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현장 상황이 어땠는지는 알 수 없으나 오가는 대화를 볼 때 마냥 부드럽진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내가 상상할 때 방청객이 먼저 ‘주제넘는다‘고 교수에게 표창을 던졌고 우치다 교수는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가볍게 피한 다음 자신의 필살기인 단검을 양손으로 날렸다.
번역 때문에 더 그렇게 느끼게 되는 걸 수도 있겠지만 저 상황에서 강연자에게 주제넘다고 하다니 쫌 용자다. 놀랬다.



방청객: 일본은 그만큼 혜택 받은 사회니까 그 안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은가난한 시대를 살아왔던 우리와는 또 다른 과정에서 인생을 시작하고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우치다:
나는 일본이 결코 혜택 받은 사회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분명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운 사회가 됐지만 삶의 다양성은 제한되고 있고, 사람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관계는 점점 빈곤해지고 있습니다.아이들에게 가하고 있는 규격화, 표준화의 압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습니다. 도저히 그들을 혜택 받은 아이들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방청객: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주제넘은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사람에게는 그 나름의 삶의 방식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삶의 조건이 좋다 나쁘다를 말한다는 것은 주제넘은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치다: 주제넘은 일을 하는 것이 인간이다, 바로 이것이 오늘의 주제입니다.

방청객:그래도 그 사람이 자기 의지로 하는 일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하는것은 좀...

우치다: 아니, 시끄럽게 떠들어야 합니다.

방청객: 그러는 것이 인간이라는 말은 이해가 가지만…….

우치다: 주제넘은 커뮤니케이션이 사람을 키웁니다. 과부족 없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건 없습니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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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16 18: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6 18: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곡 2023-01-16 19: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제넘은 커뮤니케이션이 사람을 키웁니다. 과부족 없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건 없습니다.--> 이 마지막 말, 찬반 여부를 떠나 인상적이네요! 잘 보았습니다~

청아 2023-01-16 19:59   좋아요 2 | URL
이 책으로 좋은 스승을 한 분 더 만났습니다ㅎㅎ 최근 한국에도 강연을 오셨었고 세계적인 석학이라고 합니다. 대출받은 책인데 나중에
재독하려고 구매했어요!

바람돌이 2023-01-16 2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번역의 문제일수도 있을거 같아요. 일본인들은 공개적인 장소에서 저런 식으로 공격적으로 잘 얘기안하는거 같던데 말이죠. ㅎㅎ

청아 2023-01-17 06:56   좋아요 2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우리말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과격해 보이는 거라고요. ㅎㅎ 그래도 내용상 어느정도 신경전은 있었겠죠. 저 자리에 있던 졸던 분들 잠이 깼을지도? ㅎㅎㅎ

기억의집 2023-01-16 2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익 아니였을까요?

청아 2023-01-17 07:04   좋아요 2 | URL
글쎄요ㅎㅎㅎ 발언이 앞쪽에도 좀 더 있거든요. 딱히 그런것 같진 않았어요. 일단 교수가 좌,우를 넘어선 보편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어요.

베터라이프 2023-01-17 2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보기에 일본 민족주의는 대다수 일본인들에게 기본적으로 토론 없이 강요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들어 일본 국체, 국가적 자부심, 역사, 세계에서의 국가적 지위 등 말이죠. ˝현재 일본 정부는 잘하고 있고 그런 정부에 반하는 것은 국익에 어긋난다˝는 이런 류의 강요가 사회 체제 전반에 깊숙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한편으로 이런 부분은 일본 내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가진 시민 단체가 자립하지 못하는 이유인 것 같기도 하고, 시민들 대부분이 뭔가 독립성을 잃고 정부나 권력 기관에 종속된 것처럼 보여지기도 합니다. 민주 사회에서 시민들 스스로의 비판 의식을 제한 받는다는 것은 그것 자체로 민주주의에 위배되는 것인데 표면적으로는 이런 현상을 쉬이 이해하기는 어렵네요.

청아 2023-01-17 21:31   좋아요 2 | URL
저도 비슷하게 생각해왔어요. 무엇보다 아베 정권을 보면서요. 이 책에는 딱히 정치적 이야기랄건 없지만 말씀하신 일본인 특유의 민족성에 대해 몇 차례 언급이 됩니다.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니트족도 그런 억압적 구조의 결과물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구요. 그런 면에서 반대로 노동의 가치, 연대의 가치에 대해 긍적적으로 돌아설 경우에도 민족적 동요가 있을 거라고 하더군요. 여로모로 우리 국민성과 달라 안타깝지만 어찌할 수 없는 부분같아요. 어쩜 섬나라 특유의 생존방식 같기도 하고요.베터라이프님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2023-01-20 18: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20 2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3-01-21 07: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설연휴 시작인데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명절 잘 보내시고 새해복많이받으세요.^^

청아 2023-01-21 13:31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서니데이님 맛있는거 많이 드시고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