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은 대부분 양력 생일인데 나는 엄마가 귀찮아서 혹은 엄마도 음력이니까 똑같이 신고하는 바람에 음력 생일, 양력 생일,음력 생일 때문에 덧붙은 가짜 생일까지 총 3번의 생일을 맞이한다. 며칠 전 나의 두 번째 생일이었다. 생일이 많은 건 어쨌든 개인적으로 기분 좋은 일이다. 책을 살 핑계가 되니까. 이번에도 핑계 삼아 이 책들을 나에게 선물했다. 가방도 덤!



내 생일은 특이해서 기억하기에 좋지만 꼭 한마디씩 듣는다. 한동안 허리가 아파서 동네 한의원에 다녔었는데 대기실에 들어서면 할머님들이 최소 서너 분 앉아계셨다. 접수할 때 생일을 말하면 다들 쳐다보시곤 '생일이 특이하다', '챙겨 먹기 힘들겠다' 등등 내가 요청하지 않은 여러 의견을 내놓아 주신다. 이런저런 관심이 부담스러워서 접수대에서 되도록 작게 말하는데도 접수원조차 놀라 되묻는 상황이 발생, 결국 대기자들에게 나의 기록이 알려지곤 한다. 이젠 익숙해졌지만 한때는 엄마를 원망하기도 했다. 그냥 태어난 날짜로 등록하지 왜 그랬냐고. 그럼 엄마는 귀찮다는 듯이 누가 그걸 신경이나 쓰겠니? 하고 대답하신다. 생각보다 더 신경 쓰던걸? 하고 대꾸하고 싶지만 말이 길어질 것 같아 삼켰다. 서러움도 같이. 결혼 직후 시댁에 들어가 2년 정도 살았다. 그때도 나의 특이한 생일은 때마다 이슈였고 문제거리였다. 어머님은 따로 챙겨주시려고 다른 날로 하자고 하셨는데 난 굳이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아 괜찮다고 하며 얼렁뚱땅 넘어가곤 했다. 그때는 괜히 신경 쓰이고 문제처럼 되어버리던 생일이란 게 아예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평범한 생일이 아니라서 서글펐다. 그런 식으로 주목을 받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겉으론 활달하지만 내성적이기도 한 내 성격을 잘 나타내는 문제였다. 지금처럼 책을 좋아했다면 달랐을텐데. 아 그때 왜 난 알라딘을,북플의 재미를 몰랐던걸까. 아무튼 책 때문에 생일이 다시 반가운 날로 바뀌었다. 그 말이 하고 싶었다. 



    


「자두」 「그 고양이의 이름은 길다」 를 쓴 이주혜의 에세이다. 전에「자두」도 사두었는데 일단 이 책을 먼저 읽게될듯싶다. 제목부터 마음이 애틋해진다. 눈물을 심어본 적있냐니...프로파일러 박지선 교수가 「씨네마인드」에서 '눈물은 그걸 보지 말라는, 고통에 대한 신체적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몸의 솔직함은 이렇듯 적나라하다. 감정을 내색하지 않으려 애쓰는 경우들이 있다. 자기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어른스럽지 못하다는 격언들,사회화가 그걸 성숙의 표상으로 만든다. 참아낸 눈물 쏟아낸 눈물들은 차곡차곡 쌓여 내면의 저장고에 쌓인다. 저자는 그 눈물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까 궁금하다. 




  


'살구 칵테일을 마시는 철학자들'이라니 너무 궁금하지 않나? 실존주의 철학이란 뭘까. 철학은 늘 내게 어렵지만 알수록 더 궁금해지는 분야다. 읽을 때만 이해되는 분야이기도 하고 말이지. 그 중에서도 실존주의는 이미 과거의 철학이고 유행지난 사상이지만 고전이 그렇듯 얻고자 열망하는 이에게는 메시지가 열려있다. 전부터 읽고 싶고 갖고 싶었는데 이번에 장만했다. 든든해...읽는 건 언제가 될지 장담못함. 그래도 사두었으니 언젠가 읽을 가능성 높아짐. 그거면 됐어. 



     


얼마전 「하류지향」을 아주 재미나게 읽어서 우치다 타츠루의 책을 두 권 주문했다. 「인구감소 사회는 위험하다는 착각」 은 제목으로 그건 착각이라고 대놓고 말하고 있지만 궁금하다. 「하류지향」도 제목이 다 말하고 있는 것 같지만 내용은 예상외였으므로. 그리고 두 번째 책. 하류지향에서 읽은 걸로 기억하는데 (같이 읽고 있던 다른 책일 수도 있음.)우치다 타츠루는 마르크스에 대해 이론과 삶이 달랐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미루고 있는「하류지향」 독후감을 쓸 때 이부분을 찾아 담아야지. 자신의 이상 혹은 주장과 현실을 일치시키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거겠지. 그런 면에서 내가 소인배고 위선자라는 생각에 한번씩 뜨끔하고 괴롭다. 그럼 어떻게 살면 되는지 계속 읽고 쓰면서 생각하고 조금씩 바꿔나가고 싶다. 올해는 정말.



  


실존하지 않는 현수동에 대해 장강명이 쓴 에세이. 그의 소설에 자주 등장한다는 현수동! 자신이 살고 싶은 곳 '현수동'에 대해 장강명은 뭐라고 했을까? 장강명은「책 이게 뭐라고」한 권 읽었는데 호불호가 갈리지만 인간미가 글에 담긴 작가라고 생각한다. 소설도 읽어보고 싶었는데 또 에세이를 사버렸네? 이것도 괜찮으면 다음은 소설을 읽어보는 것으로. 


자신이 사는 마을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삶을 사랑하고 또 인류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이 자기 삶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자기가 사는 마을만 사랑할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이 인류애 없이 자기가 사는 마을만 사랑할 수 있을까? p.143



    


  원서가 보이길래 번역서랑 같이 구입했다. 원서가 6400원. 요즘 책 값이 올라 이런 착한 책은 품절되기 전에 얼른 사두어야겠다는 다급함에 담았다. 원서로 읽기에 쉬울것 같지 않지만 뭐 100프로 이해하는걸 목표로 읽는 건 아니니까. 요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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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3-01-26 10:37   좋아요 2 | URL
가필드님 고맙습니다😆
책이 가성비 갑이죠~♡ 올해 책값이 올라 슬프지만 책선물이 젤루 만족도가 크네요. 이 가방 작은 책 몇권 담기에 딱이예요^^*

희선 2023-01-26 01: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태어난 날이 셋이라니... 생각해 보니 저도 그런 듯하네요 음력을 양력으로 올려서... 미미 님 태어난 날 축하합니다 자신한테 주는 선물도 멋지군요 날마다 태어난 날처럼 보내시기 바랍니다


희선

미미 2023-01-26 10:45   좋아요 2 | URL
희선님도 그러시군요^^*
저한테 선물한 책이 도착해서
이 얘기를 쏟아내듯 해버렸네요ㅎㅎㅎ
날마다 태어난 날처럼! 너무 멋진 말입니다. 고맙습니다 희선님~♡

새파랑 2023-01-26 11: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가방 받으셨군요 ㅋ 생일은 많을수록 좋지만...

미미님은 주 1회 책사시니까 매주 생일이신거 같아요~!! 생축드립니다~!!

미미 2023-01-26 11:51   좋아요 3 | URL
새파랑님 취향은 아닐것 같은데 가방 깜찍하고 귀여워요ㅋㅋㅋ

저 요즘은 매주 구매하진 않습니다. 정말이예요!!ㅋㅋ축하 고맙습니다~♡

2023-01-26 1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26 1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26 1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26 14: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수하 2023-01-27 09: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설날이 생일인 사람 제 주변에도 있는데요 (음력으로) 그 사람이 또 귀한 종손이고 ㅋㅋ 그래서 설마다 어머니가 따로 작게 생일상을 차려주신답니다. 특이해서 다른 사람들이 잘 기억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2월 29일보단 낫다고 생각해요. 29일이면 4년마다 책을 사야하는 것인가;;

여기 그 책이 있었군요 ^^ 제목을 보고 그냥 스쳐지나갔는데 눈물을 심는다는 게 무슨 뜻인지 생각도 안 해봤었네요..

실존주의 철학은 <제2의 성> 읽으면서 (읽다 말았지만) 실존이란 단어를 볼 때마다 스트레스가 쌓여서 ㅎㅎㅎ 궁금했어요.
그러나 <제2의 성> 2월부터 읽기로 했으니 그 전에 읽지는 못할듯...

미미 2023-01-27 10:03   좋아요 2 | URL
그 분도 설날 태어나셨군요?ㅋㅋㅋ게다가 종손이라니! 이날은 한 번 들으면 잊기 힘들죠ㅋㅋㅋ

실존주의.구조주의.해체주의...다 어렵고 설명된걸 읽어도 그때마다 달라보이더군요?

수하님 <제2의 성>읽기 마구마구 응원합니다~^^♡

건수하 2023-01-27 10:20   좋아요 2 | URL
응원 감사합니다 ❤️❤️

그레이스 2023-01-30 19: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눈물을 심다.
함민복 시인의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이 떠오르네요.

미미 2023-01-30 20:44   좋아요 2 | URL
함민복 시인의 시 찾아봤어요!!ㅎㅎ
얼른 보던 책 마무리하고 다 읽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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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현장 상황이 어땠는지는 알 수 없으나 오가는 대화를 볼 때 마냥 부드럽진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내가 상상할 때 방청객이 먼저 ‘주제넘는다‘고 교수에게 표창을 던졌고 우치다 교수는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가볍게 피한 다음 자신의 필살기인 단검을 양손으로 날렸다.
번역 때문에 더 그렇게 느끼게 되는 걸 수도 있겠지만 저 상황에서 강연자에게 주제넘다고 하다니 쫌 용자다. 놀랬다.



방청객: 일본은 그만큼 혜택 받은 사회니까 그 안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은가난한 시대를 살아왔던 우리와는 또 다른 과정에서 인생을 시작하고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우치다:
나는 일본이 결코 혜택 받은 사회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분명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운 사회가 됐지만 삶의 다양성은 제한되고 있고, 사람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관계는 점점 빈곤해지고 있습니다.아이들에게 가하고 있는 규격화, 표준화의 압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습니다. 도저히 그들을 혜택 받은 아이들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방청객: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주제넘은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사람에게는 그 나름의 삶의 방식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삶의 조건이 좋다 나쁘다를 말한다는 것은 주제넘은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치다: 주제넘은 일을 하는 것이 인간이다, 바로 이것이 오늘의 주제입니다.

방청객:그래도 그 사람이 자기 의지로 하는 일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하는것은 좀...

우치다: 아니, 시끄럽게 떠들어야 합니다.

방청객: 그러는 것이 인간이라는 말은 이해가 가지만…….

우치다: 주제넘은 커뮤니케이션이 사람을 키웁니다. 과부족 없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건 없습니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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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16 18: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6 18: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곡 2023-01-16 19: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제넘은 커뮤니케이션이 사람을 키웁니다. 과부족 없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건 없습니다.--> 이 마지막 말, 찬반 여부를 떠나 인상적이네요! 잘 보았습니다~

미미 2023-01-16 19:59   좋아요 2 | URL
이 책으로 좋은 스승을 한 분 더 만났습니다ㅎㅎ 최근 한국에도 강연을 오셨었고 세계적인 석학이라고 합니다. 대출받은 책인데 나중에
재독하려고 구매했어요!

바람돌이 2023-01-16 2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번역의 문제일수도 있을거 같아요. 일본인들은 공개적인 장소에서 저런 식으로 공격적으로 잘 얘기안하는거 같던데 말이죠. ㅎㅎ

미미 2023-01-17 06:56   좋아요 2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우리말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과격해 보이는 거라고요. ㅎㅎ 그래도 내용상 어느정도 신경전은 있었겠죠. 저 자리에 있던 졸던 분들 잠이 깼을지도? ㅎㅎㅎ

기억의집 2023-01-16 2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익 아니였을까요?

미미 2023-01-17 07:04   좋아요 2 | URL
글쎄요ㅎㅎㅎ 발언이 앞쪽에도 좀 더 있거든요. 딱히 그런것 같진 않았어요. 일단 교수가 좌,우를 넘어선 보편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어요.

베터라이프 2023-01-17 2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보기에 일본 민족주의는 대다수 일본인들에게 기본적으로 토론 없이 강요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들어 일본 국체, 국가적 자부심, 역사, 세계에서의 국가적 지위 등 말이죠. ˝현재 일본 정부는 잘하고 있고 그런 정부에 반하는 것은 국익에 어긋난다˝는 이런 류의 강요가 사회 체제 전반에 깊숙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한편으로 이런 부분은 일본 내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가진 시민 단체가 자립하지 못하는 이유인 것 같기도 하고, 시민들 대부분이 뭔가 독립성을 잃고 정부나 권력 기관에 종속된 것처럼 보여지기도 합니다. 민주 사회에서 시민들 스스로의 비판 의식을 제한 받는다는 것은 그것 자체로 민주주의에 위배되는 것인데 표면적으로는 이런 현상을 쉬이 이해하기는 어렵네요.

미미 2023-01-17 21:31   좋아요 2 | URL
저도 비슷하게 생각해왔어요. 무엇보다 아베 정권을 보면서요. 이 책에는 딱히 정치적 이야기랄건 없지만 말씀하신 일본인 특유의 민족성에 대해 몇 차례 언급이 됩니다.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니트족도 그런 억압적 구조의 결과물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구요. 그런 면에서 반대로 노동의 가치, 연대의 가치에 대해 긍적적으로 돌아설 경우에도 민족적 동요가 있을 거라고 하더군요. 여로모로 우리 국민성과 달라 안타깝지만 어찌할 수 없는 부분같아요. 어쩜 섬나라 특유의 생존방식 같기도 하고요.베터라이프님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2023-01-20 18: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20 2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3-01-21 07: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설연휴 시작인데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명절 잘 보내시고 새해복많이받으세요.^^

미미 2023-01-21 13:31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서니데이님 맛있는거 많이 드시고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그 어떤 나라, 그 어떤 구경거리,
그 어떤 장관이
햇살 가득한 아침이나 빗속의
블랙워터 숲만큼 나에게 완전한 만족을 줄 수 있을까? - 메리 올리버, 서쪽 바람








지하철. 가끔 꿈속에 지하철역이 나오는데 이번에 나온 곳도 나의 꿈 세계관에 있는 두세 곳 중 하나다.

아치형의 기둥 장식이 큼직하고 전체적으로 규모가 큰 데다 아래로 층이 몇 번이나 더 내려가는 것으로 봐서 과연 이렇게 깊은 지하철역이 어딘가에 실제 존재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하다. 역시 꿈이니까. 충무로 역처럼 환승역이 아래쪽으로 이어져 있는데 대신 직각이 아니고 크고 둥글게 아래층을 껴안는 방식이다. 가운데가 개방형이라 내려다볼 수 있는 구조인 것. 나는 현실에서 예전에 종종 그랬던 것처럼 꿈에서도 길을 헷갈려 한다. 늘 지하철역이 등장하면 꿈에서도 그런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당황해 그러는 건가 싶다. 아무튼 지하철역에서 늘 그랬듯이 의무처럼 그렇게 헤매고 나면 장면이 바뀐다.






나는 남자사람 친구랑 여유롭게 카페 야외 좌석에 앉아있다. 현실에서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니었다. ㅡ나는 꿈 속에서 유부녀 이거나 싱글인데 싱글인 상태로 누군가 만나 사랑을 하게 되면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하면서 '나는 남편이 있는데 이를 어쩌나'하는 생각에 괴로워진다. 꿈 속에서도 양심적인 것 같다. 아님 평소 무의식의 꿍꿍이가 드러난 걸까? ㅡ 아무튼 날씨도 포근하고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다. 내 왼쪽으로 야외 바가 마련되어 있고 햇살이 그윽하게 내리쬐고 있었다. 나는 거리쪽을 향해 앉아 있었는데 내 우측에 앉은 커플이 대화를 나눈다. 우린 너무 가깝게 테이블이 붙어 있어서 대화가 다 들린다. 잠시 말없이 서로를 보고 있던 두 사람. ㅡ나는 꿈에서 전지적 작가시점이기에 꼭 보지 않아도 옆의 상황이 보이는 것 같다.ㅡ 이때 남자쪽이 갑자기 여자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여자는 사실 나도 당신에게 끌렸었다고 말하고 둘은 순간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는 기쁨 때문인지 더 가깝게 밀착하더니 진한 키스를 나누기 시작한다. (이거 19금은 아니죠? 아니라고 해...) 




둘은 남들 눈 신경 안 쓰고 딥 키스를 이어간다. 소리가 너무 노골적이라서 옆에 있던 나는 민망해진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당돌하게 그들을 쳐다보지도 못해 난감해하는 나(이건 현실에서도 마찬가지) 뻘쭘해 다른 곳만 하릴없이 둘러보며 '언제 끝나나 빨리 끝내라 고마해라 이제. 저리 좀 가서 하던지...'뭐 그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은 자주 있는 일인지 이쪽을 주목하지 않는다. 이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유럽이 배경이었던 것 같다. (꿈에 유럽이 자주 나온다. 인셉션과 유사한 꿈도 꿨었음. 건물이 다 기하학적으로 움직이고 바뀌는 뭔가 힘들지만 재밌는 꿈) 암튼 곧이어 중남미 출신인듯한 한 남자가 가까이 오더니 이들 커플을 바라보며 세레나데를 부른다. 내 옆에서 여자와 키스를 나누던 남성이 케이스를 여는 소리가 들리고 프러포즈를 한다. 여성은 뻔하지만 기뻐한다. 




남은 이야기는 투비컨티뉴드에....ㅋ


미미의 투비컨티뉴드 


https://tobe.aladin.co.kr/t/7592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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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3-01-16 08: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기억나는 대로 일단 끄적인 걸 급히 옮겼더니 이상한 문장이 한두 개가 아니다. 오늘은 졸려서 내일 수정하기로.

다락방 2023-01-16 10: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런 참신한 방법이 있네요! 뒷이야기는 투비컨티뉴드에.. ㅋㅋㅋㅋㅋ

미미 2023-01-16 13:51   좋아요 2 | URL
준재벌이라도 되고싶어서 머릴 굴려봤습니다ㅋㅋㅋㅋㅋ

서곡 2023-01-16 1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레나데 부르는 라티노 ㅋㅋㅋ 영화 같습니다 ㅎㅎㅎ

미미 2023-01-16 13:53   좋아요 2 | URL
오래간만에 꿈에 대한 기억이 생생해서 좋았어요ㅋㅋㅋ옷 색깔이며 더 기억나는게 많았는데 표현력이 딸려일단 이렇게만 적어봤지요ㅋ

그레이스 2023-01-16 13: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
꿈을 이렇게 상세하게 꾸시나요?
저는 항상 제가 꿈을 꾼건지 생각을 한 건지 잘 모르겠는 상태로 일어나는데...^^

미미 2023-01-16 13:56   좋아요 3 | URL
저도 보통은 그래요. 꿈 막바지에 기억해놓고 싶다란 생각도 하는데 눈뜨면 지워질때도 있구요. 최근 아쉬움을 많이 느낀 결과인가? 투비에 쓸 꺼리를 만들고 싶던 간절함이 있었나? 암튼 그렇습니다. 계속 이러길 바라는데 모르겠어요ㅎㅎㅎ

은오 2023-01-16 14: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중간에 짤린거 너무 킹받아요... 누가 미미님한테 투비컨티뉴 알려드렸어... 하아...

미미 2023-01-16 14:38   좋아요 2 | URL
소소한 반전이 있어서 갑자기 욕심이....ㅋㅋㅋㅋㅋ 푼돈 무섭네요 이거...흙

페넬로페 2023-01-16 15: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말 투비 컨티뉴!
발상 넘 좋아요👍👍👍

미미 2023-01-16 16:51   좋아요 3 | URL
그쵸! ㅎㅎ 많이들 해보심 좋겠어요😆

새파랑 2023-01-16 19: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실제 이야기인가요? ㅋ 미미님 작가의 재능이 보입니다~! 감질맛납니다 ㅋ

미미 2023-01-16 19:53   좋아요 3 | URL
실은 잠들기 전에 시사 프로에서 사기당한 사람들 인터뷰를 봤는데 그 영향+투비에 쓸만한 걸 만들고 싶다는 바램이 만든 꿈이었나 봅니다ㅋㅋㅋ 고맙습니다 새파랑님^^*

바람돌이 2023-01-16 22: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투비컨티뉴드라니..... ㅠ.ㅠ
아 요즘 이쪽으로 여러분들이 막 이사하셔서 저는 또 이건 뭐래 하면서 당황중입니다. ㅎㅎ

미미 2023-01-17 07:00   좋아요 3 | URL
처음엔 부담스러웠어요. 어떻게 저거까지 하나 하고요.ㅎㅎ 그런데 이웃분들 벌써 운영하시는 것 보고 과거 글들을 몇 개 옮기니 재밌더군요. 기분전환이 됩니다. 바람돌이님도 얼른 입주하세요^^*
 




내가 긴 글을 쓰지 않는 이유는 속도를 인위적으로 늦추는 일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쓸 문장이 가져올 결과가 희미하게 어른거리자마자 방아쇠를 당긴다. 세라 망구소. 300개의 단상 P.14



투비컨티뉴드로 기존 글들을 조금 옮겼다. PC에서 글을 올린 후에도 스마트폰에서 수정이 가능하고 구성도 북플과 달라서 신선하다. 다만 처음이라 적응하랴 자료 옮기랴 그 외 사소하게 신경 쓸 거리들이 있어 어제 몰두하다 보니 정신 차렸을 땐 꽤나 시간이 흘러가 있었다. 역시 이사는 귀찮고 힘들다. 그래도 결과적으로 나의 공간이 온라인상에 확장되는 이사라서 신난다. 자기만의 방을 강조하던 울프가 살아 있었다면 이런 걸 보고 과연 뭐라고 했을까? 당시 울프는 문학계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었고 그렇게 자기만의 방뿐 아니라 자기 세계를 확장할 사회적 기회가 있었다. 물론 다른 많은 여성들에게 당시로서 그런 자유는 가능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울프는 자기만의 방을 갖는 것, 자기 세계를 확장하는 것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실감했으리라. 물리적인 공간만큼 온라인상의 공간 확장도 자유를 느끼게 한다. 하고 싶은 것들이 늘어났다. 이것만으로도 내가 살아 있다는 걸 실감한다. 



친구분들이여 방아쇠를 당기세요. 이사하세요. 자기 세계를 확장하자구요. 


투비컨티뉴드 미미 

https://tobe.aladin.co.kr/t/759250108








투비컨티뉴드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한 가지 알려드리자면 요 아래처럼 주제를 정해 시리즈를 연재하실 수 있어요. 몇 가지 구상 중인데 오늘 일단 영어원서 공부 시리즈를 올려봤습니다. 투비컨티뉴드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야기는 이런 '시리즈' 연재나 '노트'형식의 글, 웹툰 등 여러 형식의 콘텐츠를 올리고 원하는 글, 웹툰 전체를 유료 처리하거나 일부를 유료 처리해서 포인트를 벌어들인다는 건데요. 그 가격도 스스로 정할 수 있어요. 재량껏 활용해서 수익도 창출하고 또는 무료로 공유해서 구독자를 늘리는데 집중할 수도 있고 자기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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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01-14 19: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지난 연말 진짜 이사를 해서 ㅋㅋㅋ 아직 여독이 안 풀렸답니다 ㅎㅎㅎ

미미 2023-01-14 19:26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서곡님. 책 꽤 많이 소장하셨을것 같아요. 저는 당장 이사계획이 없는데 벌써부터 이사할때 책 다칠까봐 걱정입니다(소듕소듕ㅋㅋ)

2023-01-14 1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4 1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파엘 2023-01-14 20: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들 투비를 하나씩 만드는 분위기네요. 근데, 서재의 글을 옮겨간다면 서재에 남아있는 해당 글은 삭제해야 하나요?

미미 2023-01-14 20:22   좋아요 3 | URL
오 라파엘님 그렇지 않습니다. 그곳에 공간이 추가된것 뿐이죠. 여기 글도 그대로 두고 이곳 활동도 하시던 대로 할 수 있어요. 다만 이곳에서 할 수 없던 것들을 해볼 수 있어서 글을 쓰고 싶다는 의욕이 더 생기더군요. 작심삼일일지 두고봐야하지만 지금은 분명 그렇습니다ㅋㅋㅋㅋ

scott 2023-01-14 20:27   좋아요 3 | URL
미미님 말씀이 맞습니다
라파엘님 그럴 필요 없습니다

라파엘님 고유 아뒤!
얼릉 투비에 새집으로 단장 하셔서 아뒤 선점 하시고

우리 모두 그곳에서 😍

라파엘 2023-01-14 20:57   좋아요 2 | URL
미미님, 스콧님,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미미님과 스콧님의 투비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얄라알라 2023-01-14 20: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눈치가 조금 부족할뻔한 저는 정말 이사하셨나 할.뻔...새로 여신 채널.대문 이미지.넘 좋아요 원서공부.컨텐츠도 좋네요 저도 이사 슬슬 준비해봐야겠습니다

미미 2023-01-14 21:07   좋아요 3 | URL
거기다 정체성을 여러개 만들수도 있어요! 알라딘이 공을 많이 들인 티가 납니다.ㅎㅎㅎ얄라님의 이사 응원합니다~^^♡

다락방 2023-01-14 22: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돈으로 후원하는 게 너무 좋더라고요? ㅋㅋㅋㅋㅋ

미미 2023-01-14 22:2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네! 그 부분 의외였고 지금도 적응은 안되지만(저는 이걸로 재벌은 안될것 같다는 주제파악 완료ㅋ)재밌더라구요^^*

건수하 2023-01-14 22: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귀찮아.. 하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아이디는 선점해두었지만)

자기 세계의 확장, 자유 언급하시니 난 너무 소극적인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딱히 쓸 것이 없지만 북플 시스템이 불편하다고 생각했던지라, 글쓰기 버튼 한 번 눌러보기라도 해야겠어요 :)

미미 2023-01-14 23:02   좋아요 1 | URL
수하님 닉네임 예쁘니 그대로 하셨기를^^*

개인적으로는 북플 시스템보다 나은것 같아요. 시리즈 올릴 수 있는점이 젤로 마음에 들구요.
생각보다 어렵진 않아서 수하님 금방 적응되실거예요. 제가 좀 시작은 거창한 편입니다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1-14 22: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구독 누른다고 아이디 만들어야 하는 줄 알고 만들었더니 뭔가 집이 지어진 느낌이긴 했습니다.?
근데 전 알라딘 서재도 글 하나 쓰기도 벅찬데 투비집까지...여력이 안될 것 같아 그냥 알라딘 서재 하나라도~^^;;;;
근데 너무 많은 분들이 둥지를 트시니까 글 읽는 것도 벅차네요? 정신이 없네요..북플 읽으랴~ 투비 읽으랴~ ㅋㅋ
일단 집들이 초대해 주시니 구독 누르러 가겠습니다^^

미미 2023-01-14 23:07   좋아요 4 | URL
역시 나무님도 집의 느낌을 받으셨군요!!(>.<) 저도 처음에는 이것도 벅찬데 저거까지 어떻게 하냐 하고
눈팅으로 끝내려고 했어요. 그런데 이웃분들 글 올리신것 읽어보고 용기를 내어 살림을 조금 옮기다보니
그새 정이 들어버렸네요. 아직 정신이 없어서 자꾸 들여다보다보니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어난건 사실이예요.
내일부터는 정해진시간만 들어가려구요. 그래도 일단 분위기가 바뀌니 기분이 새롭고 그곳 시스템 둘러보다보니
자꾸 끄적이고싶고 그래요. 나무님 부담스러우시면 우선 조금씩 집 꾸리기 해보세요. 구독 고맙습니다.헤헷^^*

2023-01-14 2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5 0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3-01-15 0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게 생긴지 몰랐는데 벌써 미미님은 많이 쓰셨군요? ^^ 구독신청은 했는데 들어가서 봐야겠습니다~!!

미미 2023-01-15 09:16   좋아요 2 | URL
북플에 예전에 써올렸던 글을 몇개 옮겼어요ㅎㅎ 새파랑님도 함께해요! 여기 써주신 글들을 거기로 이사하시면 됩니다. 나중에 익숙해지시면 다르게 활동하셔도 될것 같고 많은 가능성이 열려있어요!!(자발적 홍보대사 미미)^^*

alummii 2023-01-15 14: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저는 투비는 아예 엄두도 못 냈는데 발빠르게 오픈하셨군요!^^ 👍

미미 2023-01-15 15:01   좋아요 3 | URL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이웃분들 어떠신가 구경갔다가 저도 오픈했어요ㅎㅎ 알럼미님도 둘러보세요(>.<*)

scott 2023-01-17 18:43   좋아요 1 | URL
강남보다 좋아여😍

거리의화가 2023-01-16 10: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댓글이 늦었네요^^ 저는 가입하고 아이디는 만들어놓기는 해놨는데 그곳 둥지까지 만들지는 모르겠어요. 시리즈별로 연재가 가능하다는 장점은 있지만...ㅎㅎ 일단 서재에 글 올리는 것도 드문드문인데 과연 거기까지 다 관리가 가능할지^^;
미미님 거 구독은 해놓을게요ㅋㅋ

미미 2023-01-16 13:47   좋아요 1 | URL
저도 처음에 그런 마음이었어요ㅋㅋㅋ
우선 여기 올렸던 글 몇 개 옮겨놓고 탐색하다보니 쓸 꺼리가 더 생각나고 크게 힘들일건 없구나 알게되었달까요? 좋은점은 자꾸 뭔가 더 쓰고싶어져요. 투비가 이용자들이 부담없이 쓰도록 머리를 잘 썼어요.ㅋㅋㅋ화가님 구독 고맙습니다~^^♡
 

  





한 텔레비전 방송에 나온 중학생이 "왜 사람을 죽이면 안 되나요?"

라는 질문을 해서 그 자리에 있던 평론가들이 모두 할 말을 잃었던 사건이 있었다. 나는 할 말을 잃는 게 당연하고 또 그것이 올바른 대응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질문은 상상도 못했다고 대답하는 것이 정답인 질문도 세상에는 있게 마련이다. 

사람들이 할 말을 잃은 걸 보고도그 중학생이 납득하지 못하면 그 자리에서 그 중학생의 목을 조르면서

"자, 그럼 이 상황에서 다시 한 번 같은 질문을 해볼래?" 하고 부탁하는 수도 있다. (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에는 전쟁과 재해로 배울 기회 자체를 박탈당한 아이들이 무수히 많다. 다른 어떤 것보다 교육 받을 기회를 절실히 원하는 수억 명의또래들이 세계 곳곳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아이들만이 "왜 공부를 해야 하나요? 이 공부는 어디에 필요하죠?" 같은 질문을 입에 올릴 수 있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그런 질문을 한다는 사실이 역사적으로 예외적인 사태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왜 사람을 죽이면 안 되나요?"라고 물은 중학생은 '자신이 죽임을당할 처지에 놓일 가능성'을 계산에 넣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왜 교육을 받아야 하나요?"라고 묻는 초등학생은 '자신이 배움의 기회를 구조적으로 박탈당한 사람이 될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다. 자기가 누리고 있는 특권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만이 의외의 질문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질문에 대해 지금의 어른들은 그런 질문은 있을 수 없다고 단호하게 물리치지 못한다. 말문이 막혀서 허둥대거나 아이들이 알아들을 수 있을 만한 실용적인 이유를 들어서라도 아이들을 공부시키려고 한다. 아이들은 자기들이 한 질문이 어른들을 아연실색케하거나 또는 유아적인 지성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 무의미한 답변을 끌어내거나 둘 중 하나라는 것을 일찍부터 배우게 된다. 이것은 실로 불행한 일이다. 왜냐하면 이런 과정이 아이들에게 일종의 성취감을 주기때문이다. 그렇게 성공한 기억으로 인해 아이들은 일찍부터 사사건건 "이게 어디에 쓸모가 있나요? 이것을 하면 나한테 어떻게 좋아요?"라고 묻는다. 당신의 대답이 마음에 들면 '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안한다.' 이러한 판단 기준을 인생을 막 시작한 즈음부터 몸에 새기게 된다. 이렇게 '등가교환하는 아이들'이 탄생한다. -48



앞쪽은 일본의 한 텔레비전 방송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런 대목들이 초반부터 여러군데에 걸쳐 나온다. 글이 아주 쉽고 재미있게 쓰여져 있다. 일본 청소년들이 공부를 하려하지 않고 모르는 것에 대해 개의치 않는 현상, 일을 하지 않으려 하는 젊은 세대에 대한 의문과 원인규명으로 나아간다. 관련된 에피소드가 나올때마다 '와 진짜 이정도야?'하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일본의 상황이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이 책의 출판년도가 2013년도인데 사실 그보다 앞선 시기에 출간되었다가 절판을 거쳐 재출간되었다는 사정이 있다.) '등가교환'역시 사회가 교육의 근본적인 취지를 외면하고 실용주의,자본주의의 목적으로 전락한데 따른 결과라고 느껴진다. 



日 학력 저하 문제, 실제로 가르쳐 보니:JPNews 일본이 보인다! 일본뉴스포털! 

http://www.jpnews.kr/630 (2009년 기사)

일본의 사회 문제들을 일부지만 유행처럼 답습하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볼때 강건너 불구경할 일만은 아닌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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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1-14 13: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왜’ 를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뉘앙스의 질문이 아니겠죠..? ㅠㅠ

미미 2023-01-14 13:36   좋아요 2 | URL
네 그런 취지는 아니었을것 같아요. 그래도 이런 근원적인 물음은 생각꺼리를 던져주기도 하니까 의미심장하게 여겨지기도 해요. 왜 이런 질문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지, 여기에 어떤 시대적 배경,원인이 있는지 탐구하는 책인데
꽤 흥미로워요^^

2023-01-14 1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4 1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23-01-14 14: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런 질문이 우리 입장에서는 경악스러운데 요즘의 세태를 반영하는듯도 해요. 공부가 입시나 취업의 관문으로만 취급당하니 공부의 진정한 필요성을 모르는거죠~^ ㅠㅠ
질문이 부재하는 세상이 무서워요**

미미 2023-01-14 15:25   좋아요 3 | URL
네 이 책에서는 학생들이 ‘교육‘을 소비주체로써 인식하게 된 게 그 원인 중 하나라고 말하고 있어요.
‘교육‘의 원리와 방식은 ‘소비‘와 결코 같지 않은데 외부적으로 그렇게 되게끔 주입당한거죠. 그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너무 재밌어서 심각한 사회현상임에도 불구하고 빠져들어 읽고 있어요. 교육계 계신 분들이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부모님들도요. 아...이 책 너무 재밌습니다ㅋㅋㅋㅋ

2023-01-14 17: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4 18: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레이스 2023-01-15 08: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도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지 않나요? 주변에서 그런 아이들 많이 보게 되요.;;;

미미 2023-01-15 09:22   좋아요 2 | URL
네! 저도 읽는 내내 그렇게 생각했어요. 요즘 한국의 아이들에게도 보이는 현상이라구요. 이 책에 나온 과거 일본의 경우만큼 심각한것 같진 않지만(부모들이 참관한 공개수업 에피소드 나오는데 심각)원인은 비슷하겠죠? ‘교육‘을 소비주체로써 인식하는거요. 독후감에 좀 더 자세히 써보겠습니다.^^*

새파랑 2023-01-15 17: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누가 ‘왜사람을 죽이면 안되나요‘ 물으면 전 바로 ‘생명은 소중한거니까‘ 요렇게 단순하게 답했을거 같은데 ㅎㅎ

미미님 이제 ‘철학미미‘라고 불러드려야할거 같아요 ^^

미미 2023-01-15 18:51   좋아요 2 | URL
저런 당돌한 질문을 한 아이라면 ‘생명이 왜 소중한데요?‘ 또 물었을지도 몰라요ㅎㅎㅎ
이분 책 다 읽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