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자전거 이야기가 아닙니다 - 랜스 암스트롱, 삶으로의 귀환
랜스 암스트롱.샐리 젠킨스 지음, 김지양 옮김 / 체온365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2년 전쯤이던가? 우연히 아는이의 블로그에서 이 사진을 보았다. 이 사진이 어찌나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지, 나는 이 사람에 대해서 당장에라도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그에 대한 이야기는 고환암을 이긴 세계적인 싸이클 선수가 고작이었다. 그로부터 2년 후 이 책을 집어들어을 때야 비로소 그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암스트롱이란 성은 어렸을 때부터 익히 들어 온 이름이라, 나는 이 사람이 나이가 꽤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의 현재 나이는 아직 40이 채 되지 않았고, 고환암이 그토록이나 위험한 병인 줄은 이 책을 읽으면서 알았다. 물론 암이 사람의 신체중 어디에 발병하느냐에 때라 더 위험하고, 덜 위험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요즘엔 의학의 발달로 암도 완치률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확실히 암은 아직도 우리를 두렵게 만드는 병임엔 틀림없다. 그 중 랜스 암스트롱이 걸렸다는 고환암이란 완치률이 누구는 40%라고도 하고, 누구는 50%라고도 하는데(?), 그것은 그냥 위로 하느라 형식적으로 하는 말이고, 당시 랜스 암스트롱의 완치률은 고작 3%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하지만 이 책의 면면을 볼 때 그의 성격이나 인생관을 볼 수가 있는데, 그런 낮은 수치에도 불구하고 그는 죽음을 선택하지 않고 삶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것으로 봐, 그는 굉장한 의지의 사람이고, 긍정적이며, 성격이 급하기도 하고, 어느 순간 자신의 삶을 강렬하게 불태울 줄 아는 정열의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암을 이긴 사람은 랜스 암스트롱만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어쩌면 건강한 사람 아니 적어도 아직 암에 걸려 본 적이 없는 사람에겐 진부하게 느껴질지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투병 과정이야 뻔한 스토리 아니겠느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나도 그런 생각이 조금은 들었으니까. 하지만 그의 치료 과정과 재기하기 까지의 과정은 결코 녹녹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 책은 멋진 승리의 한 편의 드라마다.

앞에서도 밝혔지만 고환암은 완치률이 3% 밖에 안 되는 위험한 병이다. 더구나 수술과정에서 고환을 잘라내야 하기 때문에 남자에게는 가히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고환을 잘라내기 전에 정자를 받아 은행에 넣어 둔다. 혹시 훗날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싶을 때 꺼내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하지만 암이라는 끔찍한 고통에서 죽음 대신 삶을 선택하기란 말처럼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느끼는 거지만, 암 자체가 사람을 죽이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 고통을 이기지 못해 결국은 죽음을 선택하게 되는 것 같다. 결국 그 고통을 벗어나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많은 사람이 암으로 죽어 가는 것일 것이다. 오죽 고통스러웠으면 죽음을 선택할까? 하지만 랜스 암스트롱은  달랐다. 그는 죽을 것 같은 고통속에서도 끝내 삶을 선택했다. 그는 자신의 병에 당당했고, 의사에게 항암제를 더 많이 사용해 줄 것을 종용하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병을 이겼다.

그러나 그것이 다가 아니었다. 그는 한동안 재발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떨어야 했고, 암 발병 전까지 그렇게도 잘 나가던 싸이클 선수였지만, 완치 후에 한동안 우울해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것은 그에게 많은 시련과 절망을 가져다 주었다. 여기서 그는 많은 암환자들이 완치된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그 후의 치료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에 새삼 놀라움을 표했다고 했다고 하는데, 공감이 간다. 또한 사람들은 의외로 냉정하다 못해 잔인하기까지 하다. 완치가 되면 금방이라도 복귀가 가능할 줄 알았는데, 복귀는 의외로 쉽지 않았고, 그것도 모자라 어떤 사람에게 그가 고환이 없다는 것에 놀림을 당하기도 했다고 하니 그때의 그가 느껴야 하는 절망이 어떤 것인지 가히 짐작이 갔다.

그래도 그런 어려움이 있었기에 그가 이룬 업적은 값진 것일 것이다. 여느 사람에게 결혼하고 아이를 갖게되는 것이, 그가 갖는 기쁨만큼 커 보이지 않을 것 같다. 그만큼 어려운 고난 뒤에 갖는 생의 의미는 깊고도 클 것이다. 더구나 그는 한때 너무 절망스러워 선수생활을 접을까도 생각했지만, 그 절망을 이기고 값진 승리를 일구어 냈을 때 그 기쁨이 어땠을까를 생각하면, 읽는 이로 하여금 가슴이 벅차오르게 만들었다. 이것이야 말로 책의 부제가 말하듯 '삶의로의 귀환'이 아닐까?  그는 말한다. 싸이클과 암 중 어떤 것을 선택하겠냐고 묻는다면 당연 암을 선택하겠노라고. 왜 그런지는 직접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는 긍정의 사람이다. 그가 얼마나 긍정의 사람이었는지 책의 한 대목을 인용하므로 이 글을 마칠까 한다.

나는 암이 죽음의 한 형태가 아니라고 굳게 믿고 있다. 암을 다시 정의하고 싶다. 암은 삶의 한 부분이라고 말이다. 회복기에 있던 어느 날 오후, 나는 암(cancer)이라는 단어로 6행시를 지었다.

courage-용기

attitude-태도

never give up-절대 포기하지 않기

curabilty-치료

enlighenment-깨달음

remembrance of my fellow patients-동료 환자들에 대한 기억 (33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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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9-18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저 사진 몇 년 전에 님이 올리셨던 것 기억이 나요.
정말 멋지단 표현밖에 안 나오는 사진이에요.
6행시 중 동료, 동료 환자들에 대한 기억.. 뭉클하네요.

stella.K 2007-09-19 10:10   좋아요 0 | URL
아, 기억하시는군요. 그렇죠? 이 사람 참 멋있는 사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