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통틀어 가장 많이 꾼 꿈에는 어릴때 우리 가족이 살던 아파트가 등장하곤 했다. 어쩌면 가장 나빴던 기억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라고 짐작된다. 그 기억 중 하나는 그곳에 살던, 몇번은 나와 마주쳤을 5~6살쯤의 아이가 엘리베이터 출입문 고장으로 추락했고 그애 엄마가 바로 뒤에서 따라와 잡다가 함께 떨어진 사건이었다. 마치 그 장면을 내가 직접 본 것처럼 당시 일은 큰 충격이었고 수없이 내 머릿속에서,이후에는 내 꿈에서 여러방식으로 재생되었다. 친구들과 그 아이의 집에 가봤는데 그집 현관에는 혼자남은 아버지가 남긴 편지가 붙어 있었다. 또 하나의 기억은 우리 가족에 관한 것이었는데 그 이야기는 차마 여기에 꺼낼 수 없는 나의 개인적인 비극이다. 사건이 있던 날 내 안에서도 그 아이처럼 무언가가 추락했다.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나는 그 때 일을 아직 쓸 수가 없다. 그래서 자신의 고통을 드러내는 작가들의 글에 늘 놀라움과 대리만족, 슬픔을 동시에 느낀다. 루시는 글쓰기로 자신의 삶에 드리워진 그 어두운 베일을 서서히 걷어냈다. 그녀만의 방식으로, 만나는 사람들을 사랑하면서. 그건 사랑받지 못했던 자신을 스스로 사랑해주는 방법이기도 했다. 이런 사랑은 끝없이 갈구하게 된다는 면에서 욕망과 비슷하다. 캐서린이 향수로 과거의 냄새를 지웠다면 루시는 사랑하며 삶에 향기를 더했다. 그 향기는 그녀의 글에도 은은히 베어있다. 맡을 수 있는 사람들을 언제든 위로하기 위해서.



캐서린이 그에게 미친듯이, 되돌릴 수 없게 빠져든 것이 이때였다. 그녀는 그날 빌헬름의 연주만큼 아름다운 연주는 들어본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계절은 여름, 창문이 조금 열려 있고 바람이 불어와 커튼을 부드럽게 들칠 때 그는 피아노 앞에 앉아연주를 시작했다. 브람스의 곡이었는데, 그건 그녀가 나중에 안사실이었다. 그는 연주하고 또 연주했고, 그저 한두 번 그녀를슬쩍 올려다보았을 뿐이었다. 그러고는 일어서서 캐서린을 향해 고개를 살짝 숙인 뒤-그는 짙은 금발에 키가 컸다-그녀옆을 지나 다시 들판으로 나갔다.  - P77


나는 스스로에게, 어머니가 나를 사랑했다고 말해준다. 어머니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나를 사랑했을 것이다. 언젠가 그 사랑스러운 여자 정신과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소망은 결코죽지 않아요." - P108


그가 쇼팽의 에튀드 C#단조를 연주하는 것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생각했다. 이게 내가 원하는 전부야. 심지어 내가 그 생각을 하기는 했는지조차 모르겠다. 그저 그의 연주를 듣는 것 말고 세상에서 내가 원하는 다른 것은 없었다는 말이다. - P283



     





『오 윌리엄!』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소설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의 후속작이다. 첫 남편 윌리엄과의 오랜 결혼생활을 청산하고 첼리스트인 데이비드와 예순이 넘도록 살아오던 루시는 병으로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다. 과거 그녀에게 유일하게 집이 되어주었던 윌리엄과 계속 친구처럼 지내오던 루시. 어느 날 윌리엄의 세번째 아내가 어린 딸을 데리고 집을 나간다. 거실에 있던 러그까지 챙겨서. 충격에 빠진 윌리엄은 아내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았던 '조상찾기'를 통해 이미 고인이된 자신의 모친 캐서린의 숨겨진 과거와 이복 누이의 존재를 알게된다. 그는 루시와 함께 이복누이를 찾아간다. 이 여정을 통해 루시는 시어머니 캐서린의 숨겨진 과거와 자신의 과거가 비슷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니, 캐서린은 루시보다 더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늘 풍족하고 충만한 삶을 살아왔던 것처럼 행동했다. 늘 아들의 옆자리에 앉고 루시를 은근하게 자신과 구분짓곤 했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을 숨기기 위해 다른 것에 몰두하고 결국 스스로마저 속일 수 있을거라 믿는다. 하지만 도망칠수록 진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달리는 길을 점점 더 무겁게 만든다.





상처가 아니라면, 왜 쓰겠는가? 상처가 없으면 쓸 일도 없다. 작가는(학자도 마찬가지다)죽을 때까지 '팔아먹을 수 있는'덮어도 덮어도 솟아오르는 상처wound가 있어야 한다. 자기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경험을 쓰는 것이 아니다. 경험에 대한 해석,생각,고통에 대한 사유를 멈추지 않는 것이다. 그 자체로 쉽지 않은 삶이고, 그것을 표현한다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산을 넘는 일이다. ㅡ정희진,록산 게이의 『헝거』추천사 중에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범죄자들의 심리를 분석해주는 범죄심리학자 박지선교수가 SBS에서 『지선씨네마인드』라는 프로그램을 맡았다. 기존 영화평론에서 읽지 못했던 심리를 분석하는 방송이다. 최근 이 방송에서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이란 영화가 선정되었다. 미국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윌스미스가 시상자였던 크리스록이 윌의 아내를 두고 한 농담에 분노. 무대에 난입해 록의 뺨을 때린 일이 있었다. 당시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수군댔을테고 누구도 윌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는데 오직 한 사람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의 남주였던 브레들리 쿠퍼만이 윌을 안아주고 그에게 뭔가 위로의 말을 건네주었다고 한다. 『지선씨네마인드』에서 박지선 교수가 이 이야길하며 브레들리가 윌을 포옹하는 장면이 곧이어 방송화면에 나왔다. 박교수는 '이건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브레들리 쿠퍼가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서 맡은 역할 때문에 윌의 감정을 이해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브레들리 쿠퍼는 '연기'를 통해 조울증,분노조절 장애를 간접체험했지만 역할에 몰입함으로써 어느정도 그 슬픔,분노의 고통을 이해한것이다. 결코 실제 그런 일을 겪은 사람의 감정을 완벽하게 알 수는 없었겠지만 그 경험은 분명 그를 바꾸어놓았다. 






꾸밈없는 담백하고 서정적인 글쓰기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강점이다. 우리는 그녀의 글을 읽어내려가며 맥을 짚듯이 우리의 과거를 함께 떠올린다. 그곳에는 들춰보고 싶지 않던 고통도 있고 햇살처럼 영롱하고 따사로운 좋은 추억도 있다. 시간의 무게에 그저 흘려보냈던 일들이 스트라우트의 온건한 이야기와 함께 떠올라 의미를 되찾는다. 스트라우트의 글이 좋은 건 무엇보다 이런 점이다. 자신의 글을 쓰고 싶게 만들어준다. 용기를 북돋워준다. 자기 내면과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어쩌면 상처입은 자기 자신, 외면했던 자신과 화해할 수 있는 용기를 말이다. 자기 자신의 문제와 화해할 수 있는 사람만이 타인의 결점을 이해하고 그 자체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우리는 우리 삶의 시인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신화이며 미스터리다. 






니체에 따르면 모든 사람은 자기 삶이라는 시를 짓는 시인이 되어야 하며, 모든 개인은 자신의 특정한 운명의 범위 내에서 "스스로 법칙을 부여"(삶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우리가 저지르는 실수, 심지어 우리의 잘못된 선택조차도 자아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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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0-24 17: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은 이미 북플계의 신화
빛💡입니다
땡투를 👆누르게 만드는 글
담달 이달상 예감이 백퍼센트 🤗

미미 2022-10-24 17:49   좋아요 3 | URL
스콧님 덕분에 밀린 숙제를 끝낸 기분입니다.ㅋㅋㅋ
이 만족감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친절한 알라딘이
이달상을 준다면 절대 거절하지 않을거예요😆
자꾸 스콧님 따라 다른 책이나 영화랑 연결해서 생각하게 되네요ㅋ

scott 2022-10-24 17:52   좋아요 4 | URL
영화 실버라이닝 좋아해서 대사까지 외울 정도 🙊
브레들리 쿠퍼도 오랜세월 알콜중독 때문에 고생 했었다고 합니다 😊

미미 2022-10-24 17:59   좋아요 3 | URL
그런 일도 있었군요?!! 저 이 영화 전혀 관심 없었는데 이 프로에서 보고 바로 봤어요. 명대사도 많고 감동적이었어요. 브레들리 쿠퍼 알콜중독도 이겨냈다니 더 호감입니다🤭

페넬로페 2022-10-24 18: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 자신에게도 솔직하지 못해 일기도 잘 못 쓰는 사람인데 작가들은 정말 대단하죠! 어릴때의 강렬한 기억들이 그 뒤의 삶을 지배할 비율이 높은 것 같아요.
내가 경험해보지 못하면 남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어 우리는 그렇게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가봐요.
지선씨네마인드,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미미 2022-10-24 18:22   좋아요 5 | URL
일기를 쓰면 좋다 많이들 이야기하지만 그런면에서 진솔하게 쓰기가 힘든것 같아요.
요즘은 그나마 좀 나아졌지만 저도 아직 잘 못 써요. 이런 소설 읽을때마다 그래도 써야겠다
자꾸 다짐하게됩니다.ㅎㅎㅎ
저는 예전에 저만 기억에 사로잡혀 사는 줄 알았어요. 아니 에르노나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같은
작가들의 글을 읽으며 많이 놀라요. 이런 이야기는 그 어떤 허구보다 더 강렬하고 파장이
크다고 느끼구요. 지선씨네마인드 재밌어요 페넬로페님!
지난주에 <위플래쉬>를 스릴러로 해석한것도 흥미진진했어요.^^*

서곡 2022-10-24 18: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브래들리 쿠퍼의 행동에 대한 설명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재미있게 본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제니퍼 로렌스 매력적이었고 아버지 역 로버트 드니로도 듬직했죠 드니로와 쿠퍼가 꽤 친해졌다고 읽은 거 같아요 원작도 읽었는데 영화와는 내용이 좀 다르더라고요.

미미 2022-10-24 18:29   좋아요 3 | URL
윌스미스를 안아준 장면보고 울컥했어요.ㅜ.ㅜ 서곡님도 이 영화 보셨군요?
제니퍼 로렌스 연기 좋았고 로버트 드니로는 워낙 애정하는데 여기서
강박적 아버지 역할도 사랑스러웠어요.ㅋㅋㅋ두 사람 <리미트리스>에서도
함께 나오는데 은근 캐미가 좋아보여요ㅋ 오오! 원작도 있군요? 찾아봐야겠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서곡님^^*

새파랑 2022-10-24 18: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첫 남편과 친구로 지내다니 역시 미국은 개방적인 나라가 맞습니다~!! 미미님 이제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에 빠지셨군요~!! 서정적인 글쓰기라니 재미있을거 같아요 ^^

미미 2022-10-24 18:33   좋아요 4 | URL
맞아요 새파랑님!!ㅋㅋㅋ그런 면들이 흥미로웠어요.우리 정서에는 잘 지내기 힘들것 같은데
상대의 아내와도 다같이 만나기도하고 서로 파티에 가구요. 의지가 되어주는
장면들 읽으면서 이렇게 지내는것도 힘이 되겠다,나쁘지 않겠다 싶었어요.
많은 추억을 함께 나눈 사람들이니 이게 맞는것 같기도 하고요.
스트라우트 전작하고 싶어요.^^*

프레이야 2022-10-24 18:3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첫 문단 감동입니다!
미미 님의 드러내지 못한 어릴 적 상처가 무엇인지 상세히 적지 않아도 우리는 어느 정도 그냥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런 게 있어요.
상처가 아니면 무얼 쓰겠습니까 맞아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저도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거의 다 좋아하실거에요. 스트라우트 글의 매력과 어딘지 연결되는 성격이 있네요. 윌리엄 읽고 루시 바턴 읽었는데 참 좋습니다. 그냥 은근히 심장이 묵지근해지면서 좋으네요. ^^
올리브 키터리지 이후 다시요.

미미 2022-10-24 18:43   좋아요 5 | URL
글쓰기는 그런 면에서 스스로 치유하는 방식이자, 타인을(독자)치유하는 길인것 같아요.
<오 윌리엄!>읽다가 몇번을 울었는지...갖가지 생각이 이어져서 잊지못할 경험이었어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이 감동적인 영화를 전 이제야 봤네요!ㅋㅋㅋ프레이야님도 두 권다
읽으셨군요?! 넘 좋지요? 평범한 문장들의 조합같은데 마음에 파고드는 힘이 있었어요.
저도 올리브 키터리지랑 다 읽어보고 싶어요^^*

서곡 2022-10-24 19: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네 리미트리스도 재미있죠 ㅎ 아마 그 작품에서 만난 후 쿠퍼가 실버라이닝도 드니로랑 같이 하자고 했나 그럴 겁니다 ㄹㅁㅌㄹㅅ도 원작이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미미 2022-10-24 19:18   좋아요 3 | URL
저도 그렇게 들은 기억이 있어요.ㅎㅎ진짜 아들,아버지가 보고 부러워할듯합니다ㅎㅎ 서곡님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고 계셔서 항상 도움이 많이됩니다.*^^*

서곡 2022-10-24 19:21   좋아요 2 | URL
아앗 별말씀을요 ㅋ 영화 대화 즐거워서 댓글이 길어졌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10-24 20: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노래가 이 가을 저녁에 무척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미미님의 글을 읽어서인지? 미미님의 글 분위기와도 잘 어울리기도 하다는 생각 두 가지를 해 봅니다.
미미님의 과거의 기억들이 가져다 주는 오랜 상처를 보듬어 드리고 싶네요^^
우리도 어쩌면 이렇게나마 글로 써버리고 자가 치유하고 있는 중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드네요.
작가들은 글빨이 있으니 더욱 복잡 미묘하게 하나의 사건?으로 잘 버무려 소설을 쓰겠죠? 아무리 미화시켰다지만, 작가의 자전 소설이었다고 후기부분의 글을 접하면 그 소설은 좀 아프게 다가오기도 하더라구요. 그래도 우린 작가가 그 소설을 통해 자가 치유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봄으로서 용기를 얻게 되는 것도 같구요?!!!!
미미님의 글도 그러한 용기를 줄 때가 많아요.
그러니 처지지 마시고, 계속 쓰세요. 저도 글을 계속 쓰시라고 얘기하고 다니시는 다락방님 빙의가 되어가는 것 같긴 합니다만^^;;;
글을 씀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분들이 계셔요. 미미님은 그 중 한 분이십니다!
그러니 계속 써 주세요. 쓰기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과 열정이 간접적으로 느껴지기에 미미님의 글을 읽으면 저 또한 치유되는 기분이에요^^

미미 2022-10-24 21:11   좋아요 3 | URL
아 나무님!! 이 노래를 알아봐주셔서 감사해요.(>.<*) 요즘 하는 <가우스 전자>란 드라마에 나온 곡인데
유쾌 발랄한 그 드라마 분위기와 달리 슬픈 멜로디의 이 곡이 넘 좋아서 제가 이 소설 읽을 때 배경으로
들었었어요. 원래 책 읽을 때 음악 잘 안듣고 간혹 듣더라도 클래식을 틀어놓는 편인데요,
이 곡은 참 잘어울리더라구요.

말씀처럼 자전 소설이 가진 힘,치유력에 공감만땅입니다. 저랑 비슷한 경험이나
비슷하게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읽으면서 ‘아! 나만 이런게 아니구나, 이 사람은 이렇게 잘 해내고 있구나!‘하는 감정의 동요,전율을 느껴요. 말로 하는 그 어떤 위로보다 심장에 짜릿한 흔적을 남기기도 하구요.

제 그늘을 이해하고 포용해주시는 나무님 글에 저도 용기를 얻고 힘이 납니다.
맞아요! 다락방님도 그러시죠ㅎㅎㅎ
예전에 다락방님이 비타님에게 글을 쓰라고 응원한 댓글을 읽고 크게 감동받았었어요.
나무님 글도 나무님도 닉네임처럼 늘 든든하게 이곳에서 울타리가 되어주고 계십니다.
닉넴 앞으로도 바꾸지 마세요!!ㅎㅎㅎ 나무님 오늘 말씀 감사해요~💗

바람돌이 2022-10-24 21: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윌리엄은 볼거지만 미미님 글 쓸때 저렇게 다른 책들 연결해서 유려하게 쓰시는거 보면 늘 감탄해요.
저게 어떻게 가능하죠? 저는 어떤 책도 영화도 돌아서면 다 까먹는데.... 다 적어두시나요?
저도 알라딘에 밑줄긋기로 적어두지만 머릿속에서 다 휘발되어서 뭘 꺼내서 봐야하는지 모르는데요.
아 진짜 부러운 능력. 글도 잘 쓰시지만 저렇게 적절하게 책들을 엮어내는 능력은 저에겐 넘사벽으로 보여서 부러워죽겠어요. ^^

미미 2022-10-24 22:50   좋아요 2 | URL
마침 읽고 있는 책들에 연결되는 지점들이 보였어요. 저도 책을 읽고나면, 영화도 보고나면 곧잘 잊어버려서 스마트폰 메모장에 생각나는건 그때그때 적어두긴해요. 오늘 이 후기 쓰면서 억지스러워 보임 어쩌나, 나한테만 관련있어 보이는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바람돌이님이 칭찬해주시니 의욕이 납니다.ㅎㅎ*^^*

에구구 글이야 워낙 바람돌이님이 저보다 잘 쓰시잖아요. 저는 작가들의 좋은 발췌문으로 부족한 제 글을 가리고 보완하느라 늘 애를 쓰는 편입니다.(>.<=)>

다락방 2022-10-25 08: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윌리엄을 벌써 읽으셨군요! 인용해주신 구절과 또 미미 님의 글을 읽으니, 그럴 줄 알았지만 역시나 스트라우트의 글은 좋을 것 같네요. 으.. 좋아하는 작가가 있고 그 작가의 신간을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 아닙니까!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은 저는 책으로 먼저 보고 영화로 보았는데, 책 내용이 잘 기억이 안나서 지금 2013년에 제가 쓴 글 찾아보고 왔거든요. ㅋㅋ 영문학 교사인 남주의 전 아내가 나오고 그리고 문학에 대해서도 수차례 언급되는 책이네요. 음, 그런 책은 좋은 책입니다. ㅎㅎ

미미 2022-10-25 09:15   좋아요 2 | URL
스트라우트의 책을 언젠가 읽어보고싶은 마음은 한가득이었는데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어요! 여러모로 공감도 되고 저 자신에 대해서도 다른 방향에서 생각해볼 수 있어 뜻깊었습니다.ㅎㅎ
이런 감정은 마치 새로 태어나는 느낌을 주어 짜릿하기도 했고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책으로는 어떨지 궁금해요!
다락방님 글도 찾아보고 책도 수배해야겠어요. 문학에 대해서도 수차례 언급된다니 오오 솔깃합니다~♡ 그럼요! 그런 영화도 책도 분명 좋지요.ㅎㅎ 다락방님 책부터 읽으셨다니 제 마음이 또 급해집니다^^*

거리의화가 2022-10-25 14: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자신을 진실하게 마주하는 것에 가장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살다보니 포장 능력만 늘더라구요^^; 실상은 없으면서 나를 들여다볼 용기는 없나 돌아보게 됩니다.
작가들은 먼저 자신을 대면하고 솔직해진 사람들이란 생각이 드네요. 아직 스트라우트 한 작품(올리브 키터리지)밖에 읽지 않았지만 느낌이 좋았습니다. 이 책도 그럴 거란 생각이 들어요.
미미님 계속 쓰셔야 합니다. 암요^^

미미 2022-10-25 16:31   좋아요 2 | URL
화가님~♡ 올리브 키터리지 읽어보셨군요!! 그 책도 대표작이라는데 궁금하고 설레네요.^^*

여성작가들의 자신을 드러낸 글쓰기, 그 용기가 마음에 닿아서 요즘 싱숭생숭 생각이 많습니다.ㅎㅎ
‘자신에게 솔직해지기!‘이 말도 넘넘 좋네요. 작가들은 계속 쓰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분명히 들여다보니 그렇게 되는걸까요? 역시 쓰는것만이 나로 사는 방법이라는 결론을 마주합니다. 네!! 화가님도 계속 함께 써주실거라 믿습니다.(>.<*)

기억의집 2022-10-27 09: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윌리엄의 세번째 아내가 … 세번째라는 단어가 각인되네요. ㅠㅠ 루시와 그냥 친구로 남아 있기를!!! 다시 합치지는 않겠죠???
예전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수치심과 상처네 대한 기억을 말로 하면 그게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심리 상담이 중요한 것이라고.. 글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해요. 록산 게이가 신작을 냈군요. 전 리베카 솔닛보다 록산 게이 글이 읽기 쉬워서 록산 게이를 더 선호해요 솔닛 글은 너무 어려워서.. 읽다가 포기하게 되네요!!

미미 2022-10-27 09:43   좋아요 2 | URL
네ㅎㅎ이후에도 다른 여자와 데이트를 하는데 루시에게 어떠냐고 물어볼정도예요. 완전한 친구가 되었다고 느꼈어요.^^*
기억의집님 말씀처럼 그런 이유로 작가들이 자기고백적 글쓰기, 소설 쓰기를 하는것 같아요. 스스로 치유하는 동시에 비슷한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이 읽으면 덩달아 어느정도 해소되는거죠. 아 문학의 가치를 새삼 깨닫습니다. 저도 솔닛보다는 록산 게이의 글이 쉬워보이는데 둘다 나름대로 글을 잘 써서 좋아합니다^^*

독서괭 2022-10-27 20: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멋진 페이퍼를 이제 읽었네요. <오, 윌리엄> 보고 싶네요. 루시바턴도 ㅠㅠ
상처를 쓴다, 작가들이 ‘쓰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하는 지점이 그런 걸까요? 상처가 있다고 다 작가가 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내 상처를 들여다보고 다른 이에게까지 확장해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미미님의 상처도 언젠가 글로 써내실 수 있기를..

미미 2022-10-27 20:55   좋아요 3 | URL
저는 그걸 이제야 깨달았어요. 소설에 대해서도 그냥 다 창작인줄 알았거든요.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내고 해소할 수 있겠구나 길이 보인다는 느낌? 물론 저는 소설을 쓰겠다는건 아니지만
이렇게 하던대로, 내 나름대로 조금씩 풀어내는것만으로도 점점 편안해지고 뭔가가 바뀌는것 같아요^^*

scott 2022-10-31 22:27   좋아요 1 | URL
미미님 소설 쓰신다면
1등 구매자 예약 하기롱
•°•∧__∧
•( • _ •。)
•°(nnノ) ____

mini74 2022-10-30 10: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트라우트 글쓰기의 강점에 공감합니다. 캐서린도 궁금하고 저도 얼릉 읽어봐야겠어요. *^^*

미미 2022-10-30 11:35   좋아요 2 | URL
캐서린 너무 궁금합니다. 다른분 말씀에 글이 좀 쎈편이라고해서 더더 궁금요. 이 책 좋았어요 미니님! 마음에 드실거예요♡^^♡

2022-11-09 15: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2-11-09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2022-11-09 16: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22-11-10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2관왕 축하드려요**
잘 계시는지 넘 궁금해요**

희선 2022-11-16 0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는 자기 이야기라 해도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자기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는군요 미미 님 축하합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