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자전거 이야기가 아닙니다 - 랜스 암스트롱, 삶으로의 귀환
랜스 암스트롱.샐리 젠킨스 지음, 김지양 옮김 / 체온365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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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쯤이던가? 우연히 아는이의 블로그에서 이 사진을 보았다. 이 사진이 어찌나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지, 나는 이 사람에 대해서 당장에라도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그에 대한 이야기는 고환암을 이긴 세계적인 싸이클 선수가 고작이었다. 그로부터 2년 후 이 책을 집어들어을 때야 비로소 그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암스트롱이란 성은 어렸을 때부터 익히 들어 온 이름이라, 나는 이 사람이 나이가 꽤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의 현재 나이는 아직 40이 채 되지 않았고, 고환암이 그토록이나 위험한 병인 줄은 이 책을 읽으면서 알았다. 물론 암이 사람의 신체중 어디에 발병하느냐에 때라 더 위험하고, 덜 위험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요즘엔 의학의 발달로 암도 완치률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확실히 암은 아직도 우리를 두렵게 만드는 병임엔 틀림없다. 그 중 랜스 암스트롱이 걸렸다는 고환암이란 완치률이 누구는 40%라고도 하고, 누구는 50%라고도 하는데(?), 그것은 그냥 위로 하느라 형식적으로 하는 말이고, 당시 랜스 암스트롱의 완치률은 고작 3%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하지만 이 책의 면면을 볼 때 그의 성격이나 인생관을 볼 수가 있는데, 그런 낮은 수치에도 불구하고 그는 죽음을 선택하지 않고 삶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것으로 봐, 그는 굉장한 의지의 사람이고, 긍정적이며, 성격이 급하기도 하고, 어느 순간 자신의 삶을 강렬하게 불태울 줄 아는 정열의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암을 이긴 사람은 랜스 암스트롱만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어쩌면 건강한 사람 아니 적어도 아직 암에 걸려 본 적이 없는 사람에겐 진부하게 느껴질지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투병 과정이야 뻔한 스토리 아니겠느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나도 그런 생각이 조금은 들었으니까. 하지만 그의 치료 과정과 재기하기 까지의 과정은 결코 녹녹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 책은 멋진 승리의 한 편의 드라마다.

앞에서도 밝혔지만 고환암은 완치률이 3% 밖에 안 되는 위험한 병이다. 더구나 수술과정에서 고환을 잘라내야 하기 때문에 남자에게는 가히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고환을 잘라내기 전에 정자를 받아 은행에 넣어 둔다. 혹시 훗날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싶을 때 꺼내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하지만 암이라는 끔찍한 고통에서 죽음 대신 삶을 선택하기란 말처럼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느끼는 거지만, 암 자체가 사람을 죽이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 고통을 이기지 못해 결국은 죽음을 선택하게 되는 것 같다. 결국 그 고통을 벗어나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많은 사람이 암으로 죽어 가는 것일 것이다. 오죽 고통스러웠으면 죽음을 선택할까? 하지만 랜스 암스트롱은  달랐다. 그는 죽을 것 같은 고통속에서도 끝내 삶을 선택했다. 그는 자신의 병에 당당했고, 의사에게 항암제를 더 많이 사용해 줄 것을 종용하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병을 이겼다.

그러나 그것이 다가 아니었다. 그는 한동안 재발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떨어야 했고, 암 발병 전까지 그렇게도 잘 나가던 싸이클 선수였지만, 완치 후에 한동안 우울해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것은 그에게 많은 시련과 절망을 가져다 주었다. 여기서 그는 많은 암환자들이 완치된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그 후의 치료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에 새삼 놀라움을 표했다고 했다고 하는데, 공감이 간다. 또한 사람들은 의외로 냉정하다 못해 잔인하기까지 하다. 완치가 되면 금방이라도 복귀가 가능할 줄 알았는데, 복귀는 의외로 쉽지 않았고, 그것도 모자라 어떤 사람에게 그가 고환이 없다는 것에 놀림을 당하기도 했다고 하니 그때의 그가 느껴야 하는 절망이 어떤 것인지 가히 짐작이 갔다.

그래도 그런 어려움이 있었기에 그가 이룬 업적은 값진 것일 것이다. 여느 사람에게 결혼하고 아이를 갖게되는 것이, 그가 갖는 기쁨만큼 커 보이지 않을 것 같다. 그만큼 어려운 고난 뒤에 갖는 생의 의미는 깊고도 클 것이다. 더구나 그는 한때 너무 절망스러워 선수생활을 접을까도 생각했지만, 그 절망을 이기고 값진 승리를 일구어 냈을 때 그 기쁨이 어땠을까를 생각하면, 읽는 이로 하여금 가슴이 벅차오르게 만들었다. 이것이야 말로 책의 부제가 말하듯 '삶의로의 귀환'이 아닐까?  그는 말한다. 싸이클과 암 중 어떤 것을 선택하겠냐고 묻는다면 당연 암을 선택하겠노라고. 왜 그런지는 직접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는 긍정의 사람이다. 그가 얼마나 긍정의 사람이었는지 책의 한 대목을 인용하므로 이 글을 마칠까 한다.

나는 암이 죽음의 한 형태가 아니라고 굳게 믿고 있다. 암을 다시 정의하고 싶다. 암은 삶의 한 부분이라고 말이다. 회복기에 있던 어느 날 오후, 나는 암(cancer)이라는 단어로 6행시를 지었다.

courage-용기

attitude-태도

never give up-절대 포기하지 않기

curabilty-치료

enlighenment-깨달음

remembrance of my fellow patients-동료 환자들에 대한 기억 (33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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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9-18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저 사진 몇 년 전에 님이 올리셨던 것 기억이 나요.
정말 멋지단 표현밖에 안 나오는 사진이에요.
6행시 중 동료, 동료 환자들에 대한 기억.. 뭉클하네요.

stella.K 2007-09-19 10:10   좋아요 0 | URL
아, 기억하시는군요. 그렇죠? 이 사람 참 멋있는 사람이에요.^^
 
당신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 있다
앨리슨 베이버스톡 지음, 김원옥 옮김 / 쌤앤파커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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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 제목이 다소 통속적여 보이기는 하다. 마치 작가지망생이 책을 못 내 안달이 난 듯한 느낌이다. 아니, 작가라고 꼭 베스트셀러만을 내라는 법있나? 작가가 너무 그런 것만 밝히면 '구라'같아 보이지는 않을까? 하는 반발심도 느껴진다. 모름지기 작가란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여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하는 묘한 권위도 내세워지고 싶기도 하다. 그래도 또 모름지기 작가라면, 베스트셀러 한 두 권은 내봐야 하는 것도 아니겠는가? 이렇게 작가는 베스트셀러에 대한 묘한 이중성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작가가 글 써서 대박내면 좋은 거 아닌가?

사실 난, 지금까지 글쓰기 또는 소설작법에 관한 책들 심심찮게 읽어왔던 것 같다. 그중 최근 가장 재밌게 읽은 책이 있다면, 스티븐 킹의 책과 소설가 이승우의 책이다. 예전에 소설작법에 관한 책들을 보면 너무 딱딱하고 어렵게 써져서 지레 질려버리지만, 내가 말했던 저자의 책들은 재미도 있고, 유익하기도 하다. 특히 예전에 아주 잠깐 이승우 선생 밑에서 창작을 배워 본 나는, 그 분의 소설작법에 관한 책을 읽었을 때, 육성으로 그분의 글쓰기에 관한 잔소리를 듣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이들 책들은 오로지 글 쓰기에 관한 것에만 촛점을 맞췄지, 요즘의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어떤 일들을 해야하는지에 관한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다른 나라는 어떨지 모르지만, 우리나라는 10년 전, 아니 5년 전만 하더라도 작가는 오로지 집필실에 칩거에서 글만 쓰면 되는 줄 알았다. 책에 대한 판매는 편집자와 출판사가 다 알아서 해 주니까, 작가는 글만 쓰면 된다는 식이다. 하지만 요즘 어디 그런가? 이젠 작가도 자신의 작품을 알리기 위해 발로 뛰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강연회도 해야하고, 사인회도 해야하며, 각종 독자와 함께하는 문학관련 행사에도 참여해서 자신과 자신의 작품을 알려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작가도 마케팅에 능해야 하고, 바빠졌다. 작가의 칩거란 말은 확실히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처럼 옛말이 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어떤 면에선 신예작가나 무명작가(작기지망생들까지 포함 해서) 호사처럼도 보인다. 물론 요즘엔 자비출판이다 1인 출판이다 하여 책을 내기가 쉬워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며, 막상 내 작품을 출판하고 작가로 활동하고 싶어도 발이 크지 못한 관계로 어느 출판사를 가야하는지, 어떻게 내 작품을 알려야 하는지 전무하다. 이런 사람들에게 이 책은 참으로 유용해 보인다.

저자는 글만 잘 쓰면 된다고 말하지 않는다. 물론 글도 잘 써야 겠거니와 이제 막 작품을 출판하려거든 어떻게 하라고 깐깐하게 조언해 주고 있다. 단지 작가가 외국 사람인만큼 외국의 현실을 얘기하는 듯도 하지만, 다행히도 역자가 우리나라 출판현실은 이렇다고 조목조목 짚어주고 있고, 그 나라의 현실이나 우리나라의 현실이나 별반 크게 차이나 보이지는 않아 보인다.

저자는 책을 낸다는 것을 너무 만만히 보거나, 너무 어려울거라고도 보지 말라고 충고한다. 예를들어 <해리포터>를 쓴 조앤 롤링도, 그 책을 내기 위해 여러 출판사를 전전했다고 한다. 그러면 한편 위로도 된다. 그만큼 경우의 수도 존재할 수 있으니, 내 작품도 그러지 말라는 법 없지 않은가,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편집자들을 얕보면 안된다고 조언한다. 그들은 대체로 노련하기 때문에 그렇게 대박이 날 작품을 놓치는 경우도 있지만, 성공할 작품과 그러지 못할 작품은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런 헛된 망상을 꾸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한 저자는 출판에 있어서 여러가지 일을 두루 거쳐본 사람으로서, 도서전시회에 여러 개의 자격으로 참가해 본 경험을 얘기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출판 경연인으로, 편집자로, 작가로 신분을 달리해서 참여해 본 결과, 작가는 출판관계자들에게 귀찮은 존재로 여긴다는 것이다. 물론 아주 성공한 작가를 제외하고는.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어쩌랴? 자본주의 시장인만큼 그 현실은 직시해야 할 것이다.

세상이 그렇듯, 끝까지 인내하는 사람에게 결국은 작가의 면류관은 쓰게 되어있는 법이다. 어떤 창작교수가 그렇게 말했단다. 가장 유명한 작가는 가장 재능 있는 작가가 아니라 가장 강한 의지를 가진 작가라고. 이 말은 정말 두고두고 새겨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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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공주 2007-08-11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09님,왜 이리 오랜만이셔요.저도 스티븐 킹 책은 정말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이 책도 읽어봐야겠네요.

stella.K 2007-08-12 13:44   좋아요 0 | URL
반가워요, 도넛공주님! 잘 지내셨죠?^^

하양물감 2007-08-11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작가를 떠나서 모든 창작하는 이들이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강한 의지!! 말이에요^^

stella.K 2007-08-12 13:45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강한 의지!!

마노아 2007-08-12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이름 보고 무척 반가웠어요. 스텔라님의 연재도 어여 다시 해주세요(>_<)

stella.K 2007-08-12 13:47   좋아요 0 | URL
아, 이런...그렇다면 조만간 노력해보죠.암튼 고맙습니다.^^
 
희망은 길이다 - 루쉰 아포리즘
루쉰 지음, 이욱연 엮고 옮김, 이철수 그림 / 예문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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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글은 뜨겁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들은 루쉰을 문학가의 한 사람으로 기억하기 보다 혁명가로 더 많이 기억할 테니까. 아, 사상가라고 해야 옳은 것인가? 하지만 적어도 나한테는 혁명가로 더 각인되어 있는데, 그것은 무엇 때문일까?

아마도 그것은 20대 시절에 <청년들이여, 나를 딛고 오르거라>라는 책을 멋모르고 펼쳤다가, 그 문장의 뜨거움을 알고 그렇게 각인되어 버리고만 것 같다. 하기야, 혁명가나 사상가나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이 책을 읽고 있노라니, 리영희 씨가 생각이 났다. 아니나 다를까? 이 글을 쓰기 전, 어떤 이의 리뷰를 보니, 리영희 씨는 루쉰을 존경하다 못해 사랑한다고까지 했다고 씌여있다. 꼭 그렇지 않더라 누구든 루쉰의 책을 읽으면 그를 존경 내지는 말마따나 사랑하지 않고는 못 베길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루쉰을 그토록 오래도록 기억하게 만들며 존경의 대상으로까지 이어지게 만드는 것일까? 사실 그것을 말하기는 어찌보면 쉽지 않을 것이다. 내가 무슨 루쉰 연구가도 아니고. 그래도 한가지 말할 수 있는 건, 그의 글이 뜨겁기 때문이리라.

그는 말했다. ..."피로 쓴 문장은 없으리라. 글은 어차피 먹으로 쓴다. 피로 쓴 것은 핏자국일 뿐이다. 핏자국은 물론 글보다 격정적이고, 직접적이며 분명하다. 하지만 쉽게 변색되고 지워지기 쉽다. 문학의 힘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157p)고. 피는 곧 변색되고 지워지겠지만, 먹으로 쓴 글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그것은 오랜 세월을 관통한다.

그는 한번도 자신의 조국 중국과 중국인을 긍정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는 말하기를 "많은 사람들이 '중국인'이란 이름이 사라질까 두려워하지만, 나는 중국인들이 '세계인' 속에서 밀려날까 두렵다."(210p)고 했다. 그러면서 당대의 중국을 통렬히 비판했다.

루쉰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오늘 날에 그가 살아서 작금의 현실을 비판하는 육성을 듣는 것 같다. 여기는 대한민국이고, 그는 중국인인데도 말이다. 어쩌면 그가 말하는 것이 오늘 날의 세대와 조금도 다르지 않는 것인지, 그의 감식안에 경의를 표할뿐이다.

지금은 현실을 비판하는 사람은 많지만 표피적이고, 그렇지 않으면 아예 소프트 아이스크림처럼 듣기 좋은 아첨만 말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졌다. 그것에 대해 루쉰은 말했다. "...자신을 사육한 주인에게 버림받고 굶주려서 들개가 되더라도 부자를 만나면 여전히 꼬리를 치며, 가난한 사람을 만나면 짖어댄다. 하지만 그럴수록 자신을 키운 주인이 누구인지 점점 더 모르게 될 뿐이다.(76p)고 했다. 통렬하지 않은가? 그래서일까? 나는 오늘 날의 지식인이 무슨 말을 해도 그게 그다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들은 자기 전문 분야에 관해서만 말할 뿐이지, 오늘의 현실을 통찰하려고 하지 않는다. 아니 설혹 그런다손 치더라도 색깔론으로 덧씌워버리기 때문에 바른 말하기도 슂지 않아 보인다. 그러니 오늘 날의 지식인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으며, 양심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도 루쉰은 작가는 혁명가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꼼꼼하게 작가가 되려면 어떻게 하라고 집어 주기까지 한다. 얼마나 고마운 어른인가? 오늘 날의 선배 작가들이 글쓰기의 노하우를 가르칠 땐 기술을 전수해 줄 뿐, 작가의 가슴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나는 언제부턴가 글 한 줄이 사람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을까에 회의적이었다. 그냥 쓰고 싶어 쓸뿐이다. 하지만 작가도 지식인이다. 지식인이라면 양심이 있어야 하고, 불타는 뜨거운 심장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우린 루쉰 같은 사람을 더욱 그리워 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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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공주 2007-07-20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stella09님.애완동물 시리즈 무서워서 못 읽었어요.뭔가 울 수 밖에 없는 글일 것 같아서요.

stella.K 2007-07-21 11:16   좋아요 0 | URL
ㅎㅎ 무섭다는 말 처음 듣겠네요. 뭐 물론 제 글이 도넛공주님을 울게 만들 수도 있지요. 그런데 꼭 그런 것만도 아니어요. 잔잔한 웃음도 있답니다. 흐흐

잉크냄새 2007-07-21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에 소개된 그의 모든 글에 잘 벼려진 칼날이 숨겨져 있군요. 피가 아니라 먹으로 쓰여져야 한다는 글, 오래 남겠네요.

stella.K 2007-07-21 11:18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전작 읽기에 도전하고 싶기도 해요.^^

2007-07-21 1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07-07-21 11:19   좋아요 0 | URL
괜찮습니다. 신경 쓰지 마셔요.^^
 
내 안의 창의력을 깨우는 일곱가지 법칙
켄 로빈슨 지음, 유소영 옮김, 백령 감수 / 한길아트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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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뭔가 학습에 관한 것이나 워크북 같은 느낌이 들었다. 원래 그런류의 책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재껴 두는 것이 보통인데, 그래도 제목 가운데 <창의력>이란 단어가 눈에 들어와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테면 나 같은 경우 "개성있다"란 말을 들으면 대체로 기분이 좋아지는데, 그것은 남과 같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거니와 동시에 '창의적'이라는 말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내가 정말 창의적일까에 회의가 든것이다. 창의적이라면 뭔가 도전적이고, 진취적이며, 실험적이어야 할텐데, 난 이제 그다지 그래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을 더 원했을런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 가면서 나의 그런 기대와는 많이 달랐다. 어떻게 하면 창의적일 수 있을까에 대한 도전 보단, 창의적이지 못한 현 교육을 비판하고 진단하면서, 앞으로의 교육이 창의적인 면모를 갖추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나름 지도를 제시해 볼려고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럴까? 이 책은 나에겐 좀 어려웠고, 기대와는 좀 달라 리뷰를 쓰기가 대충 난감하다.

그래도 읽으면서 공감가는 부분도 없지 않았다. 즉 교육에 있어서 창의적이지 못한 것은 우리나라 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 그토록 발달된 선진국가에서 조차도 이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 조금은 놀랍기도 했다. 무엇이 진정한 앎이고, 교육인가에만 고민을 하다보니 교육은 아카데믹해졌고, 지나치게 이데올로기화 되었다. 결국 주입식 교육의 폐단은 비단 우리나라의 문제마는 아닌 것 같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유학을 가지 못해 안달이고, 학위를 더 따지 못해 복달하는 것일까? 고학력 인플레션만을 양산할 뿐인데.
특히 우리나라의 교육열이라는 것은 새삼 얘기할 필요도 없는 것이긴한데, 그렇게 선행학습 위주와 내 아이 성적 고득점 따기에 혈안이 되면 결국 어느 틈엔가 눈이 높아져 평준화가 되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모든 사람이 똑같아지는 교육은 똑같은 사람만을 양산해내고, 사회 역시도 하양평준화가 되는 것이다.

마침 나는, 지난 주말 TV를 보다가 어느 사회 초년생이 어렵게 회사를 들어갔지만 1년만에 사표를 낸 사연을 보게 되었다. 그것은 한때 인터넷 블로그에 올려져 회자가 됐다고 하는데, 나는 왜 이제야 알았던 겐지...아무튼 거기에 보면, 그가 회사를 그만 둘 수 밖에 없었던 것은 한마디로 회사가 너무 비능률적으로 일을 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사람들 저마다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잦은 회식, 불필요한 야근 등.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것이 불합리함에도 불구하고 바른 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소위 조직에서 찍힐 것이 두려워서라고 한다.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고, 그저 그렇게 묻어가면 된다는 사고방식은 결국 이 시대 교육의 패단 때문은 아닐까?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힘들게 회사를 들어왔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비슷하다면 저자가 말했던대로 교육은 패혈증을 앓고 있음이 확실하다. 

그것은 사람들이 구사하는 언어만 들어봐도 알 수 있다. 나 역시도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긴 한데, 사람들은 하나 같이 비슷한 언어를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그런 사고를 가지고 그렇게 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즉 창의적이지가 못하다는 것이다.  

얼마 전, 가수 박진영이 모일간지와의 인터뷰를 읽은 기사를 본적이 있다. 그는 그 인터뷰 중에 사람에게 투자를 한다면 학교에서 모범적으로 공부 잘 하는 학생에게 하기보다 오히려 소년원의 아이에게 투자를 하고 싶다고 해서 깊은 인상을 받은 적이 있다. 그의 말이 좀 지나친 감이 없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의 획일적인 교육을 생각하면 이해 못할 것은 아닌성 싶다.

이 책이 나름 갖는 의의는 있긴 하겠지만, 책이 쉽지마는 않아 뭔가의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게 정책적인 진단만 할 것이 아니라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지침도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러기엔 저자는 의도가 없어 보이는 듯하다. 차기 저술에서나 기대해 봐야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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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7-16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창의성이 대세이지만 온전히 창의적일 수 있을까요?
우리의 언어나 생각도 모두 다른 사람의 것을 차용하는 셈이지요.
그게 내것인양 착각이 되는 것이고.. 박진영의 발언은 확실히 튀네요.
그사람 좋더군요.^^

stella.K 2007-07-17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온전히 창의적이 될 수 없을 겁니다. 그것만 강조해서도 안될거구요.
이번 독서는 저에겐 다소 버거웠죠.
신해철과 함께 박진영은 항상 튀잖아요. 그튐이 매력이고 거부할 수 없게 만들어요.
그게 창의적이라는 걸까요? 흐흐

책읽기는즐거움 2007-07-17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없이 반복되는 대안 없는 비판,,,,,, 너무 지겹네요. 역설적으로 저자의 책이 오히려 창의성이 떨어지는 듯 하네요ㅋㅋ

stella.K 2007-07-18 09:37   좋아요 0 | URL
그럴지도...^^
 
여자들이 모르는 남자들의 비즈니스 룰10
이자벨 니체 지음, 윤혜정 옮김 / 여름언덕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책 제목이 흥미롭다. 나 여렸을 때 만해도 여자들이 사회 진출은 그다지 많은 편이 아니었고, 자라 온 환경도 남자와 여자가 함께 지내는 구조가 아니었다. 그래서 남자가 어떻게 활동을 하고, 일이나 인간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생각해 볼 겨를이 없었다. 남자는 일을, 여자는 관계를 중요시 한다는 것도 비교적 최근에 안 사실이다. 어디 나만 그런가?

그나마 최근 십 몇 년 사이에 남자와 여자를 비교해 놓은 책들이 봇물처럼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그 전엔 어땠단 말인가? 어느 분야든 글을 써서 책을 내놓는 사람들이 여성 보다는 남성이 더 많았을테니, 이런 연구는 별로 필요치 않았을 것이고, 여성도 자기 같으려니 하고 지내지 않았을까? 어떻게 이 방면의 연구가 이제야 이루어진 건지 알 수다 없다.

이 책은 제목이 암시하듯이 여자와 남자가 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책이다. 그렇다. 아무리 남자는 일을 중요시하고, 여자는 관계를 중요시 한다고는 하지만, 오늘 날의 사회에 있어서 일은 남자에게나 여자에게나 똑같이 중요하게 주어지는 것진다. 그러기 때문에 여자에게 있어서 일은 새로운 도전인 것이다.

아무리 여자가 관계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고는 해도 관계를 위해서 일을 포기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여자에게 있어서 일도 잘하고, 관계도 잘 하다면 금상첨화겠지. 심지어 어떤 사람은 관계 보다 일이 더 중요하다고 하는 여자도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새롭게 안 사실은, (어딘가에 보면) 남자들은 아무리 위에 상관이 있더라도 자기가 많은 분야에선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게 되길 바라고, 여자는 윗전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이냐를 아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그것에 맞출려고 하는 것이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것은 내가 남자와 여자와 함께 일을 해 봐도 알 수 있고, 나 역시 윗사람이 원하는 바가 무엇이냐에 늘 초점을 맞춰 일을 해왔었다. 그리고 윗전이 확실한 방향이나 비전을 제시하지 않으면 의심과 불평을 한다. 과연 내가 저 사람을 믿고 따라가도 될 것인가? 확실한 방향제시도 못하면서 이 일은 뭐하러 하자는 것이냐 하면서 말이다.

또한  나는 일에 대해서, 특히 처음 시도하는 일에 대해선 엄청 부담스러워 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혹시라도 나 하나로 인해 실수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거진 대부분의 여성들이 똑같이 느끼는 것을 나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이 책은, 일에 대하여 여성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 또한 어떻게 하면 남자들과 어울려 일을 보다 효율적으로 해 낼 수 있는가를 쓰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남자들이 여자에 대해서는 많이 호의적이라고는 해도 일에 돌입하면 남자, 여자 가리지 않으며 심하면 오히려 여자를 걸림돌 내지는 귀찮은 존재로 여기기도 하니까. 그런 것에 대해 이 책은 나름 코치적 관점에서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읽다보면 일에 있어서 여자는 상당히 취약하며, 남자와 잘 지내려면 눈치를 잘 봐야하는데 그것으로는 이러 이러한 방법들이 있다고 가르치는 것 같아, 나는 그닥 좋은 느낌으로 와 닿지는 않았다. 또한 너무 친절하다 보니 여자는 남자와 함께 일을 함에 있어서 이 정도도 못한다고 생각하고 이렇게 썼을까?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저자도 보아하니 여자인 것 같은데 말이다. 이건 어찌보면 이 책이 갖고 있는 한계일수도 있고, 남자와 그다지 부딪힐 일 없는 나의 상황이나환경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또한 책판형도 나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가 그림 보다는 글이 더 많이 들어간 촘촘한 책을 좋아하는 탓도 있긴 하겠지만, 책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제발 부탁하는 건데, 예쁘게 만들려고 하기 보단 독자들이 보기 편한 책이 먼저 생각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예쁘게 만들어서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보기 편한 것이 선행이 되고, 그 다음이 예쁘게 만드는 것이 되야될텐데, 예쁘게만 만들려고 하다 보니 소제목에 야광색 글씨가 오히려 나의 눈을 시리게 만들어서 나름 짜증이 날려고 했다. 물론 이 책은 2,30대 여성을 타깃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 감성에 맞는 컨셉을 지향했겠지. 하지만 이 사회에 일하는 여성이 어디 그뿐이랴? 4,50대도 많다. 연배에 맞는 디자인을 따로 만들어 낼수없다면 차라리 조금은 덜 세련되도 모든 사람들이 공통으로 볼 수 있는 그런 것이 차라리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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