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일본어 공부하고 싶어 길벗에서 나온 무작정 시리즈중 한 권을 구입했어요. 후지이 아사리라는 일본분이 저자이신데, 놀라운 점은 우리나라 국문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언어학과도 공부했다고 합니다. 정말 대단하죠?

 

이번에 구입한 책의 표지예요

뭐 표지야 색다를건 없지만.... 놀라운 일은

 

 

 

 

 

 

 

 

 

 책속에 있었어요.

예전에 이런 실용서를 구입하면 책 뒷면에 cd가 있거나,

홈페이지에서 파일을 다운해야하는 번거러움이 있었죠.

그러나.. 시대는 2015년을 향해가고 매일 새로운 디지털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만큼

책들의 반란 또한 어마어마하게 진행되고 있더라구요

 

바로바로 QR코드!!

그게 뭐냐면요

 

 

각 챕터마다 보여지는 QR코드 휴대폰으로 실행하면

 

 

 

요렇게 접속이 되어서

각 챕터마다 단어 학습, 예문학습, 음성강의까지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이 새롭더라구요!!

 

 

 

사용하다 보니 불편한 점 한가지!!

반복 청취하려면 자주 눌러줘야 한다는건데요

그 기능도 함께 만들어 줬음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무튼, 요즘은 조금만 무관심해도 이런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기 힘들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조금이라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게 하는

일본어 실용서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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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4-12-28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좋군요. 이제 시간이 지나면 CD가 달린 실용서를 책방이나 중고샵에서만 볼 수 있겠어요. ㅎㅎㅎ

해피북 2014-12-28 21:12   좋아요 0 | URL
제 어린시절때만 해도 컴퓨터나 시디 이런거보면 우와~ 이랬거든요. 그러던게 디지털 카메라니, 에어 프린터니 와이파이니 정말 시대가 무섭도록 변하는거 같아요 ㅎㅎ 키루스님 말씀따나 이젠 중고서점에 가야지만 볼수 있는 귀한 CD가 될거 같네요 마치 LP 처럼요!! 그런데... 갈수록 편해지는 세상인데 왜이렇게 서글픈 생각이 드는건지 ㅎㅎ 모든것들이 너무 빠르게 추억화 되어버리는게 안타깝네요 ㅎ

cyrus 2014-12-28 21:49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어렸을 땐 몰랐는데 점점 나이 한 살 더 먹을수록 소중했던 것들이 하나씩 우리 곁에 사라지는 것 같아요. 어제 무도 토토가 보먼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

해피북 2014-12-28 2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크흡! 토토가! 저두 어제 그거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정말 아련한 느낌이랄까요 ㅎ

후애(厚愛) 2014-12-29 15: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크리스마스는 잘 보내셨지요?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나니 벌써 새해가 다가옵니다.^^

즐겁고 행복한 한주 되세요.^^

해피북 2014-12-29 17:2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정말 벌써 2015년이 코 앞이에요 후애님두 올 한해 마무리 잘하시구 건강하세요 파이팅!
 
교양 있는 우리 아이를 위한 세계역사 이야기 2 - 중세편 교양 있는 우리 아이를 위한 세계역사 이야기 1 2
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정병수 그림, 최수민 옮김 / 꼬마이실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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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역사책을 읽는 이유는 책을 읽기 위해서다. 책을 읽는데 왠 역사책이 필요할까 싶지만, 다시 말해 다양한 책을 막힘없이 읽기 위함이라고 말해두는게 좋겠다. 세상에 나와있는 다양한 책들을 다 읽어볼 순 없겠지만, 적어도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읽는데 막힘이 생기고 어려움이 생긴다면 당장 그만두고 싶고 포기하는 수가 많아진다. 특히나 한자어가 많이 사용되는 책이나, 역사 책에서 생겨나는 불편함은 책의 장르를 축소시키고 관심 분야를 적어지게 하므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나에게 생기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찾아보게 된것이 역사책중에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였는데, 수잔 바우어 교수가 쓴 『세계역사이야기 2』은 정말 혼자 읽기 아까울정도로 쉽고 알차게 구성되어졌다. 1권 고대편을 지나 2권 중세편에 이르러 600페이지의 방대한 양에 놀랍기도 했지만, 그녀가 이끌어가는 이야기에 또 한번 놀라게 되었다.  스토리 중심의 소설책은 이끌어주는 중심내용이 있기에 몰입을 하고 끝까지 읽을 수 있지만, 역사책의 경우는 이끌어줄 스토리가 없어 호기심이 떨어지면 읽지 못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완벽히 보충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 로마가 멸망한 지 수백 년이 지난뒤에, 유럽의 역사는 그 과정을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는 것 같았어. 어느 작은 왕국의 군주인 탁월한 전사가 나서 이웃의 작은 왕국들을 차례로 병합해서 거대한 제국을 세워. 그의 후손들이 제국을 통치하는 기간이 한동안 이어지다가, 다시 여러개의 작은 왕국으로 갈라지지. 그러다가 또 다른 탁월한 전사가 나타나서 군대를 모으기 시작하고...그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숱한 제국들이 일어났다가 무너지는 동안에 기독교와 이슬람 교는 서로 갈등했어. 로마 제국이 멸망한 이후의 몇 세기 동안을 우리는 '중세'라고 부른단다.'p464

 

 

서로마 제국이 멸망하고 동로마 제국이 멸망(16세기) 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2권에서는 마법의 양탄자를 타고 지도를 보며 앞으로 읽게 될 지중해 일대를 돌아보는것을 시작으로 한다. 여타 다른 책들과 다른 점이라면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전체적인 부분을 설명하려고 노력했고, 이야기 끝에도 앞 내용을 복습해주는것을 잊지 않는다는 것이다. 홈스쿨링하며 자녀를 가르친다는 그녀의 내공이 느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중세엔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의 종교이야기, 중국과 일본 한국의 동아시아이야기, 이슬람교 성지와 기독교 성지탈환을 위한 십자군 전쟁과 박해받는 유대인, 중국의 시초인 칭기즈칸과 쿠빌라이칸, 동방견문록의 마르코 폴로, 유럽 전역을 휩쓸어 죽음으로 내몰았던 흑사병, 프랑스와 영국의 백년전쟁, 영국의 왕위 다툼이였던 장미전쟁, 콜롬버스의 잘못 밝혀진 신대륙,  면제부를 비난했던 마르틴루터의 95개조, 그리스 로마의 문화가 다시 꽃피우는 르네상스, 천문학의 아버지 코페르니쿠스와 현대 물리학의 아버지 갈릴레이, 엘리자베스 여왕의 험난했던 왕위 계승, 위대한 극작가 셰익스피어와 맥베스의 이야기까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특히 흥미로웠던것이 종교의 생성과 분열에 관한 이야기 였다.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정치적 목적에 의해 분열되고 새 명칭으로 파생되는 과정들을 통해 현재 기독교의 분열(침례교,예수교등)된 상태를 짐작할 수 있게 되었고 그 종교적 정치적 전쟁들이 오늘날까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갈릴레이가 지동설을 밝혔음에도 종교적 탄압에의해 자신의 주장을 밝히지 못했다는 사실 역시 흥미로웠다. 특히 중세시대에 전쟁의 촉발이된 것은 종교적인 부분이 많았는데 종교와 권력을 동일시하는 세태에서 생겨난 문제들이였고, 종교의 의미가 많이 퇴색되어져 버린 부분이라 안타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짧게 언급된 부분이지만, 한국과 일본,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설명들도 인상적이였는데 야마모토 왕조의 탄생설화가 그리스 로마 신화와 유사한 부분이 그랬고, 일본으로 건너간 왕인박사가 일본에 끼친 영향의 묘사들이 흥미로웠다. 동양사람이 아닌 수잔 와이즈 바우어 라는 외국 사람을  통해 듣는 생경함 이랄까. 좀 신기한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말괄량이 길들이기』,『한여름밤의 꿈』,『햄릿』,『로미오와 줄리엣』,『리처드 3세』,『헨리 5세』의 명작들이 당시 시대를 그린 풍자 소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마찬가지로 『로빈후드』라는 인물이 우리나라 임꺽정을 떠올리게 했고 풍문으로만 알고 있던 잔다르크의 실상은 하늘의 계시를 받았던 여성이였다는 사실등 중세시대의 다양한 이야기 꺼리를 무궁무진 만날 수 있는 시간이였다.

 

 

수잔 와이즈 바우어 교수의 이야기를 읽고 있다보면 머리속에 세계의 그림이 그려진다는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방대한 양의 역사 이야기를 이끌기위해 노력한 그녀의 노고에 새삼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훗날 나의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유산이 있다면 그것은 다양한 책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방법과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내겐 이런 방대한 이야기를 재밌게 들려줄 재주가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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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 지금 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보내고 있는 당신에게 주고 싶은 시 90편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1
신현림 엮음 / 걷는나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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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힘들었던 한 해가 몇일 밖에 남지 않았다. 저 깊고 푸른 바닷속에 잠들어 있을 어린 영혼들의 아픔이 있던 시기에 내게도 뜻하지 않는 아픔이 찾아왔다. 슬픔은 겹치고 겹쳐 내 자신을 침몰 시키고, 문득 문득 느껴지는 삶의 허무함에 몸서리칠때 어떤이의 위로도 손길도 느껴지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좋은일, 싫은일, 기쁜일, 슬픈일, 아픈일, 고통스런 모든 일들이 잠시 반짝이는 불빛에 불과하지 않다는 사실을 아는 머리는, 내 마음에 잠시 스쳐가는 일일 뿐이라 말하지만 허약해질때로 허약해진 나의 마음은  불빛과도 같은 고통에도 몸서리치며 그렇게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고 있는적이 많았다.

 

어느날 문득 펼쳐든 시집에서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에게>를 읽게 되던날 나도 모르게 앉아 펑펑 울어버리며 시가 주는 위로는 한 알의 알약과도 같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수선화 에게.>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걷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 정호승-

 

<낚시질>

 

낚시질하다

찌를 보기도 졸리운 낮,

문득 저 물 속에서 물고기는

왜 매일 사는 걸까.

 

물고긴는 왜 사는가.

지렁이는 왜 사는가

물고기는 평생 헤엄만 치면서

왜 사는가.

 

낚시질하다

문득 온몸이 끓어오르는 대낮,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만은 없다고

중년의 흙바닥에 엎드려

물고기같이 울었다.

 

- 마종기-

 

나는 그렇게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 에게>에 기대어  모든 만물의 외로움이 나와 같다는 사실로 위로받고, 마종기 시인의 <낚시질>을 읽으며 삶의 허무함에 같이 엎드려 펑펑 울었다. 기형도 시인의 <빈집>을 읽을땐, 에일듯한 사랑의 감정들도 영원불멸은 없노라 위로받으며 지금 나의 사랑의 공허함을 이해해 보았다. 루쉰의 <희망>을 만났을땐 아무도 걷지 않던 그 길위에 홀로 서있는 내 모습이 다른이의 위로를 받아들이지 못하게 했다는 사실을 느꼈다. 라빈드라나트 타고르의 <기도>를 만났을땐 그동안의 나의 기도가 모두 부질없는 일이였음을 알게되었다. 모든것들로 부터 안전한 보호를 원했던  나의 기도는, 모든 것들로부터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을 달라 기도하지 못했던 나의 무지함을  깨닫게 했다. 나는 이렇게 각기(各其) 다른 한 편의 시들을 통해 공감하고 위로받으며 허약해진 나의 마음을 달랠수 있었다.

 

     

 <희망 >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곳은 곧 길이 되는 것이다.

 

       - 루쉰-

 

    

 

< 기도 >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 기도하지 말고

위험에 처해도 두려워하지 않게 해 달라 기도하게 하소서.

고통을 멎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고통을 이겨 낼 가슴을 달라 기도하게 하소서.

생의 싸움터에서 함께할

친구를 보내 달라 기도하는 대신

스스로의 힘을 갖게 해 달라 기도하게 하소서.

두려움 속에서 구원을 열망하기 보다는

스스로 자유를 찾을 인내심을 달라 기도하게 하소서.

나의 성공에만 신의 자비를 느끼는

이기주의자가 되지 않게 하시고

나의 실패에서도 신의 손길을 느끼게 하소서.

 

           -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

 

 

 

시집 한 권에 수록된 모든 시들이 나를 위로하는 것은 아니다. 때론 상황에 따라, 감정에 따라 펼쳐들다 우연히 만나게되는 한 편의 시들이 위로가 되어갈뿐. 그래서 비상약을 비치해두는 것처럼 마음에 드는 시 집 한권을 비치해두는 것도 참 좋은 일 같다. 그 어떤이의 손길보다, 위로보다  허약해진 마음을 달래주는 한 편의 시가 주는 감동과 여운은 어느날 흥얼거리는 노래 가사들 처럼, 조용히 읊조리게 된다는 사실을 나는 시를 통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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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요다 2014-12-26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가 마음을 위로해주는 약이 된다는 것. 참 좋죠?

해피북 2014-12-26 11:45   좋아요 0 | URL
네^^ 어떤 약보다 이롭게 힘이 되는것 같아 좋아요^^ ㅎㅎ

cyrus 2014-12-26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창 힐링 열풍이 불었을 때 사람들이 인문학에서 위로를 받으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이보다 더 쉽고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시집이 있는데 말이죠. 시집이야말로 힐링 독서에 적합한 책이라고 생각해요.

해피북 2014-12-26 14:11   좋아요 0 | URL
아마 좋은 시집 한 권씩 발견하지 못하셔서 그런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저두 시집을 읽고나서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힐링독서라는 표현에100%공감 합니다 ㅎㅎ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 개정판 손철주의 그림 이야기
손철주 지음 / 오픈하우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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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 뒷 이야기 만큼 솔깃한 이야기가 또 있을까. 입에서 입으로 구전(口傳)되며 부풀어진 내용은 이미 앞 일의 형태를 구분할 수 없고, 일의 진위여부를 가리는 일은 저멀리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린후 솔깃한 이야기들만 두리뭉실 떠다니는  바로 그런 이야기들의 모음이 야사(野史)다. 손철주 저자의 『그림 아는만큼 보인다』는 전세계의 동서양 미술사의 뒷골목을 종횡무진 다니며 떠도는 풍문을 한데 묶어놓은 책인데 특이점은, 미술 평론가이자 미술 담당 기자 생활로 단련된 내공으로 사실에 입각한 풍문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전한 읽을 거리가 된다는 것이다.

 

' 보는 이에 따라서는 그저 한담이나 진배없을 이 이야기는 그러나 미술의 철옹성에 틈입하는 데 쓸모 있는 연장이 되리라는 것이 글쓴이의 생각이다. 이 글들이 미술의 정체를 밝히고 있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오히려 변방에서 들리는 소식에 가깝지만 미술과 가깝게 지내려면 이 정도의 소식도 보탬이 될 날이 있을 것이다.'p11

  

신문에 연재했던 짧은 칼럼들을 묶어놓은 책이기에  미술에 문외한인 내게도 적절한 이야기거리가 되었다. 천재의 끼인듯, 희대의 미치광이인듯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세계와  칼을 들어 사회 혁명을 꿈꿨던 '콜비치'의 판화, 휴머니즘에 기초하여 현실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았던 '밀레'의 작품들, 주체할 수 없는 과한 표현력으로 도리어 빈축을 사야했던 '프리다 칼로'의 <나의탄생 > ,무수한 염문과 풍문을 일삼다가 잔이라는 아내를 맞이하며 사랑의 결말로 치닫았던 '모딜리아니'의 작품이야기등 짤막한 글귀에 담겨진 미술사는 마치 인생사의 축소판을 보는듯 했다.

 

 

'예술의 혼은 고뇌하는 영혼이며, 표현할 수 없는 뭔가를 추구하는 혼'이라던 서멋싯몸의 표현처럼( 『달과 6펜스』. 민음사)  고뇌의 흔적이 영력한 추상화<계단을 내려오는 나부>의 뒤생의  작품을 만날때면 나의 안목으론 해석할 수 없는 그리고 이해하기 힘든 세계가 있다는것을 알게 되었고, '뚜렷하게 각인되어버린 형상들'이 그림을 이해하는데 큰 방해가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는데, 일종의 편견처럼 자리잡은 생각들을 떨쳐내지 못한다면 미술세계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큰 걸림돌이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 미술계에서 젠체하는 사람들이 잘 쓰는 말로 '아방가르드'라는게 있다. 열린 마음, 트인 감각, 앞선 정신이란 뜻이 들어있는 용어다. 당대에 사는 사람들은 그런 정신의 질주를 따라잡기 힘들다. 아방가르드는 그래서 거부당한다, 인정받지 못한다, 안 팔린다는 말도 된다'p279

 

' 내가 초록색을 칠한다고 해서 풀을 뜻하는 것은 아니며 파란색을 칠한다 해서 하늘을 그린것은 아니다..... 기억속에 뚜렷이 인간된 형상은 실물을 보지 못하게 만든다'p116

 

동서양의 그림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나서야 나는 비로소, 동양화가 주는 매력이 무엇인지 느껴볼 수 있었는데 여백의 미, 선의 미, '먹'이라는 컬러에서 표현하는 육채(六彩)의 아름다움이였다. 유홍준 교수님을 통해 무수히 들었던 동양화의 아름다움이 먹의 농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는 사실과, 우리 선조만의 독특한 기법이였다는 자부심이 느껴지도 했다.

 

' 먹은 컬러가 나태내지 못하는 고유한 색을 가지고 있다. 그냥 검은색밖에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우선 칠하지 않은 종이는 흰색이다. 먹을 더하면 검은색. 그리고 바짝 마른 색과 축축한 색, 마지막으로 진하고 옅은색. 그래서 먹은 '육채(六彩)라고 했다'p204

 

                                  < 무제 >  자유푸.  1997.

 

책을 읽다보니 동서양 미술 야사들로 재밌는 이야기들이 가득하지만, 각 챕터마다  던져지는 화두(話頭)에 대한 명쾌한 답을 주지 않아 무작정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마치, 미술작품을 감상할때 화가의 이름을 먼저 알면 선입견이 생겨 작품에 영향이 미치는것 처럼, 던져지는 화두를 통해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들이 무엇인지 가만히 돌아보고 스스로 정리하는 시간을 만들어보라는 저자의 깊은 배려가 아니였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덕분에 책의 빈 여백마다 생각을 정리하며 의문점을 적어보고 답을 찾아가는 시간을 만들 수 있어 책의 여백이 주는 즐거움을 마음껏 누려보기도 했다.

 

 

' 보는것은 아는 것이다. 아는 방식으로 회화는 눈이 선택하고 싶은 부분만 골라내는 원근법을 채택했다. 화가가 그린 그림 속에는 그가 선택한 욕망의 세계가 펼쳐져 있다. 감상자는 화가의 욕망에다 자기 욕망의 초점을 두고자 한다. 그 초점이 삐긋긋할때, 감상자와 화가의 차이가 발생한다.p289

 

' 미술관에 들렀을 땐 작품 아래 붙은 이름표에 한눈팔지 말아야 한다. 작가가 누군지 몰라도 감동의 강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만일 누구 작품인지 몰랐기 때문에 감동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 작품은 결코 고전이 될 수 없다. 고전이 뭔가. 시대가 지나고 패선이 달라져도 여전히 현대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대상이 바로 고전 아닌가.p275 

 

 

 

음악이나 책과 달리 미술은 그 희소성에 가치를 두는듯 하다. 쉽게 흉내내지 못할 그 창조적인 행위에 대한 일들을 모두 이해하고 받아 들일 순 없지만, 그동안 나와는 별개의 세계였던 미술사를 조금이나마 들여다보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 고마운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에는 손철주 저자의 다음 책 『그림 보는 만큼 보인다』를 통해 '편견'과 '독단'속 그림 감상법을 배워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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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4-12-26 0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구판으로 읽은 적이 있었는데 구판 출판사가 망해버리는 바람에 영원히 절판본이 되어 다시 못 나올 줄 알았어요. 오랜만에 개정신판을 읽어보고 싶군요.

해피북 2014-12-26 07:55   좋아요 0 | URL
저두 이 책 검색해 보다가 구판을 알게되었는데 개정판에 실리지 않은 그림도 있고 내용이 첨삭된 부분도 있는거 같더라구요 ㅎ 그래서 도서관에 가면 나중에 확인해 볼까했어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2 - 산은 강을 넘지 못하고, 개정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2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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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부석사 무량수전에 다녀온적이 있었다. 그땐 어떤 의식이 있다기보다, 유명 프로그램(1박2일)의 촬영지였던 호기심에 다녀왔던 때였다. 당시 나와 같은 생각을 하셨던 분들이 많았던지 무량수전 초입부터 발디딜틈 없이 번잡했고, 덕분에 진득한 관람을 하지 못하고 대충 훑어보고 돌아오는 일정이 되어버렸다. 

 

천왕문을 오르는 가파른 계단과 좁다란 통로에서 서로 부딪치고 밀리면서 왜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어놨을까 싶은 짜증이 치밀었던 적이 있는데 책을 다 읽은 지금 생각해보니 무식도 이런 무식이 없다 싶어 부끄러웠다. 두번째 답사기에 수록된 부석사 이야기에서 경쾌한 설명과 내력을 들을 수 있었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 비탈길을 끝나고 낮은 돌계단을 올라 천왕문에 이르면 여기부터가 부석사 경내가 된다. 사천왕이 지키고 있으니 이 안쪽은 도솔천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요사채를 거쳐 범종루, 안양루를 지나 무량수전에 다다르기까지 우리는 아홉 단의 석출 돌계단을 넘어야 한다. 그것은 곧 극락세계의 9품(品) 만다라의 이미지를 건축적 구조로 구현시킨 것이다.'p81~82

 

' 그러니까 부석사는 곧 저 오묘한 장엄한 화엄의 세계의 이미지를 건축이라는 시각 매체로 구현한 것이다'p76

 

 

돌계단 하나, 돌축단 하나에도 상징과 미(美)를 담은 이 아름다운 건축물 앞에서 나는 단순히 번잡함으로 넓지않은 길을 탓했으니, 나의 생각이 부끄러울 수 밖에 없는것이다. 그런면에서 아는만큼 보이고 보인만큼 느낀다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순간이며 '하나의 유적을 답사할 때면 그곳의 내력을 알고 모름에 따라 유물의 성격뿐만 아니라 그 의의를 느끼는 데 엄청난 차이가 난다 p281'는 말처럼 배경지식 없는 답사는 그저 눈요기일 뿐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갖게 되었다.

 

그런데 '산은 강을 넘지 못하고'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번 답사기는 첫 권과 내용이 사뭇 달랐다. 1권이 주로 탑과 사지(寺地)를 답사처로 삼고 그 내력과 함께 가람배치(자리앉음새)의 조화에 관한 언급이 주가 되었다면, 이번 책에서는 강줄기따라 펼쳐진 지리산의 동남쪽 탁족(濯足)의 명승지 부터 한(悍)이 서린 아우라지 강과 한탄강, 영풍 부석사, 토함산 석불사, 청도 운문사, 부안 변산 반도까지 민족의 얼과 한, 아픔을 노래한 답사기란 생각이 들었다.

 

' 나는 여량땅 아우라지강가에 서서 낙엽송 군락들이 줄지어 정상을 향해 달리는 저마다 다른 표정의 높고 낮은 산봉우리들이 수수만년을 저렇게 마주보면서도 단 한번도 만날 수 없음은 바로 그 자신들로 인하여 이루어진 강을 넘지 못함 때문이라는 무서운 역설(逆說)의 논리를 배우게 되었다' p124

 

' 강(江)!. 강은 대자연의 동맥이자 인간 삶의 젖줄이다. 인류의 문명은 강과 더불어 시작되었고 거기서 꽃피었다. ..... 그러나 침묵의 강은 단 한번도 증언하는 일 없이 먼데 바다를 마주하고는 유유히 흘러 무한 속에 잠적해버릴 뿐이다. 그리하여 예부터 시인, 문사, 가객, 묵객 들은 강물의 도도한 흐름을 빌려 인생을 노래하고 역사를 이야기하였다'p237

 

 

석굴암 보존불에서는 일제치하의 아픔과 문화유산을 지키지못했던 치욕을 읽고, 사북의 탄광에서는 시대의 아픔을 읽었으며. 정선의 아리랑, 동학농민운동, 녹두 장군에서는 민족의 얼과 한(悍)이 서린 우리의 역사가, 뒤바뀐 정권마다 제대로 그려주지 못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답사기가 담고 있는 20년의 세월과 오랜역사를  나는 오롯이 다 느끼노라 말할순 없겠지만, 불안한 시국의 한(悍)스럽던 세월과 그 땅을 딧고 살아야만 했던 민족의 아픔을 잊지 않고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 담겨있다는 사실을 절절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였다. 비록 교수님 마음처럼 간절히 들여다봐주지 않고, 아프게 바라봐주지 않는 세대들때문에 걱정스러우실 지라도  이 책이 끊임없이 사랑받고 있는 현실을 비춰 그 마음이 한 편의 위로가 되시길 바라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한가지 늘 궁금증이 있었는데 그것은 미술학도이신 교수님은 어떻게 이런 풍부한 감수성을 소유하시고 계실까 였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문화의 총체로 활짝 꽃피운다'는 고운님의 찬사처럼, 보이지 않는곳, 말하지 않는것까지 세심히 들려주시는 정서적인 면은 어떻게 키우셨을까 하는 의문이였다.

 

' 이효석이라는 작가상은 우리 현대문학사상 빼어난 시정과 맑은 문체, 짙은 한국적 서정과 세련된 지성의 문인으로서 깊이 인상지어져 있을것이다. 특히나 문학 소년소녀 취미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라면 가장 사랑스러운 작가의 한 사람으로 서슴없이 꼽을 것이다. 나 역시 그런 시절이 있었다'p115

 

그런 의문을 이효석 생가에서 풀수 있었는데 문학을 사랑했던 소년이셨다는 해답을 얻게 되었다. 그로인해 자칫 거칠고 투박스러울 수 있던 답사기가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운율과 같은 문체를 띄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고 학창시절 문학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를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작은 손끝에도 터질듯한 감수성을 소유하게 되는 사춘기에 문학을 불어넣어준다면 그 감수성이 얼마나 광대할지, 풍부할지, 아름다울지 생각만해도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학창시절에 책을 많이 읽지 못했던 지나날들이 좀 아쉽다는 생각과 지금이라도 부단히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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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4-12-23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겁고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메리 크리스마스~

해피북 2014-12-23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감사합니다ㅎ 후애님두 메리크리스마스 !! 행복한 성탄절보내세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