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성장이란 공감, 명료함, 선에 대한 열정을 꾸준히 키워가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우리가 ‘우리‘라고 부르는 사람들에게더 잘 감응할 뿐만 아니라, 구별하기를 걷어내고 연대하는 능력을키워가는 것이다. 우리 삶은 특정한 종류의 지혜를 향한 여정이며그 지혜는 모든 살아 있는 생명에 대한 사랑과 감사다. 주의 깊게관찰해보면, 모든 동물이 우리에게 가르침을 준다. 마주치는 모든사람도 마찬가지다. 줄루족에게는 연결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어린말이 있다. 사람은 다른 사람을 통해서 사람이 된다. 우리는 우리 - P88

의 문화적 맥락 안에서 점점 지혜로워진다. 그리고 문화란 인간과동물과 대지가 주고받는 상호작용의 총합이라고 할 수 있다. 노련한 작가는 어떻게든 그 상호작용을 대화로 풀어낼 수 있으며 심지어 원래보다 더 폭넓고 풍성하게 표현해낼 수 있다. - P89

치료 계획 
미스터 USA는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인디언 학살, 흑인 노예의 역사, 난민에 대한 부당한 처우 등 그가 저지른 실수나 자기도 몰랐던 약점, 자신의 어두운 면을 인정해야 한다.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의 민주주의를 방해했다는 걸인정하고 그가 행한 정부정책과 무역정책이 그의 책임이라는 사실도 받아들여야 한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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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은 나를어느 방향으로도 이끌지 않았기 때문에 어머니 아버지가 짜놓은틀이 아닌 나만의 틀로 세상을 경험했다. 나만의 방식으로 나 자신과 관계를 맺고 나만의 견해를 형성해나갔다. 나는 텔레비전 앞에서 크는 아이들은 결코 알지 못하는 방식으로 혼자 즐기고 흥미를키워나가면서 스스로를 격려하는 법을 배웠다. 뿐만 아니라,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아는 세대로부터 대화 기술을 배웠다. - P64

우리 모두에게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글을 쓰기 전에 반드시 그 이야기가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 알고 있어야 하는건 아니다. 오히려 글을 써나가면서 당신의 이야기가 왜 중요한지,
그 이야기를 왜 해야만 하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주의 깊게 들여다보면, 우리 이야기가 우리의 도덕적 소임에 빛을 비춰주기도한다. - P65


자아라는 도서관은 우리에게 목소리를 부여한다. 목소리는 우리가 가진 모든 것, 우리가 관찰한 모든 것, 우리의 모든 결함과 강점우리를 가장 잘 반영하는 단어로 표현된 우리만의 독특한 정서적•화음이다. 목소리는 눈꽃처럼 아름답고, 복잡하며, 고유하다. 목소리는 정제해서 세상에 내놓는 자아의 정수다.
- P68

나는 나만의 목소리를 찾으려고 몇 년 동안 부단히 애썼다. 처음에는 남을 의식하면서 글을 썼다. 책상 앞에 앉아서 ‘문학 행위‘에전념했다는 얘기다. 잘 써야 한다는 초조함은 오히려 글을 생기 없고 단조롭게 만들었다. 내가 쓴 문장은 하나같이 퉁명스럽고 거만한 데다 호들갑스러웠다. 나는 다른 작가들 흉내 내는 시시한 글을 써내고 있었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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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유형의 글이든, 글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당신은 자신이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가진 재능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글의 유형을 찾아야 한다. 당신만이 말할 수•있는 주제와 그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 P46

우리는 글을 쓴다. 우리는 매일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수많은 가치가 뒷걸음질하는 모습을 목격한다. 불공정함, 무지, 잔인함의 슬픈 사례를 지켜본다. 온갖 그릇된 것을 원하도록 교육받는 아이들을 본다. 그래서 우리는 쓴다. 절박함에서 우러나 글을 쓴다. 우리만이 말할 수 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에 쓴다. 그리고 안네 프랑크가 그 모든 강력한 반대 증거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선함을 믿었던것처럼, 우리는 여전히 글의 힘을 믿는다. 우리는 글로 투쟁한다. - P49

우리가 쓰는 글은 우리 자신으로부터 나온다. 자신의 영혼을 더깊이 탐구할수록 글도 더 깊고 풍성해진다. 불교 스승 페마 초드론Pema Chodron은 불교에서 말하는 ‘평정‘이라는 개념을 ‘모두가 초대되는 만찬‘에 비유했다. 우리의 내적 경험과 외적 경험을 열린 마음으로 모두 받아들이라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우리 작가들은 독자에게 자신의 감수성과 도덕적 세계관, 관점을 제공해야 한다.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 제대로 알아야만 이런 선물을 온전히 건넬 수있다. 잊지 마라. 모호한 생각은 모호한 글로 이어진다. 내적으로 - P55

명료해야 독자에게 사려 깊고 정직한 글을 보여줄 수 있다.
- P56


내 어린 시절이 나의 모든 글을 채색하듯 당신의 과거 또한 당•신의 글을 채색할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당신이 일찌감치 깨•달았던 세상에 관한 교훈, 당신이 품고 있는 희망과 두려움, 삶의•주제, 소명의식 등 모든 것을 정리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를 비란다. 어떻게 지금의 당신이 됐는지 짧은 자서전을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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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여서 좋은 직업 - 두 언어로 살아가는 번역가의 삶 마음산책 직업 시리즈
권남희 지음 / 마음산책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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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남희 번역가의 에세이는귀찮지만 행복해 볼까를 시작으로 세 번째로 읽은 책이다. 번역가의 일상과 번역에 대한 유익한 정보와 에피소드를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글을 얼마나 재미있게 잘 쓰셨는지. 술술 넘어간다. 번역하는 일은 보통의 독서와 달리 더 세심한 읽기이며 작품과 작가와의 교감의 농도가 더 진할 것 같다. 그렇게 작품 속에서 교감했던 원저자와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일은 얼마나 설레는 일일까. 무엇보다도 부러웠던 것은 500쪽 가까운 두꺼운 책 번역을 마치고 딸 정하를 만날 겸 도쿄로 날아가 작품 속에 나오는 스위츠를 사 먹으며 여행했던 에피소드이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는 유명한 광고 문구가 떠오르고 내가 여행하는 것처럼 기쁘고 설레는 장면이었다. 두 모녀에게도 인생의 가장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단다. 이 부분에서는 찡한 감동이 일었다.

 



무슨 일이든지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그리 호락호락한 일이 아닐 것이다. 번역하는 일도 그렇지 않을까. 오랜 시간 몰두할 수 있는 정신력과 인내력이 있어야 할 것 같고 더구나 혼자서 하는 일이니 혼자 있는 시간을 잘 견뎌야 한다. 그런데 그런 일을 30년 넘게 오로지 한 길을 가면서 인정받는 번역가가 되었다는 것에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비결이 있는 것일까, 궁금한 마음으로 읽어나갔지만 특별한 비법이 있는 건 아니었다.

 



책을 읽고, 책을 번역하는 게 직업이다. 동종 업계의 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거의 연중무휴였다. 볼일이 있어서 나갔다가 늦게 들어와도 바로 노트북을 펴고 앉았다. 마감에 쫓겨서도 아니고, 생활비를 벌어야지 하는 압박감에서도 아니었다. 긴 세월 하다 보니 그냥 그게 직업인 동시에 취미 생활로 굳어졌다.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는 말만큼이나 재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번역할 때가 제일 행복하다.’(P176)

 



외국어 번역을 해야 하니 책 한 권 뚝딱 읽을 수 있는 실력이면 된단다. 그다음으로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 중요하다. 돈을 많이 벌긴 어렵지만, 경력이 책이 되어 쌓이는 좋은 직업이라고 했다. 사실 번역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칠 만큼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며, 일반적인 계산방식으로는 계산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권남희 번역가의 말처럼 그저 좋아서 하다 보니 취미가 되었고 직업이 되어 전문가가 되는 이런 과정을 기꺼이 즐길 수 있는가가 비결이라면 비결이 아닐까 싶었다.

 



그래도 그렇지 연중무휴라니. 여행도 가야 하고 놀고 싶기도 할 텐데 어떻게 그렇게 일만 하며 살 수 있을까. 전에 어떤 유튜브 채널에서 들은 적이 있는데 매사에 무엇이든 숙제가 아니라 축제처럼 즐길 때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한때는 절실했을 때도 있었겠지만 좋아하는 일을 취미처럼 하다 보니 30년 베테랑 번역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정말 좋아하지 않으면 힘들겠다 싶을 만큼 번역은 그의 인생 자체라고 생각되었다.

 



아무리 취미처럼 하는 일이라도 그에 대한 대가가 따르지 않는다면 계속하기 힘들 것이다. 번역을 하고 난 다음 그 수입 즉, 번역료는 어떻게 책정되는 것일까. 보통 매절 계약이 유리하다고 한다. 원고지 장당 얼마의 작업료를 뜻한다. 다른 번역가의 책에서도 단골처럼 나오는 주제는 번역료를 제때 주지 않아서 마음 고생하는 이야기였다. 그렇게 마음을 졸이고 그런 출판사와는 다시는 일 안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다시 일을 하게 되었다는 에피소드도 나온다. 하지만 감정 문제, 돈 문제를 떠나서 꼭 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 때가 있는데 그후로는 출판사와의 관계가 잘 풀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번역료를 받아내기 위해서 꾀를 내어 시도했다는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재미있으면서도 씁쓸한 기분이 든다. 어느 업계든 수고한 대가를 제때 정확하게 정산하여 일하는 사람의 의욕을 꺾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랜 세월 동안 한길을 걸으며 딸 정하를 키우며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한 모습도 보기 좋았다. 번역가를 로망으로 생각하고 있는 나에게 많은 동기부여가 되었다. 그러면서도 한없이 내가 작게 느껴졌다. 이렇게 늦었는데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오만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런 걱정 하기 전에 그냥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한 가지라도 해 보자고 나를 다독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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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작가라고 해서 모두 다 글을 뛰어나게 잘 쓰는 문장가는아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분명한 메시지는 전달한다. 이들의 글은교양인이나 문학 비평가를 겨냥한 글이 아니다. 사촌이나 농사꾼,
직장 동료, 이웃, 자영업자, 그리고 투표권이 있는 아무개에게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쓴 글이다. 평범한 사람을 대상으로 설명하는 글을 쓰려면 스토리텔링 기술과 명료성, 서로 다른 것을 연결하는 능력 등 다양한 재능이 필요하다.  - P41

좋은 글은 누구보다 그 글을 쓴 작가를 놀라게 한다. 그런 예로나는 레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가장 좋아한다. 톨스토이는 처음에 간통을 규탄하는 소설을 쓸 계획을 세우고, 간통을 저지른 비호감 주인공을 만들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이야기를 써나가면서 주인공 안나를 진심으로 이해하게 됐고 결국 안나를 사랑하게 됐다. 그리고 100년 후 그의 독자들도 안나와 사랑에 빠졌다.
공감은 경멸을 사랑으로 바꾼다.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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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07-25 1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42쪽의 내용을 저도 알고 있었어요. 워낙 유명한 얘기여서요.
만약 불륜을 비판하는 소설을 썼더라면 명작이 되지 못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 소설에선 약자가 안나, 거든요. 작가는 약자의 편에 서야 하는 거죠. 오히려 사회적 체면, 명예 등 때문에 이혼을 해 주지 않는 남편, 안나가 아들을 만날 수 없게 만든 안나의 남편이 비판의 대상이 되지요.

모나리자 2024-07-29 23:14   좋아요 1 | URL
저는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오래전에 이 소설 3권짜리를 2권까지 읽다가 말았는데
이젠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 할 것 같아요.
에효, 그래서 읽다 말면 안 되는데..
보통 사람들이 캐치하지 못하는 것을 통찰할 수 있는 것이
작가의 시선 아닌가 싶네요. 이런 내용을 알게 되었으니
다시 읽을 때는 처음과는 다른 관점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네요.