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이었던 사나이 - A man who was superman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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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정윤철
주연 : 황정민, 전지현(2008)

지금도 슈퍼맨의 존재를 믿는 사람이 있을까? 더 나아가, 자신이 슈퍼맨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을까? 어린 아이들 조차 슈퍼맨을 믿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된 것은 부모가 자꾸 똑똑해 지라고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기에 세상은 맨정신으로 살기엔 섬뜩한 곳이 되어버렸다. 자신이 슈퍼맨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영화속 주인공이나 소위 말하는 정신이상자 외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여기 한 남자가 있다. 출근길 딸을 유치원에 데려다주기 위해, 아내를 직장에 데려다 주기 위해. 그리고 자신 역시 출근을 하기 위해 한 차안에 타고 가다 사고를 당하고, 하루아침에 아내와 딸을 잃고 자신만이 살아 남았다. 어찌 미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죽다 살아난 그는 그때부터 자신은 슈퍼맨(황정민 분)이라고 한다. 그런데 하얀 옷을 입은 악당이 자신의 머리에 나쁜 물질을 심어 기운을 못 쓰게 만들었다고 한다. 왜 하필 하고 많은 인물 중에 슈퍼맨에 꽂힌 것일까? 생각만 그럴뿐만 아니라 그의 행동 또한 슈퍼맨답다. 정말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즉시 나타나 사람을 도와준다.    
한편, 일에 아니 삶에 찌들은 방송프로덕션 PD 송수정(전지현 분)은, 처음엔 이 미친 사람에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차츰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떤 땐 이 슈퍼맨과 친구였다가 또 어떤 땐 관찰자가 되어 이 사람의 정체를 알아가기 시작한다.   

슈퍼맨이 이처럼 강한 이타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은, 자신의 도움을 간절히 필요로 할 그 순간에 가족을 구해주지 못했다는 트라우마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의 가족이 죽어갈 때 그저 지켜만 보고 있었던 사고현장의 군중들, 즉 다시 말하면 불특정다수에 대한 억압된 분노 때문일 것이다.  

영화는 송수정을 통해 슈퍼맨에 대한 독특한 삶을 지켜보는 재미도 선사하지만, 보다보면 자신은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영화에 나오는 군중 또는 그 영화를 보는 관객까지 조소하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는 딱 두 번 군중이 모이는데, 그중 한 번은 미치기 전의 슈퍼맨의 차가 사고가 났을 때와 후반부에서 슈퍼맨을 좋아하는 꼬마가 사는 집이 불어났을 때다.
나는 그 군중들을 보면서 '제노비스 효과'를 보는 것 같았다. 이를테면, 사고가 난 것을 지켜보는 것은 괴로운 일이지만, 내가 그 사고 난 현장에 뛰어들어 사람을 구하는 사람일 거라고 보지 않는 것. 그리고 그런 현장에서 사람을 구하는 것은 언제나 소방관인 것이다. 그러나 영화에선 소방관이 길이 막혀 사고 현장에 얼른 도착하지 못할 때에는 슈퍼맨이다. 말하자면 맨정신으론 일반인은 사람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미치지 않은 사람이 비정상이고, 오히려 미친 사람이 정상이 되어버리는 상황. 이것이 오늘날의 사회인 것이다.  자신만을 지키려고 하는 바로 이기적인 사회를 풍자한 영화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극단적으론 이 사람이 미친 것은 당신들 때문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것도 같다.  

자신만을 지키려다 전복한 사회. 이것이 오늘 날의 사회인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인 상태로만은 아니다. 자기만을 위하면 위할수록 인생에 있어서 더 큰 후회를 남기는 것이 또한 인간인 것이다.    

사실 영화는 그다지 세련되지는 않다. 황정민이 입고 나온 나염남방 만큼이나 조금은 촌스럽고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다. 하지만 동시에 도덕적 바르다. 이것은 감독의 영화 <말아톤>에도 들어난다. 하지만 영화는 어딘가 따뜻함이 베어 있다. 그것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히 봐 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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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스 2011-10-17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영화 못보고 지나친 것 같은데, 부지런하신 스텔라님. 한국영화는 지나고나면 뭔가 궁금하지만, 그냥 궁금한 채로 시간이 흐르면 그런 영화가 있었나 보다,, 이런가 봐요. 하하. 제노비스효과도 배워가고, 전지현은 예쁘고. 저는 황정민이 김아중이랑 나온 <그저 바라보다가> 좋아해요! 그런 우체부 아저씨면 제가 스타가 아니라도 사랑할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되기에 저는 좀 영악한 여자가 됐는지도 모르지만..

stella.K 2011-10-18 20:06   좋아요 0 | URL
아, 그 드라마 말씀 하시는 거죠? 그거 안 봤는데...ㅜ
영화 잘 안 봐요.
리뷰도 안 쓸까 하다가 썼네요.
전 오늘 <도가니> 보고 왔어요. 흐흐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 Veronika Decides to Di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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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에밀리 영
주연 : 사라 미셸 겔러, 조나단 터커(2009)

베로니카 살아서 사형선고를 받다 

자살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나는 삶에 대한 굉장한 압박과 스트레스를 탈피해 보고자 하는 자살과 또 하나는 실존적 자살. 살아야할 아무런 이유나 뜻을 발견하지 못하고 삶에 대한 무료함 때문에 선택하게 되는 자살.  말하자면 베로니카의 자살은 후자쪽이다. 그녀가 아주 성공적인 삶을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웬만큼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았던 것 같긴하다. 하지만 이 정해진 대로의 삶이 그녀를 점점 무력화 시킨다. 그녀의 자살 방법은 약물 과다 복용. 하지만 그것은 성공하지 못한다.  그녀가 눈을 뜬 건 어느 정신병원 병실이다. 담당 주치의 겸 병원 원장인 블레이크 박사는 목숨은 구했지만 자살하는 과정에서 건강에 너무 많은 손상을 입어 곧 죽을 것이라며 사형선고를 내린다.  

죽고자 했는데 살아나서 사형선고를 받는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더 비참하지 않을까?  우선  자살을 처음 시도해 본 그녀로선 살아났다는 것에서 약간의 안도감 같은 것이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자살에 실패해 본 사람은 다시 자살을 시도하고 실패하면 또 시도를 한다고 한다. 그렇게 같은 행위를 반복하는 것은 반드시 세상이 싫고, 삶이 괴로워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오히려 자기 목숨에 대한 실험 또는 자기 오만함 때문은 아닐까?  

어차피의 삶은, 어차피의 죽음과 맞닿아 있다  

의사의 말대로라면 어차피 수 주일 또는 수 달내에 죽을 것이다.  그러니 애써 죽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안도감을 가질 법도 한데 자살 미수인 베로니카에겐 죽음 조차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에서 절망감과 함께 자기 연민이 느껴졌을 것이다. 어차피 때가 되면 죽을 것인데 애써 죽을 것은 무엇인가? 동시에 어차피 죽을 것인데 애써 살아서 무엇하겠는가? 이것이 인간의 딜레마는 아닐까? 결국 그때까지 어떻게 살까를 고민하고 생각해야 하는 것이 인간의 운명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거지만 삶은 내가 원하는대로만 살아지지 않는다. 때가 되면 학교에 들어가야 하고, 학교를 졸업하면 돈을 벌어야 하고, 때가 되면 결혼을 해야하고, 아기를 낳아야 하며, 나이 들어가는 것을 시마다 때마다 느껴야 한다. 그뿐인가, 늙으면 노후와 건강을 염려하며 살아야 한다. 거기에 중간중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르는 배우자의 외도 또는 경제적인 문제, 자녀의 문제 등등이 삶에 대한 회의를 가져 올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알기에 베로니카는 일찍 삶을 마감하려 했을 것이다. 꼭 베로니카가 아니더라도 이 모든 것을 깨닫는데는 그리 많은 세월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사춘기 정도에만 이르러도 알 수 있지 않을까?   

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내가 바로 그 시기에 이와 비슷한 고민을 해 봤기 때문이다. 적어도 나는 그 시기에 사람은 어차피 죽을 것인데 왜 애써 공부해야 하는 것인지 그 의미를 알 수가 없었다. 단지 사람이 짐승과 다르니까 공부를 하고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거기 까지는 알겠는데  그것이 내가 공부를 해야 한다는 확실한 동기를 이끌어냈던 것은 아니다. 나는 일단 경쟁이 싫었으니까. 그래서 허무주의적인 생각을 많이하고 살았다. 하지만 그건 또 어찌보면 살기 위해 모험을 해야한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런 나에게 누구든 용기를 북돋아 주고, 나의 이런 잘못된 생각 이면을 열어보여 주며, 세상은 의외로 살기 따라선 재미있는 구석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면 나는 좀 더 세상을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베로니카도 그러지 않았을까?  

영화상에서 그렇게 많이 드러나지는 않고 있지만, 베로니카의 부모는 딱히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딸에게 그다지 좋은 영향력을 줬던 부모는 아닌 것 같다. 다 그렇지 뭐. 세상에 자식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부모가 몇이나 되겠는가? 자신이 누구에게로부터 가장 많은 영향을 받으며 살아 왔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세계관이나 운명을 지배한다는 것은 확실히 맞는 얘기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게만 말한다면 세상은 또 얼마나 가깝하고 지루한가? 세상은 의외성이 있기 때문에 살만한 것인지도 모른다. 

자기 사고의 틀을 깨면서 세상은 꼭 이제까지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할 수만 있다면 이 지루한 삶을 다시 살아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어떤 것을 체험하는 것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며,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는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며, 사랑을 하는 것일수도 있을 것이다. 영화에선 베로니카가 정신병원에서 사랑을 하게 되는 것으로 설정되었다. 

이 영화는 너무 영화적이다                 

그렇게 하고 많은 설정 중 베로니카가 사랑을 하게 된다는 것은 너무 영화적이고, 동시에 도식적이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사랑을 구하지 않는 영화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분명 감독은 이 영화를 자살에 대한 영화 보단 그것을 매개로 한 사랑 이야기를 해 보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엔 뭔가 역부족이었던듯도 하다. 이를테면 이 영화는 허점이 많은 영화라는 것이다. 베로니카가 입원해 있는 병원엔 실어증에 걸린 에드워드가 있었다. 그는 교통사고로 사랑하는 애인을 잃고 그후 그렇게 병원에 입원해 있다. 그리고 거기엔 피아너 한 대가 있었는데, 피아노를 곧 잘 치는 베로니카는 한동안 피아노 치기를 거부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마음을 열고 그 앞에 앉아 연주를 하게 되고, 서서히 마음도 정화되어 가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거기에 에드워드도 동화가 되어 어느 날 말을 하게 되고 베로니카와 사랑을 하게 된다. 바로 그것이 영화적이다 못해 동화적이고, 도식적이라는 것이다.  

영화에서 보면 베로니카와 에드워드가 피아노를 사이에 두고 구애가 이루어질 찰나에 에드워드가 두려워 움츠러든다.  그때 베로니카도 움츠러 들 수도 있는데 오히려 그 앞에서 자위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민망한 장면이긴 한데 그것은 또 어찌보면 살고자 하는 욕구의 표현을 그렇게 한 것이란 생각이 든다(참고로 이 영화 15 등급인데, 꼭 그 장면이 아니더라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 15세가 보기엔 다소 부담스럽지 않나 싶다).       

아무튼 이렇게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하지만 이 영화의 주제이자 미션은 베로니카 죽는 것이 아니라 살기로 결심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사랑이 사람을 살리는 건 사실이지만 그 사랑은 에로스가 아니라 좀 더 광의적인 의미에서의 사랑이 되어야 했을 것이다. 그렇게 에드워드를 사랑해서 살기로 결심하지만, 그 사랑이 얼마나 갈 것 같은가? 그리고 그 대상은 있다가 없어질 수도 있고, 살다가 배신을 당할 수도 있다. 그러다 다시 죽기로 결심하게 된다면...? 우리가 잘 아는 이야기지만, 마침내 (천신만고 끝에)남자와 여자가 사랑을 이루었다는 건 동화라는 거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이야기의 이후를 얘기하는 게 소설이고. 그런 의미에서 이 설정은 가장 얄팍한 설정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주인공은 매력적이다. 매력적인 사람이 사랑을 이룰 확률은 그렇지 못한 사람 보다 많다는 건 상식이다(실연의 확률도 그에 못지 않게 많다). 그런데 중요한 건 자살은 꼭 매력적인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알다시피 예쁜 사람은 몇되지 않는다. 평범 하거나 그 이하의 사람이 이 세상엔 더 많다. 만일 그런 사람이 죽기로 결심한다면 이 도식을 적용해 보면 구제 받을 길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랑 보다는 희망을 선택하는 것으로 적용점을 바꿔줬어야 했던 것은 아닌가 한다. 

열쇠는 블레이크 박사가 쥐고 있다 

이 영화는 흔한 로맨스가 아니라 휴먼 드라마가 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베로니카와 에드워드가 주인공이 아니라 블레이크 박사가 주인공이 됐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영화에서는 존재감이 그리 크지 않다. 영화 내내 뭔가 피곤에 찌든 듯한 표정이고, 베로니카가 그 얼굴에 침만 안 뱉았다뿐이지 자신을 살려놨다는 그것 때문에 온갖 수모를 당하는 인물로 나온다. 사실 이 설정이 어떤 의미에선 맞기는 하다. 왜 그런 말이 있다잖나, 상처 받은 사람이 나을 때 오히려 자신의 상처를 낳게해 준 카운슬러의 존재를 잊고 있거나 오히려 해 준게 없다며 욕을하면 확실히 나은 거라고 한다. 그만큼 카운슬러나 정신 의학자들은 이름도 없고 빛도 없는 직업이다.  영화에서도 보라. 사랑과 희망으로 가득찬 베로니카가 자신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사랑하는 에드워드와 함께 무엇도 하고, 무엇도 하고 계획을 밝히며 잠을 자지 않게 해 줄 것과 얼마간 병원을 나갈 수 있게 해 달라고 했을 때 블레이크는 거절을 한다. 결국 둘은 병원을 몰래 빠져 나가는데, 사실은  이 모든 것이 블레이크의 계획에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베로니카의 생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은 거짓이며  스스로 벽을 넘을 수 있도록 블레이크의 지략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블레이크는 끝까지 능청스럽다. 이것이 자신이 의도하는 바가 아니며 자신은 여전히 삶에 찌든 한 사람의 정신 의학자일 뿐이다. 이건 확실히 인상적인 반전이고, 그나마 영화의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했다고 본다. 그리고 그래서도 이 이름도 없고 빛도 없는 블래이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어도 좋지 않았냐는 것이다. 

 

 내가 이런 영화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나름 좋게 보는 건, 영화가 자살을 소재로 했다는 것이다.  단순히 자살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죽음을 선택하는 것에서 어떻게 삶을 선택하는 것으로 바꿀 수 있는가를 아쉽지만 그 나름대로 설득력 있게 보여줘서 좋았다.  사실 자살, 자살 떠들기만하지 자살의 방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는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그런 가운데 이런 영화가 있다는 게 새삼 귀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자살은 이제 먼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나는 자살할 의도가 없어도 내가 직접적으로 아는 사람이. 또는 그 아는 사람의 누군가는 자살을 한다.  이렇게 자살의 문제는 가까이 있다.  우리나라의 자살이 세계적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이런 영화도 나와줘야 할 것 같은데 아직 그러기엔 우리나라 영화계가 역부족인가 보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본다면 의외로 생각할게 많은 작품인 것 같다. 조심스레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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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스 2011-09-27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자살하지 맙시다!!

이거 예전에 책 읽었는데 그래도 당시에 나온 코엘료 중에 이게 제일 좋았어요. 한창 읽힐 때 있었는데 시리즈로, 그때요. 사진 청순한 여자가 주인공인가요? 예쁘다.. 난 청순이 좋아요! 이제 점점 멀어지고 있으니까!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stella.K 2011-09-28 11:05   좋아요 0 | URL
저는 코엘료가 별로였어요.
전에 악마와 미스 프랭이었나? 그거 봤는데
카프카의 말대로 뭔가 독자를 콱 무는 그런 맛이 약하더라구요.
이 사람도 호불호가 나뉘는가 본데, 어떤 작가든 첫인상이 중요한 것
같아요. 첫번에 사로잡지 않으면 두번 보기는 힘들지요.
안 그래도 읽을 책도 많고 내가 좋아하는 작가도 있는데.

글쎄요, 보기 나름인 것 같긴한데 주인공이 청순하기 보단 슬림하다고
해야 하려나? 약간 지적인 것도 같고.
암튼 연기를 과히 못하는 건 아니었어요.
기회 되시면 한번 보세요. 저도 쿡tv로 본 거예요.ㅎ

2011-09-28 1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28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11-10-03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영화로도 나왔군요. 책으로는 재밌게 봤었는데...이고르 박사가 한 말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꼼꼼한 리뷰 잘 봤어요^^

stella.K 2011-10-03 14:2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언젠가 영화화된다는 말은 있었는데
나온지가 꽤 돼죠? 고맙습니다.^^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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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민을 위한,김명민에의한,김명민의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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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병기 활 - War of the Arrow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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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김한민
주연 : 박해일, 류승룡(2011,8)

영화에서 박해일은 멋있었다. 지금까지 그가 출현한 영화중에 이 영화만큼 멋있게 나온 영화가 있을까?  영화를 보면서 내내 느낀 것은, 역시 사람은 신출귀몰한 뭔가의 재주 하나씩은 가지고 있어야 멋있게 보일 수 있구나 하는 것이었다. 물론 난 개인적으로  이 생각에 완전히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그건 확실히 나를 어필할 수 있는 좋은 무기인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더구나 영화에선 역적의 자식이란 오명과 여동생을 지켜줘야 한다는 막중한 사명감을 부여 받았다. 이것 자체만으로도 나름의 아우라가 있다.    

류승룡.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여자들은 말만은 남자 좋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난 그가 아무말도 안하고 폼 잡고 서 있는 것만으로 깜빡 넘어갈 것 같다.  

영화 초반에 자인을 자기 색시로 달라고 땡깡 부리던 서군 역의 김무열이 영화에서 뭘할까? 그냥 귀여운 양념 아닐까 싶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그의 존재감이 부풀어 오른다. 그렇지. 남아일언중천금이랬다고, 자인을 자켜주겠다는 그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하다못해 이한위를 비롯한 조연들도 멋지다.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던 이순신 장군의 장렬한 죽음의 이미지가 고스란히 조연에게로 가면 그 느낌이 짠하다. 내 비록 조연이긴 하지만 칼자루 뽑아 들면 나도 남자다운 비장미가 있는 사람이여! 라고 큰 소리 한 번 내고 죽는다. 그뿐인가? 오랑캐들들 조차 이 영화에선 너무 멋있게 나온다. 한마디로 이 영화는 남성적 이미지가 뚝뚝 떨어지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몇번씩 같이 본 지인 엄지 손가락을 높이들며 "멋있다!"를 작렬했었으니까.       

 

하지만 영화는 명백히 마초적이다.  그런데 이 마초 영화에 환호하는 쪽은 남성 관객 보단 여성 관객쪽이 더 많지 않을까 싶다. 류승룡이 말이 없어도 멋있다고 했는데, 전체적으로도 배역들의 대사가 그다지 않지 않다. 설혹 대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상황을 위한 대사일뿐, 누구를 울려야 하는 것도 없고, 설득해야 하는 것도 없다.  남자는 역시 말 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훨씬 설득력이 있다. 한마디로 난 감독이 어떻게 해야 남성미를 물씬 풍기는 영화가 될 수 있는가를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도입 부분도 보라. 피가 낭자한 남자들의 칼싸움도 그렇지만, 소년과 늑대 같은 개의 대결씬도 아직 피기도 전인 소년에게 남성다움을 부여하려는 감독의 의지의 소산처럼 느껴진다. 오직 여성다움을 잠시 느낄 수 있는 건 지인이 커서 시집가는 장면이지만 그것도 오랑캐의 난데없는 침입으로 묻혀지고 만다. 왜 하필 지인의 시집가는 날 그런 일이 벌어진 걸까? 오빠의 선물인 꽃신이 벗겨져 나뒹구는 장면이 짠하다. 

더구나 영화는 우리가 잘 아는대로 쫓고 쫓는, 그러니까 스피드를 요하는 영화다. 그런 영화는 대사 보단 볼거리가 풍부해야 한다.  하지만 영화는 동시에 찰나의 미학이다. 순간적으로 빨리 지나가버리는 일상에서의 찰나를 영화에서는 미적 감각을 부여해 영원처럼 간직하려 한다. 그만큼 영상이 탁월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묘한 건, 남의 집 오빠들은 하나 같이 잘 났는데 우리 집 아들들(아버지, 오빠, 남동생, 남편을 통칭해서)은 왜 그렇게 코찔찔이들이 많냐는 거다. 원래 남의 집 떡이 커 보이는 건 인지상정이라고 하더라도 불공평해도 너무 불공평해 보인다. 남의 집 오빠들은 여자도 잘 지켜주더만, 우리집 아들들은 왠지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것도 아니면서 여자들 지켜줘야 하는 의무를 타고난 것만 같다.  

남성의 이미지는 주기적으로 바뀐다고 한다. 어느 때는 마초였다가, 어느 때는 캔디에 나오는 테리우스 같다가, 어느 때는 이웃집 아저씨 같다가 등등. 이번엔 당연히 마초가 대세인듯 싶다. 일부러 여성성을 강조한 남자 배우들은 한동안 한쪽에 가만히 있어야 하는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런 것과 더불어 또 한번 묘하게도 겹쳐드는 생각은 영화에 절대 나오지 않은 병자호란 때의 임금은 밉상이란 것이다. 그래서 이미 압록강을 건넜다 다시 돌아오면 역적으로 몰린다는 불안감 떨쳐버리지 못한 한 민초에게 어느 오빠가 그러지 않는가, 나라를 버린 임금에게 역적은 가당치 않다고. 그렇다면 나랏님과 우리집 아들들은 같은 족속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일전에 읽은 김영하의 <검은꽃>을 읽었을 때도 그렇고, 영화를 보면서도 그렇고, 우리나라는 대대로 내려오는 병이 있는 것 같다. 이름하여 나라를 믿지 못하는 병. 병자호란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몇 안되는 백성인데도 나라에선 나몰라라 했다. 그것이 병자호란 때만 있었던 것도 아니다. 대대로 이어왔다. 그래서 민초는 잡초처럼 살아왔다. 그리고 그것은 뿌리가 깊어 지금도 여전하다. 어떻게 하면 나라를 신뢰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신뢰받는 정부가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나라를 사랑할 수 있을까?  이런 영화 하나에도 마음이 무거워진다.  

  

자인역의 문채원은 행운의 여배우란 생각이 든다. 공주의 남자에서의 세령이 어디서 온 캐릭턴가 했더니 바로 이 영화에서다.  난 이 배우를 바람의 화원에서 처음 봤다.  그때 나름 괜찮게 봤지만 현대극에서는 딱히 이렇다할 빛을 바라지 않는다. 그나마 사극에서는 나름의 아우라가 있다.  아무래도 사극에서 그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이 나을성 싶다.

이 영화 보고 우리집 아들들 보면 너무 나이들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이 영화 두 번 봐도 좋을 영화 같다. 대체로 남자들이 집안에서는 코찔찔이어도 나가서는 멋진 오빠하는 사람있거든. 우리집 아들들도 그랬으면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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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09-15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의 집 오빠들은 하나 같이 잘 났는데 우리 집 아들들(아버지, 오빠, 남동생을 통칭해서)은 왜 그렇게 코찔찔이들이 많냐는 거다...
옆집아저씨가 원빈이길 바라지는 않지만, 안타까운 유전자~ 여기서 저도 무릎을 칩니다! ㅋㅋㅋ

stella.K 2011-09-15 18:21   좋아요 0 | URL
그렇죠? 왜 울집 남자들은 하나 같이 다 그럴까요?
그래도 집에서 잘 못하는 사람이 밖에 나가서 잘하는 경우도
있어요. 우리집 아들들도 그러겠지. 그냥 믿어주자구요.ㅋㅋ

메르헨 2011-09-16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 아들들...남의 집 오빠들....아하하하하하
표현 대박입니다.
우리집...큰 아들(?)과 작은 아들 아직은 좀 괜찮은데...
내 눈에 콩깍지...겠죠? 하핫...

stella.K 2011-09-16 12:59   좋아요 0 | URL
이 영화 보셨습니까?
안 보셨다면 말을하지 마세요.
보면 그런 생각납니다.ㅋㅋ

메르헨 2011-09-16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글을 우리 신랑이 못보도록 해야겠군요. ㅋㅋㅋ
비교 당하기 싫어할테죠. ㅋㅋㅋㅋ

stella.K 2011-09-16 14:14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잖아도 이 영화 애인하고 같이 보러 온 남정네들
많이 빈정 상해할 수도 있겠다 싶어요.
자기는 죽었다 깨어나도 남성미 저렇게 발산할 수 없거든요.
근데 옆에서 오, 죽인다! 감탄 연발하면 그것도...ㅋㅋ
영화 끝나고 어떤 젊은 남녀 엘리베이터 함께 타고 내려왔는데
남자애가 잘 생기긴 했지만 너무 홀쪽해서 속으로,
넌 내 타입 아냐. 했다능.ㅋㅋ

메르헨 2011-09-16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스텔라님, 댓글 보고 진짜 많이 웃었습니다.
막...상상되고...저...이 영화 꼭 봐야겠어요.ㅋ

stella.K 2011-09-17 13:48   좋아요 0 | URL
ㅎㅎ 근데 메르헨님, 오히려 남편님하고 같이 가셔서
멋있다는 말 일부러 많이 해 보세요.
질투와 자극받고 메르헨님께 더 멋지게 보이려고 하시지 않을까요?ㅋ

cyrus 2011-09-16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주위에도 이 영화 재미있다고 하더군요. 추석 연휴 때 뉴스에서 봤는데
영화에서 사용된 수많은 화살들이 단순 영화 소품이 아니라 실제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화살 제작 장인이 만들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우리나라에 지금 전통 화살을
제작하는 장인이 4명인가..? 전통의 명맥을 유지하는 분들이 많이 남아 있지도 않더라고요.

stella.K 2011-09-17 14:37   좋아요 0 | URL
와, 정말?
역시 영화는 CG로만 만드는 게 아니군.
영화에서 개, 호랑이, 말등이 죽어 나가던데
걔네들 진짜 죽이는 걸까, 아니면 CG로 하는 걸까 궁금해.
위험한 상견례에서 주인공이 잡채 속 파리도 직접 먹는다는
말을 들어서 말야.
시루스도 안 봤으면 꼭 봐. 진짜 잘 만들었어.^^

자하(紫霞) 2011-09-16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못 봤는데 낼 조조로 봐야겠어요~
이 영화 보고나면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혼자 화살 다 쏜 것 처럼...^^

stella.K 2011-09-17 19:47   좋아요 0 | URL
ㅎㅎ 힘든 건 잘 모르겠어요.
오히려 롤러코스터를 타고 난 기분이라고나 할까?
적당히 달려주고, 적당히 안타깝고.
그냥 괜찮은 영화 보고난 느낌이라 돈이 아깝지 않은 느낌이어요.
아, 지금쯤 영화 다 보셨을라나?히히
 
어거스트 러쉬 - August Rush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감독 : 커스틴 셰리단
주연 : 프레디 하이모어,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여간해서 볼 기회가 없다가 이제서야 봤다. 결론부터 얘기하지면, 잔뜩 기대했는데 영 별로였던 영화다. 관객이나 평론가나 음악 영화라면 덮어놓고 관대해지는 것. 그거 이제 좀 지양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은근히 부아가 난다.  물론 내가 미국 영화에 대해 녹녹치 않다는 것은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좋은 영화한테까지 나쁘다고 말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미국 영화는 한마디로 호불호가 확실히 갈린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란 생각이 든다(그건 어느 나라 영화를 보든 당연한 말씀!). 

그런데 이 영화 참 허술하게 만들었다. 첫 눈에 반한 남녀가 어느 건물 옥상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거야 있을 수 있다고 치자. 하지만 그게 아기를 만들만큼 진지한 사랑이었나? 영화는 여전히 한눈에 반한 사랑이 진실한 사랑일 수 있다는 로망을 관객들에게 주입시킨다. 설마 이 영화 오늘 날의 세대가 순결과 진지함의 세대라고 보는 것은 아니겠지? 물론 그렇지 않으니까 이상을 담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복고 정신도 발휘해 주시고. 옛날엔 정말 눈만 마주치고, 손만 잡아도 그것을 결혼까지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는가? 하지만 지금은 그것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물론 아주 없으라는 법은 없는데 그건 천만 분의 일이다. 그 확률을 영화는 보여주는 것인데 아름답고 이상적이라기 보단 작위적이란 느낌 밖엔 들지 않는다.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맹점은, 여자의 아버지의 농간으로 평민의 피가 흐르는 아이를 손자로 받아들일 수가 없어, 마침 딸이 교통사고로 만신창이가 되었을 때 조산으로 태어난 아이를 고아원에 보내 버린다. 뭐 이런 피도 눈물도 없는 (할)아버지를 봤나! 뭐 그것까지는 있을 수도 있다고 치자. 음악의 위대성은 알겠는데,  결국 음악이 한 가족을 만날 수 있게 한다. 이거 너무 만화적이란 생각 안드나? 물론 영화에 로빈 윌리암스가 나오는 걸 보면 이건 필시 어린 아이들을 위해 만든 영화거나,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로빈 윌리암스가 언제 그런 영화를 그냥 지나치는 것을 본적이 있는가? 그건 그의 필모 그래피가 증명한다.  

영화는 흡사 올리버 트위스트의 모티프를 딴 느낌이다. 그나마 로빈 윌리엄스가 악덕업자로 나와 소년을 탐내는 것은 제법 사실적이다. 하지만 로빈의 즉흥성은 확실히 아무데서나 발휘가 되는가 보다. 지나가는 트럭에 어거스트 러쉬가 씌어진 것을 보고 소년에게 예명으로 하라고 ,무슨 사과나무에서 사과 서리하듯 뚝 던져 주는 것을 보면. 이건 또 어찌보면 나의 취향을 반영한 신경질적 평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말로 이 영화가 겁도없이 만들어졌다고 보는 것은, 어거스트 러쉬의 천재성의 끝은 어디인가 하는 것이다. 지나쳐도 너무 지나쳤다. 절대 청각, 절대 음감은 인정한다손 치더라도 즉흥적으로 오르간을 치고, 하루 반나절도 안되 악보 보는 법을 깨치며, 나중엔 그 유명한 줄리어드 음대 강의실에 앉아 있다. 말이 되는가? 뭐 이걸 끝까지 만화 영화라고 본다면 그도 봐 줄만은 하다고 치자. 하지만 확실히 천재의 이야기는 구미가 확 떨어지는 것마는 사실이다. 평범하지 않거든. 신은 나에게 조금 부족한 환경과 (천재보다 떨어지는) 재능을 주셨지만 누구나 열심히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고 싶어하는 게 보통 사람의 바람이다. 그런데 이것을 무참히 깨게 만드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상위 1%의 천재들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얼마나 불편하고 미운가? 평범한 사람은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 잡을 수 없는 부류들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평소 격리되어 있으면 상관이 없는데 거리를 활보한다. 그렇지 않아도 영화를 보면서 어거스트 러쉬를 질투하는 비슷한 또래의 흑인 소년에게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확 됐다. 솔직히 그 아이도 노래는 잘 부르던데. 

그런데 이 영화 또 가만 뜯어보면 백인우월주의 영화고, 영웅주의 영화다. 흑인이 만들었으면 모를까 미국 영화에 이게 밑바탕에 깔리지 않는 영화가 어디 있겠는가? 이제 이런 거 꼬집는 것도 촌스러운 일이 될만도 하다. 그냥 입 닥치고 보든가, 보기 싫으면 다른 거 보면 그만이다. 볼거 다 보고 이러고 있으니 나도 문제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단지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음악에 마음을 뺐겨 이런 저의를 모른 채 무조건 좋다고 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어거스트 러쉬 역의 프레디 하이모어의 연기는 가히 볼만하다. 하지만 그의 웃는 얼굴은 별로였다.  웃는 얼굴 안 예쁜 사람이 어디 있을까 싶기도 한데, 가끔 웃는 얼굴이 웃지 않는 얼굴 보다 못한 사람이 있다. 그러면 왠지 민망스러워 진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고 내가 그런 거 아닐까, 의심스러워 혼자 거울보고 빙그레 웃어 본다. '나 지금 뭐 하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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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1-08-29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화 리뷰는 써 본 적이 없는데, 그 이유는 자신이 없어서예요. 주인공 이름도 기억 못하겠고(이건 찾아보면 되겠지만) 스토리 전개의 순서도 머릿속에서 뒤죽박죽이라 쓸 수가 없어서요. 그런데 stella09님은 잘 쓰시네요.

어제 극장에서 <세 얼간이>를 봤는데 참 재밌었어요. 제목만 보면 시시한 코미디물 같은데, 아주 유쾌하게 볼 수 있는 매력 있는 영화였어요. 청소년이 보면 제법 교훈적이기도 하고요. 메시지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행복하다는 것, 그래야 성공도 따른다는 것. 이 간단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냅니다.

그 영화 리뷰를 stella09님이 쓰신다면 어떤 글이 될지 궁금해지네요. ㅋ

stella.K 2011-08-29 18:58   좋아요 0 | URL
과찬이십니다.
알라딘에 고수들이 얼마나 많은데요?ㅎㅎ
사실 별 두 개짜리 쓸 것 같으면 안 쓰는 게 나을 법도 한데
그러기엔 씹히는 것도 있고해서 써 본 거랍니다.
저의 날짜 채우기도 있고.
좀 독설이 있었죠?

기대 안한 영화가 의외로 좋게 다가오면 마치 횡재한 느낌이예요.
이 영화 기회 있으면 한번 볼게요.
글치 않아도 평이 좋더라구요.^^

아이리시스 2011-08-29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도 저는 이 영화 너무 사랑해요. 저한테는 별 네 개인데, 이후에 생각해봤는데 확실히 스토리가 빛나는 작품은 아니더라구요. OST에 푹 빠져서 음악도 엄청 들었고 여운이 있기도 했는데 다시 보라 그러면 싫어요.ㅎㅎㅎㅎㅎ

stella.K 2011-08-30 13:29   좋아요 0 | URL
ㅎㅎ 그니까요. 음악만 살짝 덧발라서 괜찮은 영화인 양 하는 게
얼마나 우스워요.
음악은 정말 좋긴해요.
꼬마의 연주 실력도 짱이구요(물론 조작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