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다시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만약 이 영화를 다시 본다면 달콤했던 장면까지만 보고 일어나고 싶어졌다. 그 뒤는 보고싶지 않아, 달콤했던 부분들만을 도려내어 언제까지고 반복해서 보고 싶었다. 그러면 안 되는 걸까? 사랑과 연애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그렇게 달콤함만으로 계속 연결되면 안되는 걸까? 오래오래 내내 다정하기만 하면 안 되는 걸까? 내가 좋은 사람이고 네가 좋은 사람이라면 함께하는 것도 좋으면 되잖아.
그게 뭐가 그렇게 어려운 걸까.
- P99

몇 번이나 기절하고 살아남기 위해 애를 쓰면서 그녀가 하는 생각이란, 집에 돌아가서 고양이 밥을 줘야 한다는 거였다. 아, 여자들은 정말 얼마나 위대한지. 자신의 고통과 아픔과 두려움 앞에 다른존재를 걱정하고 염려한다. 남자가 무참하게 여자를 짓밟을 때, 여자는 그 상황에서도 다른 존재를 신경 쓴다. 자신이 아니면 밥을 먹지 못할까 봐 걱정되는 존재를. 
- P111

술집의 이름과 화장실을 넣고, 그러자 역시나 누군가 포스팅 해놓았더라. "화장실이 안에 있어서 너무 좋아요!"라고,
그 글을 보노라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한결같은 고민을, 항상 하고 있었다고, 그리고 남자들이 혹여 술집 포스팅을 쓴다.
면 화장실이 안에 있어서 좋다‘는 글을 쓸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여성 전용 화장실, 여성 전용 주차장, 여성 전용 휴게소를 두고역차별이라고 주장하는 남자들이 있다는 걸 안다. 그것들이 ‘왜 있는지 전혀 모르는 걸까?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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