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다시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만약 이 영화를 다시 본다면 달콤했던 장면까지만 보고 일어나고 싶어졌다. 그 뒤는 보고싶지 않아, 달콤했던 부분들만을 도려내어 언제까지고 반복해서 보고 싶었다. 그러면 안 되는 걸까? 사랑과 연애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그렇게 달콤함만으로 계속 연결되면 안되는 걸까? 오래오래 내내 다정하기만 하면 안 되는 걸까? 내가 좋은 사람이고 네가 좋은 사람이라면 함께하는 것도 좋으면 되잖아.
그게 뭐가 그렇게 어려운 걸까.
- P99

몇 번이나 기절하고 살아남기 위해 애를 쓰면서 그녀가 하는 생각이란, 집에 돌아가서 고양이 밥을 줘야 한다는 거였다. 아, 여자들은 정말 얼마나 위대한지. 자신의 고통과 아픔과 두려움 앞에 다른존재를 걱정하고 염려한다. 남자가 무참하게 여자를 짓밟을 때, 여자는 그 상황에서도 다른 존재를 신경 쓴다. 자신이 아니면 밥을 먹지 못할까 봐 걱정되는 존재를. 
- P111

술집의 이름과 화장실을 넣고, 그러자 역시나 누군가 포스팅 해놓았더라. "화장실이 안에 있어서 너무 좋아요!"라고,
그 글을 보노라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한결같은 고민을, 항상 하고 있었다고, 그리고 남자들이 혹여 술집 포스팅을 쓴다.
면 화장실이 안에 있어서 좋다‘는 글을 쓸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여성 전용 화장실, 여성 전용 주차장, 여성 전용 휴게소를 두고역차별이라고 주장하는 남자들이 있다는 걸 안다. 그것들이 ‘왜 있는지 전혀 모르는 걸까?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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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은 털어놓기 힘든 문제다. 범주화하기도 힘들다. 우울과고독은 공통분모가 많은데, 두 가지 모두 한 인간의 심연 속 깊이파고든 것일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잘 웃는 성격이라거나 붉은 머리칼을 지녔다는 것처럼 고독도 그 존재의 일부분이다.  - P14

1929년의 일기에서 버지니아 울프Virgina Woolf는 의미심장한 분,
석 주제인 내적 고독이라는 것을 서술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그 감정을 붙잡을 수 있다면 나는 그렇게 하겠다. 살아갈 만한세계에서 내몰려 침묵에 잠길 때, 현실 세계를 노래하는 감정을
"2붙잡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 고독이라는 감정이, 그것 아니면 결코 접할 길 없었을 현실의 경험으로 우리를 데려다준다는생각은 무척 흥미롭다.
- P15

고독한인간들이 흔히 그러하듯 그는 상습적인 비축자였다. 워홀은 물건을 만들고 주위에 모아놓았다. 그것들은 그에게 인간적 친밀감의 요구를 차단하는 장벽이었다. 그는 신체 접촉을 두려워해외출할 때마다 거의 언제나 카메라와 녹음기를 갑옷처럼 갖추고나가면서 그것들로 상호 행동을 중개하거나 완충했다. 이른바연결성의 세기라는 시대에 우리가 테크놀로지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잘 조명해주는 행동이다.
- P19

나는 깨닫기 시작했다. 고독이란 사람들이 그 속에 머무는 장소임을, 도시에, 맨해튼처럼 엄격하고 논리적으로 구축된 공간에 거주할 때 어떤 사람이든 처음에는 길을 잃게 된다. 시간이흐르면서 어떤 정신적 지도, 각자 좋아하는 방향과 더 잘 가는노선들이 개발되어 하나의 컬렉션을 구성한다. 다른 사람들은절대로 정확하게 복제하거나 재현할 수 없는 미궁이다. 그 시절내가 쌓아올렸고 지금도 계속하고 있는 것은 내 경험과 타인들
의 경험으로 짜맞춰진 고독의 지도다. 
나는 외롭다는 것이 무슨뜻인지, 그것이 사람들의 삶에서 어떤 기능을 발휘하는지 알고실었고, 고독과 예술 사이의 복잡한 관계의 지도를 그려보고 싶었다. - P21

고독은 가치 없는 체험이 결코 아니며, 우리가 소중히 여기고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의 심장에 그대로 가닿는다는 것을, 외로운 도시에서 경이적인것이 수도 없이 탄생했다. 고독 속에서 만들어졌지만, 고독을 다시 구원하는 것들이.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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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12-07 19: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날씨가 많이 춥지 않다고 해도 겨울이라서 저녁 공기는 차갑습니다.
미미님, 따뜻하고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미미 2021-12-07 19:31   좋아요 1 | URL
네! 이런 날씨가 한겨울보다 때로는 더 춥게 느껴져요. 서니데이님도 포근한 저녁되세요😉

공쟝쟝 2021-12-09 14: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서 읽자, 어서 읽어!! 올리비아 랭 만세!!!! 미미님 저는 비밀까지는 아니고... 맘 속에 품은 소망인데요, 올리비아 랭처럼 쓰고 싶어요. 지적인데 아름다운 글. 그리고 그 사람을 복잡하게 생각하게 하는 글.

미미 2021-12-09 14:54   좋아요 1 | URL
이미 쟝쟝님 글은 그런 느낌이 있어요! 좋아하는것도 싫어하는것도 거기 자기모습이 있기 때문인것같아요. 쟝쟝님 지금까지 써놓으신 글로 책 준비바로 하심됩니다. 일단 북플에도 저를 포함 사읽을 사람 한둘아님 당장, 어서요!🥰

공쟝쟝 2021-12-09 15:04   좋아요 1 | URL
그런 ‘글’을 쓰고 싶다고요. 책말고 ㅋㅋㅋ ㅋㅋㅋ 그런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데 이리가레도 그렇지만, 이 책도 그렇고요. 이런 글을 나는 읽고 좋지만, 이런 글을 좋아하게 되기 까지의 나 자신이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아마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사랑받을 책과 글은 아닐거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래서 뭐라고 뭐라고 재잘재잘 댓글 달고 있는 데, 어떤 글을 쓰고 싶냐는 것 보다는요, 제가 읽은 것을 함께 좋아하며 읽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행운인 거 같아요.
 


이 책을 읽다가 너무 공감되면서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나는 친구들과 만날때 약속한 멤버들 중 누군가가 또 다른 친구를 초대하려면 초대하고 싶은 사람이 아닌 이미 약속한 사람들에게 먼저 동의여부를 물어보는게 순서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굳이 알리지 않아도 항상 잘 지켜졌는데 그 순서가 바뀐것도 아니고 아예 아무런 예고도 없이 당일날 약속시간이 되어서야 누군가가 더 온다는 걸 알게 된 일이 있었다. 황당했지만 사고?를 친 친구에게 최대한 감정을 억누르고 다음번에는 꼭 미리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나름대로 기분나쁜 티를 내지 않고 의견을 전달했지만 그 친구도 나도 뭔가 어색해진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다. 그때 난 아무말도 하지 않는 선택을 할 수도 있었고, 각자 집으로 돌아간 뒤 문자로 보다 더 부드럽게 설명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내심 내 기분도 망쳤으니 너도 좀..하는 못된 심리가 작용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원래부터 이런걸 문제 삼지는 않았다. 문제 삼지 않았다기 보다는 이런 것에 대해 아예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말이 맞을 거다. 내 기억이 맞다면 계기가 된 일은 한달간 유럽에 갔을 때 일어났다. 짝꿍이와 배낭여행을 갔는데 프라하에서 오스트리아로 넘어가기 전날 쯤이었다. 숙소에서 우리는 한국인 남학생을 만났다. 혼자 여행을 왔다는 그 친구는 그런 선택과 달리 수줍음이 많았고 내성적인 편이었다. 문제는 짝꿍이가 자기보다 두어살 어렸던 그 친구가 너무 마음에 든다며 나와 상의도 없이 함께 여행하자고 제안을 해버린 것이다. 대뜸 삼자대면 상황에서 그 친구에게 그렇게 말해 버리니 대놓고 거절할 수도 없어 우리는 셋이 동행하게 됐다. 


어느 한쪽은 자신의 뜻을 굽혀야 하는데, 그렇게 한다고 해서 만사형통하는 것도 아니다. ‘저쪽이 양보했지만 사실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걸 다른 한쪽이 알고 있는 이상 둘 사이가 더는 맑고 투명할 수없지 않겠는가. 그 무거운 공기를 대체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p.22


지금 당시를 떠올리기만 해도 머리가 살짝 아파온다. 기분이 상했지만 여행을 망치고 싶지 않았기에 거기까진 참을만 했다. 문제는 다음 여행지였던 오스트리아에서 또 한국인을 만났는데 짝꿍이가 이번에도 그 사람에게 함께 여행하자고 제안한 것이다.(이건 무슨 위아 더 월드도 아니고...) 나는 순간 폭발했지만 드러내지 못한 내부 폭발이었다. 짝꿍이는 첫 배낭여행이다보니 몇 곳의 거점을 제외하고 즉흥적인 여행을 추구하는 나 때문에 불안했던 것 같다. 하지만 모두 그곳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이었는데 내 의견을 묻지도 않고 섣불리 그런 결정을 하니 무시당한 기분이 들었다. 결국 우리 둘만 있을 때 이러저러해서 저래이랬다하고 난감하고 불쾌해진 나의 입장을 설명했다. 그래도 이미 꿀꿀해진 기분은 우울이를 등에 업은 것처럼 (아까버라...그 소중한 시간들이여)여행지에서 때때로 나를 무겁게 짓눌렀다. 


아득히 기억의 저편으로 스멀스멀 사라지던 기억을 이 에세이를 읽다가 떠올린다. 나는 이런 일들이 삶의 일부가 되어 성격과 성향으로, 나란 존재로 되어간다는 걸 늦게서야 조금씩 받아들였다. 주관이 뚜렷하지 않은 애매한 성격이란 상대에게도 나에게도 피로도를 높일 수 있다. 당시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이런 에세이를 읽고 나의 관점을 점검해 봤다면 어땠을까? 그때와는 달리 처음부터 분명하게 내 의견을 스스럼 없이 전달했을 거고 연이어 두번이나 그런 일을 겪지 않았을 수 있다. 그래도 한걸음 더 생각해보면 그런 비싼 시행착오를 겪은 덕에 시트콤 같은 추억하나를 얻었고, 나름 분명해진 의견이란 것이 내 마음에 자리잡았다. 어찌되었든 그저 생각으로 머무르다 잊어버리기보다는 이렇게 책을 읽은 후 글로 쓰며 정리해보니 앞으로는 더 부드럽고 명쾌하게 내 생각을 전달할 수 있겠구나 하는 확신도 든다. 이런 느낌 너무 좋다. 살짝 성장한 기분! 아마도 오프라 윈프리와 인생 상담을 하고 나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제 글을 읽고 덩달아 스트레스 받으신 분들은 영상으로 힐링을!ㅋㅋㅋㅋㅋ

 



너무 귀여워서 같이 첨부. 인형아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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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12-06 14: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짝궁이가 잘못했네요...; 저라도 딥빡이 왔을 듯.
그나저나 저 고양이 목욕! 제가 조리원을 안 다녀와서 즤집 고양이들은 목욕을 시킬 수가 없나 봅니다....;

미미 2021-12-06 14:13   좋아요 2 | URL
아웅...지금 생각해도 하...딥빡받고 주먹이 불끈불끈입니다ㅋㅋㅋㅋ저도 이렇게 목욕시키지 못해요ㅋㅋ목욕때마다 전쟁입니다😳

다락방 2021-12-06 14: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이 페이퍼 읽으면서 제가 스트레스 받네요. 저도 그런 상황이라면 표정을 숨길 수 없었을 것 같아요.
아니 그런데 이렇게 스트레스 받는 내용에 고양이 목욕 영상.. 뭔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1-12-06 14:2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아 댓글보고 웃다가 눈물났어요ㅋㅋ 덩달아 스트레스 받으실 분들을 위해 힐링꺼리였다고 우겨봅니다ㅋㅋㅋ🤭

Falstaff 2021-12-06 14: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친한 친구 휴대전화 차단하고 싶으시면 같이 여행가세요. 그 짝궁이 말고 다른 짝궁이하고 같이 다니는 것도 절대 반대입니다. ^^;;;

미미 2021-12-06 14:3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맞는말씀입니다.ㅋㅋㅋ그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았어요.😅 다행히 다른 친구와는 여행가서 죽이 잘 맞아 좋았습니다.

새파랑 2021-12-06 14: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명저는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군요 ^^ 역시 다락방님의 글은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군요~!! 저도 곧 개봉하겠습니다 😆

미미 2021-12-06 14:39   좋아요 1 | URL
네!!😊 ㅋㅋㅋ글에 공감이되니이런저런기억이자연스럽게 소환되는 거겠죠? 초반부터 이런 느낌 주는 글 좋아요ㅋㅋㅋ

페넬로페 2021-12-06 15: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짝꿍은 둘이서 하는 배낭여행이 불안했던 것 같아요. 아님 사람이 너무 좋아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다락방님의 글속에 공감되는 에피소드가 많을 듯 해요^^
첫번째 영상.
꺆, 넘 귀여워 숨이 멎을듯♡♡♡♡♡♡♡
두번이나 공유했어요^^
근데 고양이 목욕 시키려면 넘 질겁한다는데 이 고양이는 얌전하네요~~

미미 2021-12-06 15:57   좋아요 1 | URL
네 마음맞는 친구들이랑 어울리는걸 무척 좋아해요ㅋㅋㅋ혼자 여행다니는것도 굉장히 멋져 보였대요 에피소드마다 통통튀고 향기가 있어요!!😉
냥이 넘 귀엽죠~♡♡♡ 꼼짝안하니 집사가 아주 편할것같아요 귀여워서 한참 목욕시키게되는?😆

거리의화가 2021-12-06 15: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여행은 절대적으로 혼자 하는게 속편하더라구요. 여행이야말로 스타일이 천차만별이라 맞추고 어쩌고 하는 과정이 스트레스가 될 것 같습니다.

미미 2021-12-06 16:00   좋아요 0 | URL
제 주변에서도 그렇게들 말하더라구요. 직장동료랑 잘 맞아서 함께 여행다녀왔는데 싸우고 돌아선 경우도 있고요. 저는 겁보라 무서워서 혼자 여행 못가는데 제몸하나 지킬 수 있음 저도 훌쩍훌쩍 혼자 많이 다녔을것같아요ㅎㅎㅎ😁

행복한책읽기 2021-12-06 18: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 이 글 읽고 찔렸어요. 저는 미미님 짝꿍과여서^^;; 20년전 둘이 여행갔다 홀로 여행객 챙기다 절친이랑 헤어질뻔했어요. 이럴거면 낼부터 저 사람이람 다녀!! 하는 말에 제가 울고불고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다행히 저희는 화해를 했고 지금까지 절친으로 지내고 있답니당^^ 다락방님 글은 추억 소환 에세이군요. 정감 있어요. 냥이 영상은 대~~~박. 저리 얌전 모드가 가능하다니요. 완전 귀욤^^

미미 2021-12-06 19:1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그러셨군요! 다행입니다.😄 저도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어요~♡ 다락방님 글은 이런저런 생각을 끄집어내 주는 힘이 있어 좋네요. 겸사겸사 마음속 정리정돈이 됩니다ㅋㅋㅋ냥이 넘 깜찍하죠?! 혼자보기 아까워 올렸지요.

프레이야 2021-12-06 19: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웅아웅 귀여워라 ㅎㅎ 냥냥이 아가들.
저 자세로 갓난쟁이 목욕시키곤 했는데 어즈버 세월이....
락방님 두번째 책도 미미님 에피소드도 좋아요 도장 꾹!!!

미미 2021-12-06 19:23   좋아요 2 | URL
그쵸?😆 ˝저를 알아서 해주세요˝라는 식의 내맡기는 표정같아요ㅋㅋㅋㅋ락방님 이곳에 올려주시는 글만큼이나 좋아요!! 좋아요 꾹 감사해요 프레이야님~♡

서니데이 2021-12-06 20: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양이 표정이 신생아가 아니라서 그런가 별로 편안해보이지는 않는데...
생각해보니 고양이는 목욕을 좋아하지 않는 경우도 많긴 하네요.
미미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미미 2021-12-06 20:48   좋아요 2 | URL
그래요?ㅋㅋ몸은 편안해 보이는데 표정은ㅋㅋ제가 알기로도 대부분 목욕 좋아하지 않을껄요? 서니데이님도 좋은밤 되세요😘

2021-12-06 2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06 2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1-12-06 23: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뭔지 그 느낌 알거 같아요. 그러다 맘속으로 독을 품으며 욕을 하느니 처음부터 거절하자로 맘을 바꿨는데. 코로나로 집에 콕 빅혀있으니 거절할 틈도 없네요. 시크하게 그건 좀 아닌듯. 뭐 이런거 하고싶은데 ㅎㅎ 전 고양이 저란 표정이 너무 귀엽더라고요. 미미님 서비스영상 👍

미미 2021-12-06 23:21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미니님이 알아주시니 제가 든든해요!! 맞아요. 코로나땜 많은 것들이 아예 시도조차 발목잡힌 이 상황.아웅!!ㅋㅋㅋ내용이 고구마라 고양이로 뒷수습~😍 미니님 굿나잇🙋‍♀️

scott 2021-12-07 00: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학부 때 선배 지인이 배낭여행으로 신혼 여행 온다고 해서 몇 주 제가 살던 숙소 제공(실은 옆동 )한 적이 있는데
두 사람 으르렁 뜯어 말리느라 ㅎㅎㅎㅎ

귀국후 몇 달 후 서로 헤어졌다고,,,,,

다정함은
스스로를 지치게 만듦니다

항상 공항 마중 나갔던 저 🖐
지인들은 고마움보다
당연함으로 ㅠ.ㅠ

미미 2021-12-07 09:00   좋아요 2 | URL
배낭여행에 숙소제공은 큰 배려인데 어찌 그런일이ㅠ
신혼때들 그렇게 많이 갈라선다고 하더군여...
스콧님 토닥토닥~😊
저도 결과는 다르지만
비슷한 일이 있었어요ㅎㅎㅎ

공쟝쟝 2021-12-09 14: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읽으면서 할말이 많아졌는 데, 댓글을 달려고 보니 먹방보는 고양이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내 뇌에 무엇을 저지른게냐...

미미 2021-12-09 14:4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공쟝쟝님도 고양이쩝쩝에 당했다!ㅋㅋㅋㅋㅋㅋㅋ
 

사랑은 무거운 생을 송두리째 들어 올리는 축제의 시간을 만나는 것이다. 상투적이고 지리멸렬한 시간으로부터 전속력으로 도주하는 에너지 같은 것. 세상의 모든 축제는 일시적이고,
얼마간의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축제는 그 안에 방탕과 폭력을 포함하고 있으며, 때로 그것은 죽음과 맞먹는 삶의 폭발적인 낭비를 의미한다.
ㅡ<사랑의 미래>이광호 - P16

표면적으로는 상황이 일단 아내의 뜻대로 되었다. 아내는 스키장에서 맞닥뜨린 낯선 커플이 집에 오지 않기를 바랐으니. 그러나남편은 그들을 초대했고 그들이 오기를 원했다. 이 상황, 남편과 아내가 같은 걸 원하지 않는 이 상황에서 둘 모두에게 좋은 길은 없다.
어느 한쪽은 자신의 뜻을 굽혀야 하는데, 그렇게 한다고 해서 만사형통하는 것도 아니다. ‘저쪽이 양보했지만 사실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걸 다른 한쪽이 알고 있는 이상 둘 사이가 더는 맑고 투명할 수없지 않겠는가. 그 무거운 공기를 대체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나는이런 상황이 진짜 너무 싫다. 내 뜻대로 됐지만 행복하지 않은 이런순간이, 아내도 그랬을 것이다.
- P22

이 책 속의 커플은 갑작스레, 예기치 않게 섹스를 하면서 속옷이 찢어졌으니, 어쨌든 지금 있는 장소에서 외부로 나갈 때 여자는속옷을 입지 않는 채로 나가야 한다. 아, 스트레스 받아, 어제 이 책을 읽고 친구에게 얘기해주다가 "내가 수습해야 되잖아"라고 했더니 친구가 "왜 네가 수습해?"라고 한다. 아… 내가 또 내가 되었구나,
깨닫고 나는 말을 바꿨다. "아니, 여자주인공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 P31

내가 어마어마하게 사랑하는 영화 <브로큰 잉글리쉬>에도 이와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좀처럼 안정적인 연애를 하지 못했던 여자는 어느 파티에서 한 프랑스 청년을 만난다. 젊고 키 크고 잘생긴 이 청년은 잠깐 미국을 여행하는 중이었는데, 그녀와 며칠을 함께하고는 이제 프랑스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남자는 여자에게함께 가자고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젓는다. 남자는 떠나면서 자신의 프랑스 전화번호를 적어주고 간다.
- P37

그 사람을 만난 것도 여름이었다. 그 사람이 떠난 것도 역시 여름이었다. (206쪽)

ㅡ하느님의 보트,에쿠니 가오리 - P40

그렇기에"모든 사랑 이야기는 잠재적으로 비탄의 이야기"라는그의 말이 옳다. 우리는 언젠가 죽고, 함께 산다면 누군가가 먼저 죽을 수밖에 없다. 사랑하고 결혼해서 행복하게 함께 산다고 해도, 언젠가는 반드시 이별의 순간이 다가온다. 그것이 우주의 순리이고,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약하디약한 존재니까. 사랑이 끝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리고 그때마다 언제나 아프고 쓰라리겠지만, 그것이 꼭 사랑의 절정인 젊은 시절에만 해당하는건 아니다. 켜켜이 쌓인 시간이 더 늘어가고, 그래서 ‘이제껏 하나인적 없었던 두 가지가 온전히 하나가 되었을 때, 그때 찾아오는 이별이야말로 비탄과 고통 속으로 우리를 몰아넣는다.
- P49

보라. 
얼마나 사랑하는 지는 
아침에 눈을 뜨면 알 수 있지

잠에서 깨어나 눈을 막 뜨기 전,
맨 처음 떠오르는 얼굴이라면 
그를 사랑하는 거란다.

사랑이 내 전부를 가득 채워버린 거지.

ㅡ정미경, 아프리카의 별에서 - P58

예전에,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엘리자베스 게이지의 《스타킹훔쳐보기 시리즈에서도 그런 말이 나왔다. ‘당신의 문제는 내 문제‘라고, 우리가 함께 지내고 있다면,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면, 당신의 문제는 결국 내 문제가 되고 함께 의논해서 풀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 P65

나는 나 자신을 그 누구보다 사랑하고, 다른 모든 사람이 그렇게 살기를 원한다. 궁극적으로 자신이 사랑해야 할 사람은 자신이며, 자신을 가장 잘 사랑할 수 있는 사람 역시 자기 자신이라 믿는다. 그런 면에서 아니 에르노는 자신을 사랑하는 행위를 가장 잘해낸 사람이 아닌가 싶다.  - P68

우리가 지금까지 몇 번이나 사랑을 나누었는지 헤아려보았다.
사랑을 할 때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이 우리 관계에 보태어진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동시에 쾌락의 행위와 몸짓이 더해지는 만큼 확실히 우리는 서로 조금씩 멀어져가고 있었다. 우리는 욕망이라는 자산을 서서히 탕진하고 있었다. 육체적인 강렬함 속에서 얻는 것은 시간의 질서 속에 사라져갔다. (17쪽)ㅡ단순한 열정,아니 에르노 - P69

그 도시는 그것을 아직 보지 못한 나에게 지금 존재하듯그가 방문하기 전에도 이미 존재했다. 한낮에 분홍색과 황토색이 감도는 도시, 바다의 광채에 대비해 가벼운 안개가 잦은 도시, 리스본, 어두운 기운처럼 그 음절에서 향기가 묻어나는 도시, 루크레시아 이름의 음정 같은 도시이다. (113~114쪽)

ㅡ리스본의 겨울,안토니오 무뇨스 몰리나 - P74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렇게 한군데를 정해놓고서는, 내 일상을 기다림으로 가득 채워 살아가는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 P75

나는 무언가 어떤 것을, 저기 저곳에 닿아야 할 것으로 정해두고, 묵묵히 그것에 혹은 그곳에 닿기 위해 뚜벅뚜벅 걷는 사람이 좋다. 그리고 그들은, 그게 뭐가 됐든 결국은 행할 것이며 닿을 것이라 믿는다. 항상 원하는, 늘 원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사람은 그것에닿기 위해 그쪽으로 신경을 쓰고 선택을 하고 방향을 틀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원하던 일을 결국 이루는 사람을 좋아하고, 원하던일에 결국 닿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 P77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삼식이는 자신의 전 애인에게 말한다. 추억은 아무런 힘이 없다고. 그러나 그것은 어떤 이들에겐 사실이 아니다. 역사가 길고 단단한 연인들에게, 추억은 단지 과거의 기억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들에게 추억은 힘이 세며, 그 추억을 이어받아 그대로의 이야기를 써나갈 상대를 원한다. 그러나 그 전의 사람과 똑같은 이야기를 써줄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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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탄하며 책을 덮었다. 별 7개를 주고싶다. 뤼스 이리가레의 철학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해준 저자 황주영씨에게 너무나 고맙다. 106페이지의 얇은 책이지만 꽤 많은 사유를 얻은 기분이다. 주디스 버틸러가 이리가레를 비판한 지점들, 시몬 드 보부아르와의 차이점도 흥미로웠다. 몇번 더 재독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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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12-05 20: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을 읽을 마음은 현재 없지만 미미님은 짱 멋져요!! 😆

미미 2021-12-05 20:55   좋아요 1 | URL
너무나 멋지신 여성학 리더 다락방님이 멋지다고 해주시니 행복합니다!!ㅋㅋㅋㅋ😍

페넬로페 2021-12-05 21: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의 열정은 별 10개입니다👍📚🥰

미미 2021-12-05 21:31   좋아요 0 | URL
책 읽고 칭찬받는 기분 최고네요!! 헤헷~😍

mini74 2021-12-05 21: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말씀에 동감 !!! 미미님 👍❤️

미미 2021-12-05 21:32   좋아요 3 | URL
아름다운 밤입니다!! 감사해요 미니님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12-05 22: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박사명함을 제가 파드리고 싶습니다.
모든 것에 열정적인 박사님~^^♡

미미 2021-12-05 22:54   좋아요 2 | URL
석사 학위가 없지만ㅋㅋㅋㅋ나무님 믿고 그냥 건너뛰는 것으로~🧡ㅋㅋ😆

새파랑 2021-12-05 23: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은 별 10개로 평점을 바꿔야 합니다~!! 아님 별 반개를 주던지~!!

미미 2021-12-06 00:11   좋아요 3 | URL
맞습니다ㅋㅋㅋ별 5개로는 제대로 표현이 안될때가 있어요!😁

공쟝쟝 2021-12-09 14: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이리가레...사...사야겠다... 미미님 제가 왜 이리가레 좋다고 했는지 아시겠죠? (이리가레의 책을 이해를 못하는 것과는 상관 없이...) 이리가레 너무 멋있지 않아요? ㅜ_ㅜ............ 저는 파이어스톤이랑 이리가레가 좋은데 둘다 너무 어려운 데, 그들의 해제만큼은 너무 좋아요 ㅜㅜ 언젠가 읽고 싶어여... 꼭.. 이해하면서....

미미 2021-12-09 14:51   좋아요 1 | URL
저도요!! 이리가레 이책 짱이예요 쟝쟝님! 몇번 소름돋았어요. 저는 소름 돋으면 100프로 이해 못해도 일단 별5개를 줘버리는 쉬운사람이랍니다 허허😅

공쟝쟝 2021-12-09 14:59   좋아요 1 | URL
그녀의 태도가 정말 찌릿찌릿햇어요. 어쨌든 그에게 가는 길은 버틀러 보다 더 험난할 것 같지만요, 전 몇년 후에라도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목표 잡구 읽어보려고요. 몇년 뒤에는 이리가레 보다 더 멋진 페미니스트 철학자들이 더 많아질테니까 그걸 상상하는 것도 너무 신나요. 충분히 사랑하자. 사랑한다 이리가레~

미미 2021-12-09 15:01   좋아요 0 | URL
저도 어쩐지 여러번 버틀러를 떠올렸는데!!! 이런 초울트라 두뇌언니들 덕택에 더 힘이나고 가능성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