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멜리 노통브의 [앙테크리스타] (2003)를 개정판(2022년)으로 다시 읽었다. 옮긴이의 추천글도, 출판사도 같은데 표지와 책 가격이(8000원에서 12500원으로) 바뀌었다. 앙테크리스타의 '되바라짐, 앙큼함, 영악함'을 전달하기에는 차라리 예전 표지, 그러니까 저자 아멜리 노통브의 얼굴 표지가 더 나은 선택이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옮긴이 백선희가 주목했듯,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에는 "악의에 찬 적과 박해받는 희생자(178)"이 끈질기게 등장한다. [앙테크리스타]에서는 흥미롭게도, 가해자(적)의 이름을 희생자인 주인공이 뒤틀어 명명한다. 크리스타에서 "앙테크리스타Antechrista: 종말 직전에 나타나 흑세무민한다는 사이비 그리스도 앙테크리스트와 유사한 이름)"로...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그 "Ante"가 누구의 이름에 더 어울리는지 헷갈린다. '악의'와 '악인'을 과연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의문이 생긴다. 마침, M/ 스콧 펙의 [거짓의 사람들: 인간 악의 치료에 대한 희망 보고서]를 읽는 중이니 답에 가까워질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