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 있다
앨리슨 베이버스톡 지음, 김원옥 옮김 / 쌤앤파커스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책 제목이 다소 통속적여 보이기는 하다. 마치 작가지망생이 책을 못 내 안달이 난 듯한 느낌이다. 아니, 작가라고 꼭 베스트셀러만을 내라는 법있나? 작가가 너무 그런 것만 밝히면 '구라'같아 보이지는 않을까? 하는 반발심도 느껴진다. 모름지기 작가란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여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하는 묘한 권위도 내세워지고 싶기도 하다. 그래도 또 모름지기 작가라면, 베스트셀러 한 두 권은 내봐야 하는 것도 아니겠는가? 이렇게 작가는 베스트셀러에 대한 묘한 이중성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작가가 글 써서 대박내면 좋은 거 아닌가?

사실 난, 지금까지 글쓰기 또는 소설작법에 관한 책들 심심찮게 읽어왔던 것 같다. 그중 최근 가장 재밌게 읽은 책이 있다면, 스티븐 킹의 책과 소설가 이승우의 책이다. 예전에 소설작법에 관한 책들을 보면 너무 딱딱하고 어렵게 써져서 지레 질려버리지만, 내가 말했던 저자의 책들은 재미도 있고, 유익하기도 하다. 특히 예전에 아주 잠깐 이승우 선생 밑에서 창작을 배워 본 나는, 그 분의 소설작법에 관한 책을 읽었을 때, 육성으로 그분의 글쓰기에 관한 잔소리를 듣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이들 책들은 오로지 글 쓰기에 관한 것에만 촛점을 맞췄지, 요즘의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어떤 일들을 해야하는지에 관한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다른 나라는 어떨지 모르지만, 우리나라는 10년 전, 아니 5년 전만 하더라도 작가는 오로지 집필실에 칩거에서 글만 쓰면 되는 줄 알았다. 책에 대한 판매는 편집자와 출판사가 다 알아서 해 주니까, 작가는 글만 쓰면 된다는 식이다. 하지만 요즘 어디 그런가? 이젠 작가도 자신의 작품을 알리기 위해 발로 뛰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강연회도 해야하고, 사인회도 해야하며, 각종 독자와 함께하는 문학관련 행사에도 참여해서 자신과 자신의 작품을 알려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작가도 마케팅에 능해야 하고, 바빠졌다. 작가의 칩거란 말은 확실히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처럼 옛말이 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어떤 면에선 신예작가나 무명작가(작기지망생들까지 포함 해서) 호사처럼도 보인다. 물론 요즘엔 자비출판이다 1인 출판이다 하여 책을 내기가 쉬워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며, 막상 내 작품을 출판하고 작가로 활동하고 싶어도 발이 크지 못한 관계로 어느 출판사를 가야하는지, 어떻게 내 작품을 알려야 하는지 전무하다. 이런 사람들에게 이 책은 참으로 유용해 보인다.

저자는 글만 잘 쓰면 된다고 말하지 않는다. 물론 글도 잘 써야 겠거니와 이제 막 작품을 출판하려거든 어떻게 하라고 깐깐하게 조언해 주고 있다. 단지 작가가 외국 사람인만큼 외국의 현실을 얘기하는 듯도 하지만, 다행히도 역자가 우리나라 출판현실은 이렇다고 조목조목 짚어주고 있고, 그 나라의 현실이나 우리나라의 현실이나 별반 크게 차이나 보이지는 않아 보인다.

저자는 책을 낸다는 것을 너무 만만히 보거나, 너무 어려울거라고도 보지 말라고 충고한다. 예를들어 <해리포터>를 쓴 조앤 롤링도, 그 책을 내기 위해 여러 출판사를 전전했다고 한다. 그러면 한편 위로도 된다. 그만큼 경우의 수도 존재할 수 있으니, 내 작품도 그러지 말라는 법 없지 않은가,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편집자들을 얕보면 안된다고 조언한다. 그들은 대체로 노련하기 때문에 그렇게 대박이 날 작품을 놓치는 경우도 있지만, 성공할 작품과 그러지 못할 작품은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런 헛된 망상을 꾸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한 저자는 출판에 있어서 여러가지 일을 두루 거쳐본 사람으로서, 도서전시회에 여러 개의 자격으로 참가해 본 경험을 얘기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출판 경연인으로, 편집자로, 작가로 신분을 달리해서 참여해 본 결과, 작가는 출판관계자들에게 귀찮은 존재로 여긴다는 것이다. 물론 아주 성공한 작가를 제외하고는.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어쩌랴? 자본주의 시장인만큼 그 현실은 직시해야 할 것이다.

세상이 그렇듯, 끝까지 인내하는 사람에게 결국은 작가의 면류관은 쓰게 되어있는 법이다. 어떤 창작교수가 그렇게 말했단다. 가장 유명한 작가는 가장 재능 있는 작가가 아니라 가장 강한 의지를 가진 작가라고. 이 말은 정말 두고두고 새겨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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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공주 2007-08-11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09님,왜 이리 오랜만이셔요.저도 스티븐 킹 책은 정말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이 책도 읽어봐야겠네요.

stella.K 2007-08-12 13:44   좋아요 0 | URL
반가워요, 도넛공주님! 잘 지내셨죠?^^

하양물감 2007-08-11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작가를 떠나서 모든 창작하는 이들이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강한 의지!! 말이에요^^

stella.K 2007-08-12 13:45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강한 의지!!

마노아 2007-08-12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이름 보고 무척 반가웠어요. 스텔라님의 연재도 어여 다시 해주세요(>_<)

stella.K 2007-08-12 13:47   좋아요 0 | URL
아, 이런...그렇다면 조만간 노력해보죠.암튼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