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모메 식당'이라는 dvd를 선물 받고서 얼마 전 영화를 감상하게 되었다. '사치에'라는 여성의 단단한 내면과 우아하고 단아한 인상에 빠져 재밌게 보게 되었고, 그렇게 원작도 찾아 읽게 되었다. 큰 줄거리 상으로는 사치에가 헬싱키라는 핀란드 골목에 '살찐 갈매기란 뜻의 카모메 식당'을 열어 마을 사람들과 융화되어 가는 과정을 담은 소박한 영화다. 그 과정에서 같은 일본 사람인 미도리와 마사코를 만나게 되면서 그녀들과 함께 인생을 즐겁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흐믓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그런데 영화 상에는 주인공들의 속 사정은 담겨져 있지 않았다. 사치에가 왜 핀란드까지 가게 되었는지 미도리에게는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다만 마사코에 대한 이야기만 살짝 비춰지고 있었다. 그래서 원작을 들춰 그녀들이 들려주지 못했던 속사정을 읽게 되었는데, 읽다보니 단단한 내면의 소유자 라고 생각했던 사치에가 엉뚱하게도 로또 1등에 당첨된 설정이 좀 실망스럽게 느껴진다. 식당을 열고 한 달동안 손님이 없어도 단단하게 지켜냈던 모습이, 1등이라는 물질적인 단단한 벽이 있었기에 지켜낼 수 있는 시간 이었다고 생각하니 실망스러울 수 밖에. 그외에는 영화와 비슷한 전개로 흘러가고 있지만, 영화와 원작 모두 사랑할 수 없는 부분이 아쉽게 느껴진다. 정말 진짜 영화와 원작을 동시에 사랑할 수 있는 일은 어려운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