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플로깅 함께 하자는 모집안을 만들다 보니, 제가 스펠링도 모르더라고요. flogging이라 쓸 뻔 했어요. "plogging"은 스웨덴어 "Ploka up"와 결합된 신조어라는데요.  우리말 가미된, "줍깅"으로 쓸 걸 그랬나봅니다. 



황금 주말 오전, 도심는 하천 주변에서 '줍깅'을 했습니다(전 말그대로 jogging하며 줍기도 했어요). 불과 한 시간 만에 20L, 10L 종량제 봉투들이 가득 찼습니다. 지나가던 자전거 라이더, 산책 나오신 장년의 부부께도 인사를 들었네요. "좋은 일 하십니다. 수고하세요"라고^^

*

최초의 목표는, 

불특정 지역 주민 누구나 같이 쓰레기 주우며 환경에 관한 대화 나누기였으나...

이상적 목표였습니다.

실제, 당일 불특정 즉흥 참가자는 아무도 없었어요. 

* * 

아무튼, 60분 동안 쓰레기를 줍다보니 절로 '쓰레기학 garbology' 생각이 나더군요.

독특한 쓰레기 구성이었어요. 

  • NO1.은 담배꽁초.
  •  
  • 그 외 담뱃곽과 술병, 일회용 커피 용기가 많습니다. 일종의 중독성 물질이라는 공통점이 있죠? 고물가 시대 산책로 벤취에서 술마시가 유행인지 의자 주변에서 빈 술병과 안주 쓰레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골뱅이에 김치 볶음까지, 제가 주었습니다^^;;; 흑흑흑.
  • 시대상을 나타내주는 물질로는 단연 일회용 마스크. 마스크는 땅바닥에 얌전히 누워있지 않더라고요. 주로 덤불 얇은 가지에 흉물스럽게 매달려 있어요.
  • 애완견 배변 처리 봉투를 산책로 덤불 속에 숨겨 놓는 분들, 왜 그러십니까? 다시 버릴 거면, 왜 비닐에 담았습니까? 남 시선 의식해서 그 자리에서는 처리하고, 몇 걸음 더 가 사람 없는 데서 비닐 째, 휙 던져버립니까?
  • 태풍과 폭우가 지나갔음을 알게 해주는 물질은 스치로폼입니다.  택배 박스의 잔해가 엄청 나군요. 자잘하게 부숴진채로 땅 위에 지저분하게 흩어져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의외의 쓰레기는 바로, 사탕 포장재였습니다. 굉장히 의아했어요. 사탕 낱개 포장재가 왜 이리 많은지...장거리 이동하는 자전거 라이더 분들이 에너지원으로 드시는 걸까요? 어린이들이 헨젤과 그레텔처럼 사탕 껍질 쓰레기를 일정한 간격으로 버려 지나온 자취를 남기진 않았을 테고요? 




아마추어 쓰레기 고고학 흉내를 내어 봤습니다.
다음 번에도 줍깅 후기 올릴게요^^ 
같이 하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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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9-26 08: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훌륭한 얄라님
저 이런거 실천 잘 못해서 항상 죄책감 느껴요. 그냥 버리는거라도 하지말자 이정도.... ㅠㅠ
아 그리고 쓰레기 버리는 사람들은 또 왜 그걸 항상 어디다 숨겨놔요. 치우기 힘들게.... 부끄러운 마음은 알겠는데 그러면 버리지 말든가 말이죠.

얄라알라 2022-09-26 11:23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그냥 버리는 게 아니라, 좁은 틈에 끼워 박아 쓰레기 처리하는 분들도 있던데
그 심리가 궁금했어요. 틈새 찾아서 탄탄하게 끼워 놓고 가려면 시간 걸리실 텐데,
왜 버리면서 정성을 들일까?

거리의화가 2022-09-26 09: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담배꽁초는 예상했고 요즘은 마스크가 단연 많을 것 같아요!ㅠㅠ 오늘부터 야외에서는 마스크 강제 아니긴 한데 사람들 여전히 눈치보는지라 반 이상은 쓰고 다니더라구요. 플로깅 계속 실천하시는 알라님 멋지세요!!!

얄라알라 2022-09-26 11:24   좋아요 2 | URL
마스크는 항상 많은데
얼마전 집중 호우 탓인지
추석 연휴 뒤라서인지, 스티로폼 박스 조각이 많아서 불편했어요. 줍기에 불편한 소재더라고요..조각조각 나서

거리의 화가님 감사드립니다

호우 2022-09-26 10: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지만 실천은 쉽지 않은데 얄라님, 정말 멋지세요. 강아지 배변 봉투를 덤불에 숨기고 간다는 건 좀 씁쓸하네요.

얄라알라 2022-09-26 11:24   좋아요 2 | URL
호우님,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으니 소심하고 부끄러웠던 마음은 사라지고
갑자기 이 포스팅을 전체공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별 거창한 거 아니어도 일상에서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레삭매냐 2022-09-26 1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멋지십니다, 얄라알라님!

얼마 전에 너튜브에서 다이버
분들이 바다 속으로 들어가
온갖 해양 쓰레기들을 줍줍하
는 걸 봤습니다.

자신들의 취미생활도 즐기고
또 선행도 베푸는 모습이 멋
지더라구요.

주말에 수원 호매실 수변공
원에 갔었는데, 천변에 깨진
병조각들이 너무 많더라구요.
왜 그렇게 쓰레기들을 버려
대는지 모르겠어요.

얄랴알라님의 ‘줍깅‘을 격렬
하게 응원합니다.

저도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아주 쪼끔 들었습니다 ^^

얄라알라 2022-09-26 11:22   좋아요 2 | URL
사실, 어색하고 부끄럽기도 한데요....
자랑하려고 하는 일도 아닌데, ˝수고하십니다˝ 인사 들으면 부끄러워지고요.

근데, 결국 제 기분이 좋아지니 저를 위한 행동입니다.
아무나 줍는구나....그냥 맘만 있으면 종량제 봉투 하나 들고, 주울 수 있겠구나...다른 분들께도 용기드리고 싶어서^^;;

응원 아주 감사드립니다!!^^ 계속 할게요 저 ㅎ

책읽는나무 2022-09-26 12: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담배꽁초랑 일회용 테이크 아웃 플라스틱 용기 진짜 많죠???
어느 곳을 가나 마찬가지인가 봅니다ㅜㅜ
전 기후 위기에 민감한 친구가 있어요. 친구는 결국 공부 심하게 하더니 아이들에게 강의도 나가기도 하면서 환경 활동에도 열심히!! 4주 만보 걷기 이벤트도 계획해서 봄 가을에 꼭 올리더니 결국 작년께는 만보 걷고 줍킹 쓰레기 봉지 한 가득 인증샷도 올려야 상품 준다고 이벤트를 확장시켰더군요.
전 덕분에 작년에 줍킹을 첨 알았습니다.
두 어 달 정도 혼자서 또는 동네 언니랑 산책하면서 줍킹 했었는데 쓰레기 봉투가 나중에는 가득 차서 하나가지고는 안되겠더라는!!!
전에 살던 아파트 주변엔 정말 쓰레기 많았어요. 공원도 그랬었고..ㅜㅜ
덕분에 어르신들께 칭찬 좀 들었구요.
어떤 할아버지는 지나다가 아가씨들이 좋은 일들 한다고 하셔서 얼굴 드니깐 엉? 아가씨가 아녔네?...쩜쩜쩜....마스크 써도 나이 든 건 표시 나나봐?? 둘이서 속닥속닥ㅜㅜ
근데 자꾸 사람들이 쳐다 보고 그래서 부끄러워 줍킹 그만뒀더니 음...결국 멈췄어요.
얄라님 글 읽으니 까먹고 있었단 걸 깨달았습니다.
암튼 얄라님 좋은 일 하십니다.
저도 절로 칭찬하게 됩니다^^
자극 좀 주세요ㅋㅋ

얄라알라 2022-09-26 13:58   좋아요 2 | URL
그게....무관심은 좀 아쉬운데, 막상 지나시던 분들이 ˝좋은 일 하시네요. 일욜에...˝ 이런 식으로 말 걸어주시면 또 부끄럽더라고요^^

책읽는나무님께서 말씀하신 친구분도 대단하십니다!!! 방금 ˝밀라논나˝의 에세이를 다 읽었는데
이분이야말로 쓰레기 최소지향의 삶을 살고 계시네요. 버리지 않아도 되는 삶을 고민하고 움직여야할텐데, 반성됩니다.

책읽는 나무님께서도 줍깅해오셨다니 든든합니다. 같이 올려요^^ 우리

mini74 2022-09-26 17: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님 👍저도 사실 똘망이 데리고 산책하다보면 너무너무 화가나요. 그대로 내버려두면 같이 욕 먹을거 같아서 누구네집 개땡땡인지도 모르는거 가끔 처리하면서 ㅠㅠㅠ 실천하는 알라님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