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현장 상황이 어땠는지는 알 수 없으나 오가는 대화를 볼 때 마냥 부드럽진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내가 상상할 때 방청객이 먼저 ‘주제넘는다‘고 교수에게 표창을 던졌고 우치다 교수는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가볍게 피한 다음 자신의 필살기인 단검을 양손으로 날렸다.
번역 때문에 더 그렇게 느끼게 되는 걸 수도 있겠지만 저 상황에서 강연자에게 주제넘다고 하다니 쫌 용자다. 놀랬다.
방청객: 일본은 그만큼 혜택 받은 사회니까 그 안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은가난한 시대를 살아왔던 우리와는 또 다른 과정에서 인생을 시작하고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우치다: 나는 일본이 결코 혜택 받은 사회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분명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운 사회가 됐지만 삶의 다양성은 제한되고 있고, 사람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관계는 점점 빈곤해지고 있습니다.아이들에게 가하고 있는 규격화, 표준화의 압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습니다. 도저히 그들을 혜택 받은 아이들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방청객: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주제넘은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사람에게는 그 나름의 삶의 방식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삶의 조건이 좋다 나쁘다를 말한다는 것은 주제넘은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치다: 주제넘은 일을 하는 것이 인간이다, 바로 이것이 오늘의 주제입니다.
방청객:그래도 그 사람이 자기 의지로 하는 일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하는것은 좀...
우치다: 아니, 시끄럽게 떠들어야 합니다.
방청객: 그러는 것이 인간이라는 말은 이해가 가지만…….
우치다: 주제넘은 커뮤니케이션이 사람을 키웁니다. 과부족 없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건 없습니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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