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눈과 아이는 같은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순전히 날뛰는 힘을 갖고 싶어서

 눈 녹인 물을 내 안에 넣고 싶었다

 차갑고 빽빽한 팔을 주무르면서

 떠난 개들의 눈 쌓인 그릇을 치울 수 있다면 (...)


 가장 투명한 부위로 시가 되는 것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미래가 빛나서 

 눈 밟는 소리에 개들은 심장이 커지고 

 그건 낯선 이가 오고 있는 간격이니까

 대문은 집의 입술, 벨을 누를 때

 세계는 온다 날갯짓을 대신하여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이유」




오늘 바람이 이 사람 저 사람을 때려 누군가 비명을 질렀다. 나도 소리를 지를 뻔 했는데 이내 내 나이를 생각하고 

속으로 삼켰다. 감정을 마음껏 분출하는 사람들이 예뻐보인다. 까르르 웃는 소리 꺄아악 비명소리.

오늘 글을 읽다가 어느 대목에선가 나를 잡아 과거의 한 때로 던져놓았다. 그때 그런 미친 짓까지 했었구나 잠시 웃다가

다시 읽던 곳으로 돌아온 그리운 나. 어제 받은 작고 통통한 일기장을 아무데나 펼쳤다. 

'사랑을 위해 저지른 가장 정신나간 짓은?' 그래 어떻게 알았어. 나 미쳤던거.

마음껏 사랑하고 마음껏 미쳐보는거 그래야 후회가 없다고 하는데 

얼마나 사랑하고 얼마나 미쳐야 후회가 없을까. 사랑하고 미쳤던 나를 떠올리며...





시집을 선물받았다~♡ 맹렬한 추위에 조금 오래된듯한 내가 쓸쓸할 때. 온화한 빛처럼 당도한 시집. 냠냠

커피도 얼마전 다정한 이웃께서 보내주셨는데 케이스 짱 귀여워서 가지고 있어요~♡










 모든 갈망은 쾌락의 추구야. 모든 참회,연민,자비는 그것에 대한 두려움이고.

 모든 절망과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은 불만족이지.P.78








빨리 이 책들 읽고 쓰고 싶은데 <다락방의 미친 여자>부터 읽어야 함. 어제는 기특하게도 100쪽 넘게 읽었다.(쓰담쓰담)




    







귀욤귀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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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2-12-22 21: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포장지 눈토끼 너무 귀엽군요 ㅋㅋ

미미 2022-12-22 21:25   좋아요 4 | URL
귀마개,목도리 한거 깜찍하죠!ㅋㅋㅋ

2022-12-22 2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22 2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곡 2022-12-22 21: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네요 귀마개 목도리 방한에 더하여 중요한 귀염포인트입니다 ㅎㅎ

미미 2022-12-22 21:31   좋아요 3 | URL
디테일이 아무래도 올 겨울 유난히 춥고 눈 많을걸 예상했나봐요 알라딘(>.<)

persona 2022-12-22 22: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커피소년 노래 처음 듣는데 가보고 싶었는데 못 가본 장소들이 생각났어요. ㅎㅎㅎ 저는 미친짓 하니까 교수실 근처에서 친구랑 술처먹은 게 생각나네요 ㅋㅋㅋㅋ

미미 2022-12-22 22:35   좋아요 3 | URL
페르소나님 커피소년 노래 가사도 멜로디도 토닥토닥이예요ㅋㅋ 저도 가보고 싶은 곳이 워낙 많아서 그런지 꿈도 자꾸 여행꿈을 꿔요ㅎ 낭만적인 구석이 있는 미친짓이네요? 저는 여기 쓸수도 없는 창피한 짓만 자꾸 생각이 납니다. 아웅..상상도 못하실만한 경범죄?(아마)도 있어요ㅋㅋㅋㅋ

persona 2022-12-22 22:41   좋아요 3 | URL
다 추억이죠. 흑역사도 역사고요. ㅎㅎㅎ

페넬로페 2022-12-22 23: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같은 날에 넘 어울리는 시입니다.
눈 쌓인 놀이터에 모여있는 아이들을 보는 걸 좋아해요.
오늘 같은 날, 젤 보기 좋은 풍경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진짜 센 바람에 까악 소리 나와요^^

미미 2022-12-23 00:26   좋아요 3 | URL
그렇죠! ‘개와 눈과 아이가 같은 성분으로 이루어져있다‘는 표현이
그대로 풍경을 그려내는것 같아요ㅎㅎ
아이들 눈 싸움하고 신나서 그네타는거 다 덩달아 신나는 모습이라 저도 좋아합니다. 페넬로페님 좋은 밤 되세요^^*

희선 2022-12-23 01: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번이 호랑이 해고 다음이 토끼 해군요 커피 상자에 그런 걸 나타내기도 했나 봅니다 호랑이가 만든 눈토끼일까요 목도리도 해주고...


희선

미미 2022-12-23 13:32   좋아요 2 | URL
저도 그런 의미라고 생각해요. 귀엽고 센스있는 그림! 잡아먹지 않을께 친하게 지내자? 뭐 이런 분위기?ㅎㅎ
희선님 독감이 코로나보다 유행이라는데(저희동네 약국 선생님 말씀)건강 유의하시고 따뜻한 연말 보내세요^^*

새파랑 2022-12-23 09: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북플의 셀럽 미미님의 인기는 최고입니다 ^^

미미님이야 맘만 먹으시면 하루에 500쪽도 읽으실수 있으니 금방금방 완독하실겁니다~!!

미미 2022-12-23 13:38   좋아요 3 | URL
요즘 머릿속이 어수선해서 많이 못 읽어요. 그래도 며칠 점점 늘리고 있긴합니다. 내년에 더 분발하고 싶은데 새파랑님도 많이 바쁘실때 빼고 함께 해주시리라 믿습니다.ㅎㅎ 건강하고 즐거운 연말 보내세요^^*

거리의화가 2022-12-23 09: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드립백 세트 포장이 참 귀엽습니다~ㅎㅎㅎ 저는 사랑에 미친 적이 없어서 저 질문에 답하기가 애매하네요. 감정에 있어서는 갈때까지 가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ㅋㅋ 어젯 밤, 오늘 아침 너무 추워서 저도 모르게 험한 말이 계속 입밖으로 나왔어요. 너무 춥습니다. 미미님 따뜻한 하루 되시길요!

미미 2022-12-23 13:44   좋아요 2 | URL
눈이와서 바람불면 더 추운것 같고 미끄럽긴한데 화이트 크리스마스 기대되기도 합니다.ㅎㅎㅎ저 질문 자체가 참 로멘틱하지요? 미국 한 지역은 영하 45도 이하로도 떨어졌다는데 감히 상상이 안됩니다. 화가님 독감조심 웃음가득한 연말 보내세요^^*

독서괭 2022-12-23 11: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저 5년 다이어리 살까 말까 고민중인데 미미님 사셨군요! 저는 정신나간 짓까지는 안 해본 것 같..아닌가.. 갑자기 하나가 떠올라서 취소합니다 ㅋㅋㅋ
알라딘 드립백 선물세트 참 예쁘더라구요~ 저도 지인들에게 선물하려고 샀거든요. 미미님 선물 많이 받으셔서 더욱 따뜻하고 풍성한 연말 보내시겠네요^^

미미 2022-12-23 13:50   좋아요 3 | URL
3년 다이어리 전에 써봤는데 나쁘지 않았거든요. 이 다이어리는 작고 깜찍한데다 화려한 금빛이라 곁에 두고 쓰기 좋을듯합니다. 괭님 리뷰에도 감동 자주 받았지만 이곳저곳 써주셨던 재미난 댓글들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내년에도 기대됨요ㅎㅎ 괭님도 포근하고 행복한 연말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2-12-23 22: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따뜻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이번 일요일이 크리스마스입니다.
추운 날씨 조심하시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메리 크리스마스.^^

미미 2022-12-24 09:24   좋아요 3 | URL
서니데이님 고맙습니다.
요즘 추운날씨 계속되서 자꾸
움츠려드네요. 🎄 기쁨가득한 크리스마스이브 보내세요^^*

Yeagene 2022-12-24 10: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클스마스 이브라 인사드리고 싶어서요 ㅎㅎ 미미님 행복한 성탄절 되세요!메리 크리스마스!!♡

미미 2022-12-24 11:21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예진님~♡^^♡ 예진님도 따뜻하고 웃음가득한 크리스마스 보내세요!!ㅎㅎ🎅

기억의집 2022-12-28 17: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진짜 오랜만에 시를 읽는 것 같은데.. 좋습니다!! 커피 선물도 받으시고~

여전히 아름다운 나를 사랑하자,라고 부르는 커피 소년의 노래도 연말의 차분함과 내년의 각오를 다지게 하네요~

미미 2022-12-28 19:03   좋아요 1 | URL
저도 한동안 시를 멀리하다가 겨울이라 그런지 끌리더군요.

커피 소년 노래는 가사, 멜로디로 언제나 위로가 되어주는 듯합니다.*^^*

mini74 2022-12-30 20: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가 이렇게 좋은거군요. 가슴이 두근거리는데요. ㅎㅎ호랭이가 토끼 목도리 둘러주고 있는거 같아요 *^^*

미미 2022-12-30 22:37   좋아요 1 | URL
미니님~♡ 추운 겨울이라 따뜻한 시 한잔 올려봤습니다ㅎㅎ
호랭이 다정함에 1도 더 상승하는 온도*^^*
 

-실비아 플라스

고통이 있다― 너무 지독한-그것은 본질을 꿀꺽 삼킨다 -그리고 심연을 몽환으로 덮는다―
기억이 그 주변에서 -횡단하여 그 위를ㅡ
밟고 다닐 수 있도록
마치 혼수 상태에 빠진 사람이 -안전하게 가듯이 ㅡ그곳에서 뜬 눈은-그를 떨어뜨리리 - 뼈 하나하나를

-에밀리 디킨슨 - P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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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4 1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24 1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뒤늦게 읽고있다. 조바심 나서 다른 책은 거의 못 보고 (그렇다고 '다미여'를 집중적으로 빨리 읽고 있지도 못함) 시집을 간간이 들여다 본다. 「다.미.여」를 통해 19세기 여성 작가들이 경험한 이중의 속박, 굴종의 미덕, 불안과 무력감 등을 마주 해서인가 시집에서 비슷한 내용을 발견해 공유함. 




재능있는 여성의 경우에는 자기 자신을 부인하면서 말 없는 자신의 분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치욕스럽게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자기주장, 상상력, 재치는 자기를 정의하는 유혹적인 요소다. 이런 요소는 각각의 여자 주인공들로 하여금 자신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거나 지배했다고 생각하게 한다. 그러나 지배당하는 운명을 감수해야 하는 여성에게 이것은 매우 위험한 환상일이 증명되면, 여자 주인공은 겸손, 과묵, 인내의 이점들을 배워나간다.(...)여성들은 침묵과 고요와 종속의 유리 관에서 살 때만 남자에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 P.321





  



그날 나는 아무렇지 않았어요. 유리에 갇힌 것처럼 지나가는 사람들만 하염없이 바라보았고. 가지도 못하고 멈추지도 못한 채 뭘 해야 할지 찾아 두리번거렸지만, 이상했다. 유리 안에 있는 아이는 보호받는 중일까, 우리라는 밖으로부터 격리된 것일까. 우리를 따돌리려는 소망인 걸까. 나는 웃었고 여느 때처럼 일을 마치고 갑자기 18층으로 올라가 뛰어내렸어요. 나는 그런 누구의 이야기를 엿들었어요. 이제 아무도 그 당연함을 생각하지 않은 채로, 누구의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한 명씩 동정을 나누기 시작하겠군요. 매 순간 내가 벌인 장례식에서, 나는 허기진 입을 벌렸다. 먹고 싶은 게 아니라 단 한 번이라도 가지고 싶었던 여유라는 상징을 향해.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입을 찢었다. 입을 잊은 분노로 가득 찬 세계.

나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은 세계로 되돌아온다.
글러브를 끼면 시를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의 소망은 약해짐으로써 강해지는 것.
사람들은 자기보다 약한 것들을 가두어 두고 보길 좋아한다고.

나는 한없이 약해져야 했고 그래서 강해져야 했다. - P.43

 



「다.미.여」는 19세기 여성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풀어나가지만 최근의 시집에도 여성의 갇힘, 억눌림, 무력감을 읽을 수 있는건 우연일까? 그보다는 여성의 부자유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의미겠지. 조혜은 시인도 「다.미.여」를 읽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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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12-20 14: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오, 미미님 뒤늦게 잡으셨지만 그 누구보다 빨리 진행하실 것 같습니다. 화이팅!!

미미 2022-12-20 14:57   좋아요 4 | URL
책에 나오는 소설들 읽고 싶은데 꾹 참고 있습니다. 다락방님 응원 고맙습니다.^^*

다락방 2022-12-20 14:59   좋아요 4 | URL
이게 저도 책에 나오는 소설 오래전에 읽은것들이 좀 되는 터라 그냥 읽자~ 했는데 확실히 소설을 읽고 나면 이 책이 더 재미있게 읽히긴 하더라고요. 저 조지 엘리엇 시작했는데 조지 엘리엇 책 하나도 안읽어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나중에라도 어떻게든 뭔가 영향을 미치겠지, 하며 읽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달 남은 날들은 여기에 올인할건데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두둥-

우리 열심히 달려봅시다. 빠샤!!

미미 2022-12-20 15:13   좋아요 4 | URL
그럴것 같긴해요. 읽어야 할 소설들 왠만큼 사두었는데 지금 특히 맨스필드 파크 너무 읽고 싶거든요.ㅋㅋㅋ
소설 읽으면 아무래도 이 책을 이달안에 다 못 읽을 거예요. 제가 지금 집중력이 많이 떨어져서요.
조지 엘리엇 압축본?으로 읽었는데 정말 뛰어난 작품이예요. 올해 읽은 최고 중의 하나. 저도 분발하겠습니다!!

거리의화가 2022-12-20 15:1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여성의 불안과 무력감, 공포는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하다고 봅니다. 다미여가 집중해서 읽는다고 하더라도 빨리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닌 것 같아요. 저는 관련 도서들을 몇 권 읽고 시작했는데도 깊이 읽고 있지 못한 것 같습니다ㅠㅠ 미미님이 함께 읽으신다니 정말 좋네요.

미미 2022-12-20 15:19   좋아요 5 | URL
전에 읽은 책들 떠올리면서 ‘도대체 그때 내가 뭘 읽은건가‘이러고 있습니다.ㅋ
제인 오스틴의 재발견이고 문학사에 이런 책이 있어주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화가님 함께 읽고
계셔서 항상 든든하고 고맙습니다.^^*

그레이스 2022-12-20 15: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펼쳐보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조혜은 시인 ㅎㅎ
친근합니다.

미미 2022-12-20 16:13   좋아요 3 | URL
저도 며칠 전에야 시작했어요ㅋㅋ시는 조금 난해하기도 한데 감정적으로는 이해가 되서 신기한 체험 중입니다. 그레이스님께 친근한 시인이라니 반갑네요^^*

새파랑 2022-12-20 19: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예전의 독서천재 미미님으로 복귀하신 기분이 듭니다 ^^ 미미님을 억압하는 것은 이제 미미님 자신뿐~!!

미미 2022-12-20 18:09   좋아요 3 | URL
하루 읽는 분량 나무 늘보 수준이예요ㅋㅋ새파랑님 제가 저와 싸우고 있는거 어찌 아셨나요? ^^*

독서괭 2022-12-21 13: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오 미미님 시작해서 달려나가고 계시군요. 저도 분발해야겠습니다.. 함께 힘내요!!

미미 2022-12-21 13:47   좋아요 2 | URL
예상한것보다 이 책 더 좋네요. 기존 읽었던 책들을 재발견 하는 느낌이고요.^^* 괭님도 파이팅입니다!!

mini74 2022-12-21 13: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책 사진은 항상 좋아요. 열심히 제대로 그러면서 신나게 읽는 기분 느껴져서요. 저 깃발들 귀엽습니다.
저도 항상 응원합니다 미미님..저는 미들마치 나오는 부분에서 멈췄어요. 내년 봄에도 읽고 있을거 같아요. ㅎㅎ

미미 2022-12-21 13:56   좋아요 2 | URL
신화 인물들 이름 나올때 마다 ‘미니님은 다 아시겠지?‘ 이랬어요ㅎㅎ 이 책도 두껍고 읽어야 할 소설들도 어마어마하네요? 벽돌책장인이신 미니님 함께 읽는 것만으로도 좋아요*>.<*

scott 2022-12-22 15:03   좋아요 2 | URL
동감합니다
미미님 플래그 달린 책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ㅎㅎㅎ

미들마치 내년에 꼬옥

닥달하고 들들 볶을 겁니다 민음이 ㅎㅎㅎㅎ

미미 2022-12-22 16:08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스콧님ㅎㅎ
저도 보면서 뿌듯해요^^*

미들마치 손꼽아 기다립니다. 압축본 읽고
깜짝 놀랐어요! 반드시
소장해야할 작품👍
 





이것은 마음의 빛이다. 차갑고 행성처럼 떠도는.

마음의 나무들은 검다. 그 빛은 파랗고.

풀들은 내가 신이라도 되는 듯 내 발 위에 그들의 슬픔을

풀어놓는다.

......

다다를 곳이 어디인지 나는 전혀 알 수 없다. 「달과 주목나무」




사랑이 너를 통통한 금시계처럼 가도록 맞춰놓았지.
산파가 네 발바닥을 찰싹 때리자, 너의 꾸밈없는 울음소리는 세상의 원소들 사이에 제자리를 잡았다.

우리의 목소리가 메아리치며, 너의 도착을 널리 퍼뜨린다.
새로운 조각상
찬바람 들어오는 박물관에서, 네 알몸이 우리의 안전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우리는 벽처럼 우두커니 둘러서 있다.

나는 네 엄마가 아니란다 바람의 손에 자신이 서서히 지워지는 것을 비추기 위해 거울을 증류시키는 구름이 그러하듯.

밤새 네나방 같은 숨결이 벽지의 분홍 장미들 사이에서 나풀거린다. 나는 깨어나듣는다:
먼바다가 내 귓속에서 출렁인다.

한 번의 울음, 나는 침대에서 휘청거리며 일어난다, 암소처럼 무겁고 꽃같이 빅토리아풍 잠옷을 입고서.


네 입은 고양이 입처럼 가득 열린다. 창문의 네모

하얗게 되며 흐릿한 별들을 삼키는구나. 그리고 이제 너는 몇 개의 음들로 소리를 내려고 한다;
선명한 모음들이 풍선처럼 솟아오른다.  「아침 노래」



차가운 겨울날 어느 방향에선가 불어닥친 바람.

한껏 들이 마시다 숨이 가빠 올 때처럼

실비아 플라스의 강렬한 시들을 주워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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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2-17 23: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진은영 시인이 번역한 실비아 플라스 시 좋죠
저도 아침노래 좋아합니다 😍

미미 2022-12-17 23:35   좋아요 3 | URL
자러 가기 전에 살짝 들춰봤다가 놀라서
잠이 다 깼습니다😳

독서괭 2022-12-18 05: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머 “아침 노래” 시 정말 좋네요! 실비아 플라스 시 처음 읽은 것 같아요. 멋진 사진과도 잘 어울리네요^^

미미 2022-12-18 08:56   좋아요 4 | URL
그쵸! ‘어떻게 이런 문장을 써내지?‘ 감탄합니다. 서문을 자녀가 썼는데 역시 잘쓰더군요^^*

유부만두 2022-12-18 08: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에어리얼... 인어공주 이름으로만 생각했는데요 ^^

미미 2022-12-18 08:58   좋아요 3 | URL
서문에서 보니 키우던 말의 이름이 에어리얼이었대요^^*

새파랑 2022-12-18 17: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침 노래의 화자는 산파일까요? 아님 옆에 있는 할머니? ㅋ 이젠 시인 미미님~!!

미미 2022-12-18 18:38   좋아요 4 | URL
엄마가 아니라고 했지만 엄마인 실비아 플라스의 감정을 시로 담은 것 아닐까요?ㅋㅋ
요즘 시에 꽂힙니다. 도서관에서 잠시 읽어봤는데 레이먼드 카버 시집도 좋더군요^^*

페넬로페 2022-12-20 16: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에어리얼은 요정, 정령, 이런 뜻인가요?
아! 키우던 말의 이름이군요~~
어쩐지 이 시들이 지금 차가운 겨울과 어울리는 것 같아요~~

미미 2022-12-20 17:01   좋아요 3 | URL
그렇죠~♡ 저도 겨울에 맞는 시집이라 생각했어요 폐부를 찌르는 어휘들이 가득해요^^*

mini74 2022-12-21 13: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려운데 좋은건 뭐죠. 작가의 삶을 알아서일까요 슬프게 느껴집니다.
시 읽는 미미님도 참 좋은데요.

미미 2022-12-21 14:02   좋아요 2 | URL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읽다가 보니 다 관련되어 보이고 더 슬프게 느껴져요. 저도 시가 난해한데 가끔 이렇게 무모하게 덤비고 있어요 미니님 ㅎㅎ
 

 

 




어떤 사람들은 세상의 중심은 자기 자신이라고 한다. 아들러는 세상의 중심은 네가 아니라고. 너는 그저 일부라고 한다. 나의 경우... 상황에 따라 다르지 않았나 되짚어 본다. 나이를 먹을수록 자연스럽게 중심에서 일부로 받아들이는 건 아닐까?라고. 물론 모든 사람이 다 그렇진 않겠지만. 그렇다면 젊다는 건 세상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충만한 한 때를 보내고 있다는 의미이고 나이 들어간다는 건 그렇지 않은 현실을 받아들이는 시간일까. 



「미움받을 용기」는 아들러의 심리학이 담겨 있고 이야기의 중심에 그것이 있지만 실용서에 가깝다. 실용 심리학이라고 해야 할까. 정수만 뽑아낸다면 2~3페이지로도 충분해 보인다. 2~3 페이지의 굵직한 본론을 위해 다른 부가적인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는 것. 그런 면에서 실용서가 책 좀 읽는 사람들에게 외면받지 않나 추측한다. 내가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게 2019년인데 그때부터 점점 실용서를 졸업? 하게 된 것도 같은 이유였다. 남는 게 별로 없는 느낌.「정희진의 공부」에서 언니가 읽을만한 내용이 30%만 돼도 시장에서는 책을 출판한다고 하는 걸 들으니 역시 그렇구나 싶다. 그만큼의 기대가 남아서인지 실은 나도 완전히 끊지는 못하고 간간이 마음 가는 주제 위주로 실용서를 찾아 읽고 있다. 



이 책에서는 본론 외의 이야기들도 읽을만했다. 거품이 아니라 필요한 맥락으로 나머지가 채워져 있다고 느꼈다. 노년의 상담자와 젊은 남자가 '자유로운 삶', '행복 이란 뭘까' 같은 인생의 가치에 대해 대화를 이어간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주제지만 두 사람의 의견이 참예하게 갈린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젊은 남자는 비관적이고 어린 시절 경험 때문에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이다. 그가 일반적인 관점 (프로이트의 원인론에 입각한 사고방식)에서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반면 상담자는 아들러의 관점(아들러의 목적론적 사고방식)으로 젊은 남자를 돕고 싶어 한다. 젊은 쪽이 나름대로 논리를 펴며 거칠게 저항하는 부분이 재밌었다. 이들의 논쟁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아들러의 심리학을 이해하게 된다. (프로이트와 차이점도..) 어떤 결론에 이르기 위한 과정, 맥락이 중요함을 다시 실감했다. 



맥락의 사전적 의미

1. [의학 ] 혈관이 서로 연락되어 있는 계통.
2. 사물 따위가 서로 이어져 있는 관계나 연관.



내게 맞는 책일수록 당연히 밑줄이 가득하다. 그런데 그렇게 열심히 줄 그어가며 북마크 테이프 붙여가며 읽었는데 다시 밑줄 그은 부분만 재독 해보면 처음만큼 좋지 않은 경우가 더러 있다. 그건 왜일까? 궁금했다. 왜 처음의 그 감동이 없는 거지? 왜 그저 그런 문장 같지? 영 아닌 듯싶으면 북마크 테이프를 떼어버린다. 오늘에야 깨달았다. 맥락을 제외했기 때문이라고. 책을 전체적으로 읽어나갈 때에는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방향, 맥락을 따라가기 때문에 해당 문장이 와닿고 뼈를 때리는 걸 느낀다. 하지만 그렇게 와닿았던 문장도 앞뒤 맥락을 제거한 상태로 그 부분만 읽으면 낯설어지는 거다. 이해라는 것도 마찬가지겠지. 맥락을 지우고 상대가 뱉는 말 자체만 바라보면 오독할 수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문장도 있다. 정희진이 그렇고 울프가, 보브아르가, 프루스트가 그렇다. 그들은 그 나름대로 완성도 높은 문장들을 남겼기 때문이다. 이렇게 오늘도 다른 사람들은 다 알만한 걸 뒤늦게 받아들이며 소소한 기쁨을 느낀다. 




「미움받을 용기」기억할만한 내용


-경험에 부여한 의미에 따라 자신을 결정한다. 

-무엇이 주어졌는가보다 주어진 것을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중요하다. 

-자신의 삶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믿는 최선의 길을 선택하는 것. 그뿐이다. 그 선택에 타인이 어떤 평가를 내리느냐는 타인의 과제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 타인의 과제에서 나를 분리해야만 한다. 

-타인의 시선에 민감한건 그런 분리를 못하고 타인의 과제를 내 문제로 만들고 있다는 증거다. 

(예를들어 누가 나를 미워하면 그건 그 사람의 과제이므로 이쪽에서 노력할 필요가 없음)

-손을 내밀면 닿을 수 있되 상대의 영역에는 발을 들이지 않는 거리를 유지하는 것.

-인정욕구는 부자유를 강요한다. ->누군가에게 미움받는 것은 자유롭게 살고 있다는 의미다.

-칭찬은 능력있는 사람이 능력없는 사람에게 내리는 평가다.

-평가란 수직관계에서 비롯된 말이다. 

-과도하게 비관적인 사람은 그런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것,그런 자신을 나름 과시하는 거라고.

-스스로 가치 있다고 느낄 수 있는 삶

-자신의 주관에 따라 내가 공동체에 유익한 존재라는 믿음.

-포기란 말에는 본래 '명확하게 보다'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키네시스적 인생(결과만이 중요함)/에네르게이아적 인생(과정 자체를 결과로 보는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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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7 16: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17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17 17: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17 17: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2-12-17 16: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러나 미미님은 북플의 중심입니다 ^^ 미움 받을 용기보다는 사랑받을 용기가 필요합니다 ~!!

전 그래도 밑줄 많이 그어진 책이 결국 기억에 많이 남더라구요~!

미미 2022-12-17 16:55   좋아요 5 | URL
새파랑님이 함께 해주신 덕분에 올해도 북플 활동 즐겁게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받을 용기! 이 제목이 더 좋았겠는데요? ㅎㅎ

저에게도 소장가치 있는 책은 대부분 밑줄 잔뜩이예요.
감기조심, 웃을 일 많은 주말 보내시길요*^^*

그레이스 2022-12-18 23: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맥락과 밑출친 문장에 대한 미미님 글 완전 공감합니다^^

미미 2022-12-19 09:39   좋아요 4 | URL
공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레이스님~^^♡

mini74 2022-12-21 13: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앞뒤 맥락 떼놓고 보면 왜 밑줄을 그었지? 왜 표시를 했지 싶을때가 있어요.
그래서 마음에 드는 책에 덮어놓고 밑줄 긋다보면 전부 다 일정도라서 민망스러울때도 있지요.
미미님 밑줄에 저도 공감 좌악! 입니다.

미미 2022-12-21 14:07   좋아요 2 | URL
네 그래서 언제든 다시봐도 좋은 문장은 정말 더 대단한것 같아요! 몇번 이러고 나니 신중해지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너무 많은 밑줄. 아무래도 감동과잉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