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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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한 베트남 사람이 "왜 하필 라오스 같은 곳에 가시죠?"라고 미심쩍은 표정으로 물었다...... 자.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단 말인가? 좋은 질문이다. 아마도, 하지만 내게는 아직 대답할 말이 없다. 왜냐하면 그 무언가를 찾기 위해 지금 라오스까지 가려는 것이니까. 여행이란 본래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p159)


 

그때 한 사람이 내게 "왜 하루키를 읽는거죠?"라고 미심쩍은 표정으로 물었다. 자.. 좋은 질문이다. 아마도, 하지만 내게는 아직 대답할 말이 없다. 왜냐하면 그 무언가를 찾기 위해 지금 하루키를 읽으려고 하는 것이니까. 누군가를 알아가는 방식이란 본래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하루키의 글을 빌려서..)

 

하루키를 읽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전한 물음표가 있다. 한 사람을 이해하는데 고작 한 권의 책으로 될까만은, 이 책을 읽으며 그나마 알게된 사실이 하나있다. 그는 사실적인 부분을 풍성하게 만들어 글로 옮기는 재주는 뛰어나지만, 그의 글 속에는 감성이 없다고나 할까.

 

그냥 내 의견이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니 혹여 하루키 팬들께서 이 글을 보시고 노여워하지 마시기를! 뭐 어쨌거나 내가 느낀 부분을 생각해보자면 이렇다.

 

보통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은 이렇다. <소소책방 책방일지>의 조경국저자, <내 사랑의 시간들>의 이보영씨, <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의 손미나씨, <처음보는유목민여인>배수아씨,<혼자 책 읽는 시간>의 니나상코비치,<나의문화유산답사기>유홍준 교수님등이다.

 

책을 읽어봤던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이 책들엔 풍성한 감성들이 넘쳐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지난했던 일들을 끄집어내놓기도 하고, 때론 한숨을 눈물을 웃음을 행복을 전해주는 그런 이야기들에 고개를 끄덕이게되던. 원래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은근히 다독이던 이야기들에 재미를 느끼곤 했다.

 

그렇지만 하루키의 글에는 사실을 사실적으로 풍성하게 만드는 글솜씨는 뛰어나지만,  어떤 감정을 이끌어주는 이야기들을 찾지 못해서 조금 건조하다는 생각을 잔뜩 했다.

 

하루키의 책이 에세이도 있고 소설도 있는데 너무 성급한 판단일지도 모른다. 고양이라디오님의  조언처럼 에세이가 맞지 않은 사람도 있고 소설이 맞지 않은 사람도 있고 아니면 둘 다 영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또 이 한 권으로 부족할 수도 있다.

 

그래서 stella.k님의 조언대로 따르기로 했다.

 

" 암튼 꾸준히 관심을 갖고 도전하다 보면 읽게되는 것같아요. 다른 것도 다 마찬가지 아닙니까? 그렇다고 너무 조급해하진 말구요. 하루키 말고도 읽을 게 얼마나 많은데. 언젠가 그분이 오십니다."

 

언젠가는 오실 하루키사마를 위해 조금 자리를 비워두고 너무 깊이 생각하지도 너무 모른다 자책하지도 말자고 생각한다. 하루키신드롬이란거 나 하나쯤 모른다고해도 크은 사단이 나는것도 아니고. 단지 일본 문화를 배우고 싶던 마음에 조금 허전함을 남겨두는 것 뿐이라며. 앞으로 더 알아가자고 느꼈던 시간이었다.

 

ps. 갑자기 소환해버린 '고양이라디오님'과 'stella.k님'께 감사함과 미안한 마음을 함께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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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7-02-07 16: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미안하기는요?
언젠가 하루키사마가 오신다니깐요.
뭐 벌써 임했네요.ㅋㅋㅋ

제가 지난 번에 말씀 드렸는지 모르겠는데
요즘 저는 1Q84 다시 읽고 있거든요,
조금 감탄하면서 읽고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감성적인 부분이 부족하지만
그 시대 이슈나 사회적 현상들을 잘도 엮더라구요.
이전에 제가 발견하지 못했던 것들입니다.
책을 워낙에 늦게 읽어 완독까지는 상당할 것 같습니다.
그 사이 다른 책도 읽어야 할 것 같고.
그래도 읽어보려구요. 하루키는 그 책을 5년에 걸쳐 썼다는데
저는 그에 비하면 새발의 피일텐데 독자로서 읽어주는 게 맞는 것 같더라구요.^^

해피북 2017-02-08 09:36   좋아요 1 | URL
으흐흐~~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멋진 말을 해주셨는데 혼자 알고 있기 아까워서 허락도 안받고 적었는데 이리 유쾌하게 받아주셔서 행복한 아침입니다 ㅋ

그런데 IQ84가 5년에 걸쳐 탄생한 책이었군요! 책의 역사를 아는 순간 부터 더 살갑게 느껴지는 맛이 있으니 읽는 구절마다 얼마나 즐거우실지 짐작이갑니다 ㅎ 완독까지 기나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하루키사마와 진솔하게 만났다면 그 시간이 마냥 부럽게 느껴지는데요. 그러고보니 마냥 하루키사마를 알려고하지 말고 책에 대해 조사도 해보고 이해하는 시간도 필요할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ㅎ 저는 고양이라디오님이 무난히 접근할 수 있는 책들을 몇 권 소개해주셔서 기회가 될때 시작해보려고 해요 ㅋ댓글 정말 감사드리고요 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북프리쿠키 2017-02-07 16: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상실의 시대때부터 그분이 오셨는데
이 책은 살짝 실망이었습니다.ㅎ최근엔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또 그분이 오셨어요~
흠 뭐랄까 집밥같이 질리지 않는 그만의 오리지낼러티ㅎㅎ
취향문제니 그 분이 안 오실수도^^;


해피북 2017-02-08 09:40   좋아요 2 | URL
ㅎㅎ 무수히도 많은 그분의 책 중에서도 오실때도 있고 안오실때도 있다니 왠지 위안이 되네요 ㅋㅂㅋ. 맞아요~ 이 책은 살짝 실망이었습니다. 또 시드니라는 책도 있는데 같은 마음이 드는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고요. 그러고보니 저희집엔 에세이류 밖에 없어서 소설책을 들여다볼 생각을 못했던거 같아요 ㅋ 저도 그 질리지 않는 집밥같은 맛을 찾아봐야겠습니다. ㅋ 댓글 감사합니다. 즐겁고 행복 가득한 하루 보내세요^~^

달팽이개미 2017-02-13 2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느 순간 폭닥 빠져 읽다가 또 어느 순간에 슬몃 발을 빼낸 작가이도 해요~ㅋ 슬몃 발을 빼낸 시간동안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뭐부터 만나면 저도 다시 그 분을 영접할 수 있을지 ㅎㅎ 흥미로운 리뷰였슴돠! ^ ^

해피북 2017-03-04 16:47   좋아요 1 | URL
ㅎㅎㅎ 순간 폭닥 빠져 읽다가 또 어느 순간에 슬몃 발을 빼낸 작가라는 표현이 크은~~ 위안이 되네요 ㅎ 달팽이 개미님을 포옥 빠뜨린 책은 어떤 책이고 또 슬며시 발을 빼게 만든 책은 어떤 책일지 궁금함이 생깁니다. 하루키씨의 명성 만큼이나 많은 분들에게 사연이 있는듯 한데 이런 이야기도 묶어서내면 참 재밌을거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ㅋㅋㅋ 뭐. <제인 오스틴 북클럽>이라는 소설처럼 <하루키의 북클럽>내지 <하루키와 징검다리>라는 뭐 그런 이야기들이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