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보부 시절 양희은의 노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금지곡이었다. '사랑이 안 이루어진다는 부정적 사고방식'이라는 이유였다. 이해하지 않으려고 작정한 경우다. 지금은 개인이 스스로 이해를 거부한다. (...)낮은 문해력은 유용한 통치 기반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지금 한국 사회의 문해력은 일제 강점기, 미군정, 한국 전쟁 때보다 후퇴했다. P.95 정희진,새로운 언어를 위해 쓴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다양한 지식에의 접근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러한 간편함 때분에 현대인들은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닌 '소비'하는것에 가까워졌다. 이런 요즘 문해력 논란이 잊을만하면 불거진다. 


심심한 사과·질척거리다 이런 뜻이었어…문해력 논란 | 한경닷컴 (hankyung.com)


빠르고 손쉬운 것에 쏠리는 소비문화, 맥락을 고려하지 않는 읽기는 몰이해로 가는 지름길이다. 입시위주의 교육도 여기에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독서가 좋은 거라고 모두들 말은 하지만 정작 학생들은 내신을 챙기고 입시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책 읽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책 읽는 시간은 일종의 사치로 변모한다. 독서에 대한 이상은 높아서 서울대 선정 고전 100, 노벨상 수상작품 등의 읽어야할 리스트는 넘쳐나지만 정작 이런 책들을 읽고 토론할 만한 시간여유가 그들에게는 없다. 이러한 교육의 모순은 대학을 가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취업을 위해 스펙 쌓기에 바빠서 당장 쓸모있는 정보,성적쌓기에 골몰하게 된다. 이 시스템 내에서 뉴스에 등장하는 한자어등 의미어들을 잘못 해석하는 것 즉 문해력 논란이 일어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입시,능률적으로 소비되어 버린 '공부'에서 고차원적인 앎으로 가는 중간단계가 부재한 것도 문제다. 중간단계가 없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철학등 깊이 있는 학문은 소수의 전유물이 되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이따금 이해하지 않으려는 마음,잘 알지 못하지만 단정지어 깎아내리려고하는 마음에 모르고 헷갈리는 것,새로운 것, 난해한 것을 쉽게 비난하게된다.



  



포르노랜드에서 저자가 강연을 다니면 남성들이 질문공세를 펼치곤했다고 한다. 그들의 질문은 본질적이기보다 기존 인식,기존질서ㅡ가부장제, 보수주의,자본주의, 남성주의ㅡ에 영합하는 방식이였고 공격적 형태를 취했다.이런 기존질서에 매몰된 사람들은 '다른 의견'에 유독 고압적이고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어떤 체제에 더 쉽게 순응하도록 하려면 그 체계의 본질이 억압이라 할지라도, 거기에 순응하는 것에 심리적, 사회적, 물질적 이득이 따르도록 하면 된다. P.236 게일 다인스. 포르노랜드


  




노예제가 존재하던 시대에 농장을 소유한 가족들은 노예에 대한 소유권을 자연적인 것으로 보았다. 또한 여성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는 것이 '자연의 섭리'로 여겨진 적이 있었듯이, 많은 이들에게 우리 시대의 너무나 커다란 부정의는 정상적인 경관의 일부일 뿐이다. P.103 지그문트 바우만.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소비주의 문화는 사람 사는 세상 전체를 구석구석까지 오로지 잠재적 소비 대상들로만 가득 찬 거대한 컨테이너로 가정함으로써 소비자 시장에서 정해진 기준에 따라 각각의 세속적 실체에 대한 인식과 평가를 정당화하고 촉진한다. 그러한 기준들은 고객과 상품, 소비자와 소비재 사이에 극심한 비대칭적 관계를 확립한다. 고객과 소비자가 상품과 소비재에서 기대하는 것은 자신의 필요와 욕구와 소망의 충족일 뿐이고, 상품과 소비재의 의미와 가치는 오로지 고객과 소비자의 기대를 얼마나 충족시키느냐에 따라서만 주어진다.P.117 지그문트 바우만.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곤조 포르노에서 여성들은 주체가 아니다. 그들은 의지가 박탈된 도구이자 주요 상품이기 때문에 여러 조롱섞인 언어로 불리우고 그렇게 현실의 여성들과 분리되며 자연스럽게 이용자들은 죄책감을 덜어낸다. 포르노. 나아가서 곤조포르노에 긍정하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이 질문에 답해야 할 것이다.



당신이 생각하는 자유는 무엇인가? 당신은 포르노 속 여성의 역할을 할 수 있는가? 당신의 가족, 자녀에게 그 역할을 권할 수 있는가? 아니면 이 질문이 당신이 포르노를 즐기는 것과 무관하다고 생각하는가? 누군가의 자유가 돈을 대가로 다른 누군가의 자존감, 인격, 존엄을 욕되게 하고 능욕하는 것이라면 그것을 자유라고 부를 수 있는가?




소비 지상주의 소비 만능주의와 섹스


요즘은 인식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지만 한국사회에서는 유독 '소비자는 왕'이라는 소비 만능주의가 팽배하다. 돈을 내는 소비자가 왕이고 재화,서비스를 파는 판매자는 을이라는 생각이다. 이것은 많은 사회문제를 야기했다. 서비스에 대한 불만으로 직원에게 폭력을 행사한 소비자, 서비스 센터에서 난동을 부리는 소비자, 뺨을 때리거나 커피를 던지거나 직원을 무릎꿇게 하는 소비자등 다양한 사례들이 뉴스를 통해 전해진다. 이것은 성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다. 성매매된 여성이라는 이유로 그녀에게 가해진 성폭력이 가볍게 여겨지고 아무렇지 않게 불신된다. 성폭력을 고발한 여성에 대해 돈을 노리는 꽃뱀이라던지 뚜렷한 근거없이 무고라던지 여러가지 비난과 의혹이 화살처럼 피해자를 향하는것은 돈이라면 뭐든 가능하다는 소비 지상주의와 맥락을 같이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인식의 전제하에 N번방과 같은 성폭력의 상품화가 현실화되었다. 점점 자극적이고 폭력적으로 강화되는 포르노 소비를 '표현의 자유' ,'소비의 자유'라는 '소비 만능주의'와 '이기적 자유주의'로 포장하려 한다면 그런 암묵적 동의속에 어떤 이들의 성은 단순한 오락거리로 계속 농락되고 합법적으로 강간될 것이다. 이 자유는 유독 누군가의 고통과 속박없이는 기능하지 않는다. 참으로 이상한 자유다. 



영국 정부는 1918년에 30세 이상의 여성에게 투표권이 주어졌다. 그 이전에 여성에게 투표권은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투표권을 쟁취하기 위해 많은 여성들은 투쟁하고 감옥에 가고 비난을 받았다. 융합은 문제의식을 갖는것에서 시작한다. 누구에게 당연한 것이 누구에게 불편하고 모욕적라서 문제제기 된다면 사회는 그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누구에게 너무도 당연한 것, 자유이고 자연스러운 것이 누구에게는 자유가 아닐 수도, 자연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그런 문제제기를 통해 의심해볼 수 있다.  


  


외설은 "맥락에서 벗어난"이란 뜻이다. 앞서 말한 표기와 달리 '外說'이라는 조어도 가능하다. 음란과는 의미가 다르지만, 성적 표현물에 이야기(맥락)는 없고 '익숙한 장면'만 반복될 때 외설물이라고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성적 표현물은 남성 성기 중심이라는 점에서 '폭력물'이기도 하다. 이처럼 음란과 외설은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한편 여성주의가 반대하는 것은 폭력 재현물이지 음란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음란,외설,폭력은 모두 다른 말이다. P.206 정희진



당파성은 지식의 본질적 성격으로, 누가 이익을 보고 손해를 보는가를 결정한다. 아니라면 굳이 융합은 필요없을 것이다. 융합은 부정의한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해 탄생했다. (...) 누구의 관점에서 접근할 것인가에 따라 프레임의 범위가 정해진다. 틀에 따라 현실이 취사 선택되고, 무엇이 공동체의 정의를 위한 진짜 중요한 문제인지가 결정된다. 어디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는 인식자의 가치관에 달려 있다. 융합은 프레임 이동의 정치다. P.233 정희진 .새로운 언어를 위해서 쓴다


이기적인 본능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사물을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노력하는 것이다.ㅡ존 맥스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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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10-28 17: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입시 교육 동감합니다. 고전 선정 리스트 이런거 뽑아놓고 정작 수업에 방해된다고 독서는 후순위?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물론 수업이 중요하긴 하겠지만 그런 교과서 위주의 교육만으로 아이들의 사고력이나 상상력, 공감 능력 등이 키워질까 싶습니다^^; 요즘은 예전보다는 덜할까 싶지만 아이들이 여전히 수능, 수능이 아니더라도 내신 성적 키우기 때문에 압박을 많이 받으니까요.
소비 지상주의와 성폭력이 이어지는 지점이 분명 있네요.

미미 2022-10-28 17:39   좋아요 4 | URL
프루스트 읽다가 갑자기 이 글을 쓰게 되었어요ㅎㅎㅎ(뭔가 마음시리즈를 연속기획하는 느낌^^;;)
자본주의 문제에 주목하는 요즘인데 접점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공부도 말씀처럼 사고력,공감능력 키우기가
아닌 입시,내신을 위한 소비가 되어버리고 그러니 문해력 논란이 결과물로 나온거라구요.
성도 마찬가지로 여성을 소비하는 행태. 여기에 이의제기를 하는건 쉽게 공격받고 순응하는게 당연시되는게
이상하죠. 이 소비만능주의에서 권력관계. 소모되는 사람, 소비되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이제는 고민해야한다고 봅니다. 두서없이 쓴 글 읽어봐주셔서 감사해요 화가님^^*

scott 2022-10-28 17: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발 초등교육 과정부터 디지털 에티켓 성교육 을 시켜야 하는데
음란물 단속은 방치하고
처벌은 솜방망이 로

미미 2022-10-28 17:47   좋아요 3 | URL
맞아요! 성교육이 시대에 한참 뒤쳐져 있죠. 더이상 외면하지 말고
제대로 가르치고 공론화해야 하는데... 쉬쉬하고 덮기에만 급급하니
그틈에 노련한 포르노 사업자들만 배를 불리고 있고 디지털 성폭력의 연령은
점점 낮아지고 있네요.

독서괭 2022-10-28 18: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문해력 논란 나올 때마다 저는 모르는 건 그렇다쳐도 자기가 모를 수 있다는 의식 자체가 없는 것 같아 너무 황당하더라고요. 한번 검색이나 해보지 무식하면 용감한 건지 욕부터 허고보는 이 자신감은 무엇인지.. ;;
소비지상주의에 대한 말씀 공감백배입니다~!

2022-10-28 18: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미 2022-10-28 18:36   좋아요 4 | URL
그러게 말이죠. 그런 ‘이해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요즘의 문해력 문제에도 깔려 있다는걸
정희진쌤도 책에 썼었는데 이번에 이동진 작가 영상에서도 언급되어 생각해봤어요.
공부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이해시켜야 한다는 자기 위주의 사고방식. 안타깝지요. 결국 그런 사고방식은
자기손해로 이어지지 않을까요?

2022-10-28 18: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햇살과함께 2022-10-29 12: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열심히 공부하시는 미미님! 이해하려는 마음이 넘치시는 미미님! 책을 읽을수록 모르는게 많다는 겸손한 마음이 들어서 좋아요.

미미 2022-10-29 12:27   좋아요 4 | URL
저도 늘 부족하지만 이해를 안하려는 태도를 보면 답답해지네요. 그런데 그런 답답함이 또 이렇게 글을 쓰게 만드는군요. 감사한 일이고 신기한 일입니다.ㅎㅎ 맞습니다. 결국 좁은 자기 세계를 넓힐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한 경험과 독서란 생각이 드네요.

새파랑 2022-10-29 16: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해하지 않으려고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백번 말해봤자 소용없는것 같더라구요 ㅋ 저도 약간 그런 성향이 있긴 한거 같지만 😅

미미 2022-10-29 16:47   좋아요 4 | URL
대부분 그런게 있죠. 저도 새파랑님처럼 그런 성향이 없진 않아요.ㅎㅎ 그런데 자신의 그런 상태를 알고 모르고의 차이의 결과는 확실히 다른것 같아요. 타인과 가치관의 차이를 교류할때 특히요😉

mini74 2022-10-30 10: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말씀처럼 여성이란 존재가 사물화가 되고 거기다 소비자가 왕이란 인식이 폭력과 왜곡괸 시선 만드는 거 같아요. 좋은 글 잘 읽었어요 미미님 ~

미미 2022-10-30 11:30   좋아요 3 | URL
소비주의,물질만능주의가 인간성을 상실케하는 면이 생각보다 심각한것 같아요. 부족한 글 읽어봐 주셔서 감사해요 미니님

희선 2022-11-06 02: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어야 한다고 하지만, 학생은 책 읽을 시간이 별로 없겠습니다 학교에서 읽으라고 하면 어쩐지 읽기 싫기도 하고...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 하는 시간 같은 게 있으면 좋을 텐데 싶기도 합니다 그런 거 하면 공부는 언제 하느냐고 할 사람 많을지...


희선

베터라이프 2022-11-07 20: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독서 자체가 흥미와 호기심도 중요하지만 엄청난 끈기와 집중력이 필요하게 마련이죠. 이건 또 이거대로 어떤 책을 이해하기 위한 배경지식의 유무와는 달리 독서의 저변이 좁아지는 이유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또한 적은 수 이긴 하지만 책 읽는 사람들, 독서 자체에 대해 적대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걸 반지성주의라고 설명해야 될지 모르겠지만 지식과 책을 너무나 잘못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도 상당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랜만에 미미님 서재에 와서 너무 제말만 늘어놨네요 ^^; 잘 지내고 계시죠? 잠시 북플 친구분들 순회 나서고 있습니다 ^^;;
 




        






아이라이너를 사러 올리브0에 갔었다. 제법 작지 않은 매장에 직원 혼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내가 고르던 제품에 대해 질문을 하자 대답하는 목소리에 짜증이 묻어났다. 마침 그 시간에 손님은 나 하나 뿐이었지만 그녀 혼자서 계산하랴 손님 응대하랴 재고정리하랴 정신이 없어보여 힘들어서 그러겠구나 안쓰러웠다. 계산해야해서 불러야하는데 어쩐지 그거마저 미안해지는 분위기. 구석에서 쭈그리고 앉아 재고정리(아마도)하는 그녀를 찾아가 말했다. " 저...계산좀 해주세요." 포인트며 이것저것 묻고 결제해주는 그녀에게 "지금 여기 일을 다 혼자 하시는거예요?"하고 물었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동그래진 눈을 마주 쳤을때 나는 일부러 눈웃음을 던져주었다 "네. 직원분이 안나오셔서요."하고 대답한다. '알바생인데 일을 다 떠맡았구나...'생각하니 더 억울할것 같다. 요즘 난 적립이며 뭐며 하지 않는데 조금 전 물어놓고 적립하시면 샘플 챙겨드리니 하실거냐고 재차 묻는데 목소리가 처음보다 친절해졌다. '곧 점심인데 이 사람 밥은 어떻게 해결하지? 화장실은?'  "괜찮아요"하는 내게 이거저거 챙겨주는 그녀의 온건해진 마음이 전해지는건 내 착각일까.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 지금도 때때로 못된 구석, 못난 구석이 이런저런 상황에 튀어나오는 평범한 중생이다. -곱씹기는 내 전문이다-아마 내 글을 꾸준히 읽어보신 분들은 잘 아시리라 믿는다. (때때로 속좁 미미ㅋ)예전에 나라면 이곳에서 물건을 사지 않고 다른 매장을 찾거나 한 마디 해주었을거다. 아님 "뭐 기분 나쁜 일 있으세요?"하고 묻거나. 그런데 어떤 책에서 비슷한 상황을 겪은 화자의 색다른 대응과 거기에 따른 설명을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불친절한 사람은 그날 아주 안좋은 일이 있어서 그런 걸수 있다고(아주 드물게 원래 성격이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그럴때 따뜻한 위로 한마디가 상대를 누그러지게 할 수 있다고. 그리고 지하철에서 어떤 두 사람이 시비가 붙었을때 지나가던 행인이 화를 내는 쪽을 끌어 안아주는 모습도 기사로 읽었다. 감정이 격해진 사람을 상대로 이성적 논리를 따져봐야 받아들여지기 힘들다는 게 필자의 취지였던 걸로 기억한다. 오히려 감정을 다독여줘야한다고. 내 행동이 바뀐건 내가 만일 화가나고 감정조절이 되지 않는 상황이면 누군가 그런 나를 너그럽게 이해해줬으면 하는 바램때문이기도 하다. 얼마전 영화'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 대해 글을 썼는데 거기 써둔 브레들리 쿠퍼의 행동,그 부분과도 들어맞을 듯 싶다. [알라딘서재]우리는 신화이며 미스터리다 (aladin.co.kr)




상호대차로 신청한 '희생자의식 민족주의'를 드디어 받았다. 카페에 들러 따뜻한 라떼를 마시며 목차를 살펴보고 '들어가며'까지 읽었다. 지난번 단발머리님의 글을 읽고 신청한 책인데 '들어가며'만 읽어봐도 역시 임지현교수 글을 참 잘 쓴다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일단 논리정연해 설득력이 있고 그래서 읽는 맛이 제법난다. 이 분의 다른 책도 다 읽어보고 싶어진다. 여기서 다루는 내용은 이렇다. 한때 '패전 직후 한반도 북부에서 본국으로 귀환하는 일본인 피난민의 고통을 그린 『요코 이야기』'가 뜨거운 감자가 된 일이 있었다고 한다. 이 소설은 한국을 침략했던 일본에 대한 역사인식,맥락 없이 일본인 피난민의 고통을 주로 다룬 내용으로 보여지는데 마침 이 책이 미국 학제 중 6~8학년의 추천도서가 되어 '동아시아 역사에 무지한 미국의 학생들'에게 잘못된 이미지(한국인은 가해자, 일본인은 피해자)를 줄 수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당시 논란이 커지자 임지현 교수가 거기에 대해 칼럼을 썼다. 『요코 이야기』를 무조건적으로 '왜곡'으로 치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취지였다. 그러자 많은 항의 메일을 받았고 임지현 교수는 이 일을 계기로 보다 큰 관점에서 민족주의적인 '기억전쟁'을 연구주제로 삼게된다. 단순히 칼럼으로 그친게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켜 자료조사를 하고 고민하고 공부해 책으로 엮어낸 점에 일단 박수를 보내고 싶다. 궁금해서 이분의 강의 영상도 찾아봤는데 그의 모든 생각에 동의할 수는 없지만 자세히 읽어보고 싶은 흥미로운 주제임에 틀림이 없다. 책을 마저 읽어봐야겠지만 이런 온건한 보수적 관점도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이런 관점이야말로 제대로 된 '이해'가 전재되어야 한다. 왜냐면 피해의식이란 것이 무엇보다 감정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기억은 '정확한 역사'이고 요코의 기억은 '역사의 왜곡'이라는 단정은 위험하다. 어린 소녀의 시선으로 가해와 희생을 대립시키는 단순 구도 속에서 자신의 생존 경험을 재구성하는 이 책의 서사가 탈역사화의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거짓 이라고 몰아붙이는 것도 지나쳤다. 한국계 미국인의 위치에서 문제를 제기한다면, 미국의 서구중심주의 또는 '애국주의적 세계사'교육에 대한 비판이 동반되어야 했다. 홀로코스트 등 나치의 범죄행위나 유럽의 역사는 열심히 배우지만 동아시아 역사에는 무지하고 베트남전쟁의 기억까지 주변화하는 미국의 역사교육이나 기억 문화는 확실히 문제가 많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미국의 논쟁이 태평양을 건너 동아시아의 거억 전쟁에 불을 붙인 것이다. P.9 희생자의식 민족주의.임지현


역시 논리적이다. 그런데 학식이 많이 딸리는 나는 이런 생각을 해본다. 이 똑똑한 주장이 감정적 연대의식에 가 닿을 수 있을까? 그리고 임지현 교수의 위치를 생각한다. 그리고 그가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들의 위치는 각각 어떤 것일까를 생각해본다. 

그의 주장이 상당히 타당하지만 그것은 서구중심주의 또는 '애국주의적 세계사'교육주체자들에게 향해야 하지 않을까? 그의 논리정연함을 이해할 수 있는 이들도 그들이고 정작 바뀌어야할 사람들도 그들이지 않을까.




  만추를 조금씩 보고 있다. 탕웨이의 연기는 마치 소설같다. 대사를 치지 않는데, 독백도 안나오는데 그 마음이 전해지는 연기랄까? 의처증 때문이었던것 같은데 폭력적이었던 남편을 살해해 복역중인 주인공 '애나'는 엄마의 죽음으로 72시간의 외출을 허가받는다. 거리를 걷다가 근사한 옷을 사입고 화려한 귀걸이도 걸어본다. 워낙 오랜만이라 그런지 귀걸이가 잘 들어가지 않아 겨우겨우 뚫어넣는다. 예쁘게 화장도 하고. 꽤나 멋져진 그녀!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인다. 쇼핑백과 가방. 손에 쥔 물건들이 가득인데 어디선가 전화기가 울린다. 감옥에서 언제든 울리면 꼭 받아 수인번호와 함께 위치를 보고하라고 준 것. 허둥지둥 이제야 전화기의 존재가 떠오른 그녀는 가방에서 전화기를 다급히 찾아 겨우 받아든다. 감정없고 고압적인 상대의 목소리에 애나는 2537번이라고 수인번호를 보고하고 자신의 위치도 알린다. 인사도 없이 전화가 끊기자. 화려한 옷차림이 자신의 처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근처 화장실에 들어가 새로 산 옷들을 벗어두고 원래 입었던 옷으로 갈아입고 쓸쓸히 걸어나온다. 그녀에게는 온건한 위로가 필요하다. 






 최근에 산 책들 중 몇권만 올려본다. (책산 자랑 자제하는 중: 빨리 다 읽지 못해 부끄러워서)

땡투는 정확히 보내는 편^^*


    



 

    


 

   




선물받은 책은 여러가지 이유로 되도록 공개하지 않는데 프루스트라서 참을 수가..없어서 자랑을..

신형철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도 읽고 싶어 사두었는데 신간이 또 나왔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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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10-27 16: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희생자의식 민족주의> 저도 도서관에 찾아보니 집 근처 도서관에는 없지만 다른 쪽은 있어서 상호대차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미미님은 받으셨군요~ㅎㅎ 읽을게 밀려서 계속 뒤로 밀리지만ㅎㅎ
선물받으신 책은 미미님께 딱맞춤이라 기분 더 좋으실 것 같아요. 책 읽기 속도가 중요한가요. 그저 자기 속도대로 나아가면 된다는 생각해봅니다.
표지의 선명함 때문인지 <칼같은 글쓰기> 띠용합니다!ㅎㅎㅎ

피에쓰) 저도 올영데이라 가야하는데~ 마땅히 살게 없어서. 그래도 기초제품은 열심히 쓰는데 색조는 영 안 쓰게 되네요. 게다가 아이라이너는 평생 사본적이 없어요ㅋㅋㅋ
만약 미미님 같은 상황이었으면 마스크에 가려서 그렇지 제 표정이 바로 일그러졌을 것 같아요. 감정이 얼굴에 잘 드러나는 편인데다가 대인배가 못되놔서~ㅎㅎㅎ

미미 2022-10-27 16:43   좋아요 4 | URL
<희생자의식 민족주의>‘들어가기‘ 읽고 사야되나 참아야되나 너무 잘 쓴 글이라 고민이됩니다.ㅎㅎ
저도 집에서 좀 먼 곳에서 상호대차를 받았어요. 두께의 압박이 좀 있지만 완독하고 싶은 그런 글이예요.
프루스트 책도 예쁘게 나오고 신형철님 글은 어렵긴한데 머리를 강렬하게 치는 지점들이 좋더라구요.
그쵸? 자기 속도가 맞는 속도겠죠?(>.<)ㅎㅎ<칼 같은 글쓰기>스콧님 추천으로 샀어요.

저도요! 기초외에 화장품 갈수록 안쓰게 되더라구요. 아이라이너 사두었던거 오래되어 안나오더군요ㅜ.ㅜ
갈수록 눈이 쾡해서 눈꼬리만 힘주려고 맘먹고 사왔어요(기분전환용?ㅎㅎㅎ)
저도 표정관리 안되는 사람🖐 다 티나요.ㅎㅎ 책에도 실제 경험이었는데 직원분이 울먹이면서 속상한일을 좀
털어놓으셨더라구요.아 읽으면서 눈물날정도로 감동적이었어요!

모나리자 2022-10-27 16: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책은 마음껏 자랑하셔도 돼요~미미님~ㅎ
사 둔 책에서 골라 읽는 거라고 하잖아요.^^

미미 2022-10-27 16:45   좋아요 4 | URL
그렇죠? 저 그럼 모나리자님 말씀 믿고 앞으로도 자랑을 하겠습니다.ㅎㅎㅎ
확실히 책은 사 두어야 읽게되고 도서관에서 빌린책이랑 산 책이랑도 다른것 같아요.
빌린책은 더 빨리 머리에서 휘발되는 느낌적 느낌?ㅎㅎ *^^*

바람돌이 2022-10-27 16: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주제는 언제나 저의 최대 관심사라 책은 나오자마자 사두었는데 요새 공부라구는 하기가 싫어 쌓아두기만 했네요. 이분 책 중에 우리 안의 파시즘도 좋아요.

미미 2022-10-27 16:48   좋아요 4 | URL
그 책도 읽어보고 싶었어요! 바람돌이님 책 구입하셨군요!! 저도 갖고 싶네요 이 책ㅋㅋㅋㅋ
좋은 책이 많아 요즘 행복한 고민 중인데 느린 속도가 늘 한입니다.
속독이 되면 또 기억력이 나쁜게 한스러울 것같고ㅋㅋㅋ 재독도 해야하고 참 책욕심도 끝이없네요^^*

stella.K 2022-10-27 16: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엇, 올리브 영이 샘플도 주나요? 잘 이용 안해서 모르지만
안 주는 걸로 알고 있는데 주는군요. 다음에 이용하면 꼭 챙겨야겠어요.ㅋ
옛날에 동네 화장품 가게 시절이 그리워요. ㅠ

<칼 같은 글쓰기> 얼마 전만해도 품절이었는데 역시
노벨상이 무섭긴하군요. 니미럴~
<만추>는 그림이죠.ㅋㅋ

미미 2022-10-27 17:50   좋아요 4 | URL
그니깐요. 잘 안주거든요. 그런데 제가 산 제품 관련 이벤트인지 해서
적립을하면 준다고 했는데 제가 적립을 안하걸랑요. 그래서 괜찮다고 했는데
알바생이 챙겨준것 같아요.

<칼 같은 글쓰기>중고가 더 비싸게 올라와 있더군요.
품절되었을때 가격 올려놓은 분들 아쉬울듯 합니다.ㅎㅎㅎ
스텔라님 <만추> 그림입니다. 아직 다 보지 못했는데 이미 이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다.^^*

서니데이 2022-10-27 17: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읽었더니 올리브영 가고 싶네요. 비싼 것 사지 않아도 작은 샘플 주시더라구요.
화장품보다는 올리브영 안에서 구경하는 것과 올 때 먹을 간식 사는 걸 좋아하는데, 요즘 한참 가보지 못했어요.
온라인으로 사는 것도 좋지만, 오프라인 매장이 가고 싶네요.
잘 읽었습니다.
미미님, 따뜻하고 좋은 오후 보내세요.^^

미미 2022-10-27 17:55   좋아요 3 | URL
올리브 영 간식꺼리도 함께 팔아 좋지요? 저도 가끔 올리브영 가면
구경도 하고 사탕이나 과자 위주로
이것저것 사 먹어봅니다. ㅎㅎ 번화가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확실히 요즘 동네 올리브영은 사람이 뜸한 것 같아요.
서니데이님도 평온하고 즐거운 저녁되세요*^^*

scott 2022-10-27 18: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올영 불매 하려다 미미님 따스한 마음에 감동😄
가장 두툼한 책
땡투 예약 🤗
미미님 칼같은 글쓰기 읽으시면 서정시를 쓰다 울지 않기롱 ^^
10월 책만 읽어도 행복 할것 같습니다 😍
라스트 엔딩 요정은 역쉬 프루스트옹 😎

미미 2022-10-27 19:14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늘 제게 큰 웃음주시는 스콧님👍
땡투 예약 감사합니다🙏
<칼같은 글쓰기>기대만땅이예요🤭
프루스트옹 덕분에 설레는 10월입니다😍

독서괭 2022-10-27 20: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온건한 마음, 이라니. 너무 좋네요. 미미님 마음이 한뼘더 넓어지고 여유로워지신 것 같습니다. 저도 배우고 싶어요. 그 알바생은 일하는 기계가 된 것 같았을 텐데, 혼자서 이일을 다하냐고 걱정스레 물어준 미미님에게 많이 위로받았을 듯 합니다. 모두들 한뼘씩만 여유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좋겠어요!^^
책자랑은 부디 마음껏 해주시죠. 대리만족 하게요 ㅎㅎ

미미 2022-10-27 20:45   좋아요 3 | URL
감사해요 괭님~^^♡ 알바생인데 알바급여 주면서 정규직의 일을 시키는거죠. 업무량이 늘어난동안 일시적으로 급여를 늘려주어도 괴로움이 상당할꺼라 생각합니다. 저 예전에 알바할때 크리스마스날 종일 일하면서 눈오는데 엉엉 운적 있거든요.
좁은 마음을 살짝살짝 넓히려고 노력중이예요ㅎㅎ(>.<=)
책 자랑! 그럼 앞으로 자제하지 않겠습니다.ㅎㅎ

책읽는나무 2022-10-27 20: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온건한 마음 갖기!! 이래서 사람은 책을 읽는 것인가 보다!!! 또 감탄했다죠??ㅋㅋㅋ
저도 같은 상황이었다면? 바로 가게를 나와버렸을 것 같아요. 벤댕이 콩알 딱지 책나무!!!ㅋㅋㅋ
하지만 이제 저도 온건하게 상대를 품어봐야겠네요^^
요즘은 20대 아들을 키우고 있어서 그런지? 언제부턴가 또래 알바생들을 보면 다 자식처럼 봐지더군요. 그래서 저도 요즘은 조금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예전엔 불친절한 알바생들 보면 어이없어 했는데 요즘엔 조금 불쌍해 보인달까요? 쟤들도 집에 들어가면 귀한 자식들일텐데?? 용돈 벌고 있는 것도 참 착하다!!! 그런 생각이 들어 샘플 하나만 줘도 뭐 아이고 고맙습니다!! 인사 꼬박꼬박 해주게 되더라구요. 공짜 좋아하는 책나무ㅋㅋㅋ
참 예전에 시누 큰 조카에게 그런 말을 들었어요. 조카가 한참 여기저기 알바를 했을 때, 30,40대 아줌마들 중 정말 친절하게, 존칭 써가며 대해줄 때 그 사람을 한 번 더 쳐다보는 습관이 생겼다더군요. 쳐다봤는데 얼굴도 이뻐!!! 그럼 넋이 좀 빠졌다고..ㅋㅋㅋ
조카 말로는 대부분 예쁜 아줌마들이 교양있고 친절했다고 해서 그래???? 하면서 그 후론...뭐~~상상에 맡기겠습니다^^ㅋㅋㅋ
그리고 책 자랑하기!!! 이건 출판사를 살리는 길이고, 내수 경제를 살리는 길입니다. 책 산 거 자랑을 해야죠!!!! 요즘 책 값이 올라 조금 눈치 보이는 상황이긴 한데, 그래도 우린 자랑합시다???!!!!!
대신 책탑이 조금 낮아지겠죠??ㅋㅋ
한 두 권이라도...열심히^^
저도 다음 달부터는 책 권수를 줄여볼 계획이긴한데, 그래도 자랑할거에요^^

미미 2022-10-27 21:06   좋아요 3 | URL
책은 확실히 잘 읽으면 마음이 넓어지는것 같아요. 저 완전 속좁이였는데 많이 좋아진거예요(>.<;;)부자병 책나무, 벤댕이 책나무, 공짜 좋아하는 책나무 모두 애정합니다ㅋㅋㅋ♡
저도 다 그런편이라ㅋㅋㅋㅋ동질감~♡ 저도 나무님! 알바생들에게 늘 존칭쓰고 물건 주고받을때도 두손으로 하곤해요. 말씀하신 이유때문인지는 역시 상상에 맡기렵니다ㅋㅋㅋ
종이값 올라 저도 걱정이예요. 더 고민하고 사고 희망도서 잘 활용하고 대출해서 보려구요. 잘 안되겠지만 지금 서재방이 꽉차서 둘곳도 없어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래도 사는건 말씀대로 꼭 저도 자랑할께요ㅋㅋㅋ

새파랑 2022-10-27 22: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과연 저 책만 사셨을까요? ^^ 역시 친절한 미미님입니다 ㅋ 프루스트 책이 완전 땡기네요~!!

미미 2022-10-27 22:43   좋아요 4 | URL
그럼요ㅋㅋㅋ더 많이 샀습니다 몇권만 살짝 공개를*^^* 새파랑님은 절 너무 잘 아셔서 속일수가 없습니다ㅋ 프루스트 실물 완죤 예뻐요!!

scott 2022-10-27 23:41   좋아요 3 | URL
굿즈,,,,

먹거리...
간식...
커피...
등등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영상이 시급 합니다



미미님 잠들기전 읽는 책, 곁에 두는 책,
10월의 높은 책 탑!

○⌒゙○
( ・(ェ)・ )
─∪─∪───

마지막 31일 까지
차분히 기다려요

미미 2022-10-28 10:52   좋아요 3 | URL
ෆ⸒⸒⸜( ˶‘ᵕ‘˶)⸝스콧님!!
10월은 스콧님 덕분에
활동하다시피 하네요.
땡투도 젤루 많이 보냈어요
영상도 꼭 클리어해볼께요ㅎㅎ👆

희선 2022-10-28 01: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 님이 가게에서 일하는 분한테 위로가 되는 말을 하셨군요 멋지네요 그런 거 쉽게 못할 텐데... 책을 보시고 그걸 실천하셨네요 다른 사람을 다 알기는 어렵겠지만, 다르게 생각하고 말하면 훨씬 좋겠습니다 상대뿐 아니라 자신도...


희선

미미 2022-10-28 10:58   좋아요 3 | URL
나쁘게 받아들이면 양쪽다 나쁜 기운이 남는것 같더라구요. 책 제목도 기억이 안나는데 그 가르침은 아직까지
남아있어서 달리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대응하니 제 마음도 좋아서 나누고 싶었어요. 매순간 잘하지는 못하지만 이런게 독서의 강점아닌가 생각했습니다. 희선님 공감해 주셔서 감사해요! 좋은 하루 되세요*^^*

페넬로페 2022-10-28 08: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저도 사람 대하는 태도가 많이 온건해졌어요. 내가 왜 이렇게 변했을까, 생각해보니 책이 결정적으로 저를 변화시켜 주었더라고요^^
그러다보니 또 신선한 날카로움이 무뎌지는 느낌도 받아요.
요코 이야기에 대한 임지현교수의 책은 읽어봐야 그 맥락을 알것 같아 판단을 유보해야하는데 이 문제는 우리에게 민감할 수밖에 없을듯요.
영롱한 책탑, 언제나 좋아요.
선물받으신 책은 더 영롱하게 빛납니다^^

미미 2022-10-28 11:20   좋아요 4 | URL
저도 사람을 대하는 건 전보다는 둥글둥글해진것 같아요. (아직 안그런 면도 있지만^^:)
사회문제에는 더 민감해지는것 같고. 읽고 있는 책들이 저를 어떤 형태로 만들어가는 느낌?
그래서 20대가 아닌데도 책 읽기를 본격적으로 하면서 계속 성장하는 기분도 들고요. 그 기분이
좋아서 계속 여기서 이야기나누고 읽어나간다고 생각해요. 좋은 이웃들도 잔뜩 만나고요ㅎㅎ
임지현 교수 글 넘 잘써요. 아무래도 다음달에 책을 사야겠습니다. 요코 이야기도 꼭 읽어보고 싶어요.
곱고 영롱하지요?*^^*

단발머리 2022-10-28 11: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올리브영이 많이 바쁘죠 ㅠㅠㅠ 미미님 따뜻한 마음이 저 있는 곳까지 그대로 전해져 따뜻합니다.
저도 이 책 400쪽 남았는데 책이 없어서요. 여러 가지 생각이 막 떠오르는데 잘 정리가 되지 않더라구요.
미미님 글에서 저자에게 의문을 제기하신 부분에 동의합니다. 저도 그런 생각 잠깐 했거든요. 마저 읽고 다시 정리해봐야겠어요.
책자랑은 언제든 환영입니다. 많이많이 하세요^^

미미 2022-10-28 11:34   좋아요 3 | URL
아무래도 직원분이 무단결근을 한건지..알바생이 다 떠맡고 있는데 지쳐보였어요.
초입만 읽었지만 정리하기가 결코 쉽지 않을 책이라고 느껴져요. 존재조차 몰랐던
책인데 덕분에 신선한 연구물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급해 너튜브에서 이 분
강의를 찾아 들었었는데요. 저자가 의외의 부분에서 웃으셔서 책을 읽으며 그 웃음의 의미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설득력은 상당한데 질문이 많이 나오는 책입니다.
단발머리님의 정리 벌써 읽어보고 싶은걸요?ㅎㅎ

알겠습니다. ㅎㅎ 책자랑은 이제 못끊겠네요*^^*

프레이야 2022-10-29 01: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루스트 저 표지 속 그림을 어제 가본 사진전에서도 만났지요. 반갑더라구요 괜히. ㅎㅎ
따뜻한 미미 님. ^^
여긴 책자랑 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죠!

미미 2022-10-29 10:25   좋아요 2 | URL
사진전 즐거우셨겠어요~^^♡ 프레이야님도 사진전 하실만큼 느낌있는 사진을 찍으시잖아요.
네! 책 자랑이 부러움을 일으키는 유일한 곳이 이곳인것 같아요.ㅎㅎ

mini74 2022-10-30 10: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말씀이 위로가 됐을거 같아요. 불쾌한 감정에 공감해주기는 어려운 일인데 미미님 👍

미미 2022-10-30 11:33   좋아요 2 | URL
요즘 이런 부분에 관심갖던 중이라 다행히 잘 대처한것같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미니님~♡

alummii 2022-10-31 10: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올영에서 미미님의 근본적인 인간애가 느껴집니다 ^^ 아마 알바생도 미미님의 눈웃음 한번에 큰 힘을 받으신걸꺼에요 😀

미미 2022-10-31 11:28   좋아요 2 | URL
알럼미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이런 상황일수록 이해와 배려가 필요한것 같아요😊
 





내 인생을 통틀어 가장 많이 꾼 꿈에는 어릴때 우리 가족이 살던 아파트가 등장하곤 했다. 어쩌면 가장 나빴던 기억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라고 짐작된다. 그 기억 중 하나는 그곳에 살던, 몇번은 나와 마주쳤을 5~6살쯤의 아이가 엘리베이터 출입문 고장으로 추락했고 그애 엄마가 바로 뒤에서 따라와 잡다가 함께 떨어진 사건이었다. 마치 그 장면을 내가 직접 본 것처럼 당시 일은 큰 충격이었고 수없이 내 머릿속에서,이후에는 내 꿈에서 여러방식으로 재생되었다. 친구들과 그 아이의 집에 가봤는데 그집 현관에는 혼자남은 아버지가 남긴 편지가 붙어 있었다. 또 하나의 기억은 우리 가족에 관한 것이었는데 그 이야기는 차마 여기에 꺼낼 수 없는 나의 개인적인 비극이다. 사건이 있던 날 내 안에서도 그 아이처럼 무언가가 추락했다.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나는 그 때 일을 아직 쓸 수가 없다. 그래서 자신의 고통을 드러내는 작가들의 글에 늘 놀라움과 대리만족, 슬픔을 동시에 느낀다. 루시는 글쓰기로 자신의 삶에 드리워진 그 어두운 베일을 서서히 걷어냈다. 그녀만의 방식으로, 만나는 사람들을 사랑하면서. 그건 사랑받지 못했던 자신을 스스로 사랑해주는 방법이기도 했다. 이런 사랑은 끝없이 갈구하게 된다는 면에서 욕망과 비슷하다. 캐서린이 향수로 과거의 냄새를 지웠다면 루시는 사랑하며 삶에 향기를 더했다. 그 향기는 그녀의 글에도 은은히 베어있다. 맡을 수 있는 사람들을 언제든 위로하기 위해서.



캐서린이 그에게 미친듯이, 되돌릴 수 없게 빠져든 것이 이때였다. 그녀는 그날 빌헬름의 연주만큼 아름다운 연주는 들어본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계절은 여름, 창문이 조금 열려 있고 바람이 불어와 커튼을 부드럽게 들칠 때 그는 피아노 앞에 앉아연주를 시작했다. 브람스의 곡이었는데, 그건 그녀가 나중에 안사실이었다. 그는 연주하고 또 연주했고, 그저 한두 번 그녀를슬쩍 올려다보았을 뿐이었다. 그러고는 일어서서 캐서린을 향해 고개를 살짝 숙인 뒤-그는 짙은 금발에 키가 컸다-그녀옆을 지나 다시 들판으로 나갔다.  - P77


나는 스스로에게, 어머니가 나를 사랑했다고 말해준다. 어머니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나를 사랑했을 것이다. 언젠가 그 사랑스러운 여자 정신과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소망은 결코죽지 않아요." - P108


그가 쇼팽의 에튀드 C#단조를 연주하는 것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생각했다. 이게 내가 원하는 전부야. 심지어 내가 그 생각을 하기는 했는지조차 모르겠다. 그저 그의 연주를 듣는 것 말고 세상에서 내가 원하는 다른 것은 없었다는 말이다. - P283



     





『오 윌리엄!』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소설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의 후속작이다. 첫 남편 윌리엄과의 오랜 결혼생활을 청산하고 첼리스트인 데이비드와 예순이 넘도록 살아오던 루시는 병으로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다. 과거 그녀에게 유일하게 집이 되어주었던 윌리엄과 계속 친구처럼 지내오던 루시. 어느 날 윌리엄의 세번째 아내가 어린 딸을 데리고 집을 나간다. 거실에 있던 러그까지 챙겨서. 충격에 빠진 윌리엄은 아내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았던 '조상찾기'를 통해 이미 고인이된 자신의 모친 캐서린의 숨겨진 과거와 이복 누이의 존재를 알게된다. 그는 루시와 함께 이복누이를 찾아간다. 이 여정을 통해 루시는 시어머니 캐서린의 숨겨진 과거와 자신의 과거가 비슷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니, 캐서린은 루시보다 더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늘 풍족하고 충만한 삶을 살아왔던 것처럼 행동했다. 늘 아들의 옆자리에 앉고 루시를 은근하게 자신과 구분짓곤 했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을 숨기기 위해 다른 것에 몰두하고 결국 스스로마저 속일 수 있을거라 믿는다. 하지만 도망칠수록 진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달리는 길을 점점 더 무겁게 만든다.





상처가 아니라면, 왜 쓰겠는가? 상처가 없으면 쓸 일도 없다. 작가는(학자도 마찬가지다)죽을 때까지 '팔아먹을 수 있는'덮어도 덮어도 솟아오르는 상처wound가 있어야 한다. 자기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경험을 쓰는 것이 아니다. 경험에 대한 해석,생각,고통에 대한 사유를 멈추지 않는 것이다. 그 자체로 쉽지 않은 삶이고, 그것을 표현한다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산을 넘는 일이다. ㅡ정희진,록산 게이의 『헝거』추천사 중에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범죄자들의 심리를 분석해주는 범죄심리학자 박지선교수가 SBS에서 『지선씨네마인드』라는 프로그램을 맡았다. 기존 영화평론에서 읽지 못했던 심리를 분석하는 방송이다. 최근 이 방송에서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이란 영화가 선정되었다. 미국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윌스미스가 시상자였던 크리스록이 윌의 아내를 두고 한 농담에 분노. 무대에 난입해 록의 뺨을 때린 일이 있었다. 당시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수군댔을테고 누구도 윌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는데 오직 한 사람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의 남주였던 브레들리 쿠퍼만이 윌을 안아주고 그에게 뭔가 위로의 말을 건네주었다고 한다. 『지선씨네마인드』에서 박지선 교수가 이 이야길하며 브레들리가 윌을 포옹하는 장면이 곧이어 방송화면에 나왔다. 박교수는 '이건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브레들리 쿠퍼가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서 맡은 역할 때문에 윌의 감정을 이해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브레들리 쿠퍼는 '연기'를 통해 조울증,분노조절 장애를 간접체험했지만 역할에 몰입함으로써 어느정도 그 슬픔,분노의 고통을 이해한것이다. 결코 실제 그런 일을 겪은 사람의 감정을 완벽하게 알 수는 없었겠지만 그 경험은 분명 그를 바꾸어놓았다. 






꾸밈없는 담백하고 서정적인 글쓰기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강점이다. 우리는 그녀의 글을 읽어내려가며 맥을 짚듯이 우리의 과거를 함께 떠올린다. 그곳에는 들춰보고 싶지 않던 고통도 있고 햇살처럼 영롱하고 따사로운 좋은 추억도 있다. 시간의 무게에 그저 흘려보냈던 일들이 스트라우트의 온건한 이야기와 함께 떠올라 의미를 되찾는다. 스트라우트의 글이 좋은 건 무엇보다 이런 점이다. 자신의 글을 쓰고 싶게 만들어준다. 용기를 북돋워준다. 자기 내면과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어쩌면 상처입은 자기 자신, 외면했던 자신과 화해할 수 있는 용기를 말이다. 자기 자신의 문제와 화해할 수 있는 사람만이 타인의 결점을 이해하고 그 자체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우리는 우리 삶의 시인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신화이며 미스터리다. 






니체에 따르면 모든 사람은 자기 삶이라는 시를 짓는 시인이 되어야 하며, 모든 개인은 자신의 특정한 운명의 범위 내에서 "스스로 법칙을 부여"(삶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우리가 저지르는 실수, 심지어 우리의 잘못된 선택조차도 자아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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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0-24 17: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은 이미 북플계의 신화
빛💡입니다
땡투를 👆누르게 만드는 글
담달 이달상 예감이 백퍼센트 🤗

미미 2022-10-24 17:49   좋아요 3 | URL
스콧님 덕분에 밀린 숙제를 끝낸 기분입니다.ㅋㅋㅋ
이 만족감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친절한 알라딘이
이달상을 준다면 절대 거절하지 않을거예요😆
자꾸 스콧님 따라 다른 책이나 영화랑 연결해서 생각하게 되네요ㅋ

scott 2022-10-24 17:52   좋아요 4 | URL
영화 실버라이닝 좋아해서 대사까지 외울 정도 🙊
브레들리 쿠퍼도 오랜세월 알콜중독 때문에 고생 했었다고 합니다 😊

미미 2022-10-24 17:59   좋아요 3 | URL
그런 일도 있었군요?!! 저 이 영화 전혀 관심 없었는데 이 프로에서 보고 바로 봤어요. 명대사도 많고 감동적이었어요. 브레들리 쿠퍼 알콜중독도 이겨냈다니 더 호감입니다🤭

페넬로페 2022-10-24 18: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 자신에게도 솔직하지 못해 일기도 잘 못 쓰는 사람인데 작가들은 정말 대단하죠! 어릴때의 강렬한 기억들이 그 뒤의 삶을 지배할 비율이 높은 것 같아요.
내가 경험해보지 못하면 남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어 우리는 그렇게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가봐요.
지선씨네마인드,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미미 2022-10-24 18:22   좋아요 5 | URL
일기를 쓰면 좋다 많이들 이야기하지만 그런면에서 진솔하게 쓰기가 힘든것 같아요.
요즘은 그나마 좀 나아졌지만 저도 아직 잘 못 써요. 이런 소설 읽을때마다 그래도 써야겠다
자꾸 다짐하게됩니다.ㅎㅎㅎ
저는 예전에 저만 기억에 사로잡혀 사는 줄 알았어요. 아니 에르노나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같은
작가들의 글을 읽으며 많이 놀라요. 이런 이야기는 그 어떤 허구보다 더 강렬하고 파장이
크다고 느끼구요. 지선씨네마인드 재밌어요 페넬로페님!
지난주에 <위플래쉬>를 스릴러로 해석한것도 흥미진진했어요.^^*

서곡 2022-10-24 18: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브래들리 쿠퍼의 행동에 대한 설명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재미있게 본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제니퍼 로렌스 매력적이었고 아버지 역 로버트 드니로도 듬직했죠 드니로와 쿠퍼가 꽤 친해졌다고 읽은 거 같아요 원작도 읽었는데 영화와는 내용이 좀 다르더라고요.

미미 2022-10-24 18:29   좋아요 3 | URL
윌스미스를 안아준 장면보고 울컥했어요.ㅜ.ㅜ 서곡님도 이 영화 보셨군요?
제니퍼 로렌스 연기 좋았고 로버트 드니로는 워낙 애정하는데 여기서
강박적 아버지 역할도 사랑스러웠어요.ㅋㅋㅋ두 사람 <리미트리스>에서도
함께 나오는데 은근 캐미가 좋아보여요ㅋ 오오! 원작도 있군요? 찾아봐야겠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서곡님^^*

새파랑 2022-10-24 18: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첫 남편과 친구로 지내다니 역시 미국은 개방적인 나라가 맞습니다~!! 미미님 이제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에 빠지셨군요~!! 서정적인 글쓰기라니 재미있을거 같아요 ^^

미미 2022-10-24 18:33   좋아요 4 | URL
맞아요 새파랑님!!ㅋㅋㅋ그런 면들이 흥미로웠어요.우리 정서에는 잘 지내기 힘들것 같은데
상대의 아내와도 다같이 만나기도하고 서로 파티에 가구요. 의지가 되어주는
장면들 읽으면서 이렇게 지내는것도 힘이 되겠다,나쁘지 않겠다 싶었어요.
많은 추억을 함께 나눈 사람들이니 이게 맞는것 같기도 하고요.
스트라우트 전작하고 싶어요.^^*

프레이야 2022-10-24 18:3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첫 문단 감동입니다!
미미 님의 드러내지 못한 어릴 적 상처가 무엇인지 상세히 적지 않아도 우리는 어느 정도 그냥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런 게 있어요.
상처가 아니면 무얼 쓰겠습니까 맞아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저도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거의 다 좋아하실거에요. 스트라우트 글의 매력과 어딘지 연결되는 성격이 있네요. 윌리엄 읽고 루시 바턴 읽었는데 참 좋습니다. 그냥 은근히 심장이 묵지근해지면서 좋으네요. ^^
올리브 키터리지 이후 다시요.

미미 2022-10-24 18:43   좋아요 5 | URL
글쓰기는 그런 면에서 스스로 치유하는 방식이자, 타인을(독자)치유하는 길인것 같아요.
<오 윌리엄!>읽다가 몇번을 울었는지...갖가지 생각이 이어져서 잊지못할 경험이었어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이 감동적인 영화를 전 이제야 봤네요!ㅋㅋㅋ프레이야님도 두 권다
읽으셨군요?! 넘 좋지요? 평범한 문장들의 조합같은데 마음에 파고드는 힘이 있었어요.
저도 올리브 키터리지랑 다 읽어보고 싶어요^^*

서곡 2022-10-24 19: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네 리미트리스도 재미있죠 ㅎ 아마 그 작품에서 만난 후 쿠퍼가 실버라이닝도 드니로랑 같이 하자고 했나 그럴 겁니다 ㄹㅁㅌㄹㅅ도 원작이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미미 2022-10-24 19:18   좋아요 3 | URL
저도 그렇게 들은 기억이 있어요.ㅎㅎ진짜 아들,아버지가 보고 부러워할듯합니다ㅎㅎ 서곡님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고 계셔서 항상 도움이 많이됩니다.*^^*

서곡 2022-10-24 19:21   좋아요 2 | URL
아앗 별말씀을요 ㅋ 영화 대화 즐거워서 댓글이 길어졌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10-24 20: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노래가 이 가을 저녁에 무척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미미님의 글을 읽어서인지? 미미님의 글 분위기와도 잘 어울리기도 하다는 생각 두 가지를 해 봅니다.
미미님의 과거의 기억들이 가져다 주는 오랜 상처를 보듬어 드리고 싶네요^^
우리도 어쩌면 이렇게나마 글로 써버리고 자가 치유하고 있는 중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드네요.
작가들은 글빨이 있으니 더욱 복잡 미묘하게 하나의 사건?으로 잘 버무려 소설을 쓰겠죠? 아무리 미화시켰다지만, 작가의 자전 소설이었다고 후기부분의 글을 접하면 그 소설은 좀 아프게 다가오기도 하더라구요. 그래도 우린 작가가 그 소설을 통해 자가 치유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봄으로서 용기를 얻게 되는 것도 같구요?!!!!
미미님의 글도 그러한 용기를 줄 때가 많아요.
그러니 처지지 마시고, 계속 쓰세요. 저도 글을 계속 쓰시라고 얘기하고 다니시는 다락방님 빙의가 되어가는 것 같긴 합니다만^^;;;
글을 씀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분들이 계셔요. 미미님은 그 중 한 분이십니다!
그러니 계속 써 주세요. 쓰기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과 열정이 간접적으로 느껴지기에 미미님의 글을 읽으면 저 또한 치유되는 기분이에요^^

미미 2022-10-24 21:11   좋아요 3 | URL
아 나무님!! 이 노래를 알아봐주셔서 감사해요.(>.<*) 요즘 하는 <가우스 전자>란 드라마에 나온 곡인데
유쾌 발랄한 그 드라마 분위기와 달리 슬픈 멜로디의 이 곡이 넘 좋아서 제가 이 소설 읽을 때 배경으로
들었었어요. 원래 책 읽을 때 음악 잘 안듣고 간혹 듣더라도 클래식을 틀어놓는 편인데요,
이 곡은 참 잘어울리더라구요.

말씀처럼 자전 소설이 가진 힘,치유력에 공감만땅입니다. 저랑 비슷한 경험이나
비슷하게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읽으면서 ‘아! 나만 이런게 아니구나, 이 사람은 이렇게 잘 해내고 있구나!‘하는 감정의 동요,전율을 느껴요. 말로 하는 그 어떤 위로보다 심장에 짜릿한 흔적을 남기기도 하구요.

제 그늘을 이해하고 포용해주시는 나무님 글에 저도 용기를 얻고 힘이 납니다.
맞아요! 다락방님도 그러시죠ㅎㅎㅎ
예전에 다락방님이 비타님에게 글을 쓰라고 응원한 댓글을 읽고 크게 감동받았었어요.
나무님 글도 나무님도 닉네임처럼 늘 든든하게 이곳에서 울타리가 되어주고 계십니다.
닉넴 앞으로도 바꾸지 마세요!!ㅎㅎㅎ 나무님 오늘 말씀 감사해요~💗

바람돌이 2022-10-24 21: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윌리엄은 볼거지만 미미님 글 쓸때 저렇게 다른 책들 연결해서 유려하게 쓰시는거 보면 늘 감탄해요.
저게 어떻게 가능하죠? 저는 어떤 책도 영화도 돌아서면 다 까먹는데.... 다 적어두시나요?
저도 알라딘에 밑줄긋기로 적어두지만 머릿속에서 다 휘발되어서 뭘 꺼내서 봐야하는지 모르는데요.
아 진짜 부러운 능력. 글도 잘 쓰시지만 저렇게 적절하게 책들을 엮어내는 능력은 저에겐 넘사벽으로 보여서 부러워죽겠어요. ^^

미미 2022-10-24 22:50   좋아요 2 | URL
마침 읽고 있는 책들에 연결되는 지점들이 보였어요. 저도 책을 읽고나면, 영화도 보고나면 곧잘 잊어버려서 스마트폰 메모장에 생각나는건 그때그때 적어두긴해요. 오늘 이 후기 쓰면서 억지스러워 보임 어쩌나, 나한테만 관련있어 보이는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바람돌이님이 칭찬해주시니 의욕이 납니다.ㅎㅎ*^^*

에구구 글이야 워낙 바람돌이님이 저보다 잘 쓰시잖아요. 저는 작가들의 좋은 발췌문으로 부족한 제 글을 가리고 보완하느라 늘 애를 쓰는 편입니다.(>.<=)>

다락방 2022-10-25 08: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윌리엄을 벌써 읽으셨군요! 인용해주신 구절과 또 미미 님의 글을 읽으니, 그럴 줄 알았지만 역시나 스트라우트의 글은 좋을 것 같네요. 으.. 좋아하는 작가가 있고 그 작가의 신간을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 아닙니까!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은 저는 책으로 먼저 보고 영화로 보았는데, 책 내용이 잘 기억이 안나서 지금 2013년에 제가 쓴 글 찾아보고 왔거든요. ㅋㅋ 영문학 교사인 남주의 전 아내가 나오고 그리고 문학에 대해서도 수차례 언급되는 책이네요. 음, 그런 책은 좋은 책입니다. ㅎㅎ

미미 2022-10-25 09:15   좋아요 2 | URL
스트라우트의 책을 언젠가 읽어보고싶은 마음은 한가득이었는데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어요! 여러모로 공감도 되고 저 자신에 대해서도 다른 방향에서 생각해볼 수 있어 뜻깊었습니다.ㅎㅎ
이런 감정은 마치 새로 태어나는 느낌을 주어 짜릿하기도 했고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책으로는 어떨지 궁금해요!
다락방님 글도 찾아보고 책도 수배해야겠어요. 문학에 대해서도 수차례 언급된다니 오오 솔깃합니다~♡ 그럼요! 그런 영화도 책도 분명 좋지요.ㅎㅎ 다락방님 책부터 읽으셨다니 제 마음이 또 급해집니다^^*

거리의화가 2022-10-25 14: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자신을 진실하게 마주하는 것에 가장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살다보니 포장 능력만 늘더라구요^^; 실상은 없으면서 나를 들여다볼 용기는 없나 돌아보게 됩니다.
작가들은 먼저 자신을 대면하고 솔직해진 사람들이란 생각이 드네요. 아직 스트라우트 한 작품(올리브 키터리지)밖에 읽지 않았지만 느낌이 좋았습니다. 이 책도 그럴 거란 생각이 들어요.
미미님 계속 쓰셔야 합니다. 암요^^

미미 2022-10-25 16:31   좋아요 2 | URL
화가님~♡ 올리브 키터리지 읽어보셨군요!! 그 책도 대표작이라는데 궁금하고 설레네요.^^*

여성작가들의 자신을 드러낸 글쓰기, 그 용기가 마음에 닿아서 요즘 싱숭생숭 생각이 많습니다.ㅎㅎ
‘자신에게 솔직해지기!‘이 말도 넘넘 좋네요. 작가들은 계속 쓰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분명히 들여다보니 그렇게 되는걸까요? 역시 쓰는것만이 나로 사는 방법이라는 결론을 마주합니다. 네!! 화가님도 계속 함께 써주실거라 믿습니다.(>.<*)

기억의집 2022-10-27 09: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윌리엄의 세번째 아내가 … 세번째라는 단어가 각인되네요. ㅠㅠ 루시와 그냥 친구로 남아 있기를!!! 다시 합치지는 않겠죠???
예전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수치심과 상처네 대한 기억을 말로 하면 그게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심리 상담이 중요한 것이라고.. 글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해요. 록산 게이가 신작을 냈군요. 전 리베카 솔닛보다 록산 게이 글이 읽기 쉬워서 록산 게이를 더 선호해요 솔닛 글은 너무 어려워서.. 읽다가 포기하게 되네요!!

미미 2022-10-27 09:43   좋아요 2 | URL
네ㅎㅎ이후에도 다른 여자와 데이트를 하는데 루시에게 어떠냐고 물어볼정도예요. 완전한 친구가 되었다고 느꼈어요.^^*
기억의집님 말씀처럼 그런 이유로 작가들이 자기고백적 글쓰기, 소설 쓰기를 하는것 같아요. 스스로 치유하는 동시에 비슷한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이 읽으면 덩달아 어느정도 해소되는거죠. 아 문학의 가치를 새삼 깨닫습니다. 저도 솔닛보다는 록산 게이의 글이 쉬워보이는데 둘다 나름대로 글을 잘 써서 좋아합니다^^*

독서괭 2022-10-27 20: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멋진 페이퍼를 이제 읽었네요. <오, 윌리엄> 보고 싶네요. 루시바턴도 ㅠㅠ
상처를 쓴다, 작가들이 ‘쓰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하는 지점이 그런 걸까요? 상처가 있다고 다 작가가 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내 상처를 들여다보고 다른 이에게까지 확장해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미미님의 상처도 언젠가 글로 써내실 수 있기를..

미미 2022-10-27 20:55   좋아요 3 | URL
저는 그걸 이제야 깨달았어요. 소설에 대해서도 그냥 다 창작인줄 알았거든요.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내고 해소할 수 있겠구나 길이 보인다는 느낌? 물론 저는 소설을 쓰겠다는건 아니지만
이렇게 하던대로, 내 나름대로 조금씩 풀어내는것만으로도 점점 편안해지고 뭔가가 바뀌는것 같아요^^*

scott 2022-10-31 22:27   좋아요 1 | URL
미미님 소설 쓰신다면
1등 구매자 예약 하기롱
•°•∧__∧
•( • _ •。)
•°(nnノ) ____

mini74 2022-10-30 10: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트라우트 글쓰기의 강점에 공감합니다. 캐서린도 궁금하고 저도 얼릉 읽어봐야겠어요. *^^*

미미 2022-10-30 11:35   좋아요 2 | URL
캐서린 너무 궁금합니다. 다른분 말씀에 글이 좀 쎈편이라고해서 더더 궁금요. 이 책 좋았어요 미니님! 마음에 드실거예요♡^^♡

2022-11-09 15: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2-11-09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2022-11-09 16: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22-11-10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2관왕 축하드려요**
잘 계시는지 넘 궁금해요**

희선 2022-11-16 0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는 자기 이야기라 해도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자기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는군요 미미 님 축하합니다


희선
 

권위에 대해.
나는 작문을 가르칠 때 그 일을 오래 했다권위에 대해 말했다. 가장 중요한 건 글을 쓸 때 권위를 가지는 것이라고 학생들에게 말해주었다. - P168

호텔방 의자에 앉아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나는 윌리엄의 말이 사실이었음을 깨달았다. 나는 자기 몰두적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기억 하나가 떠올랐는데, 그 시절에 한번은 베카와함께 뉴욕에서 점심을 먹다가 대학생이던 그애가 집에 와 있을 때였다—그애가 뭔가 말하려고 하는데(지금도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내가 그애의 말을 가로막고 내 편집자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와 편집자 사이의 갈등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자 베카가 불쑥 말했다. "엄마! 제가 말을 하려고 하는데 엄마는 그저 편집자 이야기만 하고 있네요!" 그러더니 베카는 울음을 터뜨렸다. - P191

"그만하자." 내가 말했다. "중요하지 않아." 그 일은 더이상내게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 말을 할때 내 안에서 물이 찰랑이는 듯한 작은 감각이 일어나긴 했지만.
그러나 나는 생각했다. 그가 조앤하고 결혼해서 살 때도 그랬고,
에스텔하고 결혼해서 살 때도 그랬다면, 그를 그렇게 만든 건 내가 아니었던 거네? 그러니까 나 때문이 아니었던 거네? 나는 믿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가 전날 밤 선택에 대해서 말한 것을 떠올렸다. 그는 자신의 그런 면에 대해 아마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것이다. 내가 어떻게 알겠는가?
나는 모른다. - P208

로이스가 간단하게 말했다. "당신이 그렇게 썼잖아요."
"내가 썼다고요?" 나는 물었다.
"당신 책에서요-당신 회고록." 로이스는 손가락으로 내 오른쪽에 있는 책장을 가리켰다. 그러고는 의자에서 일어서서 그쪽으로 다가가 내 회고록-하드커버였다—을 꺼내 왔고, 나는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거기 내 책 전부가 가지런히 꽂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 P224

오 맙소사, 나는 생각했다. 그리고 말했다. "아니죠, 당연히 아니에요." 그리고 덧붙였다. "오, 하지만 그 시점에 그녀가 가진건 그것뿐이었어요. 아들."
"맞아요." 로이스가 대답했다. "당신이 맞아요." 그리고 그녀는 더 작은 목소리로 "당신이 맞아요"라고 반복해서 말했다. 그런 다음 자기 발을 흘끗 보더니 고개를 들고 말했다. "그리고 그뒤로 계속 그 일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그때 내가 그녀에게 조금더 공감해줄 수도 있었겠죠."  - P232

나는 그를 좋아했다. 아마사랑했을 것이다. 나는 만나는 모든 사람과 사랑에 빠졌다.  - P242

마침내 당신이어떤 가정에서 자랐는지 알게 됐을 때, 우리가 결혼한다고 말하려고 당신 가족을 만나러 당신 집에 간 그날 말이야, 루시, 나는당신이 어떤 집에서 자랐는지 알고 거의 까무러칠 뻔했어. 당신이 그런 집에서 자랐을 줄은 정말 몰랐어. 그리고 계속 생각했지. 그런데 어떻게 지금 이런 모습일 수 있지? 이런 가정에서 자랐는데 어떻게 그렇게 생기가 넘칠 수 있지?"  - P248

나는 여전히 당신이 어떻게 그걸 해냈는지 모르겠어. 당신은 독특한 사람이야, 루시, 당신은 특별한 영혼이야. 그날 막사에 갔을 때 당신이 두 개의 우주인지 어딘지 사이를 오갔다고 했던 거, 나는 믿어, 루시, 당신은 특별한 영혼이니까. 세상에 당신 같은 사람은 결코 있었던 적이 없어." 잠시 뒤그가 덧붙였다. "당신은 사람들의 마음을 훔쳐 루시." - P249

나는 한편으로는 스스로를 투명인간이라 생각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사회에서 이질적인 존재로 여겨지는 게어떤 기분인지 알기 때문이다. 다만 내 경우에는 사람들이 겉모습을 보고는 아무도 그걸 눈치채지 못한다는 것만 달랐다.  - P254

지금까지 미처 생각지 못했었다. 남편에게 나를 위로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는 사실을-오, 그건 말할 수 없이 끔찍한 일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있었다.
그것이 삶이 흘러가는 방식이다. 우리는 많은 것을 너무 늦을때까지 모른다는 것. - P257

그 순간 나는 그녀를 거의 사랑했다. 나는 말했다. "당신이 하려는 말이 뭔지 정확히 알겠어요." 나는 에스텔이 내 얼굴을 보고 그게 진심이라는 걸 알아봤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녀가나를 두 팔로 감싸안았고 우리가 서로의 뺨에 키스했으며, 그녀가 이내 울먹거리며 이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고마워요, 루시."
그리고 그녀는 포옹을 풀고, 나를 보며 말했다. "오, 루시, 당신을 만나서 정말 좋았어요." - P271

나는 그 집 창문 앞을 지나면서 이렇게 생각하곤 했다. 나는 이런 사람이 될 거야. 나는 이걸 가질 거야.
하지만 나는 작가였다.
그리고 그것은 소명이다. 나는 내게 글쓰기에 대해 무언가를가르쳐준 유일한 사람이 어떤 말을 했는지 떠올린다. "빚을 지지말고, 아이를 낳지 마라.
하지만 나는 내 일을 원한 것 이상으로 아이들을 원했다. 그리고 아이들을 가졌다. 하지만 나는 일도 필요했다.
그래서 요즘은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좋았을 거라고종종 생각한다―이 생각은 어리석고 감상적이고 바보 같지만,
여전히 떠오르곤 한다. - P275

그가 쇼팽의 에튀드 C#단조를 연주하는 것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생각했다. 이게내가 원하는 전부야. 심지어 내가 그 생각을 하기는 했는지조차모르겠다. 그저 그의 연주를 듣는 것 말고 세상에서 내가 원하는다른 것은 없었다는 말이다. - P283

"저기, 귀찮게 해서 죄송하지만,
저는 루시라고 하고, 당신을 사랑해요." 내가 그런 말을 했다니,
믿을 수 없었다! 그리고 덧붙였다. "오, 당신의 음악을 사랑한다는 말이에요." 그러자 그 불쌍한 남자는 키가 거의 나와 비슷했는데-키가 크지 않았다는 말이다그 자리에 서서 이렇게 말했다. "음, 감사합니다." 그러고는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아니에요, 제가 정말 죄송해요. 미친 소리로들리죠. 그냥 제가 당신의 음악을 몇 년째 사랑하고 있다는 뜻이었어요." - 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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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0-24 1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ㅅ💖👍

미미 2022-10-24 12:57   좋아요 1 | URL
🥰 👍👍

프레이야 2022-10-25 0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권위에 대한 문장 인상적이었어요 저도^^
귀퉁이 찌그러져 교환 신청했고 오늘 다시 옵니다. 좋아라요. ~

미미 2022-10-25 09:52   좋아요 1 | URL
프레이야님 저도 모서리 때문에 교환신청했었어요! 인상적인 문장이 많죠? 아 이 책도, 스트라우트도 사랑합니다🤭
 

슬픔은 당신이 유리로 된 아주 높은 건물의 긴 외벽을 미끄러져 내려오는데 당신을 보는 사람이아무도 없는 것과 같다. - P9

밤에 그는 종종 공포를 느꼈다. - P15

솔직히 말하고 싶다. 나는 여전히 겁을 많이 먹는다고. 분명어린 시절에 내게 일어난 일 때문이겠지만, 나는 걸핏하면 몹시겁에 질린다. 한 예로, 거의 매일 저녁 해가 지면 나는 여전히 무섭다. 아니면 이따금 뭔가 끔찍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분이들면서 공포를 느낀다. 하지만 처음 윌리엄을 만났을 때는 나 자신의 이런 면을 알지 못했고, 그 모든 게… 오, 그냥 내가 원래그런 사람이라고 느꼈다. - P28

"루시, 당신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가 완전히 진행된 경우로군요." 어느 면에서 그것이 내게 도움이 되었다. 그러니까 뭔가에이름을 붙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 P28

같이 있어서 안전하다는 느낌이 들었던 사람은 윌리엄이 유일하다고. 그가 내가 가져본 유일한 집이라고.
내가 파티에서 그냥 나와버리지 않았다면 팬 칼슨에게 그 이야기를 했을지도 모른다. - P52

그날 캐서린은 내게 말했다. "나도 우울해질 때가 있어." 그래서 나는 놀랐다. 내가 아는 누구도, 어떤 어른도 그런 말을 해준적이 없었고 게다가 그녀는 그걸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캐서린은 나를 다시 안아주었다. 나는 늘 그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그녀의 가슴속에는 그런 다정함이 있었다. - P59

 나는 크리시에게 다시 임신할 수 있을 거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게 그애가 들어야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저 크리시를 안아주었고, 얼굴에 흘러내린 머리칼을 옆으로 부드럽게 넘겨주었다. "엄마" 크리시가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딸이 태어나면 루시라고 부르려고 했어요." - P61

보도를 걷다가 나는 어머니가 내게 사랑한다는 말을 한 번도해준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떠올렸고, 크리시가 태어날 아기를루시라고 부르려고 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애는 나를 사랑했다, 내 딸이!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놀라웠다. 솔직히 감동적이었다. - P62

그해에 윌리엄이 내게 책을 읽어주던 게 기억난다. 어린이용책이었지만, 어느 정도 나이를 먹은 아이들을 위한 책이었고, 그가 어렸을 때 좋아하던 책이었다 스스로 자기 삶을 개척한 소년에 대한 내용이었다. 매일 밤 우리가 침대에 누워 있는 동안그가 몇 페이지씩 읽어주었지만, 그러는 동안에도 나는 다른 무엇보다 윌리엄에 대한 욕망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가 불을 끄고내 몸에 손을 뻗지 않으면ㅡ대부분의 밤에 손을 뻗었다―공포와 상실감을 느꼈다. 나는 그 정도로 그를 원했다. - P72

진실은 이것이다. 그 느낌은 영영 사라지지 않았다.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그와의 결혼생활 내내 나는 그것을 느꼈고-밀물과 썰물처럼 오갔다―그 느낌은 정말 끔찍했다. 윌리엄에게, 심지어 나 자신에게도 설명할 수 없었지만, 그것은 내 옆에 종종 머물러 있는 은밀하고 조용한 공포였고, 밤에그와 함께 침대에 있을 때도 나는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 P73

그리고 그때, 아기가 태어난 뒤로 정말 눈에 띄게 말이 없어진 윌리엄이 내게 말했다. "저기, 루시, 난 아기가 아들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아."
내 내면 깊은 곳에서 뭔가가 쿵 떨어지는 것 같았고, 나는 그것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늘 그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당시에 나는 생각했다.
음, 적어도 그는 솔직하기는 하잖아.
우리에게는 이렇게 서로에게 놀라거나 실망하는 일들이 있었다. 그게 내가 하려는 말이다. - P75

캐서린이 그에게 미친듯이, 되돌릴 수 없게 빠져든 것이 이때였다. 그녀는 그날 빌헬름의 연주만큼 아름다운 연주는 들어본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계절은 여름, 창문이 조금 열려 있고 바람이 불어와 커튼을 부드럽게 들칠 때 그는 피아노 앞에 앉아연주를 시작했다. 브람스의 곡이었는데, 그건 그녀가 나중에 안사실이었다. 그는 연주하고 또 연주했고, 그저 한두 번 그녀를슬쩍 올려다보았을 뿐이었다. 그러고는 일어서서 캐서린을 향해 고개를 살짝 숙인 뒤-그는 짙은 금발에 키가 컸다-그녀옆을 지나 다시 들판으로 나갔다.  - P77

어린 시절 나는 언니든 오빠든 거짓말을 하면, 심지어 하지 않았더라도 부모님이 우리가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하면, 우리는입안을 비누로 씻어야 했다. 그것이 그 집에서 우리에게 일어난최악의 일은 아니었고, 그래서 지금 여기서 그 이야기를 하려고한다. 우리는 작은 거실의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웠고, 거짓말을한 사람이 누구건 간에 예를 들어 언니 비키가 거짓말을 했다고 치면 나머지 두 아이, 오빠와 나 중 하나는 언니의 팔을 잡아 누르고 나머지 하나는 언니의 다리를 잡아 눌러야 했다. 그러고 나면 어머니는 부엌에서 접시 닦는 행주를 가져다가, 욕실로가서 그것에 비누를 묻힌 다음 비키가 혀를 내밀면 입안에 행주를 쑤셔넣은 뒤 구역질을 할 때까지 계속 문질렀다.
나이를 먹고 생각하니, 부모님이 이 행위에 나머지 아이들을개입시킨 것은 무의식적으로 머리를 아주 잘 쓴 것 같다. 그 집에서 일어난 모든 일이 그랬듯, 그게 우리를 갈라놓았다. - P81

이걸 한번 이해하려고 해보라.
대형 코르크판이 있고 그 판에 지금껏 살아온 모든 사람의 핀이 꽂혀 있다면, 거기 내 핀은 없을 거라고 나는 늘 생각했다.
나는 내가 투명인간이라고 느낀다. 그게 내가 하려는 말이다. - P82

 그가 조앤에 대해 말했을 때, 나는 내가죽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여자들에 대해 들을 때도죽을 것 같다는 생각은 이미 했었다. 하지만 이 조앤이라는 여자는 수도 없이 우리집에 찾아왔고, 어느 여름 내가 아파서 병원에입원했을 때 내 딸들을 병실로 데려오기도 했으며, 예전부터 남편의 친구이자 내 친구였다.


내 안에서 튤립 줄기가 툭 꺾였다. 나는 그렇게 느꼈다.튤립은 꺾인 채로 내 안에 남았고, 결코 다시 자라지 않았다.

나는 그후로 좀더 진실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 P98

크리시가 여름에 카시트에 앉은 채ㅡ세 살이었다ㅡ투정을 그치지 않자 윌리엄이 차를 한쪽에 세우고 손가락으로 크리시를 가리키며 "자, 내 말 잘 들어, 네가 아빠속을 뒤집어놓기 시작하는구나" 하고 말한 이야기도 했다. 그러자 크리시는 몸을 앞으로 숙이고 "아니요, 아빠가 내 말을 잘 들어요. 아빠가 내 속을 뒤집어놓기 시작했다고요" 하고 말했다.
우리 모두 그 이야기를 좋아했고, 그 얘기가 나오면 늘 그러듯나는 이 말을 보탰다. "네 아빠가 나를 쳐다봤고, 나는 네 아빠를쳐다봤어. 그리고 아빠는 다시 차를 몰기 시작했지. 그뒤로 우리는 힘을 가진 사람이 누군지 알게 됐고."  - P103

나는 스스로에게, 어머니가 나를 사랑했다고 말해준다. 어머니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나를 사랑했을 것이다. 언젠가그 사랑스러운 여자 정신과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소망은 결코죽지 않아요." - P108

나는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 "요즘 밤의 공포는 어때, 윌리엄?"
윌리엄이 손을 펴고 말했다. "사라졌어." 그리고 덧붙였다. "사는게 더 나빠지니까 멈췄어." - P134

사람들은 외롭다, 그게 내가 하려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아는 사람들에게 할 수 없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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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10-24 0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종일 읽으시나봐요. 미미님^^ 서재에서 핫한 책들은, 미미님 서재에 가면 한 번에 다 만나보게 되니!!

저처럼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미입문, 초심자는 [올리브 카터리지]부터 읽고, 읽어야겠죠?^^

미미 2022-10-24 07:42   좋아요 1 | URL
종일 책만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ㅎㅎ

저도 이번에 <내 이름은 루시 바턴>으로 처음 만나봤어요 얄라님~♡ 이번에 나온 <오 윌리엄!>과 연결된다고 해서요.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어요.*^^*

새파랑 2022-10-24 12: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밑줄이 엄청나게 많네요~!! 역시 천재~!!

미미 2022-10-24 12:58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눈에 무리가 될까봐 요즘 밑줄 자제했는데 안 올릴수가 없는 작품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