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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의 사건수첩
문현성 감독, 이선균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영화는 스타일이다.
이 말에 동의한다면 이 영화는 그다지 못 만든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평점이 의외로 낮아 나도 조금 보다가 말려고 했다.
그런데 의외로 무난하게 끝까지 봤다.
물론 문제가 없지는 않다.
애초에 역사 코미디라는 전제를 안 붙였더라면
그냥 팩션이라고만 했으면 그런 싸늘한 평은 피해 갈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긴 또 그러기엔 어딘가 모르게 가벼운 느낌도 든다.
뭔가 장르가 애매하다.

모르긴 해도 감독은 이선균과 안재홍이란 이 간단치 않은 배우에게
기대를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둘의 케미는 볼만했다.
특히 안재홍의 다소 어리숙하지만 할 말은 다하는 그 특유의 캐릭터가 좋다.
난 그를 <응답하라 1988>에서 처음 봤는데, 거기선 너무 약체로 나온 것도 사실이다.
그 특유의 이미지를 그 드라마는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그런데 비해 여기선 아, 이 배우가 이런 장점이 있었구나 인정이 되었다.
예종 역을 맡았던 이선균은 안재홍과 대비되는 캐릭터다.
그 특유의 어미가 짧은 말투는 충분히 건방져 보였고,
동시에 어느 정도 카리스마도 느끼게 한다.
궁궐만 지키고 있을 것만 같은 임금이 잠행을 하며 탐정 못지 않게
능동적으로 문제 해결을 하는 인물이었다는 것엔 별로 신뢰는 안 가지만
팩션인만큼 그런 상상력이 죄가 될건 없다.
뭐 CG도 그만하면 나쁘지 않다. 미장센도 나름 좋고.
영화가 다 그렇지 뭘 기대 해? 하며 관객 스스로 너그러운 평가를 하게
만드는 것이 감독에겐 어떤 의미로 다가 오는지 모르겠다.
아, 그래도 내가 영화를 아주 나쁘게 만들진 않았구나 할는지,
아니면 관객들로 하여금 자위하게 만드는 건 감독에겐
또 다른 자책을 하게 만드는 건지.
결국 그런 간극을 메워 나가는 것 또한 감독의 과제는 아닐런지.
어쨌든 난 감독의 가능성에는 박수를 쳐주고 싶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 또 하나,
이 영화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영화에서 너무 많이 다루는 것 같은데,
과거 회상 씬 남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무 많이 사용하면 감독은 이런 식으로 밖에 영화를 못 풀어내나?
금방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 같아 눈쌀을 찌푸리게 된다.
사람은 금방 자신의 바닥을 드러내는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일전에 본 <아이 캔 스피크>가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방식이
좋아 시나리오 공부하는 사람에겐 좋은 것 같다고도 한 것이고.
아, 그리고 우리나라에 잘 안 알려진 임금 예종을 조명했다는 것도
높이 사 줄만 했다.
참고로 예종은 조선 8대 왕으로 그의 재위 기간은 1468에서 1469까지
단 13개월이라고 한다. 그러니 우리가 잘 모르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