러나는 것 같더라구요.
어찌보면 당연하긴 하겠죠.
차리리 로버트 레드포드 버전으로 봐야 뭔가를 알 수 있을 것 같기도해요. ㅎ

2023-11-18 1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18 2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