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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따스한 봄날 같더니, 오늘은 어김없이 매서운 겨울 날씨다. 집안으로 들어와 이불 폭 뒤짚어 쓰고도 손도 시리고 발도 시리다. 이런 날씨엔 밥도 귀찮고 그저 따스한 이불 자리로 들어가 읽고 싶은 책만 잔뜩 읽으며 따스한 햇살을 기다리고 싶다.
1.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장석주, 박연준 / 난다(걸어본다 7)
난다 출판사의 "걸어본다 시리즈" 일곱 번째 책이 나왔다. 전작으로 배수아 저자의 <처음 보는 유목민>을 너무
재밌게 읽어서 이 시리즈를 전부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그중에서 일곱 번째로 나온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는 장석주 저자가 오랫동안 구애했던 박연준 저자와 함께 살게 되면서 시드니로 여행 다녀왔던 경험을 기록한 책이다. 한 공간에서 변주되는 생각의 울림이 어떻게 전달될지 궁금하다.
2. <젖은 모래 위의 두 발> 안도핀 쥘리앙, 이세진 역/ 열린 출판사
어느 날 사랑스럽던 아이가 희귀병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또 그 아이가 솜털처럼 가녀린 두 살 베기 아이라면 부모의 마음은 얼마나 힘이들까. 저자 안도핀 쥘리앙은 사랑스러운 아이와 바닷가로 나아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중 우연히 모래 위에 찍힌 아이의 발자국에서 이상을 감지하고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희귀병으로 판정 1년 반 정도의 시간을 선고받는다. 그 시간 동안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을 읽으며 삶과 죽음이라는 그 모순과도 같은 시간을 들여다보고 싶다.
3. <더불어 숲> 글, 그림 신영복 / 돌베개
1997년 22개국을 여행하며 기록한 글을 묶은 책인데 이미 1998년에 랜덤하우스코리아 에서 출간되었던 두 권의 책이 합쳐진 개정판이다. 내겐 그냥 읽으면 편안해지는 사람이 있다. 굳이 설명을 붙이지 않아도, 그 사람의 글을 읽어본 이들에겐 공감 되는 사람. 그 중 한 사람이 신영복 교수님이다. 동서양 문화사를 두루두루 통렵하시고 인생을 꿰어내실 수 있는 혜안이 때론 버겁기도 하지만 그 버거움 속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람의 글. 꼭 새해에 읽고 싶은 책이다.
4. <마음을 멈추고 부탄을 걷다> 김경희 / 공명
겨울을 맞아 더 둔해진 몸은 새해를 맞아 잠시 뜨거워진 마음의 열정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꾸 이불 속에서 나올 생각이 없다. 그래서일까. 자주 여행서적이 눈에 밟힌다. 소설가이자 다큐멘터리 방송작가인 김경희씨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훌쩍 떠나 비움을 배워온 부탄이라는 나라가 무척 궁금하다.
5. <시드니> 무라카미 하루키. 권남희 옮김/ 비채
정말 요상하게 잘 엮어지지 않는 작가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제법 알아주는 작가이며, 수많은 책들이 베스트셀러의 상위권에 집입하기도 했지만, 여태 아직까지 그의 책을 제대로 읽어낸 적이 없다. 처음 그의 책으로 도전 해본게 <먼 북소리>였는데, 그것도 손미나 저자의 책 <스페인 너는 자유다>를 통해 알게 되어 읽어보았다. 그런데 내가 생각했던 여행기가 아니라서 인지 술술 넘겨지지 않는 책은 결국 중단되고 여태, 여직 시도해보지 못 했다. 그런데 이번에 그가 '시드니'에서의 체류기를 들고 나왔다. 깜찍해 보이는 그림과 노란 표지가 너무 인상적이다. 왠지 이 책을 읽으면 살짝 무라카미 하루키와 가까워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러니 어서 오라! 나에 품으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