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926/pimg_7576931183570174.png)
동네에서 플로깅 함께 하자는 모집안을 만들다 보니, 제가 스펠링도 모르더라고요. flogging이라 쓸 뻔 했어요. "plogging"은 스웨덴어 "Ploka up"와 결합된 신조어라는데요. 우리말 가미된, "줍깅"으로 쓸 걸 그랬나봅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926/pimg_7576931183570164.jpg)
황금 주말 오전, 도심는 하천 주변에서 '줍깅'을 했습니다(전 말그대로 jogging하며 줍기도 했어요). 불과 한 시간 만에 20L, 10L 종량제 봉투들이 가득 찼습니다. 지나가던 자전거 라이더, 산책 나오신 장년의 부부께도 인사를 들었네요. "좋은 일 하십니다. 수고하세요"라고^^
*
최초의 목표는,
불특정 지역 주민 누구나 같이 쓰레기 주우며 환경에 관한 대화 나누기였으나...
이상적 목표였습니다.
실제, 당일 불특정 즉흥 참가자는 아무도 없었어요.
* *
아무튼, 60분 동안 쓰레기를 줍다보니 절로 '쓰레기학 garbology' 생각이 나더군요.
독특한 쓰레기 구성이었어요.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926/pimg_7576931183570167.jpg)
- NO1.은 담배꽁초.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926/pimg_7576931183570175.jpg)
-
그 외 담뱃곽과 술병, 일회용 커피 용기가 많습니다. 일종의 중독성 물질이라는 공통점이 있죠? 고물가 시대 산책로 벤취에서 술마시가 유행인지 의자 주변에서 빈 술병과 안주 쓰레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골뱅이에 김치 볶음까지, 제가 주었습니다^^;;; 흑흑흑.
시대상을 나타내주는 물질로는 단연 일회용 마스크. 마스크는 땅바닥에 얌전히 누워있지 않더라고요. 주로 덤불 얇은 가지에 흉물스럽게 매달려 있어요.
애완견 배변 처리 봉투를 산책로 덤불 속에 숨겨 놓는 분들, 왜 그러십니까? 다시 버릴 거면, 왜 비닐에 담았습니까? 남 시선 의식해서 그 자리에서는 처리하고, 몇 걸음 더 가 사람 없는 데서 비닐 째, 휙 던져버립니까?
태풍과 폭우가 지나갔음을 알게 해주는 물질은 스치로폼입니다. 택배 박스의 잔해가 엄청 나군요. 자잘하게 부숴진채로 땅 위에 지저분하게 흩어져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의외의 쓰레기는 바로, 사탕 포장재였습니다. 굉장히 의아했어요. 사탕 낱개 포장재가 왜 이리 많은지...장거리 이동하는 자전거 라이더 분들이 에너지원으로 드시는 걸까요? 어린이들이 헨젤과 그레텔처럼 사탕 껍질 쓰레기를 일정한 간격으로 버려 지나온 자취를 남기진 않았을 테고요?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926/pimg_7576931183570165.jpg)
아마추어 쓰레기 고고학 흉내를 내어 봤습니다.
다음 번에도 줍깅 후기 올릴게요^^
같이 하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