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시민 (2disc)
박인제 감독, 최민식 외 출연 / 에프엔씨애드컬쳐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최민식 때문에 본 영화긴 하지만

우리나라도 이제 선거를 소재로한 영화가 등장했구나

나름 반가웠다.

 

이런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적이 있던가?

작가가 우리나라 선거판을 두루 잘 살피고 쓴 것 같아 만족스럽긴 하다.

하지만 곽도원을 굳이 죽게 만들 필요가 있을까엔 의문이 남는다.

 

정말 우리나라 정치판이 이 정도인가 싶기도 하지만

전혀 없는 얘기를 한 것 같지는 않고

아무튼 시도가 좋은 것 같아 괜찮은 점수를 주고 싶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과감성 보단 안정성을 선택했단 느낌은 든다.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 최민식이 쌈을 싸 자기 운전 기사에게도 주고

자신도 우걱대고 먹던데 참 인상적이었다.

그가 나왔던 영화 <올드 보이>도 잠시 생각도 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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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2-08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관객들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하는 영화 속 장면에는 반드시 음식이 들어가 있어요. <올드보이>의 낙지, 군만두, <황해>의 김, <웰컴 투 동막골>의 팝콘. 아마도 <특별시민> 엔딩 장면도 그걸 노리고 만들었을 것 같아요. ^^

stella.K 2018-02-08 20:02   좋아요 1 | URL
ㅎㅎ 그럴듯한 해석이야.
그런데 그 한 장면을 위해 선거라는
통큰 이야기를 만들었을 것 같지는 않아.
아마도 엔딩을 뭘로 할까 하다가 <올드 보이>
오마주로 가지 않았을까 싶어.
같은 최민식이잖아.ㅋ

[그장소] 2018-02-09 0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올드보이가 또 있었네요.. 저 어제 였나.. 침묵을 봤거든요.. 최민식이 나와요 . 거기.. 저 배우가 왜 여기 나와서 이러고 있나... 막 그랬거든요 . 올드보이 . 악마를 보았다 . 또 뭐가 있죠? 이 사람 연기..( 검색을 햇!!^^) ㅎㅎㅎ

stella.K 2018-02-09 13:31   좋아요 1 | URL
<침묵>은 저도 좀 봤는데 졸면서 봐서 그런지
재미가 없더군요.
<대호> 안 보셨으면 함 보시죠. 전 아주 괜찮게 봤습니다.^^

[그장소] 2018-02-09 13:34   좋아요 1 | URL
아~ 대호는 저도 재미나게 봤어요. 잊고 있었네요. 그러고보니.. 이분 연기를 꽤 봤네요. 제가!^^

서니데이 2018-02-10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부터 따뜻한 날인데, 미세먼지가 대신 많대요.
오늘 저녁부터는 한파가 온다고도 합니다.
stella.K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stella.K 2018-02-10 15:54   좋아요 1 | URL
네. 이젠 그만 추웠으면 좋겠는데...ㅠ
서니님도 잘 보내시길.^^
 
[블루레이] 대호
박훈정 감독, 최민식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이 영화는 사실 좀 뻔한 게 그려지는 영화였다.

한때는 명포수였던 천만덕이 왜 포수의 일을 접고 이름 없는 약초꾼으로 살아가는지는 차치하고라도, 그의 아들 석이 천둥벌거숭이처럼 나오는 거 보면 너도 언젠간 개처럼 죽겠구나 싶었다. 천만덕과 대척을 이루는 구경 또한 최후가 어떨지 영화를 보면서 알 것 같았고, 나중엔 엔딩에 이르기도 전에 천만덕이 어떻게 죽을지도 알 것 같았다. 이러면 재미없지 않을까? 그런데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뭔가 빤한데도 보게 만들었고 나중에 코끝까지 시큰하게 만들었다.

 

사실 최민식이 주인공으로 나오지 않았다면 난 이 영화를 언제 볼지 기약이 없었다. 물론 지금도 빨리 본 건 아니지만.핑계지만 이 영화에 영화 찍으러 히말라야까지 다녀왔다던(?) 황정민만 나왔어도 난 더 늦게 봤을지도 모른다

 

           

영화를 보니 그 옛날 영화 <취화선>을 비롯한 최민식의 영화 몇 편이 파노라마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최민식은 정말 연기를 잘하는 멋진 배우란 생각이 든다. 영화 중간에 오랜만에 구경(정만식)과 칠구(김상호)와 셋이 술을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결코 좋은 분위기에서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다. 그 자리는 구경이 오래 전에 포수 일을 그만둔 만덕에게 다시 일을 하자고 설득하는 자리다. 하지만 만덕과 구경이 과거에 맺힌 일이 있어 말이 설득하는 자리지 결코 범상치 않은 자리다. 그때 만덕 역의 최민식이 앉아 있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그야말로 그림이다. , 이 배우는 어쩜 앉아 있는 모습도 그림 같을까? 감탄이 절로 나온다.

 

사실 최민식의 일련의 영화들을 보면 그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느낌이다. 웬만해서 MSG를 치지 않는 담백한 연기다. 물론 다소의 익살스러움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늘 카리스마와 남자의 고독을 연기해 왔다. 늘 똑같은 연기라면 질릴 법도 한데 어떤 영화에 그를 갖다 놓아도 그는 그만의 시그니처를 연기한다. 문득 가식 없이 정석대로 노래를 불러 엘리지의 여왕이라 칭송을 받는 트로트 가수 이미자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를 일컬어 영화계의 이미자라고 하면 너무 약한 표현일까?

 

영화를 보는데 문득 예전에 본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가 생각이 났다.

당연하다. 두 영화 모두 호랑이가 나온다는 공통점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두 영화 모두 만족스럽긴 하다. 하지만 굳이 흠을 잡자면 호랑이를 너무 인간화하려 했던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 본다. 나는 가끔 동물을 의인화 시킨 영화, 예를 들면 <주토피아><라따뚜이> 같은 영화가 탐탁치가 않은데 물론 모두 좋은 영화긴 하다. 그러나 그렇지 않아도 우린 동물을 너무 많이 길들여 왔거나 죽여 왔다. 좋은 의도라는 건 알겠는데 그래도 역시 동물을 동물 그대로 봐주지 못하고 인간 멋대로 해석하려는 저의가 느껴져 탐탁지 않은 것이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어떤 의미에서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에게 대호란 이름이 붙여졌는지 모르겠다. 그것이 혹시 예전에 천만덕이 어미 호랑이는 죽였으나 새끼 호랑이 두 마리는 살려주고 스스로 사냥이 가능할 때까지 죽지 않도록 돌봐준 것, 그래서 그 새끼 호랑이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나중에 산짐승에 갈갈이 찢겨 죽은 만덕의 아들을 장례라도 치를 수 있도록 그의 집 앞에 가져다 놓은 은혜 갚을 줄 아는 호랑이라서 대호라고 했을까? 하지만 이런 설정 자체가 너무 자의적이다. 솔직히 그 대호가 은혜 갚을 줄도 모르고 석이가 누군지도 모른 채 갈갈이 찢겨 죽인다고 해도 만덕은 대호를 원망하거나 똑같이 죽일 자격은 없다. 지리산 아니야 당장 인왕산에 호랑이의 씨가 마른 것도 알고 보면 인간 때문 아니겠는가? 호랑이가 사냥 본능을 잃어버린 채 동물원에서 주는 먹이나 먹어가며 살게 만든 것도 인간 때문 아니겠느냔 말이다.

 

내가 얼마나 호랑이에 대한 이해가 없었느냐면, 호랑이 한 마리를 잡는데 일본군 일개 대대가 출동하고 대호는 그 많은 사람을 죽이는데 단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물론 CG의 힘이라고 썩소를 날리기도 했지만 또 생각해 보면 나는 지금까지 호랑이가 한 떼의 사람들을 삽시간에 죽였다는 뉴스 보도는 고사하고 역사 자료도 본 적이 없다. 그러므로 저렇게 죽였을지 아닐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다만 확실한 건 호랑이는 용맹하다는 것뿐.

 

나중에 이 영화를 보고 사람들은 뭐라고 했나 싶어 네*버를 기웃거려 보았다. 보니 좀 가관이었다. 이런 영화를 두고 여전히 종북 타령이다. 모든 건 깔떼기라고 어떻게 이런 영화에 종북 논리가 가능한 건지 이 종북의 망령이 참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그렇지 않으면 왜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했느냐는 볼멘소리도 있었던 것 같다. 이건 또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니까 계속 이런 영화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숨은 의도까지 파헤치느라 참 바빴겠구나 싶었다.

 

우린 언제쯤이면 영화를 영화 자체로 볼 때가 올까? 이 영화는 김탁환의 <밀림무정>을 원작으로 한 것으로 안다. 그렇다면 김탁환도 저런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작품을 썼을까? 알 수가 없는 일이다. 어찌 보면 이 이야기는 신선 같은 이야기다. 전설이라고 말하기도 못하고, 설화라고 말하기도 뭐하다. 어디서 이런 이야기를 찾았을지 모르겠으나 단지 분명한 건 그는 언제나 그렇듯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를 찾고 거기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종북이니 일본 위안부 문제니 하는 정치적 현안과 연결시키기 보단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가를 찾는 게 영화를 보는 관객의 몫은 아닐까?

 

이 영화는 누가 진정한 포수인가를 묻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또한 동시에 현대인에게 생각을 즉 철학하기를 촉구하는 영화 같다. 아무리 배운 거 없는 무지렁이 포수라도 그 삶에 철학이 있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당시는 호랑이 한 마리를 잡으면 장가 밑천은 되었나 보다. 그러니까 석이가 그토록 호랑이를 잡고 싶었던 거겠지. 당장 그의 정인이 다른 사람한테 시집을 갈지도 모른다는데 이 사실만큼 자신이 포수가 되어야할 확실한 명분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그는 포수가 되기엔 몸도 마음도 너무 어리다.

 

그나마 구경이 약삭빠르다. 일본군으로 구성된 한 편대를 산에 오르게 만들고 호랑이에게 죽게 만들고 나중에 그 호랑이 까지 잡는다는 소위 이이제이 전법을 쓰려고 했으니 말이다. 포수가 호랑이만 잘 잡으면 됐지 뭘 더 바라겠는가. 하지만 그도 진정한 포수가 될 수 없었다. 그래도 그의 죽음은 장렬했으니 아주 초라하지만은 않다.

 

천만덕이 진정한 명포수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그가 아무리 말 못하는 짐승이라고 해도 그 짐승을 향한 긍휼의 마음이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아무리 새끼 호랑이라 하더라도 수성이 자라고 있다. 이 새끼가 나중에 자라면 제 어미처럼 사람을 여럿 잡아 죽일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동시에 잘만 잡으면 한몫 단단히 잡을 수 있다. 무엇보다 그의 아들도 언제 죽일지 모를 일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법칙으로 치자면 언제가 됐든 죽여야 마땅했다. 하지만 죽일 수 있을 때 그는 죽이지 않았다. 왜 그런지는 알 수가 없다. 당장 어미를 잃은 새끼 호랑이가 불쌍했을 것이다. 그땐 그의 부인 즉 석이의 엄마가 살아 있을 때이기도 하다. 그의 처가 죽은 후에 엄마 없는 석이를 생각했다면 일견 이해는 한다. 요즘에야 개체수 확보니 해서 동물의 씨를 함부로 말릴 수 없었지만 그땐 그런 것도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그는 호랑이를 죽일 수 있을 때 명포수가 되었던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실수로 아내를 죽게 만들고 그것 때문에 포수 일을 그만 두었을 때 진정한 명포수가 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아내를 죽게 만들었다는 그 죄책감과 아내가 없는 고독감이 삶과 죽음이란 무엇인가 고민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약초꾼으로 이 산 저 산을 방황하고 돌아다니면서 자연과 하나 되는 것을 몸으로 받아 들였겠지. 그리고 그 생각의 끝에 사랑하는 아들이 죽고 호랑이로부터 본의 아닌 위로를 받았을 때였을 것이다. 그때 인간은 함부로 호랑이를 죽이고 말고 할 권리가 없었다는 걸 깨닫지 않았을까? 또 마침 대호도 두 새끼를 잃어버린 상태다. 자식을 잃은 건 대호나 만덕이나 똑같다.

 

만덕이 대호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그때야 알 것만 같다. 그리고 그것은 만덕의 뜻이기도 하다. 만덕이 대호에게 하는 몇 마디 되지 않은 대사와 산꼭대기에서 대호에게 절하는 장면이 제법 비장하면서도 처연하다. 대호는 만덕이 자신을 죽여줬으면 좋겠고, 만덕은 대호가 자신을 죽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것으로 그 둘은 하나가 되고 자연으로 돌아가길 바랐을 것이다.

 

그런데 대호가 만덕을 죽일 수 있을 때 멈칫했다. 왜 그랬을까? 그 옛날 자신이 새끼였을 때 자신을 죽이지 않았던 만덕을 기억했던 걸까? 아니면 나는 당신의 총에 죽을 테니 당신은 살아남으라고 했던 걸까? 하지만 만덕은 그럴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낭떠러지에서 함께 죽는 방법을 선택한다. 어찌 보면 만덕의 명포수는 호랑이를 잘 죽여서가 아니라 대호가 완성시켜 준 것은 아닐까? 또한 이렇게 동물과 인간이 교감했을 때야 비로소 감동은 오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난 <주토피아><라따뚜이> 같은 영화에서 그다지 감동이 없다고 얘기하는 것이고.

 

지금도 엔딩 장면을 생각하면 코끝이 찡하다. 같이 떨어져 죽고 그 위로 하얀 눈이 쌓인다. 몇 안 되는 엔딩이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최민식의 묵직한 연기에서 진한 허무주의가 느껴진다. 또한 대호에 대한 연민이 느껴졌다.

 

오래 전 나의 싸부는 작가 김탁환은 작가라기 보단 좋은 스토리텔러 같다고 했다. 나도 그 말에 동의한다. 그런 작가가 누군가 같은 작품을 가지고 영화든 드라마든 제 2, 3차 작업을 할 때 얼마나 많은 상상력을 증폭시켰을지 알 수가 없다. 모르긴 해도 감독은 영화 작업을 했을 때 신나지 않았을까? 이제까지 만나 보지 못한 이야기를 가지고 최민식이란 걸출한 배우와 작업했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했을 것 같다.

훗날 다시 보고 싶은 영화 목록에 끼워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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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8-01-26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기하신대로 묵직하지만 빤한 스토리가 사람들에게 이 영화에 대한 호불호를 갈리게 만듭니다. 전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봤던 영화입니다.

stella.K 2018-01-27 10:16   좋아요 0 | URL
오랜만이십니다. 잘 지내시죠?
맞아요. 스토리는 빤한데 배우들의 연기도 좋고
나중엔 찡하더라구요.
스토리는 몇 갈래로 정해져 있죠. 문제는 어떻게 다르게
보여주느냔데 좋더라구요.^^

서니데이 2018-01-26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는 최민식이 나오는 영화라서 소식은 들었는데, 제가 좋아하는 영화가 아니어서 지나갔던 것 같아요. 영화가 좋으면 원작이 있는 책은 원작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는데, 영화 소개가 좋으면 영화를 보고 싶을 때도 있어요.

동물을 의인화하는 것이 좋은 점도 있겠지만, 가끔은 동물인 그 자체보다 의인화한 사람으로 인식하는 것도 생각해볼 문제 같아요. 어떤 동물에 대한 선입견을 때로 사람에게 투영하기도 하고, 또는 반대로 사람의 성격이나 행동을 동물이 그러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아서요.

오늘 많이 추웠는데, 잘 보내셨나요.
따뜻하고 좋은 금요일 밤 되세요.^^

stella.K 2018-01-27 10:21   좋아요 1 | URL
영화적 감동을 위해 희생하는 거죠.
이거 보면서 동물의 왕국을 열심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물을 동물 자체로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서.

<밀림무정>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김탁환은 이야기 발굴 하나만큼은 독보적인 것 같아요.
부지런히 쓰기도 하고. 전 그 부지런함이 부럽더군요.ㅋ

오늘은 바람이라도 덜 부니 그나마 좀 난 것 같습니다.
즐건 주말 보내시길.^^

2018-01-26 2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01-27 10:27   좋아요 0 | URL
CG가 좀 아쉽긴 하죠.
정말 옛날에 호랑이가 저렇게 삽시간에
그처럼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의문스럽기도 하구요.
그래도 이 영화는 최민식을 위한 영화더군요.
실망시키지 않았어요.
사실 그동안 이 영화는 영화 전문 채널에서 많이 했을 겁니다.
그런데 저는 실시간 영화 별로 안 좋아해요.
리와인드를 할 수 없잖아요.
월정액 가입한 게 있어서 그 돈 뽑아 먹으려고 열심히 보려고 하는데
시간과 체력이 받혀주질 않네요.ㅋ
 
임금님의 사건수첩
문현성 감독, 이선균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영화는 스타일이다.

이 말에 동의한다면 이 영화는 그다지 못 만든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평점이 의외로 낮아 나도 조금 보다가 말려고 했다.

그런데 의외로 무난하게 끝까지 봤다.

물론 문제가 없지는 않다.

애초에 역사 코미디라는 전제를 안 붙였더라면

그냥 팩션이라고만 했으면 그런 싸늘한 평은 피해 갈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긴 또 그러기엔  어딘가 모르게 가벼운 느낌도 든다.

뭔가 장르가 애매하다.

 

 

모르긴 해도 감독은 이선균과 안재홍이란 이 간단치 않은 배우에게

기대를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둘의 케미는 볼만했다.

특히 안재홍의 다소 어리숙하지만 할 말은 다하는 그 특유의 캐릭터가 좋다.

난 그를 <응답하라 1988>에서 처음 봤는데, 거기선 너무 약체로 나온 것도 사실이다.

그 특유의 이미지를 그 드라마는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그런데 비해 여기선 아, 이 배우가 이런 장점이 있었구나 인정이 되었다.

 

예종 역을 맡았던 이선균은 안재홍과 대비되는 캐릭터다.

그 특유의 어미가 짧은 말투는 충분히 건방져 보였고,

동시에 어느 정도 카리스마도 느끼게 한다.

궁궐만 지키고 있을 것만 같은 임금이 잠행을 하며 탐정 못지 않게

능동적으로 문제 해결을 하는 인물이었다는 것엔 별로 신뢰는 안 가지만 

팩션인만큼 그런 상상력이 죄가 될건 없다.

 

뭐 CG도 그만하면 나쁘지 않다. 미장센도 나름 좋고. 

영화가 다 그렇지 뭘 기대 해? 하며 관객 스스로 너그러운 평가를 하게 

만드는 것이 감독에겐 어떤 의미로 다가 오는지 모르겠다.

아, 그래도 내가 영화를 아주 나쁘게 만들진 않았구나 할는지,

아니면 관객들로 하여금 자위하게 만드는 건 감독에겐 

또 다른 자책을 하게 만드는 건지.

결국 그런 간극을 메워 나가는 것 또한 감독의 과제는 아닐런지.

어쨌든 난 감독의 가능성에는 박수를 쳐주고 싶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 또 하나,

이 영화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영화에서 너무 많이 다루는 것 같은데,

과거 회상 씬 남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무 많이 사용하면 감독은 이런 식으로 밖에 영화를 못 풀어내나?

금방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 같아 눈쌀을 찌푸리게 된다.

사람은 금방 자신의 바닥을 드러내는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일전에 본 <아이 캔 스피크>가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방식이

좋아 시나리오 공부하는 사람에겐 좋은 것 같다고도 한 것이고.

 

아, 그리고 우리나라에 잘 안 알려진 임금 예종을 조명했다는 것도

높이 사 줄만 했다.

참고로 예종은 조선 8대 왕으로 그의 재위 기간은 1468에서 1469까지 

단 13개월이라고 한다. 그러니 우리가 잘 모르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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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7 15: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01-17 15:24   좋아요 1 | URL
그러고 보면 역사는 승자의 것이란 말은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우리는 세종이나 영조, 정조 그 밖에 몇몇 정도 알아 주잖아요.
업적이 있으니까 그랬겠죠.
예종은 고작 13개월이었으니 너무 짧아 미미한 거겠죠.
영화나 드라마가 좀 탈피할 필요도 있는데 말이죠...

hnine 2018-01-17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고편으로만 보고 못봤는데, 예고편 볼때는 재미있어보이던걸요.
오늘 뉴스 보니까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은 즉위한지 70년째인가 그렇다던데 예종은 겨우 13개월이라니...
요즘 시나리오 공부 다시 하시나요?? ^^

stella.K 2018-01-17 19:27   좋아요 0 | URL
오, 아뇨. 시나리오 작파한지가 언젠데요.
그냥 시나리오 학도가 있다면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요.ㅋ

그런데 왜 임금을 모셨던 내관들 있잖아요.
한 내관이 몇분의 임금을 모셨다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우리나라 임금은 단명을 하긴 하나 봐요.
스트레스도 워낙 많고, 목숨을 노리는 사람도 많고.

엘리자베스 여왕이야 오래 할 수 있죠.
옛날 같지 직접 통치를 하는 게 아니라 입헌군주국의 상징
같은 거잖아요. 그러니 얼마나 편하겠어요?
나라에서 돈 다 대주고. 예종도 요즘에 태어나고 우리나라가
영국 같다면 오래 살지 않았을까요...ㅠ

서니데이 2018-01-17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재미있을 것 같았는데, 평점이 낮았나봅니다.
이 영화 원작인지는 잘 모르지만, 같은 제목의 만화도 있었던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stella.K님, 따뜻하고 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

stella.K 2018-01-18 13:11   좋아요 0 | URL
아, 원작이 있었나요?
그러면 그렇지. 요즘 원작 없는 영화가 흔친 않죠?
어쨌든 전 나쁘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영화는 꼭 보고 싶은 영화는 아니었다.

이런 영화를 꼭 봐야한다면 그 이유가 같은 것처럼, 이 영화를 보고 싶지 않다면 그 이유도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난 그 후자에 속하는 사람이란 뜻일 것이다. 그래도 봐야한다면 나는 나문희란 배우 때문에 봐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래. 결국 난 나문희란 배우 때문에 이 영화를 보고 말았다. 

사실 노년의 아름다움을 부각시키려고 온갖 미사여구와 수식어를 갖다 부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래봤자 어떻게 하면 그 늙지 않게 보일 수 있을까의 다름 아니겠는가? 그런 것을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잘 늙는 것인지를 모르고 있거나, 노년도 자본주의로 떡칠을 하라고 부추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실 나문희란 배우는 요즘의 (늙음의)미의 기준으로 볼 때 턱 없이 모자라는 배우인지도 모른다.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인 뽀글이 파마도 그렇고, 노인치곤 골격도 큰 편이며, 축 늘어진 목이나 갈퀴 같은 큰손 어느 것 하나 매력적인 게 없다. 그런데도 난 그가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는 빼놓치 않고 봤다면 거짓말이고, 아무튼 거의 챙겨보는 것도 사실이다. 왜 그럴까? 무엇보다 신뢰를 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신뢰는 어디서부 나오는 걸까? 

 

물론 노배우는 나문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도 브라운관을 사로잡는 일군의 노배우들이 있다. 난 그들의 힘주지 않는 연기가 좋다. 브라운관이 아닌 곳에서도 저렇게 살고 있을 것만 같다. 그걸 두고 관록이라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그런 이유 때문에 난 나문희 배우가 여러 가지 외모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좋은 것이다. 또 그런 만큼 자본주의 안티에이징을 비판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사느라고 힘들었다. 늙어서 치장 거야 그 사람의 자유고 그래서 나쁘게 보일 건 없지만, 적어도 그런 사람 때문에 노화를 흉한 것으로 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남한테 크게 피해주는 것이 아니라면 노화도 자연스러운 것으로 봐야하는 것 아닌가.

 

오늘 날처럼 노인이 대우받지 못하는 때가 또 있을까? 옛날엔 충효 사상에 입각하여 노인이 존경을 받는 시절이 있었다. 자본주의가 도래하고 노동 시장이 확대되면서 그야말로 노인은 퇴물이 되고 말았다. 이제 노인은 쓸모가 없게 되었다. 하지만 그게 정말일까?

 

영화속 주인공 옥분은 노구에 수선집을 하면서 혼자 살고 있다. 늙었으니 편히 살아도 좋으련만 수선집이야 입에 풀칠은 해야 했으니 차마 놓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해도 상가를 돌아 다니며 무슨 문제가 있으면 일일이 참견하고 구청에 민원을 넣고 그것으로인해 구청 직원들 사이에선 진상으로 통한다. 또한 그것이 노인네가 외로워서 그런 거라고 폄훼하기도 한다.

 

그런데 영화는 그런 옥분 할머니가 문제라기 보다는 그것을 귀찮아하고 진상으로 보는 젊은이의 시각이 더 문제는 아닌지를 시종일관 주지 시킨다(난 이런 감독의 시선이 마음에 든다).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 건 확실히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노인은 굼뜨다, 둔하다, 현실 감각이 없다. 그런 말이 과연 맞는 말일까? 자기 일 외에 나머지 것들에 대해선 관심을 갖지 않는 젊은 사람들이 더 문제는 아닐까?

 

그런데 옥분 할머니는 또 미스터리한 인물이기도 하다. 늘그막에 영어는 배워 뭐에 쓴다냐? 편하게 살지. 하지만 이것도 사회적 편견임에 틀림없다. 우리는 영어를 잘한 채로 노년이 된 사람에겐 나름 존경을 표하지만, 많이 배울 것 같지 않으면서 갑자기 영어를 배우겠다고 하면 노망으로 본다. 왜 그럴까? 늘그막에 공부한다고 쪼그리고 앉아 있는 것이 안쓰러운 것이다. 암기력이 바닥을 친다. 가르쳐 달라고 졸라 댈까봐 겁이나는 것이다. 귀찮고, 잘 가르칠 자신도 없고. 더 나가서는 자신도 늙으면 좀 편히 살고 싶은데 늙어서도 뭔가를 해야 할 것만 같은 책임 의식도 무의식중 작용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런 사람쳐 놓고 늙은 사람 아무 짝에도 쓸모없다고 알게 모르게 구박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그렇다면 노인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답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남이 뭐라 건 하고 싶은대로 하라다. 어차피 답이 없는 인생을 사는 건 늙으나 젊으나 똑같다. 한번 사는 인생인데 왜 남의 눈치를 봐야하는 건가.    

 

답이 없는 인생을 살아도 이유가 없는 삶은 없다. 옥분이 미스터리한 건 노인이 다 그럴 것이라고 하는 편견에 사로잡힌 일반적 시각 때문이다. 9급 공무원 민재(이제훈)가 옥분이 왜 영어를 배우려고 하는지를 선남이 선녀에게 첫눈에 반하는 것만큼이나 빨리 알았다면 이 영화의 러닝 타임은 훨씬 더 줄어 들었을지도 모른다.

 

옥분에겐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오래 전 헤어진 미국에 사는 남동생과 대화 한 번 잘해 보고자 했던 것이다. 동생은 한국말을 전혀 하지 못한다. 모르긴 해도 처음 옥분 할멈은 사는 동안은 동생을 만날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그저 지구 반대편 어디쯤에 피를 나눈 형제가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위로 받고 살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노년이 되고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마음이 죽기 전에 동생을 한 번 만나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고 그래서 영어를 배울 마음을 먹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런 이유와 목적이 있는 한 암기력 때문에 영어를 공부하지 못하겠다는 말은 더 이상 이유가 되지 않는다. 

 

영어를 잘하는 반듯한 청년 민재가 처음엔 할머니의 영어 가르치기를 거절하다 어떻게 마음을 고쳐 먹고 독선생이 됐는지의 사정은 차치하고라도, 그의 영어 가르치기는 가히 박수를 받을만 하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선생님이 시키는 건 뭐든지 하겠다는 옥분 할머니야 말고 최고의 학생은 아닐까. 하다못해 외국인이 많이 모이는 클럽에 가서 외국인과 5분, 10분 동안 대화하고 오기를 기어코 해 내고야 마니 말이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가? 그것만큼은 시키지 말아 달라고 사정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노인은 젊은이들 보다 친화력이 더 좋을 수 있다. 젊은이들은 그 자유로움 때문에 사람들을 금방 사귀고 친해진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사실 난 옥분 할멈이 영어를 공부하는 것을 보고 좀 찔렸다. 저런 노인도 하는데 왜 나는 영어에 이렇게 관심이 없을까? 이유는 하나다. 옥분처럼 이유와 목적이 없거나 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유와 목적만으로도 그꿈은 이루지 못할 때가 있다.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게 될지라도 동생을 만나고자 하는 의지가 마지막 순간에 꺾일 수도 있는 것이다. 즉 절박함이다. 절박함은 모든 것을 해내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게 옥분으로선 친구를 대신해 미국 의회에서 일제가 저지른 위안부 만행을 증언하는 것이다. 그것은 동생을 만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일이 되었던 것이다. 사람은 그렇게 절박함이 있어야 뭔가를 해도 해낸다.

 

물론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하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또 적지않은 사람들이 자신이 왜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하기도 한다. 언젠간 써 먹겠지 하며 하는 것이다. 남들이 하니까 하고. 그래서 좀 소모적이란 느낌도 없지 않다. 이것을 또 국가 경쟁력으로까지 확대 해석하면 답이 없다. 그냥 해야하는 거니까 하는 것이다.  또 그래서 말인데, 지금 우리나라는 유치원 영어 수업 금지 찬반 양론이 뜨거운데 이건 확실히 넌센스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유치원 영어 수업 금지라니. 없었던 거라면 모를까 이미 있어왔던 걸 없애버리는 게 과연 가능할까? 교육부는 우리나라 교육열을 너무 만만히 보는 것 같다. 

 

어쨌거나 나에게도 옥분과 같은 절박함이 있었으면 좋겠다. 사실 난 내가 영어를 못해서 그런지 영어 회의론자에 가깝다. 솔직히 그거 강대국의 패권주의에서 나온 거 아닌가? 그 패권이 바뀌면 어떤 언어가 만국 공통어가 될지 모른다. 그런데 영어에 목숨 건다는 게 웬지 과거 일제가 우리나라 말을 말살하고 이름마져 고쳐 쓰도록 만든 그것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하나 다른 것이 있다면 일본어는 강제였지만 영어는 많은 나라에서 쓰니까 정서적 합의가 있는 거 아니냐라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자국의 언어를 자의적으로 속박시키거나 비하하게 만드는 건 아닐지. 그러니까 내 말은 영어를 배우는 건 자유고 권리이듯 영어를 배우지 않는 것도 자유고 권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영어 못하는 것이 구박의 사유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실 옥분 할머니가 미국 의회에서 영어로 연설하는 장면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아, 정말 이런 중대 사안은 당사자가 영어로 하는 것이 더 호소력이 있는 것이겠구나. 그렇다면 영어를 배우는 게 유리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꼭 그래야 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한 나라의 국가 원수도 영어에 아무리 능통해도 정상끼리 만날 땐 자국어를 쓰고 통역에 의해서 소통을 한다고 한다. 그것에 관해선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옥분 할머니의 경우도 영어를 안 한다고 해서 그게 전혀 결례가 되거나 호소력을 약화시키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이러면 국수주의라고 하려나?ㅠ). 이건 그저 영화를 볼 때 감정을 극대화시키는 장치로 사용될 수 있지 않을까? 

 

아무튼 삶에 대한 이유와 목적이 있다면 늙어도 늙는 것이 아닐 것이다. 또한 우리는 이즈음 노인이 된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누구든 다 늙는다. 그것은 단순히 노화를 겪는다는 것과는 다른 것일 게다. 노인이 된다는 건 관록의 사람이 된다는 것이고, 지혜의 사람이 된다는 것일 게다. 또한 옥분 할멈이 민재 형제에게 밥을 지어 먹이고, 구청에 민원을 넣는 것에서 세상에 좀 더  관심을 갖는다는 것의 다른 말인지도 모른다. 자본주의의 그늘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노인이 되면 어떤 모습이 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무엇이 인간다운 것인가를 생각하는 건 가급적 젊은 시절부터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늙어도 자신을 잃지 않으며 멋있게 늙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은 늙어서 해도 된다고 생각하면 그건 큰 오산이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 굴지의 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보면 정말 받을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제훈이란 배우와 함께 세대를 뛰어 넘은 연기를 펼쳤다는 점에서 그렇고 그런 로맨스 영화가 아니란 것이 나에겐 오히려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몇몇 장면은 좀 익숙한 클리셰란 느낌도 들지만 전체적으론 짜임새 있는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  시나리오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많이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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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3 1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01-13 20:00   좋아요 1 | URL
끝까지 로맨티스트...!ㅋㅋㅋ

이 영화 한 번 보세요.
사실 전 요즘 한국 영화 좀 식상한 느낌이었는데
이 영화는 뭔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더군요.
뭔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는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서니데이 2018-01-14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영화 나문희씨가 나와서 보러 가고 싶었는데, 아직도 못 봤어요.
stella.K님의 리뷰 읽으니 재미있을 것 같은데, 언제쯤 보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즐거운 일요일 저녁 보내세요.^^

stella.K 2018-01-14 19:45   좋아요 1 | URL
ㅎㅎ 나중에 천천히 보세요.
혹시 돌아 오는 설 때 특선 영화로 TV에서 하면
냉큼 보십시오.^^

프레이야 2018-01-16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설날 특선영화 기다릴래요. 나문희 정말 최고의 연기자이지요. 화려한휴가, 하모니에서도 인상 깊었습니다.

stella.K 2018-01-17 12:59   좋아요 0 | URL
ㅎㅎ 프레이야님을 위해서라도 이번 설 때
tv에서 꼭 해 줘야할 텐데...^^
 
검사외전 : 일반판 (2disc)
이일형 감독, 황정민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황정민과 강동원. 투 톱을 내세우고도 영화는 범작이다.

시나리오가 받혀주질 않는다.

뭐 때문인지 디테일이 살아있지 않다.

자기네들도 어떻게 할 수 없으니까 대충 뭉개고

시츄에이션과 퍼포먼스로 시간을 떼운 건 아닐까?

아, 이 영화 정말 비호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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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7 16: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01-07 17:44   좋아요 1 | URL
ㅎㅎ 아니 그도 그렇지만
재심 때 칼맞고 법정 출두 못할 줄 알았는데
멀쩡하게 살아서 심문을 하잖아요.
어쨌든 죄수 신분으로 그게 가능한지?
정신 나간 영화란 생각도 들더군요.ㅠ

페크pek0501 2018-01-07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호감이라 글도 짧군요. ㅋ

일요일 잘 보내고 계시는지요?

stella.K 2018-01-07 17:46   좋아요 0 | URL
제가 항상 긴 글을 써야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리...ㅎㅎ
사실 영화 보고 안 쓴 글도 있는데
이건 정말 욕하고 싶더군요. ㅋㅋ

승주나무 2018-01-07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칼 맞고 법정에 나오는 장면이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억지로 짜맞춘 설정이 피곤했었던 경험이..

stella.K 2018-01-08 12:51   좋아요 0 | URL
진짜 이해 안 되지? 또 난 그 순간 깜빡 졸았어.
후에 뭐라도 설명이 있을 줄 알았더니 없었군.
황정민이 나오는 영화라 나름 기대하고 봤는데...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