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모메 식당'이라는 dvd를 선물 받고서 얼마 전 영화를 감상하게 되었다. '사치에'라는 여성의 단단한 내면과 우아하고 단아한 인상에 빠져 재밌게 보게 되었고, 그렇게 원작도 찾아 읽게 되었다. 큰 줄거리 상으로는 사치에가 헬싱키라는 핀란드 골목에 '살찐 갈매기란 뜻의 카모메 식당'을 열어 마을 사람들과 융화되어 가는 과정을 담은 소박한 영화다. 그 과정에서 같은 일본 사람인 미도리와 마사코를 만나게 되면서 그녀들과 함께 인생을 즐겁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흐믓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그런데 영화 상에는 주인공들의 속 사정은 담겨져 있지 않았다. 사치에가 왜 핀란드까지 가게 되었는지 미도리에게는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다만 마사코에 대한 이야기만 살짝 비춰지고 있었다. 그래서 원작을 들춰 그녀들이 들려주지 못했던 속사정을 읽게 되었는데, 읽다보니 단단한 내면의 소유자 라고 생각했던 사치에가 엉뚱하게도 로또 1등에 당첨된 설정이 좀 실망스럽게 느껴진다. 식당을 열고 한 달동안 손님이 없어도 단단하게 지켜냈던 모습이, 1등이라는 물질적인 단단한 벽이 있었기에 지켜낼 수 있는 시간 이었다고 생각하니 실망스러울 수 밖에.  그외에는 영화와 비슷한 전개로 흘러가고 있지만, 영화와 원작 모두 사랑할 수 없는 부분이 아쉽게 느껴진다. 정말 진짜 영화와 원작을 동시에 사랑할 수 있는 일은 어려운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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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행복하자 2015-12-16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 영화보고 감동받았다 책보고 실망한 작품중 하나에요 ㅎ
근데 생각해보니까 알게 모르게 주인공들은 사연이 있어야 한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작품이기도 했어요. 해외이주에 모든 사람이 사연이 있는 것은 아닌데 ㅎㅎ

해피북 2015-12-16 19:24   좋아요 0 | URL
아핫. 정말 그렇네요 ㅎㅎ 왜 사연이 있어야한다고 생각 했을까요. ㅋ
그리고 원작은 정말 실망스러웠어요. 사치에하곤 어울리지 않는 그런 느낌이 ... ㅎ
저녁 식사 맛있게 하세요^^

도가도비상도 2015-12-16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카모메식당 인상깊게 봤는데 원작의 속사정에 로또가 있었다니!
정말 깨는데요ㅋㅋ
좋은 글 잘 읽고갑니다~

해피북 2015-12-16 19:25   좋아요 0 | URL
아 그렇쵸? 로또 1등은 좀.. ㅎㅎㅎ
오늘 눈 내리며 쌀쌀한 날인데 따뜻한 음식 드시면서 즐거운 저녁 시간 보내세요^^

AgalmA 2015-12-16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영화와 <파란색은 따뜻하다> 원작 둘 다 맘에 들던데요^^
영화<일 포스티노>와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도 각각 좋다고 생각하고요.
원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영화 <프라하의 봄>도 동률로 좋았어요..
스티븐 킹 원작 <샤이닝>, <캐리> 등도 다 영화도 좋았다고.. 스티븐 킹의 내러티브의 승리일까요ㅎㅎ
찾아보면 많을 듯^^

해피북 2015-12-16 21:59   좋아요 1 | URL
오마낫. 이런 고급진 정보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시간나는데로 한 편씩 영화와 원작을 보는 즐거움을 누려야겠어요 ㅎㅎㅎ
편안하고 즐거운 저녁 보내세요^^

달팽이개미 2015-12-16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도 읽어놓고도 로또 일등이었다는걸 전 왜 해피북님 글을 읽고 깨닫는걸까요..ㅠㅠ 전 정말이지 기억력에 문제가 있나봐요; 그렇게 좋아하는 영화이면서도 말이죠~~보고싶은 것만 보는걸까요?? 흑

해피북 2015-12-16 22:00   좋아요 0 | URL
아핫. 그럴수도 있죠~~ 저도 그런적 많았어요. 다른분 서재에 놀러갔다가 알게 된 사실도 많은걸요 ㅋㅋ 또 특별히 로또 라는 개념이 달팽이개미님께는 신경쓰이지 않는 부분일수도 있고요 ^~^

살리미 2015-12-16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로또 일등이었다고요?? 아마도 감독이 영화에서 그런 사연을 빼버린게 이유가 있는 것같군요 ㅋ 저도 책을 읽어보진 못했는데 해피북님 리뷰를 읽어보니 안읽어도 될 것 같군요 ㅎㅎ
저도 영화를 보면 원작이 궁금하고, 원작을 영화로 만들었다고 하면 또 영화가 궁금해서 둘다 보게 된 경우가 많은데요, 원작이 더 좋은 경우가 조금 더 많고, 둘 다 각각 좋은 경우도 많고, 영화가 더 좋은 경우도 있었어요^^

해피북 2015-12-20 19:34   좋아요 0 | URL
그쵸오~~ 사치에와 로또는 왠지 어울리지 않아요. 그 단단함이 좋았는데 말이죠 ㅎㅎ 저도 영화를 보면 원작이 궁금해 읽게되고 그러다보면 에이~~ 하면서 실망하기도 하고요. 또 어떤 책은 이건 그냥 책으로만 읽어야겠다. 영화를 보고 실망하고 싶지 않다 하는 책도 있는거 같아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